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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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낡은 법'에 중소기업 혜택 줄이거나 제외… 해외로 떠나는 제조업 지면기사
제정 40년된 '수도권정비법' 근간청년고용 등 세액공제 낮게 책정국내 복귀 특별감면 아예 못받아최근 10년간 'ODI' FDI 2배 압도매년 일자리 4만9천개 유출 분석"수도권 규제가 국가 경쟁력 약화"40년 가까이 된 수도권 규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도시권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에 발맞추고,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규제에 대한 총체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수도권 중기에 유독 가혹한 '규제'정부는 고용을 증대시킨 기업에 대해선 세액을 공제하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중소기업의 경우 비수도권에 비해 공제액이 적다.수도권 중소기업이 청년 등 상시근로자를 늘릴 경우 1명당 1천100만원의 세액을 공제받는 데 비해 비수도권은 1천200만원이 적용되는 것이다. 상시근로자가 아닌 청년 고용을 늘릴 때도 수도권 중소기업은 700만원, 비수도권은 770만원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고용 창출은 전국적인 현안이지만, 유독 수도권의 중소기업만큼은 인센티브가 차별적으로 적용되는 셈이다.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 감면도 수도권엔 해당하지 않는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에 대한 세액 감면 혜택도 수도권에선 받을 수 없다.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투자에 대한 조세 감면 배제 규정도 수도권에 대한 차별적 조항으로 손꼽힌다.이런 조항들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근간에 두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도록 유도해 수도권을 질서 있게 정비하고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1982년 제정됐다. 제정 이후 40년 가까이 시간이 지나면서 법 제정 당시엔 생각지 못했던 상황들도 발생하고 있다.■ 시대 변화 따라가지 못하는 '법'대표적인 게 창업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특례법 조항이다. 이 조항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에 창업이 덜 이뤄질 수 있도록 세액 감면 인센티브를 줄였다.인천 지역은 구도심 대부분이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있다. 지자체에선 구도심 활성화 대책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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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주민의 정치 참여인가, 지역 내 갈등 조장인가 지면기사
김종천 과천시장, 사유 제한 주장"정부 반대 책임 묻는건 옳지 않아"김황식 前 하남시장도 헌법소원 청구헌재·지방자치법학회는 부적절 의견인구규모 따라 차등 적용 '개정 추진' 갈등 '도화선'… 지역 성찰·교육 중요 문재인 정부는 주민소환제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과 묶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방자치 실현에 주민소환제 활성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자치단체장들은 이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적이다. 지난달 30일 주민소환투표를 겪은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주민소환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소환 사유의 제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중앙정부 정책 반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제도의 입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입법 목적은 '지방자치의 책임성 제고'이지만 강정마을 해군기지나 창릉신도시, 8·4대책도 자치단체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다"라며 "과천과 같이 규모가 작은 자치단체의 경우 사유를 제한하지 않으면 주민소환으로 상당히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지적은 2007년 제도가 시행될 때부터 등장했다. 김황식 전 하남시장은 광역화장장 추진으로 자신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되자 '주민소환의 청구사유를 제한하지 않아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 확인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김 전 시장은 또 당선자를 선택한 다수 유권자의 권리를 소수의 반대 유권자가 침해할 수 있음도 평등권을 해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주민소환제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절차로서, 대표자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으로 그 속성이 재선거와 같아 그 사유를 묻지 않는 것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헌재는 청구사유를 제한하는 경우 정치를 사법기관에서 심사하게 될 것이어서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도 전달했다.지방자치법학회가 발간하는 지방자치법연구 제16권 4호(2016년)에 실린 김상현의 '주민소환투표청구의 대상과 사유에 관한 연구' 역시 소환청구 사유를 제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논문은 "주민소환제도는 신뢰를 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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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코로나 장기화… 운동할 곳 없는 도민들 지면기사
