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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자민당 장기집권' 지면기사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일본 정치는 자민당 장기집권의 기록이다. 1955년 강경 보수인 자유당과 중도보수인 민주당이 합당해 창당한 이후 일본 정치를 지배해왔다. 두 차례에 걸쳐 야당에 5년 8개월 정권을 내준 적 있지만 장기집권 역사에선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다. 자민당 총재가 자동적으로 총리가 되니 의회의 총리 임명동의권은 무용지물이다. '자민 막부'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중도에서 극우까지 아우르는 '보수 빅텐트' 자민당의 독주는 견고하다.장기집권에 따른 폐해가 없을 수 없다. 가장 큰 폐해는 허약한 민주주의다. 의원내각제에 바탕한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1당의 장기집권으로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지난해 개봉한 일본 영화 '신문기자'는 장기집권의 폐해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우익이 주류인 탓인지 흥행은 저조했지만 한국배우 심은경이 신문기자 역을 열연해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일본 여배우들이 우익들의 '이지메'를 걱정해 배역을 외면한 덕분이다.영화에서 일본 정부는 대학교로 위장한 생화학무기 연구소 신설을 추진한다. 주축은 총리 직속의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이다. 하지만 내부고발자가 이를 한 지방언론에 제보하고, 내각정보조사실장은 이를 막기 위한 여론조작과 언론 회유 및 협박을 자행한다. "정권유지가 나라의 평화와 안정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형태만 있으면 돼"라는 조사실장의 극 중 대사엔 1당 장기집권의 모든 폐해가 농축돼있다. 정권이 국가가 된 나라, 일본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기회가 될 때마다 민주당 정권 장기집권을 희망했다. 집권이 목표인 정당이 연속적인 국민지지를 꿈꾸는 건 비난할 일이 아니다. 최근 민주당이 지난달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개정안은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을 없애는 것이다. 야당의 비토권 행사가 현실화되자, 입법과정에서 민주적 견제장치라 자부했던 비토권을 스스로 없애겠다는 얘기다. 중립적인 공수처장 후보로 야당을 설득하는 대신 절대다수 의석으로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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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이건희가 남긴 유산 지면기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오늘 선영에 안장된다. 지난 25일 아침 이 회장이 타계하자 그의 업적을 기리는 보도가 넘쳐나는 가운데 일각에선 그의 과오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 있는 자리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듯, 고인에 대한 기억이 교차하는 건 당연하다. 삼성과 유족이 가족장을 치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추모 분위기는 국민적이었다.가장 인상적인 건 한국 대표 기업 삼성에 대한 국민적 자부심 표출이다. 온라인 매체에는 아버지 이병철에게 물려받은 1조짜리 삼성을 400조짜리 글로벌 삼성으로 키운 이 회장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공(功)과 함께 과(過)를 언급했다가 '무례하다'는 네티즌의 항의에 시달렸고 급기야 청와대엔 삼성 상속세 10조원 면제 청원이 올랐을 정도다."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프랑크푸르트 혁신 선언과 '애니콜 화형식' 등 이 회장이 남긴 어록과 행적들이 '혁신의 언행'으로 각광받고, 절판된 그의 수필집은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된다고 한다. 뉴욕타임즈는 한국식 재벌경영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삼성의 큰 사상가"라 기렸고,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조기를 게양했다.대학가의 추모 열기는 뜻밖이다. 서울대와 고려대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와 '고파스'엔 이 회장을 '현대판 이순신'이라며 위인의 반열에 올리자거나 국민장을 해주자는 등 예상 밖의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비록 일각의 주장일테지만 편법상속·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법적 심판 등 삼성의 부정적 이미지에 익숙한 세대에게도 이 회장의 성취가 비범했던 모양이다. '이건희의 족적'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이 회장의 타계로 한국 경제를 창업하고 수성한 재벌 1, 2세대의 시대가 저물었다. 빛이 강렬했던 만큼 그림자도 짙었지만, 그래도 "해보기나 했어"라는 정주영식 1세대 도전과 "다 바꾸라"는 이건희식 2세대 혁신이 오늘의 한국경제를 만들어냈다. 