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기고] 부패 리스크 관리를 통한 청렴 윤리경영 실천

    [기고] 부패 리스크 관리를 통한 청렴 윤리경영 실천 지면기사

    부정부패 자율적 예방책 중요인천교통공사, 지역공기업 최초정부 프로그램 2차 시범기관 지정올해부터 청렴경영 문화확산 노력주요사업 추진 위험성 식별 개선ESG, 지속 가능, 준법, 내부통제, 윤리, 인권. 최근 많은 기관이 경영의 화두로 삼고 있는 단어들이다. 서로 의미하는 바는 다르지만, '청렴'이라는 가치가 밑바탕에 내재돼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조선 시대 이상적인 관료상을 지칭했던 '청백리'라는 용어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청렴은 조직 구성원 개인이 지켜야 하는 필수적인 가치와 덕목으로 인정돼 왔고, 봉사를 실천해야 하는 공공기관에서의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 1월 발표한 2023년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한국은 63점으로 180개 국가 중 32위를 기록했다. 이는 38개 OECD 국가 순위 22위로, 중하위권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점수는 전년과 같지만 2016년 이후 계속 상승하던 국가 순위가 한 단계 하락한 것이다.촛불 운동 이후 2017년부터 점차 개선돼 오던 CPI가 상승 추세를 멈추고 하락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정부의 반부패 정책과 사회 전반에 형성돼있던 반부패 의식이 약화하면서, 청렴 지표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CPI를 높이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청렴도는 경제적인 측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 청렴도가 올라가면 국내총생산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즘 자주 회자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도 청렴도와 무관하지 않다.한국의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 되어 있다는 것인데,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1.05, 10년 평균치는 1.04로 나타났다. PBR이 1배 수준이라는 건 주가가 순자산의 장부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 평균치인 3.10은 물론 대만·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1.6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위험성에 원인이 있지만, 전문

  • [기고] 윤원석 신임 인천경제청장에 바란다

    [기고] 윤원석 신임 인천경제청장에 바란다 지면기사

    경제·투자 전문가로 정평 인물 큰 기대경험·비전·추진력·사업의 연속성 중요개발이익, 구도심에 투자하는 혜안 마련성과 집착보단 책임감 밑바탕 된 신뢰를인천경제자유구역청을 새롭게 이끌어 나갈 제8대 윤원석 청장이 임명됐다는 소식이다. 경제와 투자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라니 기대가 크다. 인천경제청장은 인천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와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운영 사무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인천시 산하 출장소 형태의 외청을 총괄 지휘하는 부서장이기도 하다. 자리가 중요하다 보니 인천시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협의해 임명하며 임기는 3년, 개방형 지방관리관인 1급 공무원 상당 직위다. 송도·영종·청라 일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20년 동안 7명의 수장이 바뀌었다.그동안 행정공무원, 경제전문가, 장관 출신이 두루 거쳐갔고 이번 공모에도 많은 전문가가 응모했다. 수장이 많은 능력 중 어떤 능력을 가장 중요시 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행정전문가는 절차 준수와 조직 관리에 능통하지만 경제관에서 떨어질 수 있는 반면 경제전문가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인천경제청 업무와 위상이 인천지역에서 차지하는 바가 사뭇 중요하다 보니 누가 오느냐에 대해 지역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역 정가나 시민단체, 언론에서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신임 인천경제청장에게 시민사회가 바라는 바는 한마디로 잘해 달라는 것이다. 그간 경험과 비전, 추진력, 인천에 능통하고 경제 동향을 섭렵하는 전문성, 기존 공무원 조직과 시민단체와의 조화, 임기 중 구상하는 전략에 대한 확고한 실천 등이다. 특히 사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 흔히들 사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는 인식을 불식시켜 주기 바란다. 한 예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려면 보통 1년여 동안 공을 들여 성사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임 청장과 전임 청장은 우연의 일치로 고교 선후배이자 고향도 충남 당진 출신으로 같다. 자연스레 소통과 협조 무드가 이루어져 투자 유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대개 기관장이 부임하면 업무를 파악하는 데 6개월 정도