학교 등 공공 체육시설 잇단 폐쇄문 열어도 확진자 발생땐 또 못가대관 경쟁 '하늘의 별' 번호표까지마스크 벗은 실외활동 감염 취약#사례1 : 피트니스 센터에서 건강을 관리해온 30대 회사원 A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운동하지 못했다. 사설 피트니스 센터가 거리두기 강화로 문을 닫았고, 이후 일부 열기도 했지만, 이미 규칙적인 운동에 리듬을 잃은 A씨로서는 다시 운동하는 게 쉽지 않았다. 불어나는 뱃살이 고민이다.#사례2 : 축구가 좋아 일주일에 한 번 조기 축구를 하는 B씨(40)도 마찬가지다. 학교 측 운동장이 전면 폐쇄됐고 일부 공공체육시설 축구장이 1개월 전에 대관 신청을 받고 있지만 모든 팀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쉬는 날이 많다.코로나19 확산과 장기화로 경기도민의 건강에 비상등이 켜졌다. 평소 운동을 통해 건강을 다져온 도민들이 공공체육시설의 잇따른 폐쇄조치와 학교 체육시설 불가, 민간(사설)스포츠시설의 경영 악화까지 겹치면서 운동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변이 바이러스 출현 등 운동 환경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1일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으로 운동시설은 일정 부분 개방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다시 문을 닫게 돼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이에 도내 생활체육인들은 공공시설의 대관을 요청하고 있지만, 경쟁자들이 워낙 많아 번호표까지 뽑을 판이다. 생활체육 대표 종목인 탁구와 배드민턴의 경우 인원을 제한하면서 당일 선착순 마감으로 아침부터 번호표를 뽑고 있다. 또 축구의 경우 1개월 전부터 대관 신청을 받고 뽑기를 유도하고 있지만, 많은 팀이 몰려 '공공체육시설 축구장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 에어로빅 체조나 복싱, 태권도 등 신체 접촉이 밀접한 종목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아파트 단지 내 체육시설도 비슷하다. 관리소의 방침에 따라 단지 내 체육시설의 개·폐가 결정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스포츠 시설에서 운동하지 못하자 인근 공원이나 산책로에는 수많은 인파로 북새통이다. 실제로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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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체험공간·메타버스… 스포츠 환경, 첨단 접목 "진화해야 산다" 지면기사
경기도, 체육시설 '전국 최다' 불구확산세탓 사용제한 도민 건강 위협생활체육 장소·종목 등 다변화 제안"우울·불안 증가… 대책 재정립을"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공공체육시설과 생활체육 프로그램도 이제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는 사람 간 전염이 용이한데, 신체활동을 통한 접촉이 많은 스포츠에선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특성 때문이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공공체육시설 및 민간체육시설이 가장 많다. 비공식 생활체육 회원 수도 400만명 정도로 가장 많고, 약 800만명의 도민이 생활체육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기준 경기도의 공공체육시설은 총 5천105개소로, 경북(3천299개소)과 서울(3천5개소)에 비해 많다. 간이운동장(마을체육시설)이 3천265개소로 가장 많고 전천후 게이트볼장(408개소), 체육관(296개소), 축구장(247개소), 테니스장(194개소) 등이 뒤를 잇고 있다.민간체육시설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1만2천446개소로 서울시(1만116개소)에 앞선다. 업종별로는 당구장이 3천928개소로 전체 대비 31.56%를 차지했고 체육도장이 3천434개소(27.59%), 골프연습장이 2천352개소(18.90%), 체력단련장이 2천57개소(16.53%) 등이다.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는 이들 시설에 대한 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도민들의 건강에도 위협을 받게 된다. 이에 스포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생활체육의 다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즉 ▲생활체육에 참여하지 않고 시간과 공간 제한을 재활용해야 하고 ▲새로운 종목의 도입 ▲생활체육 관련 지도자 교육 ▲생활체육 교육 프로그램 다변화 ▲지방자치단체 및 관공서 시설 재구축 방안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특히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급속도로 발전하는 스포츠 체험 공간이나 메타버스(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 등의 발전은 스포츠 세계에서도 접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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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제2·3판교테크노밸리 교통대책 충분한가 지면기사
외부 연결 되는 도로 3곳 불과성남시, LH에 추가 대책 요구"도로확장·출입로 신설로 부족"4차 국가철도망에도 포함 안돼올해 말과 오는 2024년 각각 조성이 완료되는 제2·3판교테크노밸리 교통 대책을 놓고 성남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충돌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한 몸인 제2·3판교테크노밸리는 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있고 철도도 없다. 도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성남시는 두 곳의 신설 주택·입주기업, 유동인구 등을 감안해 LH가 계획하고 있는 도로 확장·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 등으로는 교통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자칫 판교테크노밸리보다 더한 교통전쟁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기술적인 이유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정부는 지난 2015년 1월 기존의 판교테크노밸리 바로 옆에 제2·3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해 판교 전체를 '창조경제밸리'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이후 11월에 '제2판교테크노밸리'(43만여㎡), 2018년 8월에 '제3판교테크노밸리'(성남 금토공공주택지구·58만3천여㎡)에 대한 지구 지정이 이뤄졌다. '제2판교테크노밸리'는 올해 말, 지난 7일 기공식을 가진 '제3판교테크노밸리'는 2024년까지 각각 조성이 완료된다.이런 2·3판교테크노밸리는 개발 시기만 다를 뿐 지리적으로 이웃해 있어 사실상 한몸이다. 개발 주체인 LH·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제2테크노밸리는 2천여개의 기업과 10만명 이상의 인재들이 집적되는 혁신성장 클러스터가 목표다.제3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판 뉴딜사업 시범도시로 추진된다. 상업·자족시설 및 공공·민간아파트 3천600여가구 외에 600여개 기업이 예정돼 있다.하지만 두 곳 밸리를 지나는 철도는 없다. 최근 발표된 제4차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두 곳 밸리와 관련된 사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차량이 유일한 교통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여기에다 두 곳 밸리는 고속도로에 둘러싸여 있다. 특히 두 곳 밸리의 5분의3 이상은 경부·용인서울·제2경인·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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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판교원마을行 새 도로 깔자"… "기술 문제·반대 민원 검토중" 지면기사
