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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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 지면기사
경력단절 고민등 툭 터놓고 토론의 장봉사부터 강의까지 ‘팔방미인’ 존재감양성 평등·탈외모지상주의 목소리도“네트워킹 활성화해 함께 해결 나서야”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은 어떨까.‘잉여인력’, ‘제3의 성’ 등 부정적 편견을 깨고 사회 곳곳에서 아줌마의 저력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여성, 청소년 인권, 복지, 환경 각 분야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인천YWCA 김말숙(53) 회장, 외모지상주의를 벗어나 여성의 권익을 찾고 양성평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천여성민우회 채현자(45)대표, ‘행복한 아줌마,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 지향’을 모토로 생활 밀착형 이슈를 토론하는 아줌마 단체인 아줌마포럼 윤미경(47) 공동대표·장경순(56) 사무국장이다.우리 시대 ‘대표’ 아줌마들이 바꾸는 세상에 대해 들어봤다.김말숙 회장은 14년 전 선배의 권유로 YWCA에 처음 가입하면서 탈핵·평화 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여성과 청소년의 권익을 위한 캠페인, 활동은 물론 사회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여성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김 회장은 “아줌마들이 사회에 직접 뛰어들어 우리에게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현자 대표는 15년째 인천여성민우회 활동을 하면서 탈외모지상주의 운동, 성폭력 피해자 재판동행 활동 등 여성의 권익과 양성평등을 위한 인식 개선 운동에 힘쓰고 있다. 채 대표는 “육아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력단절에 대한 소외감을 받고 민우회 활동을 시작한 만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권리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장경순 사무국장은 지속적인 봉사활동, 여성리더 공개특강 등 활동으로 아줌마들의 토론의 장을 만들고 있다. 장 국장은 “아이를 다 키우고 나니 문득 우울감이 왔는데 봉사, 강의, 토론 등 활동으로 극복했다”며 “아줌마들과 함께 여성, 육아, 교육 등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이들은 아줌마의 특징으로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여성’이라는 단어가 진취적이고 이성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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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대한민국 주부들의 고군분투] 가정과 직장사이 ‘아줌마 24시’ 지면기사
어려워진 형편에 ‘직업전선’ 뛰어들어어느새 성취감 느껴 인생 전환점으로집집마다 돌며 정수기점검 고된 하루귀가후 밀린 가사 “자식 잘되는 게 꿈”안산에 사는 ‘아줌마’ 황순희(55)씨의 하루 속엔 엄마와 아내, 직장인이 뒤섞여 있었다.지난 19일 오전 7시께 알람소리에 눈을 뜬 황씨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주방으로 향했다. 다 큰 딸(27)에게 과일 한 조각이라도 챙겨 먹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자녀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아침 식사를 거르는 날이 늘었지만, 빈속으로 내보내는 것은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간단한 아침 식사후 아이들과 남편의 출근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자 그제서야 황씨는 서둘러 출근 준비를 했다. 오전 9시 30분부터 예약된 정수기 점검 일정 탓에 출근 채비를 서둘렀다. 오전 9시께 정작 황 씨는 빈속으로 집을 나섰다.지난 2009년부터 시작한 정수기 점검일은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황씨에게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전업주부였던 황씨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했다. 한때 집안일을 하거나 취미로 운동을 하곤 했던 오전시간. 이제 황씨는 안산시 상록구 일대 가정집이나 사무실을 돌며 정수기를 점검하면서 보낸다. 황씨는 체감상 3㎏ 정도 되는 맥가이버식 가방을 손에 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여름엔 땀으로 속옷까지 흠뻑 젖고 겨울엔 건조해진 손이 부르트곤 했다. 황씨의 손마디는 종종 걸음한 지난 세월만큼이나 굵고 거칠어져 있다.황씨는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어서 두렵고 서글프기도 했지만, 막상 일을 하면서 ○○엄마나 ○○아내가 아닌 황순희라는 이름을 되찾게 됐다”며 “전업주부로는 느끼지 못했던 자신감과 성취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오후 2시께 안산시 단원구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황씨와 같이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이 앉아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줌마들은 아줌마의 원동력에 대해 묻자 “젊은 시절에는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냈다면 아이가 하나둘 품을 떠나면서는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아줌마는 억척스럽고 용감하다고 말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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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천고마비의 계절’ 자전거길 낭만여행 지면기사
