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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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희망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8월17일 화성으로 모입시다 지면기사
여전히 55번째(8월17일 기준) 6월24일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6월24일 리튬배터리 폭발사고로 무려 23명의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힘겹게 버티며 아직도 그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지난 13일 광화문 광장 정부서울청사 앞의 한낮 체감온도는 46도였다. 유가족들은 고용노동부가 2주에 걸쳐 많은 인원을 투입해 가해 기업인 아리셀에 대해 진행한 특별근로감독의 결과를 발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장에 섰다. 하지만 폭염보다 유가족을 더 힘들고 열받게 한 것은 들으나 마나 한 고용노동부의 브리핑 내용이었다. 참사 초기 언론에 의해 밝혀진 사실들 외에 그 무엇도 더해진 것은 없었다.여전히 23명의 노동자를 숨지게 한 회사 대표는 구속은 고사하고 거리를 활보하며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자기 책임 회피에 여념이 없다. 과연 인간의 행동인가 싶을 정도의 범법과 차별행위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누구나 알고 있는 형식적인 수사와 결과가 아니라,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가장 먼저 진행했어야 하는 박순관 대표의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희생자 가족의 절절함에 귀 기울이고 이에 대한 답을 내놨어야 한다.그리고 사용자와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라는 '주어'가 빠진 재발 방지 대책,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책임을 미루는 대책으로 유사한 중대재해 참사가 재발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도대체 정부는 이번 참사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의문이다.일련의 과정을 통해 재차 확인하는 것은 지난 시기 우리 사회가 겪은 사회적 참사의 원인을 밝혀내고, 책임이 있는 사람과 기관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여전히 피해당사자와 시민들의 몫이라는 것이다. 이번 아리셀 참사에도 마땅히 주체로 나서야 하는 정부의 역할은 사라지고 지칠 대로 지친 피해당사자와 보편적 상식을 갖고 있는 시민들의 몫만이 남았다.피해자 가족 너머 사회 곳곳을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은 오로지 절망뿐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우주의 소중함은 이제 어지간한 규모의 참사가 아니면 언론과 시민의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인권, 생명, 안전, 노동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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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 이제는 한류를 품을 때 지면기사
세계화 교육열풍 불던 2004년 경기도 전국 첫 '영어마을' 개원2019년 '미래교육캠퍼스'로 개칭국내외 급변 환경에 빠르게 대응K-문화 거점 공간 탈바꿈 해야영어 교육열풍이 불던 2006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800달러였다. 이 시기 고소득자 가정의 자녀들은 해외유학이나 1년 정도 외국어 연수를 갈 수 있었다. 중산층 이상의 자녀들은 영어 과외교육이나 방학 중 해외 영어연수 교육을 갈 수 있는 형편이 됐지만, 중산층에도 들지 못했던 일반 가정의 소득으로는 자녀들에게 영어교육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영어학원 정도였다.이 시기 경기도는 세계화의 추세 속에 학생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외국에 가지 않고도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마을 조성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외국의 학사학위를 취득한 대학 출신 원어민 강사들을 채용해 이들이 거주하며 영어로 소통하게 하는 '영어마을'을 전국 최초로 개원했다. 먼저 2004년 (구)공무원수련원을 리모델링한 안산의 영어마을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영국의 작은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한 파주 영어마을을 지었다. 그후 2008년에는 미국 동부의 역사적 자취가 담긴 버지니아주의 한 마을(윌리엄스버그)을 답사한 후 양평 영어마을까지 개원시켰다.3개소 영어마을 개원 후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숙박하며 원어민과 양방향 회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장점 등으로 크게 각광을 받자 이후 서울과 인천서도 영어마을을 개원하는 등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지금의 영어마을은 영어교육과 함께 4차 산업시대에 맞는 AR, VR, 코딩, 드론, 메이커스페이스 등 미래 융합교육을 병행하여 교육시킬 수 있도록 2019년 8월 '미래교육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했다. 체험형 가족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다양한 교육과 함께 영국, 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 학생들도 방문해 프로그램을 수강, 이용하고 있는 반면 예전의 명성이 대단했던 시절의 영어마을은 아닐 것이다.이제 미래교육캠퍼스는 그 기능을 전환할 때다. 기존의 강점은 살리면서 급변하는 국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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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와 이웃 간의 정 지면기사
