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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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남경필 연정은 빛 좋은 개살구다? 지면기사
불분명한 주요 파트너들 ‘들러리’라는 볼멘소리공직사회 ‘실무논의 컨트롤타워 누구인지’ 불만갓 1년… 시행착오로 본질적 가치 훼손될까 우려“밖에서 보기엔 번듯한데, 안에 들어가 보면 정리가 안된 집 같다.”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인사가 시행 1년을 맞은 연정을 이렇게 평했다. 남경필 지사에 우호적인, 아니 ‘남경필 사람’이라는 게 더 어울릴 법한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의외였다. ‘대박’이라고 호들갑을 떨지는 않더라도, 평균점 이상은 주려니 했던 짐작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연정의 이름 아래 이뤄지고 있는 사안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던 그는 급기야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빛 좋은 개살구라니, 겉만 번지르르했지 내용물은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 아닌가.“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더라”며 한껏 객관화시킨 이 평가의 근거는 우선 남경필 연정의 핵심 파트너가 불분명하다는 점이었다.취임 초기 남경필 연정의 파트너는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이었다. 도지사가 국회의원인 야당 도당위원장과 만나 연정의 틀을 논의할 때 사람들은 ‘당 대 당’ 연정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내 경기도의회로 주연이 바뀌었고, 나중엔 야당 몫 사회통합부지사가 연정의 한 축으로 등장했다. 1년여가 지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야당 도당, 도의회, 사회통합부지사 등 주요 파트너 모두 연정에 후한 점수를 주지는 않는 눈치다. 자신들이 ‘들러리’라는 불만도 감추지 않는다.공직 시스템과의 공조 부재도 거론된다.새 지사의 새로운 시도에 낯설어하던 공직사회는 정책수립과 예산편성 등 행정의 제반 분야에서 사사건건 연정이라는 ‘불필요한’ 걸림돌에 부딪쳤다. 야당·도의회와 연정을 한다면서 이렇다 할 매뉴얼도 지침도 없다 보니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다. 야당·도의회가 중요한 건 알겠는데, 도청에서 그들과의 실무 논의, 정무적 협의를 담당할 컨트롤타워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호소가 공직사회 곳곳에서 쏟아졌다. 정치인 지사의 정치 실험에 공직사회가 유탄을 맞고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이쯤 되면 연정이 빛 좋은 개살구였다는 평가도 무리는 아니다. 파트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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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또 다시 참사를 겪을 것인가 지면기사
인현동·화성 씨랜드 화재 당국 관리소홀로 ‘참사’방재설비 설치의무 없는 ‘코인노래방’ 사고 취약국민안전처, 더이상 희생없는 예방대책 내놔야■인천 중구 인현동 화재 참사= 1999년 10월 30일 저녁 7시경 인천시 중구 인현동에 위치한 상가건물에서 불이나 2층 호프집과 3층 당구장에 있던 10대 청소년 등 손님 52명이 불에 타거나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71명은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건물 지하 노래방 내부수리 공사장에서 발생한 불이 계단을 타고 2층과 3층으로 순식간에 번져 2층 호프집에 있던 120여명의 청소년 상당수가 희생을 당했다. 호프집의 내부구조는 탁자와 의자들이 빽빽이 들어차 통로 공간이 겨우 한 사람이 다닐 수 있을 만큼 비좁게 만들어져 사고 당시 미처 대피할 공간을 찾지 못한 채 서로 뒤엉켜야 했다. 사고 당일 화재시 인화성, 유독성 물질로 만들어진 내부 구조물로 인해 불은 순식간에 확산됐고, 매캐한 유독가스로 인해 질식한 사상자가 많았다. 창문이 있기는 했으나 구조변경을 할 때 통유리로 바꿔 달고 합판을 덧붙여 비상시에 쓸 수 있었던 탈출구를 막았다. 불이 시작된 지하 노래방 천장에 설치된 ‘확산소화기’가 화재 당시 공사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모두 제거돼 초기진화에 실패하면서 사고가 커졌다.■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 1999년 6월 30일 새벽 경기도 화성군(현 화성시)에 있는 청소년 수련시설인 놀이동산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모기향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 잠을 자고 있던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났다. 사고 당시 씨랜드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497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47명 등 모두 544명이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긴 유독가스와 건물 붕괴위험 등으로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수련원은 콘크리트 1층 건물 위에 52개의 컨테이너를 얹어 2~3층 객실을 만든 임시 건물로, 청소년수련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고 여러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구조물이었다. 생활관에는 화재경보기가 있었으나 불량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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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노후가 불안한 베이비붐 세대 지면기사
