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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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민정아 고마워! 지면기사
결혼 연령 늦어져 출산율도 OECD 최하위딸이 스물아홉에 결혼할 남자 데려와 안도독일서 가족들과 와 2주간 머물다 돌아갔다오빠 잃고도 잘견뎌 행복한 가정 이뤄 대견"도대체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아 걱정입니다." 마흔을 훌쩍 넘겼음에도 결혼하지 않은 딸을 걱정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오빠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평생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딸의 마음을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과연 결혼 적령기라는 게 있을까?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 남자의 경우 27.9세, 여자는 24.76세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 군대 다녀와 대학 졸업 후 1년 정도 직장 생활하다가, 여성의 경우 대학 졸업 또는 직업을 가진 후에 결혼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도시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늦게, 농촌 등 시골의 경우는 좀 더 일찍 결혼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 점점 늦어지는 추세를 보인다. 2003년 드디어 남자의 경우 30세를 돌파했고,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2022년에는 남자 33.72세, 여자 31.26세로 1990년대와 비교하면 5.83세, 6.48세가 늦어진 셈이다. 30대가 결혼하지 않은 비율을 살펴보면 남자의 경우 두 명 중의 한 명 꼴인 50%이상이, 여성은 34%나 된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노총각, 노처녀의 기준을 40대로 올려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이렇듯 결혼 연령이 점점 늦어짐에 따라 출산율도 OECD국가 중 우리나라가 최하위라고 하는 언론 보도를 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적정한 나이(이른바 생물학적 적령기라고 해 두자)에 결혼해서 손자 손녀를 볼 수 있게 해 주는 게 대부분의 부모의 가장 큰 바람이지만 앞에서의 예와 같이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이다.19년 전 군대 간 지 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난 아들 생각이 난다. 정확히는 2005년 1월 18일 유난히도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날 최전방 철책선 안에서 보초근무를 마치고 귀대하던 중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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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재범률 낮추려면 인식 바꿔야 지면기사
대개 사회적응 실패 탓 잘못 반복배척만 한다면 사회에 더 큰 위험법무보호위, 교육·주거 등 돕지만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선입견 해소새사람 되려는 노력 관심 기울여야사람의 생각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오랫동안 관습처럼 굳어진 생각이라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인식 개선을 소리쳐 외치는 것도 이런 어려움 때문일지 모른다.법무보호복지 분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과거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던 범죄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를 들면 사이버범죄, 성범죄, 마약 등 신종범죄가 폭증하며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하고 우려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바로 재범률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교화되지 못하고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다. 재범을 하게 되는 동기는 사람마다 가지각색이겠지만 대체로 공통되는 건 사회 적응 실패다.법이 정한 죗값을 치르고 나온 사람에게 사회는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신경이 쓰이고 부담스럽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새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일자리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취업시장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다 보면 과거의 잘못이 항상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는 상당히 위험한 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사실 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을 포용하기란 말처럼 잘 되지 않는다. 우선 의심하게 되고 경계하게 되는 건 아마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똑같은 잣대로 판단해 배척만 한다면 사회에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선 누군가 나서야 하며 그렇게 시작된 사업이 법무보호복지사업이다.우리나라에서 법무보호복지사업이 처음 도입된 건 1910년께로 보고 있다. 당시 인천구호원이 시초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면수(출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일을 맡았다. 그로부터 11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업은 현대의 복지사업으로 모습을 갖추게 된다.법무보호위원회는 오늘날 법무보호대상자의 사회 복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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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복(公僕)의 의미는 '노비' 아닌 '상호존중' 지면기사
