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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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향사랑기부제, 지속 가능한 '적극적 정책'인가 지면기사
'고향사랑기부제'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자신의 주거지 외 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세액 공제 혜택과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1인당 연간 최대 500만원을 기부할 수 있다.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 세액 공제된다. 기부받은 자치단체는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지역특산물 등 답례품을 기부자에게 준다.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에 인구를 많이 빼앗긴 지방의 자치단체일수록 재정 확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향인들의 기부가 이어진다는 전제하에서다.답례품으로 제공하는 지역특산물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자치단체 기부 활동이 지역특산물 생산과 판매, 홍보와 판로 개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의 고향사랑기부제와 비슷한 '고향납세제'를 2008년 도입했다. 나가사키현 히라도시는 2014년 일본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고향납세제 수입이 10억엔을 넘었다. 2020년 일본 자치단체들의 고향납세제 수입은 6천725억엔에 달하는 등 지방재정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특산물 생산·판매는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졌으며, 지진 등 대규모 재난 재해가 발생하면 고향납세제를 통해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내년 1월 시행 앞두고 자치단체간 홍보 경쟁출향인 참여 지역경제 활성화 보탬되겠지만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삼다수 영상 광고에 '2023년부터 제주 고향사랑 기부로 제주와 고향하세요'라는 문구를 넣어 내보내고 있다. 다른 자치단체들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된 전광판, 유튜브 영상, 전단 등을 활용해 고향사랑기부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천시는 유튜브 채널에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영상을 올렸다. '인천 애향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읍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어떤 답례품으로 기부를 이끌어낼 것인지는 자치단체들의 고민거리다. 답례품이 기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고향사랑보다는 답례품이 기부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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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잘 자라줘서 고맙습니다 지면기사
아기 엄마는 목놓아 울었다. 갓 태어난 딸아이가 가여웠다. 젖 대신 밥알을 으깬 멀건 물죽을 끓여 먹여야 했다. 남편의 술주정과 폭력을 견디며 간신히 지켜낸 아이였다. 이럴 땐 하늘도 참 무심하기 그지없다. 아이에게 먹일 젖이 나오지 않았다. 눈앞이 캄캄했다. 남편은 술로 허송세월을 보냈다. 분윳값이라도 벌어 올 테니 아이를 봐달라고 애원하고 또 애원했다. 남편은 그마저도 냉정하게 뿌리쳤다. 살길이 막막했다. 수중에 돈이 없었다. 그걸 알고도 남편은 또 생떼를 부렸다. 맥주를 마시고 싶으니 치킨을 시키라는 그런 사람이었다.10년 전 이맘때였다. 인천 중구에서 첫째 지민이(6)와 둘째 정민이(4)를 홀로 키우던 이정미(30·이상 가명)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젖을 물리지 못했던 딸아이가 첫째 지민이다. 한겨울 방바닥은 온통 냉골이었다. 허연 입김이 났다. 이씨는 남편의 행패를 견디다 못해 아이 둘을 데리고 도망치듯 이곳으로 숨어들었다고 했다. 정부 지원금조차 받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양육 책임이 있는 전 남편에게 수입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두 아이는 저체중과 영양실조, 빈혈, 천식 등을 앓고 있었다. 이씨도 왼쪽 얼굴에 마비가 왔다.당시 지민이네 가족의 딱한 사연을 접한 신문 독자들의 후원이 잇따랐다. 이씨는 힘을 냈다. 직업훈련학교에서 미용기술도 배우기 시작했다. 인천의 한 미용 기업도 그를 응원했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어쩌면 이씨는 지금 어느 동네에서 꽤나 소문난 미용사가 돼 있을지 모른다. 또 여섯 살이었던 지민이는 어엿한 여고생으로 훌쩍 자랐겠다. 이제는 엄마의 든든한 큰딸이자 둘도 없는 친구가 돼 있을 것이다. 10년전 딱한 사연 인터뷰했던 지민이네 가족어엿한 여학생 돼 엄마 친구이자 든든한 딸로경찰관 꿈꾸던 민석이도 유도학원 소원풀어 최근 인천의 한 아동 복지단체가 보낸 메일을 받고 가장 먼저 지민이를 떠올렸다. 10년 전 매주 한 차례씩 3개월(2012년 10월~2013년 1월) 동안 이 복지단체와 함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소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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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제물포의 의미 지면기사
