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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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교동과 고려의 맛 지면기사
교동 옛사람들 즐겨먹던 요리 어땠는지 알길 없어남북 분단으로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 잊혀져꼭꼭 숨겨진 것들 찾아내는게 진정한 가치 재창조지난 17일 오후, 편집국의 한 선배가 물었다. "오늘 우리 신문 1면에 나간 시(詩) 말이야. 그 시 속에서 물고기 회를 치는 데 파는 왜 뜯는 거지. 닭은 왜 홰에 오른다고 한 것이고?" 그 선배는 '파 뜯고 회를 칠 제 닭은 홰에 오르려 하네'란 시구를 몇 번이나 읽었던 모양이다. 분명 음식과 연관이 있는데 파, 회, 닭이 잘 연결되지 않는다. 사실 그날 치 시를 준비하면서 그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고려 말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지은 '교동(喬桐)'이란 제목의 시인데 뜻이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아 이색에 대한 책을 쓴 대학교수한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고려 말 교동은 수도 개성과 가까운 해상 물류의 중심지였다. 수많은 배가 오가다 보니 사람도 들끓었다. 교동 특유의 먹거리가 있었을 것이다. 파전이나 생선회가 유명했을 것이고 닭요리가 일품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북분단과 함께 위치를 잃은 교동은 음식 정체성마저 잃고 말았다. 교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려의 맛'을 상실한 것이다. 이제는, 고려시대 교동사람들이 무엇을 먹었을지 그저 상상만 할 뿐이다.얼마 전 책꽂이에 장식처럼 꽂혀 있던 옛 서적 '동문선(東文選)'을 뒤적이다가 생각지 않게도 이색이 지은 '교동' 시를 찾는 행운을 얻었다. '동문선'에 실린 1편의 이 '교동' 시는 이색이 지은 '교동 3수'라는 3편의 연작 시 중 하나라는 점과 이색의 교동관련 시 1편이 더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며칠 사이에, 교동의 문학적 토양을 넓힐 수 있는 아주 귀한 소재를 확인한 셈이다. 다만 '동문선' 속의 '교동' 시와 '목은집'에 실린 그것의 해석이 다소 달랐는데, 그 점은 전문가들이 좀 더 연구해야 할 문제로 보였다.우리에게 과제를 던져주는 '교동의 문학'은 이색의 시뿐이 아니다.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도 작게는 교동, 크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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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오~~~ '수원 더비' 지면기사
국내 프로축구 출범 33년만에 첫 '지역 더비' 특별종합운동장 1만2천 관중 열띤 응원으로 탄생 축하수원시, 흥행 앞장… 시청앞 '승리의 거리' 계획도2016년 5월 14일은 대한민국 프로축구사에 있어서 특별한 날이 될 것 같다. 그것도 '스포츠 도시'의 중심인 수원에서 말이다. 이날은 한 지역을 같은 연고지로 사용하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 삼성과 수원FC가 첫 '수원 더비'를 치렀다. 이는 1983년 국내 프로축구가 출범한 후 33년 만의 일이다. '수원 더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프로축구 K리그도 '지역 더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지역 더비'는 세계 축구팬에게는 이미 알려진 흥행거리다. 그 대표적인 더비가 이탈리아 세리에A의 '밀란 더비(AC밀란-인터밀란)'를 비롯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더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마드리드 더비(레알 마드리드-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다. 또 아시아에선 이란 '테헤란 더비'(에스테그랄-페르세폴리스)와 중국 '상하이 더비'(선화-상강)가 유명하다.국내에서도 '수원 더비'가 다양한 흥행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첫 번째 '수원 더비'의 주인공인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90분 동안 사력을 다한 선수들 대부분은 승자와 패자 없이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양 팀 선수들은 후반 38분 결승골이 나온 뒤 끝날 때까지 치열한 승부를 벌였다. 특히 공격축구로 일관해 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기고 있는 팀이나, 지는 팀 할 것 없이 안정된 수비보다 공격축구로 축구의 묘미를 보여줬다. 수원종합운동장은 이날 수용 인원 보다 많은 팬이 찾아왔다. 프로축구연맹이 공식 발표한 관중수는 1만1천866명이다. 그러나 실제 1만2천명을 넘어섰다. 수원시와 양 구단, 프로축구연맹 모두 '수원 더비'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증거다. 2016시즌 첫 번째 수원 더비는 이렇게 탄생됐다. 수원종합운동장은 과거 수원 삼성의 홈 구장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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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우자동차와 한국GM 지면기사
