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자연 보물창고’ 자라섬 11년째 축제
41개국 587개팀 최정상 아티스트 무대에
음악 소통·화합 ‘3일간의 가을힐링캠프’
146만명 발길 가평 브랜드가치 ‘블루칩’


가평은 전체 면적의 83%가 산이다. 산이 많으니 계곡이 많고 계곡이 많으니 하천도 많다. 전국 100대 명산(산림청 지정)중 화악산, 명지산, 운악산, 유명산, 축령산 등 5개의 아름다운 산과 북한강, 가평천, 조종천을 비롯한 용추계곡, 명지계곡 등 유명산과 계곡· 하천· 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청정지역이다.

최근에는 자연생태환경을 이용한 체험·레저·축제·생태·배움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여 ‘Green 가평’이라고도 한다. ‘Green 가평’ 중심에는 자라섬이 있으며 자라섬에는 어김없이 재즈가 따라 붙는다.

# 한국재즈의 고향, 자라섬

가평읍내에는 자라목이라는 마을이 있다. 크고 작은 두 개의 봉우리가 마치 자라 머리와 몸통과 같다. 이 자라의 목이 해당하는 부분에 위치한 마을이 자라목이다. 이 자라 형상이 바라보고 있는 섬이 바로 자라섬이다.

자라섬이란 지명이 생기기 전 이 섬은 중국섬이라 불렸다. 해방 후 이 섬에서 중국인 몇 사람이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가평군은 지난 1986년 이 섬을 ‘자라섬’으로 지명 변경했다. 자라섬 활용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큰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지형조건 등으로 이따금 낚시꾼만이 찾는 황무지나 다름없는 외롭고 쓸쓸한 섬이었다. 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며 수십 년을 견뎌온 자라섬은 대신에 우수한 자연생태를 지켜냈다.

수년의 고심 끝에 마침내 자라섬에 재즈축제라는 옷이 입혀졌다. 자연 생태계 보물창고 자라섬과 재즈는 축제를 통해 변신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바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하 자라섬재즈)’이다. 지난 2004년 9월의 일이다. 자라섬재즈는 이제 세계 최정상 재즈 아티스트들이 관객과 호흡하며 청량감과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가을소풍축제를 만들어 내며 문화지도를 바꾸고 있다.

# 신기록 제조기 자라섬재즈

11회 동안 41개국 587개 팀의 아티스트가 자라섬 무대에 섰다. 첫해 2개 무대로 시작한 자라섬재즈는 11회째를 맞은 지난해에는 16개의 무대로 확대됐다. 자라섬재즈를 찾는 외국인 관객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 인종, 종교를 떠나 음악과 자연이 하나 되는 소통과 화합의 마당도 이뤄내고 있다. 인터내셔널이란 이름을 붙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라섬재즈축제는 3~4일의 축제를 위해 꼬박 1년을 준비한다. 첫해 3만여 명이던 관객은 지난해 26만여 명으로 늘었다. 10여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3~4일이라는 짧은 축제기간 동안 누적 관객(11회)이 146만 명에 달하는 밀리언(million)축제로 성장하고 있는 이 축제는 진행형이다.

자라섬재즈는 10회 이후 관객집계를 하지 않는다. 가평군은 관객 수에 연연하지 않고 관객과 소통을 이뤄 만족도를 높이고 문화와 경제,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함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자라섬재즈는 젊은 세대(10~30대)로부터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2030 여성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온 젊은 축제이자 무한 잠재력을 가진 축제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축제 포스터 정부광고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축제이기도 하다.

여기에 얼리버드티켓은 예매 1분 만에 매진돼 최단시간을 기록하고 축제 개최 7주 전에 예매가 매진되는 등 관객의 충성도가 높은 축제다.

특히 자라섬재즈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인증받으며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4년 시작된 자라섬재즈는 2008~2010년 유망축제, 2011~2013년 우수축제에 이어 2014년과 2015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을 지닌 음악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 지역경제 효자 노릇

가평군은 지난해 사흘간의 축제기간 동안 26만 명이 방문해 232억 원의 직접효과와 227억원의 간접효과를 거둬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은 물론 브랜드가치를 높이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보고회 자료를 내놨다.

지난 10회 자라섬재즈에 비해 1일 방문객은 28%,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15억원(7%), 생산·소득·고용 등 간접효과는 43억원(23.4%)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즈가 녹아들면서 재즈 사과, 재즈 와인, 재즈 막걸리, 자라섬 뱅쇼, 재즈 컵 불고기, 재즈 밥상 에 이르기까지 지역농산물과 융합된 다양한 상품이 출시돼 지역특수를 누렸다.

그뿐만 아니라 재즈 택시, 재즈 극장, 재즈 머리방과 음식점, 게스트하우스까지 이어지면서 재즈축제가 주민 파이를 키우고 사회, 문화, 경제를 살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연·음악·지역사회의 하모니, 자라섬재즈

이렇듯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황무지나 다름없던 자라섬에 자연, 음악, 지역사회 등이 하모니를 이루면서 지역축제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라섬재즈는 만들어진 과거의 축제가 아닌 자연생태환경을 바탕으로 음악과 지역사회가 어우러지며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미래지향적인 축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 가을에도 어김없이 가평 자라섬은 재즈의 섬으로 변신해 재즈마니아들을 유혹할 것이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자라섬재즈는 오는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가평읍과 자라섬 일원에서 열린다.

가평/김민수기자
사진/가평군·자라섬재즈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