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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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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수도권 대의(代議) 않는 수도권 정치 지면기사
민주화 이후 지역균형발전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산업화 시대의 경제성장 수혜를 수도권이 독점한데 대한 반작용이 컸다. 민주화 주체세력들로 재편된 여야 정당을 지배한 영·호남 정치권이 주도했다. 언론자유화로 등장한 신생 지방 언론들이 뒤를 받쳤고 부활한 지방자치가 엄호 사격을 했다.지역균형발전은 마법의 지팡이다. 지방에 국제공항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수도 이전으로 비화했다. 헌법재판소가 안간힘을 다해 막아서자, 정부의 절반을 세종시로 옮기고 공공기관, 공기업을 전국에 뿌렸다. 20년 동안 경제성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동남권신공항을,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통과시켜 불가역적 사업으로 확정한 것이 불과 2년 전이다.천문학적인 재정을 수십년 퍼부었으니 균형 발전의 성과가 없을 리 없다. 하지만 눈 비비고 볼 정도라기엔 턱없다. 곡식 널던 무안공항은 여전히 적자고, 양양공항은 휴업을 선언했다. 흩어진 공공기관, 공기업은 각 지역에서 새로운 불균형의 거점이 되고 있단다. 부산, 광주 언론들은 여전히 청년들의 수도권 러시를 걱정한다. 천문학적 재정에도 턱없는 지역균형 성과무관심속 '건설비리 천국' 변질 경인지역 수십년에 걸쳐 지역균형발전이 금단의 성역이 된 동안 경기·인천은 찍소리 못했다. 성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해제 호소는 냉소와 무관심으로 돌아왔다. 대신 서울에 봉사할 일꾼들이 잠잘 신도시만 잔뜩 늘었다. 복지와 기반시설 비용만 늘고, 건설 비리 천국이 됐다. 규제에 시달린 기업들은 해외로 도망갔다. 특별법으로 호흡기를 달아 줄 정도로 반도체 산업은 위기에 처했다.지역균형발전은 정치적으로 오염됐다. 지방은 균형의 효과를 의심하고 수도권은 균형의 부작용에 시달린다. 정치적 오염은 정치적으로 정화할 수밖에 없다. 힘이 없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경기·인천 국회의원이 62명이다. 서울을 포함하면 121명이다. 이들이 지역균형발전 담론을 합리적으로 전향시키는데 힘을 합하면 못 이룰 일이 없다.항상 이 지점에서 절망적인 정치 한계에 직면한다. 수도권 유권자들을 대의하지 않는 경·인지역 국회의원들 말이다. 인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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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윤석열 대통령, 국민과 직접 대화 나서라 지면기사
미국 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은 신이 축복한 외모를 가졌다. 얼굴, 체격, 음성, 태도가 대통령다웠다. 유권자들은 워런 하딩에 반했고 60%대의 지지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실상 그는 술과 도박, 여자에 이골난 한량이었다. 공화당의 계파 수장들이 정치 무능자인 그를 후보로 합의 추대했다. 허수아비를 세운 셈인데, 워런 하딩은 실망시키지 않았다. 백악관에서 술판, 도박판을 벌이고 측근들은 부정부패를 일삼았다. 미국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손꼽힌다.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블링크'에서 '신속한 인식의 어두운 면'을 '워런 하딩의 오류'라 했다.내일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이다. 돌이켜보면 대통령 윤석열은 대중의 신속한 인식과 정치적 행운이 겹친 결과였다. 살아있는 권력에 굴하지 않는 검사의 인격에 대중이 환호했다. 권력의 핍박에 핏대를 세우며 대드는 검사는 난생 처음이었다. 때 마침 제1야당에 대통령 후보가 없었다. 당시 여당은 온갖 실정의 끄트머리에서 활력을 잃었고, 여당 후보 이재명은 흠집투성이였다. 대중을 '검사다움'으로 매료시킨 윤석열은 역대 민간 대통령이 거쳤던 정치적 과정을 생략하고 순식간에 대통령이 됐다.지금 대통령 지지율은 30% 초반대다. 화제를 뿌렸던 방미외교 성과가 끌어올린 지지율도 미미하다. 저조한 지지율의 원인은 대통령이 좀비정치에 갇힌 탓이다. 