인천시민 30년간 '대우자동차' 관심·사랑 베풀어이젠 '한국GM'이 지역발전 실질적 결과 내놔야'향토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는지 반성하면서IMF의 여파로 인해 향토은행인 경기은행이 1998년 6월 퇴출됐다. 은행 퇴출직전 위기를 감지했던 언론사들과 지역 정·재계와 관계 및 시민들은 '경기은행 퇴출 저지'를 위한 대대적인 시민운동에 돌입했다. 하지만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1969년 인천은행으로 시작, 지역경제의 큰 버팀목이었던 경기은행은 탄생한 지 30년도 안돼 사라졌다. 다음 해 경영난에 처한 대우자동차 살리기 운동은 그래서 더욱 절실했던 기억이 난다. 1999년 9월 대우차 본사가 있는 인천시 부평구는 대우자동차 살리기 운동 선포식을 가졌다. 행사에 참석한 공무원과 구의회 의원, 대우자동차 간부 등 500여명은 '대우자동차 살리기'란 문구가 적힌 어깨띠와 리본 등을 착용하고 부평역∼대우자동차를 행진하며 가두캠페인을 벌였다. 대우자동차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택시회사나 화물운송업체, 지역 내 기업체 등에 대우차를 우선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철역이나 시장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는 대우차를 돕자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2000년 3월 대우자동차는 결국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그러자 인천시민들은 또 나섰다. 같은 해 6월 당시 최기선 인천시장을 공동의장으로 하는 인천지역 자동차산업 살리기 범시민협의회는 '대우자동차 살리기 범시민 운동'을 시작했다. 인천 전역에서 대우자동차 살리기 100만 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대우자동차 사주기'에 돌입했다. 2001년 대우자동차가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GM에 매각돼, 'GM대우'로 재출범한 이후에도 대우살리기는 계속됐다. 인천 정치권도 나서 2008년에는 정부가 GM대우 등에 대한 조속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는 간담회를 여는가 하면 인천시는 '전 시민 대우차 사주기 운동 결의문'을 다시 한 번 채택했다. 시 산하 구·군과 지방공기업 등 공공기관은 업무용 차량을 GM대우차로 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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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업 이윤이 시민 생명보다 우선하는가 지면기사
옥시제품 사망 70명 등 피해자 1천여명에 달해가습기 살균제 가해 13개기업 구상금 지급 거부수사 빨랐더라면 증거인멸 더 줄일 수 있었을 것독극물이 든 약품을 복용한 시민들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에 현명하게 대처한 존슨앤존슨사의 일화는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모범사례다.1982년 9월 29일 시카고에서 열두 살짜리 소녀(메리 켈러만)가 초강력 타이레놀 캡슐을 복용한 지 한 시간도 안 돼 사망했다. 같은 날 아침, 우편 배달원 애덤 제이너스 역시 이 약을 먹고 사망했다. 장례를 치른 애덤의 형 제임스와 형수 테레사도 애덤의 욕실에 놓여 있던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이틀 만에 사망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 도시에서 초강력 타이레놀을 복용한 시민 7명이 목숨을 잃었다.경찰 조사결과 희생자들이 복용한 타이레놀마다 치사량을 훨씬 넘는 시안화칼륨(청산가리)이 들어 있었던 것이 밝혀졌다. 경찰은 사망자들이 복용한 타이레놀은 각기 다른 공장에서 생산됐고, 구매처가 다른 점으로 미뤄 누군가 약품 유통과정에서 허술한 포장을 뜯어 청산가리를 넣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회사 측에선 현상금까지 걸었지만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존슨앤존슨은 첫 번째 사망 보도가 나간 일주일 뒤 문제의 약품을 전국에서 모두 회수했다. 전량 회수 방침은 소매가 기준으로 1억달러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존슨앤존슨의 시장점유율은 35%에서 8%로 폭락했다. 엄청난 손해를 입었음에도 존슨앤존슨은 유가족을 위로하고 회수 전담 부서를 마련했다. 시민들의 공포심을 덜고 언론에 대응하기 위해 무료 상담 전화 1천800대를 설치 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제임스 버크 회장도 직접 언론 매체와 뉴스, 토크쇼 프로그램에 나와 공개 사과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사건 발생 직후 존슨앤존슨은 조작이 불가능한 '타이레놀 젤캡'을 개발했다. 같은 해 11월 11일에는 3중 밀폐 방식의 제품을 내놨다. 이런 노력 덕분에 사건이 발생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시장점유율은 다시 29%로 상승했고 시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이후 29년 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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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마음 다치지 않게' 지면기사