한때 경제 주역이 경제에 부담 주는 ‘불편한 진실’자녀교육·부모 부양에 번돈 쏟아 ‘노후준비 부실’‘고용보험법 개정’ 늦었지만 지금이 적기일 수도100세 인생 시대다. 그러나 슬프게도 이를 받아들일 우리의 사회적 여건은 성숙해 보이질 않으니 걱정이다. 특히 베이버붐(1955~1963년 출생) 세대의 퇴장이 현실이 됐음에도 무대책이 대책인 것 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걱정 중 단연 으뜸이다. 이들 세대의 퇴장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공적연금, 주택 패턴, 저축 및 소비 성향 등 사회 곳곳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 나름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대책보단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노후 걱정에 닫힌 이들 세대의 지갑은 벌써 소비위축이란 징후까지 만들고 있다.싼 금리에 은행 수신고만 늘어나는 이론상 이해할 수 없는 기 현상치의 해석 역시 마찬가지다. 시대적 경제를 이끌었던 이들 세대의 퇴직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불편한 진실이 되고 있다.외국계 시중은행에 근무하며 동창들 사이에 나름 상징적 존재였던 친구의 고민을 들어볼 수 있었다. 최근 단행된 자신의 은행 지점장 인사가 예년과 다른 64년생 이하 직원들만 포함시켜 이뤄졌다고 한다. 은행의 꽃 격인 지점장에 이제 갓 50이 된 직원들만 해당하는 예년과 다른 ‘인사 잔치’ 분위기를 설명했다. 결국 나이 많은 선배들의 희생과 퇴직을 담보로 일어난 파격적 인사로 귀결됐다. 이어진 얘기는 더 충격적이다. 조직에서 희망퇴직을 내지 않은 친구와 같은 고령(?)의 직원들은 한 부서에 모여 개인 금융거래나 취급하는 ‘직급 고려장’을 경험하고 있을게 뻔하다. 한때 구조조정 당시 칼자루를 쥐기도 했던 한때 잘나가던 친구 역시 세월에 밀려 직장 내 야인처럼 쓸쓸한 퇴장을 맞이할 현실이 왠지 씁쓸하다.우리 사회는 50대 관리자들이 언제 무슨 꼬투리를 잡아 대기발령을 받아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분위기로 받아들인다. 현재 50대 이상의 경제활동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다. 자녀교육과 노부모 부양에 번 돈을 모두 쏟아 부은탓에 노후준비가 부실한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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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누가 함부로 ‘도란스’를 내리는가 지면기사
인하대 문과대 구조조정 교수·학생들 상실감 커취업률·국비지원 그림자만 보이는 동굴에 가둘건지…학문의 근원 ‘인문학 차단’은 대학 정체성 부정행위‘도란스’. 트랜스(trance), 즉 변압기의 일본식 표현이다. 몇년 전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는 도란스에 얽힌 일화 하나를 다시 꺼내본다. 대학의 학과들이 통폐합되면서 학부제로 바뀔 당시, 한 대학에서 있었던 실화라고는 하는데, 다시 음미(?)해봐도, 아무래도 유머에 가깝다.모 대학에서 전기·전자·전파공학과가 한 학부로 통합됐다. 이들 학과는 연구비를 비롯, 상당한 예산이 걸린 프로젝트 수주 등을 놓고 서로 적잖은 갈등을 겪었다. 그러던 중 이들 세 학과가 참여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먼저 전파공학과 교수가 열변을 토했다.“요즘 휴대전화 없는 사람 있습니까? 21세기는 정보통신의 시대입니다. 통신은 곧 나라의 경쟁력인 만큼, 전파공학과에 연구비를 몰아줘야 합니다.” 이어 전파공학과 학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이에 질세라 전자공학과 교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컴퓨터와 최첨단 전자제어장치 없이 정보통신이 가능합니까? 당연히 연구비는 우리 과로 돌려야 합니다.” 이번에는 박수는 물론 구호까지 터져나왔다.마지막으로 전기공학과 교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청중석에서 분에 못이겨 씩씩대는 같은 과 학생에게 한마디 던지는 것으로 강연을 끝냈다. “야! 나가서 도란스 내려!”최근 인하대 최순자 총장의 문과대학 축소 방침을 접하면서 이 해묵은 유머가 다시 떠오른다. 인문학은 모든 학문과 교육의 토대다. 전파공학, 전자공학을 가능하게 해주는 ‘전기’와 비슷하다. 그런 학문이 시장논리에 밀려 홀대받는 상황이니 이 대학 문과대 교수· 학생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폐지가 거론되는 철학과 등 일부학과 학생들은 정말이지 도란스를 확 내려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최 총장이 문과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인하대가 내년 초 교육부에서 공고할 예정인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 선도대학)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준비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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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 야구는 맛있다 지면기사