서로 물고 뜯고 할퀴며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여야 생태계를 30% 안팎의 좀비형 극렬 지지층이 떠받친다. 대통령이 여기에 갇혔다. 윤석열에게 좀비정치의 청산을 기대했던 30~40%의 중도 대중이 지지를 철회했다. 대중은 검사만큼이나 대통령직을 대차게 수행할 것이라 믿었던 대선 판단이 오류였을까 걱정한다. '좀비정치'에 갇혀 지지율 30% 초반대 저조국정 설명·이해구하는 도어스테핑 재개 필요 대통령이 좀비정치에 갇힐 이유가 없었다. 헤아리기 힘든 범죄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과는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격이 달라졌다. 국민의힘에 대선 후보 씨가 말랐던 건 대통령에게 행운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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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윤석열 대통령과 중부권 대망론 지면기사
찰나 같은 순간이었지만 '경기·인천'이 지역분할 정치구도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때가 있었다. '중부권 대망론'. 이한동이 1997년 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며 전면에 내세운 정치 슬로건이다. 합리적인 중도 민심지대인 수도권과 충청권이 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하자는 선언을, 언론은 정권 쟁탈전을 초월한 정치 교체론으로 해석했다.87체제 이후의 정치 지형은 지역패권들의 충돌로 얼룩졌다. 보수와 진보가 영남과 호남을,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이 부산·경남과 광주·전남과 대전·충청을 분할지배하는 지역패권은 철옹성에 버금갔다. 선거 공식은 간단했다. 지역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임자 없는 경기·인천에서 땅따먹기로 승부를 봤다. 13대 때부터 개방적인 수도권에 타향받이 정치신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3김의 공천은 그만큼 힘이 셌다.중부권 대망론은 이런 정치판을 뒤엎자는 도발이었다. 해공 신익희 이후 모처럼 등장한 경기도 출신 전국구 정치거물 이한동의 주장이라 무게가 실렸다. 3김의 추천으로 시나브로 경기·인천에 스며든 타향받이들에 위협받던 토박이 경·인지역 국회의원 상당수가 뒤를 받쳤다.결과적으로 이한동의 중부권 대망론은 도전으로 승화되지 못한 채 도발로 끝났다.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이 승리했다. 이한동은 논산 출신 경기도지사 이인제에게도 뒤져 3위에 그쳤다. 3김의 지역패권은 강력했고, 이한동과 경·인 정치권의 정치력과 대중성은 판을 잠시 흔들 정도였지, 뒤엎기엔 역부족이었다. 국힘 '내부혁신 포기' 고립 상쇄 기회 날려민주도 비정상적인 이재명 지배 체제 강화 중부권 대망론이 지역패권 정치의 장막 속으로 사라진지 26년이 지났다. 중부권 대망론을 압도할 정치 교체의 기회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이다. 서울내기 윤석열은 통상적인 정치적 성장 과정을 생략한 채 대통령이 됐다. 보수의 박근혜에 대들고 진보의 문재인을 거부한 검사 경력이 정치 자본의 전부였다. 대중은 그 소박한 자본에서 기성정치를 해체할 희망을 봤고, 때마침 보수 야당의 대선후보 씨가 말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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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상처뿐인 '더 글로리' 사회 지면기사
정순신 변호사의 망신은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주는 우리 사회의 비극을 함축한 다큐멘터리다. 정 변호사는 학교폭력 가해자인 아들이 전학 처분을 받자 불복하고 법정으로 끌고 갔다. 현직 검사의 아들 사랑은 실패했다. 대법원은 학교와 교육청의 전학 징계가 합당하다 판결했고, 아들은 결국 전학했다.아들과 아버지가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선처를 구하고 징계를 수용하면 끝날 일이었다. 생활기록부의 학폭 징계 기록도 2년 후엔 삭제돼 아버지와 아들의 인생에서 떠오를 일이 없었다. 정 변호사가 법정에서 얻으려 했던 법익은 징계 취소였다. 아들의 장래에 혹시라도 지장을 초래할 학폭이력 세탁이다. 재판이 길어지면서 피해자는 가해자와 함께 생활하는 2차 피해에 노출됐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했다.