공무원을 영어로 'Civil Servant' 또는 'Government Employee'라고 한다. 정부의 행정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 정부에 의해 고용된 사람을 뜻한다.여기서 쟁점이 될 만한 게 'Servant'의 의미다. Servant는 1천200년경부터 사용된 servaunt에서 유래해 '개인 또는 가정에서 일하는 종이나 노예, 군주에게 봉사의 의무를 가진 사람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 영어권에서 공무원을 노예나 종으로 해석하는 경우는 없다.우리나라에선 공무원을 '공복(公僕)'이라 칭하기도 한다. 공복이란 단어는 국어사전에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으로의 공무원을 말함'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단어 속 '복(僕)'의 의미가 '종'이나 '머슴'으로 해석되다 보니 아직도 과거 조선 시대의 '공노비'로 해석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 듯하다.민원처리과정에서 공무원을 향한 온갖 욕설과 하대, 폭력 등은 이러한 저급한 인식이 투영된 결과다. 얼마 전에도 김포시 9급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집중포화식 개인신상 공개와 비난, 온라인상에서의 수많은 욕설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상식적 공격행위는 이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2018년 용인에서는 9급 여성 공무원이 난방비 지원문제로 시비를 걸던 민원인의 흉기에 세 차례 찔려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이 있었다. 2021년 포항에서는 택시감차사업을 빨리 끝내라고 무리하게 요구하던 민원인이 공무원에게 염산테러를 자행했고, 올해 1월 파주에서는 환경관련 민원인이 공무원의 머리를 쇠망치로 가격하는 사건이 있었다. 공무원을 하대하는 인식이 악성민원으로, 악성민원이 폭력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MZ세대 공무원들의 가치관도 달라졌다. 공무원 6천1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022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서 '개인적 가치보다 공직의무를 중시 여겨 업무를 수행한다' 항목의 답변이 3.49(만점 5)로 전년(3.58)보다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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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경기교육 '100년지대계'를 위한 기대와 당부 지면기사
임태희 교육감 잦은 조직개편'미래교육' 정책 불안과 걱정코로나 등 남긴 상처 기억하고현장 목소리 귀기울여 대변해야학령인구 급감 빠른 대처 필요필자는 1년 12달 중 3월만큼 생명력과 활기가 넘치는 시간도 없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이 움츠렸던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가득한 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런 활기찬 생명의 기운은 새 학년이 시작되는 학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제 막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어린 학생의 아침 등굣길과 그 자녀의 발걸음을 바라보는 학부모에겐 3월은 새로운 설렘이자 부푼 꿈 가득한 희망을 주는 시간이다.하지만 설렘과 희망의 계절인 3월에 대대적으로 시행된 경기도교육청 조직개편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에는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흔히들 교육은 '100년지대계(100年之大計)'라고 한다. 이는 교육의 목적이 희망찬 내일을 상상하고 오늘을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한 명의 학생의 삶은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고 풍요롭게 하는 힘이자 원천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은 세밀하게 준비해야 하며, 그 정책을 추진하는 경기도교육청 조직 역시 흔들림 없이 굳건하게 소임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2024년 3월 경기도교육청의 조직개편은 2022년 7월 시작한 민선 8기 임태희 교육감 취임 이후 2번째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자 2023년 3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이뤄진 조직개편이다. 이렇게 잦은 조직개편으로 100년의 미래를 바라보는 견고하고 치밀한 교육정책을 만들 수 있을지 필자는 불안과 걱정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민선 8기 임태희 교육감 교육정책의 핵심은 '미래교육'이다. 이제 미래는 더 이상 과거의 성공 사례가 반복되지 않는 시대다. 우리 아이들의 삶과 경기도의 내일을 위해 경기교육이 더 새롭고 희망찬 미래로 도약하기를 바라며 몇 가지 당부의 말을 경기도교육청에 전한다.첫째, 아직 남아 있는 아픈 상처를 기억하는 경기도교육청이 되었으면 한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의 얼굴을 뒤덮은 방역마스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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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혼소송과 아동학대 지면기사
아이의 행복 우선시 한다면학대 아빠와 갈라놓기 전에둘 사이 관계회복 노력이 먼저부모 잘못 있어도 역할 지속위해만남 단절시키는 방향 안된다"우리 아이를 학대하는 아빠와 만나게 할 수 없어요."훈육 중 화가 나서 세 살배기 아들의 엉덩이를 걷어찬 아빠를 엄마가 신고해버렸다. 아빠는 위 아동학대 행위로 인해 자녀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을 받게 됐다.이 부부는 이혼소송 중이었는데, 엄마는 아이가 아빠를 보면 학대 트라우마가 되살아난다는 정신과 의사의 소견서를 이혼 담당재판부에 제출했다. 이후 아빠와 아이는 1년 넘게 진행된 이혼 소송 내내 만나지 못했다.가정법원에서는 이렇게 이혼과 아동학대 사건이 맞물려 진행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보호자가 아동을 학대한 경우라도 사안이 심각하지 않아서 교육, 상담, 치료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형사법원이 아닌 가정법원이 담당한다.보호자의 대부분은 부모다. 추가적인 학대가 우려되어 자녀를 보호할 필요가 있으면 가정법원의 아동학대 담당 판사는 접근금지를 명하기도 한다.서울가정법원에서 이혼 소송 재판장이었을 때 앞서와 같은 사례를 보면, 나는 고민에 빠졌다.아빠에게 자녀를 만나도록 허가했다가 또다시 아동학대가 일어나게 되면 어떡하지? 아이 엄마가 이혼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사건과 아이의 상태를 과장하는 것이 아닐까? 아빠가 아이를 때린 건 사실인데, 굳이 도와야 하나?이혼 후 면접교섭을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이혼 소송 재판장으로서는 접근금지가 된 사건이라도 아이와 아빠의 상호작용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이들의 관계를 제대로 보고 판단하지 않으면, 이후 법원의 손을 떠난 이들은 영영 회복의 기회가 없을지도 몰랐다.법원 면접교섭실에서 아빠와 아이를 만나게 하고, 아동심리 전문가로 하여금 아이의 반응을 관찰해보도록 하였다.뜻밖에 어린아이는 체벌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금세 아빠와 장난감을 가지고 즐겁게 놀았다. 조금 큰 아이들은 아빠의 진심어린 사과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으면 이내 마음이 풀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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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 히포크라테스와 나이팅게일 선서가 주는 교훈 지면기사
