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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칼럼] 최장노동 사회의 '망중한 (忙中閑)'
    칼럼

    [경인칼럼] 최장노동 사회의 '망중한 (忙中閑)' 지면기사

    "요즘도 바쁘지?" 고단함 위로와 배려의 인사말한국, OECD 회원국중 최장노동불구 생산성 낮아노동중독사 치유-일자리 확대 '동전의 양면''망중한(忙中閑)'이란 바쁘게 살던 사람이 모처럼 여유를 얻어 한가롭게 즐긴다는 말이다. 한가로움과 여유는 인간이 추구해온 이상의 하나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살거나 즐기는 것을 '신선놀음'이라고 부르는데 신선은 자연 속에서 쉬거나 유희로 소일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또 동양적 이상 사회인 도원경(桃源境)은 일과 휴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우리의 휴가는 짧은 데다 8월 초로 집중되어 있어 도로는 정체되고, 이름난 휴양지는 인파로 모처럼의 휴가는 망중한이 아니라 '한중망(閑中忙)'이 되기 일쑤이다.여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부터 소극적이다. 정부는 올해 징검다리 휴일인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여 많은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그런데 임시공휴일 지정을 너무 임박하여 결정한데다 관광산업과 내수 진작이라는 경제적 효과를 너무 내세웠다. 일에 지친 국민들에게 휴식의 시간을 준다는 본연의 목적보다 관광과 쇼핑을 비롯한 소비 진작이 목적인 것처럼 인식되어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이다.'요즘도 바쁘지?'하고 묻는 것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끼리 흔히 나누는 인사말이다. 이 인사는 매우 복합적인 인사말이다. 상대방이 하던 일을 계속하거나 직장을 잘 다니는지를 확인하면서, 고된 일에 대해 위로하는 한편 격조했던 관계에 대한 '알리바이'를 상대방에게 미리 제공해주는 배려심까지 스며있는 따뜻한 인사말이다. 따지고 보면 바쁘게 사는 것의 해악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일에만 몰두하면 몸을 돌보지 못해 건강을 해치기가 쉬우니 첫 번째 죄요. 바빠서 가족과 가까운 사람과도 소원해지게 되며, 가족들이 말 붙이기도 부담스럽게 만드니 두 번째 죄이다. 또 서두르거나 여유없이 하는 일이 완성도가 높을 리 없고, 일 자체에도 충실하지 못하니 세 번째 죄이다. 또 바쁘다는 것은 필경 다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뺏은 것일 수 있으니 네

  • [경인칼럼] 대통령제 절대 '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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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대통령제 절대 '善' 아니다 지면기사

    무늬만 대통령제, 내각제와 결합 어중간한 '혼합형'국회에 개입 갈등·대립 확대재생산 기형적 권력운용순수대통령제 전제 안되면 4년중임제 개헌 '정치후퇴'개헌을 금방이라도 할 것 같았던 20대 국회 개원 때와 달리 각종 현안에 가려 권력구조 변경 의제는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사드 배치 논란, 여당의 막장 공천, 우병우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 등 후진적인 행태는 별개의 사안일지 모르나 비정상적 권력운용에서 비롯되고 있다. 권력구조 변경을 위한 개헌 논의는 대통령 임기 말의 레임덕, 여야 대치의 일상화 등 정치적 병리현상 등에 대한 문제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구체적 대안으로 5년 단임을 레임덕의 주범으로 보는 시각에서의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집행부의 권력 분산이 목적인 이원집정부제, 행정부와 국회의 융합적 요소가 강한 내각제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현행 헌정체제에 대한 성찰이 부재한 권력구조의 변경만으로는 정치의 본령을 살릴 수 없다. 특히 현재의 대통령제의 운용을 가능케 하는 정당문화나 관행,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과 비정상적 내각제적 요소를 잔존시킨 채 4년 중임제로 개헌한다면 현재의 5년 임기의 폐해를 3년 더 연장시키는 효과만 두드러짐으로써 정치적 퇴행을 초래할 개연성이 높다. 한국 대통령제는 무늬만 대통령제이지 미국식의 대통령제와는 거리가 먼 제도다. 내각제와의 어중간한 결합인 '혼합'형 대통령제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순수대통령제라 할 만한 미국 대통령제에는 정부의 법률안 제출권과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임 등의 제도가 없다. 또한 정당의 기율이 약하고 중앙집권적인 지도부의 당론에 의원들이 구속되지 않는다. 국회와 국민을 의식하지 않고 대통령의 신임에 전적으로 의존함으로써 헌법상의 기능을 상실한 국무총리제도도, 대통령 선거인단 문제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대통령제로 불리는 미국에는 없는 제도이다.한국은 1987년 9차개헌 이후 국회의 권능을 강화하고 권위주의 시대의 비정상적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을 축소하는 등 일정 부분 대통령제에 대한 견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 [경인칼럼] 문학산 타워는 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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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문학산 타워는 야만이다 지면기사