정순신 사태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주는 비극이재명 전위 문재인·이낙연 敵게시 반민주적 드라마 '더 글로리' 시즌1에서 학폭 가해자들은 고데기와 다리미로 주인공 '문동은'을 고문한다. 동은의 복수는 가해의 잔인성과 가해자의 반성 없는 악행으로 개연성이 뚜렷해진다. 시청자는 동은의 복수가 본격화될 시즌2를 학수고대한다. 예술에서 비극은 정화와 치유의 서사이다. 반면 현실의 비극은 권선징악의 궤도를 이탈해 권력 속에 은폐되고 더욱 잔혹하게 재생된다. 대중이 '더 글로리'의 현실판이라며 정순신 사태에 치를 떠는 이유다. 현실은 늘 허구를 압도하고 도피처를 잃은 대중은 절망한다. 학폭은 요즘 아이들의 세태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반영이다. 폭력으로 엉망진창이 된 우리 시대 말이다. 정치 언어는 적개심과 살기로 충만하다. 민주당의 언어는 반민주적이다. 이재명의 전위는 문재인과 이낙연을 적(敵)으로 게시한다. 대통령 부부를 인형으로 세워놓고 저주한다. 이재명을 기준으로 내부에선 동무와 반동을 구분하고, 밖으로는 선출된 권력을 저주한다. 국민의힘 언어라고 다를리 없다. 대통령실은 모욕과 냉대로 전당대회 경쟁 구도를 정리했다. 이준석은 소설 주인공 엄석대를 소환해 손오공의 분신처럼 부린다. 엄석대는 대통령이고 윤핵관이고 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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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정치교체 행보 지면기사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페이스북 발언이 심상치 않다. 솔직하고 거침없이 현실 정치를 도발한다. 지난 연말 여야가 합의한 새해 예산안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역화폐 예산 축소를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자 방한복 벗기는 일"이라 했다. "법인세 1%p 감세로 투자를 늘린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새해 예산을 "정치적 흥정으로 민생예산과 정치예산을 주고 받은 합의"라며 "부끄럽다"고 여야 모두를 돌려찼다.연초엔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검토', 국회의장의 '선거법 개정 방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바로 '우리 정치의 판을 바꾸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단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김 지사의 현안 참여 발언은 당과 진영과 정파의 경계를 넘나든다. 핼러윈 참사에 책임져야 할 윤석열과 중대선거구제 정치개혁을 강조한 윤석열을 구분한다. 비판과 지지의 기준은 '김동연', '김동연 다움'이다. 실체는 여야를 초월해 인정받은 합리적이고 통섭적인 인품과 업적이다. 지난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는 이재명이 아니라 김동연"이라고 독립선언한 이유가 새해 들어 뚜렷해졌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 김 지사는 정치교체에 시동을 걸었다. 대통령 상대 거친 비판·흔쾌한 지지 '각인'정부,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밀어붙여 청신호가 켜졌고 김 지사만의 정치 교차로가 열렸다. 친정인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의 공간이 위축됐고, 집권 2년 차 윤석열 대통령은 독단적 정치력의 한계를 의심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극렬 지지층이 떠받드는 특권 정치의 세습 구조에 머물러 있다. 정치판을 싹 갈아엎어야 한다는 민심의 열망은 유효하고 더욱 간절해졌다. 정치교체가 김 지사만의 꿈이 아니라 대중의 염원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래도 진영과 정파의 대안 1, 2, 3의 하나로는 정치교체의 주역으로 서기 힘들다. 대중은, 무정파 중도 대중은 위대한 조정자를 원한다. 상식과 이성으로 비판과 지지를 융합하는 조정자, 정치혐오 대중이 꿈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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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여의도 문법과 법치 문법 지면기사
