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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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AI인체감염 공포, 동물복지축산으로 가야 지면기사
고병원성 AI로 살처분 된 가금류가 최근 3천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경기도에서만 무려 1천500만 마리 이상이다. 정부는 말한다. 철새가, 농장을 드나드는 중간상인이, 그리고 길고양이가 AI를 퍼뜨리고 있다고. 이런 말에 시민들은 불안하고 의아해 하면서도 그들을 잘 통제하고 방역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편으론 대한민국 인구가 약 5천만명인데, 살처분 된 가금류가 3천만 마리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워 판단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사실 AI발생 농가들을 살펴보면, 살처분 된 가금류 수에 비해 농가 수는 매우 적다. 현재까지 331곳 농가에서 발생했다. 한 곳 당 평균 산란계는 16만여 마리, 오리 18만 마리, 메추리 33만 마리를 사육했다. 경기도 역시 만만치 않다. AI농가 평균이 8만4천 마리, 10만 마리 이상인 대규모 농장이 41곳에 달한다. 대부분의 축산농가들은 오직 빠른 생산주기, 생산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가동된다. 특히 산란계는 앉지도 못할 정도의 밀도로 케이지(cage) 사육을 하며 강제 털갈이를 당한다. 낮과 밤, 계절을 알지 못하게 형광등을 밝혀, 우리가 생각하는 닭이 아닌 '달걀공장'이 된다.중국에서는 고병원성AI 인체감염으로 41명이 사망했고 감염은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행 중인 H5N6 유형으로도 2014년 이후 17명이 발병, 10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도 고양이 전염사례가 발견됐다. 전염병이 전세계로 유행하는 '판데믹(Pandemic)'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그러나 고병원성AI가 발현되고 14년이 지나도 정부와 경기도는 살처분, 이동제한, 소규모 농가 수매 정도가 정책의 전부이다. 면역력 저하 개선을 위해 음식물사료화 정책을 재검토한다고 한다. 그게 끝이다. 단기성 정책으로는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자연양계를 추구하며 자체 계약농가 30여 곳(산란계 기준)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이 있다. 산란계 살처분 파동으로 달걀 값이 치솟았으나 이곳의 공급은 안정적이다. 이곳의 산란계들은 항생제, 성장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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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항 가는 발걸음 가벼워야 도민이 행복하다 지면기사
올해부터 경기도민들의 공항 가는 길이 더욱 즐거워질 것이다. 경기도가 해외로 떠나는 도민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공항버스 요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로 한 덕택이다.공항버스 이용요금은 초기부터 다소 높게 책정됐다. 1997년 김포공항 노선에 대한 한정면허 제도를 처음 도입한 후, 2001년 인천공항 개항에 따라 부족한 수요와 운송업체들의 초기 투자비와 불확실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달라진 상황만큼 요금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게 도민의 목소리이다. 우선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에만 5천만명을 넘어섰고, 경기도 한정면허의 인천공항 버스 이용객은 341만3천명으로 1일 9천348명에 달한다. 2009년 10월에는 인천대교 등 도로가 개설되면서 통행료와 운행시간도 많이 절감됐다.최근 들어 공항 가는 버스요금을 낮추고, 더불어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는 이용객들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버스업체들은 한정면허 기간 중이라는 이유로 요금인하 요구에는 부정적이다. 물론 버스업체들도 많은 노력을 했다. 이들은 지난 15년간 한차례의 요금인상 없이 손실을 감안하고 비가림 휴게소, 버스고급화 등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포터요원 서비스 등 이용객 편의를 위한 투자를 해왔다. 10년간 적자였던 노선은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2011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공항버스 이용요금 인하는 경기도민에 대한 고객 만족이냐, 아니면 업체의 영업권 보장이 우선이냐는 가치의 대립으로 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인 나눔'과 '공유'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정신에 입각해 볼 때 공항버스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경기도가 요금인하 카드를 뽑아 던진 이유이다.경기도는 2017년 3월 까지 공항버스의 운송원가를 분석해 적정 요금을 산정하고, 버스업체들이 요금을 낮추도록 조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2018년 6월 운송업체들의 한정면허 종료에 맞춰 모든 노선의 면허를 회수하고, 노선 권역별 신규 공모를 통해 운송업체를 선정해 이용요금을 인하하는 한편 서비스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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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설, 경기도 우수농특산물로 따뜻한 행복을 전하세요 지면기사
가족·친지를 만날 설렘이 가득한 설날이 다가왔다. 그러나 올해 설을 맞는 필자의 마음은 그리 밝지 않다. 가격하락으로 쌀 재배 농가의 시름이 깊고, 연일 확산되는 AI로 3천200만 마리의 닭·오리가 살처분돼 사육농가를 힘들게 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시행으로 농축산물의 소비도 크게 위축되면서 과수·화훼·축산 등 생산농가 전반에 피해가 크다. 설을 앞둔 지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면서도 시름에 잠긴 농가를 도울 방법이 있다. 설 선물로 우리 농특산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올해 도시와 농촌이 하나가 되는 경기 농특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수원, 성남, 용인, 의정부 등 도내 20개 시·군에서 설맞이 직거래장터 45개소를 운영한다. 직거래 장터는 각 시·구청 앞, 지역농협 앞에서 열리며 지역별 농특산물 위주로 제수용품, 과일, 축산물 등 다양한 설 성수품목을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수원·고양·성남 소재 농협하나로클럽 안에 있는 G마크 전용관에서는 27일까지 설맞이 특판 행사를 진행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경기도 우수전통식품 판촉전도 운영한다.또한 매장에서 직접 구입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경기사이버장터(kgfarm.gg.go.kr)가 '2017 설맞이 이벤트'를 실시한다. 직거래로 운영하기 때문에 생산자는 물건을 제값에 팔고, 소비자는 유통마진이 빠진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번 이벤트는 농·특산물과 선물세트를 한정수량으로 할인 판매하는 '한정특가전'과 선물코너를 개설해 판매하는 '품목·가격별 추천상품전'으로 진행된다. 한정특가전에서는 경기도지사인증 G마크 상품을 포함해 경기사이버장터가 추천하는 20여 개 상품을 각각 최소 6%, 최대 47%씩 할인 판매한다. 이벤트 상품으로 '저온숙성 재래구이 김 캔세트'는 정상가 3만원에서 47%를 할인해 1만6천원에 판매되고 '가평 잣 선물세트'는 2만9천900원으로 정상가 3만5천원 보다 15% 할인됐다. 또 설에 많이 구매하는 한우세트는 8만5천원, 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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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병희 의원과 오바마 대통령 지면기사
