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데스크 칼럼] 정조 화성과 수원 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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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정조 화성과 수원 컨벤션센터 지면기사

    우여곡절끝에 당초보다 절반수준으로 줄어든 규모경기남부지역 마이스산업 전초기지 역할 부응 기대화성축성 220주년 맞아 첫삽 뜨는 해 '좋은 징조'인구 125만명의 국내 최대 기초자치단체인 수원시가 20년 가까이 추진해온 컨벤션센터 건립이 구체화하면서 들뜨고 있다. 경기도 수부도시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변변한 대형 전시·회의시설 하나 갖추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도 일고 있다. 통합 창원시를 비롯해 수원시보다 시세규모가 작은 다른 기초자치단체도 크든 작든 컨벤션을 갖추고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일선 자치단체마다 관광인프라를 토대로 각종 국내외 회의나 박람회, 전시회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컨벤션과 수원시의 인연은 지난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수도권 핵심 녹색신도시로 자리잡은 광교신도시가 개발에 대한 미동의 움직임조차 없던 시절이다. 작고한 심재덕 당시 수원시장(민선 1기)이 수부도시의 미래청사진을 내걸고 원천유원지 주변 이의동 일대 부지를 수원의 랜드마크인 관망탑 등을 포함한 컨벤션 복합타운으로 조성하려는 기본구상을 세웠다. 이후 민선 2기 재선에 성공한 심 전 시장은 지난 2000년 2월 수원컨벤션시티 민간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추진에 나섰다. 같은해 4월 시가지 조성사업 구역 결정까지 이뤄졌으나 이듬해인 2001년 3월 경기도가 수원컨벤션시티 도시계획결정 신청을 반려 처분하면서 난항이 시작됐다.당시 민선 2기인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와 심재덕 전 수원시장간 의견 조율에 실패했고, 깊은 앙금으로 남았다. 지지부진하던 수원켄벤션 건립사업은 지난 2005년 12월 광교신도시 개발계획이 승인되고 2006년 11월 컨벤션센터 예정부지를 확정 지으면서 다시 활력을 되찾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민선 3기인 김문수 전 도지사와 김용서 전 수원시장간 컨벤션부지 조성원가 공급을 둘러싸고 지리한 행정 싸움으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에서 4년간 네차례에 걸쳐 반려 처분됐고, 민선 5기에 당선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2012년

  • [데스크 칼럼] 대기업 '셀트리온'과 인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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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대기업 '셀트리온'과 인천 경제 지면기사

    2002년에 설립된 항체의약품 만드는 회사바이오산업 미래 열겠다는 포부 점점 현실화정치권, 기업 중첩규제 완화위해 나서야 할때인천은 오랜 시간 꾸준히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도시다. 우선 매립으로 인한 면적이 꽤 늘어난 대표적인 지역이다. 넓어진 만큼 국제도시라는 이름의 신도시들이 생겨났고, 인구유입이 어느 대도시보다도 활발하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거쳐 지형적인 변화와 함께 도시 이미지도 참 많이 변했다.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인천을 빗대 '베드타운'이라거나 '위성도시'라고 부르는 것이 낯설지 않았다. 서울 의존도가 높았고, 지역경제 규모나 역할 면에서 존재감도 미미했다. 바다를 접하고 있지만 군사 제한구역에 묶여 시민들이 발을 담글 수 있는 해안가를 가려면 배를 타고 영종도 등 인근 섬으로 가야 했다. 외지인들은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관광지로 인천 앞바다를 선호했지만, 당시 인천시민들은 '지역의 생활 환경'에 대해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2000년대 들어 인천은 빠르게 바뀌었다. 2001년에는 영종도에 국제공항이 문을 열면서 전 세계를 오가는 관문이 됐고, 2003년엔 송도·영종·청라 등 세 지구가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됐다. 21.38㎞로 한국 최장 다리인 인천대교의 개통으로 인천의 도시 형태는 육지와 섬, 바다가 어우러진 명실공히 관광도시로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해안에는 철책들이 점차 사라져 시민들이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신도시 조성으로 도시의 다양성도 생겨났고, 특히 인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자연스럽게 전개된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송도신도시를 둘러보면 초고층 아파트나 대단위 아파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파트와 인접해 대규모 첨단 및 바이오 연구단지가 들어섰고, 셀트리온을 비롯한 미래지향적 기업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셀트리온은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생명공학회사, 항체의약품을 만드는 회사가 되기 위해 2002년에 설립된 회사다. 전 세계에서 항체의약품 제조회사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인 만큼 세계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들도 예