‘2015 WBSC 프리미어12’ 일본에 극적인 역전승‘3번째 도쿄대첩’… 日 얄팍한 수작에 굴복 안해결승전서 박병호 3점홈런 국민들에 큰기쁨 안겨줘야구 때문에 속이 시원하다.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 기분이다. 그렇게 얕은 수를 써서라도 초대 우승컵을 가져가려고 하는 일본의 속셈을 보기 좋게 무너트렸고, 야구 종주국 미국 마저 제압했다. 빠른 야구와 정밀한 타구, 그리고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 속에서의 희생정신은 한국 야구의 맛이다. 정말 야구 맛있다.한국 야구사에 있어 가장 통쾌한 기억은 역시 ‘숙명의 라이벌’ 한·일전 일 것이다. 이 가운데 2015년 11월 19일은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새로운 역사가 세워진 날이다. 잘 난 맛에 살았던 일본은 한국 야구에 침몰당했다. 한국은 일본과의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준결승전에서 9회말 4-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시속 160㎞의 강속구를 뿌려됐던 일본 투수들은 한 순간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패색이 짙었던 순간에도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11·19 도쿄돔 대첩’을 완성 시켰다.한국 야구사에 있어 도쿄 대첩은 이번이 3번째다. 2006년 3월 5일,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첫 번째 도쿄돔 대첩이 나왔다. 당시 1-2로 뒤진 8회초 1사 1루에서 이승엽은 이시이 히로토시에게서 역전 우월 투런포로 역전승을 거뒀다. 우리는 이 경기를 도쿄 대첩의 서막이라고 했다.그로부터 3년 뒤인 2009년 3월 9일. 2번째 도쿄 대첩이 재현됐다. 제2회 WBC A조 1-2위 결정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1-0으로 물리친 것이다. 승리의 주역은 ‘봉의사’ 봉중근 이었다. 선발 투수 봉중근은 일본의 강타선을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리고 세 번째 도쿄 대첩이 나왔다. 더 반전이었다. 한국 타자들은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에 막혀 7회까지 단 1안타만 쳤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아웃카운트 3번의 기회에서 반전을 일으켰다.이번 대회가 더 속시원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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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인천의 가치찾기와 토정의 비결 지면기사
컨트롤타워 없어 ‘억지성 가치 재창조사업’ 많아토정 ‘개인 잇속 차리지 않은 어부’ 최고인물 꼽아타시도와 대결구도 벗어나 한반도 전체 연계시켜야인천 연관 인물 중에는 토정(土亭) 이지함(李之함)이 있다. 토정은 16세기 조선의 학자이자 기인인데 ‘토정비결’의 저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토정과 인천을 연결하는 매개로는 의병장 중봉 조헌과 소설 ‘임꺽정’을 들 수 있다. 인천의 율도를 개척한 중봉 조헌은 토정에게서 학문을 배운 막역한 사이였으며, 계양산에서 검술을 배운 임꺽정과는 제주도 가는 길동무가 되기도 했다. 토정 이지함은 인천의 인물과 인천의 문학을 훑어가면서도 빼놓기가 쉽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확실한 인천 연관 인물이다.인천시가 2016년도에는 유정복 시장이 화두로 던진 ‘인천의 가치 재창조’ 사업에 집중할 모양새다. 토정 이지함을 먼저 얘기한 것은 인천의 가치를 말함에 있어서 토정의 인물관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인천시는 아직 무엇이 인천의 가치인지 뚜렷한 개념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 중 1천300억원이 넘는 돈을 ‘인천 가치 재창조’ 사업에 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세부 항목별로 보면 많은 부분이 억지로 인천의 가치란 말만 붙여 놓은 것들이다. 이 사업을 끌고 갈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인 듯하다.모든 일은 어떤 사람이 진행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리 나타나게 마련이다. 인천의 가치 재창조 사업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토정 이지함의 상상을 뛰어넘는 독특한 인물관을 보자. 한반도 전국을 누비며 수많은 인물과 교유한 토정이 최고로 친 인물은 양반계층이 아닌 충청도와 전라도를 오가면서 고깃배를 부리는 어부였다. 부인과 외동딸, 이렇게 셋이서 배를 집 삼아 생활했다. 토정이 보기에 배를 부리는 기술이며 잡은 고기를 요리하는 솜씨가 당대 최고였다. 토정이 이 솜씨로 하여 최고의 인물로 친 것이 아니다. 그의 상도(商道)에 있었다. 외동딸이 엄마가 밖에 나간 사이에 고기를 팔게 되었다. 딸은 엄마에게 값을 잘 받았다면서 자랑했다. 엄마가 두 배나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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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국가산업단지 노동인권이 이정도라니… 지면기사
