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가게들은 어디로 갔을까.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과거와 현재의 풍경을 비교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과거의 풍경 속에는 동네마다 문방구가 있었고, 오락실이 있었다. 또 수족관이나 쌀집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지금의 풍경과 비교하면 다양한 종류의 가게들은 ‘추억의’라는 수식어가 붙은 채 사라지고, 이제 남은 건 식당과 카페뿐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동네 가게들이 판매하는 물건과 서비스의 종류는 줄어들었는데, 신도시의 풍경은 어떨까. 크고 화려한 건물 속엔 구획 지어진 상가만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손님도 없
학창시절엔 ‘놀토(토요휴업제)’가 있었다. 등교하지 않는 토요일을 뜻하는 단어였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주 5일 근무제는 2004년에 도입됐는데 시행과 맞물려 한 달에 한 번 놀토가 시범적으로 운영됐다. 이전에는 토요일에 학교를 가는 게 자연스러웠던 터라, 늦잠을 자도 되는 토요일은 어딘가 낯설면서도 퍽 설렜었다. 한 달에 한 번이었던 놀토는 어느새 두 번으로 늘어나 격주로 실시됐다. 학교는 가지 않았지만 학원 보충 수업이 빈틈을 메운 것은 오래 지나지 않은 일이었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장소만 바뀌었을 뿐 결국 가방을 메
최근 단행된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 결정이 논란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여당 일부와 진보진영의 소수정당, 농민단체에서 터져나온 반발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등 농민단체와 진보당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송 장관은 농업을 파괴하고 농민을 고통에 빠뜨린 ‘농망장관’”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유임 결정 철회를 강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전 정부 인사’라는 렌즈를 통과해 씌워진 불신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 주말 야구를 관람하기 위해 인천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이날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야구선수인 추신수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이라 온라인 예매만으로 전석이 매진됐다. 사람이 많아 경기장에 일찍 도착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그는 “혹시 여분의 티켓이 있으면 나에게 팔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시절 유니폼을 입고 있던 그는 “추신수 선수를 정말 좋아하는데 온라인 예매를 할 줄 몰라 티켓을 구하지 못했다”며 “은퇴식을 꼭 보고 싶어 경기장에 찾아왔지만 매진돼 현장 판매는 하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이 주목받고 있다.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한 새 정부의 비전과 정책과제를 미리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약집 중에 여주시민들의 관심을 끄는 정책을 고른다면 ‘4대강 재자연화’를 빠뜨릴 수 없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녹조 발생과 수질 생태계 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를 개방하겠다는 정책이다. 여주에는 4대강 사업으로 3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해체와 존치로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만큼 여주 사람들의 반응도 엇갈리긴 하지만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대규모 준설
인천 연극계에서 오랜만에 큰 축제가 열린다.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이 다음달 5일 상상플랫폼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7일까지 인천 전역에서 개최된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인천아트플랫폼,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 청라블루노바홀, 인천대학교 일원, 문학시어터, 수봉문화회관 소극장, 학산소극장, 떼아뜨르 다락, 신포아트홀 등에서 전국 16개 시도 대표팀 본선 경연 대회와 부대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연극제에선 인천 특화 프로그램인 ‘인천 크로스 떼아뜨르 페스타’, 젊은 연극인 교류 행사 ‘돌풍 네트워킹 페
그날 저녁,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보수진영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애초 승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는 걸 새삼 확인한 이들은 한숨과 원망, 자조를 쏟아냈다. 1997년 대선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진영이 총결집한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일말의 여지없이 참패했다. 3년 전 대선의 윤석열 후보와 비교해 김문수 후보 득표율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대략 10%p씩 빠졌다. 서울과 충청이 그랬고, 텃밭 영남과 강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재명만은 막아야 한다’는 캠페인은 먹혀들지 않았다. ‘뭘 해도 계엄보단 낫다’는 소리가 더
행정은 공적인 활동이며 공익추구가 본질이다. 이 때문에 행정은 공익을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의 척도는 합당한 법, 시민의견, 정치적 중립, 공정, 성실한 임무 수행, 정보의 투명, 목표 달성 등 합법성, 민주성, 중립성, 형평성, 책임성, 투명성, 효과성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가평군이 수백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운영을 두고 공익추구의 본질과 절차적 정당성 등이 결여됐다는 소리가 나온다. 애초 군은 산림휴양관광자원 조성 등의 목적으로 단지를 조성했으나 현재는
‘부정선거 척결로, 청년에게 미래를’. 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주 각 가정에 배송된 대통령 후보 선거공보물 속 문구입니다. 얼마 전 직장 동료인 후배와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선거 이야기가 식사 자리에 빠질 수 없습니다. 그가 꺼낸 한마디는 이랬습니다. “선거제도를 부정하는 사람이 왜 선거에 나오죠?” 무소속 황교안 후보의 선거 공보물 얘기였습니다. 우리나라 선거 제도의 공정성을 믿지 않는 사람이 그 제도를 통해 권력을 얻겠다는 건 모순 아니냐는 요지입니다. 그날 퇴근 후, 아직 아무도 열어보지 않은 배송 봉투를 뜯
“두부 한 모 사올래?” 어린 시절 엄마의 심부름에 달려갔던 곳은 집 근처 전통시장이었다. 집에서 나와 5분만 뛰어가면 시장이 있었다. 그때는 전통시장이 ‘대형 마트’ 같았다. 없는 게 없어서 이것저것 볼 것도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던 곳이라서. 어른이 된 후, 아주 오랜만에 다시 시장을 찾았을 때 큰 주차장이 돼 있었다. 도심 한가운데 있던 시장이라 개발을 피하지 못했다. 10년마다 변하는 강산처럼 세태의 변화를 이기지 못했다. 그래서 오산에 있는 오색시장을 갔을 때 반가움이 컸다.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