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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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사업성과 공공성을 고민할 시점 지면기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유 시장은 지난달 1일 인천 내항 1·8부두 상상플랫폼 광장에서 취임식을 열어 "'창조'를 바탕으로 인천을 세계 초일류 도시로 만들겠다"며 "변화와 변혁을 넘어 천지개벽 수준의 인천을 만들겠다"고 했다. 유 시장 대표 공약은 인천 내항(1~8부두) 일대 소유권을 확보해 문화·관광·산업이 융합된 공간으로 만드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다.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이 제물포 르네상스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이곳을 취임식 장소로 정했다. 그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비롯해 경인고속도로·경인전철 지하화, 홍콩을 떠나는 다국적 기업과 국제기구를 영종·강화 등에 유치하는 뉴홍콩시티 건설을 공약했다. 이들 대형 프로젝트 외에도 수십 가지 공약이 있다.역대 인천시장이 그러했듯 임기 내에 모든 공약을 완료하긴 어렵다.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공약도 있고 대내외 여건 변화로 지연되거나 변경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대형 프로젝트는 중앙부처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할 사안이 적지 않은 데다, 이해관계자와의 갈등 등 민원이 많아서 애초 사업 기간 내에 끝내기 어렵다. 애초 목표보다 몇 년 지연되면 다행이고 거대한 암초를 만나면 위기로 이어진다. 사업 방식 결정, 부지 및 사업비 확보, 기본·실시설계, 공사 진행, 기업 유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원래 사업 기간이 길기도 하다. 2020년까지 개발사업 대부분을 완료하기로 계획한 송도국제도시 사업 기간도 오는 2030년으로 연장되지 않았는가.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일부분인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 기간은 오는 2024년까지로 내항 8개 부두 중 2개 부두만 재개발하는 데 이렇게 걸린다. 내항 소유권을 확보하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겠다는 게 유 시장 공약이라서 사업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제물포 르네상스, 특정인 전유물 될 가능성과공원·광장 늘리면 재원조달 어려움 '딜레마' 유 시장은 최근(1일) 취임 1개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초반 시정의 방향성을 정하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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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돌멩이'든 '전봇대'든 '가시'든 이번만큼은 해소돼야 지면기사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야단이다. 어느 정권 할 것 없이 초기엔 '규제개혁', '규제혁신'이라는 기치 아래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다.이번에도 예외 없이 규제혁신에 강한 의지를 표하고, 실제 성과로 이끌기 위해 전방위적 시도를 하고 있다.지난 2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규제혁신TF'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규제혁신과제 50건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추 부총리는 "규제혁신은 한 두번의 이벤트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5년 내내 추진해야 하는 그리고 국가의 미래가 달린 시대적 과제"라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이 같은 의지 때문일까. 최근 만난 중소기업 관련 기관 관계자들은 규제 혁신에 대한 책임감을 넘어 상당한 중압감을 가지고 있었다. "중소기업의 규제 해소와 관련된 사안은 늘 현안이었다. 그런데 사례를 더 찾아내고 성과를 만들어내라 하니 없는 규제라도 만들어 해소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정권마다 '규제 개혁·혁신' 강한 의지 드러내尹정부 '신발속 돌멩이'… 현장선 관망입장 규제와 관련해서 이번 정부만 목소리를 키웠던 것은 아니다. 대표되는 표현만 달랐을 뿐 경제 활력 회복과 일자리 창출 등을 목표로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일념은 같았다. 윤석열 정부에서 규제표현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신발 속 돌멩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 SNS에 "신발 속 돌멩이 같은 불필요 규제들을 빼내 기업들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껏 달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한 이후 현 정권들어 규제 혁파에 대한 표현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전봇대가 등장했다. 목포 대불공단의 기업인들은 대형트럭이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 전봇대로 위험에 노출됐다. 이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고, 대통령(당선인 시절)이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하자 3일 만에 전봇대가 뽑혔다. 이후 MB정부에선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는 것이 대표적 표현이 됐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를 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로 표현하고, 이를 제거하는 규제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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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습지보호지역 지면기사