개천에서 흔하게 용이 났던 덕분이다. 이 회장 장례기간 많은 국민들이 누구나 용이 될 수 있었던 '등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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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비밀의 숲' 지면기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덕분에 드라마 '비밀의 숲 시즌1'을 정주행했다. 2017년 tvN이 제작 방영한 드라마다. 드라마의 서부지검 검사들은 대부분 세속의 권력에 오염된 사람들이다. 황시목 검사만이 사건의 진실을 향해 직진한다. 뇌 수술 후유증으로 감정을 잃은 덕분이다. 이 별종 검사가 온갖 우여곡절 끝에 비밀의 숲에 숨어있던 재벌권력을 심판하고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는 스토리다. 재벌가의 사위로 전 서부지검장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 이창준이 사실은 황 검사를 비밀의 숲으로 인도한 내부고발자였다는 극적인 반전은 허탈했지만 극적 긴장감으로 16회 정주행이 가능했던 웰메이드 드라마였다.조 전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의 대검 국정감사 다음 날 SNS에 캡처한 비밀의 숲 영상에 황 검사의 대사를 올렸다. "썩을 덴 도려낼 수 있죠. 그렇지만 아무리 도려내도 그 자리가 또다시 썩어가는 걸 전 8년을 매일 같이 목도해왔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으니까요. 기대하던 사람들만 다치죠." 지금 검찰 조직과 검사들이 '비밀의 숲'의 서부지검과 검사들과 같다는 것이고, 결론은 SNS 제목대로 '공수처의 필요성'이다.드라마 제목 '비밀의 숲'은 그 어떤 사정 기관의 접근도 불허하는 성역화된 모든 권력을 은유한다. 비밀의 숲에서 법 위에 군림하는 모든 권력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산다. 이를 쳐부순 영웅들이 적지 않았다. 이탈리아 마니 풀리테 검사들과 브라질의 세르지오 모루 연방판사는 부패한 최고 권력자들을 법대에 세웠고, 미국 재무성의 비밀검찰국 언터처블들은 알 카포네를 알카트리즈 감옥에 보냈다. 하지만 이탈리아, 브라질, 미국의 권력형 범죄가 사라진 건 아니다. 사정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법을 농락하는 권력과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다.대검 국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날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은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며 사표를 던졌다. 수사지휘권을 박탈당한 검찰총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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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지면기사
2015년 한·일 지방지 세미나 참석차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를 찾았다. 수교 50주년을 맞은 한·일관계를 양국 지방지 시선으로 평가해보자는 세미나 주제가 신선했고, 2011년 일본 동북지방을 강타한 지진해일 피해 현장을 둘러볼 기회는 덤이었다.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는 사망 1만9천691명, 실종 2천568명, 최대 25조엔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당시 간 나오토 총리는 "사실상 일본 국토 20%를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탄식했다.대재앙 4년 뒤 찾은 미야기현과 센다이시는 제방을 복구하는 토목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만큼 피해의 흔적들이 곳곳에 숨어있었다. 쓰나미에 휩쓸린 한 학교의 벽시계는 악몽의 순간을 박제한 듯 사고 시간에 멈추었고, 사망자 대부분이 익사였다는 인솔자의 설명엔 30m가 넘는 쓰나미의 공포가 담겨있었다.생존자들의 고통도 심각했다. 동북지방 유력지인 카오쿠신포(河北新報)의 스즈키 모토오 편집국장은 동북지역 연안에서 생산한 수산물의 국제판로가 막혀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센다이시 주산물인 멍게는 한국의 수입제한 조치로 양식업계의 타격이 크다고 했다.동일본 대지진 이후 세계 각국이 일제히 일본 수산물 검역을 강화하거나 수입금지 조치를 했다. 쓰나미에 녹아내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탓이다. 후쿠시마 원전붕괴는 체르노빌과 맞먹는 최고 레벨의 원전참사다. 사태 초기 주민 40만명이 피난했고, 지금도 4만6천명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원전난민 신세다. 아베 전 총리는 방사능 오염지역 농산물을 직접 시식하는 퍼포먼스로 방사능 안전을 강조했지만 일본 국민들도 믿지 않았다.그런 일본 정부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곧 태평양에 방류한다고 밝혀 국내외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삼중수소 등 최악의 유해물질이 포함된 방사능폐기물을 바다에 버린다는 발상에 미야기현 지사가 반발하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국제소송 불사 의지를 밝혔다. 