    높이 184m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 갖고 싶지만…인천의 '비류백제 神話'에 비하면 우주속 바늘 불과신화·설화를 콘크리트·철근으로 묻는건 '야만적'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은 미국 북서부 최대도시 시애틀의 상징이다. 1962년 세계박람회를 위해 높이 184m로 세워진 이 전망타워의 설계자는 UFO(미확인비행물체)에서 영감을 얻었다. '우주의 바늘' 쯤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그 이름처럼 바늘 3개가 비행접시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이다. 실제로 이 전망타워를 건설할 당시에는 외계인과 교신을 하기 위한 시설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고 한다. 160m 지점의 전망대에 오르면 시애틀 중심가와 올림픽 경기장, 만년설을 이고 있는 레이니어산, 그리고 엘리엇만(灣)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회전하는 레스토랑에선 시애틀의 기가 막힌 야경을 즐기며 식사하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1993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에서 볼티모어의 신문기자 애니 역의 맥 라이언이 운명적 사랑을 직감하고 이 도시를 찾아오는 장면에서도 스페이스 니들은 등장한다. 1999년 미국의 도시명소보존협회가 역사적 명소(Historic Landmark)로 지정할 정도로 미국 국민과 시애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존재다. 시애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랜드마크로서의 전망타워가 있다. 도쿄를 방문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보았음 직한 도쿄타워, 2012년 도쿄 외곽에 세워진 세계에서 가장 높은 634m 높이의 스카이트리(Sky Tree), 중국 상하이 마천루를 상징하는 468m의 둥팡밍주(東方明珠), 초고층에서 스카이워크와 번지점프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스카이시티타워와 마카오의 마카오타워, 맑은 날이면 120km 떨어져 있는 나이아가라폭포를 볼 수 있는 캐나다 토론토의 CN타워 등은 여행자들에게도 이미 익숙해진 이름이다. 남산타워로 더 잘 알려진 서울의 N서울타워, 부산 용두산공원의 부산

  • [경인칼럼] 산학(産學) 복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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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산학(産學) 복합체 지면기사

    대학들 기업이 원하는 인재양성 위해 이공계 늘려매년 50억~300억원 지원 '교육자본주의 시대' 도래비실용 학문 멀리하면 결국 사회에 '부메랑으로'워싱턴회사(Washington Inc.)란 용어가 있다. 중상주의정책의 현대적 표현으로 미국 정부 관료들과 군수기업들 간의 유착관계를 의미하는 산군(産軍)복합체가 전형적 사례이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61년 1월 퇴임사에서 군대의 안보논리와 방산업체의 이윤논리가 의기투합해서 형성된 산군복합체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한데서 비롯되었다. 미국 컬럼비아대의 세이무어 멜만 교수는 이를 '국방성 자본주의'라 명명했다.자본주의사회에서 군수품은 여타 상품들과는 달리 정부가 유일한 소비자로써 수요독점이 특징이다. 또한 군수산업은 첨단기술과 보안, 규모의 경제 등이 전제된 터에 시장의 안정성은 더욱 중요해 정부와 방산기업 간의 쌍방독점이 일반적이어서 초과이윤 혹은 방산비리 등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세계 방산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한 미국의 군수독점자본들은 군부 및 정치권과 결탁해서 지속적으로 파이를 키웠다. 덕분에 미국은 세계최고의 군사대국으로, 군수산업은 미국경제를 견인하는 기관차로 각각 자리매김했다. 그 와중에서 자원낭비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역기능도 확인되었다. 이윤동기가 인류의 발전과 안정을 좌우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오늘날 자본주의는 대학에도 질적 변용을 강요하고 있다. 경제적 권력이 사물의 소유에서 지식의 소유로 이동함에 따라 기업들이 직접 대학의 연구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유전자변형 농산물(GMO)의 리더기업인 스위스의 노바티스는 1998년에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의 식물학 및 미생물학과에 연구보조비로 무려 2천500만 달러를 제공했다. 노바티스는 대가로 이 학과에서 개발하는 성과의 3분의 1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또한 버클리대학은 노바티스에게 연구개발 예산을 감독하는 위원회의 5명의 위원 중 두 자리를 제공했다.기업들의 대학지원 성과도 탁월했다. 1998년 한 해 동