강아지풀 손짓하고 바람이 답하는 풍경전문라이더도 가족·연인도… 힐링 질주지난 11일 모처럼 휴일을 맞아 찾은 자전거길. 이미 많은 사람이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 위해 모여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찾은 이들도 있었고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전거’라는 매개체를 통해 삼삼오오 집합했다. 근처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했다. 직접 자전거를 갖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여소에서 1∼2시간 자전거를 빌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일단 2시간 대여료를 내고 자전거를 골랐다. 자전거를 받고 나니 자전거 길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 길이 유명한 이유는 자전거를 타면서 느긋하게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요즘, 자전거 여행처럼 가을을 즐길만한 게 없을 듯하다.자전거 길의 매력은 각기 다른 장소마다 주변 환경이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길은 강아지 풀이 무성하고, 또다른 길은 강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언덕도 지나고 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그때 살결에 스치는 바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했다.또 자전거길 곳곳에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숨어있다. 자전거를 타러 나온 사람들은 자전거 코스를 지나며 지친 몸을 이곳에서 푼다. 자전거 위에서 본 풍경과 한 모금의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는 경치는 사뭇 다르기에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자전거 타기가 지루해졌다면 자전거 길 옆으로 마련된 인도를 걸으면서 산책을 해도 무방하다. 이 길은 각자의 목적에 맞게 모두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은 자신이 목표한 지점까지 질주하면서 속도를 즐겼다. 짧게는 몇 ㎞에서 길게는 수십 ㎞까지 되는 거리다. 가족, 친구,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한 이들은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자전거 길에서의 에티켓만 잘 지킨다면 전문가이든, 초보자이든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하늘은 높고, 나무들은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어가는 계절. 일상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자전거를 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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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홍근호 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 지면기사
“헬멧과 장갑은 자전거 안전을 위한 필수 아이템입니다.”홍근호(사진) 국민생활체육 광주시자전거연합회장은 자전거를 탈 때 유의 사항으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홍 회장은 “자전거는 심폐 지구력 향상과 하체 근력 발달 등 건강을 유지하는데 좋은 운동이다”면서 “자전거는 운동을 위한 것이니 만큼 안전하게 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아직까지 자전거 타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안전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하면서 “점차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전거 안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자전거를 갖고 밖으로 나갔을 때는 법적으로 ‘자동차’와 같이 분류가 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홍 회장은 광주시에서 자전거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는 “자전거는 엔진에 해당하는 부분이 먼지 속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고장이 쉽게 날 수 있다”며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지만 근처 가까운 매장에서 직접 사는 것이 향후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그는 “무엇보다 나에게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많은 분들이 비싼 자전거가 최고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로 안전하고 즐겁게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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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자전거 고르는 팁 & 에티켓 지면기사
