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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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尹대통령의 한 달, 남은 59개월 새로운 대통령학 기대 지면기사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 지났다. 숫자로는 33일이지만 정부 수립 74년 만에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보내며 용산시대를 열었다. 구중궁궐 심처에 비하면 모든 게 새롭고 어색한 한 달이었다. 5년 만에 다시 대통령실을 출입하게 된 기자도 '정치 9단이 아닌 0선 대통령'의 파격적인 일상과 낯선 풍경을 보면서 경외심을 느낀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때론 설레기도 한다.직전 정권과 두드러지게 달라진 게 있다면 격식 파괴와 달라진 대통령의 스타일. '혼밥'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듯 시민 곁으로 다가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통 넓은 바지를 입고 시민과 허물없이 지내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대통령상을 보였다. 취임후 잇단 파격행보·출근길 '도어스테핑''권위 깨고 국민 속으로' 대통령상 그렸지만 취임 후 첫 주말엔 광장시장을 누볐다. 부인의 손에 끌려 동네 백화점에 나가 새 신발을 사는 모습도 새로운 풍경이었다. 시장통에 사람이 많아 빈대떡과 떡볶이, 순대를 포장 구매하고, 남산 한옥마을을 산책했다는 보도는 보통 시민의 모습 그 자체였다.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어느 날 참모진과 거나하게 술잔을 돌렸다는 사실은 더 '압권'이었다.출근길 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도어스테핑'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국민의 궁금증에 답하는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는 약속은 벌써 13회째로 이어졌다.정치 9단을 다 꺾고, 만인의 지상에 오른 그다. 거침없고 솔직한 모습이 꽤 매력을 느끼게 한다. 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던가.엊그제는 종로통에 나가 참모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피자집'에서 한턱내는 모습. 대통령실 인근 노포 국숫집을 찾은 것도 화제가 됐다.대선 1호 공약이었던 '청와대 개방'은 벌써 누적 관람객 수 75만8천명을 찍었다. 현실적 제약과 '안보공백'을 뚫고 실천한 그 배짱은 어디서 나왔을까. 권위를 깨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대통령상을 그렸다.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특강을 하고 토론을 벌인 것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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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선 넘은 집회, 하루빨리 집시법 개정해야 지면기사
귀청이 터질 것 같아도 소용없다. 법 테두리 안에서 소리를 지른다는데 뭐가 문제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이다. 신고할 테면 신고하란다. 잘 테면 자고 말 테면 말라고….1년 전쯤 됐다. 아침 일곱 시면 여지없이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그것도 아파트 정문 앞 경비실에서 한 달 동안 그랬다.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이 임금을 체불했는지 연일 달라고 난리다. 더 견디기 힘든 사람은 함께 거주하고 있는 동네 주민이다. 매일 아침 그 소리를 들어야 했다. 똑같은 시간만 되면 여지없이 스피커로 울려댔다. 경찰서에 신고해도 소용없었다. 참지 못한 주민들이 시위 집회자들과 실랑이도 벌여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집회신고를 했고 본인들을 건드리면 오히려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겁박부터 했다. 문제가 해결됐는지 한 달 정도 지나서야 사라졌다. 악몽 같던 그 일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보수단체, 문 前대통령 사저앞 스피커 시위윤 대통령 "법과 원칙 따라…" 원론적 말만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를 두고 말들이 많다. 보수 시민단체가 연일 스피커로 목소리를 높이며 논란이 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문 전 대통령도 '힘들다'며 호소를 했을까. 결국, 정치권까지 논쟁이 이어졌고 이를 막는 관련 법까지 등장하려고 하고 있다. 한 가닥 희망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었다. 그래도 전 대통령인데 예우 차원에서 방법을 찾지 않을까 해서였다. 기대도 잠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며 선을 그었다. 법에 따라, 원칙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말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입장에서는 복장 터지는 소리다. 며칠 전 한 언론에서 양산 시위와 관련 "윤 대통령이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시위 주도 세력에게 집회 자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는데 전혀 반대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법에 따라 될 것이라는데 할 말이 없다. 