인천시가 한때 '제물포시'로 불렸다는 걸 안 건 부끄럽게도 몇 개월 전이다. 올여름 인천시가 행정구역 개편 구상을 발표했던 무렵이다. 미군정(인천군정청)은 해방 직후인 1945년 10월10일 인천부(仁川府)를 '제물포시'로 개칭하고 당시 부윤이었던 임홍재를 제물포시장으로 임명했다. 제물포세무서장, 제물포우편국장, 제물포보안서장 등이 새로 취임했다. 당시 대중일보 보도에 따르면 임홍재 초대시장은 10월20일에 제물포시의 시정방침에 대한 발표를 했다. 재정대책, 물가문제, 공장조업 촉진문제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임홍재 시장은 "신규 사업을 실시해 재정을 보충하고, 세금을 올려 대제물포시 시민의 살림살이를 운영하겠다", "노동대중과 봉급자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물가 문제를 적정히 조정해 생활을 안정시키겠다", "실태조사를 진행해 시급히 공장들이 조업할 수 있도록 하고, 평화산업으로 전환되도록 하겠다", "노동대중의 최저생활을 확보하겠다", "실업자가 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급등하는 물가와 실업 등 해방 직후 혼란했던 지역경제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위생문제와 교육문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시기 대중일보의 주소도 '인천부 궁정2'에서 '제물포시 궁정2'로 바뀌었다.임 시장의 시정방침 발표 며칠 뒤(10월27일) '제물포시'는 다시 인천시로 바뀌게 된다. '아직 정식의 결정을 보지 않았다'는 이유다. 인천부가 제물포시로 바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인천시로 바뀐 과정과 배경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제물포시' 시장이 임명되고, '제물포'를 기반에 둔 주요 기관장에 대한 후속 인사가 진행됐다. 제물포시 시정방침이 발표되고, 언론사 주소도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번 바꾼 명칭을 다시 바꾼 이유나 배경을 담은 자료는 충분치 않은 실정이다. 해방직후 '인천부→제물포시→인천시' 개칭개항후 무역 활발 국제도시 표현 무리 없어 다만 우리나라 지명에 대한 미군정의 인식이 달랐을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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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카타르 월드컵과 민선2기 체육회장 선거 지면기사
2022 카타르 월드컵이 한창이다. 월드컵은 그 자체로도 세계 최고의 스포츠 축제이자, 단일 종목 최대 규모의 대회인 만큼 4년에 한 번 전 지구를 뒤흔든다. 특히 코로나19로 눌렸던 욕구 때문인지, 경기결과의 이변이 속출해서 인지, 올해는 더욱 떠들썩한 분위기다. 스포츠 뉴스 외에도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까지 카타르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어떤 국가인지, 경제력이나 생활 등 눈과 귀가 카타르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경인일보도 경기·인천지역 일간지 중 유일하게 문화체육레저팀 김형욱 기자를 현지로 파견해 현장의 생생한 소식과 함께 낯선 카타르 현지의 풍경을 기사와 유튜브 경인일보 계정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카타르 경제, 한국 IT·콘텐츠 산업 좋은 궁합난제들 월드컵 흔들었지만 세계 최고축제로 카타르는 지금 우리에게 미국의 경제지표 다음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카타르에 쏠린 눈과 귀가 전하는 결론이 하나 있는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카타르와 가까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미국·중국·유럽 등 세계 경제의 거인들과 원만한 외교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도 속하지 않아 좋은 외교적 관계를 형성한다면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과 같은 기존 중동의 강대국 사이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어 한국의 앞선 IT, 콘텐츠 산업과 궁합이 좋다고도 한다.경기뿐 아니라 그 밖에 전 분야에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월드컵이 처음부터 전 세계의 축제였던 것은 아니다. 축구가 지금의 형태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것은 19세기 중반. 그 전에는 같은 축구라는 이름을 쓰지만 손을 사용하는 범위나 규칙이 모두 달라 하나의 종목으로 볼 수 없었다.1900년 대회부터 올림픽에서도 3회 연속 시범 종목으로 채택해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월드컵은 실현되기 어려웠다. 유럽 각국의 축구 규칙이 완전히 통일되지 않았고 국가대표팀이 한자리에 모이기에도 교통수단이 없었다.이뿐 아니라 제1차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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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결벽도 문제, 적재적소가 필요하다 지면기사
