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회째를 맞는 화성효마라톤대회가 4일 정조대왕의 숨결이 묻어있는 '효의 고장' 화성에서 열렸다. 특히 부모들과 자녀들은 마라톤을 함께 뛰면서 세대간 대화의 장을 열었다. 더불어 체력도 키우면서 연인간의 추억을 만들어보려는 커플 참가자들부터 외국인·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가해 멋진 하모니를 이뤘다. ┃사진

이날 화성종합경기타운 안팎에는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모였다. 평택에 소재한 중소기업인 (주)오펙메이드는 이날 일반 직원부터 사장까지 40여명이 주황색 점퍼를 단체로 입고 운동장에 나타나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이들은 경인일보가 주최하는 평택항마라톤대회에도 참가한 경험을 자랑할 정도로 임직원들의 스포츠 열기는 뜨거웠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축구를 통해 단련한 체력을 마라톤에서 한껏 뽐내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최근 경기남부권 최대 이슈로 떠오른 경기고법 설치 목소리를 위해 '경기고등법원 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팀도 참가했다. 이들은 대회에 참가한 도민들에게 고법 설치를 위한 서명을 받는 한편, 직접 어깨띠를 두르고 마라톤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추진위가 나눠준 리플릿을 읽은 뒤 경기고법을 위해 한뜻으로 서명했고, 덕분에 부스는 대회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장성근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날씨도 좋고 참가자도 많아 고법 설치의 필요성을 알리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다"며 "5㎞를 완주했는데, 경기고법으로 향하는 길 역시 완주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쌀 기부를 위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도 우승에 대한 의지가 남달랐다. 기아자동차 화성사업장내 마라톤동호회 회원 90여명은 꾸준한 운동으로 하프코스 참가도 가능했지만 이날 만큼은 5㎞에 출전했다. 순위권에 든 참가자들에 한해 상품으로 나눠주는 10㎏짜리 쌀 1포대를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하기 위해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마라톤 참가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광화문페이싱팀'은 대회의 숨겨진 공로자였다. 이들은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무리해서 달리다 사고를 당하는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기 전반의 페이스를 조절하는 역할은 물론 긴급한 상황에서 응급조치를 해내는 일까지 수행했다.

이외에도 화성시 북양동 소재 사회복지법인인 불이원 소속 중증장애우 11명은 비록 몸은 불편하지만 원장 스님과 함께 마라톤 완주의 목표를 걸고 5㎞ 코스를 달렸다.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