신설주택·입주기업·유동인구 고려유기적 연결·문화시설 공유 꼭 필요"교통영향평가서 불필요 결론 나"제2경인고속道 IC 신설, 충분 난색LH는 제2·제3판교테크노밸리(금토지구) 교통대책과 관련, 두 밸리 사이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위(고가도로)를 지나 대왕판교로로 이어지는 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를 드나들 수 있는 IC를 신설한다는 입장이다.또 대왕판교로로 이어지는 2~4차로 달래내로를 4~6차로로 확장하고 대왕판교IC 개선 및 Ex-Hub 설치, 금토천 자전거도로 개설(제1판교테크노밸리와 판교역 연계) 등도 계획하고 있다. LH 교통대책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새로운 도로는 사실상 제2경인고속도로 IC 하나다. 나머지 교통 대책들은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이미 포화상태인 대왕판교로·경부고속도로 등 기존 연결도로와 맞닿아 있다.특히 제1판교테크노밸리로 가는 방법은 여전히 대왕판교로 하나뿐이고,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판교역도 지금처럼 대왕판교로를 거쳐서 가야 한다.제2·3판교테크노밸리의 신설 주택, 입주 기업, 거주·유동인구 등을 고려할 때 교통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성남시는 서울 서초구로 이어지는 2차선 달래내길 4차선 확장, 용인~서울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 제2경인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지하로 통과해 판교원마을 서판교로를 통해 제1판교테크노밸리로 갈 수 있는 도로 신설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판교원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신설은 지난 2019년 10월 성남시 시흥동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된 '금토공공주택지구 환경영향평가(초안) 주민설명회'(2019년 10월30일자 10면 보도="교통지옥 뻔한데…" 주민 반발, LH 성남 금토지구 조성 '도마위') 당시에도 지역민들이 "교통지옥이 뻔하다"며 강력히 요구했던 사안이기도 하다.성남시 관계자는 "LH 대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달래내길 확장, 용인~서울고속도로 진출입로 신설 등으로 교통을 최대한 분산시켜야 한다. 특히 판교원마을로 이어지는 도로 신설은 제1과 제2·3판교테크노밸리 간 유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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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학령인구 감소… 위기의 지역대학 지면기사
경기도 일반대 등록률 0.6%p 하락전문대 14.9%p ↓ 전국 3번째로 커미등록 인원 8638명, 1년새 6배 ↑정부 정원감축 압박… 자구책 급급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지방대학 위기론이 커지면서 경기지역 대학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규모는 앞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지방대학 위기는 곧 수도권 대학 위기로 이어지며, 실제 올해 경기지역 일부 대학에서 정원 모집 미달도 나타났기 때문이다.더구나 내년도 대학입학시험전형(대입) 수시 1차 모집도 약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데다 지난달 교육부가 적정 규모화와 한계대학에 대한 구조적 개혁 등을 예고하면서 대학을 더욱 옥죄고 있다.올해 신입생 등록률은 전년 대비 하락했으며, 전문대학 미충원 규모는 더 컸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신입생 등록률은 일반대의 경우 전년 대비 4%p 줄어든 94.9%이며, 전문대학은 9.9%p 하락한 84.4%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경기지역 일반대 신입생 등록률은 98.5%로 지난해보다 0.6%p 하락에 그쳤다. 하지만 경기지역 전문대학의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경기지역 전문대학 신입생 등록률은 97.1%였지만, 올해는 82.2%로 무려 14.9%p 하락했다. 전국 17개 시·도 광역시 중 대전광역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어 3번째로 등록률 감소 규모가 컸다. [[관련기사_1]]올해 대학 미충원 규모도 전국 4만586명으로 비수도권에서만 3만458명(75%)이다. 수도권에서도 1만128명의 미충원이 발생했고, 교육부는 오는 2024년까지 미충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국 전문대학 미충원 규모는 2만4천183명인데, 이 중 경기지역이 8천638명(35.7%)을 차지해 전국에서 신입생 미충원 규모가 가장 컸다. 이는 지난해 경기지역 신입생 미등록 인원이 1천443명인 것과 비교하면 6배가량 늘어난 수치다.여기에 정부는 지난달 유지충원율(대학이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기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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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신입생 모시고 재학생 붙잡고… 경기지역 대학 '안간힘' 지면기사
