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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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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전망대] 무능으로 향하는 승진의 역설

    [경제전망대] 무능으로 향하는 승진의 역설 지면기사

    “사람은 자신의 책임을 다할 수 없는 무능 수준까지 승진한다.” 사회학자 로렌스 J. 피터가 던진 말이다. 이는 조직이란 시스템에 던져진 날카로운 풍자다. 그는 이 역설적 상황을 ‘피터의 원리’라 칭했고 반세기가 흐른 현재도 경영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된다. 원리가 작동하는 과정을 보자. 한 직원이 현재 맡은 일을 아주 잘 해낸다. 그러면 칭찬(인정)과 함께 승진 티켓을 받는다. 그는 이제 새로운 자리에서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업무를 맡게 된다. 만약 이마저도 잘 해내면 또 한 번의 승진이 기다린다. 문제는 모든 사람의 능력엔

  • [경제전망대] 부동산정치와 부동산시장의 대결, 승자는?

    [경제전망대] 부동산정치와 부동산시장의 대결, 승자는? 지면기사

    새 정부는 6·27 대출규제, 9·27 공급대책에 이어 세 번째 10·15 부동산대책을 발표하였다. 출범 이후 모든 대책이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정책이다. 여당에서는 10·15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 안정 등 대책의 정책효과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시장 안정효과는 부동산거래량의 급감에 따른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많다. 부동산시장에서 거래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 표본의 감소로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26번의 대책을

  • [경제전망대] APEC과 신라 화백회의

    [경제전망대] APEC과 신라 화백회의 지면기사

    ‘화백(和白)회의’는 고대국가 신라에서 나라의 중대한 정책이나 규율을 결정할 때 논의하던 중신들의 합의체회의 기구로,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결정되지 않는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회의 제도였다. 글자에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듯이 여러 사람이 화합(和合)하여 왕에게 아뢴다(建白)는 뜻이다. 이번 2025 경주 APEC은 ‘여러 나라의 정상들이 모여 화합하여 자기 나라의 국민은 물론 세계의 시민들에게 아뢴다’인 셈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고대 왕정 시대에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이라는 훌륭한 국가경영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냈다. 전 세계가 주목하

  • [경제전망대] 임대차 시장에 드리운 익숙한 전운

    [경제전망대] 임대차 시장에 드리운 익숙한 전운 지면기사

    최근 국회에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현행 1회(2+2)에서 2회로 늘리고, 2년으로 규정된 임대차기간을 3년으로 하여 총 9년(3+3+3)까지 거주를 보장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임차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이 3년에서 4년에 불과한 현실 속에서 주거 안정을 획기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선의의 정책 목표는 분명하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깝다. 법안 발의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수천 건의 반대 의견으로 들끓었고 시장 참여자들은 마치 과거의 악몽을 떠올리는 듯한 ‘데자뷔’를 호소하

  • [경제전망대] 살아있는 경제학자의 죽은 아이디어

    [경제전망대] 살아있는 경제학자의 죽은 아이디어 지면기사

    “금융위기가 온다는 것을 왜 아무도 몰랐나요?”(Why Did Nobody Notice?) 2008년 11월 런던정경대(LSE)를 찾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이유를 경제학자들에게 물었다. 이에 가리카노 교수는 “모든 상황에서 사람들이 서로가 잘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마 대다수 영국 국민은 이 뜬구름 같은 답변에 갸우뚱했을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학은 오랫동안 절대 진리처럼 군림해 왔다.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자율적 조정에 맡기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사회 전체의 후

  • [경제전망대] 과거 정권 답습하는 ‘정부 부동산정책’

    [경제전망대] 과거 정권 답습하는 ‘정부 부동산정책’ 지면기사

    이재명 정부가 취임 100여 일 사이 두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강력한 규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요 지역 중심으로 집값 과열 현상이 계속되면서 추석 전후로 추가대책 마련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이라면 규제 일변의 대책들이 반복적으로 쏟아진 문재인 정부를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실제 일부 수요층들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의 가격 상승 기억들이 또렷하기 때문에 진보 정권에서 집값이 올랐던 학습 효과를 거론하고 있다. 정부 정책은 부동산 시장 수급 조절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만큼, 현 정부가 앞으로 추진

  • [경제전망대]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생각해야하는 시대!

    [경제전망대] 생각할 수 없는 것도 생각해야하는 시대! 지면기사

    세상이 비정상이다. 이성마저 길을 잃었다. VUCA(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란 말도 이젠 퇴색됐다. VUCA 시대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거였다면 현재는 모든 게 무너지기 쉬운 ‘BANI 시대’ 도래다. 이는 취약성(Brittleness), 불안(Anxiety), 비선형성(Non-linearity), 불가해성(Incomprehensibility)의 머리글자로 한층 복잡하고 위태로운 현대 사회의 특성을 일컫는다. VUCA가 돌풍 앞의 거목이라면 BANI는 금이 간 유리창이다. 단 한 번의 충격에도 글로벌 시스

  • [경제전망대] 9·7 부동산대책, 규제의 역설 우려

    [경제전망대] 9·7 부동산대책, 규제의 역설 우려 지면기사

    새 정부는 6·27 대출규제에 이어 두 번째 ‘9·7 공급대책’을 발표하였다. 첫 번째 대책도, 두 번째 대책도 부동산시장에서는 규제정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규제정책이 추가적으로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초과수요 또는 투기수요 통제, 실효적 공급, 반복적인 부동산대책 시행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부동산가격안정과 부동산투기억제를 위한 부동산정책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도 출범 한 달 만에 6·19 대책을 시작으로 재임기간 동안

  • [경제전망대] MASGA 협상전략

    [경제전망대] MASGA 협상전략 지면기사

    ‘Answer first’라는 컨설팅 기법이 있다. 결론 먼저 내놓고 그다음 설명하는 방식이다. 답변 먼저 제시하고 난 후, 그것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두괄식 구조이다. 협상 상대방 또는 의사결정권자가 원하는 명확성에 주의를 집중시키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영향력으로 협상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 기법을 활용한 대표적 성공사례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의 대미 무역협상에서 승부수로 던진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MASGA’ 전략이다. 수십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프로젝트에

  • [경제전망대] 환산보증금액, 선 긋기의 문제

    [경제전망대] 환산보증금액, 선 긋기의 문제 지면기사

    임대차보호법은 특별법이지만 어느새 민법보다 익숙한 법이 되었다. 주택이든 상가든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 적용되는 것이 임대차보호법이다 보니 이보다 더 밀접한 법은 없을 듯하다. 임대차보호법이라고는 하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그 제정 목적에 차이가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주거생활의 안정이 주된 목적인 반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경제생활의 안정을 목적으로 한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제정되고도 무려 21년이 지난 후 제정되었다. 제정이유를 살펴보면 상가건물의 임대차에서 일반적으로 사회적·경제적 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