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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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떠나자! 장애인가족 공감여행' 지면기사
7월은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가슴 설레는 계절이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휴가는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인천시에는 15개 범주의 장애유형을 가진 13만6천명의 장애인이 등록돼 있고, 전체 인구의 4.6%로 2014년 대비 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1만 800명으로 9% 증가했다. 장애인을 위한 거주시설 72개 시설에 1천97명과 33개 장애인 단체에 2만7천명, 장애인복지관 등 60개 이용시설에 4만700 명이 활동하고 있다. 저소득 장애인 생활안정 지원은 장애수당 2만6천명, 장애인연금 1만8천명 등으로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복지혜택을 등록 장애인의 54%가 받고 있다. 인천시에서는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는 재가 장애인들에게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복지 서비스 제공을 모색하고 장애인들에게 휴식과 햇볕이 있는 삶을 지원하기 위해 작년부터 '장애인 가족 돌봄 휴식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장애인 당사자와 부모, 비장애 형제, 자매들이 양육과 보호의 역할을 담당하는 돌봄 가족으로서 심리·정서적으로 소진되기 쉽기 때문에 가족 테마 여행이나 문화·예술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총 21개 단체 및 기관에서 1천95명이 참여하였다.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보았다는 장애인들이 한라산을 등반하기도 하고, 백령도 보물섬 투어, 백제문화 역사탐방을 하기도 했다. 국악, 풍물놀이, 시 창작, 도예작품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올해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400명의 장애인이 하프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성황리에 마쳤으며,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투지를 보여줌으로써 장애 인식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냈다. 장애인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올해도 공모를 통해 2천513명의 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장애자녀 양육에 지친 '엄마에게 휴가를! 아빠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 '비장애 형제, 자매만을 위한 프로그램' , 중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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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년일자리 창출이 우리의 미래다 지면기사
최근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20대 청년과 관공서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청년 2명이 앞으로의 진로가 막막해지자 심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요즘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최근 통계청의 청년실업률(15~29세) 관련 지표를 보면 3월 청년실업률은 11.3%, 올해 1분기 청년 체감실업률은 23.6%다. 체감실업률의 경우 관련 지표를 발표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뚜렷한 직업도 없이 부모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증가하고, 직업이 없다 보니 결혼하기도 힘들어져 독신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는 저출산으로 이어져 인구의 감소와 노령화가 심화되는 등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번져가고 있다.또한, 올해 1분기(1∼3월) 실업자 116만7천명 중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3천명이나 됐다. 이렇게 대졸자가 취업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공무원을 준비하는 청년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은 2011년 18만5천명에서 2016년 25만7천명으로 38.9%(7만2천명)나 증가했다. 대졸자에 비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의 채용인원이 훨씬 적다보니 공무원시험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청년 취업난의 원인을 보면 일자리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오히려 정규직 일자리보다는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등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많이 증가해 청년들이 취업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우리 과천시에서는 청년들에게 보다 나은 일자리 제공을 위해 일자리 업무 관련 각 기관 실무자로 전담팀을 구성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과천시민 우선채용기업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청년 취업 성공프로그램 운영, 기업탐방, 구인구직 인력풀 시스템 구축,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직업교육프로그램 운영, 구인구직 채용박람회 개최,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여성을 위한 시간 선택형 일자리 발굴 등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발굴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청년 실업난 해결은 과천시뿐만 아니라 절박한 국가적 현안 과제 중 하나다. 이번 19대 대통령선거에 후보들도 청년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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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남미에서 우리 젊은이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언 지면기사