인천 송도 갯벌 인근에서 저어새 서식이 확인된 건 2009년 상반기였다. 송도 갯벌과 가까운 남동구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에서 멸종위기 1급의 보호 조류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2쌍이 확인된 것이다. 이전까지 저어새는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북서쪽 방향으로 20~30㎞ 정도 떨어진 강화 남단 갯벌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었다. 비교적 인적이 드문 곳에서 서식하는 저어새가 도로공사나 사람의 인위적 간섭 등 주변 여건이 열악한 남동유수지를 택한 건 그만큼 안전한 번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라는 평가가 나왔다. 저어새의 송도 갯벌 서식 확인은 같은 해 하반기 인천대교와 가까운 송도 6·8공구 주변 송도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 습지보호지역은 건축물의 신·증축, 모래·자갈·광물 채취, 동·식물 도입·경작·포획 등이 제한된다. 둑을 쌓아 수량이나 수위를 조절할 수도 없다. 이를 지정한 건 인천시였는데, 당시 시는 "지자체가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한 건 전국에서 처음이다", "타 시도에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활동가들 사이에선 "저어새가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해 나타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때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송도 11공구 매립 과정에서 갯벌 훼손 논란이 컸었는데,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정부 측의 매립 허가 조건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인천시가 지정한 이 습지보호지역은 2014년 람사르습지 등록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람사르습지는 생물·지리학적 특징이 있거나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국제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따라 등록된 습지를 의미한다. '도로개발 논리 vs 환경논리' 정면 충돌다행히 민관협의회 구성 대안노선 합의 저어새 서식이 확인되기 한 해 전인 2008년. 송도국제도시 해안선 일대를 지나도록 돼 있던 한 도로가 육지 노선에서 해상 교량 노선으로 바뀌었다. 지금의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이다. 이 도로는 2003년께 재정경제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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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전국 노래자랑 같은 정권을 기대하며 지면기사
우리는 최근 당대 최고의 방송 MC 2명을 잃었다. '몇 대 몇'의 대명사 가족오락관의 허참과 최고령에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의 송해 별세 소식이었다. 허참은 25년, 송해는 무려 34년 동안 외길을 걸었고 전국 MC 기네스북까지 올랐다. 스타일은 좀 달랐지만 가족오락관은 마지막 한판 대결에 집중도를 끌어올려 팽팽한 긴장감으로 시선을 잡았다. 일요일 정오, '시그널 송'과 함께 안방에 퍼진 전국노래자랑은 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어색해 보일 때도 있지만 감미로운 선곡과 율동에 빠지다 보면 가끔 기성 가수 뺨치는 '동네 스타'가 나올 때도 잦다. 미스터트롯의 영웅 정동원, 이찬원도 다 전국노래자랑 출신이다. 각박한 세상 재미있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에 양념을 쳤던 명 MC의 역할은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정부·대통령실, 尹대통령 '원맨쇼(?)'에 의존국정 기획·홍보 담당 홍보라인 허점투성이 윤석열 정부를 얘기하려다 서설이 길었다. 예능과 정치는 반대의 영역이라고 하지만 정치도 예능으로 녹여내면 시너지가 더 클 때가 있다. 굳이 가치 지향하는 정치와 사람을 즐겁게 하는 예능을 갈라놓지 말자는 얘기다. 그런 의미에서 며칠 전 윤 대통령이 '장관 스타'를 제안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심지어 자신이 안 보인다는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 정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라고 주문했다. 사실 이런 주문은 취임 초부터 강조해 왔었다. 그러나 국정 지지율이 바닥(30%대 초반)을 칠 때까지 정부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원맨쇼(?)'에만 의존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이 강직하고 '만기친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이라곤 사법고시 9수와 검사 26년이 전부다. 그럼에도 참모들은 정치 초년생의 경험 부족을 방관한 채, 지지율 최악의 원인으로 꼽히는 인사 난맥상도 방임해 왔다. 뻣뻣한 자세와 언행에 대해 '역린'을 건드릴 수 없었을 것이고 그래서 오만하게 보이거나, 대중에 맞서는 모습에 부정은 더 쌓여 갔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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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골프장 부킹 갑·을 없는 대중화 되길 바라며 지면기사