지난 13일 수원시 장안구 소재 만석공원 '이병희선생 동상' 앞에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 20여분이 모인 가운데 수원·화성에서 7선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1997년 유명을 달리한 고 이병희 의원님의 20주기 추도식이 조촐하게 진행됐다.그가 돌아가신 후 2000년에 수원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를 만들었으며 위원장에 당시 수원방송 홍기헌 사장(전 수원시의회 의장), 수원상공회의소 우봉제 회장, 수원예술인총연합회 정기호 회장을 공동회장으로 추대하고 시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금해 건립했다.현대 정치인 중 흉상은 있지만 동상이 세워진 것은 국내 최초이고 앞으로도 없을지 모른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삭발을 해 가면서 서울의 경기도청을 수원으로 유치했고 삼성전자, 한일합섬, 연초제조창 등을 유치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으며 수많은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다.요즘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5포 세대(연애·결혼·출산·내 집 마련·인간관계를 포기) 젊은이들에게 이 의원 같은 분이 계셨다면 아마도 대통령이 아니라 그 이상도 틀림없이 뽑아 줬을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퇴임 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 중 지지자들은 "4년 더 4년 더"를 연호했고 "그럴 수 없다"고 했는데도 계속 연호를 하는 바람에 그는 "이제 내 말도 안 듣는 것을 보니 나도 레임덕에 걸린 것 같다"며 조크를 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8년 동안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던 것도 국민들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미국에서 지난 5~9일 실시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55%인 반면에 트럼프 당선자는 37%에 그칠 정도로 취임 대통령보다 퇴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높았던 것을 보면 그가 국민을 위해 헌신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이런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이다.요즈음 우리나라는 무슨 올림픽 기록이라도 세우는 듯 매 주말이면 촛불과 맞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면 본인이나 가족이 감옥을 가고 자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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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인천광역시, 디자인산업 육성으로 중소기업에 날개를 지면기사
인구 300만 인천의 대표산업을 들자면 누구는 제조업이라고 하고, 새롭게 조성된 송도 일대를 중심으로 한 IT, 바이오 등을 첨단산업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인천은 지난 60~70년대 수출을 통한 경제부흥을 위해 국가 전략적으로 육성된 제조업 중심의 산업도시이며, 자동차, IT,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으로 산업경계가 해체되고 창조와 융합이 이루어지는 혁신 경제시대를 맞아 이제 인천의 대표산업으로 제조산업과 첨단산업에 디자인이 융합된 디자인산업으로 혁신되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시는 2004년부터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지자체 최초로 지원조례(산업디자인의 육성 및 지원)를 제정하고 디자인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하여 디자인산업 기반구축을 통한 간접지원부터 직접적인 기업의 디자인개발지원까지 해 왔다. 그 결과, 디자인전문회사가 10개에서 174개로 성장하였으며 인천 지역의 기업들은 디자인을 통한 상품고도화로 인해 최근 2년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최하는 굿디자인(Good Design) 어워드에 수상한 인천기업 제품도 50건이나 된다. 또한 매년 꾸준하게 인천지역 디자인전문회사의 개발제품이 GD마크를 획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성장이 기대된다. 인천의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은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그동안의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융합의 기반을 마련하였다면, 앞으로의 새로운 디자인산업 육성정책은 융합을 주도하고 지역경제의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 디자인의 중요성이 재조명 받는 요즘, 인천은 발빠른 디자인 지원전략 수립과 국비유치를 통해 보다 글로벌 도시에 걸맞는 디자인 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지난 2016년도는 그동안 인천시가 추진해 온 디자인지원 사업의 성과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지원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였다. 작년에 시범 운영된 디자인을 통한 산업단지 가치재창조 사업은 방송 및 언론보도 등으로 시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노후산업단지를 아름답게 개선하는 '디딤길' 프로젝트는 국비유치를 통해 정례사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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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국제기구 유치의 가성비(?) 지면기사