  • [기고] 인천시 광역버스가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

    [기고] 인천시 광역버스가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 지면기사

    市, 7월에 준공영제 도입하는데떠나간 교통수단 민심 돌리려면수익 위한 '인천~부천 노선' 조정'서울 직통 연결'에 집중 필요전세버스 보다 차량수 회복 우선버스 준공영제는 2004년 서울에서 최초로 시작된 후 내년이면 20년째에 접어든다. 인천시는 울산시를 제외한 광역시 중 마지막인 2009년에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했다. 다만 서울까지 왕복하는 광역버스는 준공영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광역버스 종사자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4~5바퀴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안전사고를 우려해 준공영제 도입을 주장했다. 올해부터 이들의 소원이 이뤄진다. 인천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15년만인 2024년 7월에 광역버스에도 준공영제를 도입하겠다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신 노선마다 준공영제 도입 방식이 다르다. 1000번, 9000번대 노선은 서울과 똑같은 수공형(수입금 공동관리형)을, 국토부 M-BUS는 대광위(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담당 노선입찰형 방식을 적용한다. 광역버스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버스 운행대수가 대폭 줄어들고 배차간격이 길어졌다. 종사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은 경영 정상화를 핵심 목표로 한다. 하지만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것에 앞서 우선으로 해야 할 과제가 있다. 광역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 회복이다.민영제로 유지되던 광역버스들은 3년간 이어진 팬데믹을 계기로 대수가 평상시보다 상당히 줄어들었다. 대수가 줄어들면 시민이 기다리는 시간, 즉 배차간격이 길어진다. 버스를 타려면 아무리 짧아도 최소 20~30분이 걸리고 기본 40~5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어떤 노선은 2~3시간을 기다려도 못 탈 정도로 운행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시민들은 광역버스가 아닌 지하철 등의 대체 교통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혈세로 준공영제를 한다고 해서 이미 떠난 시민들이 다시 광역버스로 돌아올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한다.특히 1000번대, 9000번대 일부 노선은 2017년까지 삼화고속에서 운행을 전담했는데 열악한 근무환경, 상습적 임금 체납으로 촉발한 노조의

  • [기고] 경계선 지능인의 건강한 '자립'을 위하여

    [기고] 경계선 지능인의 건강한 '자립'을 위하여 지면기사

    IQ 평균이하 인지·사회적응에 '느린 학습자'지적장애 해당 안돼 제도적 지원 사각지대평생교육지원 조례 개정 진단검사 등 추가연합회 발족, 변화 주체로 나선 부모 응원우리 사회에는 항상 우리 곁에 있었음에도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그 존재를 알아챌 수 없는 이들이 있다. 경계선 지능인이 그렇다. 경계선 지능인은 표준화된 지능지수(IQ)가 평균지능(85~115)에 미치지 못하는 71-84 사이에 해당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지적 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인지기능 및 사회적응 능력이 떨어져 '느린 학습자'라 부르기도 한다.2023년 공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경계선 지능인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IQ 정규분포도 상 경계선 지능에 해당하는 인구 비율은 13.6%로, 경기도의 경우 최소 95만에서 최대 190여 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인지 능력 저하로 학령기와 청소년기에는 학습 및 교우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반복된 부정적 경험은 무기력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또 성인기에는 사회생활의 부적응과 낮은 업무 이해능력으로 인해 구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장애정도 판정기준'에 명시된 지적장애 기준(지능지수 70 이하)에 해당하지는 않아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최근 들어 경계선 지능인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과 사회적 논의가 점차 확산되고 있지만 생애주기별 체계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한계는 여전하다.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맞춤 직업 교육과 고용서비스 지원이 전무하다시피 한 탓에 이들은 취업 정보를 구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역량을 요구하는 취업 시장에서 구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령 취업이 된다 하더라도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파악하는 사회인지 능력에 제한이 있어 직장생활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전 생애에 걸쳐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경계선 지능인의 삶의 질 향상과 자립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아동기부터 청소년기까지는 인지 치료와 진로 탐색, 성인기에는 직업훈련과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 등 생애주기에 따른 맞

  • [기고] 탄소는 억울하다

    [기고] 탄소는 억울하다 지면기사

    기후위기 해결에 '탄소중립' 목표리스크 관리여부 경제 부국 좌우인천 조기달성 선언… 산림 연구자연 자정능력 활용한 해법 사용올해는 해양 이용 '블루카본' 몰두지난해 유엔사무총장은 '지구 열대화'를 언급했고, 이를 입증하듯 EU 기후변화감시 기구에서는 "2023년 지구 평균 기온이 14.98 ℃로, 지난 10만년 중 가장 뜨거운 해"라고 발표했다. 이런 결과가 아니더라도, 겨울이 무색하게 한낮 기온이 15 ℃까지 올라가는 등 우리는 이미 이상 기후를 체감하고 있으며, 원인도 알고 있다. 대기 중 탄소 증가 때문이다.탄소는 왜 많아진 걸까? 탄소는 지구의 생물권, 기권, 암권, 수권 사이에서 순환을 거듭한다. 그러니 본질적으로 지구의 탄소 비율은 크게 변한 게 없다. 문제는 축적되어 있던 탄소가 석탄과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대기 중으로 풀려나면서 생겼다. 그렇게 탄소는 '블랙카본'이라는 오명을 쓰고 기후위기의 원흉이 되었다. 그러나 그게 어찌 탄소 탓일까. 산업혁명 이후 문명의 변혁 속도가 지구 기온 상승 속도와 같다는 사실은 기후위기가 인간 탓임을 회피하기 어렵게 만든다.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2018년 IPCC는 지구 온도 상승 억제 1.5℃를 제안하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구체화하였다. 더구나 인천은 2045년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선언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수도권 전력의 25%를 담당하는 발전부문을 비롯하여 탄소 다 배출 업종인 철강, 석유화학 등 산업부문의 배출량 감축이 절실하다. 그러나 탄소배출량은 탄소이용량과 같은 의미로, 감축을 위해서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감축 후에도 남아 있는 탄소를 상쇄해야 중립에 이르게 된다.탄소의 상쇄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기술적 제거와 지구의 자정 능력을 이용해 흡수하는 자연기반해법(NBS)이 있다. 산림 등 육상생태계가 흡수하는 그린카본과 해양생태계에 의한 블루카본이 그것이다.기술 개발이 필요한 속도대로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아직은 시간·비용·결과를 모두 장