우리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에서 그간 누려왔던 우월적 경쟁력 지위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이 2025년까지 중남미와의 교역량을 지금의 두 배인 5천억달러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후 전 방위적으로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향후 우리와 중국 간 경쟁이 더 가열 될 전망이다. 그간 우리는 중남미에 상품 수출에 주력해 왔으나 완성품 수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프로젝트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우리의 프로젝트 진출이 늘어나는 경향이나 고부가가치부문인 엔지니어링 부문 진출 보다는 시공 부문이 주류를 이룬다. 이 모든 것이 그간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중남미 전문가 양성에 게을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더 경쟁력을 갖춰 나가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젊은이들이 중남미로 진출하는데 적극 지원해 미래지향적인 사업 생태계를 튼튼히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도래하는 4차 산업 혁명시대에는 세계화가 더 심화될 것이므로 서둘러 우리 젊은이들을 지구촌 곳곳으로 진출시켜야 한다. 중남미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한다.중남미에서 우리 가전제품, 핸드폰,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다(평균 50~60% 선). 이들 제품들은 애프터서비스가 좋을수록 제품 이미지도 제고되고 판매 역시 증가한다. 하지만 중남미에는 아직 애프터서비스 수준이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뒤진다. 우리 IT를 전공한 젊은이들에게 맞춤형 직무 교육 및 현지 적응 훈련을 시켜 동 부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나간다면 다수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학자 간 공동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이공계 전문가 간 공동 연구를 활성화하면 연구 수행 과정에서 학생들의 참가 기회가 열릴 것이고, 후속적으로 현지 진출도 가능할 것이다. 학자 간 교류가 활성화되어야 다양한 분야에서 건설적 의제가 발굴되어 양자 관계가 확대·심화될 수 있다. 학자 간 공동 연구 장려 문제는 중남미 국가들의 관심 영역이기도 하며, 연구자금 분담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중남미에 다양한 무상원조 사업을 시행한다. KOICA는 병원,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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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전지킴이 '화학물질 지역협' 사업주와 주민 참여 확대를 지면기사
미세먼지가 심각한 환경문제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더 위험한 것은 유해화학물질의 부적절한 관리다.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로 인한 피해는 미세먼지 피해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2012년과 2013년도 연거푸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는 산업재해로 끝나지 않고 지역 주민에게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우리 사회에 각인시켰다. 특히 2013년도에 발생한 한 기업의 불산 누출사고는 신도시 주거지 인근에 사업장이 밀집해 있어 지역주민의 관심이 이례적으로 고조되기도 했다. 이런 사고를 계기로 기존 법을 개정한 '화학물질관리법'이 2015년 시행됐다. 경기도는 2013년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경기도 화학물질관리 조례를 제정했다. 유해화학물질 관련된 법규는 있었지만 유해 화학물질 관리와 사고예방, 대응체계 등 세부지침을 명문화한 조례는 처음이었다.또한 2015년에는 전국 최초로 '화학물질 지역협의회'를 구성했다. 연간 5천t 이상 유독물질을 제조 또는 사용하는 사업장의 부지경계로부터 반경 1㎞이내에 상시 거주하는 사람이 2만명 이상일 경우 관할 시장이 협의회 구성을 요청할 수 있다. 경기도에는 화성시 삼성전자(주) 화성사업장, 이천시 SK하이닉스(주) 등 2개소에 지역협의회가 있다.2015년 11월에 구성된 이들 지역협의회는 지역주민 보호방안, 대피시설, 취약계층별 소산 방법 등을 제안하며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또, 투명한 사업장 정보 공개를 통해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여수산단을 방문해 화학물질 취급시설 관리실태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5년 36건이던 화학사고 발생 건수는 2016년 18건으로 절반이 감소했다. 유형별로는 시설관리 미흡으로 인한 사고가 20건에서 7건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운송차량 사고가 5건에서 2건, 작업자 부주의가 11건에서 9건으로 줄었다. 인명피해 역시 사망자는 2015년 2명에서 2016년 0명, 부상자는 2015년 34명에서 2016년 14명으로 감소했다. 화학물질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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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채무 제로' 안양시의 현명한 선택 지면기사
행정자치부에서 발표한 '2015회계연도 결산기준 지방재정 정보'에 따르면 2015년 말 지방자치단체의 채무 총액은 27조9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천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채 한도액 제도, 지방재정 정보 공개 등 중앙정부 차원의 관리와 재정건전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채무 감축 노력의 결과로 풀이된다.안양시도 지난 3년간 채무 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방세수 증대와 효율적 재정운영을 통해 가용재원을 확보하여 금년 상반기까지 총 1천8억원을 상환했고, 3.5%의 고금리 채무를 2%로 차환해 이자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그 결과, 2014년도 6월말 1천251억 원이었던 채무가 현재는 243억 원만 남게 됐으며, 조기상환과 차환을 통해 절감된 이자는 고스란히 안양시민을 위한 사업에 반영됐다. 이는 이필운 시장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가 함께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로, 시 재정 운영 감시와 견제를 담당하는 의회 총무경제위원장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최근 몇몇 자치단체에서는 지방채 전액을 상환하는 '채무 제로화'를 선언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방 채무에 대한 시민 우려를 불식시키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그중 일부는 채 1년도 되기 전에 지방채를 재발행하는 등 채무 제로를 유지하는 길은 쉽지 않아 보인다.