'갑질 횡포' 법적대책 없이는 감정노동자 못 지켜줘국회마저 '특권 내려놓기' 법안통과 여전히 오리무중근로자들 상처입지 않도록 관련법안 빨리 마련돼야'갑질' 논란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땅콩 회항 사건과 백화점 매장 직원의 무릎을 꿇린 고객, 자신의 운전기사에서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기업 대표 등등…. 잊을 만하면 언론에 오르내리는 갑질 횡포 사례다.갑질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甲)'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을(乙)'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상적으로 일컫는다. 부와 권력을 거머쥔 사람들(갑)의 횡포에,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은 불이익을 받고 상처를 받는다.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지난 4월 내놓은 '감정노동 근로자의 감정노동실태, 위험요인, 건강영향 연구'란 연구보고서에도 갑질 사례는 등장한다. 이 연구서를 보면 고객 대면 수준이 높은 50개 직종 노동자 1천198만명중 35.1%인 419만명이 고객에 의한 정신적·성적 폭력에 수준 이상으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난다.'갑질'은 감정노동자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어디에서나 '갑을' 관계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직원과 고객, 상급기관과 하급기관, 사용자와 노동자, 학부모와 교사, 교수와 제자 등등 모든 관계에서 '갑을' 관계는 형성된다.'갑을' 관계에서 '갑질'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특별 대우를 받기 원한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갑질'을 하게 된다. 상대의 약점을 잡아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받으려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이 최근 '갑질'과 관련된 책자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마음 다치지 않게'란 제목의 이 책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 배포용이다. 고객과의 대면이 많은 업종의 롯데그룹 측은 이 책자에서 마트와 백화점, 면세점 등등 계열사별로 다양한 갑질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성희롱, 추행 같은 범죄 사례들까지 수집해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 준다.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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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첫눈 공휴일' '소비 공휴일' 지면기사
부탄의 첫눈, 국민과 함께 기쁨 나누려는 국왕의 마음휴무 못 누리는 中企근로자·소상공인 상대적 박탈감우리의 실망스런 국정운영철학에 푸념만 나올 뿐정부가 어린이날 다음날인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내수경기 회복을 위해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대한상공회의소의 건의를 수용한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하고 보니 히말라야 산맥 기슭의 작은 나라 부탄이 떠오른다.부탄은 참으로 희한한 나라다. 1인당 국민소득이 2천달러 정도에 불과한 최빈국이지만 국민 100명 가운데 무려 97명이 '나는 행복하다'고 답할 정도로 행복지수 1위를 기록한다.뜬금없이 이 작은 나라가 떠오른 것은 이러한 보잘것 없는(?) 경제 규모나 이에 대비되는 행복지수 때문만은 아니다. 정작 눈길을 끄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휴무시스템이다.부탄에 첫눈이 오면 그 다음 날은 공휴일이 된다. 부탄이 눈이 귀한 나라는 아니다. 전 지역에서 눈을 쉽게 볼 수 있으며 특히 해발고도 3천m가 넘는 북부 고산지대는 늘 겨울이다. 그럼에도 불구, 첫눈 공휴일이 생긴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1년 내내 눈을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열대의 섬나라 자메이카라면 모를까.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쿨러닝'을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듯 싶다. 어쨌거나 부탄 하면 이 나라의 국민들이 활짝 웃으며 두 손 벌려 첫눈을 맞이하는 풍경이 떠오른다.다시 현실로 돌아와 우리나라의 임시공휴일을 들여다본다. 눈 내린 부탄의 산야에 머물렀던 감성이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진다. 부탄의 첫눈 공휴일과 우리나라의 이번 임시공휴일이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이리라.우선 공휴일의 콘셉트를 보자. 부탄의 첫눈 공휴일에선 '여유와 낭만'이라는 정신적 요소를 엿볼 수 있다. 반면 이번 임시공휴일은 '소비와 경제'라는 물질적인 요소에 매몰돼 있다. 공휴일의 수혜자 또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부탄에서 첫눈 공휴일은, 눈이 많이 내려야 지정된다. 첫눈의 기쁨에서 소외되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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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수도권 국회의원들의 소명 지면기사