  • [2024 K리그 개막 특별기고] 인천유나이티드 FC 서포터스 예찬

    [2024 K리그 개막 특별기고] 인천유나이티드 FC 서포터스 예찬 지면기사

    선수 호위 '변방의 검푸른 전사'파검 깃발 아래 일당백 화력 자랑부당하게 흔드는 외풍 막아주고패배의 기억에는 망각제도 공급구단-팬, 팔 길이만큼 거리 필요동행하되 서로 간섭하지 말아야피치위 축구공보다 존경이 우선패자를 존중할 줄 알아야 승자노를 저어 바다로 가자/ 핏빛 파도 속을 헤쳐 나가며/ 꿈을 꾸나 깨어 있으나/ 닻을 내릴 수 없다.어느 시인의 노래가 아니다. 북 콘서트에 온 착각과 흥분을 일으키는 인천유나이티드 FC 서포터스 연합 파검(파랑·검정)의 응원가 '뱃놀이 가자'의 가사다. 작사 미상인 이 서포팅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인천축구전용구장에는 선수들을 지키는 변방의 검푸른 전사들이 있다. 지축을 뒤흔드는 젊은 서포터들이다. 그들은 피치(Pitch·경기장)를 에워싼 자생적인 아웃사이더다. 파검의 깃발 아래 일당백의 화력을 자랑하는 대여섯의 독립 서포터스 그룹들이 뒤엉켜 포효한다. 그들의 응원가에 자주 등장하는 서해, 미추홀, 검푸른 바다, 서쪽 끝 도시의 사람들, 인천은 나의 자존심 등의 단어들은 인천의 정체성인 개방성과 변방성을 압축한 특산품들이다. 다급할 때 외치는 "할 수 있어 인천! 정신 차려 인천!" 같은 구호들도 흡사 300만 인천시민을 향해 서울 일극에 주눅들지 말고 정면 도전하라는 독전(督戰) 같기도 하다.축구장에 다니는 사이 내 생활에도 루틴이 생겼다. 목 운동도 열두 번씩 하고 양치질도 열두 번씩 세면서 한다. 열두 번째 선수인 서포터스 때문이다. 홈경기가 있는 날은 평양옥에 들러 대한민국 최고의 해장국 한 그릇을 비우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프로축구는 팬들의 함성을 먹고 산다고 하지만 선수들은 서포터스의 간절함을 먹고 산다. 선수들이 경기 내내 한결같은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경기력은 발끝에서 나오지만 집중력은 머리의 감성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간절함이 터빈을 돌려 나오는 에너지가 집중력이다. 그래서 한 골 이기고 있을 때보다 두 골 이기고 있을 때가 더 위태롭다. 경기 종료 십분 안짝으로는 아예 간절함이 최상의 전략이 되기도 한다.나는

  • [기고] 불법 사무장병원 대책 시급하다

    [기고] 불법 사무장병원 대책 시급하다 지면기사

    환자 치료·회복 아닌 '돈'이 목적피해액 3조4천억·환수율 6.9%뿐행정·사법기관, 조사·처벌 한계억울한 피해자·재정누수 없도록건보공단 '특사경 권한' 필요 시점2년 전 장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 대학병원에서 치료하다가 요양병원으로 전원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망하셨다.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입원할 때에는 보호자가 요양병원 입원실을 들어갈 수 없어 확인하지 못했는데, 새벽에 사망 소식을 듣고 달려간 요양병원의 시설은 참혹하기 그지 없었다. 수용소 같은 병실에 산소호흡기도 검사 일자가 지났고,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수십 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었다.사무장이란 사람은 사망사고에 대한 위로는커녕 요양병원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만 얘기하고, 고령의 당직 의사는 자리를 지켰는지, 스스로 어떤 조치를 했는지 설명조차 하지 못했다. 병원을 옮길 때만 해도 요양병원에서는 모든 시설과 의료인이 완비되어 있다고 전원을 권유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환자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겼던 것이다. 의료중재원의 조정으로 수백만원을 보상하라는 결정이 내려졌지만 요양병원의 거부로 결국 소중한 가족을 잃고, 보상도 받지 못했다.요양급여를 목적으로 하는 불법 사무장병원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고 한다.실제 경험해 본 바로도 그들은 환자의 치료나 회복이 아니라 돈이 목적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불법 사무장병원은 이익창출만을 목적으로 시설미비, 과다처방, 일회용품 재사용, 무면허 의료행위 등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를 발생시키는데, 그 피해액이 약 3조4천억원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환수율은 고작 6.9%에 불과하다고 한다.결국 불법 사무장병원으로 인해 선량한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사무장병원인지 아닌지조차 구분하기 어렵고, 사무장병원에서 피해를 입어도 그 피해를 구제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사망하거나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원상회복할 수 없는 일이고, 금전적으로 배상을 받고 싶어도 입증하기가 어렵다.의료중재원의 조정 절차는 소비자에게는