'폭염'이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고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생전 처음 경험하는 '역대급' 무더위가 매년 반복된다는 게 '기후변화'의 공포로 다가온다. 재난에 가까운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올해 들어서만 벌써 전국적으로 온열 질환이 의심되는 사망자가 13명에 이른다는 질병관리청 보고가 있었다. 언론에 보도되는 사망자의 나이를 살펴보면 대부분 고령자들이다. 최근에는 매일 휴대폰에 폭염경보가 울려대며 주의를 당부하지만, 안타까운 사고 소식은 끊이질 않는다.오늘날 고령자가 더욱 위험한 것은 홀로 사는 노인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북부지역만 하더라도 도농복합도시가 많아 농촌에 홀로 남아 농사일을 이어가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그나마 정기적으로 찾아와 안부를 확인하는 가족이 있으면 다행이나 그마저도 없는 홀몸노인 가정에 요즘 같은 폭염의 날씨는 매우 위험한 환경이 아닐 수 없다. 지자체 복지 담당 공무원의 말을 빌리면 현장에서는 불가마 같은 골방에서 어르신들을 그야말로 대피시켜야 하는 상황도 맞는다고 한다. 열기를 내뿜는 선풍기에 의지해 여름을 나는 어르신이 한두 명이 아니라고 한다.어르신들이 겪는 온열 질환 사고를 곰곰이 따져 보면 시설이나 시스템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요즘 지자체에서는 폭염 사고에 대비해 비상대책반 등이 구성돼 활동하며 취약계층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또 농촌에서는 마을마다 재난 도우미가 운영되고 방문 건강관리 전문인력도 두고 있다. 생활지원사는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방문해 수시로 건강을 확인하기도 한다. 마을마다 있는 경로당은 정부·지자체 지원으로 냉방장치를 전기요금 걱정 없이 가동하며 무더위쉼터 구실을 한다.그럼에도 왜 노인들의 폭염 피해는 멈추지 않는 걸까? 문제는 우리가 다 살필 수 없는 사각지대다. 제도의 손이 닿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바로 그 곳이다.오히려 사람이 북적이고 주택가가 밀집한 곳에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위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복지시설과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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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잇단 경찰 사망사건, 성과 압박 줄이고 인력 확충을 지면기사
사태의 근본 원인은 '업무 과다''검수완박'으로 어깨 더 무거워열악한 근무환경이 사지로 몰아일그러진 수사 구조 신속 보완참극 막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대한민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주일새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일선 경찰관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월18일과 22일 서울 관악경찰서·충남 예산경찰서에서 근무하던 경찰관 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26일에는 서울 동작경찰서 간부가 뇌출혈로 사망했다. 모두가 과도한 업무 부담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고, 예산경찰서 소속 경찰(경비과)을 제외하고는 수사 관련 부서 소속이었다.전국경찰직장협의회(이하 경찰직협)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2019∼2023년) 극단적 선택(고의적 자해로 숨진) 경찰관은 총 113명으로 연평균 22.6명, 한 달에 1.9명씩 자살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12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사망자의 46.4%는 지구대·파출소에서 나왔고 그다음 수사, 경무, 경비 순이었다. 경찰직협은 근본적인 원인은 '업무 과다'에 있다고 봤다. 업무 과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로 조직 개편, 성과 압박, 소통 문제 등 3가지를 지목했다.통계개발원이 지난 4월28일 발간한 '한국의 안전보고서 2023'에 따르면 2022년 경찰공무원은 13만1천명으로 경찰 1인당 담당 주민 수는 393명으로 업무 부담은 결단코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26일 '정신건강정책혁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아무리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 도약했다고 해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면 국가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자살 예방'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숨진 경찰관들은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경찰직협은 기자회견에서 "초임 수사관은 발령과 동시에 40~50건의 사건을 배당받으며 압박받아 왔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수사 업무가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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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과 돌봄은 본래 하나 지면기사
유보통합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불필요한 갈등은 시간만 지체담당할 교원의 인식 전환이 중요거시적 관점에서 원만하게 이뤄져우리나라 영유아교육 새 전기 되길올해 초만 하더라도 '반신반의하던' 유보통합이 어느새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체감한다. 아니나다를까. 지난 6월27일 그간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던 보육 업무가 교육부로 공식 이관되며 일선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벌써 이에 대한 대비로 분주하다. 어떻게 보면 유보통합이 보육에 교육이 더해지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보육현장에선 이미 이런 통합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게 진행되고 있었다고 본다. 사실 보육과 교육을 서로 떼어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본다. 다만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느냐에 문제이지 보육과 교육은 보조를 맞춰 가야 한다. 진정으로 문제가 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유보통합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하는 점일지 모른다.법 제도적인 관점에서 보면, 현행 영유아보육법과 유아교육법이 하나로 합쳐져야 하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10년 전만 해도 이는 큰 진통이 따를 것으로 대다수가 내다봤지만, 불과 몇 년 새 그 분위기가 크게 바뀐 게 사실이다.막연히 우려만 하던 저출생 현상은 이제 보육현장에서 현실이 되고 있고 어린이집 운영자들은 당장 문을 닫아야할지 말아야 할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물론 유치원도 별반 다른 상황은 아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이권을 두고 다툼을 벌일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생존을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돌이켜 보면, 어린이집이 지금처럼 급증하게 된 것도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이었다. 2000년대 초 정부는 사회복지 차원에서 일터로 향하는 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볼 기관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어린이집을 육성했다. 그러나 많은 예측기관이 당황할 정도로 영유아 수가 급감하자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새로운 길이란 이 기회에 영유아 양육의 개혁을 일으키는 것이다. 저출생 시대 양육은 오롯이 부모의 몫만이 아니라고 본다. 지속성장의 차원에서 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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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침밥 먹고 대한민국 쌀 산업을 구합시다 지면기사