문법도 법인데 시대에 맞게 수정되고 진화할망정 여러 문법을 둘 수 없다. 여의도 문법이 따로 있을 리 만무하다. 정치1번지 여의도 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언어 습관과 관행을 문법에 비유한 표현이자 국민의 정치 신뢰도에 대한 은유이다. 언어의 품격은 사람과 집단에 의해 결정된다. 여의도 문법은 국민의 정치 신뢰도에 따라 존중과 경멸로 용례가 엇갈린다.불행하게도 최근 회자되는 여의도 문법은 경멸적인 정치행태를 은유한다. 정략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거짓을 사실로 주장한다. 진실이 드러나도 반성은 물론 사과도 없다. 맥락 없는 가정과 과장으로 지지 진영을 선동하고 상대 진영을 모욕한다. 제1야당 덕분(?)에 대중은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여의도 문법의 실체를 알게 됐다.거짓 사실로 주장 진실 드러나도 사과없어김의겸·장경태 구사한 문법 기초는 적대감더불어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저 혼자 '청담동 술자리'라는 가상공간에 갇혀 존체를 상했다. 한 여인이 늦은 귀가를 변명하려 지어낸 가상공간이었다.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굴지의 로펌 변호사 30여명을 가두기엔 너무 허접했다. 아무도 안 믿을 일을 저 혼자 믿었다. 이태원 참사 추모 영상을 켜두고 떡볶이 먹방을 벌인 유튜버들과의 협업, 결과는 참담했다. 김의겸은 여인의 자백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윤석열 대통령 등"에게 "유감"을 표했다. 유감(遺憾)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이다.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다시 같은 질문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과도 아닌 가정법 유감 표명에, 피해 당사자인 한동훈 법무장관은 '등'으로 퉁쳤고, 반복적 가해 의지를 덧붙였다. 김의겸의 여의도 문법이 국문법을 쓰레기통에 처박았다.장경태 의원은 대통령 부인을 겨냥한 '빈곤 포르노'와 '조명 촬영' 사이에서 맥락 없이 헤매다 해외에 언론사를 창간(?)했다. 사과는 없다. 김의겸과 장경태가 구사한 여의도 문법의 기초는 적대감이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법적 압박을 정권의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 진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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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선진 대한민국의 치안 붕괴와 안보 구멍 지면기사
거리에서 축제를 만끽하려던 청년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세계 각국 청년들도 희생됐다. 핼러윈 참사의 원인은 핼러윈이 아니라 무능한 경찰이었다. 참사를 경고하고 구조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쇄도했지만 경찰은 완벽하게 치안 직무를 유기했다. 아니 '경찰'로 싸잡아 매도하면 안되겠다. 총경인 용산경찰서장부터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에 이르는 지휘부의 직무유기이자 집단 무의식이다. 참사 당일 그들의 행적은 기괴했다.한 나라 경찰 수뇌부의 집단 무의식이라니, 불가사의하다. 전 정권에서 멀쩡했던 경찰 수뇌부가 현 정권 들어서 갑자기 '뇌송송 구멍탁'이 된건가. 그럴리 없다. 경찰 수뇌부를 무능한 백치로 만든 퇴화과정이 의심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정치이다. 정권이 경찰 수뇌부를 입 맛에 맞게 구성하고 수족처럼 부렸던 역사가 유장하다. 독재정권 보위를 위해 대학생을 고문해 죽이고도 "책상을 탁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정치경찰의 전설이 민주화 이후 정권들에서도 세련되고 교묘하게 계승됐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지휘했던 서울경찰청장은 정권 실세인 김경수 의원을 두둔했다가 사과했다. 지방선거 직전 야당 시장 비서실을 압수수색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여당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 정권 때의 일이다. 일선 경찰관들이 파출소와 범죄현장에서 민생치안에 전념할 때 경찰 고위 간부들은 정치를 한다. 새 정부의 경찰 지휘부라고 다를리 없을 테다. 이태원 참사는 대한민국 경찰 참사이다. 