전과 지원·별도 장학금 검토 '분주'학생 수요 맞춘 구조조정 계획도도내 북부, 남부보다 더 큰 '위기감'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 추진도지역 경제 위축 이어지는 '악순환'경기지역 대학은 '신입생 모시기, 재학생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학기본역량진단 지표 중 학생 충원율 배점은 20점으로 높은 데다 교육부도 지난달 20일 발표로 내년부터 유지충원율에 따라 정원 감축 권고를 결정하겠다고 밝혀서다.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 정원까지 줄면 대학 재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들의 공통된 목소리다.대학들은 학생 수요에 맞게 학과를 새로 만들고 4차 산업혁명에 맞춘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고 나섰다. 또한, 재학생의 이탈을 막기 위해 상담으로 전공이 맞지 않는 학생은 전과를 지원하고 별도 장학금 제도 등도 검토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경기도 내 A전문대학은 "올해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과 정원은 줄이고, 다른 학과의 인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며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해 학생 수요에 맞춘 구조조정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경기 북부의 경우 경기 남부보다 더욱 사정이 좋지 않다. B대학은 "대학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의 눈은 서울권, 경기 남부권 대학에 치우쳐 같은 경기권이라도 (북부는) 더욱 어려워 위기감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학령인구는 계속 줄어드는데 정원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국립 한경대(안성)와 한국복지대(평택)는 대학 통합을 결정했다. 이들은 교육부에 통합 신청서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지역대학의 위기는 해당 지역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해 더욱 문제다. 이에 교육부도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체계를 발표에 포함했지만, 대학은 구체적인 방향이 없어 아쉽다고 전했다. 도내 C전문대학은 "지방 전문대는 중소, 중견기업에 인력을 공급해 지방대학이 무너지면 지역경제도 같이 흔들린다"며 "지방대학 중심으로 지자체가 평생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등의 구체적인 지원 방향이 나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도내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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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한강하구 '람사르 습지 등재' 갈등 지면기사
시암리습지·유도 등 23㎢ 규모국내 24곳 지정 불구 '등재 요원'환경단체 추진 주민반발에 막혀정부 교섭실패후 지자체 난제로"주민 지원 法 가이드라인 필요""정부가 적극 나서 여건 조성을"고양 장항습지가 지난달 람사르 습지에 등록됐다. 이란 카스피해 연안도시 람사르에서 지난 1971년 채택된 람사르협약은 습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을 촉구하는 국제협약으로, 한국은 1997년 비교적 늦은 세계 101번째로 가입해 강원 인제 대암산 '용늪'부터 장항습지까지 총 24곳의 람사르 습지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탄소중립 시민실천연대'를 구성하고 기후변화대응 조례를 통해 자체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는 고양시는 이번 람사르 등재를 놓고 '성장'과 '보존'의 균형을 이룬 상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참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까지 유치해 탄소중립을 주도해 가겠다는 방침이다.기후위기에 대한 이웃 도시의 민첩한 대응을 바라보는 김포지역 환경운동가들의 심경은 복잡하다. 똑같은 한강하구에서도 가장 보전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던 김포 시암리습지와 천연기념물 저어새 번식지인 김포 유도는 주민 반발에 부딪혀 람사르 등재가 요원하기 때문이다.앞서 환경부는 일찍이 지난 2006년 한강하구 60여㎢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 김포대교 남단~강화군 송해면 구간 습지 보전의 필요성에 주목했다. 장항습지뿐 아니라 김포 시암리습지와 유도, 파주 산남습지, 강화 철산리습지 등이 보호구역에 포함됐는데 약 23㎢에 달하는 김포지역 습지는 그중 최대 규모(37.9%)였다.이 때문에 환경 NGO단체들은 시암리습지와 유도를 필수로 한강하구 전체 습지의 람사르 등재를 추진해 왔지만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특히 국가하천·군사보호 제약에 더해 문화재보호구역까지 지정되며 중첩규제 피해를 겪던 김포 북부권의 반대가 극심했다.정부가 한강하구 주민들을 상대로 수년 전 직접 설득에 나섰다가 실패한 이후 주민설득이라는 난제는 온전히 지자체에 넘겨졌다. NGO단체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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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서울근교 입지 빼어난 조망 탓… 합법 가장한 난개발 도사려" 지면기사
국내 유일 자연하구·야생생물 서식민물·바닷물 만나고 안보상 통제도美 헌법 습지 보전 명시 보호정책환경단체 "탄소 저감, 수도권 허파""등재 자체가 브랜드 이익 증대될 것"람사르협약의 정식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 유형을 보이거나,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보전가치가 있는 곳을 심사해 선정한다. 장항습지 외에 나머지 한강하구 습지들이 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게 아니다. 경기도와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한강하구는 하굿둑이 설치되지 않은 국내 유일의 자연하구로, 멸종위기 1급 야생생물 5종(저어새·흰꼬리수리·매·검독수리·참수리)을 비롯해 보호가치가 높은 야생동식물이 서식·도래하는 국내 가장 큰 하구습지다. 김포와 파주 쪽의 경우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기수역'이면서 안보상 민간인의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돼 뛰어난 생태계와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과거 버려진 땅으로 인식해 대규모 매립과 간척사업 등 무분별하게 이용됐던 습지는 이 같은 생태계적 가치를 넘어 홍수 및 해일 등 자연재해 방지, 지하수 등 수자원 공급, 관광 등 사회경제적 기능이 빛을 발하면서 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발로 인해 6개주 습지의 85%, 22개주 습지의 50%가 손실된 미국은 헌법에까지 습지 보전을 명시해 보호·복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도내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김포지역 한강하구는 서울 근교 입지와 빼어난 조망 때문에 합법을 가장한 난개발이 늘 도사리고 있다"며 "습지의 중대한 가치는 탄소저감 효과로, 수도권의 허파인 이곳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보호하는 건 우리 세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조종술 한강하구살리기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군사보호법이나 문화재법 규제가 훨씬 강한데도 주민들 사이에는 습지보호법으로 인해 재산권이 또 침해당할 거라는 의식이 굳어졌다"며 "고양시는 5년 전부터 시민사회단체·시의회와 함께 꾸준히 주민들을 설득해 왔는데 김포는 그런 활동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등재가 되면 람사르의 생태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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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국민 커뮤니티 플랫폼 성장 '당근마켓' 지면기사