요즘 세대를 불문하고 가장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로 '가성비'란 단어가 있다. 노트북과 같은 고가의 전자제품은 물론, 마트에서 커피 한잔을 사 먹고도 사람들은 지불한 금액 대비 제품에 대한 만족감을 "가성비가 좋다, 나쁘다"로 표현한다.역동적인 세계 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인천시는 2006년부터 송도를 중심으로 국제기구 유치에 공을 들여 녹색기후기금(GCF)을 포함한 13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했고, 이들 국제기구에 근무하는 인원만 해도 90여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211명에 이르는 등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국제기구 중심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국제기구에 매년 7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하는 데 비해 얻는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이 종종 제기되고 있다. 국제기구 유치의 가성비가 문제 되고 있는 것이다.국제기구 유치 효과는 장기적이고 무형의 효과가 크기 때문에 계량화된 수치로 가성비를 따져보는 것은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으나,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이나 국제기구 근무자 소비 지출, 내국인 고용 창출, 국제회의 개최에 따른 마이스·관광산업 활성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제기구 211명의 근무자와 그 가족이 인천에서 생활하면서 소비하는 비용은 약 274억원(유엔 기준 적용)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인천에 있는 국제기구들이 개최한 46회 국제행사에 2천300여명(2015년 기준)이 참가했는데, 국제회의 참가자는 일반 관광객보다 훨씬 많은 지출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역호텔, 요식업, 쇼핑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인다.국제기구의 '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기여 활동'도 간과할 수 없는 효과다.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유엔재해경감국제전략 동북아사무소(UNISDR),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ESCAP) 동북아지역사무소 등 여러 국제기구는 인천 대학생들에게 국제기구 체험 기회를 제공해 이들의 경력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유엔아시아태평양 정보통신교육원(UNAPCICT) 이현숙 원장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대표자들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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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지면기사
장자(莊子)가 말했던 붕새는 아니더라도 지금쯤 영웅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 그런데 보이질 않는다. 불안한 국민이 늘고 낙담과 좌절감이 휘몰아치는 작금의 상황은 마치 번개가 치고 우박이 쏟아져 내릴 듯 먹장구름이 온 누리를 덮은 것 같지 않은가. 이 어둠과 두려움을 뚫고 무엇인가 활짝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우리는 영웅을 찾고 있다. 영웅이라고 해서 평범한 사람보다 지혜나 용기가 더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지혜는 필요한 때 발휘되고 에머슨의 말처럼 용기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약 5분쯤 길 뿐이라 해도 이 위기를 극복할 위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말마다 타오르는 촛불은 비단 대통령뿐 아니라 국정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 대한 국민의 분노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6년도 국가경쟁력 평가 중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는 조사대상 144개국 가운데 96위로 2015년보다 더 떨어졌다. 필자의 기억으로 2004년도의 순위가 104개국 중 85위였으니 우리가 제대로 가는 것인지 모르겠다. 따라서 신뢰받지 못하는 정치인들과도 연관된 정부정책 결정의 투명성은 거의 바닥 수준인 115위(2015년 123위)인 게 이상하지 않게 느껴진다.우리가 기다리는 영웅은 달변이나 전쟁시 필요한 무예로 다져진 영웅이 아니다. 대립과 갈등을 중재하는 조정자로서의 영웅, 비전을 갖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영웅,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의사로서의 영웅, 잘못된 정책을 시정하고 냉철하게 결정하는 판관으로서의 영웅, 창의력 발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가로서의 영웅들이 있으나 지금 우리가 만나보고 싶어 하는 영웅은 이 모든 것을 가슴으로 품은 소박하고 담백한 영웅이다. 이미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파도와 국민의 원성이, 꺼져가는 경제의 불씨가, 영웅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 시대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어떤 영웅이 지금 필요한지는 각자의 시각과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선 무자기(無自欺)와 신독(愼獨)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 즉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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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주민친화사업 위해 민·관협의체 설치·운영 지면기사
'먼지를 폴폴 맞으며 작은 집 안에서 걷어낸 쓰레기가 2t 트럭을 가득 채웠다. 맨살을 드러낸 장판은 턱턱 갈라져 있었고, 벽지는 너덜거렸다'. 이 집에는 독거노인 김영철(70·가명)씨가 산다. 김씨는 무엇이든지 모으려는 '수집증'이 있어 길거리에 버려진 온갖 쓰레기를 가져다 놓아 집 안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김씨 집에 각종 기능을 가진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이 투입돼 청소와 함께 도배·장판 및 전등 교체 작업도 실시했다. 같은 날 부천시 B초등학교 교실에서는 부천준법지원센터 법교육 담당 직원이 한 반 30여 명의 학생을 상대로 아동학대예방교육도 했다. 자칫 딱딱하기 쉬운 내용이지만 사례를 중심으로 영상자료까지 곁들여 강의를 이어가자,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아이들도 "어떻게 신고해야 하느냐"며 교육 내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지난 8월부터 시작한 부천준법지원센터의 법교육이 벌써 100회를 넘었고 많은 학교로부터 강의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부천준법지원센터는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주민친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인 준법지원 자문위원회를 두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주민친화형 사회봉사명령 집행 분야 발굴, 시민 법교육 홍보·지원, 범죄예방환경개선사업(준법 CPTED) 필요 지역 선정과 유지·보수, 보호관찰 청소년 및 학교 밖 청소년 비행예방에 관한 사항, 기타 주민친화사업에 관한 사항 등을 협의한다. 위원으로는 준법지원센터장, 지방자치단체의 부서장, 교육청 장학사, 민간자원봉사자, 청소년지도단체장 등이다.준법지원 자문위원회를 통한 사회봉사명령 집행 장소 선정 및 법교육 홍보·지원 등은 현대 행정에서 중요시하는 민주성과 대응성에 있어 큰 의미가 있다. 즉 행정이 공공문제의 해결 및 서비스의 생산·분배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는 이념이 있기 때문이다.부천준법지원센터는 준법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 복지시설과 농가일손 돕기 위주의 집행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사업까지 활동 영역을 확대하였다. 지난 9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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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명 간의 대화, 몽골 지면기사
