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랜 시간 피해주민을 돕는 이유가 뭔가요?” 몇번을 되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당연하죠.” 굳이 이유를 설명할 일이 아닌 듯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것을 포기하고 스무고개 하듯 하나씩 행위의 이유를 물었다. 2021년 독일 서부를 강타한 대홍수로 1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아르계곡의 범람으로 피해가 가장 컸던 아르바일러군에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피해주민의 회복을 돕고 있다. 기후재난 피해자를 위해 ‘5년’의 시간을 쓰는 과정을 물었다. 아르바일러는 독일에서도 산간지역에 해당하는 지역
몇 년 전 취재 차 일본 구마모토에 간 적이 있다. 지방정부 캐릭터로는 아마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할 ‘쿠마몬’, 그리고 그 쿠마몬을 키워낸 ‘구마모토현청’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 처음 도입된 후 취재를 다녀왔던 2023년까지 쿠마몬으로 창출된 누적 매출액만 1조3천억원. 그 뒤엔 구마모토현 홍보의 중심에 쿠마몬을 두고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당시 구마모토현 지사의 결단이 주효했다. 이른바 ‘특명 전권대사’로 출발한 쿠마몬은 도입 1년만에 지사, 부지사 다음 지위에 해당하는 영업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는데, 그 위상은 도입
여주시의회 의장 징계사태의 본질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정당정치가 스스로 배제해온 전제의 귀환이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5일 박두형 여주시의회 의장에게 탈당권고 징계를 의결했다. 당내 논의에서 다른 의원이 의장 후보로 거론됐음에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지로 당선된 것이 당론 위반이라는 이유다. 지역정가는 이를 ‘해당행위냐, 자율투표냐’라는 공방으로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깊이 내리면, 이 사태는 한 의원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당정치가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무언가가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임
지난달 29일 야구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를 떼창한 배재고등학교가 최근 광주제일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사과했지만 파장은 여전하다. 며칠 전 구리시의 한 상가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자신의 20대 아들과 이 문제를 두고 겪는 갈등을 토로했다. 평소 정치적 입장을 달리해 온 모자는 이번엔 ‘스타벅스 가야지’를 두고 엄마는 해서는 안될 조롱이라 비판하고, 아들은 ‘조롱도 표현의 자유’라고 맞받으며 격한 언쟁을 했다는 것이다. 배재고의 잘못은 논쟁거리가 아니다. 조롱이 잘못이라는 것을 전제로 이 일로 학생들의 미래를 꺾어서
인천국제공항 누적 여객이 7일 10억명을 돌파했다. 2001년 3월29일 개항한 인천공항은 10억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기까지 9천232일, 총 25년3개월이 걸렸다. 누적 여객 10억명 돌파는 인천공항의 성과이지만, 동시에 과제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개항 25년여 만에 세계 주요 허브공항보다 빠른 속도로 10억명의 승객을 처리했다는 것은 그만큼 인천공항의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뜻이다. 이 성장세를 현재 시설만으로는 오래 감당하기 어려운 탓에 인천공항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 5단계 사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해
여주도자기축제 열흘간에 1만3천여개가 팔렸다. 매출은 4천600만원을 넘었다. 여주 고구마로 만든 빵, ‘여고빵’ 이야기다. SNS에는 ‘달달한데 건강한 느낌’, ‘겉은 쫀득하고 속은 부드럽다’, ‘우유나 커피와 잘 어울린다’, ‘아이들도 잘 먹는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방송 노출이 불을 댕겼지만, 호기심을 넘어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맛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검증된 셈이다. 맛보다 흥미로운 건 이 빵의 탄생 구조다. 쌀·고구마·땅콩. 여주 농업은 오랫동안 1차 산업에 머물렀다. 부가가치는 낮았고, 캐는 과정에서 찍히거나 흠
얼마 전 인천 제물포구 배다리마을에 있는 헌책방 ‘아벨서점’에 들렀다. 최근 이원규 소설가가 경인일보에 4차례 연재한 ‘임영균 약전’이 실린 신문을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에게 전달했다. 곽 대표는 아벨서점 전시관에 있는 임영균(1904~1966) 선생에 대한 코너에 ‘임영균 약전’ 지면을 전시하고자 했다. 곽 대표는 임영균 선생의 독립운동 행적을 새롭게 밝히는 데 결정적 자료를 발굴한 바 있다. 세월의 손때가 묻은 헌책들이 켜켜이 쌓인 고즈넉한 책방의 모습처럼 이날 서점 주인도 2층 전시관에서 산더미로 쌓인 옛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 당일 당선의 기쁨과 낙선의 아쉬움이 교차했다. 새로운 지방정부 출범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새로운 미래를 논의해야 할 시기다. 더 건강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진단하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은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 중 하나는 교육감선거 제도다. 인천시교육감 선거에서는 도성훈 현 교육감이 3선에 성공했다. 다만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적지 않다. 가장 큰 화두는 단일화였다. 보수 진영은 선거를 한달 남겨 놓고 단일화에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끝났지만 매번 반복되는 기초의원 중선거구의 높은 무효표 비율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성지역으로 국한해 구체적 예시를 들자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성시의 유권자 9만6천49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중 안성시장 선거에서는 1천341표(1.3%)에 무효표가 나왔다. 하지만 시의원을 선출하는 가·나·다선거구에서는 각각 1천520표(4.1%), 2천31표(8.5%), 2천274표(6.2%) 등 총 5천825표(6%)의 무효표가 발생했다. 이는 시장선거에 5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토교통부가 연내 착공 예정인 ‘제2경춘국도도로건설사업’이 난항이다. 이 사업은 수년간 노선안을 두고 국토부와 주민 등간 이견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일부 구간 시공법 갈등이 또 불거졌다. 국토부는 가평역사 일부 구간을 ‘토공(보강토 옹벽)’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반해, 가평군과 주민들은 ‘교각’으로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가평군과 주민들은 지역 단절 개선·역세권 활성화 등을 시공법 변경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변경시 사업비 60여 억원이 증가한다며 난색이다. 제2경춘국도건설공사는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가평군 청평면·가평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