의료현장 비어가는 불행한 현실의사없는 병동 간호사들 발동동배워온 봉사·희생정신 대처 당혹 정부·의사 갈등 국민 근심 깊어져'환자' 두고 그 누구도 싸워선 안돼현직에 있는 후배 의료인이나 간호사가 된 제자에게서 듣는 지금의 의료현장 소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깊어만 간다. 이제는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조차 모를 만큼 극으로 치닫는 갈등에 피로감마저 느낀다.새삼 간호대 학생이 임상실습을 나가기 전에 하는 '나이팅게일 선서'가 떠올랐다. 나이팅게일 선서의 원문을 보면 'calling'이란 말이 나온다. '부름을 받들어' 정도의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말 '사명'과도 뜻이 통한다.간호사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통해 고귀한 부름에 응해 선택받은 자로서 그 사명감을 가슴에 새기고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 종사한다는 것은 이처럼 숭고한 책임과 의무를 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원래 초기 나이팅게일 선서는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참고했다. 나중에 개정을 거치며 의사의 조력자로서 역할도 명시되게 됐다. 조력자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손발을 맞춰야 할 필연적 파트너 관계임은 틀림없다.나이팅게일 선서를 할 때 두 손으로 촛불을 떠받치는데 촛불은 어둠을 비추는 봉사와 희생정신 등을 상징한다. 조용히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절로 숙연해지며 겸허해지는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불행히도 지금 의료현장은 비어가고 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던 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사정도 모르는 바 아니다.문제는 돌봐야 할 환자들은 그곳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고 그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그들의 조력자인 간호사들은 의료현장에 남아 나이팅게일 선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불명확한 조력자의 역할일 뿐이다.지난 코로나19 시기 많은 간호사가 환자 곁에서 쓰러졌다. 감당할 수 없는 업무 폭증에 의료현장은 사투의 현장이었다. 그래도 손발을 맞춰 끝내 버텨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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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의정(醫政) 갈등 지혜로 풀자 지면기사
정부·의료계·대학, 각각 다른 셈 갈등 지속밥그릇 타령만 한다고 치부한다면 더 대립'응급실 뺑뺑이' 등 피해 고스란히 국민 몫정치, 상대방 입장서… 의료, 기득권 양보를의과대학 정원 2천명 확대 발표로 불거진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이슈에 밀리고 해결될 줄 기대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서로 주장이 팽팽해 합의도, 조정도, 중재도 이뤄지지 않는 형국이다. 결론은 정부와 의료계, 대학이 각각 다른 셈을 하기 때문이다. 산은 하나인데 접근하는 길이 각각 다르다.의정(醫政)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지혜다.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라 본질을 보라는 것이 지혜의 요체이고 갈등 해결의 열쇠다. 이번 문제도 그렇다. 의사 수 부족 문제와 배치의 문제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한쪽에서는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다른 한쪽에서는 의료비 증가나 과연 교육이 가능한가를 따지고 있다. 둘 다 맞는 소리다. 정부는 정부대로 의료계는 의료계대로 서로의 존재 목적에 충실하고 있다는 것이다.정치는 공익과 사익, 경제적 이익이나 국민의 권리를 권력자들이 권위적으로 분배하는 행위다. 그러나 그 분배 방법과 절차에 있어서는 지도자의 역량, 집권 세력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어느 외국에서는 유치원 하나를 짓는 데 3년이 걸렸다고 한다. 수십 번 이상 회의를 여는 등 주민 의견을 모아 설계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유치원 건물은 지금 그 도시는 물론 전국의 모델이 됐다고 한다. 또 140년째 보수 공사를 하는 성당도 있다. 우리에게는 가당치 않은 시간 낭비일까. 정치인은 임기 내에 무언가를 해 놓아야 일한 줄 안다. 조급증에 걸려 필요한 절차나 의견 수렴은 줄이거나 생략한다. 절대 공기(공사기간)를 맞추려면 그 선행 단계를 단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명장이나 명품이 하루아침에 나오는 게 아니다. 명품 정책 또한 같다. 국민 건강과 복지에 관련한 정책이 공론화되지 않은 밀실에서 결정될 때 명품 정책은커녕 사회적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뜬금없는 소리이지만 동양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여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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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트렌드 '만학'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지면기사
'100세 시대' 교육여건 더 좋아져새로운 생존의 길 '평생교육'정부·지자체·대학, 더 확대해야일상 파고들고 많은 사람 갈망'만학' 용어 사라질 날 머지않아올해 초 92세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해 국내에서 화제가 된 한 여성에 관한 보도를 보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화제의 주인공은 박사학위 취득에 그치지 않고 책까지 펴내 독자들과 만나는 행사까지 여는 열정을 보였다.그는 고령화 시대 우리 사회의 많은 고령자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산업화의 물결이 일던 1961년 대학을 졸업해 그로부터 무려 63년만에 이뤄낸 기적과 같은 성공담이 아닐 수 없다.그런데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 사회에 이제 만학을 위한 교육 여건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40·50대 중년이 대학에 재입학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과거 한때 만학은 여러 사정으로 배움의 때를 놓쳐 늦은 나이에 배움을 이어가는 것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만학도는 흔치 않았으며, 만학도로 불리는 것을 다소 창피하게 여기거나 이를 희화화하던 일도 더러 있었다.