해양방류가 현실이 되면 한·일 양국은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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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백신 공포증 지면기사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 예방주사 접종은 많은 아이들에게 공포였다. 뇌염, 콜레라 예방접종 날이면 열이 있다며 한사코 접종을 피하거나, 결석도 불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나라가 어렵던 시절 1회용 주사기는 언감생심, 주사기 바늘을 알코올 램프 불에 소독해 한 반 전체를 접종했다. 기억도 선명한 불주사다. 불에 달군 주사기 바늘이 살에 꽂히는 공포를 무심히 넘길 동심(童心)은 드물었고, 지금도 아이들에게 주사는 공포체험이다.이물질의 신체유입에 대한 본능적 거부감 때문인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유도 다양하다. 가장 논쟁적인 이유는 접종거부권이다. 종교적, 도덕적, 개인적 신념에 따라 접종을 거부할 권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종교와 양심과 신체의 자유를 앞세우니 강요할 명분이 궁해진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백신 접종 거부를 인정해 온 배경이다.터무니 없는 음모론도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백신을 무슬림을 불임으로 만들기 위한 서방의 무기로 믿는단다. 정통 유대교도들은 백신에 돼지 DNA가 들어있다며 접종을 거부한다. 1998년 영국에서 볼거리·풍진을 예방하는 'MMR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거짓 연구결과가 전 세계에 백신 거부감을 퍼트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예방접종은 물론 병원 투약을 거부하고 대체의학을 신봉한 '안아키(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모임)'라는 단체가 아동학대 시비에 오르기도 했다.이유와 음모론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백신 접종을 거부한 대가는 참혹하고 황당하다. 당장 백신 없는 코로나19로 지구촌 전체가 신음 중이다. 2000년 홍역 종식을 선언했던 미국은 최근 몇 해 홍역이 재발해 홍역을 앓고 있다. 진원지는 백신 접종 거부운동이 활발한 지역과 난민 정착촌이다. 덕분에 백신 접종을 강제하자는 여론이 높아지는 모양이다.최근 독감백신을 접종한 청소년과 노인이 사망해 독감백신 공포증이 번지고 있다. 앞선 백신 상온유통 사태와 맞물려 독감백신에 대한 불신이 컸던 탓에 국민 불안은 더하다. 백신과 사망과의 인과관계 규명이 시급하다. 하지만 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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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최악의 미국 대통령선거 지면기사
이 정도면 괴짜인지 미친 건지 구분이 힘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얘기다. 트럼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주 대선 유세에서 "(대선에서 패할 경우) 아마도 나는 이 나라를 떠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단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캠페인에서 선거에 패하면 나라를 버리겠다니, 한국 상황이라면 당장 후보직을 사퇴해야 할 망언이다.미 언론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된 발언으로 보지만, 그만큼 판세가 불리한 반증이다. 마스크를 쓴 민주당 바이든 후보를 조롱하며 '노(No) 마스크' 유세 도중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트럼프 선거 캠페인에 망조가 들었다. 서둘러 퇴원해 유세를 재개했지만, 여론은 슈퍼감염자로 낙인 찍었다. 재임 중의 모든 무책임한 언행을 감염 이후의 무책임한 유세 행보로 증명했다. 트럼프의 적은 트럼프로 드러나고 있다.이번 미국 대선(현지시간 11월3일)의 핵심 선거 이슈는 트럼프에 대한 찬반이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트럼프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대선후보 토론도 한 차례에 그쳤다. 트럼프에 대한 열혈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온라인에서 서로 조롱하고 증오하며 정책과 비전 등 전통적인 선거 캠페인을 외면한다. "나라를 떠날 수도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없는 나라를 상기시키는 극단적 메시지다. 미국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극단적으로 분열 중이다.트럼프의 성정을 감안하면 시간이 갈수록, 여론조사 결과가 불리할수록 그의 선거 캠페인은 더욱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미 우편투표 부정을 기정 사실화하고 대선 불복 의사도 밝혀 놓았다. 바이든 아들의 마약·섹스 동영상과 외국기업과의 정경유착 메일이 담긴 노트북 하드디스크가 보도되는 초대형 스캔들도 터졌다. 이 스캔들과 관련해 음모설이 낭자하다.민주주의 가치를 보여주던 미국 대선이 삽시간에 후진국 선거로 전락한 모습이다. 여론조사는 트럼프에게 불리하지만,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간접선거 방식은 트럼프에게 재선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기이한 지도자와 선거제도가 초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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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사실적시 명예훼손' 지면기사
