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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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0)] 전통주로 지역사랑 빚는 '오산양조' 지면기사
오산시를 너무 사랑하는 오산 사람 김유훈 (주)오산양조 대표는 한때 잘 나가는 식품유통업체를 운영했다. 그 옛날 장이 서고, (구)양조장이 자리했던 인근에서 3대째 채소 등 식품을 판매했다. 번화하던 곳은 세월이 흐르면서 구도심이 됐고 공동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2015년 즈음 오산시는 구도심의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했다. 이때 김 대표는 사업을 그만두었다. 오래된 자신의 사업장이 도시재생에 방해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사업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그 장소에 대한 추억이 흐려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구도심의 중심에 양조장이 있었다. 김 대표는 "어린시절 늘 양조장 근처에서 놀았어요. 큰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어서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땅을 파서 타일을 붙여 만든 저장실과 자전거를 타고 말통에 막걸리 배달하던 사람들, 고두밥을 식히려고 널어놓은 풍경은 언제나 그리웠어요"라고 회상했다. 당시 도시재생 사업을 주관하던 오산시 공무원 이필온 팀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지나가는 말로 "양조장을 복원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술에 대한 애착이 많았던 오서윤 오산양조(주) 양조기술이사는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오산에 지역을 대표할 만한 술이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꼈다. 다양한 전통주 교육을 통해 전통과 전통주에 대해 이해하면서 그 아쉬움이 더욱 커져갔고, 없으면 만들어보자는 열정으로 2016년 오산시에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여러 교육기관에서 전통주에 대해 배우면서 동시에 오산시에 마을기업 형태의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오산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빚고, 그 술로 오산을 알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 지역자원 순환을 위해 지역 농산물인 세마쌀로 빚은 전통주를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매개체로 사용한다는 아이디어는 도시재생의 목적과도 잘 맞았다. 이 팀장이 다리역할을 하여 오산 양조장의 부활을 바라는 김 대표와 오산 전통주의 탄생을 꿈꾸는 오 이사가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나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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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9)] 3대째 막걸리 만드는 강화 금풍양조장 지면기사
90년 동안 3대째 막걸리를 빚어온 양조장이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100여 명 넘는 방문객들이 찾아와 여행기를 올리고 막걸리를 사간다. 지난 15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위치한 금풍양조장을 찾았다. 온수리는 1천600년의 역사를 지닌 전등사와 1906년 지어진 성공회 한옥성당 등으로 유명해 오래전부터 방문객이 많아 상권이 크게 형성돼 호황을 누렸던 곳이다. 그중에서도 금풍양조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였다.금풍양조장은 1931년 김학제씨가 창업했다. 양조장 이름은 재물을 의미하는 금(金)과 풍년(豊)의 의미를 담아 '금풍(金豊)'이라고 붙였다. 1969년 양태석 대표의 할아버지 양환탁씨가 인수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른 사업자에게 임대해 '강화온수양조장'으로 운영하던 것을 지난해 여름 양태석(47) 대표가 이어받았다."양조장이 노후되는 게 안타까워 아버지께 양조장을 운영하겠다고 말씀드렸어요. 처음엔 반대하셨죠. 그 일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던 거죠." 양 대표는 양조장을 막걸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꾸며보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사회에서는 15년간 IT기업에서 기업런칭·전시 등 마케팅을 담당한 그에게 금풍양조장은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는 인생의 무대가 됐다.IT기업서 일하던 양태석 대표, 노후화 안타까워 '새로운 문화공간 목표' 가업 이어혼자서 술 빚어 한달 2천병 생산… 옛 '금학 탁주' 부활, 내년부터 약주 생산 계획 막걸리는 양태석 대표 혼자서 빚는다. 술밥을 짓고 발효해 병에 담기까지 15일 걸리는데 한 달 2천병 정도를 생산한다. 양 대표는 "혼자서 막걸리를 만들어 많은 양을 생산하기도 어렵지만 예쁘고, 재밌고, 즐겁게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양 대표는 내년부터 약주도 생산할 계획이다. 예전 이곳에서 만들었던 '금학(金鶴) 탁주'라는 상표를 사용하기로 했다. '금학 탁주'는 9.6도짜리 '블랙', 13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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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8)] 연근 첨가 천지수 순생 막걸리 '시흥 대한주조' 지면기사
