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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탈중심화 가속… 다가오는 '비대면 사회' 지면기사
270명 접속 '온라인 골든벨'학교가 바뀐다남양주 동화고, 쌍방향 수업 도입"작년부터 준비, 활용 연구"# 지난 4월 22일, 과학의 달을 맞아 남양주 동화고등학교에서 '사이언스 골든벨 대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문제를 듣고 주어진 시간 안에 답을 찾아 제출했다. 진행 담당 교사가 제출된 답을 훑어보고, 재치있는 오답을 쓴 학생에게 초콜릿이나 비타민 음료 같은 작은 상품을 따로 챙겨주기도 하며 진행의 묘를 발휘했다. 정답이 발표되면 기뻐하거나 실망할 새도 없이 학생들은 다음 문제에 집중했다. 2020 사이언스 대회에 참가한 학생은 모두 270명으로 역대 골든벨 대회 중 가장 많다. 강당을 가득 채울만한 인원이지만 보드에 정답을 적는 분주한 손길과 친구들의 응원 소리, 현장을 달구는 열기는 아쉽게도 없었다. 사실, 그 시간 학교는 비어 있었다.참가 학생 270명은 각자의 집에서 학교 구글 계정에 접속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문제를 듣고 정답은 따로 고지된 온라인 주소에서 기입해 제출했다. 문제를 듣고 검색할 시간이 주어졌지만, 인터넷 창을 이리저리 넘기며 답을 찾기에는 빠듯했다. 2학년에서 1등을 차지한 박주빈 학생은 "문제가 어려웠지만 모든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풀었다"며 "혼자였지만 상당한 긴장감 속에서 1시간을 보냈다"고 당시 분위기를 떠올렸다. 1학년 임찬영 학생은 "고등학생이 됐지만, 등교를 하지 않고 있던 때라 한 번도 본 적 없는 미지의 참가자와 경쟁을 했다"며 "온라인으로 활동을 함께 하니 좋았고, 문제가 어려웠지만 평소 잘 읽지 않던 과학 자료를 읽게 되고 학습에 자극이 됐다"고 참가 소감을 전했다.이번 '온라인' 사이언스 골든벨이 진행된 장소는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다. 동화고 최강 팀워크를 자랑하는 과학환경부 선생님들은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과학의 달을 그냥 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학교 내부에서 크로마키판을 설치하고 온라인 골든벨을 진행하려던 참에 전국 시청자미디어센터가 원격수업 현장 안착을 위한 온라인 강의 제작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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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건축가 유현준이 말하는 '도시의 재구성' 지면기사
위치만 달라졌을 뿐 공간체계 같아1·2기와 차이 미미… 베드타운 양산경인 구도심 대부분 '서울 복제품''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교육도 변화전교생 개념 시대 맞춰 달라질 수도필수 기능만 하는 '위성 학교' 고민테라스등 집의 실내공간 요구 증가지역 '빈 시설' 사회 요구따라 이용도시와 건축에 대한 참신한 해석으로 주목받은 건축가 유현준(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변화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프랑스 파리가 장티푸스와 콜레라 등 물을 매개로 전파하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 하수도를 설치해 전염병에 강한 매력적인 도시로 탈바꿈한 것처럼, 한국의 도시도 매력을 갖출 기회이자 우리 생활을 둘러싼 공간과 시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그를 직접 만나 코로나19 이후의 도시와 건축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아니다. 위험한 시기가 지나면 예전과 똑같이 돌아갈 것이다'라는 의견이 모두 나옵니다."12시로 향하던 방향이 3시나 6시 방향으로 급격히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2시 정도로는 갈 거예요. 왜냐하면 한국이 근대화된 게 50~60년 됐다고 하면 그동안 한 번도 의구심을 지니지 않았던 데에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됐어요. '회사나 학교를 가지 않아도 일하고 공부할 수 있구나'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죠. 왜 3시나 6시가 아니라 2시 방향으로 가냐 하면, 본래 12시로 밀어왔던 힘, 본능적으로 푸시(push)하는 힘이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바뀌지는 않고 방향이 수정될 것 같습니다." - 변화의 중심에 학교가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으로 회사도 집도 변했는데, 학교는 어떻게 바뀔까요?"학교수업이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대체되고 있지만, 학교라는 공간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을 거예요. 학교는 낮 시간 동안 아이를 맡아주는 탁아소 기능, 공동체를 체험하게 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온라인으로 대체가 안 됩니다. 그런데 지금 학교의 모습은 다시 생각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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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3·끝)로컬의 미래]텅 빈 인천항크루즈터미널… '지역 인프라'에 주어진 숙제 지면기사