한 마디로 '쩝쩝'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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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尹정부 초기부터 힘빠지는 인천항만과 인천공항 지면기사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인천 경제의 축을 이루는 항만·공항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천 항만업계는 최근 성명을 통해 대통령실 조직 개편에서 빠진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의 복원을 주장하며 해양산업 전반에 걸친 윤 정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촉발시킨 '인천공항 민영화' 논란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으로 확산,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이후 재도약 준비에 분주한 인천공항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대통령실 조직 개편 이후 인천과 부산 항만업계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 복원을 주장하고 나섰다. 인천항발전협의회, 인천항만물류협회, 인천항운노동조합 등 인천항 관련 12개 단체는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 복원을 촉구했으며 부산항발전협의회 등도 이 같은 주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항만업계,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 복원 촉구부처기능 중첩 조율·협의 이끌어 낼 큰역할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해운·조선산업 성장 등을 통해 '신해양강국'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 같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선 관련 정부 부처와 대통령실의 정책 협의 창구인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이 필요하다. 하지만 윤 정부는 대통령실 조직을 발표하며 7개 경제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해양수산부 전담 비서관을 두지 않았다. 비서관 자리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비전을 반영하기 위한 상징성이 있다. 항만업계가 이번 조직개편에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해양산업의 경우 다양한 부처 기능이 중첩되는 특성이 있어 이를 조율하고 협의를 이끌어낼 해양수산 전담 비서관의 역할이 크다. 해양수산비서관은 문재인·박근혜 정부 때는 운영됐으나, 이번 정부에서 빠진 것을 두고 항만업계의 반발이 크다.코로나19 이후 여객 회복을 준비하고 있는 인천공항도 최근 외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지분 40% 정도를 민간에 매각할 의향이 있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매각하고 싶다"며 "가덕도 신공항도 건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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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풍년이 와도 웃지 못하는 농심 지면기사
농번기의 시작이라 하면 으레 떠오르는 장면이 '모내기'다. 얼마 전 경인일보에도 파종에 바쁜 농촌 풍경이 담겼다. 이때 모내기 했던 벼는 아마 빠르면 8월 말, 수확과 동시에 햅쌀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창고에 가득 쌓인 쌀을 보면 누구는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요즘 농가에게는 결례가 될 수도 있겠다. 지금쯤이면 어느 정도 창고에 쌓인 물량이 정리돼야 하는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요 몇 년 풍년이 들며 생산량은 늘었는데 소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재고가 쌓여있다. 수 개월 내 햅쌀이 생산되는데 이를 보관해야 할 창고에 아직도 지난해 생산물량이 산적한 것이다. 지금 소비되는 추세라면 3~4개월 뒤가 아니라 1년이 지나도 햅쌀이 갈 곳이 마땅치 않게 된다.이에 쌀농사를 하는 농가와 농협은 현재 비상 사태다. 햅쌀이 생산되기 전에 전년도 쌀을 처리해야 하는데 녹록지 않다. 비단 경기, 인천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 현상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햅쌀 나오기전 작년 생산 쌀 처리 못해 비상시장격리 불구 가격 낮아 농가 반응 미지근 이 같은 상황에 정부(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쌀에 대한 시장 격리를 추진했다. 시장 격리는 시장에 격리(정부매입)를 통해 공급량을 의도적으로라도 줄여 시장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올 2월 1차로 14만4천만t이 시장 격리됐으며, 지난 16일 2차분 12만6천t이 이뤄졌다. 이들 정부 매입분은 지난해(2021년산) 쌀 초과 생산량 27만t에 대한 것이다.하지만 경기·인천지역 농가에선 반응이 미적지근한 상황이다. 정부의 매입 가격 때문이다. 올 초 쌀 1차 시장 격리에 나섰을 때 정부는 각 시·도에서 제시하는 가격 중 최저가부터 매입하는 '역공매'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해서 형성된 가격이 당시 40㎏ 기준 6만4천원 정도. 하지만 경기도 내 농협의 기존 쌀 수매가가 7만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1만원 가까이 손해보고 내놔야 하는 실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2차 시장격리 입찰이 이뤄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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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빨간 명함 줄까, 파란 명함 줄까 지면기사