식습관 서구화 작년 1인당 쌀소비 역대 최소재고 증가로 가격 하락 농가 생존 위협받아'한국인은 밥심' 한식의 기본이자 삶의 근원쌀산업, 국민단합 위대한 힘이 필요할 때다어머니가 새벽잠을 설치며 일어나 가족들을 위해 따끈한 아침밥을 준비하고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아침밥을 먹으며 오늘 하루 잘 보내라며 담소를 나누던 시절은 점점 추억이 되어가는 것 같다.요즘 아침밥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아침식사 결식률은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22년 기준 초·중·고등학생(10~18세)은 33.1%, 대학생(19~29세)은 59.2%이며 전체로는 34%에 이른다고 한다.아침식사를 거를 경우 에너지 부족으로 뇌가 잘 활성화되지 않아 사고력, 집중력, 인지능력 등이 떨어지고 다양한 건강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연구결과로 밝혀졌다.그럼에도 '2023년 식품소비행태조사'를 보면 시간이 없어서 66.1%(복수응답), 먹고 싶지 않아서 57.8%, 다이어트 7.2% 등의 이유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또한 그나마 아침식사를 먹는 사람들도 식단이 밥이나 죽, 누룽지 등 쌀이 아닌 빵 21.1%, 시리얼 14.5%, 우유 7.2% 등 식습관이 서구화로 변화하며,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56.4㎏으로 30년 전인 1993년 122.1㎏ 대비 절반으로 줄어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2년 이래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이에 따른 재고 증가로 가격은 하락해 쌀 재배 농가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존까지 위협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행히 최근 정부는 올해 식량 원조용 쌀 10만t과 민간 재고 5만t 등 총 15만t 매입을 발표했고, 정치권은 1천원의 아침밥 지원 확대 법안을 발의하는 등 쌀값 하락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다행이라 생각한다.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그 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이제 우리 민간이 적극적으로 나서 정부의 노력에 힘을 보태야 할 때인 것이다.농협은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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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세상의 중심에서 이천을 외치다 (Crying out Icheon in the center of the world) 지면기사
이천통신사, 유럽 4개 도시서문화예술도시 위대함 알려작지만 거인같은 '이천' 대견시장·시민들이 만든 소중한 열매가을 국제음악제도 기대해도 좋아최근 파리에서 치러진 올림픽 개막식 퍼포먼스는 프랑스 문화와 예술이 담겨져 전 세계인들에게 깊은 감동과 사랑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전신 근육강직 인간증후군을 앓고 있는 셀린 디온이 부른 에디뜨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는 모두를 전율케 했다. 그것도 파리의 상징 에펠탑 중턱에서 말이다. 품격 있는 문화와 예술을 갖춘 도시는 곧 그 땅의 수준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가늠케 한다.프랑스에 파리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도 예술과 문화를 담을 줄 아는 도시가 있다. 바로 'A.R.T 이천'이다. 도시 슬로건 A. R. T 이천, 아트 이천 안에는 Active, Rich, Top이라는 활력 있고 풍요로운 최고의 도시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이 내포된 의미는 여전히 아트라는 즉, 예술 안에 이 모든 것이 깃들어 있다. 이토록 심플하면서도 감각적인 슬로건을 만든 공무원이 누군지 문득 궁금해졌다. 분명 예술과 문화의 가치를 아는 분이다.유럽에서 15년을 살며 25개국의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며 수많은 도시들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는데, 바로 문화와 예술에 대한 경의와 존중이었다. 이천문화재단의 문지기로서 이천에 와보니 이 땅만의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예술의 명맥을 이어가고자 하는 열정적인 시민들과 각 분야의 예술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지난해부터 이천문화재단 공연기획팀에서 기획한 하우스콘서트 '이응광의 음악공방'은 무대 위 방석을 깔고 앉아 관객석을 바라보며 관람하는 하우스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 매달 클래식, 국악, 재즈, 탱고,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데 회차마다 조기 매진이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아티스트의 예술혼 앞에 경의를 표현할 줄 아는 진정 수준 높은 관객들이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이천의 청중을 경험한 아티스트는 다시 이천을 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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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기의 경기도 소상공인 '생존율 급락 충격과 대응전략' 지면기사
5년 살아남는 경우 44.3%에 불과코로나후 온라인시장 확대 주원인대기업·프랜차이즈와 경쟁 부담인건비·원재료비용 상승도 '위협'세제 혜택·기술 지원 등 정책 도움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72만명이 넘는 소상공인과 관련분야에 157만여명이 종사하고 있고, 전통시장 270여 곳에서 7만여 명이 일하고 있다. 또 경기지역 1천300만명의 인구에 비례해 골목 상권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는 '일자리의 보고'이자 '대한민국 서민경제의 근간'이다.하지만 이같은 경기도 소상공인의 생존율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필자가 원장직무대행으로 근무하고 있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서 발간하는 소상공인 경제이슈 브리프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경기도 소상공인의 5년 생존율은 44.3%로, 2019년의 60.8%에 비해 16.5%p나 크게 하락했다. 5년 생존율은 5년 전 신생기업 중 기존 연도까지 생존해 있는 기업의 비율이다.이는 소매업 48.9%, 서비스업 51.9%, 음식점업 35.3%로 업종별로도 고르게 낮아졌음을 보여준다. 2019년과 비교하면 음식점업의 경우 18.8%p 생존율이 낮아졌으며 음식점업 중 요리전문점업과 제과점업이 29.4%p씩 떨어졌다. 