2015년 '판교장터' 첫 출발… 주민인증 등 절차 거쳐 중고물품 매매사기예방 효과에 2천만 이용자 돌파… 경기도, 서울보다 이용 활발사용자 40% 25~44세 여성… 화성 95% ·김포 90% 등 '침투율' 높아성남 판교에서 출발한 작은 거래 애플리케이션이 전국을 호령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판교장터'에서 '당신 근처의 장터'로 성장한 '당근마켓' 이야기다. 당근마켓의 시작은 조촐했다. 2015년 7월 '판교장터'라는 서비스로 처음 시작했다.15일 당근마켓에 따르면 동네로 범위를 설정한 것도 바로 판교 주민임을 인증하기 위한 절차 때문이었다. 근거리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중고거래를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한 장치가 동네 거래였다. 특히 판교테크노밸리 근무자가 사용하는 경우엔 회사 이메일로 인증하고 회사명을 이름 옆에 보여주는 식으로 신원을 확인하기 때문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그전까지 중고거래에서 빈번히 발생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이 장치는 당근마켓이 시장 우위 지배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2015년 10월 서비스명을 당근마켓으로 변경한 뒤 2018년 4월 100만명·2020년 5월 1천만명 이용자를 돌파했다. 지난해는 특히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해 지난 4월 기준 이용자만 2천만명에 달한다.경기도는 도농복합지역이지만, 도심 지역이 주를 이루는 서울시보다 오히려 당근마켓 이용이 활발하다. 해당 지역의 20~64세 주민등록인구 대비 당근마켓 이용자 비중을 뜻하는 '침투율'을 기준으로 서울은 65.14%의 침투율을 기록한 반면, 경기도의 침투율은 66.81%로 더 높다.도내에서 당근마켓이 활발한 지역은 신도시 위주로 나타난다. 당근마켓 이용자의 40%가량이 25~44세 여성이다. 같은 연령대 남성은 24%가량으로 여성 이용자의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이다. 젊은 세대 부부가 많이 이용하고, 특히 부부의 경우 아내가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내의 지시(?)로 오프라인 거래에 나선 남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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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반경 6㎞내 직거래 소통 기반… 환경 살리는 보람도 성공의 축 지면기사
피아노 레슨·요리 교실 등 확장가게 '내 근처' 통해 주민에 소개'동네생활'서 이웃끼리 정보 공유매달 1일 '가계부' 환경 기여 확인 '반경 6㎞ 이내에서 직거래'.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마켓'이 판교를 시작으로 경기도를 넘어 해외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전국 기준 2천만 이용객을 확보한 당근마켓은 영국 40개 도시에서 '캐럿'을 론칭하고, 캐나다·미국·일본 등에서 중고거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당근마켓의 핵심이 바로 이 '지역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중고거래는 이 플랫폼을 구성하는 한 요소이고, 이를 기반으로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외연을 확장해 나간다. 피아노 레슨, 요리 교실 등 이웃들이 서로 재능을 나누는 것은 물론 동네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지역 소상공인들과 주민들을 연결하고, 지자체와 주민들의 활발한 소통을 돕는 창구로 기능하겠다는 것이다.당근마켓은 이를 위해 '내 근처'와 '동네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 근처'는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을 연결하는 서비스로, 이사·과외·클래스(수업)·동네 구인·구직 등의 서비스를 망라한다. 특히 세탁·청소·중고차·이사·반려동물 케어 분야는 각각 세탁특공대·청소연구소·캐스팅·미소·펫트너라는 각각의 생활 서비스업체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화를 넘어 용역까지 제공하는 셈이다.소상공인들도 '내 근처'를 이용해 지역 주민에게 가게를 소개할 수 있다. 당근마켓은 '지역광고' 서비스를 주요 수익모델로 사용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역설정을 통해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광고에 집행할 수 있다. '동네생활'은 같은 지역 거주 이웃끼리 지역 정보와 소식을 나누는 온라인 소통의 장이다. 지난 3월에는 동네 이웃과 함께 운동, 어학공부, 봉사활동 등 공통 관심사와 취미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같이해요' 서비스도 오픈했다.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통이 당근마켓 서비스를 관통하는 영업철학이라면 중고거래를 통해 환경을 살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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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투기꾼 횡포' 시달리는 도시개발사업 지면기사