"예약 선점? 어쩐지 부킹이 안되네."골프는 이제 대중화됐다. 예전처럼 부유의 상징물도 아니다. 있는 집에서만 즐긴다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연예인과 함께하는 골프 전문 프로그램도 쉽게 볼 수 있다. 라운딩 중 웃고 즐기는 모습 그대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가 됐다. 특히 젊은 층의 인기는 더하다. 알록달록 한눈에 봐도 튀는 골프복을 입고 멋진 폼을 자랑하며 샷을 하는 모습 또한 볼만하다. 그만큼 골프는 이미 대중화됐다는 의미다.골프가 대중화하면서 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와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골프 인구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골프장 예약, 이른바 '부킹'이 어렵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상당히 심했을 때야 해외 골프가 막히면서 골프장으로 몰려 그렇다치지만 거리두기가 거의 없어진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회원제 골프장은 물론, 대중제 골프장도 부킹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가격도 만만치가 않다. 지난 3~4년 전보다 이용료가 두 배 이상 오른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는 골프이용객들이 골프장 측으로부터 고객 대접 받기도 힘들다. 어차피 부킹이 어려우니 골프장 측이 원하는대로 하라고 한다. 예전 같으면 비가 쏟아지거나 낙뢰라도 있는 날에는 라운딩을 종료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전처럼 고객 서비스가 좋은 골프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18홀을 다 마쳐야 한다. 라운딩을 그만둔다고 해도 모든 금액을 다 지불해야 하는 조건이다. 어이가 없지만 따를 수밖에…. 예전처럼 고객서비스 좋은 곳 찾기 힘들어부킹전쟁서 시작된 '고객 대접 뒷전' 사건 이 모든 상황은 부킹전쟁에서부터 출발한다. 부킹권을 갖고 있는 골프장이 '갑'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고객인 플레이어는 그 비싼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대접은 '뒷전'이다. 이를 반영한 사건이 결국 터졌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 골프장 부킹 사건이다. 해당경찰서는 A골프장의 전임 대표와 직원들이 관할 시의원과 전·현직 경찰관 등에게 예약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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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지면기사
미국 프로야구 선수가 인쇄된 '야구 카드'는 경매에 등장할 때마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6월에도 한 장의 야구 카드가 개인 수집가에게 약 600만달러(78억8천여 만원)에 거래돼 화제가 된 바 있다.1914년 발행된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인쇄된 이 카드 한 장이 동시대에 인쇄된 어떤 종이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는 사실이 미국 프로야구의 '찐 팬'이 아닌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난해하다. 미국 프로야구 마니아들도 모두 공감하지는 못하지 않을까.비단 야구 카드뿐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이게 맞나' 싶은 가격표가 붙은 상품을 무수히 만날 수 있다. 지난 2월 돌아온 포켓몬빵의 유행이 계속되면서 한때 빵 포장지 속에 숨겨둔 캐릭터 스티커가 1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1천500원에 판매되는 빵인데, 그 안에 어떤 스티커가 들었느냐에 따라 수십배의 프리미엄이 붙는 본말전도 현상에 여전히 물음표가 생긴다. 문화계에 완전히 자리잡은 듯한 NFT시장옹호론자들 "NFT 통해 작품 희소성 부여" 이제는 문화계에 완전히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이는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이 역시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작품에 붙은 평가금액의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미술 시장에서 책정되는 가격이 언제나 대중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한다. 또 통상 미학적 가치보다 기술적 가치로 디지털 재화를 평가해온 관습 혹은 편견일 수도 있겠다.최근 NFT와 관련한 기사를 준비하면서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 있는 데, 바로 '가치는 어디서 오는가'이다. 다소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NFT는 무한 복제 가능한 세계 속에서 강제로 희소성을 부여하고 화폐가치로 덧칠한 느낌까지 받았다.아티스트 Pak의 작품인 'The Merge'는 지난해 12월 NFT분산형 시장 Nifty Gateway에서 9천180만 달러(1천204억8천여 만원)에 판매돼 역대 NFT 작품 중 판매가 1위를 기록했다. 검색만으로 어떤 그림인지 쉽게 찾아볼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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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not today' 지면기사
