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전상천기자]"대형 건설사들은 지난해 4대강 토목공사 물량과 공공건설 조기 집행, 해외 건설 등으로 버텨왔지만 지방 중소건설사들은 올해들어 한계 상황에 부딪힐 게 분명합니다." (H대학 경제학교수)

중소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미분양으로 자금이 묶이는데다 정부 발주공사 물량도 줄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부도 쓰나미'에 내몰리고 있다.┃관련기사 3면

특히 아파트 미분양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건설업체들은 지난해 확실한 돈벌이가 되고 현금을 만질 수 있어 '캐시카우'로 불리는 공공건설수주로 버텨왔다.

하지만 그나마 공공 물량이 올들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10년 건설수주실적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62조5천억원에 달했던 공공건설 수주물량은 올해엔 24.7%(15조4천억원)가 감소한 46조9천억원에 불과하다. 이중 2010년 발주 예정공사 15조원이 조기발주된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물량감소는 당연하다.

토목부문도 지난해 53조3천억원에서 올해 18.2%(9조7천억원)가 감소한 43조6천억원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의 부동산 경기 위축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 111조8천억원에 달했던 전체 물량이 올해 어느 정도 줄어들지 예측조차 불투명하다.

여기에 올해초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마저 사라져 보금자리지구와 위례신도시 공급을 앞두고 민간건설사들이 분양자체를 미루거나 아예 사업자체 포기를 검토하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건설사들의 자금사정도 한몫하고 있다. 한 기업평가기관이 지난해 자체 투자등급평가를 받은 건설사 40개사중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정도가 올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금난으로 부도를 맞은 건설업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도권 35개를 포함해 87개다. 이같은 부도 쓰나미는 전국적인 미분양 사태를 시작으로 공공건설 물량 감축, 일부 대기업 위주의 공사수주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도내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지방 건설사는 미분양에 허덕이는 주택사업보다 정부 발주공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형 건설사들이 중소규모 공사까지 침범한 상태"라며 "더이상 버텨나갈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