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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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나라밖 국사 훼손은 어쩌나 지면기사
中 짝퉁가이드들 유커에 잘못된 관광안내 ‘수두룩’자격미달 현지인이 독점 활동 ‘질 저하’역사전쟁만 할게 아니라 ‘한국사 날조’ 신경써야“코끼리는 보지 못했으나 악어는 수두룩했다. 악어는 인육(人肉)을 먹는 공포의 괴물이다. 몇몇 야만인들은 악어 뱃속에서 절반쯤 먹어치운 어린이 시체가 한꺼번에 셋이나 나온 경우도 목격한 적이 있다고 했다.”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멜표류기로 알려진 이 책은 1668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최초로 간행된 이래 1670년에는 프랑스어로, 1672년에는 독일어로, 1704년에는 영어로 각각 번역 출판되어 유럽전역에 퍼졌다. 신라의 왕도(경주)는 중국 시안(西安)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며 삼국시대의 의복과 금속활자는 중국 것과 똑같다. 고려청자는 당삼채(唐三彩)를 흉내낸 것이며 자격루(물시계)와 측우기는 모두 중국에서 들여간 것이다. 한글은 창살을 본 따 만들었고 허준은 대장금의 스승이다. 정조는 중국의 신하인 탓에 화성행궁을 북경 자금성의 화장실 만하게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의 속국(屬國)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전부 가짜로, 진품은 모두 일본에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최근에 수집한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들의 안내오류 사례들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언감생심이고 일본의 식민사관보다 더 심하다. 우리나라 땅에서, 그것도 조상들의 얼이 서린 역사현장에서 무자격 관광가이드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고유의 문화유산을 유린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희화(戱化)하는데는 불쾌하다 못해 어이가 없다. 역사문맹인 국민들이라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근래 들어 급증한 외국인 방한객수가 배후요인이다. 국내방문 외국인수가 2008년 689만 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천420만 명으로 6년 만에 2배나 신장한 것이다. 중국인 유커(遊客)들의 방한 격증은 점입가경이어서 작년 기준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이 중국인이다. 중국인 대상의 싸구려 관광이 근본원인인데 유커들의 ‘통 큰’쇼핑에 주목한 국내 여행사와 면세점간의 치열한 경쟁이 한몫 거들었다.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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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우리는 언제 만나러 갑니까 지면기사
실향민들 66년째 가족 생사조차 모르는 한많은 사연‘영변군 남송면 천수동 117’ 형은 동생 못보고 그만…상봉단에 누락된 ‘1세대들 만남’ 정부가 답해 줘야대문 앞에서 아버지 어머니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골목길 끝까지 따라왔던 동생이 형을 쳐다봤다. “형, 아무래도 안되겠어. 난 집에 갈래.” 잡았던 손을 스르르 풀며 동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뛰어 갔다. 형은 뛰어가는 동생을 향해 외쳤다. “한달 뒤에 올게!” 1949년 여름 어느 날, 평안북도 영변군 남송면 천수동 117번지 앞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형은 동생과 그렇게 헤어졌고, 한달뒤 돌아가겠다는 형은 6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 대가족이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포탄이 떨어졌다. 혼비백산. 가장 나이 많은 어른이 말한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반은 여기 남고 반은 내려가라. 그리고 곧 다시 만나자.” 그래서 가족의 반은 남쪽으로 내려오고 반은 그냥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들도 지금까지 가족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 못하고, 그 나이 많은 어른 역시 세상을 떠난지 한참 지났다. 실향민 중 이 정도 슬픈 사연이 없는 집은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몇 안되는 가족이 모이면 어른들은 고향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 동생 이야기로 온종일 시간을 보냈다. 6·25 전쟁 얘기는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어린 나로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른들이 모이면 왜 무용담을 풀어 놓듯 오랜 시간이 지난 고리타분한 얘기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지, 마치 장롱속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처박혀 있는 빛바랜 사진들을 보고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그게 먼 옛날 얘기가 아니었다. 불과 10여년전에 끝난 전쟁 이야기였을 뿐이다. 지금 우리가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였던 2002년 월드컵으로 이야기 꽃을 피운다면 우리 아이들이 고리타분하다고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월드컵이 열린 지도 벌써 13년이 지났다. 그때 어른들도 불과 10여년전에 끝난 동족상잔의 비극을 어제 일처럼 얘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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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이순신 장군의 수군 본영을 내륙에 둔다면 지면기사