어제 경인일보엔 코피노의 양육비를 대신 받아 전달해주는 '열혈 자원봉사자' 구본창씨 인터뷰가 실렸다.(10월14일자 12면 인터뷰 '공감'=[인터뷰… 공감]법정에 선 '배드파더스' 열혈 자원봉사자 구본창씨) 코피노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많은 코피노들이 양육 책임을 외면하고 잠적한 한국인 아버지들 때문에 편모 슬하에서 생고생을 한다. 양국 간의 외교문제로 비화했을 정도다. 작정하고 숨은 아버지들이니 밀린 양육비를 호락호락 줄 리 없다. 구씨가 코피노 아버지 신상 공개 사이트를 개설한 이유다.'배드 파더스'는 양육비를 안 주는 무책임한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로 2018년 개설됐다. 구씨는 익명의 운영자들을 대신해 이 사이트의 대외창구를 맡고 있다. 현재 양육비를 거부하는 아빠 260여명, 엄마 36명, 코피노 아빠 10여명의 신상이 공개돼있다. 모두 법원의 양육비 지급 판결을 이행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신상공개가 두려워 밀렸던 양육비를 서둘러 지급하는 사례가 많은 모양이다.하지만 익명의 사이트 운영자 대신 공개활동을 마다 않는 구씨는 끊임없이 소송위기에 시달린다.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형법 307조 때문이다. 사실을 말하고 알려도 명예훼손이라는 이 형법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과 온라인상 명예훼손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헌법재판소엔 매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헌법소원심판이 청구될 정도로 법조계의 핫 이슈다.지난 8일 구씨 등 5인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 중엔 병원비리를 보도한 기자도 있다. 공공의 이익을 실현할 때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도록 한 형법 310조에도 불구하고, 해당 병원은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모양이다. 대표적인 '전략적 봉쇄소송'이다. 보도의 사실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명예훼손 소송으로 기자를 압박하고 지치게 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구씨의 사이버명예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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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방탄소년단'의 위엄 지면기사
중국은 자국의 국익과 자존심을 건드린 상대라면 개인, 기업, 국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릎 꿇리기로 악명 높다. NBA(미국 프로농구협회)도 호되게 당했다. NBA 휴스턴 로키츠 단장인 대릴 모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홍콩 민주화 운동 지지 발언을 올린 게 사달이 났다. 중국 농구스타 야오밍의 소속팀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구가했던 휴스턴 로키츠는 중국에서 완전히 퇴출됐고, NBA 구단 전체가 샐러리캡을 받쳐주던 중국 시장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했다.우리도 된통 당했다. 2016년 핵실험으로 북한 핵무장이 기정사실이 되자 한·미 양국은 한반도에 사드(THAAD) 배치를 추진했다. 중국은 북한 핵미사일엔 눈 감고 우리의 자위적 조치에 한한령을 발동했다. 한국 연예인 출연광고 송출금지, 한국상품 불매운동, 중국진출 한국기업 규제다. 명동에서 순식간에 중국 관광객이 증발했고,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는 중국 유통시장을 포기해야 했다.중국의 폭력적인 무릎 꿇리기가 가능한 것은 거대한 시장과 완벽한 통제다. 중국 시장에서의 퇴출은 국가나 기업에게 재앙이다. 반중 키워드 검색을 중단시키고, 모든 문화 콘텐츠를 검열하는 통제시스템은 일사불란한 보복의 원천이다. 문화 콘텐츠 제작, 유통을 관장하는 광전총국의 검열은 악명이 자자하다. 대륙에서 반중국 문화 상품을 순식간에 지울 수 있다.중국 네티즌들이 방탄소년단(BTS)을 저격하고 나섰다.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의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수상 소감이, 항미원조 전쟁 때 희생당한 중국군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이다. 한국전쟁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기억 차이를 인정하더라도, 중국 누리꾼들의 주장은 생트집이다.하지만 중국 네티즌의 BTS 저격에,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아미(A.R.M.Y)'들이 중국 공산당을 나치에 비유하는 '차이나치(China+Nazi)'라며 반격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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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칼럼] 상자 속에 가둘 수 없는 민심 지면기사