이는 평생교육이 활성화되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지금은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사정이 변했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평생교육이 필수인 시대를 살고 있다.지금의 대학을 돌아보면 40·50대 중년은 말할 것도 없고 60·70대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강좌가 넘쳐나고 있다. 그야말로 대학 캠퍼스가 만인을 위한 배움터가 된 셈이다. 대학을 가리켜 '상아탑'이라 부르며 추켜세우던 시절은 지났다.이런 변화는 국가나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현상이란 건 말할 나위 없다. 국가나 지자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만학을 장려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중년이나 노령자가 평생교육을 통해 새 일자리를 얻는다면 인구감소 시대 이들은 여전히 사회에서 생산인구로 남을 수 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사이클은 당연시될지 모른다.대학은 지금 이를 대비해 체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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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유치 결정이 공정하길 바라며 지면기사
광주시-수원시 경쟁중, 12일 결정인프라 측면 '다윗과 골리앗' 대결수원, 지방재정영향평가 절차 생략규칙 무시한 스포츠는 폭력일 뿐선수들에 페어플레이 모범 보여야193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영국의 주디 기네스 선수는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 금메달을 노리고 있었다. 기네스는 오스트리아의 엘렌 프라이스 선수와의 결승전에서 자신이 앞서가던 상황에서 심판들에게 프라이스가 성공한 두 번의 공격이 채점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그 두 점이 인정되며 기네스는 결승전에서 패하고 프라이스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기네스는 양심선언을 하면서 기꺼이 금메달을 포기했고 은메달을 목에 거는 데 그쳤지만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신의 명예를 지킨 선수로 칭송을 받게 됐다.'페어플레이'는 16세기에 영국의 상류 계급 사이에서 유행되던 사교로서의 스포츠 매너에서 유래한 말로 훗날 19세기의 퍼블릭 스쿨(public school)에서 성격 형성의 수단으로서 스포츠가 강조되자 페어플레이 정신이 강조됐으며 이 개념은 점차 외국에도 보급됐다. 현재에는 공정하게 규정을 준수하고 정정당당하게 경기하는 태도를 뜻하며 스포츠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분야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됐다.광주시와 수원시는 '2026~2027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12일 경기도체육진흥협의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원시는 명실상부 경기도의 수부도시이며 프로야구와 축구, 배구, 농구 등 4대 리그 홈팀과 이미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10회와 전국체육대회도 개최하는 등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광주시보다 모든 면에서 체육 인프라가 월등하다.반면, 수원시에 비해 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광주시는 지난해 종합운동장을 착공하는 등 부족한 시설에 대한 준비과정과 시민과 함께하는 경기도 종합체육대회를 강조하기 위해 7만3천여명이 동참한 유치기원 서명부를 현장 실사단에 전달했다.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수원시가 절차를 지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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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보험재정 지키는 골든타임,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으로부터 지면기사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르면 향후 5년의 건강보험 재정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당기수지가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되고 규모가 매년 커질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물론 수입과 지출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전망이 가능하나, 이 대목에서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고심해볼 필요가 있다.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이 국민의 의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는 반증인 동시에 효율적인 지출 관리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고도 해석된다. 그 방안의 하나로 재정누수 방지를 위한 공단 특별사법경찰권한(이하 특사경) 도입을 들 수 있다.필자는 지난달 인천경기지역본부에 부임한 이래 업무파악과 정책추진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각종 현안과 통계에도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불법개설의료기관과 면허대여약국(이하 사무장병원)의 폐해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새삼 각인되었다.비(非)의료인이 의료인을 내세워 운영하는 사무장병원은 개설 자체가 불법이다. 이들이 지난 14년간 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편취한 금액은 3조4천억원에 이른다. 모든 인천경기지역민이 1년 동안 납부할 지역보험료와 같고, 건강보험 수가를 5.6% 인상할 수 있는 규모다. 인천경기지역만 적발금액이 8천175억원이나 되지만 그중 징수액은 523억원, 징수율은 6.4%에 불과해 보험재정 안정성 또한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더욱이 영리 위주의 과잉진료, 산삼약침 사기, 통원환자 가짜 입원확인서 발부 등 국민의 건강과 의료시장을 교란시키며 위협하고 있다.공단은 사무장병원을 단속해오고 있으나 자금흐름 추적과 관련자 직접 조사가 불가하여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다. 수사기관은 치안과 강력범죄를 우선 수사할 수밖에 없으니 수사기간이 평균 11~12개월 소요된다. 수사기간 동안 혐의자의 사해행위 등 재산은닉과 폐업으로 편취금액 환수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공단 특사경 도입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국회는 2020년부터 4개 의원실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발의하였으나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민간인 신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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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제는 재정 취약성이 아니다 지면기사