국내 최대 규모 불구 '개점휴업'"시스템 앞세운 위기 극복 관건"체육시설 등 전반적 논의 시급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역 공공인프라의 존재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공연장과 체육관, 학교 등의 인프라는 반년 가까이 가동이 멈춰서며 무용지물이 됐다. 인천지역 주요 관광 인프라 가운데 하나인 인천항크루즈터미널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지난 10일 찾아간 인천항크루즈터미널은 개점 휴업 상태였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5천t급 크루즈선 접안이 가능하도록 1천18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규모로 만든 이 터미널도 전 세계를 강타한 감염병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관광객으로 붐벼야 할 1·2층 출입국장은 텅 비었고, 배와 터미널을 연결하는 각각 40억원짜리 '갱웨이(Gangway)' 두 기를 떠받치는 주행 레일은 녹슨 채였다. 430m 길이 부두 안벽에는 화려한 크루즈선 대신 세계적 불황에 갈 곳을 잃은 자동차 수송선이 정박 중이다. 크루즈터미널을 관리하는 인천항시설관리센터의 정순용 소장은 "빈 부두를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지난해 10월 이후 이곳 터미널을 찾은 크루즈선이 단 1척도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오기로 한 크루즈선은 모두 23척이었다. 상반기 14척이 취소됐고 나머지 9척마저 곧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거라곤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2012년 인천항만공사 의뢰로 진행된 '인천항 크루즈 승객·시설 수요 추정 및 사업성 검토 용역' 결과는 수도권에 크루즈선이 2015년 89항차(관광객 12만2천명), 2020년 128항차(17만6천명), 2025년 186항차(25만5천명), 2030년 270항차(37만명)로 예측했다. 하지만 당시 '감염병'이라는 변수는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 게다가 일본 해상에서 700여명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발생시킨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부정적 영향도 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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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2)로컬의 가치]위기때 더 빛났다 '지자체의 존재감' 지면기사
'정부 손길' 안닿는 극저신용 등 틈새지원사는 곳 따라 다른 기본소득 '소속감' 확인코로나 정책 대다수가 '지방정부 손' 거쳐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가 그간 제대로 발견하지 못했던 지역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내가 사는 '지역'을 더 특별하게 만들고자 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은 특히 눈부셨는데, 중앙정부가 살피기 어려운 사각(死角)을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며 지방정부의 존재 가치를 지역 주민에게 각인시켰다.경기도는 지난 4월 '경기 극저신용대출'을 시행했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여서 제도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힘든 서민들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다. 코로나19로 발생한 경기 경색으로 이들이 불법 사금융에 손을 뻗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극저신용대출은 모두 지방정부의 자체 재원으로 이뤄진다. 인천시는 학교 졸업 2년이 지난 구직 청년에게 월 50만원 취업활동비를 지원하는 '구직청년 드림체크카드' 사업을, 제조업·무역업 등 지역 중소기업에 최대 7억원까지 경영안정자금 융자 이자를 보전해주는 '경영안정자금 이차보전', 활동이 위축된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문화예술인 재난지원금' 등을 자체 예산으로 진행했다. 정부가 거시적인 지원을 펼칠 때, 사이사이의 빈 틈새를 메워주는 정책인 셈이다.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받게 되는 지원이 달라지는 경험은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두드러진다. 화성시는 화성시민이면서 화성시에 사업자 등록을 한 소상공인에게 '소상공인 긴급 생계비'를 지원한다. 화성시에서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이더라도 화성시민이 아니고서는 지원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경기도는 기초단체별로 지급한 지자체 재난기본소득도 최소 5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로 거주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졌다. 정부 정책에 따라 일괄적인 혜택을 받는 '국민'이 아니라 '○○도민', '○○시민', '○○군민'이라는 이유로 지원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경기도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정부는 큰 틀에서 지원을 하지만 소소한 디테일을 놓칠 때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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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로컬방역의 성과와 과제①]승차 선별진료·호흡기 감염 클리닉… 'K방역' 지역에서 세계로 지면기사
