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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꼭두각시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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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꼭두각시놀음 지면기사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러온 대통령 탄핵 국회 통과中 '요 임금'처럼 덕망있는 인사 찾으려는 노력 필요국민들 사생활·능력보며 걱정없어야 훌륭한 지도자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통과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돼 헌법과 법률 위반 혐의를 주요 사유로 탄핵 소추를 받은 박 대통령은 헌법상 대통령 권한 행사가 이날 저녁 정지됐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가려진다. 최순실 게이트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비롯한 각종 국정 관련 서류를 넘겨받고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등의 불법 모금에 관여한 데다 딸의 입학 부정까지 주도한 사실이 드러났고, 박 대통령이 이를 묵인하거나 도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최순실의 국정 농단으로 분노한 국민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어 나와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9일 첫 주말집회 이후 12월 3일까지 6차례 동안 보여준 국민들의 뜻은 결국 국회 탄핵안을 가결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0일 열린 7차 촛불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요구가 더욱 거세졌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과 관계없이 박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매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와 주말 대규모 광화문 문화제를 계속 개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최순실 게이트에서 중국 한(漢)나라 영제(靈帝, 156~189년) 때 십상시(十常侍)를 떠올린다. 환관(宦官) 열 명이 나서 어린 나이에 즉위한 황제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 이들 10인의 환관을 일컬어 십상시(十常侍)라 한다. 관직에 가격을 매겨 팔고 토지세를 늘리는 등 호가호위하는 환관들이 횡행했다. 궁궐은 국가 최고 권력기구인 황제의 공식적인 집무실이자 사적 생활의 공간이다. 당시 궁궐에는 황제와의 사적인 관계를 이용하여 호시탐탐 대권을 노리는 황후의 일족인

  • [데스크 칼럼]'혼돈 정국'에 혹한기 맞은 우리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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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혼돈 정국'에 혹한기 맞은 우리 경제 지면기사

    고용사정 악화·가계부채 증가 등 온갖 악재만국제적 신인도 하락… 정치권, 뼈저리게 각성해야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 정국에 발목 잡힌 국내 경제 상황이 불안하다. 갈수록 심해지는 불황을 만성적으로 호소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은 현 경기를 '지난 외환위기보다 더 심한 정도'로 표현한다. 국민들이 느끼는 불황의 강도는 갈수록 커지는 데 각종 경제지표는 뭐 하나 유리한 것이 별로 없다. 고용사정 악화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 소위 불황 지표로 나타나는 온갖 악재만 난무할 뿐이다. 실물경기 체험의 바로미터격인 자영업자들이 생업전선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혹독한 지경'이라는데 이견을 달리하지 않는다. 김영란법 발효 이후 업종 간 명암으로 경기를 일시 끌어내렸다면 최순실 정국은 경기 전체를 통째로 삼킨 블랙홀과 같은 크기로 힘든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앞길이 험난한 지금의 우리 경제는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 등 대부분 지표에서 가리키는 부정적 방향성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소득 정체와 실업, 경기전망 불안 등 어느 것 하나 긍정적이고 희망적 지표를 찾기 힘들 정도다. 줄곧 하락세 경고가 나오고 있는 급박한 상황은 가계와 기업의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경제 동력과 활력을 빼앗아 다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조선·해운업 등의 구조조정과 삼성 갤럭시노트7 판매 중단 등에 따른 수출 동력 약화, 내수 및 소비 위축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 대선 이후 자국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 노믹스, 금리인상 공포, 브렉시트 이후 남은 변수 등의 국제적 불안감이 국내 경제 방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변 여건도 도와주질 않는 꼬일 대로 꼬인 형국이다. 이러다 보니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대통령 퇴진과 맞물린 대규모 촛불집회 등 혼돈에 빠진 우리 경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에서 시작된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금융시장 위축 등은 외국인들의 투자 이탈을 촉발

  • [데스크 칼럼]망(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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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망(忘) 지면기사