  • [경인칼럼] 인류발전사에서 본 브렉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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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인류발전사에서 본 브렉시트 지면기사

    지금 세계는 국가간 불평등·계층간 양극화 심화각국 협력, 공동번영·인간의 행복 위해 노력해야英 브렉시트·美 신고립주의… 인류발전 역행 같아요즘 단일화두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인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오르내리는 단어는 단연 브렉시트일 것이다. 브렉시트에 관한 국민투표 결과가 보도된 이 후 연일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기에 바빴다. EU 탈퇴표가 EU 잔류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면서 세계증시와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폭락하였고, 유로화나 중국의 위안화도 큰 폭으로 평가절하되었다. 반면 일본 엔화나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급등하였다. 한편 브렉시트는 정치 세계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당장 영국의 캐머런총리가 사임을 표명하였고,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재투표를 요구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EU탈퇴 쪽에 투표를 많이 한 60세 이상 노년층과의 세대간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이나 독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라있다. 또한 사람들은 브렉시트가 오는 11월 실시 될 미국 대통령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브렉시트가 더더욱 현실적인 이슈가 되는 것 같다.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들을 몹시 피곤하고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 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하라리에 의하면 현생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만물의 영장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어떤 생명체보다도 더 큰 집단을 이루고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협동하는 데 있었다고 한다. 다른 유인원 집단을 정복한 호모 사피엔스들은 부족집단을 넘은 후, 도시국가 단계를 거쳐 오늘날에는 주권을 가진 개별국가를 이루어 살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인간은 각종 장벽을 쌓으면서 서로를 죽이는 불행한 역사도 경험하였다. 인류역사상 대부분의 전쟁은 국경장벽, 인종장벽, 종교장벽 등에 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각종 장벽을 제거하는 작업을 꾸준히

  • [경인칼럼] 국회 특권 포기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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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국회 특권 포기의 '역설' 지면기사

    사회 부조리·부패 도려내는 입법·제도화 '정치의 몫'정치가 '악의 축'으로 매도 될수록 회생불능에 빠져변혁 실종으로 연결돼 결국 기득권만 공고히 구축헌법 44조와 45조는 의원들에게 회기중에 국회의 동의없이 체포·구금되지 않을 권리와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 국회 밖에서 책임지지 않을 권리를 부여했다. 이른바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이다. 국회의원의 '특권 내려놓기'가 정치권의 화두가 되었다. 200개에 달한다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정비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보완·개선한다고 여야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19대 때 새누리당의 보수혁신특위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혁신실천위원회는 체포동의안 표결 의무화와 무단결석 의원 세비 삭감 등을 결의했고, 국회의원 특권방지법 제정, 국회윤리감독위원회 설치 등을 제안했지만, 관련법안들은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때 박근혜, 문재인 후보도 불체포특권·면책특권의 제한 등을 공약했다. 권력구조의 형태가 어떠하든 입법부는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구이며 구성원인 의원들도 헌법기관으로서 권한과 책무를 갖는다. 그러나 헌법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의 위상과 권위는 특단의 변혁이 없이는 회복 불가능으로 보인다. 정치가 '공공의 적'이 된 지 오래다. 정치불신은 정치적 냉소와 허무주의의 팽배로 연결되고 있다. 소득 격차는 계층 분화와 맞물리고, 이는 사회적 증오와 대립으로 귀결하고 있다. 배려와 관용은 '사치'가 되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세계화의 본질적 모순이라고 치부하기에 한국사회의 원심력의 증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정치가 사회적 균열들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각자도생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심화되고 확산되는 한국사회에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경쟁의 대상이다. 경쟁이 공정한 룰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람을 분노하게 한다. 배려와 양보, 관용과 공생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는 사회적 병리를 부채질하는 존재로 간주된다. 사실이 그렇다. 그러나

  • [경인칼럼] 가벼움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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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가벼움의 가치 지면기사