사업 추진 의사 없이 단기 전매 차익 노리거나 '알박기'시행사 가장 공공질서 교란… 선의의 건설사·주민 피해인천 '구역 지정·제안 단계' 있는 8곳 모두 서구에 위치주택 공급의 한 축인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세력과 이를 조장하는 일부 건설사가 시장 공공질서를 교란시키면서 선의의 사업 주체들이 손해를 입고 있다. 이러한 시장 교란과 업체끼리의 이익 다툼으로 토지 매입가가 비싸지고, 이는 결국 지역 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행사를 가장한 투기 세력의 횡포로 선의의 민간 개발사업자들과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투기 세력은 사업 추진 의사가 없음에도 해당 토지를 더 높은 가격으로 매입해 기존 사업체에 비싼 값에 되팔아 단기 전매 차익을 노리거나 일명 '알박기'로 거액을 요구한다. 이에 따른 주민 사이의 갈등도 심각하다. → 편집자주·관련기사 3면([경인 WIDE] 택지조성 공익목적 훼손… '악의적 세력' 뿌리뽑을 대책 급하다)도시개발법이 제정된 것은 2000년 7월. 정부는 '토지구획정리사업법'을 폐지하고 동시에 '도시개발법'을 제정했다. 토지구획정리사업은 도시개발법에 의한 환지 방식으로 시행하는 도시개발사업으로 편입했다. 도시개발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 민간이 주관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일반적 기준은 ▲도시·자연녹지·생산녹지지역(주거지역 1만㎡ 이상, 공업지역 3만㎡ 이상) ▲도시지역 외 지역(30만㎡ 이상) ▲국토부 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광역도시계획 또는 도시·군기본계획에 의해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다. 민간 도시개발사업은 주거·관광·유통 등 도시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토지 소유자나 민간개발조합 또는 건설사 등이 사업 시행의 주체가 된다.현재 인천에서 구역 지정 및 제안 단계에 있는 도시개발구역은 모두 서구에 위치해 있다. ▲검단1구역 ▲검단5구역 ▲왕길1구역 ▲왕길3구역 ▲금곡구역 ▲대곡2구역 ▲대곡3-1구역 ▲대곡3-2구역 등 8곳으로, 전체 면적은 425만2천862㎡에 이른다. 민간 도시개발사업은 대략 17개 단계로 진행된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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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택지조성 공익목적 훼손… '악의적 세력' 뿌리뽑을 대책 급하다 지면기사
공정 40% 조합설립 즈음 투기 합류업계 주택용지 2배 면적 확보 악용조직 구성, 지가 올리기 약자 행세고의소송 지연, 일부건설사 결탁도민간 도시개발사업 맹점으로 인한 피해와 갈등 사례는 인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벌어지는 곳마다 업체와 주민, 주민과 주민 사이의 다툼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관련 업계와 해당 구역 주민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업체의 비용 손실과 지역 내 분양가 상승 등에 따른 피해를 막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개발조합 설립은 전체 공정의 40%쯤 된다. 도시개발조합 설립은 도시개발구역 지정 고시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엄청난 시간과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이를 전후해 투기 세력이 뛰어든다고 한다. → 흐름도 참조업계 관계자들은 "큰 비용을 들여 행정 절차를 진행해 사업 주체가 돼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한, 천문학적인 사업 재원 조달을 위해서는 집단환지(공동주택)를 위한 건설사와의 토지 계약이 선행돼 사업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건설사나 조합 측은 토지감보율 약 50%를 고려해 계획된 공동주택 면적의 약 2배의 토지를 소유주로부터 매입한다. 안정적인 토지를 확보해야 사업 추진의 동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을 아는 투기 세력이 토지주를 대상으로 토지가를 올리고, 주민 갈등을 일으켜 사업을 어렵게 만든다.인천 서구의 한 도시개발조합 관계자는 "투기 세력들은 택지 조성의 공익적 목적을 가진 도시개발사업을 투기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했다.투기 세력이 확보한 토지는 일종의 볼모다. 투기 세력은 몇몇 토지주와 조직을 꾸리고 약자 행세를 하면서 행정기관에 민원을 제기한다. 고의로 소송을 걸어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사업을 지연시키는 등 기존 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한 악의적 방법도 서슴지 않는다. 또 지장물을 설치하거나 나무와 작물을 심어 토지 지목을 변경하면 토지 매입가나 지장물 보상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토지주들을 부추긴다. 최근 LH 투기 사태에서 드러난 보상 방식과 유사하다. 한마디로 기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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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산성은 지금도 우리를 지켜준다·(3·끝)] 산성은 영원히 우리곁에 지면기사
세마대지 유명한 오산 '독산성'정조 효심 담긴 수원 '화성' 등탐방로 '힐링'… 문화관광 조화"시민 건강·자긍심 높이며 공존"지난 5일 오전 11시께 오산시 양산동 독산성 앞 도로. 길게 늘어선 승용차들이 독산성 주차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2개 차선을 가득 메운 채 줄지어 있다. 점심 식사를 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도로 양옆 식당과 커피숍에도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즐거운 모습이다. 승용차 행렬에 떠밀려 진입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독산성 입구로 들어섰다. 초입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급격한 오르막 등산 코스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아스팔트 포장이 돼 있어 계단이나 일반 산행코스에 비해 쉽게 오를 수 있다. 30여분을 오르자 독산성산림욕장과 갈라지는 길이 나오고, 조금 더 오르니 보적사와 연결되는 성터 앞으로 사적 140호 독산성 및 세마대지 입간판이 반겨준다.독산성 탐방로에 오르면 성벽 위 하늘길을 걷는 것 같다. 멀리 오산시와 동탄 시내, 경부고속도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은 보는 사람을 사뭇 들뜨게 한다.독산성은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았던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의 기지로 전쟁의 판도를 뒤바꾼 무용담으로 유명하다. 북진하던 왜군은 독산성을 포위하고, 권율 장군이 이끄는 우리 군이 투항하기만 기다렸다. 권율 장군은 쌀로 말을 씻기는 모습을 연출하게 해 왜군들이 말을 목욕시킬 정도로 보급품이 많다고 착각하며 퇴각하게 했다. 이를 예상한 권 장군은 기습공격을 감행, 수만명의 왜군을 몰살시켰다. 당시 독산성 전투 승리로 우리 군은 한양 탈환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400년 전 우리를 지켰던 독산성은 늘 같은 자리를 지키면서 우리와 더욱 밀접하게 이어지고 있다. 하늘이 가릴 정도로 가득한 나무그늘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스팔트 등산로, 체육·편의시설이 완비된 산림욕장, 입구 앞 음식문화거리는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특히 1㎞가 넘는 성벽을 둘레길 삼아 만든 탐방로는 누구라도 지친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준다.정조대왕의 효심과 정약용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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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산성은 지금도 우리를 지켜준다·(3·끝)]오산시, 2025년까지 독산성 복원공사… '세계유산 등재' 목표 지면기사