    매일 터지는 국정농단 비리·의혹… 무능한 정치권…올해엔 나라 망친 위선자들 잊고 싶은 망년회될 듯2016년 새해 각오를 다졌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올해도 채 한 달이 남질 않았다.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여기저기서 연말 모임 소식이 들어올 시기다. 지난 일년을 되돌아보면서 반성하고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도 드리고, 동료들끼리 격려하고 위로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게 연말모임의 취지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모임을 '송년회(送年會)'라고 부르기도 하고 '망년회(忘年會)'라고 부르기도 한다. 요즘은 연말모임을 망년회보다 송년회로 부른다. 망년회가 일본에서 온 말이란 이유도 있고, '망'이라는 어감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그러나 뜻으로 보면 송년회(送年會)보다는 망년회(忘年會)가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망년(忘年)은 '나이를 잊는다'는 뜻이다. 이미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쓰였던 말이기도 하다. '망년지우(忘年之友)'나 '망년지교(忘年之交)'는 나이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친구로 깊이 사귄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 해를 보내는 송년(送年)보다는 나이도 잊고 한해의 모든 괴로움도 잊자는 모임이 망년(忘年)의 뜻이겠다.굳이 망년회(忘年會)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정말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해를 마무리할 때쯤이면 다가오는 새해에 대해 설렘이 일기 마련이다. 올해보다 나은 목표를 세우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계획을 그려보기도 하지만 안팎으로 정세가 불안한 상황이다 보니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국정농단이 어디까지 치닫게 될지 끝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일 새로운 비리와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은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학생들과 어린아이들까지 부모의 손을 잡고 나라를 걱정하는 판이다.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도 우리나라에는 호재(好材)보다 악재(惡材)가 더 많을 것 같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연일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강도 높게

  • [데스크 칼럼]동티모르에서 보내 온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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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동티모르에서 보내 온 사진 한 장 지면기사

    몇년만에 피붙이에 생뚱맞은 메일 '시국 간담회''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한인들의 심정 고스란히 이역만리 '민초'들의 고국 사랑·걱정 대단함 느껴동티모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누님이 한 명 있다. 특유의 도전정신을 잘 아는지라 몇 해 전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로 훌쩍 떠날 때, 가족들도 만류 대신 응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정기적으로 한 인터넷신문에 싣는 글을 통해 동티모르에서의 근황을 접하곤 하는데, 낯선 곳에서 가치를 찾고 보람을 느끼는 그의 삶에 마음속으로나마 박수를 보내게 된다. 겸연쩍게도 가족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게 됐다. 최근 동티모르에서 벌어진 '작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를 묵혀버리기 아까워 쑥스러움을 무릅쓰고야 말았다.그가 동티모르로 떠난 뒤 처음으로 며칠 전 기자에게 이메일을 한 통 보냈다. 이메일의 제목이 참으로 거창(?)하다. '동티모르 한인 시국 간담회'. 한국을 떠난 뒤 피붙이에게 처음으로 보낸 이메일의 제목이 생뚱맞게 시국 간담회라니…. 이어 전화벨이 울리더니 "다른 나라의 한인들에 비해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바라보는 동티모르 한인들의 심정을 고국에 알리고 싶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몇 년 동안 전화 통화 한번 없었던 터라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고국을 걱정하는 한인사회의 분위기를 전하는 대목에선 허탈한 기색이 역력했다.박근혜 대통령이 대단하긴 한가 보다. 남녀노소, 보수·진보를 망라해 전 국민을 단결시키더니 가족 간 소통의 장까지 마련해 주니 말이다.첨부 파일을 열어보니 사진 한 장이 뜬다. 현지 한인들이 저마다 하고 싶은 말을 흰 종이에 담았다. '꼴등 대통령, 일등 국민!', '퇴진이 희망이다', '챙피해유 내려와유', '세월호 7시간! 진실은 절대 침몰하지 않는다'. 또 하나의 첨부파일은 '동티모르 한인의 고개를 떨구게 하는 고국의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한 간담회 참가자가 썼다는 글이다."뉴스를 보니 지도자는 한없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일반 국민은 차원 높은 시위 모습을

  • [데스크 칼럼]오너리스크 vs 정치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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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오너리스크 vs 정치리스크 지면기사