제7대 인천서구의회는 그동안 해외 연수를 통해 보고 겪은 것을 의정활동에 접목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 일정의 첫 번째가 동유럽의 쓰레기처리 및 도시 내 혐오시설물 운영 현황, 두 번째는 서구 관내 기업의 진출국인 베트남에서의 고충민원 관련 일정이었다. 다음으로 이제 막 도시개발의 기지개를 펴는 몽골을 세 번째 연수 장소로 택하게 됐다.첫 일정으로, 몽골수도 울란바토르시로 이동해 우리 서구의 절반밖에 안 되는 인구 25만명의 바양골구를 친선방문했다. 무척 인상적인 것은 여성 의원의 수가 의회의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정치영역까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은, 우리 서구가 좀더 전향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토라 강을 중심으로 길게 타원형으로 형성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시(도시계획청과 투자청)를 방문했다. 이곳은 현재 지하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자본과 기술이 접목되어 이루어진다는 대목에선 입맛이 썼다. 노선의 총 길이가 인천2호선보다 짧고 수도 치고는 인구가 많지 않아, 2량으로 무인 운행하는 2호선의 경쟁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2호선의 개통이 좀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울란바토르시의 전체적인 도시계획은 우리 세종시를 롤모델로 하고 있다. 청라, 송도신도시 같은 계획도시라면 우리 인천만한 곳이 없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인천과의 협력 가능성을 문의했고 초청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는 답을 얻었다. 독특한 행정문화도 인상적이었다. 도시계획청이 계획을 하면 곧바로 투자청에서 투자에 대한 검토와 투자유치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오류 지적, 개선, 추가 등 상호간의 피드백이 상당히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핵심사업을 추진하는 각 부처 간에 칸막이가 없다는 것은, 그 효율성과 추진력을 볼 때 우리 서구에서도 고민해볼 만한 것이었다.몽골은 테를지 국립공원에서의 전통가옥인 게르체험을 통해 양젖이 듬뿍 담긴 수제과자와 마유주를 대접하는 것을 자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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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통상촉진단과 손잡고 새로운 유럽시장 공략 지면기사
당사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30년차 기업으로 꽃 포장에 사용되는 메쉬롤을 제조해 국내 및 유럽과 북·중남미 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OPP 투명 비닐과 포장무늬 디자인을 직접 개발한 꽃 포장재 제조 전문 업체이기도 하다. 현재는 월마트 등 세계 최대 유통업체와 이들 고객사로부터 당사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 지속적인 신규바이어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중국산 제품의 수입증가로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소비둔화로 인한 매출이 감소하면서부터다. 수출 시작 단계에서 아무런 노하우가 없던 우리 회사는 정부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해외수출마케팅 지원사업 중 하나인 해외전시회를 참가하게 됐고 자연스레 경기도 해외마케팅 지원사업인 '경기도 통상촉진단'을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 9월 경기FTA센터에서 주관한 유럽 통상촉진단의 일원으로 루마니아와 네덜란드를 방문했다. 말로만 듣던 유럽 화훼시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성공적인 꽃 포장재 시장진입의 가능성을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각각 수출상담을 진행했고, 그중 대박 상담은 루마니아에서 이루어졌다. 현지 상담에서 한-EU FTA 관세 혜택을 내세워 중국 제품과도 겨룰만한 가격경쟁력이 있음을 어필했다. 바이어도 당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해 2개 업체로부터 적극적인 러브 콜을 받았다. 현장에서 12만 달러 이상의 주문을 받았고, 500만 달러 수출을 목전에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에는 루마니아 바이어가 공장을 직접 방문해 약 2만 달러의 1차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선적이 진행될 예정이다. 루마니아에서의 상담은 이번 통상촉진단의 가장 큰 성과였다. 이러한 결과는 사전 현지 시장조사와 내실 있고 심도 있는 바이어 선택이 한몫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의 매끄러운 프로그램 진행도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다만,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담회 특성상 실질적인 바이어와의 상담시간이 부족한 건 아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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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환경문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지면기사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환경 문제 전반에 대해 크게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은 80%에 육박하고, 5년 후에는 지금보다 악화될 것(31.5%)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개선될 것(24.7%)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많았다.