  • [데스크 칼럼] 빈집 대란, 남의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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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빈집 대란, 남의 일만은 아니다 지면기사

    日 집값 절정기대비 66%↓ 빈집 820만채 '문제'국내 주택 '공급과잉' 지적 일본 반면교사 삼아야신규 억제·기존물량 소화 '시장 연착륙' 고민을우리 경제는 일본과 너무 닮은꼴을 하고 있다. 일본의 현 경제 상황이 10~20년 후 우리의 현실이 된다는 반복적 '답습론'에 이견이 없다. 최근의 저금리 정책 기조에도 가계소득 둔화와 내수부진 등등. 불안하게도 이미 일본이 거쳤던 뼈아픈 경험이 여지없이 우리에게 다가섰다. 부동산경기의 장기적 불황, 가계부채의 부실, 저출산 고령화 등 이미 일본이 앞서 경험한 유쾌하지 않은 경제적 걸림돌이 우리의 현실이 되기 다반사였다. 최근엔 자산 버블 형성부터 붕괴로 점철된 일본의 지난 20년간 잃어버린 경제를 다시 따라가지 않을까를 걱정하고 있다. 근·현대로 이어지는 경제성장 과정에서 우리에 앞서 숲을 헤치며 고전했던 일본 경제를 너무 생생히 봐온 까닭인지 모르겠다.이런 일본의 집값이 절정기에 비해 3분의 1 정도까지 추락했다. 그럼에도 빈집이 820만채(2013년 기준)를 넘어선 '빈집 대국'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고도 성장기인 지난 1960~70년대 '마이홈' 열풍에 부동산이 들썩였던 불과 1세대 안에서 정반대적 환경이 조성됐다. 80년대 일본 부동산 시장은 최고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부동산·주식 거품이 붕괴 되고, 주택가격은 속락하고 부동산 가격은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들었다. 일본내 한 종합연구소는 일본의 빈집이 2033년에는 전체의 30.5%(2천147만채), 2040년에는 빈집비율이 4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마이너스 금리로 극약 처방까지 내린 갈 길 바쁜 일본의 심각한 고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이를 지켜보는 일본의 이 같은 고민이 달갑지만 않은 이유는 흡사 우리 주택정책 징후와 그리 달라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문제를 예방차원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남아도는 빈집에 고민하는 일본의 현실은 어쩌면 우리에게 잘못된 갈 길임을 보여준다. 국내 주택정책 중 공급 과열을

  • [데스크 칼럼] 아직도 공약(空約)을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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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아직도 공약(空約)을 믿으십니까 지면기사

    북핵문제·파탄 난 민생, 그 누구도 돌보지 않아경제위기·일자리 해결 "내가 할 수 있다" 호들갑'다리밑에 강 만들어 주겠다'는 정치인 가려내야"선거로 뭔가가 바뀐다면 정부는 선거를 불법으로 만들 것이다." 미국 정가에서 선거를 비하하는 말 중 하나다. "선거로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당연한 일"이라는 말만 봐도 '대의(代議) 민주주의'의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선거'의 부정적인 단면을 나타내고 있다.미국 유명 여배우 산드라 블록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프레지던트 메이커(원제 : OUR BRAND IS CRISIS)'는 미국의 유명 선거전략가들이 볼리비아 대통령 후보자를 도와 선거를 치르는 내용을 담고 있다.실제 상황에 허구를 가미한 영화에서 주인공인 제인 보딘(산드라 블록)은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지지율 8%밖에 되지 않은 전직 대통령 카스틸로의 선거 참모를 맡는다. 산드라 블록은 지지율 38%를 달리는 리베라 후보의 참모인 미국 최대 선거전략가 팻(빌리 밥 손튼)을 상대로 권모술수를 벌여 아슬한 차이로 카스틸로를 대통령으로 만든다.산드라 블록의 선거전략은 이렇다. 그녀는 볼리비아의 국민들을 상대로 거창한 사기극을 기획한다. 먼저 실업, 금융 파탄 등 크고 작은 모든 문제를 '위기(CRISIS)'로 규정하고 나라가 곧 파산할 수 있다는 공포감을 조성한다. 이어 안하무인의 성격을 가진 카스틸로 후보를 강하고 추진력 있으며 위기에서 국민들을 구해낼 인물로 포장한다. 국가적 위기와 공포를 조장한 카스틸로 후보는 IMF 구제금융을 받기 전에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당선된다. 그러나 그는 선거가 치러진 다음 날 당선자 신분으로 IMF 구제금융에 서명하고 이를 본 국민들과 그의 지지자들조차 항의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여기서 산드라 블록은 열정적으로 카스틸로를 지지했던 청년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국민투표 약속. 예 그랬죠. 거짓말을 한 거예요. 세상이란 게 원래 그래요. 그게 정치야. 그렇게 움직이죠. 선거라는 게 거창한