그동안 영·호남 패권정당 경쟁에서 주변인 기능여야 초월 협의체 구성 입법·현안 토론 정례화해야합리적 정치문화 중심으로 변해야 혁신은 완성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한 4·13총선이 끝난 게 10여 일 전의 일이지만,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여진은 내년 대선까지 간단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진앙인 대구, 부산에서 발생한 강진이 수도권 불의 고리를 강타해 지지기반이 붕괴됐다. 더불어 민주당은 국민의 당과의 충돌로 궤멸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수도권에서 새누리당 지각판을 타고 올라 1당의 지위를 차지하는 망외의 소득과, 호남 발판이 꺼지는 패배 사이에서 표정관리 중이다. 국민의 당은 정당투표 2위를 차지하고 호남을 확고하게 장악해 향후 정국의 균형자 역할을 떠안았다.국민은 4·13 총선을 통해 정치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주었다. 모든 패권을 부정했다. 새누리당의 친박·비박 패권은 대구·부산에서 부정당했고 수도권에서 박살났다. 더불어 민주당의 친노 패권은 호남에서 축출당했고, 호남의 신흥 패권인 국민의당은 수도권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국민은 어느 패권에게도 과반의 권력을 주지 않고, 여야 3당을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에 끌어다 앉혔다. 과점 권력의 공백은 정치판에 대화와 협상의 여백을 만들었고, 국민들은 이제 그 여백 속에서 어느 세력이 합리적이고 도덕적이며 미래지향적인지 지켜보자는 심산이다. 이는 정당이든 권력의 여백을 우리 정치문화의 획기적 전환의 장으로 만들어내는 경쟁에서 앞서는 정당이 차기 정권을 차지할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정치여백에 새로운 정치문화를 여는 것이야말로 20대 국회의원들의 소명이다. 하지만 정당이 정치문화 변혁의 선두에 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물이 주도하는 민주주의에 익숙한 정당들은 대선이 가까이 올수록 유력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패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 때마다 몰표를 양산하는 지역주의 투표성향이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대 총선을 통해 영·호남에서 지역주의를 극복한 희망 사례가 몇 건 발생했지만, 대선에서는 영·호남 모두 또다시 패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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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손학규 VS 김문수 지면기사
金, 고향이자 텃밭인 대구서 고배 대권도전 '먹구름'孫, 중도개혁 이미지 대중에 어필 주가 상승세두사람 대선까지 어떤길 갈지 정치권·경기도민 관심4·13 총선을 계기로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던 손학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김문수 새누리당 전 보수혁신특별위원장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내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총선이란 강에서 손 전 지사는 자파들이 대거 원내에 진출하면서 정계복귀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에 김문수 전 지사는 양지에서 직접 원내 진출을 통해 대권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첫 도강에 실패하면서 차질을 빚게 됐다. 내년 12월 대선까지 두 사람이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정치권은 물론이거니와 경기도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손학규·김문수 전 지사는 시작은 같은 길을 걸어왔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영입으로 집권여당에 입성한 두 사람은 10년전쯤부터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난 1993년 광명에서 보궐선거로 정계에 데뷔한 손 전 지사는 재선 성공후 1998년 도지사 선거에서 패배, 정치권에서 첫 쓴잔을 마셨다. 2000년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르며 재기했고 2002년 도지사 선거에서도 당선돼 단숨에 대권 반열에 올랐다. 2006년 임기를 마친 손 전 지사는 이후 10년간 풍찬노숙의 연속이었다. 4년간의 도지사 임기를 끝내고 민심 대장정을 통해 전국을 누비며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2007년 한나라당 대권 삼국지에서 밀려나자 미련없이 당을 떠나 민주당에 입당해 대권에 도전했지만 당내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당 대표로서 패배하고 춘천에서 2년간 칩거하다가 2011년 성남분당을 보궐선거에서 다시 원내 복귀했다.저평가 우량주로 불리는 손 전 지사는 2년 전 수원병 보궐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계은퇴 선언후 전남 강진의 토담집 칩거로 사실상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의 삼고초려 지원유세요청을 정계은퇴 명분으로 거부했다. 그러나 측근 인사들의 사무실을 돌며 개별 지원은 아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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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마인드 컨트롤 지면기사