이재명 '경기분도 시기상조' 주장논리적이지도 않고 문제 심각성수도권 분리되려면 '특자도' 최선자치권 부여 발전동력 찾아야북부 주민들 지역주권 회복 원해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3월23일 의정부를 찾았다.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 온 분답게 분도·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책임있는 이야기를 바랐다. 하지만 재정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하면서 분도가 시기상조라 했다. 1980년 민주화 시절부터 40여 년 표출된 경기북부의 염원을 몰라라 한 것은 물론 '논리적이지 않다', '강원도 서도'가 될 것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이 대표의 주장은 논리적인가. 그렇지 않은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염원하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를 알리고 싶다.첫째 이 대표는 재정 취약성의 원인이 군사 규제와 수도권 규제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먼저 해결하고 나서 분도해야 한다 했다.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도지사를 지내면서도 풀어내지 못한 중첩된 규제를 분도 없이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인가 되묻고 싶다. 수도권 규제를 풀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벗어나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 수도권 규제는 과밀화된 서울, 인천, 경기를 규제하여 지방균형발전을 달성하려는 강고한 법에 근거하고 있다. 북부가 경기도의 행정구역으로 남아 있는 한 이 규제를 풀 수 없다는 뜻이다. 한편 북부지역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군사 규제로 인해 산업·교통 인프라 낙후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분리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 즉 서울, 인천, 경기를 수도권으로 정한 규제를 풀려면 경기북부가 분도·특자도가 되는 길이 최선인 것이다.둘째 재정취약성을 벗어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분도가 되면 북부에 1조2천억원 정도의 재정손실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남부에서 지원받아 온 8천억원과 북부 시·군에서 4천억원의 재정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로 경기도의 지방세 수입 중 북부에서 징수되는 비율은 30%가 안 되는 게 사실이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 그동안 남부의 재정기여를 받아 온 북부의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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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5 APEC, 한국은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지면기사
아·태지역 21개국 세계적 경제 협력체 유치부산 前 개최지… 제주·경주 무역담론 부족인천 적합… 바이오 시밀러 글로벌 1위 도시회원국 유학생 품은 곳… 대표주자 바람직2025년 우리나라에서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회의가 열린다. APEC은 아·태지역의 경제성장과 번영을 목표로 정책대화 및 협의를 통해 운영되며 미국, 중국 등 2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협력체이다.21개 회원국 약 6천명이 참여하는 이번 APEC 유치를 위해 인천, 부산, 경주, 제주 등 4개 도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APEC 국제 무대 쇼케이스(showcase)에서 우리의 무엇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까?지금 세계는 실제 두 개 전쟁의 파급효과를 포함하여, 경제전쟁이 가장 중요한 이슈다. APEC 자체가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이고 유치 경쟁 중인 4개 도시 모두 경제·산업 등을 주요 키워드로 설정하고 있다. 포스트모던계 거장 프랑스의 철학자 장 프랑소와 리오타르(Jean-Francois Lyotard)에 따르면 상업자본은 가격 차이가 나는 서로 다른 두 공간적 차이를 이용하여 이윤을 얻는 것이고, 산업자본은 시간적 차이 즉 유행을 만들면서 이윤을 얻는 체제인데 상업자본과 그에 수반된 일체의 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경우에만 산업자본이 도래할 수 있다.현재를 어떤 자본의 시대라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상업자본의 시대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APEC에서 우리가 미래의 번영을 위해 자랑하여야 할 것은 자명하다. 관광상품, 전통문화, 역사 유적 등은 공간적 한계를 생태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시간적 차이, 즉 유행에 있어서도 장점을 부각시키지 못한다. 더구나 역사, 유물, 유적은 대한민국 어느 도시나 각각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에서 고려를 계승하는 도시는 몽고에 대항하고자 천도한 강화도를 품고 있는 인천이 유일하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역사 등의 공간을 활용함과 아울러 시간차이를 극복하고 산업을 활성화할 최대 장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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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 지면기사
수도, 인간 수명 연장 획기적 발명매년 3월22일 '세계 물의 날' 의미유수율 개선 저렴한 요금 구현스마트 관리·안심 서비스 통해ESG 경영 선도 공공기관 될것물, 특히 깨끗한 물을 수도시설을 통해 공급하는 것은 전염병과 기생충의 창궐을 예방해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한 획기적인 발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의 평균 수명은 30년 이상 연장되었고, 현대 도시계획에 있어 상수도는 도시 생존에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취급되고 있다.하지만 사람들은 바쁜 삶 속에서 이러한 깨끗한 물의 중요성을 잊은 채 살아가기도 한다.매해 돌아오는 3월22일은 유엔(UN)이 물 부족과 수질오염에 대응해,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1992년 '세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하고 1993년부터 기념해 온 의미가 깊은 날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부터 7월1일을 '물의 날'로 정해 관련한 행사를 진행하였으며, 유엔의 요청에 따라 1995년부터 3월22일로 변경해 '세계 물의 날'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올해 유엔은 'Leveraging Water for Peace(평화를 위한 물 사용)'을 공식 주제로 선정하였으며, 국내에서는 이를 '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라는 주제로 이어나갔다. 