  • [데스크 칼럼] 막말과 잊힐 권리(잊혀질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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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막말과 잊힐 권리(잊혀질 권리) 지면기사

    방통위, 정보삭제 요청 주체서 정치인등 배제할듯특정사안 말 바꾸기나 막말 검색 차단해선 안돼유권자 표심 향방 가릴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4·13총선을 앞두고 모 정당은 한 정치인사의 막말로 홍역을 치렀다. 같은 당 일부 의원들은 초기에는 해당 의원의 막말을 '개인적인 실수'라며 진화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막말 사건은 파장이 컸고 해당 의원은 결국 공천에서 배제됐다.최근 인터넷과 SNS 등에 떠돌고 있는 자신의 정보에 대해 수정이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잊힐 권리(잊혀질 권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번 막말 당사자인 정치인도 '잊힐 권리'에 대해 관심이 크지 않을까? 요즈음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퍼져 나가고 삭제도 쉽지 않아 이에 따른 고통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해당 정치인도 무심코 내뱉은 막말을 다시 주워담고 싶어 할 게 분명하다.개인이 과거에 한때 저질렀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평생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 '잊힐 권리'다. '잊힐 권리'는 2000년대 중반부터 유럽연합(EU) 국가들을 중심으로 시행돼 온 개념이다.현행법상 사생활 침해나 명예 훼손, 불법 정보 등에 대해서는 포털업체에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 기록 삭제 전문업체는 자신들의 정보를 삭제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신고를 받고 이를 처리해 주고 있다.하지만 합법적인 정보에 대한 처리 규정은 아직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잊힐 권리'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방송통신위원회는 상반기 중 '잊힐 권리' 가이드 라인을 제정해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 등과 충돌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어 방통위는 법제화 대신 가이드 라인 형태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방통위는 합법적인 정보 중 당사자가 지우고 싶거나 내용에 문제 소지가 있는 게시물의 경우 '잊힐 권리'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이 인터넷상에 올라와 있는 자신에 대한 정보

  • [데스크 칼럼] 고(古)음악과 '그라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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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고(古)음악과 '그라운동장' 지면기사

    첨단 악기와 확연히 다른 감성 묻어나는 '고악기'국내 축구·야구 등 모든 스포츠 인천 통해 보급인천Utd, 근대스포츠 발상지로서 가치 소환 기대얼마전 고(古)악기 연주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정확히는 합창 반주다. 인천시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에서 '바흐 솔리스텐 서울 오케스트라'가 합창단의 노래에 맞춰 고악기의 음색을 선보인 것이다. 피아노 반주를 예상하고 갔던 음악회에서 고악기 연주를 접한 것은 분명 '횡재'였다. '바흐 솔리스텐 서울 오케스트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음악 앙상블 중 하나다. 클래식 음악에 관한 한 '막귀'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고악기 연주를 접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이었다.고악기는 곡이 작곡되었을 당시의 악기를 말한다. 악기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재질과 형태가 바뀌기 마련이다. 바로크 시대를 예로 들자면 당시 바이올린의 현은 양의 창자를 꼬아서 말려 만든 거트현이었다. 몸통에는 턱받침이 없고 아치 형태의 활도 지금과는 모양새가 확연히 다르다. 현악기뿐만 아니라 목관·금관악기 등 상당수 오케스트라 악기는 이 같은 '원전악기'가 모태다. 오케스트라 악기가 아닌 클래식기타의 경우도 처음에는 거트현을 썼는데 줄이 쉽사리 느슨해지는 바람에 수시로 조율을 해야 하는 등 연주자들이 이만저만 애를 먹은게 아니라고 한다.그렇다면 '개량'이 제공하는 세련된 음색이나 편의를 접어두고 고악기를 연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령 현대의 악기로 바흐의 곡을 연주할 때 그 음악은 바흐가 생각하던 음악이 아닐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하다. 그래서 1970년대 무렵부터 고악기를 복원해 연주하고 연주법 또한 당시의 기법을 따르는 앙상블이 등장했다.이런 점에서 고음악은 어찌 보면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스틸 현이 뿜어내는 강렬한 맛도 덜하고 그래서 고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고악기에서는 개량된 악기 또는 '일렉트릭'이란 수식어가 붙은 첨단 악기와는 확연히 다른 감성이 풍긴다. 더 나아가 고음악에서는 본연의 가치를 찾기 위한 음악가들의 숭고한 몸짓이 엿보인다