성남시의 정책보좌관으로 있다며 '생존'을 알린 J선배에게 전화가 온 것은 얼마 전 일이다. 경기도 대변인을 지냈던 J선배와 연락 자체가 수년만이었다. J선배는 "지금 경인일보 앞을 지나가며 김 기자 생각이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경인일보 기사를 거론했다. '내정자가 없다?… 김동연 인사에 몰리는 사람들'이란 내용의 기사인데, 똑같은 신념을 가진 신상진 성남시장의 방침으로 성남시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산하공공기관에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고 공정 채용을 하기 때문에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은 있지만 원칙은 지켜지고, 성남시가 보다 투명해 지고 있다고 자랑(?)했다.선거 끝나고 정권 바뀌면 '자리 배치' 등장김동연 경기지사 '캠프출신 보은없다' 공언화성시 정치권 인사 A씨는 식사자리에서 정명근 화성시장을 칭찬했다. 정 시장 취임 약속 중 하나가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준말)으로 불리는 정무직 공무원을 최소화하고 일반 공무원을 중용하겠다는 것인데, 전임 시장 시절 '어공'이 기존 정무직 자리는 물론 일반직 공무원 보직까지도 침범하며 급속도로 늘어나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것. 그럼에도 정 시장이 이를 묵묵히 해 나가고 있다는 게 칭찬의 요지다. 그는 아예 정 시장이 화성시에 '나홀로 입성'했다고 했다. 캠프 출신 인사들의 요직 입성을 최소화했다는 이야기다. 공무원 출신인 정 시장에게, '어공'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정(市政)이 비정상적으로 보였을 게다. 선거가 끝나고 정권이 바뀌는 곳에는 항상 새로운 권력이 등장하고, 이를 증명하듯 자리 배치가 이어지게 마련이다. 위로는 대통령실 및 정부기관부터 광역 및 기초단위의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임기 보장과 공개채용이란 행정 용어는 있지만, 정도와 범위만 다를 뿐 권력의 가장 높은 곳에서 전해지는 뜻이 인사와 채용에 반영되는 것은 관행이기도 하다. 가끔 정치권에서 이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결과적으로 예외가 없기에 '누워서 침 뱉기'라고 대중들은 생각한다. 이에 화성시와 성남시 사례가 당연하지만 예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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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불을 끄면 별이 보인다 지면기사
사람의 의식 속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무한정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시간은 아무리 꺼내 써도 줄지 않고 채워지는 화수분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시간은 유한하다. 공식적인 기록으로 130년 이상을 산 사람은 없다. 기록상으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122세 164일을 산 프랑스 여성 잔 칼망이다. 미국 워싱턴대학 사회학과 교수이자 통계학자인 애드리안 래프터리 박사팀이 통계 도구와 독일이 만든 장수 데이터베이스를 적용해 유럽 10개국과 미국, 일본 등 13개국의 장수인들을 조사한 결과 124세까지 장수할 사람이 등장할 확률은 99%, 127세 68%, 130세 13%로 전망했다. 135세까지 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다.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일 때문에 자신이나 가족을 돌아볼 겨를이 없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1960년대 이후 우리 사회는 여유를 갖고 사는 것은 근면 성실하지 않은 것처럼 여겼다. 한국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일 광산, 베트남 전장, 중동 사막까지 마다치 않고 달려가 목숨 걸고 일했다. '여유'라는 말을 사치로 느꼈던 시절이었다. 60여 년의 세월이 지나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대다수 청소년 세대는 입시 때문에 사색할 여유가 없다.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도 마찬가지다. 어렵게 취직하더라도 익숙하지 못한 직장생활에 미생(未生)의 하루를 보낸다. 입시·취업·결혼·육아·자녀교육·노년취업…시간에 휘둘려 정신 못차리는 쉴틈없는 삶 결혼 이후에는 육아와 자녀 교육에 매달려 정신이 없다. 조직의 중심에서 일하는 중년에는 '여유'라는 게 퇴근 후 동료들과의 하루를 마감하고 한숨 돌리는 술자리 정도였다. 은퇴를 앞둔 시점에는 자녀 결혼을 준비하고, 초로(初老)에 들어서도 '제2의 인생'에 도전하기 위한 노년 취업준비생의 삶을 되풀이한다.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노래 가사처럼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울어간다. 김광석이 리메이크해 인기를 끈 이 노래는 김목경이 1984년 발표한 1집 'Old Fash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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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인천 제물포구 활성화 방안이 중요한 이유 지면기사