서비스업 가운데 기숙사·고시원은 39.6%p나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이러한 생존율 하락은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먼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비 패턴의 변화와 온라인 시장의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시장이 급속히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했다.이에 반해 오프라인 매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또한 대기업 및 대형 프랜차이즈와의 경쟁도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대형 프랜차이즈는 대량 생산 및 물류 시스템,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환경 속에서 소상공인들은 가격 경쟁력과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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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살던 곳에서 노후, 요양·돌봄통합지원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지면기사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자립적인 생활유지를 보장하는 제도의 초석이 마련됐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지난 3월 제정되면서다.돌봄통합지원법에 앞서 노인을 지원하는 제도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최초 도입돼 16년 동안 국민적 높은 관심과 만족도를 보이며 노인복지 정책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제도 시행 첫 해는 노인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수급자가 21만여 명에 불과했으나,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올해는 약 5배 증가한 110만여 명으로 노인 돌봄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왔다. 매년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한 수급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만족도는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가족의 책임으로 여겼던 노인돌봄을 사회적 책임으로 전환시키며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측되고 있고, 고령 장애인의 비율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장애인·정신질환 등 보건의료와 요양·돌봄에 대한 지원 욕구도 거듭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자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와 요양·돌봄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 결과로 돌봄통합지원법이 제정됐다. 이 법률은 앞으로 2년 동안 제도의 기반을 마련하는 기간을 가진 뒤 2026년부터 시행된다. 따라서 시범사업과 정책개발, 자료연계 및 공유를 통해 돌봄통합사업이 제도화되도록 하는 공단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그동안 공단은 변화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치매특별등급'과 '인지지원등급' 제도를 도입해 노인장기요양보험 수혜대상을 선제적으로 발굴·확대했다. 시행 초기인 2008년 4.2%에 머물렀던 수혜대상 인정률이, 2015년 7.0%, 2020년 10.1%에 달해 지난 5월 기준으로는 11.1%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평균수명 증가로 노인인구 천만 시대에 이르면서 통합지원 대상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돌봄서비스의 양과 종류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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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상공인의 성장을 응원하며… 지면기사
대출상환제도 대폭 개선 '최대 5년까지 연장'임차료 인하 임대인 세액공제 내년까지 지속온누리상품권, 9월부터 병원·학원 사용 가능매출채권 팩토링제도 소공인에도 확대 적용중소기업, 소상공인 현장을 다녀보면 '기-승-전-자금'이라고, 소상공인 대표님들이 사업 운영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자금이다. 창업을 위한 사업장 마련과 인테리어에서부터, 창업 후에는 임대료, 재료 구입, 인건비, 전기·수도요금, 관리비 등 경영 비용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홍보를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비용도 필요하다. 이렇게 소상공인 경영을 위한 모든 과정에는 자금이 수반된다.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소상공인이 안정적인 영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경영부담을 줄이고, 소상공인의 스마트·디지털화와 상권 활성화 등을 지원하는 방안이 담겨있다.우선 소상공인 자금지원 방안을 살펴보면 소상공인의 대출상환제도가 대폭 개선된다. 기존에는 상환 연장기간이 2년에서 4년이었으나 최대 5년까지 확대된다. 또한 상환연장제도 지원 대상도 확대된다. 기존에 업력 3년 이상, 대출잔액 3천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상환연장이 가능하였으나 이번 개편으로 업력 등의 참여 조건과 상관없이 간단한 심사로 연장이 가능해진다.대환대출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대환대출 프로그램은 은행·비은행권의 7%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4.5%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하는 프로그램이다.사례를 살펴보면, 수원의 한 전통시장에 소재한 음식점 A대표는 대환대출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 A대표는 코로나와 경기침체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15%의 고금리 캐피탈 대출을 받았고, 올해 3월 대환대출 프로그램으로 전환했다. 월 상환액이 90만원에서 23만원으로 감소하여 사업 운영자금 애로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신용점수(NCB 기준)가 839점 이하인 소상공인만 신청가능했으나, 919점 이하까지 신청이 가능해졌다.다음으로 소상공인의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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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천시티발레단 21주년과 '평화의 볼레로' 지면기사