이러한 결과는 사람들의 막연한 기우(杞憂)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상 환경 분야에서 예외 없이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우리나라가 향후 대기오염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60년에 이르러서는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 최고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 국민의 환경보호 의지는 어떨까? 통계청의 같은 조사에서 환경보호를 위해 세금을 더 내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사람의 비율(36.2%)은 오히려 2년 전(36.8%)보다 줄었다.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환경개선을 위해 내 주머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에는 주저하는 분위기가 더 커진 것이다. 또한, 공장 폐수와 매연을 무단 배출하는 불법 행위는 지금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한정된 단속 인력으로 배출 사업장을 관리하고 감독하는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해진 오염원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다면 적발도 어려운 실정이다.이에 한강청은 올해 환경정책과 법률이 현장에서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현장관리를 강화했다.매년 여름철이면 발생하는 녹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하수처리장, 가축분뇨시설 등 점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도로, 경작지 등 비점오염원 차단에도 주력했다. 특히, 팔당 상수원에 위치한 음식점, 숙박업소, 수상레저시설 등 행락철 위락시설들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해 불법행위 78곳을 적발했고,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녹조유발 물질인 총인을 작년대비 70% 이상 줄였다. 이러한 노력을 토대로 올해 단 하루도 한강유역에 조류 경보 및 주의보가 발령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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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의료기기 품질향상으로 국민 건강 'UP' 지면기사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고, 2026년에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2.2세(남성 78.8세, 여성 85.5세, 2014년 기준)이다. 자연히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100세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헬스케어 패러다임도 질병진단과 치료중심에서 사전예방 및 일상 건강관리로 변화하고, 신체적·사회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나이가 들어가는 헬시 에이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국내외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의료, IT(정보기술, Information Technology)·BT(생명공학기술, Bio Technology) 기술을 이용한 생활 속 건강관리를 위한 모바일 기반의 첨단 헬스케어 제품 출시와 인공관절, 인공머리뼈 등 3D 프린팅 기반 환부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들어 스마트 워치, 스마트 안경, 핸드폰에 탑재된 심(맥)박수 측정기능, 산소포화도 측정기능 등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와 연계된 웨어러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는 18년까지 4억8천5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일상생활의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첨단 헬스케어 제품이 출시되면서 의료기기와 非의료기기의 구분 명확화와 의료기기의 안전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식약처에서는 국민이 보다 안전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가 판매되기 전에 의료기기 GMP 심사와 허가를 실시하고, 판매 후에는 사후관리를 통하여 의료기기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란 항상 일관된 양질의 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의료기기의 개발에서부터 원자재의 구입, 제조, 검사, 포장, 설치, 보관, 출하 및 클레임이나 반품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에 걸쳐 의료기기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한 제반 사항을 규정한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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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년 창업 불씨 꺼지지 않게 창업 생태계 숙성시켜야 지면기사
세밑에 듣는 소식은 밝은 것을 찾기 어렵다.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할 정도로 높고, 내년 경제성장률마저도 2% 초·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 침체의 늪으로 계속 빠져 들어가는 것 같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신성장동력 발굴의 창구 구실을 했던 창조경제혁신센터도 '최순실 사태'로 날벼락을 맞았다. 그 바람에 이제 겨우 일기 시작한 청년 창업의 불씨마저 사그라질까 걱정이다.경제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일구는 계기가 될 수 있다.한때 핀란드의 경제를 떠받쳤던 노키아의 몰락으로 '스타트 업(start-up)'붐이 일고, 그 결과 핀란드에 새로운 활력이 넘쳐 나는 것은 경제 침체 일로에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키아는 한때 핀란드 전체 법인세의 23%, 수출의 20%를 담당할 정도로 공룡 기업이었으며, 인재의 블랙홀이었다. 노키아가 무너지면서 그 직원들이 나와 세운 벤처기업만 400여 개가 된다는 통계는 흥미롭다.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나는 듯하다.경제가 어려울수록 청년 창업을 계속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는 청년 창업 등 스타트 업 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각종 정책 자금을 쏟아부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할 것 없이 나서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 덕에 청년 창업을 비롯한 스타트 업을 위한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졌고,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창업현장을 지켜보는 필자의 눈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아 보인다. 