사이클 선수들은 ‘로드 자전거’ 이용산에서 주행하고 싶을땐 ‘MTB’ 필요도심 생활용은 ‘하이브리드’가 적합자전거길 나설 땐 반드시 한 줄 이동추월전 “지나가겠습니다” 기본매너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준비물은 자전거다. 자전거 전문가가 아니라면 매장에 들어선 자전거를 보고 ‘어떻게 골라야 할지’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초보자는 자전거 매장 주인이 건네준 자전거에 의심이 들기도 하고 합리적인 구매인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매장에 들어서기 전 기초 지식은 있어야 내가 원하는 자전거를 선택할 수 있다. 자전거를 구매하려고 할 때 유의해야 할 점과 자전거 여행을 위해 갖춰야 할 매너와 준비물이 무엇인지 살펴보자.■목적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자!자전거는 그 종류와 크기가 다양하다. 또 가격 대도 적게는 6만∼7만원에서 많게는 1천 만원을 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자전거를 고를 때 가장 먼저 ‘어떤 용도를 위해 자전거를 구매하려고 하는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등·하굣길, 출퇴근 길에 타기 위한 것인지, 주말에 가족·친구들과의 여가를 즐기기 위한 것인지, 속도를 즐기기 위한 것인지, 혹은 산에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것인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또 내 체격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무심코 자전거 매장에 갔다가는 과소비로 이어질 수도 있을 뿐 더러 자칫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자전거 종류를 이해하자!자전거의 종류도 목적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다. 자전거는 그 목적에 따라 로드, MTB, 하이브리드, 올마운틴, 다운힐 등으로 구분된다.로드 자전거는 흔히 사이클 선수들이 타는 자전거다. 로드 자전거는 먼 길을 보다 빠르고 멀리 가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동차로 따지면 스포츠카에 해당한다. 로드 자전거의 바퀴는 폭이 좁고 핸들 손잡이가 안장보다 낮다. MTB자전거는 산악용 자전거다. 산의 능선을 타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됐으며 바퀴가 로드 자전거보다 작고 두껍다. 산의 경사진 곳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완충 장치가 설계돼 있다.로드자전거와 MTB자전거의 특징을 합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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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자전거 여행] 경기·인천 지역 명품 자전거 코스 지면기사
아라뱃길, 서해~한강~낙동강 잇는 4대강 종주 출발점경의중앙선 연계 남한강길, 호수·기차역 분위기 ‘아늑’바다내음 품은 신도·시도·모도 ‘가을섬 베스트9’ 뽑혀대나무숲 우거진 안양천·탄천 주변공원 동호인에 인기자전거 길은 우리 동네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정한 코스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자전거 길은 크게는 4대강 물줄기를 따라, 작게는 지역 하천과 도로를 따라 정비돼 있다. 특히 수도권은 한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한강을 중심으로 하는 자전거 길이 동호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또 인천 서해 갑문부터 낙동강까지 자전거 길이 이어져 있어 종주도 가능하다.■ 남한강 자전거길남한강 자전거길은 팔당역부터 북한강철교~덕구실 보도육교~양근성지~양평전통시장~후미개고개~이포보를 잇는 길이다. 팔당호부터 이포보까지 이어지는 경치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경의 중앙선 전철역을 따라 자전거 길도 이어지기 때문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여행이 가능하다.근처 볼거리로는 팔당댐, 두물머리, 다산유적지, 양평전통시장, 양근성지, 이포보 등이 있다.팔당역을 출발해서 팔당댐을 지나면 능내역이 나온다. 한 때 기차역으로 사용됐던 이곳은 이제 자전거 동호인들의 쉼터로 자리매김 했다. 이곳은 옛 역사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섬과 섬을 달린다! ‘신도~시도~모도’인천에선 다리로 연결된 3개의 섬 신도~시도~모도가 자전거 여행지로 유명하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여행 하기 좋은 섬 베스트9’에 뽑히기도 했다.공항철도 운서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면 10여 분 거리에 삼목선착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배를 타면 인천시 옹진군 북도면 신도에 바로 닿는다. 