  • [데스크 칼럼] 알파고, 그리고 한국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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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알파고, 그리고 한국정치 지면기사

    인공지능 인간통제 벗어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낯선문명 임박 불구 정치퇴행은 그야말로 절망적문명의 전환기에 낙오된 국가·민족은 미래없어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이 남긴 인간적 후유증이 간단치 않다. 경우의 수가 10의 170승에 달하는 바둑판은 우주에 비견할 수 있는 복잡계라 했다. 인공지능(AI)이라 하지만 연산장치에 불과한 알파고가 복잡계에서 인간의 창의성을 이겨낼 가능성이 없다는 예측은 그럴듯 했다. 이세돌도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인간은 경악했고, 이벤트는 인류 문명사에 의미있는 역사적 사건이 됐다.알파고의 등장은 두가지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인간은 사유할 수 있는 능력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들 가운데 유아독존이었다. 알파고는 사유가 인간만의 천부적 능력인가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대국 첫판에서 이세돌은 알파고의 무의미한 악수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바둑해설가들은 알파고가 악수를 둘 때 마다 이세돌의 승리를 예상했다가, 그 악수가 묘수로 전환될 때 마다 해설 대신 침묵했다. 10의 170승의 세계에서 패턴과 규범에 갇힌 것은 인간이었다. 인간이 수천년 동안 반복된 기보를 통해 규범화된 포석과 정석에 갇혀 있을 때 바둑판이 소우주임을 인식하고 종횡무진한 건 오히려 알파고 아니었을까. 연산의 결과라 해도 놀라운 일이다.정말 두려운 것은 알파고가 인공지능에서 인공을 벗어날 가능성이다. 알파고가 인간의 지배에서 벗어나 스스로 존재를 인식하는 셀프지능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인가. 자의든 타의든 보통의 인간이 대적할 수 없는 지능체가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맞이할 것인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 세계의 지성들은 이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견해로 엇갈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가까운 장래에 인간만의 영역이었던 지적노동의 대부분을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차지할 것이라는 점이고, 인공지능이 인간통제를 벗어날 지 여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점이다.알파고가 낯선 문명의 임박을 예고하고 있다. 알파고가 견인할 새로운 문명은

  • [데스크 칼럼]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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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그들만의 리그 지면기사

    여야, 국민들에 감동주는 공천보다 '계파에 치중'총선후 '정치개편·개혁'한다지만 지금이 그 시기4년전 받은 '장밋빛 약속어음' 이번엔 부도 안 나길20대 총선에 출전시킬 여야의 공천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달초부터 공천에 들어간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여야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선수 교체보다는 계파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자파 후보를 공천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새누리당 내 비박계 위주의 살생부 설에서 시작된 공천작업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탈당과 국민의당 합류, 그리고 친노 패권주의 청산에다 막판 새누리당의 친이계와 친유승민계 대거 숙청으로 공천이 사실상 일단락됐다.총선때 마다 단골손님인 살생부가 이번에도 괴담 수준으로 나돌면서 조선조 단종 대에 일어난 계유정난이 떠올랐다. 수양대군이 자신의 집권을 반대할 만한 신하들을 모두 제거하고 조카인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은 것이다. 한명회가 직접 살생부를 만들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영의정 황보인, 우의정 김종서, 이조판서 조극관 등이 죽임을 당했고 반대로 이 거사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인사들은 정난공신에 책봉돼 벼슬에 올랐다.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철퇴나 칼을 이용한 정적제거 대신 공천제가 도입됐다. 역대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개혁공천이란 미명 속에 실세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파를 대거 공천에서 아웃시켰다. 이번 총선에선 방식이 더 다양해졌다. 완전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겠다며 상향식 공천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결론은 과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현역기득권을 위한 경선과 전략공천이라는 사실상의 사천이 횡행했다는 비판도 당내에서 쏟아지고 있다.새누리당은 막바지 친이계 이재오 의원과 친박계 윤상현 의원 등을 동반 탈락시켰지만 큰 그림은 박근혜 정부의 총선후 레임덕 방지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친박-비박계간 나눠먹기 속에 친이계는 된서리를 맞으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박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중진들이 대거 공천학살의 주인공이 됐다. 친박계가 향후 정국을