해경, 세종시에 있다면 상황대처 늦고 피해도 커지역정치권, 이전설 나도는데 어물쩍 거리기만서해 지키고 어민 보호하기 위해선 인천소재 당연지금 서해에선 꽃게잡이가 한창이다. 매일 수백 척 어선들이 만선의 꿈을 안고 백령도 등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이들에게 가장 힘든 건 국경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는 것도 모자라 어린 꽃게들까지 싹쓸이하는 중국어선들이다. 대규모로 움직이는 중국어선들은 우리 어민들이 설치해 놓은 어구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주인인 한국어선들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이런 중국어선들을 제압하고 어민들을 보호해 주는 게 해경이다. 인천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현장에 가까운 만큼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어 어민들 보호와 불법 조업으로 인한 피해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북방 한계선을 수시로 침범하는 북한에 맞서 해군과 함께 서해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실도 해경본부가 인천에 있어야 하는 당위성에 한몫한다.현장성은 그만큼 중요하다. 해경이 해안도시인 인천에 있지 않고 내륙에 있게 되면 바다에서 일어나는 각종 상황에 대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그만큼 피해도 커진다. 임진왜란때 바다에서 왜적을 막아낸 이순신 장군의 수군 본영을 현장인 바다가 아닌 내륙에 두고 왜적을 막으라는 말과 같다는 얘기다.이처럼 상황이 명백한데도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흐린 날 초가집에 연기 스며들듯 올해 초부터 나오던 이전설이 지금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전개된 데에는 사돈이 땅을 사든 말든 난 모르겠다며 외면해온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인천의 정치인 중에는 현 정부에서 큰 역할을 하는 중량급들도 여럿이고 야권에서 정치력을 발휘하고 있는 의원들도 여럿이다. 그런 이들이 정작 중요한 지역 현안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이전설이 가시화될 때까지 지역 정치인 중 누구도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목소리를 높였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지역 여론이 들끓고 시민들의 이전반대운동이 시작되고서야 뒤늦게 어물쩍거리는 현실은 도대체 힘 있는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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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복원을 잃은 한국정치 지면기사
당청, 유승민 사퇴이후 다시 수직적 관계 순치 형국새정치, 당안팎 내홍·분열 심화로 갈등 고착화 양상야, 정부 견제 동력 잃고… 여, 존재감 찾기 어려워1996년의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은 국회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다. 그리고 그 해 말 김영삼 정권은 노동법 날치기 통과를 강행하고 1997년도 초의 수서 비리와 이후 닥친 김현철씨 구속 등 가파른 레임덕은 김영삼 정권을 식물정권으로 전락시켰다. 임기 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6%대였다. 정권은 김대중 정부로 넘어갔다.내년 총선은 1996년의 15대 총선 이후 20년만이다. 그리고 다음 대선의 시기도 그 당시와 같다. 청와대로서는 15대 총선을 반면교사 삼아 20대 총선에 박근혜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방패막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측근 친위그룹의 의원들을 여의도에 입성시키려 할 것이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 방문때는 대구지역 출신 의원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반면 대구 경북 출신의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과 신동철 정무비서관이 박 대통령을 수행했다. 이른바 ‘유승민 찍어내기’때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은 대구지역 의원들에 대한 압박과 경고의 의미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측근 그룹에 대한 공천에 대한 의지를 의도적으로 대외에 천명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며칠 후 인천행사 방문 때 새누리당 인천출신 의원들이 모습을 나타낸 것과 대조적이다.박근혜 정부의 출범 이후 첫 해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으로 국정의 축을 상실했고, 다음 해인 2014년은 세월호 참사가 갈 길 바쁜 정권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메르스 사태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이로 인해 조성된 남북긴장을 적절히 관리함과 동시에 방중외교 성과 등으로 국정 지지율은 박근혜 대선 후보 당시로 복원되었다.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독무대 정국이 여의도 정치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는 평가에 이론(異論)이 없다. 정부 여당은 박근혜 정권이 임기 반환점을 돈 이후 노동개혁을 최대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노·사·정 타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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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불반도’의 풍자와 현실 지면기사