시흥시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연근(蓮根)이 손꼽히는데 연근이 처음 재배된 곳도 바로 시흥이기 때문이다.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 관곡지(官谷池·시흥시 하중동 208)는 조선 전기 농학자인 강희맹이 제조 9년 명나라에 다녀와 중국 남경에 있는 전당지에서 연꽃씨를 채취해 시흥시 하중동 관곡에 있는 연못에 씨를 심어 재배해 널리 퍼지게 됐다. 이를 계기로 안산군의 별호(別號)를 세조 12년(1466년)부터 '연성(蓮城)으로 부르게 됐다.또한 연근과 관련된 율곡 선생의 일화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어머니인 신사임당을 여의고 오랫동안 실의에 빠져 있던 율곡 선생이 건강을 상하게 됐는데 이때 그의 건강을 회복시켜준 음식이 바로 '연근죽'이었다.연근은 먹거리뿐만 아니라 귀중한 약재로도 사용됐다. 특히 땅속의 보물로 일컬어지는 연근은 지혈, 소염, 강장, 피로회복, 감기, 천식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기미, 여드름 개선 및 숙면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알려지고 있다.시흥시 정왕동에는 시흥의 특산물인 연근이 함유된 막걸리를 제조하는 '대한주조(대표이사·김미영)'가 있다.세계에서 가치를 인정한 맛, '천지수 순생 막걸리'대한주조는 연근이 들어간 '시흥 연 막걸리'와 '천지수 순생 막걸리'를 제조한다. 그렇지만 시중에서 '천지수 순생 막걸리'는 찾아보기 힘들다.대한주조가 설립된 것은 2009년으로 13년이라는 역사가 짧은 것도 있겠지만 일본 최대 쇼핑몰 라쿠텐에서 11년 연속으로 막걸리 부문에서 1위를 이어왔을 정도로 '천지수 순생 막걸리'의 70%가량은 일본을 위주로 한 해외수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쇼핑몰서 11년 연속 '막걸리 부문 1위'70%가 수출…국내 마니아층 찾는 프리미엄 제품경기미 100% 사용… '오양주 기법' 깔끔한 뒷맛품질유지 위해 목요일 하루 판매후 잔량은 폐기업계 최초 냉장차량 유통… 유통기한도 6배 길어 미슐랭가이드 Tokyo '그레이스'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 정도로 천지수 순생 막걸리는 세계에서 가치를 인정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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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7)] 해외서도 인정, 안산 대부도 와인 '그랑꼬또' 지면기사
와인은 향기로 먼저 마신다고 했던가.한국 와인에 대한 편견은 '그랑꼬또(Grand Coteau)' 와인의 코르크를 여는 순간부터 깨졌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포도인 캠벨얼리 수천 알을 단숨에 맡는 느낌이었다. 상큼하고 달콤한 향은 코끝을 지나 뇌리를 스쳤고 입안에는 침이 잔뜩 고였다.그다음 눈으로 마신다는 와인. 맑고 투명한 장밋빛은 어느 순간 눈을 매혹했다. 포도밭에 핀 장미꽃처럼 영롱한 자태를 뽐냈다.입안에 그랑꼬또 와인을 머금자 상큼하고 달콤한 향기를 그대로 마시는 느낌이었다. 우리가 통상 알던 수입산 레드 와인과 단순 비교 불가다. 떫은 타닌 대신 향긋한 맛으로 무장했다고 했다고 하는 말밖에 적을 수 없는 표현력이 아쉬울 따름이다.캠벨얼리로 만든 안산 대부도의 한국 대표 그랑꼬또 와인. 첫 만남은 첫눈에 반하기 충분했다.하지만 그랑꼬또 와이너리의 와인은 캠벨얼리로 만든 그랑꼬또 와인이 전부가 아니다.국산 청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 '청수'는 레드 와인 그랑꼬또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았다. 맑은 황금색의 청수는 잘 익은 청포도 향이 풍만하게 코를 자극했다. 적절한 산미와 혀끝을 살짝 치는 타닌, 그리고 가득한 청포도의 달달한 향은 청수를 목젖 뒤로 넘긴 후에도 입안에 한동안 맴돌았다. 갑자기 음식(안주)이 당겼다. 기름진 고소한 삼겹살부터 담백한 소고기, 짭짤한 소시지에 이어 대부도의 대표 음식인 바지락 칼국수, 소금으로 구운 제철의 새우, 조개찜, 조개구이 등 수십 가지의 안주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식은 없었다. 떡볶이, 주꾸미볶음, 오징어볶음, 동태전, 잡채까지 모두 번갈아 곁들여도 비릿함이 올라오거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다.그랑꼬또 와이너리를 만든 김지원 대표도 가장 자부심을 느낀다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한국의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어느새 우리는 레드 와인은 고기류, 화이트 와인은 회나 해산물이라는 공식을 머릿속에 외우고 있다. 이 공식은 청수뿐 아니라 그랑꼬또 와인마저 산산이 무너뜨렸다. 포도 재배 최적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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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6)] 여주쌀과 여강물로 전통주 만드는 추연당 지면기사