몇 달 전 한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와 인사를 나눈 적이 있다. 그가 나에게 건넨 선거 명함에는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이 있었다. 그는 파란색 명함도 꺼내 보이며 "누구를 만나고 어떤 행사장에 갈지 몰라 항상 두 개 색깔의 명함을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선거운동용 바람막이 점퍼도 빨간색, 파란색, 흰색을 준비해 놓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하소연을 쏟아냈다. 현 교육감 직선제의 문제점과 선거운동에서 겪은 어려움이었다. 그는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을) 다 알고 나왔지만 직접 뛰어 보니 정말 문제가 많다. 어떻게든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인천 지역 유권자들이 교육감을 직접 뽑은 것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부터다. 이때 교육감 직선제가 전면 시행됐다. 이전에는 학교운영위원들만 투표에 참여하는 간선제가 시행되는 등 교육감 선출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육감 직선제는 지방교육자치를 실현하고자 도입됐다. 유권자가 후보자 공약을 평가하고 각 시·도교육청이 차별화된 교육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0년 교육감직선제, 교육자치 위해 도입'정치적 중립' 정당 지원 받지못해 '깜깜이' 2010년 인천시교육감 선거 당시 교육 담당 기자를 했다. 도전장을 낸 7명 가운데 5명이 후보자 등록을 했고, 이 중 제6·7대 인천시교육감을 지낸 나근형 후보가 25.44%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52.69% 득표율로 인천시장이 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성적이었다. 이는 예견된 결과였다. 인천교육 수장을 뽑는 광역단위 선거다 보니 인력과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교육의 정치적 중립' 때문에 정당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시장·군수·구청장 후보에 비해 수(數)는 많은데 인지도는 낮아 후원금 등 선거 비용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았다. 교육 공약은커녕 얼굴과 이름 석자 알리는 것도 힘들어했다. 섬 지역 등 유권자 수가 적거나 외곽에 있는 곳에서의 선거운동은 아예 포기했다. 심지어 '투표용지 (이름) 게재 순서'에 기대를 거는 후보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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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어떤 의자에 앉아계시나요? 지면기사
의자가 단순한 소품이 아닌 이유는 인간과 심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가구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의자에서 많은 일을 한다. 현대인에게 의자는 생각하고, 삶을 살아가는 장소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시간이 늘어난 이후 휴식용이나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의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덴마크인들은 가구에 대해선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진심으로 대하는 편이다. 일본의 유명한 인테리어 감독인 오자와 료스케는 자신의 책 '덴마크인들은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산다'에서 "덴마크인은 자신과 소중한 사람이 쾌적하게 생활하기 위한 공간에 돈을 쓴다"고 했다. 일 년의 절반가량 추운 날씨 속에서 사는 북유럽인들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 쾌적한 공간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실내에서 시간을 오래 보낸다는 이유만으로 덴마크 사람들이 의자를 소중히 여기는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의자에서 지혜와 삶의 철학을 배운다. 그래서 의자마다 각별한 의미를 담고 오랫동안 애장한다. 의자를 고를 때도 후대에 물려줄 튼튼하고 실용적인 것을 찾느라 수천 킬로미터를 찾아다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개별적 주체로 인정' 인식 효과적인 수단기업들, 고가 사무용 의자 직원들에 제공 현대 건축의 거장인 프랑스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는 "의자는 건축이다"라고 했다. 현대 건축가들이 자신들의 건축철학을 담은 의자를 디자인하는 것도 르 꼬르뷔지에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르 꼬르뷔지에 이후 세계적인 건축가들은 자신이 주로 사용하던 건축 자재를 이용해 자신의 철학을 담은 의자를 디자인했다. 그중에서도 르 꼬르뷔지에의 'LC암체어'는 독보적인 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중에게 'LC1'로 알려진 이 의자는 1928년 르 꼬르뷔지에와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인 샬롯 페리앙, 피에르 쟌느레가 함께 디자인해 내놓은 작품이다. 제품으로 출시된 지 9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명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건축가이자 작가인 유현준 홍익대학교 교수도 "의자는 한 사람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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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청와대 관저, 국격 높이는 외교무대로 활용하자 지면기사