희망없는 미개지 떠돌다 삶 마감한다는 스토리텔링 젊은이들 꼬인심사 지적은 말꼬리 잡기식 비난일 뿐 입시지옥·청년실업 대책없으면 ‘탈조선’ 폭발할 수도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는 ‘지옥불반도’나 ‘헬조선’과 같은 유행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옥불반도는 블리자드사의 리니지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나오는 가상 지역을 패러디한 것이다. 지옥불반도의 관문인 ‘출생의 문’을 지나면 바로 ‘노예전초지’가 나온다. 이 곳을 지나면 ‘대기업의 성채’가 나타나는데 이 성채를 넘지 못하면 ‘자영업 소굴’, ‘치킨사원’, ‘백수의 웅덩이’ 등을 전전해야 한다. ‘공무원 거점’이나 ‘정치인의 옥좌’도 안전지대이지만 대기업 성채보다 공략하기 어려운 요새들이다. ‘이민의 숲’이 있으나 탈출은 어렵다. 결국 희망도 없는 미개지를 떠돌다 탑골공원에서 삶을 마무리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 이 풍자의 스토리 라인이다. 네티즌들에게 ‘헬조선’은 지옥불반도의 동의어다. 한국의 옛 명칭인 ‘조선’에 지옥이란 뜻의 접두어 헬(Hell)을 붙인 합성어로 지옥 같은 한국이란 표현이다. 헬조선의 사람은 금·은·동·흙·똥수저로 상징되는 다섯 계급으로 나뉜다. 금이나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한 평민들은 ‘탈조선’을 꿈꾸지만 그 실현은 불가능하다. 헬조선 담론이 부상하자, 한국을 지옥에 빗댄 표현의 과격성에 대한 지적도 있고, 모든 문제를 사회 탓으로만 돌린다는 개인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GDP 세계 11위, 국민소득 3만달러의 우리나라를 지옥에 비유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헬조선 담론이 신랄하고 공격적인 비판을 내용으로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풍자에 속한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풍자(諷刺)적 표현에서 공격의 목적은 잘못된 현실의 교정과 개량이지 파괴나 폐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크다. 탈춤의 대사나 행동은 양반과 신분사회에 대한 신랄한 조롱과 풍자를 담고 있지만 해학을 통한 카타르시스의 효과가 더 크다. 네티즌들의 ‘탈조선’이니 ‘죽창’이니 하는 표현 속에서도 부정적 형식의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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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의 다리 이름 지면기사
피츠버그의 다리 명칭들 역사적 인물등 연관 행정편의에 만든 순서로 명명된 ‘송도교’ 한심 지리적 정보등 의미·배경 담은 이름 지어주길 ‘킹캉’ 강정호가 속해 있는 메이저리그 파이어리츠의 홈 피츠버그는 강의 도시이자 다리의 도시다.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위쪽으로는 앨러게니강이, 아래쪽으로는 머낭가힐러강이 흐르고, 두 강이 합류하는 지점 ‘골든트라이앵글’에서 1천579km 오하이오강이 새로 시작된다. 지난 2001년 폭파 해체될 때까지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파이어리츠의 홈구장 이름이 그래서 ‘쓰리 리버스 스타디움(Three Rivers Stadium)’이었다. 카네기의 철강제국으로 이름을 날렸던 도시의 역사에 걸맞게 이 세 개의 강 위에 446개의 철골조 다리가 놓여 있다. 한때 2천 개를 넘었다는 피츠버그의 다리들은 저마다 기록과 일화를 안고 있다. 머낭가힐러강을 가로질러 시내 중심가를 연결하는 길이 361m의 스미스필드가 다리(Smithfield Street Bridge)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골조 트러스교다. 1883년에 건설된 이 다리는 국립역사건축물로 지정돼 있는, 국보급 유산이다. 앨러게니강의 40번가 다리는 ‘워싱턴 크로싱 브리지(Washington crossing Bridge)’로도 불린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조지 워싱턴이 버지니아주에서 청년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중요한 임무를 띠고 이 강을 건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쓰리 시스터즈(The Three Sisters)’는 앨러게니강을 차례로 가로지르는 6번가, 7번가, 9번가 다리를 일컫는다. 모두 100년도 더 됐다. 269m 길이의 6번가 다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영웅 로베르토 클레멘테를 기리는 뜻에서 ‘로베르토 클레멘테 다리(Roberto Clemente Bridge)’로 이름을 바꿨다. 7번가 다리는 피츠버그 태생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을 기념하기 위해 ‘앤디 워홀 다리(Andy Warhol Bridge)’라는 새 이름표를 달았고, 9번가 다리는 20세기를 움직인 책으로 꼽히는 ‘침묵의 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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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소탐대실 일 수도 지면기사