한 잔 술을 빚기까지… 40일 발효 60일 숙성추억처럼 아름답게 취하는 '시간의 향기' 대왕님표 여주쌀과 남한강 물·누룩으로 만든 전통 약주인 '순향주'는 먼저 맑은 황금색 빛깔과 과실, 곡물, 꽃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마셔보면 달지 않으면서 신맛이 조화를 이룬 감칠맛과 깨끗함에 반한다. 여주시 가남읍 금당리에서 순향주, 소여강, 백년향 등 전통술을 만드는 추연당의 이숙(52) 대표는 "전통주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말했다. 추연당은 맛있는 음료 추(䣯), 인연 연(緣), 집 당(堂)자를 써서 '맛있는 술로 인연을 맺은 집'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2016년 여주로 귀촌해 농업회사법인 추연당을 설립하고 2018년 상품을 출시한다. 그리고 2020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우리술 품평회' 약(청)주 부문에서 '순향주'로 우수상을 받고, 지난 4월 제12회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평화통일기원 한국전통음식 요리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추연당은 지난 5일 세종대왕 이름인 '이도(李)'로 상표등록을 마쳐 '이도 육포'와 정과류 등을 내놓을 계획이며, 협동조합과 연계해 궁중디저트 카페도 준비하는 등 전통음식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추연당에서 이 대표를 만나 특별한 전통주 이야기를 들어봤다. 할머니의 전통주는 기다림의 미학전통주 제조법을 시연하는 이 대표는 멥쌀을 정성스레 씻기를 반복하고, 미리 불린 멥쌀을 찜기에 쪄서 고두밥을 만들고, 차게 식힌 뒤 누룩을 넣고 발효시킨다. 이 밑술과 4번의 덧술을 혼합해 발효는 40일, 숙성은 60일, 그래서 발효와 숙성에 100일 정도 걸려 나온 술이 '순향주'이다."큰 양조장에서는 기계로 씻지만 여기서는 직접 손으로 씻어요. 쌀알이 망가지지 않도록 집중하여 씻다 보면 여주 쌀의 향기가 나면서 잡념은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죠. 음식은 편안한 마음으로 대하면 더 맛있어요." 이숙 대표 "할머니가 술을 빚던 모습 지금도 경이" 전통방식 살려17세기 조리서 '음식디미방' 바탕, 5번 담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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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5)] 3代째 이어온 술맛… 인천탁주 '소성주' 지면기사
지역 11개 양조장 연합해 1974년 설립신맛·단맛·쓴맛 잘 어우러져야 '제 맛'소비자 취향따라 변화… '균형점' 고민'플러스' 제품 고급화… 올 신제품 계획"가까이 쉽게…" 확고한 '막걸리 철학'한국막거리협회장 맡아 '세계화 노력'오랜 전통 자랑, 공장 2층 역사관 마련인천에서 손님들이 막걸리를 주문하면 가게 주인은 주저 없이 냉장고에 있는 '소성주'를 집어서 갖다 준다. 막걸리를 먹고 싶을 때 처음부터 소성주를 달라고 하는 손님도 드물지 않다. 오랫동안 시민들과 시간을 보낸 '인천 대표 막걸리 소성주'가 보여주는 인천의 모습이다. 인천은 오래전부터 술을 만드는 양조업이 활성화된 도시였다. 인천항이 개항한 1883년부터 1933년까지 50년간 인천의 모습을 담은 책 '인천부사'를 보면 인천의 공업을 언급할 때 정미업에 이어 양조업이 두 번째로 나온다. 소성주를 만드는 '인천탁주'는 인천 양조업의 명맥을 잇고 있다. 11명의 주주가 운영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회사로, 인천 지역 11개 탁주 양조장이 연합해 1974년 설립했다. 각 양조장의 역사까지 합하면 술을 빚은 지 50년을 훌쩍 넘겼다. 정규성 대표는 1996년부터 인천탁주 대표를 맡고 있다.막걸리는 어떤 술일까. 막걸리를 부르는 이름은 여러 가지가 있다. 술이 맑지 않고 탁해서 탁주(濁酒), 농부들이 주로 마셨다고 해서 농주(農酒), 색이 희다고 해서 백주(白酒), 밥알이 동동 떠 있다고 해서 동동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 이름은 막걸리가 가진 특징을 자아낸다.막걸리는 주로 그 지역에서 소비된다. 전국 각지에 지역을 상징하는 막걸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정규성 대표는 3대째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막걸리 장인'인 셈이다. 한국막걸리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는 "막걸리를 만드는 것이 약주나 증류주를 만드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맛의 조화를 이뤄내야 하고, 쌀과 효모의 상태 등 때문에 균일한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수십 년 동안 막걸리를 만들어왔지만, 아직도 공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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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4)] 막걸리 세계화 앞장선 양주 '양주도가' 지면기사