    최순실 사태로 대기업 총수들 줄소환 앞둬 '긴장감'대선앞둔 정치권 당리당략·유불리만 따져 '국정 표류'南지사 탈당, 연정 '시계제로' 현안사업 '갈팡질팡'오너리스크란 재벌 회장이나 대주주 개인 등 오너(총수)의 잘못된 판단이나 불법행위로 인해 기업에 해를 입히는 것을 통칭한다. 오너에게 모든 게 집중돼 있다는 것은 오너가 잘못했을 때 기업에 끼칠 수 있는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뜻한다. 오너 일가의 그룹 장악력이 극대화된 재벌 특성상 이들의 범죄행위는 시장 교란과 기업경영 파행, 나아가서는 국가·국민 경제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최순실 사태로 빚어진 국정혼란이 장기전에 돌입한 가운데 특검과 정치권이 재벌 회장들의 줄소환을 예고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774억원을 낸 53개 기업의 재벌 총수들이 뇌물공여혐의와 대가성을 놓고 검찰 조사를 받은데 이어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앞으로도 2차례 이상 증인석에 앉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재계는 총수들의 증인 출석 준비 등으로 내년도 사업계획수립과 조직개편 등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산적한 현안추진에도 적잖은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특검과 국정조사에 불려 나올 총수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GS그룹 회장) 등 9명이다. 국민경제와 직결되는 이들의 출석에 따라 한국경제의 앞날도 적지않은 타격을 받게 된다.오너리스크 못지않은 것이 정치리스크이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열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은 상실했고 주도권은 야권으로 넘어갔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당리당략과 유불리만 계산하면서 표류하는 국정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정치리스크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 정치불안은 경제를 쓸어담으며 일순간 국가의 존망까지 걸려 있다는 것을 우린 역사라는 학습을 통해 배웠다. 지금 우리가 처한 정치

  • [데스크 칼럼]위기를 기회로 만들 정치가가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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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위기를 기회로 만들 정치가가 간절하다 지면기사

    악행 전율 '잔혹동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입건광장서 4주째 朴퇴진 요구 '국민 집단이성' 외신 격찬소인배 정쟁 일관 정치권 탓 총체적 난국 꼬일까 걱정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공모자, 즉 피의자로 입건됐다. 검찰은 20일 "피고인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의 범죄사실과 관련해 상당 부분이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최순실 게이트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니 역사적 사건이다. 대통령의 혐의 내용이 대기업에게 금품출연을 요구한 직권남용 및 강요와 공무상 비밀누설이다. 치욕적인 혐의다. 대통령은 그 치욕을 감내할 의지를 보이는데 피해자인 국민은 스스로 부끄러워 망연자실이다. 가해와 피해의 전도에 가슴이 답답하다.지난 10월25일 박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대한민국 국민은 '대통령 박근혜'를 마음에서 지웠다. 이후 '막돼먹은 순실씨'의 악행이 속속 드러날 때 마다 대중은 한편의 잔혹동화에 전율했다. 도대체 누가, 어떤 상황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웠는지, 20년 가까운 은둔의 세월이 왜 신화로 둔갑했는지, 공주의 여집사는 어떻게 국정운영의 1인자가 되었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아무런 견제없이 파국을 향해 치달았는지···. 대통령의 민낯을 확인한 국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촛불을 켰다. 네번의 주말 촛불집회에 수백만명이 참여했다. 경찰과 시민단체의 추산을 따지는게 우습다. 형편없는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 대다수가 광장의 대중과 함께했음을 보여준다.국민은 광장에서 4주 연속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폭력의 개입을 차단하며 국민적 퇴진 요구의 진정성을 매주 이어가면서, 대통령이 훼손한 국격을 다시 세우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외신은 쓰레기를 주우며, 과격분자의 이상행동을 제어하는 100만 시민의 집단이성을 격찬하고 있다. 걱정거리는 늘 그렇듯 정치권이다. 국난의 위기에 맞서 국민이 보여주는 절제된 행동에 견주어 볼 때, 정치권은 그야말로 너무 황송한 국민을 모시고 있다는 생

  • [데스크 칼럼]대한민국의 마지막 희망은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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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대한민국의 마지막 희망은 축구다 지면기사