안양시 역시 지난 5월 2017년 제1회 추경예산 편성을 앞두고 '채무 제로' 대열에 합류할 것인가에 대해 관련 부서장과의 토론 등 깊은 고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세상의 모든 것이 양면성을 지니듯 채무 역시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안양시가 채무를 전액 상환할 경우 '채무제로 도시'라는 명예를 얻겠지만 재정 긴축으로 인한 시민의 생활불편, 사업축소·지연 등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재원을 채무 상환에 투입함으로써 다음 해 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방채를 재발행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반면, 관리 가능한 적정 채무를 사회간접자본이나 문화·체육·복지 등 미래를 위한 투자에 사용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시민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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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건의료 산업 한류 선도 지면기사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은 지난 2000년 국민건강보험으로 통합되면서 단일보험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공익적 목적의 보험으로 전 국민이 강제로 가입한 복지 제도인 것이다. 제도를 통합했다는 것은 보험 재정을 전 국민이 같이 쓴다는 것이며, 재정을 같이 쓰려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또한 균형을 이뤄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즉 가입자간 형평성, 수용성 그리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나아가 재정을 건실하게 하는 방안을 강구하여 기금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평생건강, 국민행복 그리고 글로벌 건강보장 리더'를 지향하고 있는 공단은, 금년도 10대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국제사회 UHC (Universal Health Coverage,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 지원을 통한 의료 한류 선도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건강보험 도입 12년 만에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보편적 건강 보장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우리의 건강보험제도 운영 경험 등을 기반으로, 한국의 보건의료산업을 해외로 진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즉 국제교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세계 각국의 건강보험제도 운영 기관과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고, 건강보험 국제연수 과정 운영과 보건 의료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게 된다. 이미 2013년부터 공단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건강보험 ODA 사업에 심평원과 함께 참여해, 개발도상국들의 건강보험 제도 도입 및 개선 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다. 2016년에는 28회에 걸쳐 437명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제도를 배우기 위해 공단을 방문했으며, 멕시코 케냐 몽골과 MOU를 체결하여 건강보험 분야 운영 경험 및 지식을 공유하고, 전문가 교환, 공동연구 및 학술행사 공동 개최 등 실질적인 교류를 추진하였다. 6·25 전쟁 시 강뉴 부대를 파견하여 전무후무한 보병전 253차례 전승을 기록한, UN군 참전국 에티오피아 등 후진국에 대한 배려도 한국동란 67주년을 맞아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는 글로벌 건강 보장의 리더를 자임한 공단의 미래를 향한 바람직한 행보인 것이다.한편 공단은 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사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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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도시와 농촌의 아름다운 동행 지면기사
농협이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이라는 비전을 대대적으로 선포하고 2020년까지 농가소득 5천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금 그 성과를 판단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직장을 처음 들어와 10년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요즘처럼 농협을 다닌다는 사실이 뿌듯했던 적도 없는 것 같다. 오래 전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친구들과 회포를 푸는 자리에서 한 친구가 '회사생활이 행복하니?'라는 다소 난해한 질문을 화두로 던진 적이 있다. 한 명씩 대답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렇다는 말을 내뱉은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이상할 것도 없는 것이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57개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직장인의 만족도는 최하위권인 49위를 기록한 바 있다.'목적'과 '수단'의 이질성을 부르짖은 칸트의 철학을 열렬하게 신봉하는 듯 보이는 그 친구의 논리에 따르면 직장을 다니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수단으로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었다. 가족 간의 사랑, 취미나 봉사의 즐거움 등 돈이 목적이 아닌 행위로부터 나오는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며, 직장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하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자기 최면에 다름 없다는 말이다.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다시 나에게 누군가 그 질문을 건넨다면 나의 대답은 역시나 '그렇다'이다. 이는 나의 삶에 대한 가치관이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행복의 기준이 남들보다 현저히 낮아서가 아니다. 굳이 '농업인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하여 농업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는 다소 거창해 보이는 농협법 1조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폭설·폭우·태풍·우박·가뭄·AI·구제역 등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농촌을 살려보겠다고 밤낮없이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보면서 내가 하는 업무가 단지 회사나 개인의 이익이 아닌 누군가를 돕는 일이라는 소명의식이 직장을 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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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태종우(太宗雨)를 기리면서 지면기사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힘을 정복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 힘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을 때 기우제를 지내는 의식도 자연의 힘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조선 3대 왕 태종이 승하하던 해 극심한 가뭄으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때, 왕은 "내 죽어 옥황상제께 비를 내려달라고 빌어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풀리라"고 말했고 태종이 승하 하자마자 하늘은 한바탕 비를 퍼부었다고 전해온다. 