세마대 보수·토지매입 등 마무리작년 심포지엄·프로그램 준비도수원시, 화성 '주민친화' 공들여문화재보호구역 확장 '관리 철저'화성 남양 동토성 최근 복원 진행 오산시는 내친 김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삼았다. 오산시는 지난 2015년 독산성 복원에 돌입했다.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국비 140억원, 도비 31억원을 지원받았고, 여기에 시비 120억원을 투입했다. 현재까지 세마대 보수정비, 문화재구역 토지매입, 안내판 정비, 문화재 발굴조사와 주차장 조성 공사 등을 마무리했다. 성곽 보수와 탐방로 보수 등은 2025년까지 복원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특히 지난해 세계유산 등재를 염두에 두고, 독산성의 문화적 가치 공유와 주변 역사문화유적과 연계 등을 위한 국내학술심포지엄을 개최, 성황리에 마무리했다.학술심포지엄에서는 그동안의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조선 시대는 물론 통일신라 시대 흔적 등 독산성의 역사적 중요도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수원화성과 용주사 등 주변 문화재 등 관광지와 연계한 체험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며, 복원과 추가 시·발굴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독산성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와 공유하기 위해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오산시 관계자는 "독산성 복원과정에서 신라 시대 성벽과 위치가 확인되었고, 통일신라 시대의 흔적도 나오는 등 역사·문화적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며 "주민들의 건강과 힐링을 책임지는 문화재인 독산성을, 세계인에게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더욱 주민친화적 화성을 조성하기 위해 매년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은 등재 이후 주민들과 더욱 친숙해졌다. 등재 당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로부터 성곽 주변에 높은 건축물이 많고 보호구역이 좁다는 지적을 받았던 터라 수원시는 반발하는 주민들을 설득해 가며 지속적으로 성곽 주변의 문화재보호구역을 확장하고, 녹지공간을 추가로 조성했다. 또 현재 1만여명이 살고 있는 수원화성 내부도 옛 모습을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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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산성은 지금도 우리를 지켜준다·(2)] 사라지는 경기도 산성들 지면기사
경기도 내 산성(山城) 180여 곳이 방치된 채 훼손되고 있다. 방치된 산성 대부분이 삼국시대에 건립해 사용하다 용도 폐기되면서 내버려진 것으로, 자연침식 등으로 서서히 망가지고 흔적이 사라지고 있어 적절한 관리가 시급한 실정이다. 경기문화재연구원 등에 따르면 도내 산성은 대략 230곳에 이른다. 이 중 수원 화성을 비롯 남한산성, 독산성 등 19곳은 국가가 지정한 문화재인 사적 문화재로, 용인 처인성, 안산 별망성지 등 25곳은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총 44곳이 국가 또는 도 지정문화재다. 또 약 5곳은 자치단체가 향토유적으로 선정해 자체 예산을 투입해 복원·관리하고 있다. 230곳중 49곳만 국가·지자체 관리대부분 삼국시대 건립후 산속 방치 나머지 180여 곳은 말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대부분의 산성들은 삼국시대 건립돼 고려, 조선 시대까지 일정 기간 활용하다 효용성이 없어진 그 시점, 그대로 버려져 있다. 산속에 거대한 규모로 지어진 산성의 특성상 인위적으로 훼손이 가해지지 않는 경우 자연침식 이상의 훼손 없이 일부 원형을 유지한 채 그대로 있는 것이다.하지만 자연침식으로 인한 훼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잡목 등 나무의 줄기와 뿌리가 성장 과정에서 산성의 석축 또는 토축을 뚫고 나와 성벽 전체를 붕괴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훼손을 가하기 때문이다. 또 양주 불곡산 보루와 같이 산성 석축 등이 등산로로 활용되면서 산성의 흔적이 지워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지정 문화재 중 산성의 경우 주변 잡목 제거와 등산로 차단 등 최소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무줄기·뿌리 등 영향 '자연침식'불곡산 보루 등 등산로 활용 훼손38곳 아예 '멸실' 구분돼 소멸 위기 특히 문화재청과 지자체 등은 여주 술천성을 비롯 화성 요리산성, 남양주 역촌토성 등 38곳에 대해 효용성을 상실했거나 파괴된 상태인 '멸실'로 구분, 이미 망가져 없어진 것으로 구분해 놓고 관리에 손을 놓으면서 그나마 남아 있는 토축 등 산성의 흔적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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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산성은 지금도 우리를 지켜준다·(2)] 문화재청 "향토유적 지정" 지자체 "자체 예산 충당 어렵다" 지면기사
문화재청은 경기도 내 산성 및 보루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를 위해 자치단체에서 먼저 향토유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는 향토유적으로 선정할 경우 복원·관리비 100%를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문화재로 정의하고, 지정 절차 및 관리 등을 관련 법령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국가·시·도 지정 문화재들과 달리복원·보호·관리에 많은 예산 들어엄두도 못 내고 있는 지자체도 있어 지정 주체별로는 국가지정문화재(문화재청장이 지정), 시·도지정문화재(시장·도지사가 지정)로 구분되며, 국가지정문화재는 사적, 국보·보물, 천연기념물, 명승 등으로 나눠 차등해 보호하고 있다.국가 또는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 복원과정을 거쳐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관리한다. → 표 참조문화재별 차이는 있지만, 국가 지정문화재의 경우 국비 100%가 지원되고, 시·도지정 문화재도 국비(70%)와 시·도비(15%)가 지원된다. 하지만 향토유적의 경우 시·군비 자체예산만으로 복원·관리를 진행해야 한다. 자치단체마다 향토유적 지정을 꺼리고 있는 이유이다.