별산대놀이 고장서 '별산' 브랜드 제품 생산평생연구 정수 녹인 '오디 스파클링' 자부심발효과정 적기에 초산균 주입으로 신맛 균형창의성 더한 주조… '2020 대한민국 주류대상'우리 술 '막걸리'가 요즘처럼 대접받은 적이 있었던가. 한여름 뙤약볕을 피해 농부들이 툇마루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출출함과 지친 몸을 달래려 투박한 사발로 나눠 마시던 술, 그래서 때론 '농주'로 불리던 막걸리. 이 흔하디흔한 술이 이제야 그 값어치를 인정받으며 새 전기를 맞고 있다. 전통은 전통대로 살리며 달라진 취향에 맞춰 조금씩 변화가 가미되자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뻗어 가고 있다. 맥주와 와인, 위스키 등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술들이 숱한 변화를 거치며 세계 각지로 전파돼 오늘날의 입지를 다졌듯 우리 술 막걸리가 그 길을 가려 한다.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술의 공통점은 종류도 많고 맛도 가지각색이란 것이다. 맥주만 하더라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그 맛도 지역마다, 제조사마다 다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끈 수제 맥주가 이런 다양성의 뿌리라 할 수 있다. 막걸리는 언뜻 종류가 많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생각보다 많다. 막걸리에서 파생된 술도 많다. 지방, 집안, 술도가 등 제조하는 곳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오늘날 막걸리가 다시금 주목받는 것은 이 다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뽕나무의 추억을 담다양주시 광적면의 유서 깊은 마을 '비암리'. 논과 밭, 하천으로 둘러싸여 운치 있는 이곳에 '양주도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 양조장의 앞마당엔 비암리의 상징인 '견준 바위'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이 바위는 한가운데 구멍이 나 있는데 나뭇가지를 꺾어 구멍에 견줘 잘 맞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출산을 기원하던 바위인 셈이다.양주도가는 '별산'이라는 브랜드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별산은 여러 의미를 담은 중의적인 표현인데 양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인 '별산대놀이'와 '특별한 신맛', '별이 내려앉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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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3)] 전통주와 디자인이 만나는 평택 '호랑이배꼽' 지면기사
'한반도 배꼽 평택'서 이계송 화백·가족 창업지역 쌀·현미 사용 40일 발효·60일 저온숙성인공첨가물 넣지 않은 오직 '장인의 맛' 고수국내 최초 '라이스 와인' 가벼운 보디감 일품친근한 캐릭터 상표 '패키지 디자인' 화제도'노랑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전통주 '호랑이배꼽'(Tigercalyx)이 세간에서 큰 화제를 얻고 있다. 귀여운 노랑 호랑이가 자신의 배꼽을 가리키며 뒤돌아보는 그림을 디자인한 '호랑이배꼽' 에코백, 350㎖짜리 '호랑이배꼽'병 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작은 호랑이, 처음 본 사람에게 호랑이가 환한 웃음을 던지며 유혹하는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배꼬비잔', 브랜드 컬러인 노란색을 활용한 '노랑노랑' 젤리펜과 메모지 등등. 전통주인 '호랑이배꼽'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하게 선보인 상품들이다. 최근 평택의 술도가 '호랑이배꼽'이 자체 브랜드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패키지 디자인으로 선보인 레이블(Lable)이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의 막걸리 등 전통주 상표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롭고 창의적인 해석을 토대로 '호랑이배꼽'을 세계 주류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뎌 주목된다.# 600여년 삶의 터전 지키기… 평택 술도가 '호랑이배꼽'선대부터 600여년간 살아온 함평 이씨 집성촌이 있는 평택 포승에 소재한 술도가 '호랑이배꼽'.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 이계송 화백과 가족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호랑이를 닮은 한반도의 중심, 즉 배꼽 자리에 위치했다는 점에 착안해 생막걸리의 이름을 '호랑이배꼽'으로 지었다.이 화백과 가족들이 빚어낸 술은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한다. 평택 포승지역에서 수확한 쌀과 현미로 담그는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40일가량 발효 후 60일 동안 저온 숙성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오기까지 100여일이 걸린다. 일주일 혹은 늦어도 한 달 안에 대량 생산하는 여느 술도가와는 술을 빚는 과정에서부터 확연하게 구별된다.최근 급증하는 온라인 주문에 맞춰 대량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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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3)] '응답하라 1988' 촬영지로 유명한 커뮤니티 공간 지면기사