이는 모두의 실천과 지속가능한 물관리로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국민 모두가 함께 이용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함께 누리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라는 주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존재 의의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한국수자원공사와 우리 동두천수도지사는 시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과거부터 현재까지 노력해왔으며, 더 발전된 미래형 상수도를 구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유수율에서도 그간 큰 발전이 있었는데,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지방상수도 운영효율화사업'의 성과라 할 수 있다.수탁 전 사업 대상지역 평균 60.1%에 머무르던 지방상수도 유수율은 2022년 84.8%로 개선되었고, 특히 같은 기간 동두천시 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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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6~27 道체육대회 광주시 유치를 희망하며 지면기사
각종 지역홍보 등 경제적 파급효과 '900억'내달 선정… 道최대 중첩규제로 시설 낙후종목별 경기장 등 '체육 인프라 구축' 발판2026년 준공 市종합운동장서 성공개최 기대2026~2027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유치에 광주시와 수원시가 맞붙었다. 이달 중순 현장실사단 평가 후 4월 중순께 최종 개최지가 선정된다.광주시는 방세환 시장이 2022년 8월 용인시에서 개최된 제68회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폐회식에서 2026년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유치 의사를 밝히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광주시는 사통팔달 경기 동남부 교통의 중심지로서 지리적 이점이 우수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팔당상수원보호구역 등 경기도 최대 중첩규제로 체육 인프라 확대가 늦어져 체육 기반 시설이 낙후돼 있다. 이에 인구 41만여명에 달하는 2023년 5월에서야 광주종합운동장 건립의 첫 삽을 떴고 이는 광주시민들에게 의미가 크다. 1974년 팔당댐 건설 이후 상수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중첩규제에 고통받았고 오는 2026년 2월 준공되는 광주종합운동장에서 경기도 종합체육대회를 개최해 그동안 규제로 피해를 받아 온 시민들께 보상하고자 하는 것이다.시민들의 유치 열망도 뜨겁다. 이·통장 협의회 등 많은 기관·사회단체에서 각종 행사 및 회의가 열릴 때마다 유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치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범시민 유치 서명운동을 펼쳐 7만2천여 명이 서명했으며 릴레이 결의대회도 이어지고 있다.또한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기간 중 연 2만명 이상의 선수단 및 관람객이 유입된다. 경기도 종합체육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632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68억원, 취업유발효과 723명으로 9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역 상업 활성화, 관광 촉진, 외식업체들의 경제적 이익 등 직접 효과 외에도 신문·방송의 간접홍보 효과까지 더한다면 광주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종합체육대회가 광주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다.광주시는 경기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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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늘길 활용한 도심항공교통(UAM) 시대, 활짝 열어야! 지면기사
정부 '교통혁신' 상용화 정책 추진국회도 법률 제정 내달 시행 앞둬안전성 문제 최우선 해결할 숙제킨텍스~김포공항 14㎞ 구간실증사업 차질없이 실행돼야뤽 베송 감독이 만든 영화 '제5원소'는 2259년 뉴욕을 배경으로 플라잉카가 도심 빌딩 사이를 유유히 날고, 빌딩 벽면에 수직으로 주차하는 장면이 나온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현실에서 곧 만날 수 있을까.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특수 항공기(eVTOL, ele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를 이용해 도심 상공을 오가며 사람·화물운송은 물론 응급·재난 상황 대응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 별도의 활주로가 필요 없어 공간 확보에 용이하고 전기 추진 방식을 활용해 친환경적이며 소음이 적다는 강점이 있다. 국토교통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에 따르면 글로벌 UAM 시장은 오는 2025년 109억 달러(약 14조6천억원), 2030년 516억달러(약 68조9천억원), 2040년 6천90억달러(약 813조원)에 달할 것이라 한다.새로운 미래산업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보니 미국과 유럽, 중국은 국가 차원으로 UAM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고, 내로라할 기업들은 UAM 관련 연구와 시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하늘을 날고 싶은 열망은 우리나라도 못지 않다. 교통혁신과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UAM 상용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9년 8월, UAM 전담 부서인 도심항공정책과를 신설했고 2020년 6월에는 K-UAM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47개 단체로 구성된 산학연관 정책공동체인 UAM Team Korea를 발족해 핵심기술 R&D 추진·실증 등 K-UAM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이어 국회는 지난해 10월, 도심항공교통의 도입·확산과 도심형 항공기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항행을 위해 '도심항공교통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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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교에서 육류 소비를 줄이는 교육 지면기사