시민들은 압사했고 경찰은 무너졌다.일선 경찰 현장 뛸때 고위간부들은 '정치'이태원 참사… 시민들 압사·경찰은 붕괴 정치 오염으로 인한 국방 신부전 증상도 심각하다.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최초로 NLL 남쪽 속초 앞바다에 떨어졌다. 정부는 미사일이 향하는 울릉도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훈련이 아닌 실제상황이었다. 울릉도 국민들은 대피하지 못했다. 대피소 위치를 몰랐다. 공무원들만 신속하게 대피했다. 공습경보가 해제되고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경계 일선의 책임자인 울릉경찰서장은 관사로 퇴근해 텃밭에서 상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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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연평도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지면기사
그물에서 꽃게 따던 노인들은 피난 보따리를 싸러 집으로 달려갔다. 조업 중이던 어민들은 뭍으로 죽자사자 배를 몰았다. 수업 중이던 학생들과 주민들은 방공호로 냅다 뛰었다. 지난 14일 북한이 서해를 때리는 포성에 연평도는 혼비백산했다.북한은 9월 25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훈련을 빙자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쉼 없이 발사했다.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미·일 연합훈련이 벌어진 동해를 겨냥했다. "전술핵탄두 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라고 발표했다. 미사일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한·미·일이 북한의 핵공격 사정권에 갇힌다는 무력시위였다.대한민국의 대응은 초라했다. 북한이 알려줄 때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저수지에서 솟아오른지도 몰랐다. 킬체인 작동 차원에서 발사한 현무 미사일은 후방으로 낙탄해 우리 기지를 불태웠고, 전술지대지 미사일은 어디론가 실종됐다. 국민들은 놀랍도록 평온했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영공을 통과하는 동안 일본은 주민대피 명령을 내렸다. 발사 원점인 북한을 머리맡에 이고 있는 우리는 눈 깜짝이지 않고 일상을 유지했다. 태극기 지킬 사람들 '친일·종북' 낙인 찍어분명한건 모두 사실 아닌 정략적 가상현실뿐 연평도 주민들은 놀라 흩어졌는데 육지 사람들은 왜 이리 평온할까. 시청각에서 벗어난 공포를 상상만으로 체감하기 힘들다. 내륙의 국민들에게 북한 미사일은 시청각 범위 밖의 일이다. 반면 연평도 주민들에게 북한의 포 사격은 청각으로 확인한 실체적 공포였다. 2010년 북한의 침공으로 섬 전체가 포연에 포성에 잠겼던 악몽을 일깨우기에 충분했을 테다.일상적 공포와 만성적 위기는 공포도 위기도 아니라는 무의식을 키운다. 공포와 위기의 실체는 그대로인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실체를 지워버리는 무의식은 치명적이다. 생존을 위한 위기 감지 본능은 퇴화하고 보이고 들리는 것만을 세상의 전부로 여겨서다.대한민국이 마치 거대한 인공 무대에서 가상현실을 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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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국민은 정치 태풍을 키우고 있다 지면기사
힌남노가 한반도를 덮쳤다. '사라'와 '매미' 보다 강력한 슈퍼 태풍이다. 국토 전체를 뒤덮은 먹구름에서 비가 쏟아지고, 건물 사이를 질주하는 바람의 울음이 스산하다. 오늘 새벽 쯤이면 제주를 강타하고 남해에 상륙한 태풍의 세력이 최고조에 이른다는 예보였다. 남해에서 스치듯 동해로 빠져나가면 감지덕지다. 만일 내륙 깊숙이 상륙하면 최악이다. 전국민이 힌남노의 진로를 주시하며 밤을 샜을 테고 나라 곳곳에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전국이 힌남노 공포에 휩싸인 5일 정치권은 평상심을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대선 때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허위 해명을 했다는 주장이다. 김 여사에 대해서는 특검 발동을 경고했다. 