호랑이배꼽은 술도 구매하고 예술작품도 감상하며 때론 재즈 등 문화행사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다.술도가 호랑이배꼽은 67년 된 낡은 한옥과 이 화백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카페 겸 갤러리, 누에를 치던 잠실인 흙집을 활용한 막걸리 제조공간, 재즈 등의 공연이 수시로 펼쳐지는 넓은 무대 등으로 꾸며져 있다.한옥은 tvN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1988'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아름드리나무가 드리워진 이 공간에 기대어 잠시 쉼을 취하며 힐링하기에 적격이다. 호랑이배꼽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호랑이 풍향계도 눈에 띈다. 이 화백의 지인인 일본인 작가가 만든 정크아트인데 하늘을 다시 한 번 올려다보게 한다. 호랑이배꼽에서는 막걸리와 함께 '준치김치'를 맛볼 수 있다. 이 준치김치는 이 화백의 아내인 이인숙씨가 직접 만든 것으로 시중에서 구할 수 없고 오로지 술도가를 직접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다. 호랑이배꼽은 정기 혹은 비정기적으로 희망하는 기업 등 단체나 개인들의 신청을 받아 막걸리를 직접 빚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병행한다.단 호랑이배꼽 막걸리는 대형마트나 식당에서 구입할 수 없다. 오로지 술도가 호랑이배꼽(평택시 포승읍 충열길 37)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smartstore.naver.com/tigercalyx)에서만 주문할 수 있다. 호랑이배꼽 생막걸리 720㎖ 2병 1만4천원, 350㎖ 4병 1만4천원이다. 인스타그램에서 'tigercalyx'를 검색하면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김종호·전상천기자 junsch@kyeongin.com체험공간으로 활용하는 67년 된 낡은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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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2)]'과거와 현대 잇는 술도가' 용인 (주)술샘 지면기사
젊은 직원들 손으로 생산하는 제품·디자인 '고루하다' 선입견 지워대통령상 '미르'·다이어트술 '이화酒' 등 '인기' 매년 매출 2배 성장지난해 코로나 사태 속에도 다른 기업과 컬래버로 '매출 3배' 달성'양조장학교' 술·식초 체험 프로그램 운영… 전문 교육과정 운영도인근에 에버랜드·민속촌·백남준아트센터 등 관광·즐길거리 다채 "한반도를 강타한 '코로나19'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높은 파고(波高)를 넘어서고 있어요."용인(龍仁)의 대표적인 술도가로 주목받고 있는 (주)술샘(대표·신인건). 이른 아침부터 최상철 실장 등 (주)술샘의 직원들은 지하 1층에 마련된 술도가에서 온라인 주문 쇄도에 따른 물량을 맞추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유난히 흰 마스크와 작업복으로 가려진 얼굴들은 흰 머리의 지긋한 연세의 술 장인일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깨 버린다. 30대의 젊은 친구들이 고문헌에 담겨 있는 선조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정갈한 누룩을 직접 손으로 빚고, 전통주와 전통 발효식초 등을 제조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와 대량 생산보다는 정성과 기본을 지키기 위한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전통주 또한 좋은 재료와 정성이 좋은 술을 만드는 기본'이라는 경영철학을 추구하는 (주)술샘 신인건 대표는 "우리 술을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는 젊은 친구들에게 술도가 (주)술샘의 모든 것을 전해 주는 게 나의 소명"이라고 다짐한다.#'희망 술도가의 부상'(주)술샘은 '전통주는 고루하다'란 선입견에 맞서 세련되고 힙한 패키징을 통해 현대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술도가'로 주목받고 있다.(주)술샘은 용인 백옥쌀 등 경기미와 양질의 물맛, 그리고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효모 그리고 직접 제작한 전통 누룩 '이화곡' 등으로 전통술을 빚어낸 지 10년 만에 술도가 업계에서 위명을 날리고 있다.원숭이해인 지난 2016년에 붉은 쌀 홍국을 넣어 만든 빨간색 막걸리 '술 취한 원숭이'(생탁주)와 '붉은 원숭이'(살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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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2)]인터뷰|신인건 농업회사법인 (주)술샘 대표 지면기사