정규직 축소, 경제체질 약화·사회적 비용 증가시켜 청년실업해소 도움 안되고 경제권력 대기업 이동만 ‘비정규직 줄여야 잠재성장률 상승’ IMF지적 주목해야 박근혜정부의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달 휴전선 지뢰폭발을 계기로 북한의 예봉을 꺾더니 지난 13일 1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노사정위원회의 대타협까지 이끌어냈으니 말이다. 최대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와 ‘저성과자 일반해고’ 등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정부 단독으로라도 노동개혁을 위한 입법절차에 착수한다고 최후통첩을 했던 것이다. 청년 및 비정규직을 비롯한 국민 대다수가 노동개혁을 지지하는 만큼 승리를 확신하는 인상이다. 노동계가 배수진을 치는 등 일전불퇴의 각오여서 전대미문의 대충돌마저 우려되었는데 다행이다. 수출부진과 가계소득 감소로 전년 동기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 2분기에는 2.2%로 곤두박질했다. 일본식 장기불황 터널에 진입했다는 평가마저 들린다. 세계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의 “요즘 너무 사업하기 어렵고 세계경제도 안 좋다. 앞으로 15년 후에는 30년 이상 생존한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9일 다보스포럼에서의 경고가 섬뜩하다. 이번 노동개혁의 핵심은 정규직 고임금을 삭감해서 청년고용확대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대·기아차 양사의 임금 평균이 9천400만∼9천700만원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GNI)과 비교할 때 현대·기아차는 3.3배, 도요타는 1.7배”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일부 대기업들의 사례일 뿐 절대다수 근로자들은 여전히 고단하다. 노동계가 반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96년 세모(歲暮)에 김영삼정부가 날치기 통과시킨 노동법 이후 저임금 비정규직을 확대 재생산한 탓에 삶이 팍팍해졌는데 또다시 노동자들의 몫을 줄이겠다니 말이다. 부실경영에 제재 대신 혈세로 벌충해주는 정부의 이중 잣대에도 불만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총 168조7천억원의 공적자금이 부실대기업에 투입되었는데 회수율은 65%이다. 예금보험공사와 캠코의 발행채권과 차관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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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답게 살고 계십니까 지면기사
내일부터 19대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돌입 기업인 불러놓고 망신주고 호통치다 끝낼건지 특권의식 모두 내려놓고 국민위한 국감 펼쳐야 국회의원을 지낸 인사에게 의원시절 가장 좋았을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열중 일곱은 ‘국정감사’라고 말한다. 돈이 태산같이 많은 재벌총수도, 해외유학을 다녀왔다는 기관장들도 의원들의 호통 앞에서 죄인처럼 고개 숙이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의원도 있다. 특히 재벌총수 소환을 놓고 벌이는 대기업의 기막힌 로비는 받아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니들이 국감 맛을 알아!”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오직 국회의원만이 그 맛을 아는 국정감사가 내일부터 두번에 나뉘어 열린다. 공교롭게도 이번 국감은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다. 300명의 국회원이 내년 총선에서 모두 당선 될리 없으니 아마도 상당수 의원에게는 이번 국정감사가 의원시절 마지막 국정감사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의원들은 마지막 국정감사를, 국민들을 위해 ‘국회의원답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미 증인신청을 두고 벌써 한바탕 난리 굿판을 벌였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얼마나 대단한 로비가 벌어졌는지 증인 채택이 예상됐던 총수 상당수가 명단에서 제외됐다. 국정감사를 앞둔 여의도는 늘 뜨겁다. 국감이 ‘기업 길들이기’, ‘총수 망신주기’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기업 입장에서는 총수를 증인에서 빼기 위한 치열하고 뜨거운 로비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로비는 입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봐달라고 손바닥을 비빈다고 해서 들어 줄 의원들도 아니다. 오면 가는 게 있고 가면 오는 게 있어야 한다. 증인 신청을 무기삼아 기업에 노골적으로 지역구 민원이나 친인척의 취업문제 해결을 압박하고 후원금을 요구하는 행태는 이제 감춰진 비밀도 아니다. 이번 국감도 예외없이 앞에서는 증인에게 호통을 치고 뒤로는 사리사욕으로 기업인들을 괴롭힐 것이 뻔하다. 어느 의원이 어떤 총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는지 ‘증인실명제’를 실시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런 폐단 때문이다. 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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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그 지난(至難)함에 대하여 지면기사