  • [기고] '로컬'이 문화가 되는 시대

    [기고] '로컬'이 문화가 되는 시대 지면기사

    서울 성수동·강원도 양양 등 지역색 활용'낯선 경험' 새로운 여행 트렌드 자리잡아道, 전국 최초 '로컬 크리에이터' 조례 예고31개 시·군 '관광인프라' 잇는 바느질 절실로컬이 문화가 되면서 더 이상 '로컬=시골'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로컬(local)'은 사전적으로 '특정 지역', '현지의'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지역색이 뚜렷하게 묻어나는 '로컬'이 여행 트렌드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사람들은 왜 '성수동'에 열광할까. 서울 성수동은 1960년대부터 수제화, 인쇄, 자동차 정비, 섬유산업 등 지역기반 산업이 발달한 대표적인 공업지역으로 그 맥락을 이어오는 공장들이 즐비하다. 2010년 이후 폐공장을 활용한 갤러리와 카페들이 등장하면서 예술인들이 모여들고 청년 크리에이터, 스타트업의 유입은 성수동을 최대 핫플레이스로 변화시켰다. 강원도 양양이 서핑의 성지로 거듭난 배경에도 로컬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소했던 서핑 문화가 로컬과 어우러진 결과다. 동해안에 위치한 인구 2만의 소도시는 '서핑' 하나로 연간 1천600만명이 찾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다양한 서핑숍과 선셋바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국적인 풍경들과 이를 만끽하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쉼'과 '로컬'의 만남도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수개월 낯선 지역에서 살아보기 역시 대표적인 로컬 문화다. 단순히 도시와 시골 생활의 이분법으로 보긴 어렵다. 오롯이 쉼을 위해 일탈을 선택한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 느끼는 공허함을 통해 위안을 받는다.이처럼 우리는 낯선 경험이 여행이 되는 로컬 트립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풍부한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지만 31개 시·군별 산발적인 관광자원을 한데 모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관광객의 발길을 모을만한 로컬 문화의 부재도 아쉽다. 이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조례 제정에 나선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을 뜻하는 로컬과 콘텐츠를

  • [기고] FTA와 함께 다시 도전하는 기회의 땅 중동

    [기고] FTA와 함께 다시 도전하는 기회의 땅 중동 지면기사

    UAE·오만 등 7개국과 협상 타결한국 90%·GCC 76.4% 관세 철폐향후 10년 시장 상호 개방도 약속우리보다 약30% 큰 경제규모 가져세계적인 악재 속 '수출' 작은 희망갑진년 새해가 벌써 한 달여 지나가지만 전 세계의 포성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 전 세계를 3년간 암흑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종식되나 싶더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중동으로 번질 것처럼 위기감이 고조되어 전 세계 원자재 가격은 내려오지 않고 인플레이션은 고착화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의 심화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가져와 세계경제의 악재를 더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부동산 신뢰하락에 따른 중국 내수경제의 처참한 폭격으로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도 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모든 전쟁이 조속히 마무리되고 미-중을 비롯한 갈등을 빚는 국가들의 관계가 원만하게 재정립되길 바란다.한국은 2004년 한-칠레 FTA 필두로 2024년 1월 현재 21건(59개국)의 FTA협정을 발효시켜 국내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나가는데 FTA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에는 교착상태였던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및 GCC(6개국·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아랍에미리트) 지역과의 FTA를 최종 협상 타결시켰다. 이로써 중동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원유 수입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던 무역구조가 FTA를 활용한 수출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GCC 지역 국가들은 원유와 천연가스라는 자원을 통해 전세계에 부를 과시하면서도 기후변화에 직면해 탈석탄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이중 UAE는 중동을 거쳐간다면 반드시 밟고 가야하는 국가로 아시아의 싱가포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에 우리나라는 GCC지역을 대표하는 중동의 물류 핵심국가인 UAE와 작년 10월 14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타결하였고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한국 92.8%, UAE는 91.2% 시장을 상호 개방하기로 협의하였다.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 [기고] 2024년에는 마음건강에 더 투자하자

    [기고] 2024년에는 마음건강에 더 투자하자 지면기사

    엔데믹 전환후 '제4차 파고' 위기여름철 흉악범죄 등 경각심 증대개인 스스로 인지하고 치료 '중요'부끄러워말고 각종 서비스 활용을정부, 체감 가능한 시책 실천 필요지난해 같이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때는 없었다. 6월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일상으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도 국민의 정신건강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다. 3년여 동안 쌓인 정신적·사회적·경제적 문제로 인해 정신질환, 심지어 자살까지 증가하는 '제4차 파고'를 겪고 있다.특히 여름철에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에 의한 흉악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신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 마음을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촘촘하게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래서인지 '정신건강의 날'인 10월10일을 전후로 국립정신건강센터,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주관으로 1천여 건에 달하는 홍보와 인식개선 행사가 열렸다.나는 35년여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끔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어 치료받았으며, 퇴직 직후 다시 우울감과 고독감이 찾아오면서 현재 약을 복용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나의 정신건강 병력을 커밍아웃하면서 그간의 경험, 정신건강 트렌드와 정책의 변화를 토대로 다음 사항을 강조하고자 한다.가장 중요한 점은 개인 스스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다. 지난 몇년 동안 관련 법률과 제도가 개선되어 정신질환 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고용, 인사, 금융 등에서의 불이익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나도 3년 전에 한 건강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었다. 정신건강 의학의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권준수 교수는 정신질환은 특별한 사람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뇌의 질환이라며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둘째는 의사의 도움뿐만 아니라 환자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는 계단 오르기 등 비용이 들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으며, 명상과 기도를 병행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셋째는 각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 서비스를 적극 이용할