너무 옛 방식 고집보다 '젊은층 위한 술' 성과 밀려드는 주문에 작년 증축 불구 또 신축 계획세계시장 가능성 강조 '청년들의 도전' 응원도"백옥쌀 등 경기미와 물맛, 그리고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효모 등 3가지 황금 요소가 최고의 경쟁력입니다."농업회사법인 (주)술샘 신인건 대표는 최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10년만에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 "용인의 백옥쌀, 그중에서도 추청으로만 술을 빚고 있는데, 경기미가 아무래도 술맛을 굉장히 좌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또 "저희 양조장이 위치한 곳에서 나오는 지하수가 양질이고, 실제로도 맛이 굉장히 좋다"며 "전통적인 누룩을 쓰는 것과 병행해서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효모를 배양하고 키워 사용하는 게 최고 경쟁력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정과 디자인,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게 된 것"이라며 "술 자체도 너무 올드한 전통을 고집하지 않고, 오히려 젊은 층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술, 아주 쉽게 즐길 수 있는 술을 좀 만들다 보니까 시장에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신 대표는 최근 공장 신·증축 계획과 관련, "이제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비좁아 지난 2020년에 증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주문량을 못 따라가 또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며 "새로 지을 공장 부지는 있지만 여러 가지가 쉽지는 않아 지자체 등 행정기관에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특히 지난 2017년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 허용을 회사가 급성장하게 된 배경이라고 언급한 그는 "코로나19 상황은 오히려 전통주 시장이 더 발전하게 된 기회였다"며 "전통주를 파는 주점이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을 통해 젊은 사람들이 찾는 쉬운 술, 가벼운 술, 아주 쉽게 즐길 수 있는 술 등이 선보이면서 매출이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신 대표는 청년들의 전통주 제조에 대한 도전과 관련, "우리의 전통주라는 카테고리가 아니라 술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굉장히 무궁무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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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1)]프롤로그-'술도가'의 재발견 지면기사
가양주로 전승되던 전통주, 일제 탓 밀주 전락해방 이후엔 지역 통폐합 정책으로 규제·관리1990년 제조 허용 불구 소주·맥주에 밀려 찬밥2009년 막걸리 열풍 타고 '필수 기호식품' 자리지역 농산물로 빚어낸 술, 관광 콘텐츠와 연계6차산업 '농촌융복합모델'로 경제 활력소 역할경인지역 주종·즐길거리 지면·영상으로 소개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술을 빚어 판매하는 '술도가'(양조장)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농촌융복합산업'의 총아(寵兒)로 주목받고 있다. 경인(京仁)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물, 대(代)를 잇는 정성과 철학으로 빚어내는 술과 먹거리,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체험·관광이 가능한 '농촌융복합산업'의 신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경인일보는 연중 기획 시리즈인 6차 산업 관광 프로젝트 '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를 기획, 최근 소비가 급격히 늘고 있는 외국산 주류에 맞서 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는 경인지역의 '술도가'를 집중 조명한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본격화될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로 지역 내수경제를 이끌어 가는 지역관광산업의 핵심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술도가'의 글로벌 경쟁력을 점검해 본다. → 편집자 주# '술도가의 부활…밀주에서 술로'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지역경제는 좀처럼 침체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 심리를 반영하듯 지난해 맥주와 와인 소비가 대폭 늘었다고 한다. 집콕생활이 늘면서 홈술, 혼술 등 소비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이 틈을 비집고 알음알음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던 지역 내 '술도가'(양조장)들의 역습이 만만치 않다. 막걸리와 재즈가 만나거나 와인과 체험관광이 만나는 등 새롭게 거듭나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우리네 전통주인 막걸리와 소주 등을 빚어냈던 '술도가'는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예부터 술은 농사일이나 제사 등 일상적인 삶에서 집집마다 필요할 때 가정과 주막(酒幕)에서 빚어내는 가양주(家釀酒) 형태로 전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