그 후로 태종의 기일인 음력 5월 10일이 되면 비가 내려, 백성들은 이 비를 태종우(太宗雨)라 하면서 감사해 하였고 매년 태종우가 내리는 해는 풍년이 들었다고 전해오고 있다. 현대 과학으로도 뛰어 넘지 못하는 것이 기상재해인 것 같다. 농업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만든 저수지가 고갈되어 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있는 현상을 어디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가물고 있다.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하지 못한 농가도 있지만, 논밭에 심은 농작물들이 말라 죽고 있어 농심을 애타게 하고 있다. 그나마 흐르는 강물을 모아 두었던 강줄기 주변 농토에서는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가뭄을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옛부터 천심은 민심이라고 했듯이 가뭄으로 오는 민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강줄기에 보를 막아 물을 가두어 둔 것이 메마른 농토를 적시는데 얼마나 필요하게 이용되는지 농민들은 한없이 고마워하고 있다. 이런 시설이 없던 옛날에 임금이 비를 갈구하며 백성들을 헤아렸던 위로만큼이나 농민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보를 막아 가두어 둔 물에 녹조가 끼는 모양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 논물을 대기위해 막아놓은 봇물에서 녹조가 낀 것을 보며, 그 속에서 고기도 잡고 놀던 기억이 있다. 물이 고이거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는 여름철 고온이 지속되면 녹조현상이 많이 생기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이다. 넓은 바다에서도 적조현상이 생기고 있지 않은가. 30여 년 전 한강을 정비하고 난후에도 수질과 생태계의 교란이 올 것이라고 크게들 우려 했지만, 한강의 생태계는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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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농협이란 브랜드의 가치 지면기사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브랜드에 둘러싸여 지낸다.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금융기관을 선택할 때, 상점에서 농축산물을 살 때에도 '브랜드'는 중요한 선택기준이다. 이러한 연유로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 브랜드는 기업의 생존을 가늠하는 핵심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그 가치를 올리고자 거액을 투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기업 브랜드 가치 순위에서 애플이 1위(1천781억 달러)를 차지했고, 구글이 2위(1천332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은 7위에 올랐다. 가치는 518억 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60조원이다. 그렇다면 농협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2011년 농협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을 모 대학 연구소에 맡겼더니 24조원이 조금 넘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올해 예산이 14조5천억원 규모인데, 농협이 24조원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은 농협이 존재함으로써 얻어지는 직간접적 효과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부분이 크다는 반증일 것이다.농협은 60년에 가까운 역사가 말해주듯 그만큼 국가경제에 기여한 부분도 많다. 하지만 어려운 농업 현실을 감안하다 보니 그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저어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농협이란 브랜드가 농업인과 국민들에게 어떻게 인지되고 연상되는지, 어떻게 하면 그들을 농업과 농촌의 든든한 충성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생각한다.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지난 1996년 국내 대기업이 즉석 밥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 그때 무릎을 치면서 '농협은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발상을 전환하면 얼마든지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면서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상품 개발에 부족했음을 반성하기도 했다.2014년 기준으로 담수 기능, 산림 자원, 자연환경 보전 등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206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최근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담아 농업에 대한 국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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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발명교육법과 꿈의 학교 그리고 무지개형 학습 지면기사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발명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발명교육법) 경과보고회에 참석했다.김규환 국회의원을 대표로 33인의 의원이 발의한 발명교육법이 2월 23일 본회의를 통과한 후 진행 상황을 알리기 위한 모임이었다. 필자가 지난 19대 국회부터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는 9월 15일 시행령이 공포된 후 과연 법에서 요구하는 대로 각 정부 부처가 특허청과 어떻게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또 광역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은 행·재정적으로 어떤 지원 노력을 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참이다.