    대통령 비선실세들 스포츠판 뒤흔들어 텅 빈 곳간중국, '축구 굴기' 앞세워 亞축구계 점령계획 세워승부조작·대기업 지원 감소 등 '혼돈의 K리그'과거 1970~80년대 축구만큼 국민에게 희망을 준 스포츠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한·일전이 열린 날이면 국민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라디오에 의존하면서 현지 아나운서의 중계 소리를 들었다. 당시 한 아나운서는 생중계 도중 "슛~~~고 올~노골"이라는 말로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한국 축구의 승리는 가난에 지친 국민들에게 힘을 주는 청량제 같았다.이런 한국 축구가 요즘 아시아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어 안타깝다. 2018 러시아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우리이기에 더욱 힘이 빠진다. 한국 축구는 지난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희망을 주었다. 그러나 아직 마음 놓을 수 없는 처지다. 한국은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이란·우즈베키스탄·중국·카타르·시리아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홈앤드어웨이로 치러지는 최종예선은 총 10경기다. 이 가운데 5경기를 치러 3승1무1패로 이란(3승2무)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려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한다.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위기의 한국 축구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슈틸리케호는 2차 예선에서 8연승과 더불어 27골, 무실점으로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살렸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선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1차전부터 한 수 아래인 중국에 3-2 진땀승을 거두더니 시리아와 2차전에선 비겨 '이변'의 희생양까지 됐다. 카타르와 3차전에서도 3-2로 신승했지만, 이란과 4차전에선 0-1로 져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 위기'까지 몰렸다. 다행히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조 2위를 확보, '생명연장'에 성공했지만 갈 길은 멀다. 앞으로 남은 5경기는 4개월 뒤인 내년 3월부터 재개된다. 남은 기간 축구 대표팀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절실하다.한국 축구는 당면 과제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꼽고 있다.

  • [데스크 칼럼]2명의 '트 대통령'과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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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2명의 '트 대통령'과 한반도 지면기사

    트루먼, '전쟁 빌미·공산화 위기 탈출' 병주고 약 줘트럼프, 미군주둔비 100%부담 등 주장 '격랑 예고''정치인 불변·최순실 자괴감' 이래선 美와 상대 못해예전의 우리 신문에 실린 미국 대통령 이름을 보면 폭소가 터진다. 케네디 대통령은 '케 대통령',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아 대통령'하는 식이었다. 마치 박 대통령, 이 대통령 하듯이 한 것인데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표현이지만 당시에는 친근감의 표시였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로 하여금 미국인과 우리의 이름 부르기를 비슷하게 함으로써 일종의 동질감을 심어주려 했던 게 아니었던가 싶다. 이번에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를 이렇게 옛날식으로 하면 '트 대통령'이 된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 중 두 번째 '트 대통령'이다. 1945년부터 1953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트루먼이 선배 격이다.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촛불 인파를 보고서 2명의 '트 대통령'과 한반도의 처지가 자꾸 겹쳐졌다. 트루먼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있을 때 우리는 근현대 최대의 격변기를 보냈다. 해방과 동시에 미 군정 치하에 들어갔다. 그리고 분단이 됐고, 6·25 전쟁이 터졌다. 그 전쟁은 트루먼이 국무장관으로 앉힌 애치슨이 한반도를 미국의 방위라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한 게 주요 동인이 되었다. 북한 김일성과 소련의 스탈린에게 전쟁을 일으켜도 미국이 끼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준 셈이다. 트루먼 때 미군은 2번의 인천상륙작전을 펼쳤다. 우리가 다 아는 1950년 9월 15일은 두 번째다. 첫 번째는 1945년 9월 8일에 있었다. 이때 미군 사령부는 일본 도쿄에 있었다. 해방군으로 상륙하는 그 미군을 환영하기 위해 수 많은 인천시민들이 인천항 부두에 몰려갔다. 그런데 당시 질서유지를 일본 경찰이 맡았고, 그 일경이 쏜 총에 맞아 여러 시민이 죽거나 다쳤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어찌 이해할 수가 있겠는가.이렇듯 첫 번째 '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병 주고 약 주고를 반복했다. 전쟁의 빌미를 주기도 했고, 또한

  • [데스크 칼럼]최순실 난국(亂國), 영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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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최순실 난국(亂國), 영웅은 없는가? 지면기사