    브렉시트로 불안·북핵 위협·신냉전 국제관계…입시경쟁·청년 실업·불확실한 노후 '우울한 사회'난제들 가볍게 해주는게 정치의 최우선 목표돼야한국 문화에서 '가벼움'의 가치는 저평가되기 일쑤다. '가벼운 사람'이란 일반적으로 행동이 진중하지 못하거나 경박한 사람을 가리킨다. 가벼움은 무거움이나 둔중함의 반대말이다. 가벼움은 민첩하고 유연하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가벼움은 미덕이 분명하다. 의복이나 장신구들은 가벼워야 한다. 모바일 기기는 가벼울수록 고급제품이다. 모바일기기 제작회사는 기능개선 뿐 아니라 '경박단소'한 제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 빨리, 더 높이 그리고 더 멀리'로 요약되는 육상경기와 스포츠활동의 본질도 '누가 얼마나 가벼운가'로 다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언어생활에서 '나비', '잠자리', '새', '날개', '구름', '아지랑이', '산들바람'과 같은 명사의 어감은 생동적이다. 또 '날렵함'이나 '날씬함'과 같은 형용사, '사뿐사뿐'이나 '하늘하늘'과 같은 부사어들은 발랄하고 상쾌하다. 가벼움의 본질은 자유이다. 헤겔은 '가벼움'을 물질을 극복하려는 정신의 근원적 이념인 '자유'라고 해석했다. 물질은 본질적으로 '무게'를 지니고 있지만, 또 다른 형태로의 변화가능성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질의 변화가능성이 바로 가벼움의 개념이다. 가벼움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물질 세계의 운동 원리에 조응하는 것이다. 가벼움의 본질을 변화가능성으로서의 유동성, 혹은 유연성이라 한다면 '가벼움'은 '자유'의 본질이자 현상이다. 그래서 인간에게 가장 큰 형벌은 육체적 정신적 자유의 제약이 되는 것이다. 가벼움은 웃음이다. 미학적으로는 엄숙함이나 비장함이 아니라 골계(滑稽)의 범주와 관련된다. 웃음을 유발하는 해학은 한국 문화, 특히 민중문화의 바탕이 된다. 탈춤이 대표적이며, 사설시조나 재담과 같은 언어예술, 민화와 서민 공예품에는 유머가 녹아 있다. TV같은 대중매체에서 코미디나 예능과 같은 '

  • [경인칼럼] 삼산체육관에 드론을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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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삼산체육관에 드론을 허(許)하라! 지면기사

    바람 불고 비 오는 악천후엔 드론 날릴 수 없어전국 어디에도 없는 '실내전용공간 聖地' 돼야선발주자 따라잡을 수 있는 인천의 의지 필요드론의 등장은 세상을 보는 인간의 시각(視覺)을 획기적으로 확대·확장 시킨 혁명적 사건이다. 고작 지표면으로부터 2m 이상 올라가지 못했던 인간의 평균적 시선이 지상 수백m로 높아졌다. 인간의 눈이 저 높은 하늘을 나는 새의 눈으로 진화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 미국 CNN과 CBS, 영국 BBC 등 글로벌 방송 미디어들은 이미 드론을 뉴스 취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CNN은 지난해 중국 텐진항 대폭발 때 드론으로 현장을 취재했고, CBS의 시사프로그램 '60분'은 드론을 띄워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폐허로 변해버린 프리피야티 지역을 촬영했다. 국내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방송제작은 일상화됐다. EBS '세계 테마기행'은 기껏해야 빌딩이나 산에 올라야만 볼 수 있었던 여행지의 전경을 드론으로 담아낸다. 기존 다큐멘터리의 문법을 탈피해 삶의 현장과 풍광을 느림의 미학으로 보여주는 KBS 미니다큐 '숨터'는 드론 없이는 기획 자체가 불가능했던 영상 프로그램이다. 세상을 보는 시각의 이러한 혁명적 변화를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놓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12월 박관민 한국드론협회장을 초청해 '드론, 미래를 열다' 주제로 특별 강연을 실시했다. 박해룡 협회 분과위원장의 드론 비행과 촬영 강의도 두 차례 이어졌다. 이렇게 특강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확인한 다음, 올해 '드론촬영'을 정규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매주 토요일 3시간씩 6주 동안 진행되는 강의에 수강희망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할 수 없이 당초 20명으로 계획했던 수강인원을 서른 명으로 늘렸다. 방송국 PD, 신문사 사진기자 등 영상전문가와 전공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센터 다목적홀에서 펼쳐진 강의는 참 볼만했다. 천정이 높은 다목적홀 이곳저곳으로 드론이 물잠자리처럼 날아다녔다. 수강생들은 전진과 후진, 하버링(hovering : 제자리 비행), 그리