요즘 집착이라 할 정도로 창의융합교육에 대해 여러 과학발명 선생님들과 다양한 고민을 쏟아내고 있다. 창의융합교육은 우리 아이들이 숨겨진 자신만의 특성을 맘껏 드러내면서 신나게 진로를 찾아 이웃과 인류를 위한 작은 꿈을 펼쳐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이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으로 최근 아이들과 '학생이 만들어가는 꿈의 학교'를 한 개 만들었다. 자신만의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기 위한 소박한 꿈을 담은 '우리는 발명창업가' 꿈의 학교이다. 6월 24일 개교식에서는 청년창업가 김소연, 문혜진 양과 개인발명가 윤치호 과학창의연구소장이 발명창업 특강과 함께 토크쇼를 통해 도전과 실패에 대해 짜릿한 과정을 들려준다. 이번 꿈의 학교를 통해서 디자인싱킹과 기업가 정신을 배워 자신만의 창업 스토리를 만들어가도록 할 예정이다.그리고 수업과정에서는 필자가 지난 2003년 구안, 적용하여 전국교원발명교육연구대회에서 금상(1등급)을 수상한 '무지개형 학습모형'을 적용한다. 무지개형 학습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을 조화시킨 팀워크 학습형태를 말한다. 첫 번째 단계(원생산단계, 개별학습단계)에서는 각자의 재능을 발휘하는 단계로 나름대로의 이질적 색깔을 나타내며 두 번째 단계(재생산단계)는 다인 1조의 팀워크 학습 단계로 서로의 장점과 틈새를 수정, 보완하고 재생성단계인 제3단계는 팀과 팀 간의 발표·토의 단계로 다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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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행정서비스에 '전방위 커스터머 뷰' 혁신 녹아 들다 지면기사
아마존, 스타벅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 애플, 자포스 등은 말 그대로 업계에서 혁명을 일으킨 다국적 기업이다. 이 기업들의 성공적인 고객 서비스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는 다방면의 고객 관점에서 고객 수요를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하는 '커스터머 360 뷰(customer 360 view)'에서 답을 찾아본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고객이 불편함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 혁신적인 고객 중심의 서비스에서 말이다.존 디줄리어스의 저서 고객서비스 혁명에 소개된 사례를 통해 '커스터머 360 뷰(customer 360 view)' 가 기업에 미치는 효과를 소개한다. 아마존에서 잘못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있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소 30분 이상 걸릴거라고 예상한 고객은 아마존 사이트에서 고객서비스란 링크를 발견했다. 이메일, 전화, 채팅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객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고 전화통화 5분만에 문제를 해결한 고객은 예상 시간보다 25분이나 빨리 문제를 해결했다는 만족감과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이해한 아마존 고객서비스에 감동했다. 이 놀라운 경험을 한 고객은 물건을 재구매하고 친구들에게 입소문을 낸다. 이렇듯 고객중심의 서비스는 고객경험에 투자해서 고객들이 기업의 충성고객이 되어 마케팅을 대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이와는 달리 최근에 필자는 '커스터머 360 뷰(customer 360 view)'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우리나라 대기업 신용카드사의 불편한 서비스를 경험했다. 필자는 모 카드사로부터 유효기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카드 재발급을 받으라는 안내전화를 받았다. 카드사 배송원은 필자 집으로 배송했고 부재중으로 전달 받을 수 없어 가족이 대신 수령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으나 본인 확인 없이는 전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렇게 서로 시간이 어긋나는 동안 사용하던 카드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버렸다. 이후 고객센터로부터 4~5차례 추가서비스 신청에 대한 전화를 받았고 필자는 카드를 수령하지 못했음을 알리고 조치를 요청하였으나 자기 소관업무가 아니라고 거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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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 충분한 가치 지면기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님을 비롯한 남자들이 망치 등 각종 공구를 준비해 고장 난 수도꼭지나 화장실 등을 수선하고 온 가족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도배나 장판을 교체하던 기억이 새롭다.인천시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기초생활 수급자 등 집수리 능력이 없는 소외계층에 대해 지난 2009년부터 자원봉사자들의 재능나눔으로 '사랑의 집 고치기(사랑家꿈)'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은 주민센터와 군·구에서 추천된 대상자들에게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를 통하여 전면개조, 부분개조, 소규모 생활수선, 아름답고 예쁜 골목길 조성, 일명 뽁뽁이 단열지원 등 수혜자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 등으로 행정안전부 국정평가 지역특화 우수사업으로 선정되어 재정 인센티브 1억원을 확보하는 등 알찬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과 관내 기업들과 단체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충당하고 있으며 사업이 시작된 2009년부터 작년 말까지 총 6천145가구에 대한 집 고치기 사업을 완료했다.수혜자 만족도 조사 결과 대다수가 만족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다.생활 불편을 느끼면서도 마땅히 부탁할 곳도 없고 자금과 기술 조달의 어려움 속에서 애태우시던 독거노인과 장애인들께서 자원봉사자들의 재능기부로 주거환경이 개선된 모습에 함박웃음을 지으시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마음이 뿌듯해진다. 많은 자금과 고도의 기술로 현대식 주거공간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우리 주위에는 매우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계신 많은 분이 주위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현실을 생각할 때 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천시는 올 연말까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군·구 장애인복지관과 읍·면·동 맞춤형 복지 전담팀을 통한 수혜자 발굴을 강화하고, 겨울철에 취약한 저소득 소외계층 보호를 위한 주택 단열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사회의 관심도 제고를 위해 매월 1회 인천형 자원봉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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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교 그리고 광교… 지면기사