섬과 섬 사이에 다리를 놓은 신도~시도~모도는 반나절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신도를 출발해 시도와 모도까지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달리는 코스에선 드넓은 바다와 갯벌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신도 선착장 부근에는 옹진군에서 운영하는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선착장을 나서면 곧바로 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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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동네의 자랑’ 양평 최덕인씨 한글주택 지면기사
“한글 모양의 주택, 이제는 동네의 자랑거리입니다.”양평군 오촌리의 한글주택에 사는 최덕인(77·여)씨의 말이다. 지난봄, 매년 추위에 떨며 겨울을 보내는 어머니가 걱정됐던 아들 김윤배(48)씨는 어머니와 식구를 위한 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팔방으로 알아본 끝에 ‘한글주택’을 짓기로 했다.김씨는 “직장이 부산이라 늘 어머니가 걱정돼 제대로 된 집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한글주택은 설계과정에서 한글 자모를 이용해 쉽고 간편했고, 실용성 있게 짓는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고 말했다.6개월째 한글주택에 사는 최씨는 단층면적이 80㎡가 채 되지 않는 작은 집이지만 알찬 공간배치와 예쁜 외벽디자인에 흡족해했다. 특히 자모의 획을 달리해 만든 필로티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최씨는 “현관에 비는 막아주면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는 공간이 있어 식구들이 오면 이곳에서 함께 식사하는 등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처음엔 외벽이 잿빛이라 어둡게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한글 모양 디자인이 두드러져 더 멋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최씨의 가족은 네살배기 증손녀까지 있는 19명의 대가족이다. 최씨는 집에 편리하면서도 꼭 필요한 한글처럼 가족도 그렇다는 의미를 담았다.최씨는 “이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증손녀에게 도움 주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가족도 한글처럼 편안하지만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자손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양평군 오촌리의 한글주택에 사는 최덕인씨가 “온 가족이 이렇게 예쁜 집에 한데 모일 수 있어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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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글자체에 담긴 ‘전략’ 지면기사
“서체가 예뻐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싶습니다. 양평군체 세트를 맥용(OS X 10.9.5사용중)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양평군은 지난 2009년 ‘양평군체’를 등록한 이후 이 서체를 누구나 영리·비영리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매년 70명가량이 양평군체를 받아 쓰고 있는데 주로 인쇄업체가 많이 이용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또 양평군은 자체 개발한 서체를 도서관·보건소 등의 간판에 적용하고 있다. 양평군 전산정보팀 김원칠 주무관은 “처음에는 ‘물맑은체’ 같은 방식으로 작명하려다가 서체 이름에 ‘양평군’을 넣어 홍보 기능을 강화했다”며 “낮은 비용으로 개발한 서체가 군 홍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기업도 한글 글자체 개발을 통한 기업홍보와 이미지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의 뫼비우스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체, CJ제일제당의 한글손맛체 등이 대표적이다. 한글 서체를 자사의 제품에 적용해 ‘통일성’을 높이면서 고객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전략이다.서체뿐 아니라 한글 상표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특허 출원한 문자상표 중 한글상표 비율은 34.2%로 5년 전인 2010년 29.0%보다 5%p 이상 증가했다. 올해 출원된 한글상표는 ‘꽃다인’, ‘산초롱’, ‘꿈여울’, ‘꿀까닭’, ‘우아누리’ 등이 있다.외국인의 한글상표 출원 비율도 2010년 4.4%에서 2015년 6월 현재 4.9%로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허청 최규완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외국인도 우리나라에서 사업하는 데 있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한글 상표의 필요성을 점차 인식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국립한글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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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산업으로 자리매김한 한글 서체 지면기사