  • [경인칼럼] 번영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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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칼럼] 번영의 아버지 지면기사

    미국경제 기초 다진 록펠러·카네기·포드·모건…전세계 공업·금융 슈퍼파워로 부상시킨 주춧돌역막대한 재산 사회환원… 한국판 주인공들 학수고대호국의 달이다. 수많은 호국영령들을 떠올리면 숙연해진다. 최소한 이 달 만큼은 물신주의에 찌든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때이다.나라마다 국조(國祖)들이 있다. 단군 할아버지와 중국의 황제(黃帝), 일본의 아마테라스(天照大神) 등으로 각각 국가공동체의 구심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양에서도 동일한 사례들이 간취되는바 대표적인 종족이 유대인이다. 세계적으로 민족기원력(民族起源曆)을 사용하는 민족은 한국인과 유대인이 유일한데 한국의 경우 금년은 단기(檀紀) 4349년인 것이다. 기원전 2333년에 단군왕검이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설에서 비롯되었다. 유대력(猶太曆)으로 올해는 5777년으로 기원전 3761년에 야훼가 유대인들의 시조인 아담을 창조했다는 설에 근거한다. 반만년에 걸친 디아스포라에도 유대인들은 특유의 형제자매론으로 끈질긴 생명력과 민족적 아이덴티티를 유지해 왔던 것이다. 선민사상이 자칫 국수주의로 흐를 수도 있어 경계대상이나 국민적 단결에 절대적이어서 역사가 일천한 나라들도 경쟁적으로 국부(國父) 모시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생국들은 '호랑이 담배 피던'식의 올드 버전과는 달리 비교적 합리적인 건국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건국 240년의 미국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미국인들에겐 3명의 아버지(國祖)들이 있다. 첫째는 1620년에 메이플라워호로 영국을 떠나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에 식민지를 개척한 필그림 파더즈(Pilgrim Fathers)이다. 둘째는 18세기 후반 영국으로부터의 미국 독립 쟁취에 주체적 역할을 했던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이며 셋째는 미국 현대경제의 초석을 놓은 번영의 아버지들이다. 나라마다 민족과 국가건설에 기여한 조상에 대한 국민적 사랑은 있게 마련이나 자유방임으로 상징되는 미국인들의 국부(國父)에 대한 존경과 자부심이 이채롭다.역사학자들은 개신교의 '하나님 말씀'을 전도하려는 뉴잉글랜드 초기정착민들의 열정적

  • [경인칼럼] 인터넷상 '잊힐 권리'와 자기통제책임
    칼럼

    [경인칼럼] 인터넷상 '잊힐 권리'와 자기통제책임 지면기사

    개인정보 강화·삭제·수정·파기 요청하는 권리가이드라인 따라 관리·사업자 접근배제 조치 가능자기통제로 결정권 행사 '인터넷 민주시민' 되길인터넷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매일 매시간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업무도 보고, 필요한 물건도 사며, 얼굴 모르는 친구와 사귀고,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도 벌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도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꺼내 인터넷검색을 하거나 SNS로 수다를 떱니다. 선거철이나 대중적인 관심사가 있을 경우에는 인터넷 공간이 가히 폭발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의견, 사진이나 언론기사에 한마디 하고 싶어 몇자 적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소위 댓글을 보면, 참신하고 건설적인 명문장가도 있고, 그야말로 감정의 배설물을 퍼부어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의견이나 사진이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월말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이달 중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간 회원 탈퇴 등의 사유로 본인이 직접 지울수 없게 된 게시물에 대해 헌법상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행복추구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에 근거하여 정보통신서비스사업자에게 타인의 접근배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터넷상 지울 수 없는 과거의 흔적으로 인해 취업·승진·결혼 등에서 피해를 입는 국민들이 보다 쉽게 구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방통위의 설명입니다.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는 인터넷에서 생성되고 유통된 개인의 사진이나 거래 정보 또는 개인의 성향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 소유권을 강화하고 이에 대해 유통기한을 정하거나 이를 삭제, 수정, 영구적인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잊힐 권리'는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ECJ)가 검색사업자의 검색목록 삭제 책임을 인정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논의가 확산되었고, 국내에서도 한국정보법학회 등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