요즘 광교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답니다. 얼마 전 서울에 사는 지인이 자네가 사는 광교에 웬 망루가 있고 그곳에 살고 계신 고은시인님을 왜 나가라고 하냐고 해서 광교 설명에 한참을 애먹은 일이 있기도 하였지요. 광교산(光敎山) 아래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광교라는 공통의 명칭을 사용한답니다. 수원의 광교신도시도 그렇고 용인 상현동의 일부 지역도 광교란 명칭을 쓰고 용인 신봉동 분들도 광교산 자락이란 좋은 환경속에서 살고 계신답니다.그래도 원조 논쟁을 벌이자면 광교산 밑에 살고 계시는 수원 연무동 분들은 예로부터 상광교, 하광교라고 하여 광교의 명칭을 우선 사용하셨고 광교산이 경기권은 물론 서울이나 전국에서 찾는 등산코스로 환영받은 이후에는 '광교 보리밥집'이란 새로운 명물이 탄생하기도 하였지요. 엄밀히 제가 사는 광교신도시는 광교산 자락의 수원 이의동과 하동을 개발한 것으로 광교라는 명칭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빛으로 세상을 가르친다'는 멋진 의미이기에 만족을 하고 있답니다.세간의 이목을 받은 그 광교도 우리와 같은 광교이기에 무슨 문제로 그런가를 알아보니 다 사람 사는 문제란 걸 알았답니다. 그 광교분들이 몇십년간 그린벨트와 상수도보호구역이란 2중의 규제를 받으며 자신의 재산권 행사에 많은 어려움이 계셨고, 그러던 중 광교산 입구에 있는 광교저수지가 전쟁이나 위급시에 활용하자는 의미인 비상취수원이었는데 이를 해제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환경단체와 그 광교에 사시는 광교분들의 의견이 달라 결국은 비상취수원 해제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 제가 알고 있는 사람 사는 문제이지요. 더욱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어려워 편하고 짧게 설명드렸지만 결코 녹록지 않은 사람 사는 문제랍니다. 저는 그 광교에 살고 있지 않아서 그분들의 큰 고통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환경단체의 사람도 아니라 광교저수지의 환경적 가치가 얼마나 큰지는 잘 알지 못한답니다. 그런데 한가지는 잘 알고 있지요. 그것이 고은시인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제가 고은시인님을 평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솔직히 고은시인님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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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행주산성 파노라마속 전투상황 떠올리며… 지면기사
행주산성에 관해 경인일보가 지난 4월 20일·21일·24일자 비중있는 연속 보도에 이어 5월 2일자 17면에 '하이앵글 시즌 1 성곽을 보다'라는 타이틀로 행주산성을 항공촬영한 사진을 지면 전체에 실었다.기자의 설명과 함께 행주산성과 주변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파노라마 사진으로 독자에게 보여주는 선물이었다.임진왜란 당시 행주산성의 상황을 추상할 수 있었던 사진이기도 했다. 고려시대 행주현과 고봉현이 1393년 통합된 고양군 행주산성은 왜군과의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다. 1592년 5월 서울은 왜군들에게 점령당하는 처지에 놓인다.서울 성곽 안에서는 유수대장 이양원이 병력 3천명과 선조 임금을 보위하며 지키고 있었고 성 밖에서는 원사 김명원, 부사 신각이 병력 1천명으로 서울을 수비하고 있었다. 충청도에 주둔하고 있는 신립 장군 부대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던 왜군의 일부는 양지~용인을 거쳐 경기 광주 제천정(루정)을 지나 서울로 진입하고 있었다. 성 밖에서 서울을 수비하고 있었던 김명원과 신각은 병력수에 밀려 왜군들과 제대로 격전을 겨루지 못하고 양주 쪽으로 퇴각하고 말았다. 인천을 거쳐 서울로 진격한 왜군들도 합세하여 동대문에 모인 병력이 1만5천명이라는 소식을 들은 유수대장 이양원은 병력과 함께 선조 임금을 호위하며 피신하게 되고 왜군들에게 완전 장악당하는 처지에 놓인다.행주산성은 군사적 요충지였다.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동쪽으로는 창릉천이 있으며 전면으로는 늪지대가 자리하고 있어 천혜의 군사기지다. 서울이 함락됐다는 소식에 권율 장군은 서울 탈환진격에 나서며 휘하병력 2만명을 이끌고 수원 독성산성에서 출발하여 시흥(금천)~양천~한강을 건너 행주산성에 도착, 진지를 구축하며 경계에 나선다.서울 근교에서는 서울을 장악하고 있는 왜군들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진격하려고 창의사 김천일, 충청수사 정걸이 강화도로 가서 수군들과 한강진입로를 봉쇄하고 경계에 나서고 있었다. 통진에서도 충청감사 허기가 주둔하며 서울을 측면으로 협공하는 군사작전이 있었다. 행주산성으로 권율 장군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한 왜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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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접경지역 정책, 프리존과 DMZ 구분해야 지면기사
한강하구는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불안한 접경지역으로 인식돼 있다.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강하구에 대해 삼엄한 경비를 서는 비무장지대(DMZ)로 많은 사람이 오해한다. 그러나 김포가 접한 한강하구는 정확히 정전협정으로 지정된 '한강하구 중립수역(Free Zone)'이다.한강하구 중립수역은 휴전선·비무장지대·휴전선·북방 및 남방한계선 등과 비교할 때 개념과 의미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한강하구 중립수역은 육상 분계선이 끝나는 파주 만우리에서 임진강 물길과 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조강을 거쳐 서해에 닿으며, 최종 강화도 서도면 볼음도까지 67㎞에 이른다.정전협정문에 중립수역은 "한강하구 수역으로서 그 한쪽 강기슭이 일방의 통제 속에 있고 그 다른 한쪽 강기슭이 다른 일방의 통제 속에 있는 곳은 쌍방 민간선박의 항행에 이를 개방한다. (중략)쌍방 민간선박이 항해하는 데 있어 자기 측 군사통제하에 있는 육지에 배를 대는 것은 제한받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양측 군사정전위가 1953년 채택한 '한강하구에서의 민간용 선박 항행에 대한 규칙 및 관계사항'에서는 군사정전위의 허가 없이 군용 선박을 비롯해 병력·무기·탄약을 실은 민간용 선박 출입을 금지하고 양측 모두 중립수역에서 쌍방 100m까지 진입할 수 없게 했으며, 군사정전위에 등록한 선박에 한해서만 중립수역 중앙으로 항해할 수 있게 했다.연천과 파주, 김포가 전부인 경기도 접경지역은 위와 같이 '한강하구 중립수역'과 'DMZ'로 엄연하게 구분되고, 적용 근거와 접근 방법 등 모든 것이 판이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껏 접경지역을 그냥 'DMZ'로 뭉뚱그려 해석하고 사실상 같은 방법으로 지원과 개발을 논의해 왔다.지난 2007년 열린 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서해 공동어로 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한강 하구와 임진강 하구 수역에 공동 골재채취 구역 설정, 6·25 전쟁 당시 유해 공동 발굴 등을 합의한 바 있는데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수자원·해양자원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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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중남미에서 구직희망 젊은이들에 영감을 주는 이야기 지면기사