정부, 4대개혁 추진 공감대 어떻게 끌어낼지 ‘걱정’ 노동계 설득 위해선 기업들 기득권 일부 포기해야 대다수에게 선한 일, 특정 집단에겐 악한 일 될수도 모든 개혁은 선하고 옳은 것인가. 선한 의도로 시작된 일들은 반드시 선한 결과로 귀결되는가.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과 교육, 공공부문과 금융 등 4대 개혁을 보면서 드는 의문들이다. 개혁의 방향과 목표가 옳다고 해서 반드시 그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후세에선 잘한 일이라고 평가받는 일들도 당대에선 혹독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권세가들에게 눌려 억울하게 노비로 전락한 양민들을 구제하고 권력의 힘에 의해 빼앗긴 토지를 원주인들에게 돌려줘 국가 근간이 되는 농민층을 강화하겠다며 고려 공민왕 시절 신돈에 의해 시도된 개혁정책이 있었다. 후세의 사가들이 방향은 맞다고 평가했지만 당대에선 기득권층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해 실패로 귀결됐다.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개혁이 얼마나 힘들고 지난(至難)한 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숱하게 있다. 개혁으로 손해를 보는 기득권층의 반발과 저항은 집요하고 거세다. 이런 저항을 얼마나 합리적이고 능숙하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개혁의 성패가 결정되는 예(例)들을 들먹이는 것은 옳은 방향 설정과 강고한 의욕과 넘치는 힘으로 성공하는 개혁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점을 되새기기 위해서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현 상황을 진단하고 내놓은 정부의 개혁 의지와 원론적인 방향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개혁이 후대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걱정되는 것은 개혁이 선한 의도로 시작됐으며 좋은 결과로 귀결돼야 한다는 점을 어떻게 설득시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를 원만하게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 중에서도 노동개혁 문제는 이해관계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부분이다. 노동계는 개혁의 핵심인 임금피크제와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유연화 역시 양질의 고용창출을 통한 고용시장 확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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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 선거제도 혁신안들 지면기사
여야 정치개혁 명분, 실상은 이해득실 ‘수 싸움’근본적 혁신없이 물갈이로 젊은 피 수혈 ‘헛일’유권자 바른선택·정치구조 변경 없다면 ‘백약 무효’정치가 사회적 약자와 소득 하위계층에게 현재의 사회경제적 지형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줄 때 진정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 바꿀 수 없다는 절망은 투표율의 저하로 연결되고 종국적으로 철옹성처럼 구조화되어 있는 기득권 구조를 깰 수 없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겨가고 신분 상승의 기회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사회적 연대에 기반을 둔 공동체 의식은 의미를 상실한다. 정치가 미래에 대한 비전과 지향을 보여주지 못할 때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민주화 이후 정치허무주의는 상당 부분 야당의 무기력에 기인한다. 민주당 계열의 정당들은 김대중과 노무현 두 대통령 임기를 제외하고 줄곧 야당이다. 1990년 1월의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등장한 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의 등극은 보수대연합을 알리는 팡파르였다. 사실상의 프레임 정치의 서막이다. 3당 합당을 보수대연합으로 보든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한 인위적 정계개편으로 보든 1990년대 이후 한국 정치의 흐름을 바꿔 놓은 분수령이다. 이후 야당은 각 계파로 공천과 지분권을 둘러싸고 분열했다. 이념과 노선에 따른 진화가 아니었다.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의 패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야당의 무기력은 구조적이다. 야당의 선거지형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정치구조의 변화와 수권정당의 가능성으로 귀결될 때 정치는 다이내믹스를 찾는다. 여권도 지금의 위계적 질서의 당·청 관계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동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이 지난 후, 미래권력과 지는 권력 사이의 역학관계 변화에서 차기의 승리를 모색하는 판에 박힌 정치공학에서 벗어날 모멘텀을 찾을 수 있다.변화와 혁신은 개인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과 연결될 때 의미를 갖는다. 정치의 변혁이 정치권에 머무른다면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다. 한국정치에서 권력구조의 변경이 주된 논쟁적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개헌논의가 공감을 얻지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