옛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아날로그 방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화나 유행은 옛것과 새것을 가르지 않으면서도 유독 사람을 신구(新舊)로 나누는 시선은 여전히 불편하다.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세상은 그렇게 돌고 돌아왔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꼰대'로 불리는 것도 익숙해져야 한다. 퇴역을 앞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하려고 한다. 2012년 개봉한 007시리즈의 '스카이폴'과 얼마 전 개봉한 '탑건 매버릭'이다. 영국 정보부 MI6 소속 베테랑 요원과 최고의 전투기 조종 실력을 갖춘 미 해군 장교의 이야기다.스카이폴의 인상적인 장면은 영국 국민화가인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전함 테레메르의 마지막 항해'를 바라보는 노장 007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와 신입 천재 엔지니어인 Q(벤위쇼)와의 만남이다.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서 당시로서는 첨단기술로 만들어진 증기선에 예인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전함 테레메르 모습은 처량하고 쓸쓸하다. 영국인의 자부심인 전함 테레메르는 1805년 영국 해군과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가 벌인 트라팔가 해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퇴역을 종용당하던 제임스 본드(전함 테레메르)가 신입인 Q(퇴역 전함을 예인하는 증기선)에게 "젊다고 다 창조적이진 않지"라고 말을 꺼내자 Q는 "잠옷 차림에 차 한잔 하며 노트북으로 요원님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기세등등하게 말한다.007시리즈에 등장하는 첨단무기는 영화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다. 잠수함기능을 갖추거나 투명하게 보이는 승용차, 레이저나 고성능 폭탄을 장착한 손목시계 등 생활용품으로 위장한 무기들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러나 스카이폴에서는 최첨단 무기가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제임스 본드는 구형 애스턴마틴을 탄다. 자동화기가 아닌 재래식 엽총으로 적을 상대한다. 영화 후반부 냉전시대를 상징했던 MI6 국장인 M이 총에 맞아 죽음으로써 한 시대가 지났음을 알린다. 제임스 본드는 어렵게 임무를 완수했지만, 세상은 변했고 자신의 역할이 다해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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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인천시 행정의 연속성 지면기사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이 민선 6기 인천시장 재임 시절 역점을 둔 정책 중 하나는 '인천 가치 재창조'다. 인천 출신 첫 인천시장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문학산 정상부 개방, 인천발 KTX 건설, 인천 녹지축 연결, 자치구 명칭 변경, 섬 정주 여건 개선 및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 등을 추진했다. 군부대 주둔으로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던 문학산 정상부는 약 50년 만에 인천시민 품으로 돌아왔고, 동서남북 방위개념의 자치구 명칭인 남구는 지역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한 미추홀구로 변경됐다. 4자 협의체의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 협약도 인천 가치 재창조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인천시가 서울시, 경기도, 환경부를 설득해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정책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협약 이후 수도권 대체 매립지 확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시 이관 등 후속 절차가 지지부진했지만 4자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민선 7기 '6기 가치사업' 다 없앤것은 아냐제물포구락부 시민 개방·e음카드 등 이어져유정복 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재선에 실패하면서 인천시 각종 문서에선 '인천 가치 재창조'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민선 7기 인천시가 출범하면서 주요 정책이 바뀐 것인데, 그렇다고 인천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들이 전부 없어진 건 아니었다. 근대 건축물 제물포구락부와 송학동 옛 인천시장 관사(인천시민애집)를 단장해 시민에게 개방한 것이 대표적 예다. 수도권 대체 매립지 확보가 늦어지자 인천 자체 매립지 조성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은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시장 재임 당시 대내외 여건과 판단에 따라 정책의 우선순위와 비중에 변동이 있었을지 몰라도 인천시정의 연속성은 그렇게 유지됐다. 인천e음 카드(전자식 지역화폐)도 시정의 연속성이 유지된 사례다. 민선 6기 유정복 시장이 시작하고 7기 박남춘 시장이 가입자 수와 플랫폼을 확장했다. 