특히 산성의 경우 많은 예산을 투입해 오랜 기간 복원을 해야 하고, 이후에도 보호·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많지 않은 자치단체는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이로 인해 도내 산성의 경우 포천 보개산성, 포천 성동리산성, 안산 성곡동산성 등 약 5곳만 향토유적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경기도 내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한번 예산을 투입해 끝나는 작업이라면 고려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많은 예산을 투입해 관리해야 하는 문화재 특성상 지자체마다 향토유적 지정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화재청 차원의 기본관리계획과 지원이 없으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에 향토유적 지정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시·발굴조사 등의 절차를 토지소유주 동의 없이 강제로 진행할 수 없도록 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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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산성은 지금도 우리를 지켜준다·(1)] 여주 술천성의 눈물 지면기사
우리의 역사는 늘 산성(山城)과 함께한다. 산이 많은 한반도의 지형적 특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남의 것과 구분 짓는 경계로 쌓기 시작한 산성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적의 침입을 막고, 또 지방행정 통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지금은 수원 화성과 성남·광주 남한산성이 세계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일부 산성은 문화재로 지정, 복원돼 공원화되면서 건강과 힐링을 목적으로 또는 과제물을 해결하기 위해 등산과 병행한 산성 탐방 등으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이에 반해 우리가 모르는 많은 산성들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대부분 사유지에 위치해 문화재 지정에 따른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토지주들이 각종 조사를 거부, 역사적 의미도 모른 채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경기도 내 산성의 역사적 의미와 현재, 관리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짚어본다. → 편집자주 이포리 수부마을 태봉산에 위치661년 고구려·신라 치열한 전투잡풀 무성하고 산길도 나지 않아 서기 661년 5월. 여주시 금사면 이포리 수부마을(현재 이포1리) 뒷산. 해발 183m의 야트막한 구릉형태의 이곳 태봉산에서 그 옛날 삼국시대, 혼란기를 대표하는 역사적 전투가 벌어졌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수하의 장군 뇌음신(惱音信)을 시켜 용병 말갈군을 이끌고 신라땅으로 넘어간 술천성을 공격하도록 한 것.삼국사기(三國史記) 필부열전(匹夫列傳) 등에 따르면 고구려의 술천성 공격은 한 해 전인 서기 660년께 신라에 의해 멸망한 백제를 위한 복수로 추정된다. 고구려는 당시 전투에서 술천성을 함락시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신라군을 분산시켜 멸망한 백제 부흥군을 돕는 효과를 톡톡히 얻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여주지역의 '어느 곳'으로만 알려졌던 술천성은 학술조사와 지표조사 등의 연구가 거듭되면서 이포1리 뒷산인 태봉산으로 지목되고 있다. 토성으로 지어졌던 당시의 성터 일부는 현재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하지만 야트막한 구릉 정상에 위치한 술천성은 일반인이 찾기는 쉽지 않다. 이포1리 마을에서 태봉산 정상의 개인사찰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5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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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인천, 코로나19로 촬영지 인기 시들 지면기사
인천영상위, 지원 작품 29% 감소전주·부산, 전문 세트장 등 갖춰실적 격차 올해 갈수록 더 벌어져공공 스튜디오 설립 필요성 제기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영상물 촬영지로 사랑받았던 인천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영상위원회가 촬영을 지원한 작품 수는 모두 138편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95편에 비해 29%(57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품 편수뿐 아니라 촬영 일수도 급감했다. 지난해 촬영일은 371일로 2019년 537일에 비해 31%(166일) 감소했다. 반면 공공 영역에서 운영하는 전문 스튜디오를 갖춘 부산과 대전, 전주 등은 인천과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전주에서는 90편의 작품이 371일 동안 촬영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전년도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증가다. 편수로는 91%(43편), 촬영 일수는 95%(181일) 증가했다. 부산도 늘었다. 지난해 85편의 작품이 547일 동안 촬영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편수는 26%(18편), 일수는 17%(82일) 늘었다. 대전도 작품은 28편으로 1편 늘었고 촬영 일수는 251일로 14%(81일) 증가했다. 인천에서 영상물 촬영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 때문에 영상 촬영을 중단하거나,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낮은 지역으로 촬영 장소를 옮겼을 것으로 인천 영화계는 분석했다. 언제든지 촬영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와 같은 촬영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이동했을 것이란 해석도 한다. 기상 조건 등 제약을 받지 않고도 언제든지 영상물 촬영이 가능한 전문 스튜디오가 있는 곳으로 촬영 장소를 이전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천도 공공 영역에서 운영하는 전문 스튜디오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전주는 2008년부터 5만6천800㎡ 부지에 실내 스튜디오 2개 동과 야외 세트장을 갖춘 전주영화종합촬영소를, 부산은 부대시설과 실내 면적만 825㎡, 1천650㎡ 규모인 2개의 실내 스튜디오를 갖춘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대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