‘오이·포천막걸리’ 등 다양한 글자체 최소 석달 작업… 등록신청 매년 늘어 지자체 등 관심 ‘업체 간 경쟁 불붙어’‘오이, 딸기마카롱, 하얀고양이, 포천막걸리, 외계인설명서…’.언뜻 공통점을 쉬이 찾기 어려운 이 단어들의 정체는 컴퓨터에서 쓸 수 있는 한글 서체의 이름이다. 손 글씨보다 타이핑을 통해 한글을 읽고 쓰는 게 일상화된 지금, 컴퓨터 안에서 사람들은 굴림과 명조, 고딕을 넘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 나섰다.한글 서체는 초성과 중성, 종성 등 최소 2천350자의 문자를 디자인해야 하나의 글자체가 된다. 어떤 글자체를 만들지 큰 틀에서 콘셉트를 잡고 글자 하나하나를 디자인하는데 걸리는 시간만 최소 3개월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인터넷 용어들을 모두 담아내려면 5배에 달하는 1만1천172자를 만들어야 한다. 이 경우 짧게는 2년, 길게는 7년까지도 걸리는 기나긴 작업이 필요하다.보통 사회적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서체의 스타일도 달라진다는 게 폰트 개발자들의 말이다. 싸이월드 등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게 된 초창기 SNS 시대에는 각종 이모티콘이 첨부된 화려한 장식 폰트, 움직이는 폰트 등이 인기를 끌었다. 글자체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는 일에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며 폰트에 모든 장식적 요소가 집약된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복고 바람의 영향으로 큼직하고 투박하지만 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폰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친숙한 느낌의 글씨체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글의 ‘아름다움’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한글 서체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5년 7월부터 글자체도 디자인 등록을 통해 사용에 대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한글 서체의 디자인 등록 신청도 점점 늘고 있는데, 2005년에 출원한 서체는 단 3개뿐이었지만 1년 만인 2006년엔 13배가 넘는 41개가 출원됐다. 지난해 출원한 서체는 모두 64개다. 이날 현재 디자인이 등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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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글날]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주택 건축 ‘새로운 기둥’ 한글 철학 지면기사
‘ㄷ’·‘ㄱ’ 등 형태 모듈화 설계자·모음간 분리-합 특징 반영겹치는 공간 내·외부 통로 활용집안곳곳 디자인 소품 멋 더해한글로 된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7일 양평군 용문면 오촌리의 한글주택을 찾아갔다. 줄지어 선 주택들 사이로 회색 바탕에 남색으로 디자인된 한 주택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한글주택인 이곳은 외벽에 자음 ‘ㅅ’과 ‘ㄱ’이 형상화돼 있었다. 건물 1층은 모음 ‘ㅡ’가, 2층은 ‘ㅣ’가 눕혀 배치됐으며 엇갈린 곳에는 필로티 공간(뜬 공간)과 베란다가 위치했다. ‘ㅅ’이 형상화된 지붕 부분은 옥탑방으로 활용돼 공간배치가 돋보였다.한 지상파 방송프로그램에 소개돼 유명해진 한글주택은 지난 2013년 방송 당시 설계 과정에서 그 모양이 한글의 자모와 닮았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설계된 집이 ‘ㅁ자 집’ 또는 ‘ㄷ자 집’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한글주택의 설계는 ‘한글 모듈화’ 작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한글 모듈화’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으로 각 층의 배치를 구상한 뒤 위아래를 합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층을 ‘ㄱ’자 모양으로 배치하고 2층은 ‘ㅏ’자 모양으로 배치한 뒤 둘을 합쳐 이층집을 짓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층을 비틀거나 한쪽을 늘어뜨려 건축주 기호에 맞게 공간을 배치하고 원하는 디자인이 되도록 돕는다.이때 획의 길이를 달리해 아래층엔 기둥만 세우고 벽을 막지 않는 ‘필로티 공간(뜬 공간)’을 만들어 실용성을 높인다. 이는 자·모음의 분리와 합이 가능한 한글의 특징을 본받아 내·외부 연결을 위해 겹치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거주자는 이곳에서 휴식을 즐기거나 빨래를 너는 등 상황에 맞게 활용한다. 또, 외부의 소음을 막고 비바람을 피하는 효과를 얻는다. 외벽의 디자인도 한글을 담고 있다. 대다수 주택이 ‘ㅁ’자 모양의 창문이 있는 등 한글의 형태를 지니고 있지만, 한글주택은 실용적인 부분에 자모의 디자인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차별화한다. 현관과 창문의 빗물막이를 회색빛 외벽과 다른 색으로 칠해진 ‘ㄱ’, ‘ㅅ’ 자로 강조하는가 하면 2층 베란다를 ‘ㅡ’, ‘ㅁ’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