K방역 아이콘 '드라이브스루 진료소'김진용 인천의료원 과장 최초 제안생화학테러 항생제 배포 연구 접목보편 검사 방식… 전세계 벤치마킹하남시보건소 '호흡기 감염 클리닉'일반병원 대신 이용 감염확산 차단환자·의료진, 진료 시스템에 '안심'정부 하반기 500곳 설치 '정책모델'# K방역 상징된 DT선별진료소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DT) 선별진료소는 'K방역'을 상징하는 하나의 확실한 아이콘이 됐다.차량에 탑승한 채 야외에서 검사를 받는 장면은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신종 바이러스의 무시무시한 감염성과 당시 한국의 다급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빨리빨리 문화를 언급하며 신기한 구경거리 쯤으로 여기던 외국인도 있었다. 그러나 6월까지 이 같은 DT방식을 도입한 국가는 21개국으로 늘어났다. 의료진과 검사자의 접촉은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빠르게 검사할 수 있어서다. 이후 워킹 스루 등 지역별로 주어진 조건에 맞는 다양한 검진 아이디어가 나왔다. 감염 환자가 발생할 경우 학교 운동장이나 관공서 주차장 같은 탁 트인 장소에 텐트를 치고 검사소를 설치하는 일이 익숙한 풍경이 된 것은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 영향이 컸다.'드라이브 스루'라는 서비스 운용 방식이야 오래됐지만 의료 영역에서 실행된 적은 없다. 이를 바이러스 검사에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국내 의료계에 처음 제안한 주인공은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이다.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업계의 주류 병원이 아닌 지방 의료원에 소속된 의사가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컸다.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은 이후 주요 병원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천의료원에 남아 공공의료 현장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김 과장이 대한감염학회 신종감염병위원회 정책태스크포스(TF) 단체 채팅방에서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로부터 "대규모 진단 방안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요청을 들은 것은 지난 2월 21일 오후 11시 30분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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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로컬방역의 성과와 과제②]"인력 갈아넣는 방식으론 오래 못가"… 다음 스텝은 '지역 거버넌스' 지면기사
신종플루·메르스 경험 하남시보건소기존업무 민관이관 코로나 대응 전념확진 대량발생전 인력·조직 정비마쳐정부, 국가방역 개편해 '컨트롤' 강화음압병상 격차… 전문병원 지정 부족경기·인천, 정책변화 체감효과 '미미''민관협력' 경기도 방역체계 성패 좌우사각지대 관리·의료자원 활용 포인트언어·문화 장벽 낮춘 프로그램도 필요이날 진료 봉사를 한 가정의학전문의 민경태 원장은 "하남에 있는 상당수의 병원은 상가 건물 안에 있어 확진자가 내원하면 집단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예방 차원에서 지역 내 모든 병원 의료진이 보건소가 호흡기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에 만족하고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하남시에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서게 된 것은 부족한 의료환경 때문이다. 하남시에 등록된 병·의원은 165곳이다. 가장 큰 병원이 병상 62개 규모다. 구성수 하남시보건소장은 현재 하남시 의료환경에서 집단 감염이나 중증환자가 발생하면 지역사회가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환자를 타 도시로 이송해야 한다. 그러나 감염병 환자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보건소가 예방을 위한 모든 조치를 해야 했다. 이런 절박함에서 탄생한 것이 호흡기감염클리닉이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00여명의 환자가 다녀갔다. 하남시의사회 병원장 8명과 육군항공여단 군의관, 보건소 소속의사 등이 클리닉 운영을 돕고 있다. 봉사를 신청하고 대기 중인 의료진도 10여 명이다. 공공의료의 부족한 부분을 민간영역이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하남시가 이처럼 선제적으로 감염병 예방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구 소장의 경험치 덕분이다. 신종플루가 유행한 2009년, 구 소장은 성남시 분당구보건소장이었다. 이때 처음 감염병 사태를 경험했다. 대응 체계가 마련되지 않았던 때라 상황은 걷잡을 수 없었다. 감염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자 보건소 내 감염병 담당 팀장이 사표를 냈다. 보건소는 검사를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가득 찼다. 타미플루가 치료제로 쓰이고 나서야 상황이 진정됐다. 중원구보건소장으로 재직 중일 때는 메르스가 왔다. 중원구에서 발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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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1)로컬의 변화]코로나가 바꾼 일상 '동네를 다시 보다' 지면기사