2023년 교육기본통계 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유·초·중등 전체 학생 수는 578만3천612명으로 나타났다. 유·초·중·고에서 하루 세 끼 식사 중에 한 끼인 중식을 제공한다고 보면 이는 엄청난 양의 식사임에 틀림없다. 만약 이 중에 한 달에 한 번, 1주일에 한 번만이라도 육류 소비를 하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한다면 그 효과는 어떨까? 현재처럼 심각한 지구 기후위기의 시대에 이는 학교를 포함한 모든 교육기관이 고려하고 시행할 필요성과 책임을 느낀다.요즘 채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건강이나 살을 빼기 위해서겠지만 기후변화시대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참여 등으로 점차 그 이유가 다양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우상격인 유명 인사들, 예컨대 베네딕트 컴버배치나 마크 러팔러, 비욘세, 임수정과 같은 국내외 연예인, 그리고 자신의 소신으로 식탁에서 육류를 배제한 일부 유명 철학자들이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광의의 의미에서 채식주의자는 동물성 음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먹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 가운데서도 '비건'은 동물성 제품과 그 부산물을 완전히 먹지 않는 사람들이다. 한국채식연합회의 추정에 따르면 2022년 비건 인구는 무려 200만명이 넘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확인한 비건 표시 식품도 2022년 거의 500개에 달할 만큼 꾸준히 늘고 있다. 또한 유명 식품 기업들도 비건 상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각종 기후변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를 만들 때 나오는 온실가스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1%나 된다고 한다. 또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2006년 발표에 의하면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18%가 축산업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는 교통수단의 배출량 14%보다 더 많은 수치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자동차가 하루 평균 3㎏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햄버거 한 개를 만들려면 75㎏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사실이다.이런 추세에 따라 세계는 이산화탄소 줄이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는 2021년 통과된 기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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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하수 활용법 지면기사
재난 막기위해 체계적 조사·제도개선 필요한국은 1993년 지하수법 제정 안정적 관리한강유역본부, 버려진 물 에너지원 재활용도서지역에 '안정적 물공급' 방안도 마련중우리나라는 연간 강수량의 약 70%가 여름철에 편중된다. 하천경사 또한 매우 급해 홍수가 발생하기 쉽다. 그만큼 물을 관리하고 활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댐에 저장된 물을 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따른 국지적 집중호우와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이에 대한 다양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지하수 활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지하수는 땅속에 있어 보이지 않지만, 지구상에 활용 가능한 담수 중 양이 가장 많다. 이에 세계 각국은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UN세계물개발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도시인구의 약 50%가 지하수를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의존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최근 산업계에서도 지하수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에선 주변 지하수의 활용이 여유롭지 않아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플로리다 지역의 풍부한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제조업체인 대만의 TSMC가 일본 구마모토에 공장을 설립한 것은 양질의 지하수를 이용하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초순수를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지하수 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계적인 조사와 관리,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사용했다가는 뜻하지 않은 재난을 맞게 된다. 실제 강수량이 적고 관개시설이 부족하여 지하수의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나 중동 지역 국가에선 인구집중으로 인해 지하수를 과잉 개발하면서 대수층이 고갈되고 지반침하가 일어나고 있다. 하천건천화와 지하수 의존 수생태계가 파괴되는 위태로운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우리나라는 1993년 지하수법 제정과 지하수 관리사업 시행으로 지하수를 안정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있다. 나아가 2022년 제4차 지하수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여 '모두가 누리는 건강하고 안전한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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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온라인스토킹 '엄정 대응'으로 국민의 일상 지켜야! 지면기사