  • [데스크 칼럼] 세기의 대국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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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세기의 대국 열풍 지면기사

    초당 10만가지 수 생각하는 능력 당해내기 어려워이세돌, 4국만에 '첫승'… 인류대표 자존심 지켜줘전적 밀렸지만 인공지능 만든건 결국 인간 아닌가요즘 '알파고'의 열풍이 뜨겁다. 바둑으로 인류 최강자를 이긴 인공지능의 기술발전에 세계인들이 감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열린 인간 대표와 인공지능이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은 말 그대로 감탄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이세돌은 4국에서 1승을 거두기까지 1~3국 모두 알파고에 불계패(항복)를 당했다. 불계패는 승부가 뚜렷하게 나타나 집 수를 셀 필요 없이 패한 것을 의미한다. 열광과 환호 속에 최신 기술 앞에서 '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인간 이세돌 9단의 자존심이 무참히 무너진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능력은 베일에 감춰져 있었지만, 대국을 잇달아 치르면서 알파고의 실력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 초반 해결 능력과 치밀한 수 읽기, 위기 대처 능력과 패싸움까지 흠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의 장점은 무엇일까. 일각에선 알파고 하드웨어를 꼽았다. 1천202대가 넘는 컴퓨터의 계산력은 이세돌 9단 한 명의 두뇌를 완전히 압도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알파고는 이번 대국을 통해 마치 이세돌 9단의 수를 일찌감치 파악한 듯 그를 농락했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수를 읽어보려 했지만, 의도를 알지 못했고 결국 스스로 '배움의 연속'이라는 말을 내비쳤다.객관적으로 알파고는 대단한 두뇌를 가진 것임에는 틀림없다.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터를 기반으로 초당 10만 가지 수를 고려하는 계산력은 아무리 인간 최고수라도 당해내기 어렵다. 또 이세돌 9단은 이런 알파고의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대국 불공정 논란이 뒤늦게 일어나기도 했다. 그만큼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맞서는 것은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고, 알파고에 이긴다면 '인간 승리를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도 인정한다.그럼에도 이세돌 9단은 제4국에서 마침내 알파고를 무너트리며 경이로운

  • [데스크 칼럼] 암행어사라도 출두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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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암행어사라도 출두해야 하나 지면기사

    선거에만 몰두하는 정치판주변 보고 있으면 '혼란'당선후 '민생 뒷전' 자기사람 심으며 텃밭만 가꿔200년 전이나 '인공지능 바둑대결' 현재나 매한가지중학교 시절 손에 땀을 쥐며 TV 속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암행어사'란 제목의 프로였는데 암행어사를 수행하던 갑봉이 임현식의 연기도 눈에 선하다. 불쌍한 백성을 괴롭히는 토호세력과 권력자들의 죄악을 낱낱이 밝혀내 징계하는 권선징악 프로였다. 30년도 훨씬 더 지난 '암행어사'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된 것은 요즘 정치판 상황이 영 맘에 들지 않아서다. 총선 후보 결정이 임박하면서 각종 음해와 모략이 난무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공약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대로 2년 뒤 있을 선거 대비 체제에 벌써 돌입한 모양새다. 단체장들은 서로 뒤질세라 표가 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올해와 내년에 성과를 내야 2018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든, 지방 권력을 쥐기 위해서든 선거만 생각하는 정치판 주변을 보노라니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필요할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곤 하던 TV 속의 그 '암행어사'라도 있었으면 싶다.200년 전의 암행어사가 쓴 일기를 최근에 읽었다. 1822년, 평안도 암행어사로 나섰던 박내겸(1780~1842)이 남긴 '서수일기(西繡日記)'다. 박내겸은 당시 윤 3월 16일부터 7월 28일까지 암행어사로 평안도 일대를 돌았다. 어느 날 소나기를 피해 들어간 집에서 주인 할머니와 나누던 대화가 2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마음속 깊이 꽂힌다. "암행어사 소식이 있은후부터 읍내와 촌락을 가릴 것 없이 스스로 몸들을 사려서, 관속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고 토호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제발 바라건대 어사가 내 평생토록 돌아다닌다면 빈궁한 마을의 작은 백성들이 의지해 살 만하겠습니다." 암행어사에게 꼬리가 잡힐 것을 두려워하여 죄지은 관료나 지주들이 스스로 바짝 몸을 사리고 있으니 오히려 백성들이 몸을 펴고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촌로의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