    '崔 막장드라마' 특급 조연들 충성정황 속속 드러나대권잠룡 포함 누구도 정치생명 걸겠다는 사람 없어하야·탄핵 등 이해득실만 따져 민심 흔들릴까 겁나최순실의 남자 차은택이 40여 일 만에 중국에서 숨어지내다 들어왔다. 비선 실세의 또 다른 핵심실세로 군림해온 차은택이 지난 8일 밤 10시 20분 인천공항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를 떨궜다. 불과 며칠 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취재진을 응시, 국민들의 따가운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CF 연기자처럼 눈물까지 보였다. 문화계 황태자로 막강한 무소불위 힘을 발휘해온 그가 남긴 흔적은 고양 K-컬처밸리를 비롯해 경기도와 인천광역시가 추진해온 굵직한 창조문화사업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일개 CF 감독이던 그가 최순실의 첫 비선 남자 고영태 전 블루K 이사를 팽 시키고 두 번째 비선 남자로 일약 등극한 배경에 더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차은택과 최순실을 연결해 준 가교자가 고영태 이외에 최순실의 친언니인 최순득씨 딸 장시호(개명 전 장유진)라고 소문이 퍼지면서 최순실 막장 비선 게이트의 본류가 다시 고영태→차은택→장시호→최순득으로 옮겨붙을 조짐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이화여대 체육특기생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대학 측이 특기자 선발 전형까지 바꿔가며 특혜입학시킨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장시호 역시 지난 1998년 연세대 체육특기생 입학전형에서 정유라와 비슷한 방법으로 특혜입학했다는 새로운 의혹보도가 속속 이어지면서 새국면을 맞고 있다.최순실 게이트의 조연급 조력자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비롯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 전 문화관광부 2차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최순실 주연·차은택 특급 조연 막장 드라마에 얼기설기 배치돼 스타급 조연 발탁을 꿈꾸며 제각각 폼나는 충성 연기경쟁을 펼쳐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차은택이 대학은사인 김종덕 전 문화관광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 전 수석, 광고업계 선배인 송성각씨 등을 직접 추천해 등극시킬 정도여서 '이게 나라입니까?'라는 국민적 분노를 촉발시

  • [데스크 칼럼]흘반난(吃飯難), 밥 먹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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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흘반난(吃飯難), 밥 먹기 어렵다 지면기사

    유득공의 詩 송경잡절에서 '최순실 파문' 떠올려'인간은 100년 못돼 간다 너무 아등바등 하지마라' 靑인사들 이해했다면 작금의 실망·분노 없었을텐데며칠 전 김진태 전 검찰총장으로부터 책을 한 권 건네받았다. '흘반난(吃飯難), 밥 먹기 어렵다'가 책의 제목이다. 김 전 총장과는 1990년대 말 인천지검 특수부장과 출입기자로 처음 연(緣)을 맺은 뒤 지금까지 1년에 몇 차례 식사 자리를 갖는 것으로 소식을 끊지 않고 있던 터다. 10여 년 전 불교의 성자 수월(水月) 스님의 생애와 사상을 담아낸 책 '물 속을 걸어가는 달' 이후 두 번째 책 선물이다. 그는 글머리에 "이 책은 원래 검찰을 떠나면서 짐을 챙기던 중 혹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하여 책상 위에서 나뒹굴던 시(詩)·문(文)을 한데 모아 퇴임식에 참석한 후배들에게 나누어 준 것이었는데, 어떻게 이것을 알고 달라는 사람들이 있어 부득이 인쇄하게 되었다"고 적었다.평생 법조인으로 한 길을 걸어온 그는 큰 스님들에게서 불교와 주역을 배웠고, 한문에도 능통하다. 한국, 중국의 한시와 문장, 불교 경전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음미하고 풀어낼 수 있는 내공을 지닌 그가 빚어낸 책을 받고 나니 126개의 시문중 난해한 내용도 많았다. 최치원, 두보, 이백, 원효, 소동파, 이황, 조식, 측천무후, 임제 등 역사의 굽이 굽이에 살다간 사람들이 당시 처한 상황에서 선택하고 포기하며 쏟아낸 시문들이다. 지은이 설명이 덧붙여지지 않았으면 참으로 오랜 시간 책과 싸움을 했어야 할 듯싶다. 서둘러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들춰보긴 했지만 김 전 총장이 오랜 시간 틈틈이 옛글을 찾아 읽고 덧붙인 소회를 모아 엮은 이 책을 하루 이틀에 이해하며 독파하기엔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 삶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늠하려면 몇 차례 더 반복해 읽어봐야 할 듯하다.책장을 넘기다 발해고(渤海考)를 저술한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 유득공의 시(詩) 송경잡절(松京雜絶)에서 '최순실 파문'을 떠올리게 하는 글을 볼 수 있었다. /황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