인천광역시가 지금의 행정체제 '2개 군(郡) 8개 구(區)'를 갖춘 것은 1995년 3월이다. 인천부(仁川府)는 1949년 8월 지방자치법이 시행되면서 경기도 인천시가 됐고, 1968년 '구(區) 제도' 도입에 따라 중구, 동구, 남구, 북구로 나뉜다. 인천은 산업화·도시화를 겪으면서 노동자 유입 등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다. 1981년 7월 경기도에서 독립해 직할시로 승격했고, 1995년 1월엔 광역시로 명칭을 바꿨다. 1988년 1월부터 광역시로 개칭한 그해 3월까지 남구는 남구(현 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 북구는 부평구·계양구·서구로 갈라지고, 경기도 강화군과 옹진군이 인천으로 편입됐다. 인천은 이때의 '2개 군 8개 구' 행정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인천시는 지난 8월31일 '시민 행복을 위한 미래지향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행정체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중구에서 영종도를 떼어 영종구(인구 10만명)를 신설하고 중구 내륙과 동구를 제물포구(10만명)로 개편하는 방안, 서구를 서구(38만명)와 검단구(19만명)로 분구(分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천 행정체제가) 1995년 2개 군 8개 구로 확정된 이후, 27년 동안 행정적·사회적 여건 변화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행 행정체제는 주민 복지와 편익 증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이번 행정체제 개편안은 해당 구의 면적, 인구 증감 추이, 주민 생활권, 문화적 차이, 개발 프로젝트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제물포구는 민선 8기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내항 일대 재개발사업) 중심지로, 영종구는 항공·해양·레저산업을 포함한 '뉴홍콩시티'(영종·강화 일대 투자유치 사업)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인천시는 기대했다.인천시가 설정한 행정체제 완료 시기는 오는 '2026년 상반기'다. 인천시 계획대로 라면, 약 31년만에 '2개 군 8개 구'에서 '2개 군 9개 구' 체제로 개편된다. 인구 증감·생활권 등 고려해 행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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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해법은 미래에 대한 확신 지면기사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임산부의 날(10월10일)'이다. 법정 기념일이지만 축하하고 기념한다는 의미보다는 반등할 기미 없는 합계 출생률에 경각심을 되새기는 날이라는 느낌이 크다.지난해 임산부의 날 즈음해서 합계 출생률이 0.84명(2020년 기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당시 이 수치가 최저점이기를 바랐지만, 올해 들린 소식은 0.81명(2021년 기준). 우리가 마주한 이 숫자가 최저점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합계 출생률을 언급하며 인구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세종정부청사 국무회의에서 "지난 16년간 인구문제 해결에 2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며 "출산율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인구정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시작으로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얼마나 새롭고 힘 있는 정책으로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그간 출생률 관련 정책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큰 기대가 생기지 않는다. 280조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 0.75명아이와 새로운 즐거움 찾을 수 있는 환경 중요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출생률 관련 정책에 약간의 반감 비슷한 감정이 있다. 각종 출생률 정책의 배경에는 개인의 행복보다는 아이를 낳아서 나라에 이바지해달라는 계산이 앞선다고 느끼는 내 꼬인 심사가 작용한 탓일 것이다. 물론,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공급 등 각종 지원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또 환영한다. 개인의 행복이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든 방법은 같을 수 있지만 나라를 앞세우면 내 삶과 괴리가 생긴다. 출생률 문제가 개인 선택의 총합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개개인의 인식에 집중해야 한다.합계 출생률 산출에 포함된 세대로서 말하자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우리 아이가 나라를 위한 도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없다.