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양당제 국가에 가깝다. 대통령은 늘 이쪽 아니면 저쪽 당에서 나온다. 아주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지역구 국회의원도 이 당 아니면 저 당에서 배출한다. 겉으로 보면 철저히 양당에서 권력을 주고받는 구조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우리나라는 다당제에 접어든 듯하다. 같은 당 안에서도 ‘함께 가기 어렵다’는 메시지가 난무한다. 여느 때보다 요즘이 특히 그렇다.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이후 당내 심리적인 벽이 견고해졌다. 계엄을 옹호하는 세력과 계엄만큼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는 세력이 뚜렷이 구분됐고, 계엄을
가끔 의왕시 공무원들과 시의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민선 8대(2018년6월~2022년5월) 시절 의원들이 더 나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정을 견제하는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과 같은 정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다. 국민의힘은 9대 시의회가 시작한 3년 전 총 정원 7명 중 4명으로 시작했으나 1명이 무소속으로 탈당하며 3명이 됐다. 탈당한 의원은 현재 시 집행부의 아픈 곳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청년 정치인으로 거듭났다. 반면 남아있는 3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과 기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주재한 국무회의가 공개됐다. 역대 정부 최초로 토론과정까지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이날 주제는 ‘산업재해’였다. 이 대통령은 노동부장관 등에게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방안을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타 부처에서도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공개는 산업재해를 줄이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국무회의가 생중계되는 것을 보면서 ‘교육계’를 떠올렸다. 죽음이 잇따르는 현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
2025년 현재, 전통적인 방식으로 뉴스 및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인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언론사들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언론 전문가들은 인터넷 통신망과 디지털 미디어 발달로 인한 변화의 흐름에 언론사들이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 분석하고 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명확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언론계가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언론사를 신뢰하지 못하는 대중들이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플랫폼에 검증된 전문가들이 영상과 뉴스를 만들어 제공하
수도권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경기도내 지방자치단체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국가정원’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국가정원은 전남 순천만 국가정원(92만6천992㎡·2015년 지정)과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83만5천452㎡·2019년 지정) 등 단 2곳에 불과하다. 2024년 기준 국가정원 방문객 수가 순천만 900만명, 태화강 400만명 등 1천300만명에 이른다. 특히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산유발 2조원, 부가가치 9천489억원 등 3조1천억원에 달하는
비가 오면서 잠시 주춤해지긴 했으나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이용객들이 시원한 도심 속 물놀이터로 몰리고 있다. 이같은 인파 증가 속에 물놀이터의 수질 관리와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물놀이터는 일반 수영장과 달리 대부분 야외 개방형 공간에서 운영된다. 물을 정화하거나 소독하는 설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도 있고, 하절기 높은 기온과 다수 이용객의 유입으로 인해 수질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철저한 위생관리는 백번 말로도 부족하다. 위생관리가 제대로 안될
경기도에서 기자생활을 하다보면 도시개발을 취재할 일이 많다. 수도 서울을 안고 있는 경기도는 인구분산, 산업개발 면에서 흘러넘치는 달걀 노른자를 품어주기 좋은 흰자라, 개발이 늘 이슈에 있어서다. 대부분 다 잊었지만 딱 하나, 기억에 남는 취재가 있다. 스스로 도시의 운명을 개척했던 선구적 이야기다. 판교개발은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시작했다. 하지만 베드타운 분당신도시의 한계를 여실히 체감했던 경기도가 판교에 벤처산업단지를 만들겠다고 고집부리면서 정부와 갈등을 겪었다. ‘100만평을 달라, 10만평도 겨우 준다’식의 엎치락
그 많던 가게들은 어디로 갔을까.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과거와 현재의 풍경을 비교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과거의 풍경 속에는 동네마다 문방구가 있었고, 오락실이 있었다. 또 수족관이나 쌀집 등이 자연스럽게 자리했다. 지금의 풍경과 비교하면 다양한 종류의 가게들은 ‘추억의’라는 수식어가 붙은 채 사라지고, 이제 남은 건 식당과 카페뿐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동네 가게들이 판매하는 물건과 서비스의 종류는 줄어들었는데, 신도시의 풍경은 어떨까. 크고 화려한 건물 속엔 구획 지어진 상가만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손님도 없
학창시절엔 ‘놀토(토요휴업제)’가 있었다. 등교하지 않는 토요일을 뜻하는 단어였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주 5일 근무제는 2004년에 도입됐는데 시행과 맞물려 한 달에 한 번 놀토가 시범적으로 운영됐다. 이전에는 토요일에 학교를 가는 게 자연스러웠던 터라, 늦잠을 자도 되는 토요일은 어딘가 낯설면서도 퍽 설렜었다. 한 달에 한 번이었던 놀토는 어느새 두 번으로 늘어나 격주로 실시됐다. 학교는 가지 않았지만 학원 보충 수업이 빈틈을 메운 것은 오래 지나지 않은 일이었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장소만 바뀌었을 뿐 결국 가방을 메
최근 단행된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선에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 결정이 논란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여당 일부와 진보진영의 소수정당, 농민단체에서 터져나온 반발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등 농민단체와 진보당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송 장관은 농업을 파괴하고 농민을 고통에 빠뜨린 ‘농망장관’”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유임 결정 철회를 강한 목소리로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전 정부 인사’라는 렌즈를 통과해 씌워진 불신도 있지만 무엇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