  • [기고] '여성폭력 제로' 기반한 실질적 정책 발굴해야

    [기고] '여성폭력 제로' 기반한 실질적 정책 발굴해야 지면기사

    도심·주거지·산책길 등 잇단 잔악한 범죄평범·소소한 일상 못 누리는 현실 서글퍼종합인권대책·道자치경찰委 활용 대안 필요살기좋은 나라 된다면 저출생도 극복될것언제부턴가 꽤 자주, 끊임없이 여성을 상대로 한 끔찍한 폭력과 살인 사건이 뉴스를 통해 전해오고 있다. 일명 신당동 스토킹 살해 사건, 돌려차기 남 사건, 신림동 등산로 강간살인 사건 등 경악을 금치 못할 잔악한 여성폭력 범죄가 도심 한복판에서 때론 아파트 등 공동주거지에서, 등산로나 산책길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생활 근거지인 주거지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가 이용하는 공간이나 시설들이 공포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일련의 사건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사건 사고가 여성에게는 더 두려운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오는 거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 AI 등 첨단 기술 산업의 발전을 이루는 상황에서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적인 사건들은 갈수록 늘어나니 말이다.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중 최근 중학생이 40대 여성을 집으로 데려다 준다며 끔찍한 성범죄를 저지른 데 이어, 불과 며칠 전 국민의힘 여성국회의원을 상대로 돌덩이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하는 경악을 금치 못할 사건도 있었다.최근 신림동 등산로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하겠다고 무기징역 선고를 내렸다지만, 피해여성과 유족은 물론이거니와 필자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여성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생각하니 허탈하기만 하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여성 혼자 등산하거나 산책해도 괜찮은 도시, 지역이 조성되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니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도 못누리고 여성들이 범죄에 손쉽게 노출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여성친화도시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란 지역정책과 발전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여성의 역량강화, 돌봄 및 안전이 구현되도록 정책을 운영하는 지역을 지정하여 지원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

  • [기고] 아버지와 술

    [기고] 아버지와 술 지면기사

    늘 고주망태였던 나의 아버지가난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좌절폭음으로 해결하려던 고육지책또는 빈곤시대의 자화상같기도칠순을 바라보며 헤아려본 마음"엄마 어디 갔어? 또 교회 갔겠지." 하루가 멀다 하고 만취되어 들어오시며 우리 4남매를 향해 토해내는 아버지의 첫 일성(?)이다. "그까짓 예수가 밥 먹여 주냐?"라며 엄마를 당장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교회를 찾아가 한바탕 소란을 피우는 경우도 많았다. 술에 취하면 인사불성인 아버지이지만 착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걸 자식인 나는 잘 안다. 술을 드시지 않으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말을 하지 않는 분이셨다. 늘 고주망태였던 나의 아버지.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을까. 나이 칠십을 바라보는 요즈음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가난의 굴레는 벗어날 수 없다는 체념의 마음으로 폭음을 하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탄식의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고 지금에 와서 짐작해 본다. 한편으로는 '가난'이라는 것을 세상의 탓으로 돌리려는 마음이 바닥에 깔려있지 않았을까 한다. 제대로 배운 것 없고, 부모 잘 만나 경제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술에 의존한 삶이 아니었을까. "그까짓 예수가 밥 먹여 주냐?"라는 말과 함께 "예수님을 믿느니 차라리 내 주먹을 믿는 게 더 낫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던 것은 삶에 대한 처절한 좌절의 마음을 술로 해결하려는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아버지의 술주정이 극에 달할 때면 돌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 술이 깰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렸던 아픈 기억도 있다.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그렇다 치고 오동지 섣달 혹한의 추위를 밖에서 견딘다는 건 당시에는 지옥이었다. 혼자 떠들다 스스로 잠이 드신 것을 확인한 후에야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려니 가슴이 저려온다.술은 왜 마시는 걸까? 인터넷을 검색하니 '건강상으로는