올해 '문체부 예술단체 지원' 선정새로운 자유·평화 가치 실현 일조창작품 개발·다양한 장르 융합발레 가능성 확장해 나갈 예정미래의 가능성 모색 중요한 시점인천시티발레단은 2003년 8월15일 창단 이후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했다. 인천시티발레단은 13개 전막 발레 작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마다 전국에서 60여 차례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예술의 감동을 선사해온 전문예술법인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인천시티발레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2024년 지역 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인천 지역에서는 인천시티발레단과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두 곳이 이 사업에 선정돼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또한 인천시티발레단은 오디션을 거쳐 시즌 단원 40명을 선발하는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자 한다.이번 문체부 사업의 핵심은 발레단이 지역 공연 콘텐츠로 창작·제작하고 있는 '평화의 볼레로' 공연이다. '평화의 볼레로'는 한국전쟁에 참가하고 순국한 유엔(UN) 연합국 22개국 참전용사들에게 헌정하는 공연이다. 대한민국과 인천의 미래를 향한 국제 평화도시 비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이 공연을 통해 인천시티발레단은 예술을 통한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으로 한국전쟁의 전세를 역전했던 인천이기에 만들 수 있는 공연이다.이 공연은 인천 남동구 남동소래아트홀과 협력해 6차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남동소래아트홀을 운영하는 남동문화재단 김재열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공연 관계자들도 성공적 공연을 위해 협업하며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인천시티발레단은 지난 21년 동안 인천 시민들과 전국의 관객들로부터 받은 애정 어린 사랑과 관심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 이러한 사랑에 보답하고자 발레단은 인천시가 국제 평화도시로 나아가는 데 있어 그 여정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으로 '평화의 볼레로' 제작에 나섰다. 인천시의 새로운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인천시티발레단의 콘텐츠가 분명 일조하리라 믿는다.인천시티발레단은 단순한 공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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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바이오특화단지 지정의 의미 지면기사
궁극의 틱택토라는 게임이 있다. 삼목이라고도 하고 3열 빙고라고도 하는 게임판(3×3칸)이 다시 가로세로 3개씩 연결되어 있는, 말하자면 9개의 삼목판이다. 각 게임판에서 빙고를 먼저 하면 그 게임판을 가져가되, 더 많은 게임판에서 이기는 사람이 승리한다.(자세한 게임방법은 검색을 요한다) 요점은, 게임판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서, 체스나 장기처럼 한 곳에 집중할 수 없고 상대가 두는 수에 따라서 계속 이판 저판을 왔다갔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그림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전략을 만들지 않으면 길을 잃고 진다.예전에 미국 정가에서 대통령의 행보에 대한 해석이 화두가 되었을 무렵, 한 칼럼니스트가 "대통령은 체스를 두는 것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올려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대통령은 특정 이슈 하나에서 논쟁을 이끌거나 상대방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대신, 궁극의 틱택토를 하듯이 수많은 전장을 수시로 옮겨 다니며 본인이 잘하는 이슈를 선점하고 경기판 전체를 유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재밌는 분석이었다.바이오특화단지를 유치한 데 대해 축하와 격려를 많이 받았다.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압도적 인프라와 앵커기업을 가진 인천이 여러 다른 지역과 나란히 선정된 것은, 지역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열과 성을 다한 것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결과이다. 정부가 첨단전략산업에 5년간 2.2조원을 투자한다고는 하지만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기존 특구에 대한 투자를 포함한 금액이라 특화단지를 위한 투자는 이보다 작을 것이다. 비관적으로만 보자면 이번 판은 이기긴 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승리는 아닐 것이다.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중앙정부의 지원 규모보다는 오히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특화단지는, 첨단산업에 공공자원 투입이 필요할 경우 최우선 고려하겠다는 일종의 보증수표일 뿐 아니라 긴가민가하는 민간기업에게도 여기는 투자해도 괜찮은 곳이라고 안내하는 가이드 같은 것이다. 수표에 적힌 금액이 얼마고 그중 우리 지분이 얼마냐가 아니라, 이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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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육기획위원장 소회와 경기교육을 위한 당부 지면기사
특수학교 교육 관심·손길 필요오직 도민만 바라보며 힘 합치고교육중심은 교사임을 잊지말아야학교·학생·학부모·교직원 참여로진정한 교육자치 꽃 피우길 응원최근 필자의 머릿속에는 '과거를 멀리 볼수록 미래를 더 멀리 볼 수 있다'는 말이 맴돌고 있다. 이는 지난 2년간 제11대 전반기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기 때문일 것이다. 2022년 8월, 여러 우여곡절 끝에 제11대 전반기 경기도의회 활동이 시작됐고 경기도교육을 총괄하는 교육기획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위원장을 맡았던 당시를 돌아보면 많은 일들을 해내리라 다짐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교육격차, 서이초등학교 젊은 교사의 안타까운 사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문제, 교권과 학생 인권을 둘러싼 갈등 등 경기교육에 몰아친 거대한 파도 속에서 어느 것 하나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필자에게 지난 2년은 언제나 어려움과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온 일들을 몇 자 적어보려는 이유는, 그 시간 속의 경험과 고민이 제11대 전반기 교육기획위원회의 동료 의원들과 함께 만들어낸 소중한 자산이며 교육기획위원회가 계속해서 이어가야할 소중한 문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첫째, 가장 먼저 경기교육의 아픈 손가락부터 살피는 교육기획위원회가 돼야 한다. 경기도는 1천41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전국 최대의 광역자치단체다. 