오랫동안 중남미에서 생활하고 있는 필자는 기회의 땅 중남미로 우리 젊은이들을 많이 진출시킬 수 있는 방안을 늘 고민하고 있다. 기술과 재능을 갖춘 젊은이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중남미 간 관계도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좌절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젊은이들이여 세계를 향해 꿈을 펼쳐라"라는 주제로 수차례 대학순회 특강을 통해 중남미를 소개한 바도 있다. 삶의 방향을 정하지 못해 소중한 대학 생활을 방황하며 보내는 서글픈 현실에 인생의 선배로서 미안함과 함께 더 다양한 기회를 찾아 중남미 같은 개도국으로 시야를 돌리는 것도 좋다고 권유하면서 그 방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였다. 최근 멕시코 유명한 호텔에서 중간 지배인으로 일하는 프랑스 젊은이와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 젊은이는 자신의 직급이면 자국에서는 멕시코보다 2~3배 정도 더 보수를 받을 수 있지만 비싼 물가와 높은 세금 등으로 저축은 불가능하고, 여유롭고 행복한 삶 역시 멕시코보다 영위하기 힘들다 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자신의 직급까지 승진하는데 최소 10년, 총지배인까지는 30~40년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자국에서 2년, 멕시코에서 추가로 2년간 공부한 후 취직해, 4년 만에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멕시코 소재 최고급 호텔 중간 간부가 되었다면서 향후 10~15년 정도면 호텔 총지배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총지배인의 꿈을 향해 구슬땀 흘리며 친절하게 일하던 멋진 그 젊은이의 아름다운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세계적인 휴양지가 널려있는 멕시코에는 최고급 호텔이 2천여 개 있으니 그만큼 기회가 많은 것이다. 일자리 부족은 글로벌리제이션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문제 해법 역시 변화된 패러다임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 혁명시대에는 세계화가 더 심화될 것이다. 서둘러 우리 젊은이들이 오지를 마다 않고 지구촌 곳곳으로 진출시켜 광역화된 시장을 기반으로 우리의 미래지향적인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신의 발달로 중남미와 같은 개도국에 무궁무진한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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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중근! 훌륭한 어머니에 훌륭한 자식 지면기사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후 여순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안중근과 그의 어머니 간 동생들을 통해 전해진 말이 감동을 준다. 안중근은 동생 정근·공근이 여순 감옥으로 면회 왔을 때 어머님께 불효한 점을 용서하여 주시라 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훈시 말씀을 여쭤달라고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안중근 어머니는 흐트러지거나 비통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너는 옳은 일을 했다. 그러니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라, 대의를 좇아 죽음을 선택하라, 이것이 나에 대한 효도다"라며 형에게 알리라고 했다.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그 어느 어머니 못지않게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였다. 그런 어머니가 아들에게 재판을 받으면서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죽음을 택하라고 한 것은 조국 독립을 위해 정의를 택한 아들 못지않게 훌륭한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영웅은 결코 우연히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안중근에겐 그런 훌륭한 어머니가 있었다. 안중근 어머니는 "천하를 자기 책임으로 하는 숭고한 정신을 가지라고 했다. 그렇게 하면 영원히 사람들의 경의를 받을 것이다" 라고 마지막 부탁을 했다한다.안중근은 조선과 중국 등지를 전전하면서 교육구국, 의병구국을 주창했으며 일제의 침략야욕을 폭로했을 뿐만 아니라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암울함에 빠진 당시 사람들에게 항일 구국투쟁의 일대 전환기를 가져다주었다. 특히 식민지국가 국민들이 민족해방과 독립 쟁취를 위한 투쟁의 정당함을 세계만방에 행동으로 깨우쳐 줬다. 안중근은 의병 참모중장 신분으로 적의 괴수 이토 히로부미에 총을 쏴 그가 쓰러진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태연하게 "대한독립 만세"를 세 번 외쳤다. 그리고 순순히 잡혀 1910년 3월 26일 중국의 여순 일러 감옥 형장에서 순국했다. 그를 두고 중국 민주주의 혁명 선구자인 손증산은 "공적이 삼한을 뒤덮고 이름을 만방에 날리니 비록 100년을 살지 못하여도 천추에 영생하라. 약소국가를 짓밟은 죄인 강대국의 재상 이토 히로부미가 이국땅에서 쓰러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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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크로아티아의 발자취를 따라 지면기사
지난 5월 16일 이른 새벽. 수원시의회 의원 5명과 집행부 직원 2명이 일명 남친회를 결성하여 크로아티아로 7박 9일의 연수를 떠났다.이번 연수가 뜻깊고 남달랐던 것은 기초의원으로서 정치의 길을 15년 이상 걸어오면서 처음으로 도전해 보는 배낭여행 연수였기 때문이다.늘 집행부가 짜 놓은 계획과 이끌림에 따라다니고 둘러보는 식의 연수 일정에서 탈피하여 일행이 하나가 되어 항공, 숙박, 렌터카 등의 필요한 것들을 계획하고 모든 일정을 우리가 알아서 소화해야하는 것이었다.배낭여행이라 함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고 그게 뭐 특별하냐 싶겠지만 우리 팀은 평균 연령이 50세 이상으로 배낭여행을 선뜻 나서기엔 쉽지 않은 나이인지라 국제 고아가 되지는 않을지 준비 과정부터 해프닝이 쏟아졌다. 각자 집에서는 먹거리를 잔뜩 싸주며 굶지 말고 잘 먹으라는 당부와 함께 다 늙어 뭔 고생길을 가나, 마지막 가족들에게 남길 말은 없냐는 등 걱정을 가득 안고 시작한 연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누구도 외국어에 능통한 자도 없었으며 새로운 모험이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출발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크로아티아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확히 말하면 비용 절감을 위해 경유 일정을 택한 탓에 중간에 파리 공항에 내려 환승해야 하는 항공 일정이었다. 