  • [기고] 모두에게 편리한 철도를 만들자

    [기고] 모두에게 편리한 철도를 만들자 지면기사

    여주역 지나가는 복선전철 착공식주민 상당수 다른 교통 '10㎞ 이동'되레 '강천역' 신설 일관되게 요구산단조성계획 수립해 당위성 높여명분 좋더라도 지역민 접근성 중요지난 1월12일 서원주역에서 오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한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 착공식이 열렸다. 여주~원주 복선전철은 2011년 4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된 사업으로 동서축 철도의 단절구간인 여주역에서 서원주역까지 22.2㎞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여주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지역인 성남, 수원은 물론 서울 강남권인 수서에서 원주까지 수도권과 강원권간 직접 연계를 통해 교통편의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어 철도가 지나는 지역주민들의 큰 관심을 받아 왔다.그러나 이 착공식을 바라보는 여주시민의 마음은 복잡하다. 여주에서 인천으로, 또 강릉으로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는 발판은 마련하게 되었다지만 여주~원주간 복선전철을 타려면 여주주민들의 상당수는 10㎞ 남짓한 거리를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여주역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함 때문에 여주시민들은 2011년 발표된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안이 만들어질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국토의 균형발전, 교통 불평등 및 지역 단절 해소를 위하여 '강천역'을 신설해 줄 것을 정부에 일관되게 요구해 왔다.강천역유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필자는 이런 주민들의 불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강천역 유치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에 시민서명부를 제출하는 등 강천역 신설을 주장하며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아울러 인근에 유명 사찰인 신륵사와 대순진리회의 여주본부를 찾는 순례객들이 많아 강천역 신설 후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또한 여주시에서도 강천역세권 도시개발계획 기본구상을 수립하는 등 지역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천·이호 지역에 일반산업단지 2개소의 조성계획을 수립, 개발 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강천역 신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한층 더 높였다.

  • [기고] 퇴계 이황이 선물을 받는 방법

    [기고] 퇴계 이황이 선물을 받는 방법 지면기사

    설 선물문화 '청탁금지법'에 위축올해 완화 농수산물 등 30만원까지퇴계는 출처·명분·공유·답례 원칙지역 단체장·유지들 기념품 고민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건 어떨까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설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무얼까? 아무래도 가장 먼저는 까치의 울음이 아닐까. 그리고 눈이다. 설은 눈으로 더욱 빛나고 아름답다. 눈은 설의 아름다움도 주지만 아이들에게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등 놀이 기회도 준다.설 준비 모습도 설이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가족들이 음식을 만들고, 떡을 굽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정겨움에서 설은 묻어난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의 북적거림에서도 설은 재촉받고 있음을 느낀다.설 명절은 시기적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첫날이다. 온 가족이 설빔과 함께 차례를 올리고 맛있는 떡국과 음식을 나눈다. 서로의 안부와 새해의 복을 나누는 날이다. 지난해를 돌이켜 평소 고마웠던 이웃들에게 감사의 덕담과 선물을 주고받는 나눔의 날이기도 하다.설 명절의 선물문화는 한동안 '청탁금지법'으로 인해 다소 위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설에는 완화되었다. 설 명절 기간 중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과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상품권은 30만원까지 가능하다. 역사 인물 중 청백리로도 잘 알려진 퇴계(退溪)는 선물을 많이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고 퇴계가 근거 없이 무작정 선물 교환을 한 것은 아니었다. 퇴계학과 선비정신에 조예가 깊은 김병일의 '퇴계처럼'에 나오는 퇴계 이황 선생이 선물을 받는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퇴계는 '의리취사(義利取捨)'의 정신이 누구보다 강했다고 한다. '의로운 것은 취하고 이익은 버리라'는 뜻이다. 여기에 더해 퇴계는 남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때 네 가지 원칙을 세우고 실천했다. 첫째, 출처가 분명해야 한다. 들어온 선물이 '어떻게 해서 생긴 것인지 분명치 않다'면 철저히 물리쳤다. 둘째, 명분이 명확해야 한다. 왕의 하사품도 책은 받고 말이나 가죽옷은 반환하였다. 셋째, 주변과 공유해야 한다. 선물을 받으면 가족과 친척, 이

  • [기고] 인천에 자원 재활용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기고] 인천에 자원 재활용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지면기사

    한국 미래 먹거리 폐배터리 재활용70% 수준 용량 재사용 기회 '주목'유해물질 회수·핵심원료 확보 가능LG전자·GM공장 등 부품특화도시인천, 주요 산업으로 육성·선점하길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자원 재활용산업이다. 특히 폐배터리 재활용이다. 전기차나 배터리 산업에서 가격 및 경쟁력은 기존 소재를 넘어선 신소재 및 신기술에서 나온다. 그런데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의 영향으로 배터리에 이어 폐배터리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2020년 글로벌 출시된 전기차 모델은 165개 이상으로 시장 규모는 500만대를 넘어섰으며, 연평균 51%씩 성장하여 오는 2025년 2천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 능력이 초기 대비 70% 이하로 저하되면 주행거리 감소, 충·방전 속도 저하 등의 이슈로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70% 수준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는 교체 대상 배터리도 재활용, 재사용, 이차사용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폐배터리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환경 및 경제적 편익을 고려할 때 자원 재활용으로 대표되는 폐배터리 재활용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유해 물질을 회수하여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폐배터리 재활용은 배터리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배터리 생산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폐배터리 시장은 환경 및 경제적 편익 등의 강점을 토대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현재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전기차 폐배터리에 대한 평가와 재활용 기준은 없는 상황으로 폐배터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여러가지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즉 폐배터리 분리, 회수와 보관 기준에 관한 연구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폐배터리 재활용은 자원 순환성 제고와 원가 절감 등의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공급 확대로 2050년 전 세계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 [기고] 학교급식실, 경기도교육청이 '올바른' 개선을