이 중 유치원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의 수는 약 163만명에 달하지만,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약 0.3%인 5천400여 명이다. 전체 학생 수에 비해 특수교육 학생의 숫자는 작아 보일 수 있기에 자칫 교육자원을 배분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경기도교육청 입장에서는 특수교육에 대해 소홀할 수도 있다. 이는 단지 특수교육을 예로 든 것으로 경기교육 내에는 도의회의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분야가 많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둘째, 경기교육 안에서는 모두 한가족임을 기억하는 교육기획위원회가 돼야 한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은 도민의 행복과 학생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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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처벌보다 기회 먼저 줘야 지면기사
2년 보호관찰 처분 받은 10대 소녀불량친구들과 어울리며 일탈 이유종료일 며칠 앞두고 1년 연장 요청"대학 목표로… 미래 준비하고파"선도로 가능하다면 기회 우선해야이달 초 의정부에서 한 10대 청소년의 대견한 사연이 알려지며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개인적으로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동으로 뭉클했다. 사연의 주인공인 10대 소녀는 2022년 법원으로부터 2년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그동안 이를 수행하고 있었다.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 된 건 술을 마시고 한 일탈행동 때문이었다.보호관찰 기간에는 이전처럼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고 법무부가 정해준 교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창 혈기 왕성한 10대 청소년에겐 매일 갑갑한 생활의 연속일 수 있다. 이 소녀는 이렇게 엄한 보호관찰 기간 종료 일을 며칠 앞두고 법원에 한 통의 손편지를 보냈다. 편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보호관찰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달라는 요청이다. 며칠도 아닌 무려 1년을 더 보호처분을 받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이런 놀라운 요청을 한 데는 그만한 사정이 숨어 있었다. 사실 이 소녀는 그동안 부모 없이 불안정한 가정에서 불량 친구들과 어울리며 일탈 행동을 일삼았다. 보살핌 없이 외톨이로 자란 것이다. 그런데 보호관찰이 시작되고 생활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주거환경이 달라지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며 보호관찰소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과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아 갔다.이 소녀는 2년간 검정고시를 준비해 최근 합격했고 잊고 있던 가수의 꿈도 다시 꾸게 됐다. 이 소녀는 "대학까지 가는 것이 남은 청소년 기간 이루고 싶은 목표"라며 "더 나은 미래 준비를 해서 성인이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다부진 포부까지 편지에 남겼다.청소년 중범죄가 증가하면서 촉법소년의 나이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마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성인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흉악해지고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그러나 몸과 마음이 자라는 성장기 청소년은 성인보다 더 많은 변화의 여지가 있다. 그래서 애초에 법은 나이에 따라 범법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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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밥상머리 교육 지면기사
자녀들과 소통 유대감 강화인성·생활습관·식습관·배려 등자연스러운 교육의 장 될 수 있어학폭·교권침해 등 문제 예방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 기대한국 사회에서 '밥'이란 단순한 식사의 의미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중요한 문화적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밥 먹었냐"는 물음을 통해 안부를 묻기도 하고, "언제 한번 밥 먹자"고 건네는 말로 다음 약속을 이어가기도 한다. 가족을 뜻하는 '식구(食口)'라는 단어에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 즉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어 우리의 삶 속에서 '밥'은 사람 간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아울러 밥 먹는 공간을 활용한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자녀들의 인성, 예절 교육뿐만 아니라 학업 성취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밥상머리 교육은 단순히 밥을 먹는 시간을 넘어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소통과 유대감을 강화하면서, 자녀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기술과 대화 내용에 대한 이해력 및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가정교육이자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때 부모와 자녀 간의 대화에서는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고와 기회를 배우기 때문에 사고력과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가정교육이자 인성교육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셈이다.최근 우리 교육 현장에서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교권침해와 같은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 방안으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학교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인성교육의 일환으로서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2023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5.9%가 학생들의 인성 수준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인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61.8%가 가정을 꼽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모든 학교교육에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2024년 교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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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원화성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이 함께하는 '짜릿한 상상' 지면기사