과거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면서 대통령의 해외순방 취재를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 정상 회담을 취재하다 보면 국가별로 '손님'을 맞이하는 문화와 관습에 차이가 크다. 국빈 순방에 나가면 기자도 높아지는 '국격'을 실감하며 우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 때였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시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을 받았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요새와 같은 곳이어서 헬기를 타고 갔다. 미국 정상과 최고 우호 관계의 상징적 만남 장소로 알려졌다. 당시 이명박·부시는 정상회담 후 '새로운 미래를 여는 매우 유쾌한 회담이었다'고 만족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국 방문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국빈으로 영국을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은 버킹엄궁 인근 근위기병대 연병장인 호스 가즈 광장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부부가 마련한 환영 행사에서 환대를 받았다. 식후 행사로 여왕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백마 6마리가 끄는 황금빛 왕실 마차에 몸을 실은 박 전 대통령의 밝은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기억하건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버킹엄궁의 '벨지언 스위트'(Belgian Suite)에서 이틀을 묵은 것으로 안다. '벨지언 스위트'는 여왕의 자녀들이 태어난 곳으로 1년에 한 두 번 국빈에게 개방하는 곳이다. '인수문' 생활·접견공간·뜰·사랑채로 구성블레어하우스·벨지언 스위트 못지않은 규모 며칠 있으면 우리도 70년 제왕적 대통령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가 국민의 쉼터로 거듭난다고 한다. 최고의 정원이라는 '녹지원'과 '상춘재'가 있는 청와대는 이제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정확히 74년 만이라고 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러 선진국 대통령궁처럼 우리도 '관저'를 외국 정상들이 묵는 국빈용 숙소로 사용하면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국빈급 정상이 방한하면 청와대 본관에서 영접하고 본관 옆에 있는 영빈관에서 만찬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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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신조어 '○린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면기사
아동문학가 방정환을 비롯한 일본 유학생 모임인 색동회가 어린이날을 정한 지 100주년을 맞았다. 표현에 서투른 어른들의 선물 공세로 어린이날은 유통업계의 또 다른 대목 중의 대목. 하지만 어린이날은 제정 목적이 밀려있던 애정 표현을 하는 날이 아니라 어린이에 대한 존중을 일깨우는 날이다.'어린이'라는 단어가 방정환 선생이 만든 단어처럼 알려졌지만 사실 17세기부터 써 온 말이다. 중세 국어 '어리다'의 의미가 '어리석다'에서 '나이가 적다'로 변화하면서 '어리다'의 관형사형 '어린'에 의존명사 '이'가 결합됐다. 그것을 방정환 선생이 원래 없던 높임의 뜻을 강조해 '어린이'라는 말을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어린이날과 어린이의 뜻을 이제 와서 다시 풀어본 이유는 최근 '○린이'라는 표현이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 때문이다.급증한 골프 인구,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입문한 이들은 스스로를 '골린이'라고 한다. 다시 뜨고 있는 테니스와 관련해서도 SNS에 '테린이'를 검색하면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람들과 정보가 넘쳐난다. 이밖에도 캠핑 입문자를 뜻하는 '캠린이',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을 지칭하는 '주린이'와 같은 표현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골린이·주린이 등 새로 입문하는 사람 표현설문결과 673명중 31% 부정적·26.2% 긍정적 다소 친근하고 귀엽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린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인식은 그리 좋지 않은 듯하다.지난해 서울문화재단이 SNS에 '첫 도전을 시작하는 우리는 모두 어린이'라면서 첫 도전과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 이들에게 '○린이' 인증 사진 이벤트를 열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공공기관조차 어린이가 불완전하다는 편견을 퍼뜨린다는 비판이었다. 같은 해 교보문고가 관련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응답자(673명)의 3분의 1(31%)이 '○린이' 사용을 부정적으로 봤다. 긍정적으로 본 응답자는 26.2%였다.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린이'가 어린이를 무력한 존재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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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더욱 심화하는 부동산 가격 양극화 대책 없나 지면기사