멀리있는 마트대신 근처가게로주거기능 탈피 '생활터전' 주목지역 농산물 '로컬푸드'등 인기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활에 변화를 가져왔다. 멀리 있는 대형마트에 가기보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거나 집 근처 가게를 찾았다. 여름 휴가도 가깝고 한적한 곳으로 가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도시에서 눈을 돌려 가까운 곳에 있던 우리 지역 명소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지자체 역할도 실감하게 됐다. 매일같이 울리는 재난문자, 각 자치단체마다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보건소와 공공의료원 등은 우리가 그간 잘 알지 못했던 로컬을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재난이 닥치니 지원도 진료도 소비도 마을에서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로컬의 재발견'이다.시민 10명 중 5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몰랐던 동네가게를 발견했고,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대응에 지방정부가 역할을 했다고 느꼈다(경인일보 자체 설문조사 1천462명 응답). 주거 기능이 주를 이루던 경기·인천지역이 주거지를 중심으로 생활이 재편돼 '생활터전'으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시민의 80%는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줄어들 것이라고 봤고, 코로나19 이후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본 시민은 30%에 불과했다. 시민 대다수는 코로나19 이후 '더 나빠진 세상'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위 조사).코로나19가 발견하게 해 준 우리 주변, 로컬은 저 암울한 전망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 취재팀은 3주 동안 이 의문을 품고 로컬의 변화와 가치, 미래를 들여다봤다.먼 전망을 살펴보기 전, 우선 바로 우리 생활의 변화를 들여다봤다. 로컬의 변화는 우리 가장 가까운 곳, 먹고 사는 것에서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문제로 떠오른 지난 2월부터 각종 소비활동 지표는 한결같이 부정적 수식어 일색이었지만, '우리동네 농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만은 소비 한파를 돌파해냈다. 외출이 줄어들며 온라인 소비로 중심축이 옮겨가 오프라인 전반의 소비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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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어느 가족의 '변화된 일상' 지면기사
아들 둘 키우는 성남 전기정·양신덕씨 부부코로나 사태후 탄천 라이딩·주말농장 분양사람 많은 곳 피하니 "지역사는 재미 알아가"자연스레 '마을쇼핑' 지역화폐 사용도 늘어"가끔 비싸도 시간벌고 필요한 만큼 사게돼" 짧은 시간동안 우리 삶을 뒤흔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은 지역의 평범한 한 가정의 일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IT업계에서 일하는 아내와 두 아들(초등학교 3·5학년)과 함께 성남시에 사는 전기정(43)씨 가정도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의 한 가운데 있다."집 가까운 곳에 탄천이 있다는 것을 지금처럼 다행스럽게 느껴본 적이 없네요."전씨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하고 나서야 탄천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요즘 전씨 가정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타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라이딩이 중요한 주말 일정이 됐다. 전씨는 "갈 곳이 마땅치 않은데, 만약 탄천마저 집 주변에 없었다면 매 주말이 너무 지루하고 막막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전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와 탄천은 지하보도로 연결돼 있다. 아파트 통로에서 탄천까지의 거리는 100여m에 불과하다. 한창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시기의 아들들이 차량 통행이 빈번한 도로를 건너지 않고도 빠르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고 탄천에 도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들은 새로 산 자전거를 매일 같이 타고 나가 땀범벅이 돼서야 돌아왔다. 전씨 부부도 10여년 동안 한 번도 신은 적 없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신발장에서 꺼내어 깨끗이 닦았다. 두 아이들과 함께 바퀴를 구르며 탄천변의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면 감염병에 대한 걱정을 날려버릴 수 있었다. 전씨는 "집 문밖을 나서자마자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행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내가 사는 지역, 마을 주변에 뭐가 있는지,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살펴보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이보다 더 두드러진 변화는 채소를 기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내 양신덕(43)씨는 지난 2월 말께 집에서 2㎞ 떨어진, 차로 5분 거리의 낙생저수지 인근 주말농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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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떠오르는 '홈어라운드 소비' 지면기사