'삼성' 회사안 '도요타' 역 바로 옆이로인해 세계 명소라는 차이 낳아18세기말 도시건설 혁신 '수원화성' 전자산업 혁신과 한공간에 있다면…수많은 방문객에 즐거움 시너지될 것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미국 애틀랜타의 코카콜라 박물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월드, 스웨덴 스몰란드의 이케아 박물관,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박물관. 글로벌 기업이 탄생한 도시에 가면 볼 수 있는 기업 박물관들이다. 기업의 변천사와 함께 산업과 인류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다.세계적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운영하는 박물관은 두 곳이다. 하나는 도요타자동차박물관이고 다른 하나는 도요타산업기술박물관이다. 자동차박물관은 도요타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여 1989년에 개관한 박물관이다.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오리지널 자동차 140여 대와 자동차 문화 자료 4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자동차의 탄생부터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기술과 문화의 발전과 함께 모빌리티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도요타 산업기술박물관은 도요타 그룹의 모태가 된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지었다. 도요타 자동차를 창업한 도요타 기이치로 씨의 탄생 100주년이 되던 1994년에 개관하였다. 실을 뽑고 짜는 방직 기계의 변천과 함께 섬유산업과 인간생활의 미래를 볼 수 있다. 도요타의 첫 상용차인 AA형 자동차부터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기술과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2014년 개관했다. 전기와 자기의 발견에서부터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전자산업의 역사와 인류 문명의 발전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밤을 낮으로 바꾼 전기, 사람을 이어주는 전화, 문화를 전파하는 TV와 라디오, 생활의 편리와 가사로부터 자유를 안겨준 청소기, 세탁기와 냉장고, 정보의 생산·유통·소비의 혁명을 불러온 반도체와 모바일 기술 등 역사의 판도를 뒤바꾼 혁신적인 발명품들을 만날 수 있다.토머스 에디슨의 전구, 존 베어드의 TV, 알렉산더 벨의 전화기, 제임스 해리슨의 냉장고,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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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방자치제도 발전에 대한 조언 지면기사
각종 위원회, 자문역할 아닌 의결기구 돼야주민참여예산委·자치회, 시민참여 중요役지방·교육자치기구 일원화 방안도 검토를자치단체장·지방의원, 중앙정치 분리 필수2024년은 풀뿌리 민주주의가 부활한 지 33주년이 된 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는 1952년 처음 실시됐다가 1961년 중단됐다. 1991년 지방의회 구성,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으로 부활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부활한 지 33년이 됐지만, 아직도 지방자치 평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자치를 위해서는 '주민' '권한' '재정'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는 ▲적정한 규모의 면적과 주민 ▲자치사무와 인사 및 조직의 자율권 ▲자치 수행에 필요한 재정을 바탕으로 한다.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지금도 논의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 등의 움직임은 적정한 면적과 담당 인구의 문제를 개선하는 게 목적이다. 말하자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물리적·공간적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권역별 지방자치단체, 특별 자치구, 특례시, 분도(道), 분구(區) 추진이 그렇다. 얼마 전에는 시도(市道)를 없애고 전국을 60~70개 광역도시로 개편하는 물리적 행정구역 개편이 추진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을 쪼개고 합하는 데 따른 정치적 계산이 안 맞았는지 흐지부지됐다.인사와 사무, 재정의 자율권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갈등이 많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지방자치를 어떻게 보느냐의 관점과 관련된다. 지금처럼 중앙정부와 중앙정치가 지배하는 권력 구조의 틀에서는 해결이 어렵다. 예산 또한 자주성이 원칙이지만 2023년 기준 전국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는 서울 본청이 76.99%이며 전국 243개 단체 중 자립도가 10%도 안 되는 곳이 47개에 이른다. 인천의 경우 동구 12.99%, 강화군 12.35%, 옹진은 더하여 8.99% 정도다. 이러니 지방정부는 중앙의 재원에 몸부림치다시피 의존하게 되고, 중앙정부는 국비를 매칭하는 사업이나 국가에서 부담해야 할 사업을 전가하는 식으로 지방을 사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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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쟁 없는 교육'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관념 지면기사
'경쟁은 야만' 독일교육의 모토빌리 브란트 정부, 협력중시 개혁히틀러 '약육강식' 세계관 제거세계에서 가장 성숙한 나라 이뤄대한민국, 학벌계급사회 멈춰야20세기 신자유주의 경제관은 개인, 국가 모두의 치열한 경쟁과 능력에 의해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총체적 의식인 신자유주의는 미국에서 도입된 하나의 경제논리다. 이는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한 동력으로 인정받지만 그 배경이 되는 무한경쟁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어 일종의 '능력만능주의'를 낳았고 안타깝게도 전 국민을 경쟁의 노예로 전락시켰다. 이는 우리교육도 예외 없이 희생양이 된 채로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다.독일의 철학자이자 오늘날의 선진 독일교육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오도어 아도르노는 '성숙을 위한 교육'에서 "경쟁은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교육에 반하는 원리로서 인간적인 교육은 결코 경쟁 본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경쟁을 통한 발전은 신화다"라고 일갈했다. 