양적인 지표에 치중한 나머지 알찬 성공 창업은 찾기 어렵고, 글로벌 성공 창업도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청년들이 보는 창업관 역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이 문제일까.먼저 정부 정책의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공급자 위주의 정책 자금 집행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퍼주기식 각종 지원 정책은 '좀비 기업'을 양산하게 된다. 이 때문에 자생력을 키우기보다는 창업 초기부터 지원 정책에 맛을 들인 기업들은 여전히 정부만 바라보게 된다. 실제 주변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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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천 중리 택지지구에는 누가 살까? 지면기사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큰 일이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과거·현재·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방문객' 중에서 사람은 살다보면 어떤 이유든 이사를 하게 된다. 같은 지역에서 더 넓은 집으로 옮기는 경우는 좋지만 경제적 이유 또는 직장, 결혼 등 환경적 이유로 타지로 이사하는 경우에는 무척 망설여지게 된다. 교육, 교통, 편익시설, 주택가격 등을 고려할 때 그곳이 정말 우리가 살기 좋은 곳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럼 중리 택지지구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올까? 이천은 물론 다른지역에서도 유입이 예상되지만 우리 시는 외부 유입이 더 많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에서도 인정하였듯이 우리 시는 조만간 33만 인구의 계획도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외부 유입이 많기위해선 경강선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외부에서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분명히 이천에 있는 역 주변을 선택할 것이다. 그 이유는 경강선을 타 본 사람이라면 모두 느꼈을 것이, 주변 환경이나 발전 잠재력을 비교할 때 이천시의 3개 역세권이 월등하며 그중에서도 이천역이 객관적으로 우수하다. 중리지구는 이러한 이천역 뿐 아니라 300병동의 종합병원, 설봉공원, 행정타운, 원도심과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으며 주거·교육·상업·근린생활시설을 모두 갖춘 미니 신도시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그들을 이천으로 오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1996년 이천시에 임용되어 평촌에서 이사 온 때를 회상해 본다. 교차로를 통해 전셋집을 구하던 그때와 달리 수 백개가 넘는 중개업소를 보면 얼마나 개발압력이 높은지를 엿 볼 수 있다. 백화점은 물론 아웃렛에서 쇼핑, 영화나 뮤지컬을 즐길 수 있으며 어린이 전용 장난감 도서관이 있어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해 줄 수 있고 서울 친구들이 전철을 이용해 설봉산을 같이 구경할 수 있다니. 그 당시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다. 무엇보다도 달라진 것은 시민 의식이다. 친절한 점포들이 많아졌고, 거리가 깨끗해졌으며,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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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통령의 직무유기는 대한민국의 위기다! 지면기사
2014년 4월 16일 수백 명이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참사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2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 당시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다.많은 사람은 세월호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한 일을 궁금해 하고 있으며, 검찰 및 특별검사 그리고 국회도 당시 박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밝히려고 수사도 하고 국정조사도 하고 있다. 그런데 박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잘못을 했는지 밝히려는 이러한 노력이 나에게는 참으로 이상하게 여겨진다.만약, 대형참사가 닥쳤을 때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위기수습을 위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또한 국가적 위기상황은 예고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정이 예정되어 있다면 그것이 단 몇 시간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정을 공개하고 직무를 대행할 사람을 미리 정해놔야만 한다. 그 시간에 북한의 도발이 없으리라고 어찌 장담할 수 있으며, 지진과 같은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누가 알 수 있겠는가.미국의 경우 1985년 7월 레이건 당시 대통령은 대장종양 제거수술에 들어가기 전 부시 부통령에게 대통령 권한을 넘겨주는 서명을 했다고 하며, 2002년 부시 대통령은 결장암 정기검사를 받기 위해 2시간 15분 동안 딕체니 부통령에게 권한 이양을 했다고 한다.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지금까지 박 대통령은 스스로 당일 위기수습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 그것은 국민이 당시 대통령의 잘못된 행위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스스로 어떠한 일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 직무유기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박 대통령은 세월호참사 당일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직무를 유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 증명해야 하고,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직무를 유기한 것이 된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이라고는 세월호참사가 있던 날 대통령은 점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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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전의 출발은 겸양지덕(謙讓之德)이다 지면기사