얀양 정육점 "평일 매출, 10% 더 늘어"버스 타고 마트 가는 대신 시장 찾기도재난소득 지급… 거주지 인근 소비회복지역화폐 사용·거리두기 확산 등 영향이런 현상은 소비 형태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멀리 나가지 않고 집 근처에서 소비한다는 '홈어라운드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안양 구도심에 위치한 정육점 마장동고기집은 지난달 뜻밖의 경험을 했다. 22년째 이 자리에서 가게를 꾸려온 김창범(55)씨는 "평일 저녁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더군요. 장사하면서 이런 날이 별로 없었는데, 주말이 아닌데도 그렇게 사람이 몰린다는 데 깜짝 놀랐습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10% 정도 매출이 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에 사는 하정자(57)씨도 마트 대신 동네 가게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는 "전에는 비산사거리에 있는 대형마트까지 버스를 타고 4~5정거장이나 가서 장을 보곤 했지만, 지금은 중앙시장에 간다. 아들이 받는 청년기본소득, 재난기본소득이 다 지역화폐라 시장에서 써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하씨의 아들 신기성(25)씨는 "코로나19 이후 서울에 나가지 않고 안양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가 많아졌다. 지하철을 타기도 꺼려지고 이태원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서 전염이 일어나서다. 동네에 몰랐던 카페를 많이 발견했다"고 전했다.한국신용데이터(KCD)의 60만여개 사업장 신용카드 결제 정보를 통해서도 '홈어라운드 소비'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관리하는 사업장의 연간 평균 매출액은 1억 9천만원 가량으로 지난해 정부가 소상공인 실태조사 시범조사에 사용한 평균값 2억원과 유사하다. 이 정보를 활용한 경제 활동 추이를 분석해도 정부 조사와 비슷한 결과 값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한국신용데이터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3개 광역지자체의 소비 추세는 구정 연휴 이후,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한 시점을 계기로 하락하기 시작한다. 6주차 소비는 구정 특수가 겹치며 지난해 대비 19%(경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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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컬의 재발견]SNS로 1462명에 물어보니 지면기사
코로나19는 정말 세상을 바꿔놓을까? 혹은 이미 세상은 변해 있는 걸까? 취재진은 이런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은 경인일보 페이스북을 통해 일주일(6월 2째주)동안 진행됐다. 모두 1천462명이 응답한 설문을 통해 코로나19의 영향과 과제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모든 설문은 취재진이 설정한 문장에 O·X로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코로나19로 생활이 변했다'는 응답은 96.6%로 절대 다수가 '그렇다'고 답했다. 가장 큰 변화는 외부 생활, 즉 외출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었다'는 응답 역시 96.6%에 달했다. 이런 상황은 집 주변과 우리 동네를 들여다보는 계기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 근처 휴식·놀이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는 질문에 70.4%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로 외출은 물론 생활 반경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코로나19로 인간관계(사람 간 교류)가 줄어들 것이다'이란 응답자 역시 81%로 다수가 사회활동 축소를 예감했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로 전보다 온라인 활동 시간이 늘어났다'는 사람도 94%나 됐다.그렇다면 앞으로 주로 집에서 생활하고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 삶이 펼쳐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응답 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기장·공연장·영화관 등을 찾지 않을 것 같다'는데는 오직 33%만이 동의했다. 나머지 67%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찾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외부 활동이 극도로 제한되는 상황 속에 문화·예술·여가 생활을 향유하고 싶은 욕망은 여전했다.코로나19는 그동안 몰랐던 지방정부(지자체)를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각종 지원책, 시시각각 공개되는 우리 동네의 확진자 동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지방정부의 재발견'으로 이어진 셈이다. '코로나19 대응에 지방정부(지자체)가 역할을 했다'는데 82.2%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