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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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기도지사는 경험 아닌, 증명하는 자리다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이 이제 갓 100일을 넘겼는데, 성질 급한 여론조사 업체와 정치권의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차기 대선 주자를 꼽는데 열을 올린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을 나눠 누가 가장 적합한지부터 가상대결구도를 그리기까지 방식도 여러 가지다. 각 조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여권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광역단체장 등이, 야권에서는 이재명, 김동연 등 전·현직 경기도지사가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대선 구도 짜기가 조금 이른 감도 있지만 예비주자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경쟁을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도 하다. 최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1기 신도시 관련 설전도 차기 주자들의 신경전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김동연, 취임후 민생대책·공직혁신 합격점정치력·거대조직 운영 효율성 등은 취약점 이제 막 발걸음을 뗀 김 지사는 임기 시작부터 차기 대선 주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경기도정을 시작했다. 경기도지사가 곧 대선주자급이라는 공식이 김문수, 남경필, 이재명 등 전임 지사들을 거쳐 성립돼 왔는데, 김 지사는 아예 대선 출마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케이스이다. 다음 행보는 이미 김 지사에 마음속에 정해져 있다 해도 무방하다. 더불어 민주당도 김 지사에게 갚아야 할 은혜가 있다. 김 지사가 경기도를 지키지 못했더라면 민주당의 지난 지방선거는 전국 최대 광역단체인 경기도를 잃고 궤멸했을 것이다. '김동연 대망론'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기도정이 우선 성공해야 한다. 성공 여부가 조기에 드러나지도 명확히 가려지는 것도 아니지만, 과정을 통해 유추는 해볼 수 있다. 김 지사의 50일은 '혁신은 신속하게, 결정은 신중하게'로 요약된다. 그의 행정 능력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그동안 정권의 성향과 무관하게 주요 공직에 등용됐고, 성과도 냈다. 비상경제 상황 속에 도지사로 취임했는데, 짧은 기간 그가 내놓은 민생대책도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유쾌한 반란'을 말하는 만큼, 공직사회 혁신도 보여줬다. 비서실장을 최초로 내부 공모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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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시간 감각을 깨워주는 손목시계 지면기사
"휴대폰이 있는데 굳이 손목시계를 찰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휴대폰이 손에 들려 있고 항상 켜져 있지 않은 상태라면 손목을 살짝 돌려 시계를 보는 것이 훨씬 더 빠르다. 그렇다고 휴대폰보다 빨리 시간을 확인하려고 손목시계를 차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는 시각을 확인하는 기능으로 손목시계를 사용했다면, 요즘은 개성이나 취향을 표현하는 데도 활용한다. 옷차림을 돋보이게 하고, 좋아하는 디자인이나 특정 브랜드를 착용함으로써 만족감을 느끼기도 한다.10살 때 아버지한테서 흔들어서 태엽을 감는 방식의 기계식 손목시계를 물려받은 이후 45년 동안 시계를 차 왔다. 시계에 관심이 많아 그동안 모은 시계가 여럿이다 보니 날씨나 옷차림, 여가활동 등 상황에 맞춰 바꿔 찬다. 스마트워치는 디지털 방식이긴 하지만 디지털과 아날로그 형식의 다이얼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하나로 여러 개의 시계를 차는 느낌을 준다.시계 본연의 기능은 시각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시각을 확인하는 것 외에도 사용자에 따라 활용법도 다양하다. 필자는 주로 시간의 '양'(量)을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 시간의 양이란 일상에서 반복하는 일에 걸리는 시간이다. 예를 들면 출근 준비에 걸리는 시간, 일정한 양의 원고를 타이핑하는 시간, 자주 오가는 장소를 이동하는 시간, 통상적인 인터뷰에 걸리는 시간 등이다. 시간의 양을 확인하면 일의 앞뒤 시간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간의 양을 파악하는 데는 시침과 분침, 초침으로 표시된 아날로그 시계가 직관적이다. 필자, 출근·타이핑 등 '시간의 양' 파악 사용군대, 정해진 시각 행동·임무 중요하게 여겨 경영자이자 컨설턴트인 일본의 우스이 유키도 '일주일은 금요일에부터 시작하라'는 책에서 "숫자만 표시되는 디지털 시계는 남은 시간을 머릿속으로 계산해야 하지만 아날로그 시계는 시계 다이얼에 새겨진 도형으로 파악할 수 있어 순간적으로 남은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고 썼다.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한 시간 후에 회의를 시작한다든지, 십 분이면 작업이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