얼마 전 서설(瑞雪)이 내렸다.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인 듯 이쯤이면 다들 화재, 폭설 등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 특히 화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인지 불조심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우리는 이제 먹고 사는 데 크게 지장이 없을 만큼 생활 수준이 좋아졌고, 복지도 선진국 문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마슬로우의 욕구 5단계 설에서도 보듯이 생존 욕구 단계를 넘어 안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이젠 우리 자신이 안전하기를 원하고 또한 안전을 위해 다소 부담도 감수할 자세가 되었으나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으며, 그렇게까지 비용을 들여가면서 실익이 있을지 이해타산을 따지면서 망설이고 있다.그래서인지 아직은 중대사고가 발생하면 약방의 감초같이 안전불감증이 주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헬렌 조페에 의하면 이런 상존하는 위험에 대해 대중들 스스로는 자신은 무관하다고 믿으며 그 위험을 야기한 것은 다른 외부 존재라 여기는 반응, 즉 '나 아닌 타인'이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하였다.그러면 왜 사람들에게 안전불감증이 생기는 것일까?다소 시간이 흘러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나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많은 사람의 뇌리 속에 생생히 기억되고 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위험에 대비하는 태도는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안전불감증 때문이다.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사고와 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시도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을 한다. 다소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서로에게 위험과 안전을 일러주는 수고를 마다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안전생활의 실천이고, 안전을 담당하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안전의 적은 오만, 자만, 거만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정도면 되겠지", "괜찮아", "대충대충", "빨리빨리"와 같이 몸에 익혀진 대로 그냥 생각없이 행동을 하다 보니 끊임없이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사고나 사건이 날 때마다 잠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한다고 부산을 떨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곤 하였다.이제 안전은 겸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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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노인에게 '사회활동(노인일자리)'은 최고의 묘약이다 지면기사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1% 이상 되는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게 됨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효과적인 노인복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최근 통계, 2016 고령자 통계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은 별다른 노후 준비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자녀 뒷바라지 등으로 자신들의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 2015년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크게 늘어 49.6%로 가장 높다. 이는 OECD 평균 12.4%의 4배에 달한다.우리나라 노인 60% 이상은 퇴직 후에도 계속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일하려는 목적은 생활비 보탬(58.0%), 일하는 즐거움(34.9%) 순으로 조사됐고 노인의 자살원인은 가난과 질병 그리고 소외감과 고독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경제적 빈곤으로 노후 여가활동은 고사하고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게 되는 셈이다.고령노인의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박탈감 해소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대책은 노인이 직접 사회활동(노인일자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건강한 노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경기도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1천250만 도민 중 10.76%(2016년 10월말 기준)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과제다. 이에 경기도는 노인의 사회활동(노인일자리) 지원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첫째, 정부지원 중심의 공공형 노인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내 12개 민간기업과 노인인력 채용 업무협약을 맺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민간분야 노인일자리 510여 개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 흐름을 반영한 노인일자리를 신규로 발굴해 보급하고 있다. 둘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시장의 규모증가에 대비해 시니어 반려동물 돌보미(펫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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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인천 만석동 특색 살린 관광정책 세워야 지면기사
인천 동구 만석동(괭이부리)에서는 10여년전 주꾸미 축제가 있었다. 여러 도시에서 주꾸미 축제가 열리고 있는 것을 모방해 동구청의 후원으로 열린 만석동 주꾸미 축제였다. 만석동하고는 조금도 연관성이 없는 주꾸미를 만석동을 대표하는 것처럼 메인 이름으로 내세워 만석동 주꾸미 축제를 거행했으나 주민들로부터 관심받지 못한 축제였다.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3회까지 열린 후 폐지된 주꾸미 축제는 예산만 낭비한 사례였다. 얼마전에는 주민들의 생활모습을 살펴보고 체험하는 관광객 모집 계획도 있었으나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냐며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이 있자 흐지부지된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만석동에 청사초롱 벽화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마을 담벼락에 청사초롱 벽화를 그리고 한옥 풍의 외벽도 꾸민다는 것이다. 