    [기고] 학교급식실, 경기도교육청이 '올바른' 개선을 지면기사

    유해물질 노출로 '폐암 위험' 높아지는 노동환기시설 보완 시급한 학교부터 선정 '정비'인력 충분히 확보 노동 강도·조건 조절 필요기름·조리방식 등 중요… '본보기 사례' 시급우리 사회가 '밥하는 일'로 가벼이 생각했던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이, 하루 평균 531만명 학생들의 끼니를 책임지는 중요한 일일뿐더러, 폐암 위험이 높아지는 노동이었다는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급식실의 위험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충분한 듯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개선과 변화인데, 그 방향이 중요하다.조리흄(cooking fume, 요리 매연)을 작업환경측정 대상으로 정해서 관리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실효는 의문이다. 작업환경측정은 작업 시 노출될 수 있는 유해물질의 기준 농도를 정해놓고, 보통 6개월에 한 번씩 공기 중의 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하여 기준 농도 아래로 유지하도록 하는 관리제도이다.하지만 조리흄은 단일 물질이 아니라 분진, 오일미스트, 가스 등 여러 물질의 혼합물이다. 또 원재료 성분, 조리 기름의 종류와 온도, 조리 방식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정량화 방법이 학계에서도 합의되지 않았다. 그래서 노출 양을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제도를 도입하기보다 작업환경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작업환경 관리 첫 번째는 환기다. 이미 경기도교육청에서 실태조사가 이루어졌고, 대부분 학교의 환기설비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에 더 힘을 쓰기 보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급식실 환기설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선을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강조하고 싶은 것은 초기 개선 과정에서 도교육청 단위에서 '표준 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선 학교에 가이드라인만 던져준 채, 각자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개선하려다보면 돈만 쓰고 충분한 개선은 되지 않을 위험이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설비를 할 때 특별히 환기나 배기 등을 고려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개선하려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무조건 예산을 내려보내고 각자 개선하도록

  • [기고] 나의 작은 의자

    [기고] 나의 작은 의자 지면기사

    외가댁이 팔린다고 하였다. 주인이 바뀌기 전에 집과 이별의 예식을 치르는 것이 예의일 듯싶어 모친과 함께 귀향을 하였다.과거의 영화를 상징하는 너른 마당엔 들풀이 우거져서 주인을 잃은 집을 더 을씨년스럽게 하였다. 마당귀 한쪽의 농기구를 보관하던 헛간은 곧 무너질 징후가 가득했다. 길차게 뻗어오른 잡풀을 헤치고 헛간으로 들어간 어머니에게서 나지막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 신음은 어려서부터 내가 잘 알고 있는 어머니 특유의 울음이 섞인 기쁨의 신호음이었다.헛간에서 나온 어머니의 손엔 작은 의자가 들려 있었다. 마치 의자가 잃어버린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는 듯하였다. 한여름 해변 파출소에서 손을 놓친 어머니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의 모습이었다. 고아가 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끝에 만난 어머니와의 재회는 이산가족의 상봉과 같은 감격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의자는 의자로서의 용도를 잃어버린 유아용 의자였다. 농기구들과 온갖 잡동사니들 사이에 파묻혀 있던 의자는 거미줄을 걷고 먼지를 쓸어내자 반백년 망각을 통과한 자의 위의를 드러냈다. 그 낡은 의자는 아버지가 직접 못질을 하고 사포질을 한 의자였다. 어머니는 그날의 일을 세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톱질을 하는 사위에게 외할머니께서 내온 음식이 수박이었다는 것과 공구함을 든 막내 외삼촌이 그 곁을 조수처럼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려주며 새록새록 살아나는 기억에 새삼 경이로워 하고 있었다.의자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었다. 그 나뭇결은 아버지의 지문이었고, 못은 아버지의 손에 박혀 있던 굳은살이었다. 마땅한 놀이기구가 없을 때면 나는 그 위에서 따그락 따그락 말발굽 소리를 내며 용을 무찌르는 중세의 기사가 되곤 하였다. 어느 날은 돈키호테의 로시난테를 타고 풍차를 향해 돌격하였다. 충실한 부하로서 늘 곁을 지키길 게을리하지 않던 강아지 누렁이가 틀림없이 산초 판자의 역을 맡았으리라. 갸우뚱한 얼굴로 모험을 함께한 헛간의 쇠스랑과 호미와 빗자루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올 법한 판타지의 벗들로 바뀌었다.나는 그들에게 즐겨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름을 짓는