첫 번째 관문인 비행기 환승은 잘 통과했는데 밤이 돼서야 도착한 자그래브공항에서는 차량을 렌트하는데 긴장을 하다 보니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결제 카드비밀번호 조차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는 듯 이것도 잘 통과하였다. 운전은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진 나만의 몫이고 임무였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한국에서도 운전 중 높은 다리나 낭떠러지 같은 곳은 되도록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의 여정 중 두브로브니크에서 몬테네그로 코토르로 이동하는 길은 얼마나 험했던지 바짝 긴장해서 운전을 했다.일정 중 식사는 전통시장 체험의 시간도 가질 겸 직접 장을 보고 숙소에 가서 음식을 준비하였다. 때문에 우리는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형 숙소를 이용하였다. 각 숙소마다 현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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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민단체, 주차장 조성 왜 발목 잡는지 지면기사
필자가 67년째 사는 인천 중구 송월동은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활력이 없고 조용한 동네에 불과했다. 어느 날 활기찬 기계 소리와 시끌벅적하게 건설 기술자들이 오가더니, 마침내 아름다운 동화마을이 탄생하게 되면서 마을에 활력과 생명이 넘치게 됐다.중구에 수도권 대표 관광지인 '송월동 동화마을'이 탄생하면서 관광객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명작동화 등을 주제로 건축물과 담장 등을 입체적으로 구성했고, 거리별로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을 찾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이국적이고 동화적인 풍경에 골목 곳곳을 누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듯 활력이 넘치는 마을이 되었지만, 이곳 주민들은 주차장 등 공공시설 부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관광객들도 연일 주차장민원을 제기할 정도다. 이에 주민들이 나서 구청에 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설치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그 결실로 일차적으로 주차장 건립이 성사돼 공사를 벌이려 하는데 느닷없이 시민단체로부터 반대의 목소리를 들었다. 시민단체는 1912년 일본인이 설립한 국내 최초의 비누공장인 '애경사'가 있던 자리고, 1954년 애경유지공업으로 바뀌어 오늘날 애경그룹으로 발전했으며 역사적으로 보존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마을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단체의 주장이 현실성이 얼마나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하나둘이 아니다. 첫째는 전문가 단체들이 동화마을 주민이나 구에 충분한 설명도 없다가 건물을 철거하려니까 갑자기 나타나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둘째는 그리고 이 건축물이 애경그룹과 연관되어 있고, 그룹에서도 애착이 있느냐다. 만일 애경그룹이 애착이 있었다면 전문가 단체들이 아니더라도 그룹이 직접 나서 이미 잘 보존시켰을 것이다.한가지 예로 한화기념관을 조심스럽게 언급해본다. 남동구에 위치한 한화기념관은 한화그룹의 모태인 한화 인천공장이 1952년 창업 이후 2006년 공장 이전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까지 화약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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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몽실학교 학생들이 '창업'에 도전했다 지면기사
아르헨티나 교육 개혁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중·고교 교과과정에 기술교육 2년, 창업 및 기업가 정신 교육 3년이 포함된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마주치게 될 현실이 무엇이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가르치려는 시도에서 시작된 것이라 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직면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회복력을 키워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을 육성하는 것은 여러 나라 교육의 공통 과제다.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자신의 삶과 진로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춰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 역량' 이 핵심 역량으로 설정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경기도교육청 몽실학교 학생들이 올해 10개의 창업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냈다. 주제와 분야도 가지각색이다. 데이트미션(청소년과 성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 형성), 다양한 시선으로 보는 이야기(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높이기 위한 물품을 제작해 사회적 인식을 개선), 몽실상점(획일화·몰개성화를 대체해 나만의 특별한 디자인을 가진 물건을 개발), 시나브로 SU(잊어서는 안 될 역사적 사실을 일깨우는 상징물 제작), 유자청 잡화점의 기적(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 개선), 위잉위잉(몽실학교 옥상에서 벌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알아감) 등이 창업 프로젝트에 도전한 학생들의 활동이다.학생들은 창업 프로젝트를 시도하게 된 계기가 이윤도 이윤이지만, 사회적으로 유익한 가치를 친구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창조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로맨스그레이(Romance grey) 프로젝트를 보면 학생들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지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학생들은 의정부지역 노인 인력의 활용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혔다. 둘째, 학생들은 업 사이클링(Up cycling) 제품을 제작하여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셋째,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고령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