앞서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백현동 특혜의혹에 대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소환하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오늘이 이 대표 소환일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 대표의 검찰 출두 여부에 집중될 것이다. '국민' 입에 단 정치인 '재난예방' 함께해야여민은 동락할때 보다 동고할때 더 큰 의미 대통령이 고발당한 날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전국위원회를 열어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확정했다. 이준석 축출을 위한 첫 비대위가 법원 심판으로 무산되자, 당헌까지 바꾸어 새 비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이준석 죽이기가 무슨 역사적 소명이라도 되는 것인 양, 끝을 보려 여당의 위상도 공당의 기본도 팽개쳤다.같은 날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예능감을 한껏 과시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수사에 대한 질문을 퍼부었다. 이 후보자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이 반복됐다. 당연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와 감독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후임인 박범계 전 장관도 이를 유지했다. 선택적 망각은 코미디의 단골 소재다. 김 의원의 한 방에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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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숙명적인 위기의 나라 대한민국 지면기사
대한민국은 교역규모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다. 자랑할 만한 지표지만 함정이 있다. 세계 경제의 선순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선순환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 속절 없이 추락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외환이 빠져나가고 서민 대출자는 초주검이 된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니 원부자재 수입가격이 급등해 기업들이 비명을 지른다. 에너지와 식량을 지배하는 국가들의 정치 격변에도 속수무책이다. 세계경제 위기는 국민의 삶을 일상에서 집요하고 적나라하게 위협하는 중이다. 나라는 세계 10위 경제대국인데 국민은 오늘이 고통이고 내일이 무섭다.대한민국은 세계 6위 군사강국이다.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을 건조하고, 국산 스텔스 전투기 시험비행에 성공한 나라이긴 하다. 현실은 공허하다. 미국, 러시아, 중국과의 격차가 엄청나 6위를 실감할 수 없다. 국가 안보는 친중사대와 한미동맹을 오락가락하고, 핵무장국 북한이 우리를 하대한다. 세계 6위 군사강국의 실상은 최소한의 자위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경제든 군사든, 아니면 둘을 합친 국력이든 규모는 세계급으로 성장했지만, 지정학적 종속 현실이 변한 적은 없다. 역사의 왕조들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위기가 숙명인 나라이다. 산업·민주화로 나라꼴 갖추고 국민주권 수복정치·행정 등 권력 두패로 갈려 기득권 쟁탈 기적은 역설에서 탄생한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생존의 동력으로 전복했다. 악착같이 일했다. 전 국민이 인권과 복지를 유예하고 노동 전사가 돼 산업화에 매진했다. 엔화로 고속도로를 놓고 제철소를 지었다. 하청기업 수준이던 국가경제는 세계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타고 독자 브랜드 경제로 도약했다. 경제에 숨통이 트이자 유보된 민주적 권리를 회복하려는 열망이 폭죽처럼 터졌다. 국민은 민주화에 목숨을 걸었고 쟁취했다.1970, 80년대 산업화와 민주화 전쟁을 관통하면서 나라 꼴을 갖추고 국민 주권을 수복한 기적의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불과 반세기도 안되는 시간의 기적이었고, 40대 이상 국민은 이 시대의 참여자이자 증언자들이다. 위기에 직면한 나라와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