옛 주막촌도 조성해 술 마시는 시음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에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도 벽화 마을 조성에 찬성하고 나섰던 주민들이 찾아드는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인해 조용하던 마을이 시끄럽고 쓰레기가 늘어나면서 마을의 꼴도 더러워지자 후회하는 마을주민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알고 있는 만석동 주민들도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만석동 고유의 정서를 해치는 술 부대들이 수시로 찾아와 술타령이나 할 장소가 되니 주막촌 계획도 반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인도 만석동 토박이로 주민들과 생각이 같다. 역사, 문화, 체육분야에서 인천을 대표하는 마을로 자랑스러워하는 주민들인데 만석동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는 청사초롱 조성계획은 무의미한 일이다. 청사초롱 계획을 내놓았으면 예산도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만석동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보다 만석동의 자긍심으로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잘 알고 있는 내용이 국내외로 알려져 수준있는 관광객들이 만석동을 관광코스로 잡을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틀어 줄 것을 주문하면서 몇가지 제언을 하겠다. 첫째, 주거생활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석동에는 민속학적 소재가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의 증조부가 서해용왕의 딸과 혼인했다는 서해용궁과 가까이 마주하고 있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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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어린이집 CCTV의무화, 아동학대 예방 해결책? 지면기사
2015년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영유아보육법을 개정하고 전국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 사건은 여전히 계속 일어나고 있다. CCTV 설치 의무화 이전과 비교해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발생 빈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아직 없다. 사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의 발단이 된 인천의 어린이집은 사건 발생 전부터 이미 CCTV가 설치돼 있던 곳이다. 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교사의 인성이 CCTV 설치로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으며, 오히려 이러한 감시체계가 교사의 역량 발휘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린이집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제자 교사는 "요즘은 꼬집는 것 같아서, 아이 옷에 밥알이 묻어도 떼어주기 겁난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은 부모로부터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에 대한 불신 분위기를 만들어 어떤 교사는 "부모님이 매일 와서 CCTV를 보는데 나를 학대범으로 보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때로는 "아이와의 단순한 접촉이 학대로 몰릴 때가 있어 억울하다"면서 "영아(만 0세~2세)의 경우에는 애착 형성이 중요한 시기인데 이러한 오해가 두려워 잘 안아주지도 못한다"고 했다.물론 CCTV 설치 의무화는 어린이집 교사의 아동학대 발생 시 판단자료를 확보해 사후 추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어린이집 교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부모와 사회적 시각은 교육 자율권 침해와 교사의 자부심에 상처를 줘 사기가 저하되고, 심지어 천직이라고 여기던 보육현장을 떠나는 결과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수단이라기 보다 그러한 사고의 예방 및 사후 대응을 위한 보충수단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전제할 필요가 있다. 모든 보육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은 옳지 않으며 보육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아동학대 예방의 근본대책인 교사 처우개선과 좋은 인성의 교사 양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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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리들의 고독한 시간들 지면기사
20억 기독교인이 구원자라 믿는 예수는 당대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이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었다. 유대인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고독할 때도 많았다. 처형되기 전날 밤 제자 세 명과 함께 마지막 기도를 위해 게세마네 동산으로 갔다. 밤이 새도록 기도하는 동안 같이 갔던 제자들은 잠이 들었고 고독과 죽음의 두려움이 그를 엄습했다. 기도의 시작은 죽음에서 건져달라고 간청이었지만 끝은 인류구원을 위한 십자가 죽음이라는 비장한 결단이었다.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과 기도가 없었다면 한 나라의 군주가 되 달라는 주변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다. 석가모니는 홀로 보리수 아래에서 고행하며 성불했고 스님들은 한해에 수개월을 개인 선방(禪房)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묵상하며 진리를 깨우친다. 이순신은 가끔 한산섬 홀로 망루에 올라가 나라의 운명을 걱정했고 모차르트, 니이체, 칸트는 고독한 시간을 보내며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지혜로운 자에게 고독은 헛되고 무익한 것이 아니다. 나를 발견하고, 자신이 숭배하는 신과 교감하며 이를 통해 정제되고 단련된 정신이 창의력으로 승화하는 계기가 된다. 나는 지금 혼밥 생활을 하며 고독의 여정을 걷고 있다. 달포 전,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심정으로 의정부 신한대학교 혼밥 대학생 14명과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김웅용 교양학부 교수, 김영성 식품영양학과 교수, 김기인 시인도 초청했다. 아이큐 210의 천재소년이었던 김웅용 교수는 여덟 살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지혜의 축복만큼 아픔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10년 동안 이역만리 타국의 한 조그마한 연구실에 홀로 앉아 수학계산을 했던 외로움과 향수는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그 상황에 마냥 갇혀있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초중고 검정고시를 거쳐 당당히 박사학위까지 취득했다. 그 고독한 나날들을 이겨낸 결과였고 그 역경과 인내의 삶은 오늘 날 많은 사람들에게 감흥을 주고 있다. 지금도 청주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