스키너 "조작된 조건 인간행동 통제 가능"진보세력, 보수 부정적 시그널로 선거 승리文정권, 문팬 지지·보수현실 안주할때 아냐'적폐' 실망한 대중들 상자밖 세상 의심 시작지난 1월부터 국민은 정부의 방역정책에 순종하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공포로 정부의 통제를 거부하지 못했다.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마스크를 벗었다가 아내에게 혼난 적이 여러 번이다. 100m 이상 떨어진 사람을 의식해 마스크를 쓰라는 아내의 지적은 논리보다는 사회적 분위기, 감성의 영역이다. 감염 사정거리를 벗어났다는 논리적 반박이 먹히질 않는다. 자율방역이라는 자유의지를 주장하기엔 집단감염의 공포감이 워낙 크다.하지만 개천절과 한글날, 차벽으로 봉쇄된 광화문 광장과 인파로 붐빈 행락지 풍경의 대조는 방역정책에 스며있는 정부의 선택적 의지를 직감케 한다. 정치 집회의 자유는 제한하면서 행락의 자유는 허용하는 정부의 선택적 방역행정은 방역의 논리가 아니라 정치적 논리에 따른 것이라는 의심이다. 온몸으로 민주주의 권리를 쟁취한 국민들이 행락의 자유를 즐기며 제한되는 집회의 자유를 무심히 넘긴다. 자유에 대한 정부의 취사선택을 국민이 수용하는, 전혀 가능하지 않은 일이 코로나19로 가능해졌다.권력의 선택적 행동은 방역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 국방부는 월북이 의심되는 공무원이 서해를 표류하다 북한 수역에서 북한 해군에 의해 사살된 뒤 소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국방부가 밝힌 최초의 진상과 멀어지고 있다. 정부는 월북을 추정하는 정황만 반복하면서, 북한이 부인하자 소각됐다던 시신을 찾느라 20여일간 서해를 수색 중이다. 명확한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도 그의 표류는 실족이 아닌 월북이라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인지, 도무지 모를 일이다. 정부의 선택적인 정보 공개에 피살 공무원의 인간적 존엄은 무너졌다.검찰개혁에 올인한 권력의 전략적이고 선택적인 법무행정은 사정기관의 본질을 해치고 있다. 조국 수사팀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이 해체되고 흩어진 사이, 그 자리를 채운 수사팀은 추미애 장관의 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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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북한 열병식 유감 지면기사
북한 공산주의 독재체제의 특징으로 사회주의 대가정론이 있다. 지도자를 아버지, 당을 어머니, 인민을 자녀로 여겨 나라 전체를 하나의 가정이라는 유기적 결합체로 결속시킨다. 가정에서 아버지인 수령의 말씀은 신성하며, 어머니인 당을 지켜야 하고, 자녀인 인민들은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다. 가정의 질서를 깨는 반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유교적 체취가 물씬한 사회주의 대가정론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의 요람인 셈이니, 북한 공산당의 가부장적 유교문화 차용이 절묘하다.지난 10일 0시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는 "건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병무탈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노력과 정성이 부족하여 우리 인민들이 생활상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사죄도 했다. 악성비루스와 자연재해로 고생한 인민의 건강을 걱정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눈물을 쏟는 아버지의 모습에 열병식에 도열한 자녀들, 당간부·군인·평양시민들도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눈물로 자녀들과 일체가 된 김 위원장은 이내 환한 미소로 신무기 열병식을 박수로 맞는다. 공개된 신무기들의 위용은 대단했다. 2017년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으로 핵무장국 지위를 굳힌 북한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발사체가 주목받았다. ICBM은 2017년 성공한 화성15형 보다 대형화됐고,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북극성-4A도 등장했다. 핵탄두 여러개를 실어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들이다. 아버지 김 위원장은 "그 어떤 군사적 위협도 충분히 통제 관리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추었다"고 선언했고, 자녀들은 열광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보냈다. 지금 남녘 동포들은 북한 해군이 사살한 김 위원장의 '사랑하는 남녘 동포' 시신을 찾아 바다를 헤매고 있다. 이제 남녘동포들은 김 위원장의 연설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읽는 무리와, 열병식의 ICB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