개정법 '온라인상 처벌 규정' 신설복합적 적용, 연관범죄 190종 달해더 큰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경찰, 3중 체계 구축해 피해자 보호수사중 2차 피해 발생 않도록 주의'스토킹(Stalking)'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방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고의로 쫓아다니면서 집요하게 정신적·신체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일컫는다.이러한 스토킹은 2012년 경범죄처벌법 개정으로 신설된 '지속적 괴롭힘'으로 처벌 조항이 신설된 후, 2021년 4월20일 스토킹처벌법을 제정하여 처벌·제재 대상으로 명문화되어 2021년 10월21일 시행되었다.이후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국민적 요구를 반영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실효성을 높이고자 2023년 7월11일 일부 개정하였다.주요 개정사항으로는 접근금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잠정조치에 추가하여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접근 여부를 실시간 감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국선 변호사를 선정해 법률적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했다.또한 수사·재판과정에서 장기간 피해자 보호가 가능하도록 잠정조치 기간도 최장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하였으며, 수사기관·법원 또는 언론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누설·공개하는 것도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 처벌하도록 했다.특히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의 개인정보나 사진 등을 유포하거나 본인을 피해자로 사칭하여 활동하는 유형의 '온라인스토킹'은 개정 전의 스토킹 처벌법에서는 법망을 교묘히 벗어나 있고 그 처벌 수위 또한 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개정 스토킹처벌법에서는 '개인정보나 개인위치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제공·배포·게시하는 행위',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상대방 등의 이름, 명칭, 사진, 영상 또는 신분에 관한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이 상대방 등인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한다는 온라인스토킹 처벌 규정이 신설되었다.스토킹 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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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접경지역 겨울손님과 사람들의 이야기 지면기사
며칠 전 미리 확인한 오늘의 일출 시각을 떠올리며 잠에서 덜깬 몸을 추스른다. 동트기 30분 전, 두루미가 잠에서 깨어 활동하기 전에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 초소 입구에 도착하기 위해 사무실에서 출발할 채비를 한다.다행히 아침 안개가 끼지 않아 이동이나 조사에는 지장이 없을 듯하다. 겨울 아침 유유히 흘러가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임진강,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과의 만남은 기대만으로도 몸의 생기를 되살린다.어느덧 다가온 민통선의 아침 햇살이 서서히 느껴지면서 주변이 환해지자 어둠 속에서 어렴풋이 형체만 확인할 수 있던 겨울손님 두루미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정기적으로 동틀 무렵에 두루미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은 이곳만의 특화된 업무 중 하나다.우리나라에는 10월부터 7종의 두루미가 시베리아, 몽골, 중국 일대로부터 극한 추위를 피해 남하한다고 알려져 있다. 경기 북부지역인 연천·철원·파주 일대를 찾아오는 두루미 종은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대다수다.연천 지역에서 겨울나기를 하는 2천800여 마리 중에 65%가량이 임진강, 군남댐 상류의 홍수조절지에 도래한다. 우리나라에는 보호종인 철새와 도래지가 동시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6곳 뿐이며, 모두 1980년 이전에 지정되었다.군남 홍수조절지 일대는 '연천 임진강 두루미 도래지'로서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아 2022년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군남 홍수조절지는 비무장지대(DMZ)의 남방한계선과 맞닿아 있다. 비가 많은 여름에는 북한 댐의 갑작스러운 방류에 대비하거나 홍수를 막는 완충지로서, 추운 겨울에는 겨울철새가 발을 담그고 잘 수 있는 여울을 제공하는 월동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또한 해빙기 등 갈수기에는 하류 지역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해돋이와 함께 옅은 물안개가 걷히면서 간밤에 여울에서 잠을 자던 두루미 무리의 자태가 드러난다. 이번 겨울은 여느 해보다 따스한 아침이 연일 이어졌다. 먼저 잠을 깬 쇠기러기 무리가 부산하게 움직이며 떼를 지어 날아다닌다.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난 두루미들이 여울에서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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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지면기사
손에 쥐기도 전 빠져나가는 월급친구들 공무원 제일 편하다 핀잔심란한 마음도 가족들 보면 꺾여다른 세수 줄때 근로소득세 2.7배물가 만큼이라도 급여 올랐으면1월인가 싶더니 벌써 3월이다.최대명절인 설도 지났으니 당분간 큰돈이 들어갈 일은 없다. 직장인의 지갑이 가장 얇아지는 '가정의 달'은 한달여 뒤인 5월이다.최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세계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그것을 믿는 서민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2024년 갑진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직장인의 월급은 자기 손에 들어오기도 전에 미리 빠져나간다. 지갑이 투명하기 때문이다. 피 같은 돈이 지갑에 들어오기도 전에 세금으로 떼인다. 심지어 들어옴과 동시에 마이너스다. 비록 납세가 국민의 의무이긴 하나 직장인들은 대체로 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저것 떼이고 카드 대금까지 빠져나갔는데 다시 다음 달 카드 대금이 쌓여있다.요즘 서넛이 점심을 먹으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직장 밖에서보다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급이 높든 낮든 체감경기에 민감하다. 정말 어쩌다 친구들에게 밥 산다고 자랑질이라도 하면 결국엔 이상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그래도 공무원이 제일 편하고 자기가 내는 세금으로 월급 꼬박꼬박 탄다고 빈정거린다. 이럴 땐 화도 나지만 그러려니 하고 참는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 받는 것도 사실이고 누가 더 세금을 많이 내는지 이야기해봤자 돌아오는 핀잔을 감당하기에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너무 저조하기 때문이다.딸이 셋이다 보니 지출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각종 생활비에 주택 임차료, 학비와 교통비, 경조사비 등. 그래도 피자와 치킨 떡볶이 시켜놓고 파티도 하고 가족 생일이라도 있는 달이면 신나게 삼겹살 외식도 하며 만족하며 살고 있다. 만족한다기보다 돈에 맞추어 그냥저냥 산다. 국가와 사회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고 익혀 적극적으로 써먹는 중이다.누구나 서글픈 일이 있을 때도 있고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