반월·시화산단 근로시간 ‘최고 53.4시간’ 충격곳곳 설치된 CCTV ‘근로자 일거수 일투족’ 감시불량률 높다는 이유로 ‘폭언 시달린 관리자’ 자살도“사랑하는 친우(親友)여, 받아 읽어주게. / 친우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이하 생략)”1970년 11월 서울 청계천 봉제노동자 전태일이 학교 동창들에게 남긴 유서다. 만 4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국내 노동운동사의 한 획을 그은 그의 죽음은 해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꽃다운 20대 청년의 분신(焚身)이 당시 유명무실했던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노동자들의 권익보호 파수꾼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폭제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화가 발달하고 고용환경 또한 시대변천상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면서 정규직, 파견근로자, 기간제 근로자 등 같은 일을 하고도 노동신분의 지위는 또 다른 서열화를 낳았고, 노동인권 사각지대가 생겨나고 있다.그가 번번이 퇴짜를 맞으면서도 동분서주 찾아다니던 노동청은 지금 고용노동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 사이 제2, 제3의 전태일과 같은 노동항쟁사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이 덕에 근로자들의 노동권이 사회 이슈화되고 숱한 투쟁을 통해 법정 근로시간과 최저임금 현실화, 최저 시급 보장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으로서의 위상이 어느 정도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경인일보가 보도한 최대 국가산업단지인 반월·시화산단 근로자들의 감춰진 노동인권 실상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반월·시화산단 입주업체는 지난 7월말 기준 1만8천855개다. 이중 종사자 수 50명 미만 업체가 전체 96%인 1만8천156개다. 반월·시화산단 전체 입주업체 평균 월 임금은 179만5천원, 시급 6천596원으로 전국 평균 월 임금 231만4천원, 시급 1만705원에 비해 턱없이 낮다.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5천580원을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근로시간도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나 반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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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항안전 치외법권 누가 만드나 지면기사
관세청, 위험물·일반화물 함께 보관토록 개정 추진항공사 창고 취급 늘어 ‘안전관리 더 허술’ 지적소방관·안전담당자 출입 사전승인 받아야 한다니…인천국제공항이 지난해 이용객 4천5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제공항협의회(ACI)의 기준을 훌쩍 뛰어 넘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공항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올 인천공항 이용객 규모를 지난해 대비 5.8% 성장한 4천814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항공화물도 259만t에 달하고, 항공기 운항 횟수는 31만회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항공운송 실적 뿐 아니라 공항운영과 서비스 분야에서도 정상급 공항임을 입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인천국제공항 위험물 저장시설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은 물론 국내법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위험물질인 방사능물질, 독성·오염물질, 고압가스 등을 저장할 시설이 없다. 국민안전처는 인천공항의 이런 상황을 감안, 항공기에서 내려진 위험물은 공항내 어느 곳에도 보관하지 말고 화주가 즉시 찾아가라고 지침을 내려놓은 상태다. 공항 안전을 위한 조치다. 하지만 그 이전까지 항공사, 지상조업사, 위험물 운송업체 등이 어떤 위험물 관리시스템과 매뉴얼을 따랐는지 알 수 없다. 위험물 관리에 있어 ‘안전’은 뒷전이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그동안 위험물을 별도 보관하던 인천공항위험물터미널에는 최근 위험물 보관량이 크게 줄었다.한술 더 떠 관세청은 인천공항내 항공사 창고에서 위험물과 일반 화물을 함께 보관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 규정은 위험물의 경우 항공사가 지정 위험물저장소에 즉시 반입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개정 고시안에는 하역장에서 방사능물질 같은 위험물 하역이 이뤄지지 않고 항공사가 며칠을 보관하더라도 괜찮다고 돼 있다. 관세청은 지난달 19일 ‘보세화물 입출항 하선 하기 및 적재에 관한 고시’개정(안) 입안 예고를 하고, 오늘(9일)까지 의견을 받고 있다. 개정 고시안이 적용되면 비용 부담을 느낀 화주들이 공항위험물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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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국형 블랙 프라이데이의 정착화 지면기사