이로써 독일은 1970년 교육개혁을 시작하며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라는 그의 사상을 모토로 오늘의 선진 교육을 낳은 것으로 평가된다.유럽의 68혁명 흐름 속에서 독일이 교육개혁을 단행할 때, 독일은 20세기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주도한 전범국이었으며 인류의 역사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히틀러의 파시즘을 경험한 나라였다. 히틀러는 이 세상을 무한경쟁의 정글로 보고 이른바 '다윈주의'의 요체인 '적자생존', '양육강식', '자연도태'라는 자연법칙이 인간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워 무려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제노사이드라는 끔찍한 전쟁범죄를 낳았다.이에 빌리 브란트 정부는 히틀러의 세계관을 뿌리 뽑는 것이 진정한 과거청산의 출발이라 믿고 '아우슈비츠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표로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이로써 이 세계를 다양한 개성을 가진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의 공동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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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기 신도시·시니어 주택, 정책제안 두가지 지면기사
정부, LH 통해 GB에 임시 주거시설 마련선도지구부터 사용… 차후 시니어주택 등토털케어 서비스로 활용 초고령사회 대비전국적 규제 허용·세제지원 등 방안 필요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30만호)는 88올림픽 직후인 1989년 발표하고 1991년 초 입주 시작하여 1996년에 모두 입주 완료, 2024년 현재 기준으로 28~33년이 되어 내부시설이 노후화되고 주차시설도 열악해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최근 정부는 2024년 4월27일 시행된 '노후계획도시정비및지원에 관한특별법'에 의거하여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선도지구를 금년 11월에 선정(최대 3만9천가구)하여 오는 2027년 착공·2030년 입주시킬 계획을 발표했다.이에 따라 1기 신도시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선도지구로 선정받기 위해 주민 동의를 많이 받으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해당지역 대다수 주민들은 선도지구로 선정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한편으론 분담금이 얼마나 나올지, 선정되면 3년후 당장 이사를 가야하는데 인근에 마땅한 임시주거지가 있을지, 걱정도 많다.30년 이상을 해당지역에서 생활하면서 직장·학교·병원 등을 이용했는데 인근에 임시주거지가 없으면 이것들이 모두 어그러져 불편을 겪을 것이고 특히, 이들이 동시에 임시 주거지를 찾다보면 전월셋값이 폭등하여 인근 지역으로 이주도 못할까 하는 걱정이 태산이다.이 지역 대다수 주민들은 기존 생활권과 가까운 인근 지역에 적당한 임시 주거지를 희망하고 있다.사실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3만9천세대가 오는 2027년 동시에 임시주거지로 이주하려면 전월세 대란이 가중될 것이 명확하고 특히 오는 2027년에는 현행 임대차 3법의 2+2 계약만료시기 직전연도라 전월세 대란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그래서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임시 주거대책이 획기적으로 제대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상당한 진통과 혼란이 야기되어 재건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1기 신도시 재건축에 따른 임시 주거대책은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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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명형(型) K-학생맞춤통합지원 시스템' 구축 지면기사
'교육복지'라는 용어와 개념이 교육계에서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정책적 관심을 받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 5·31 교육개혁 이후 2000년대 들어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사업'이 효시다. 처음에는 취약계층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코로나 이후 교육복지안전망으로 개편되었다. 그 후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구축'으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본청은 교육부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되었다. 추진사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기존 사업이 단선적이었다면 '광명형(型) K-학생맞춤통합지원 시스템'은 내·외부 유관기관(부서) 거버넌스(의사결정체계) 체제의 실효성과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 구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모든 학생은 다문화 가정, 한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 학교폭력, 교우관계 어려움, 심리·정서 불안, 학교 부적응, 기초학력 미달, 학력 격차, 학업 스트레스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어려움이 있는 학생을 개별·사업별 분절적 지원에서 통합 진단을 통해 학생 맞춤형 원-스톱 지원체계로 바꾼 것이 요체이자 백미(白眉)다. 예를 들어, 학습, 돌봄, 안전 등에서의 공백과 경제적 문제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위해 학습지원, 심리지원, 복지지원 등을 '광명형 K- 학생맞춤통합지원 시스템'의 기반 위에 구축하였다.일명 '하나로!'라는 본청의 운영체계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첫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재구조화이다. 복합적인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원스톱 통합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학생성장 지원팀을 신설하였다. 이 팀은 학교폭력, 교육활동 보호, 아동학대 및 방임, Wee센터, 위기학생, 교육복지 안전망 등에 대한 신속하고 과학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였다.둘째, 내·외부 유관기관(부서)과의 협력적 앙상블이다. 이를 위해 본청 내부자원을 활용하여 교육복지지원센터, 학습종합클리닉, 글참센터, Wee센터, 방과후 지원센터, 특수지원센터 등과 유기적인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 외부자원으로는 학생 맞춤 통합지원을 위해 유관기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