메이저리거 박병호, 긍정적 성격 갖기위해 잘 이용양궁·골프선수들도 감정 가다듬어 자신감 키워우리도 자신 되돌아보고 상대 배려해보면 어떨까요즘 국내 스포츠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한국 선수들 얘기를 해보자. 올해에는 메이저리그에 뛰는 한국 선수들이 즐비하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선수들 이름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추신수, 류현진, 박병호, 이대호, 김현수, 오승환' 등. 추신수를 제외하면 모두 지난해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잘 나갔던 스타들이다. 그런 그들이 더 큰 도전을 위해 올해에는 빅리거 무대에 섰다.한국 메이저리거의 현재 적응기는 어떨까. 결과적으로 박병호와 오승환·이대호는 맑음이고, 류현진과 김현수는 흐림이다. 부상에 시달리는 추신수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표현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이 중에서도 박병호의 성공 스토리는 대단하다. KBO리그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개막 전부터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투수들에게 밀릴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여전히 거포 본능을 드러내며 미네소타 트윈스 홈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특히 박병호는 1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140.8m짜리 초대형 홈런을 날리면서 엄청난 괴력을 발휘했다. 그가 날린 이 날 홈런 비거리는 올해 메이저리그 2번째로 멀리 날려보낸 것이라고 한다. 그는 이전까지 매 경기에서 삼진 아웃을 당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거포 본색을 보여주면서 2연승을 견인, 홈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미네소타 공식 트위터에는 박병호를 뜻하는 '박뱅'의 해시태그(Hash Tag)를 한글로 올렸고, 친절하게 '홈런 박병호'라고 한글로 번역해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마인드 컨트롤은 '스스로 자신의 생각과 행동, 감정, 마음 등을 절제하고 조절하는 것'을 뜻하는데, 박병호는 긍정적인 성격을 갖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잘 이용한다. 그는 칭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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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새 당선자들에게 '황해문화'를 권함 지면기사
'전 지구적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슬로건겸허한 주춧돌·작은 디딤돌 역할 충실히 했으면이젠 국민의 걱정거리 되는 국회의원 필요치 않아또 한 번의 희한한 선거판이 끝남으로써 새로운 국회의원 300명이 선출됐다. 정치부에 소속돼 있다 보니 그런지 국회의원이 무엇을 하는지 잘 아는 줄로 여겼다. 그런데 선거운동이 진행되면 될수록, 각 후보자가 경쟁적으로 공약을 발표하면 할수록 국회의원이 뭘 하는 자리인지 알 수가 없게 됐다. 도대체가 개념을 잡을 수 없어, 국어사전을 펼쳤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를 이루는 구성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역시 막연하기는 마찬가지다. 선거공약만 놓고 보면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하는 일과 국회의원이 하는 일을 분간할 수가 없다. 모든 후보가 너나없이 그렇다. 구청장이나 군수가 해야 할 것 같은 동네 발전 공약이 온통 판을 치니 이럴 바에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구태여 따로 해야 할 이유가 있나 싶을 정도다. 당선자들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역할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잡지 못하고 있을 듯하다.이런 당선자들에게 인천에서 20년 넘게 발행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계간지 '황해문화'의 일독을 권한다. 새얼문화재단이 1993년 겨울 창간한 '황해문화'는 지금껏 목차 첫머리에서 '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슬로건을 빼놓은 적이 없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창간사를 볼 필요가 있다. "…'황해문화'는 세계적 시각에서 지역을 보고 지역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상호 침투적 시각을 견지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역사적 전환을 창조적으로 모색하는 겸허한 주춧돌이 될 것을 성심으로 다짐하는 바이다." 최원식 인하대 교수는 이렇게 창간사를 갈무리했다. '황해문화'는 23년 전 이미 '내가 서 있는 자리'와 '내가 바라보는 먼 곳'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어야 창조적 미래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전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은 지금 우리의 국회의원들에게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