내수경기 살려보겠다는 행사 ‘초라한 성적표’급조된 계획·과정으로 질과 내용 ‘낙제 수준’정부, 특화된 수요와 불황극복 ‘정책제시’ 필요‘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옛 속담이 그대로 재현된 것 같아 씁쓸하다. 지난달 2주 일정으로 진행됐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전형적인 급조행사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정부가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전통시장까지 참여하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 의욕과 달리 효과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바닥의 내수경기를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출발한 행사지만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에 머쓱하기만 하다. 사실상 좋은 취지의 포장만 벗기면 백화점 업계 세일행사의 모음전에 불과했다는 것이 세간의 솔직한 평이다.그럼에도 정부와 참여업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2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뒀다는 결과치를 내놨다. 내년에도 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행사 성패에 대한 엇갈린 시장평가 속에서도 그나마 확실한 명분이 있는 까닭에 이 행사에 이의를 달진 않는다. 다만 급조된 계획과 과정, 결론에 이르기까지 행사가 남긴 부족분이 좋은 명분을 앞선다. 행사의 질과 내용이 거의 낙제 수준이란 혹평을 피할 길 없는 까닭이다.행사의 모델이 됐던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 다음날, 연중 가장 큰 규모의 쇼핑이 행해지는 날이다. 소매업체의 경우 1년 매출의 70%가 이날 이뤄진다고 하니 팍팍한 우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장기불황과 바닥을 친 내수 등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세일 행사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어찌된 결과를 만들건 성장률 한계로 내수의 더큰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내년 행사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모양새다. 정부는 시장의 절박감에 화답하듯 여기서 정례화까지 거론하며 행사의 연례적 정착화까지 언급했다. 내수회복을 위해 한국을 대표하는 ‘쇼핑축제’의 상징적 존재감과 침체된 시장을 견인할 촉매제가 절실해서인지도 모른다. 행사 보완 방법론으로는 행사준비 기간을 최소 6개월로 잡고 업계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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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I. INCHEON. U 지면기사
‘너를 빚더미에 앉게 하겠어’ 부채 허덕이는 市 풍자패러디마다 서민들 고된 삶의 현실 떠올리게 해‘나는 너를 행복하게 해주겠어’ 란 새 브랜드 필요‘아이 인천 유’(I Incheon you)도대체 이 무슨 해괴한 말인가. 주어·동사·목적어로 구성된 영어 문법의 3형식 문장인 듯한데 ‘인천’이란 고유명사가 동사로 사용됐다. 직역하면 나는 너를 인천한다?실제 뜻을 알고 나면 더 황당하다. ‘너를 빚더미에 앉게 하겠어’란 의미란다. 인천시가 지방부채에 허덕이는 상황을 풍자했다고 한다.그런가 하면 ‘잇츠 대구’(It’s Daegu)도 있다. ‘너무 덥다’란 뜻으로 대구의 기후적 특성을 빗댔다.문법 파괴는 기본이고 부연설명 없이 해석이 불가능한 이들 ‘콩글리시’ 문장은 최근 인터넷 공간에서 하루에도 수십건씩 쏟아지는 패러디물 중 일부다.이들 패러디 물의 진원지는 서울이다. 최근 서울시가 새로운 공식 도시 브랜드로 ‘아이 서울 유’(I.SEOUL.U)를 선보이자 지역 명칭(서울)을 동사로 활용한 것을 비꼬아 이를 조롱하는 각종 패러디 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와 너의 서울’이란 뜻을 담았다는 서울시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회의적 반응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처음에는 조롱의 범위가 서울에 머물더니 이제는 ‘아이 인천 유’나 ‘잇츠 대구’에서 보듯이 불똥이 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어쨌거나 새 브랜드의 ‘의미 전달 부재’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보는 이에게 일순간 웃음을 선사하는 네티즌들의 재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패러디는 패러디다. 속된말로 ‘개그’를 ‘다큐’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런데 쓴웃음이 남는다. 패러디 한 토막, 한 토막에 깃들어 있는 현실진단이 서민들의 고된 삶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개그인 듯 하지만 결국 다큐적 사고의 프레임에 갇히게 만드는 패러디라고 할까? “나는 너의 전셋값을 올리겠어”, “나는 너를 지하철 지옥에 가두겠어”처럼 ‘seoul’이란 ‘단어’를 ‘전셋값을 올리다’, ‘지하철 지옥에 가두다’ 등으로 해석한 문장은 어찌 보면 ‘고된 서울(도시) 생활’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