내달 8기 인천시가 출범하면 인천e음 카드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천e음 카드 자체가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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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전쟁과 평화, 그리고 인천 지면기사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을 때 인천 옹진군 연평도 서쪽 해상에서 남북 간 교전이 벌어졌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경비정에서 섬광이 번쩍이며 우리 해군 고속정에 총탄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선체 곳곳에서 총알 파편이 튀고 불길이 치솟았다. 갑판 위에는 시뻘건 핏물이 흘렀다. 2002년 6월29일 발발한 '제2연평해전'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남북 간의 첫 '서해교전'인 '제1연평해전'이 벌어진 지 3년만이었다.올해는 제2연평해전 20주년이 되는 해다. 제2연평해전은 NLL 해상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등산곶 684호가 퇴각을 요구하는 우리 해군 참수리 357호를 향해 기습적으로 함포사격을 가하면서 시작된 교전이다. 당시 우리 해군 6명(고(故) 윤영하 소령·한상국 중사·조천형 중사·황도현 중사·서후원 중사·박동혁 병장)이 전사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우리 해군 장병들의 사활을 건 대응 사격에 북한 경비정은 반파된 채 퇴각했다. 연평해전·천안함 피격… 北 잇단 도발군인 전사·연평도 사건에선 민간인도 사망 기자는 제2연평해전의 한 참전 용사를 수소문해 만난 적이 있다. 한국전쟁 이래 북한군이 쏜 포탄이 대한민국의 영토에 처음 떨어진 '인천 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23일)을 겪고 난 이듬해의 어느 날이었다. 30대 초반 직장인이었던 그는 10여 년 전의 교전 상황을 또렷이 기억했다. 참수리 357호 K-2 소총수였던 그는 북한군이 쏜 총탄에 맞아 큰 부상을 당했다. 참혹했던 그 날의 기억을 떠올리던 그는 인터뷰 중 갑자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어렵게 안정을 되찾은 그는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 아직도 몸에 신호가 온다"며 "지난해(2010년)에 그 소식(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을 접했을 때에도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전장(戰場)의 한복판에서 그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느꼈을 극한의 공포감을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몸과 마음에 너무나도 깊게 파인 그의 상처는 결코 세월이 약이 되지 못했다.서해교전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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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청년 지방의원들, 선택된 이유 잊지 말아야 지면기사
지난 6·1지방선거에서 20대와 30대 청년 29명이 인천지역 광역·기초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전체 의원 정수의 17%를 차지한다. 이는 1991년부터 최근까지 역대 인천 광역·기초의회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직전까지는 1대 광역·기초의회가 15.7% 정도로 가장 높았다. 2010년 지방선거까지 청년층의 비율(5.5%)이 낮아지다 이후 조금씩 비율이 높아졌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인천 광역·기초의회에 '20대 의원'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됐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에서 배지를 달게 된 광역·기초의회 20대 당선인은 총 6명이다. 인천 최연소 광역·기초의회 의원 당선인으로 이름을 올린 23세 정보현씨는 아직 대학생이다. 그는 경인일보 취재에서 '연수구 토박이'인 점을 강조하면서 "원도심 내 청년들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젊음을 무기로 "신속하고 트렌디하게" 주민들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20대 기초의원 당선인 25세 박민협씨는 "젊은 일꾼에게 보내주신 기대와 믿음을 올바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열정과 패기가 묻어난다. 의장단 구성을 두고 당대 당 갈등을 빚기도 하고, 공무국외여행을 명목으로 관광성 해외연수를 가 논란이 제기되는 일이 빈번하다.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기업특혜 논란, 도덕성 논란 등도 드물지 않다. 지방자치법과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등에 광역·기초의회 의원이 지켜야 할 행동 기준이 있지만, 이를 어기는 경우들을 찾는 데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광역과 기초를 막론하고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다. 기성 지방의회와 다른 모습 보여달라는 요구조례 제개정·예산 확정·행정 감사·조사 등주어진 권한 잘 활용하고 변화로 응답해야의정활동 결과 따라 4년뒤 시민들 생각 결정 이런 상황에서 새로 등장한 20대와 30대 청년 지방의원들은 지방의회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청년 정치가 활성화하면 그만큼 청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