  • [기고] 2024년 인천교육 정책에 대한 제언

    [기고] 2024년 인천교육 정책에 대한 제언 지면기사

    인천교육 목표 '읽·걷·쓰' 기반에올바로·결대로·세계로 정책 일관가르침은 부모·사회의 모범 중요정쟁의 수단으로 흔들려선 안돼도성훈 교육감 기조 잘 지켜주길인천의 교육은 지난 5년간 일관된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릇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교육 정책의 일관성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은 100년을 내다봐야 하는 정책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에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중에 잘못을 발견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 지금 결혼을 기피하는 사회 풍조나 출생률 저하의 문제는 지금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가정교육이든 사회교육이든 어려서부터의 교육이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것이 공동의 이해와 조화를 이룰 때 사회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어떤 가치를 교육정책이 담고 그것을 조직이나 시책에 담아 시행하느냐의 결과는 십년 아니 그 이후의 사회를 갈음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정책을 구상하고 입안하는 책임자의 자세는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올해 인천교육 정책의 기조는 지난해 기조와 별반 다름이 없다는 것은 아마 그 방향이 올바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육감의 직책은 인천교육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감을 얼마나 갖느냐에 가치가 있으며 정책 선정의 가치는 얼마나 민주적이고 공동의 여망을 수렴했느냐에 달려 있다.2024년도 인천교육 목표는 읽·걷·쓰(읽기·걷기·쓰기) 기반 위에 올바로, 결대로, 세계로 교육이라는 일관된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올바로 교육은 올바른 인성과 시민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하는 교육으로 체험 중심의 인성과 효와 예절교육의 확대, 인천의 길 탐방 등을 통한 인천의 사회 정서 학습이다. 결대로 교육은 학생이 저마다 지닌 개성과 잠재 가능성을 발현하는 교육으로 읽·걷·쓰 생활화 교육, 디지털 생태교육과 학생의 개별 맞춤형 교육을 들 수 있다. 세계로 교육은 인천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교육으로서 인천 바로 알기, 인천형 국제교육 교류의 확대를 의미한다. 필자는 특히 인천교육에 관심이 많은 시민으로서 인천 교육당국의 올해 교육

  • [기고] 지방소멸과 글로컬대학

    [기고] 지방소멸과 글로컬대학 지면기사

    대한민국에 '축소도시(Shrinking City)'의 암울한 전망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어 국민들을 착잡하게 하고 있다. 축소 도시는 말 그대로 인구가 줄고 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도시의 규모가 작아지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한 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명대는 매우 충격적인 현실이다. '지방소멸'이란 말이 이제는 내가 사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이런 현실을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곳이 바로 대학이 아닐까 생각한다.대학이 신입생을 걱정할 날이 올 것이라고는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그저 반신반의했던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 지방의 많은 대학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인구절벽'이 당장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그렇다고 손을 놓고 지켜만 볼 수 없지 않은가? 실제 우리와 비슷한 위기를 대학과 도시가 협력해 극복한 선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대학과 도시의 협력이 어느 나라보다 활발한 미국에서는 디트로이트시와 지역 대학이 힘을 합쳐 '테크타운'을 조성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해서 쇠퇴한 자동차 산업을 대체하고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꽤나 유명하다.우리나라에서는 최근 '글로컬대학'이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혁신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컬(glocal)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글로컬대학의 역할은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흡수해 지역발전을 주도하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명문대나 의대에 쏠리는 인재들을 유인해 지역발전을 이끌 혁신사업을 창출하자는 목적이다.글로컬대학은 성공하면 대학과 지방 소도시 모두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만 보더라도 휴전선과 경계한 일명 접경지 소도시들은 인구 감소로 지금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허울뿐인 수도권에 속해 있고 접경지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규제에 묶여 변변한 산업조차 없는

  • [기고] 경기도 소공인 지원 정책의 현주소

    [기고] 경기도 소공인 지원 정책의 현주소 지면기사

    제조업 경쟁력 높이는 일선에 선 지역뿌리올해 관련 예산 전년보다 31억 증액 고무적道 차원의 지원강화 움직임 '긍정적 신호'향후 산업구조 변화 대응·우대정책 제시'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은 뿌리기술을 제조업의 미래 성장 발전에 핵심적인 차세대 공정기술이라 정의하고 있다. 어떠한 산업에 '뿌리'라는 단어가 붙을 수 있겠는가. 뿌리는 특정 사물이나 현상의 근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서 결국 '뿌리기술'과 '뿌리산업'은 산업 전반에 있어 근간이 된다는 중요성에 의해 명명된 것이다.소공인은 뿌리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업종을 영위하는 집단이다. 소공인은 제조업 경쟁력 제고의 일선에 있음은 물론이고 서민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임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법률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적 인식에서도 소공인을 보호·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은 턱없이 부족하다.소공인 지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것은 여러 맥락에서 기인하고 있다. 먼저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소공인을 소상인과 묶어 하나의 정책지원 대상으로 보는 현실이 소공인 지원 정책의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매업자인 소상인과 제조업인 소공인은 소규모인 것 외에 공통점이 없다. 이질적인 대상을 묶어 지원 정책을 펼치니 '한 지붕 두 가족' 정책이 만들어지는 것이다.소공인 지원 정책이 강화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소공인이 중소기업 정책에도 포함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공인은 제조업에 근간을 두지만, 규모 면에서는 중소기업과 다르다. 소상공인으로 묶일 때는 소수 약자이고, 중소기업에는 적용되지 못하여 양측 모두에게서 소외되고 있다. 경기도의 소공인 지원 정책의 사정 역시 다를 것이 없다. 2023년 본예산에 따르면 경기도 소상공인 대상 사업이 27개였고 소공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4개에 불과했다. 경기도의 소상공인 지원사업의 상당 부분이 소상인의 경영 환경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경기도는 소공인 지원 전담 부서가 없다는 것에서도 정책 소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