부동산 가격은 지역 간 격차를 보여주는 가장 실질적인 지표다. 교육·문화시설, 교통 편의성, 공원, 치안 등 주거환경을 결정짓는 대부분의 구성 요소가 부동산 시세에 응축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군이 좋지 않고 문화시설이 부족하며 서울과 연결되는 지하철이 없는 곳의 집값이 높을 리 없다. 이런 격차는 신도심과 구도심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조금 더 넓혀 보면 서울과 지방의 격차로도 이어진다.최근 인천연구원이 발표한 '인천시 아파트 가격 양극화 분석 및 향후 정책방향' 보고서를 보면 인천 지역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는 시민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인천 신·구도심 아파트 가격 '심각한 격차'송도 실거래가 입주 2006년比 175% 급등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송도국제도시 생활권의 평균 실거래가(2021년 기준)는 8억8천964만원으로 인천의 대표적 구도심인 동인천 생활권역 1억7천456만원의 5.1배에 이른다. 2006∼2021년 평균 매매가를 봐도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영종·청라국제도시는 4억6천11만원으로 주안·동인천·부평·계양 등 구도심 2억4천826만원보다 85.3% 높았다. 송도국제도시 생활권 평균 실거래가의 경우 입주가 시작된 2006년과 비교해 현재 175%나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부와 인천시가 지난해 2·4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발표한 인천 구월2 신규택지(1만8천세대)' 조성 사업은 기존 인천 구도심의 공동화를 가속화 할 우려가 크다. 현재까지 인천의 대규모 택지 개발사업은 인천 도심 외곽인 서구와 계양구 일대에서 주로 진행됐지만 구월2 신규택지의 경우 미추홀구, 중구 등 구도심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 그나마 남아 있는 구도심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 결국 구도심 지역의 아파트 수요는 더욱 감소하고 집값은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정부나 자치단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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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위기의 프로야구 지면기사
한국프로야구(KBO리그)가 올해로 40세가 됐다. 이달 초 개막한 올해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31%를 기록했다. 10년 전이었던 30주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떨어진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매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 수치는 9년 전인 2013년 44%에 비해 13%p 떨어진 수치다. 20대인 MZ세대의 관심도가 특히 더 떨어졌다. 2013년 MZ세대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는 전체 성인과 같은 44%였지만, 올해 관심도는 18%에 그쳤다.지난 2일 전국 5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올해 프로야구 개막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입장 관중 수를 제한했던 지난 두 시즌과 달리 100% 관중을 받았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2만 관중을 넘긴 구장이 없는 가운데 5경기에서 총 6만6천88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개막전 때는 3개 구장이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5개 구장 모두 2만명을 넘었다. 상징성이 큰 개막전은 포스트 시즌 경기, 어린이날 경기와 함께 '완판'하기 좋은 이벤트이다. 올해 국민 관심도 9년전 비해 '13%p 하락'개막전 코로나 영향 2만 관중 넘긴 곳 없어 그러나 개막전이 흥행에 실패하며 중년을 맞은 우리 프로야구가 위기에 처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만원 관중은 한 번도 없었던 가운데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가 경기를 치른 고척스카이돔의 관중은 774명으로 집계됐다. 키움이 넥센 시기인 2016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한 이래 가장 적은 일일 관중수다. 1천명이 채 되지 않는 관중 수는 프로야구가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 같은 날 1위 SSG 랜더스와 2위 LG 트윈스의 대결로 눈길을 끈 잠실구장 또한 관심도에 비해 적은 6천2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올해 프로야구는 흥행 호재가 넘친다.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로 고민이 깊었던 KBO리그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김광현, 양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