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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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극지 연구 전초기지 인천] 지구의 비밀 간직한 ‘냉동 실험실 남·북극’ 지면기사
만년빙·수만개 운석… ‘역사 기록실’현지 생물, 부동액·섬유 신소재 연구온난화 등 환경변화 민감 ‘바로미터’영국·호주·노르웨이 20C초부터 진출우리나라도 뒤늦게 참여 3개기지 구축관측 활동 등 세계 각국과 경쟁·협력남극과 북극을 흔히 ‘바다의 보물 창고’라고 한다. 광물자원과 미개발된 수산자원 등이 가득한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전 세계 선진국이 주목하고 있는 천혜의 기초과학 실험장이기도 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가 주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극지연구는 단순히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의 영역이 아니다. 한반도의 환경변화를 이해하고 대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열쇠’라고 볼 수 있다.#극지로 가라, 극지에 있다!남극은 남극해로 둘러싸인 거대한 얼음 대륙이다. 면적은 1천360만㎢로 한반도의 약 62배이며, 전체표면의 98%가 얼음으로 덮여있다. 북극은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1천200만㎢)다.빙하가 갖고 있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남극대륙의 만년빙은 매년 내리는 눈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것으로 평균 두께가 2천100m에 달한다. 남극 빙하에는 눈이 쌓일 당시의 대기성분과 기후에 관한 귀중한 자료가 그대로 간직돼 있다. 특히, 과거의 대기가 빙하 속에 기포로 남아있어 수십만 년 전 지구 대기의 온실가스 농도를 직접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냉동 타임캡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영하 60℃의 맹추위에도 살아가는 극지 생물은 귀중한 생명자원이다. 극지 생물은 저온에서 견딜 수 있도록 스스로 진화하며 자라왔다. 이들 생물체의 성분은 극한에 대한 적응과 힘겨운 생존방식의 산물로서 큰 가치가 있다. 얼지 않는 부동액이나 차가운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섬유를 만들 수 있는 비밀을 극지 생물이 간직하고 있다. 이밖에 현재 4만여개 이상 채집된 남극의 운석은 우주와 지구 탄생 초기의 생생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극지는 지구 환경 변화의 ‘전초기지’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극지는 태양에너지의 70%를 반사해 ‘지구의 에어컨’ 역할을 해왔다. 극지가 사라지는 만큼 태양에너지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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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극지 연구 전초기지 인천] 남·북극 연구활동 지원 ‘송도 극지연구소’ 지면기사
종합상황실서 현지기상등 정보 파악파견 인력 표시… 캠핑 여부 알려줘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활동도 관찰‘남극→북극’ 미래 개척 무게추 이동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극지연구소는 남·북극 과학기지 운영과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연구기관이다. 1987년 한국해양연구소의 극지연구실에서 출발한 극지연구소는 2004년 부설 연구기관으로 독립, 이제 명실상부 세계 수준의 극지연구 중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2006년 인천 송도 갯벌타운 이전으로 인천시대의 문을 연 극지연구소는 2013년 송도 5공구 신청사 시대를 맞아 한 단계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인천 송도 극지연구소를 가다1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극지연구소. 송도 신청사 1단계 사업을 마치고 2단계 공사가 한창이었다. 극지연구소가 하는 업무는 ▲지구의 기후변화 연구 ▲지구 탄생의 역사 연구 ▲극지 생물 연구 ▲미래에너지 자원 연구 등 크게 4가지. 이 연구활동을 위해 남극 2개, 북극 1개의 과학기지가 나가 있고, 남·북극 해역에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첨병으로 나가 있다.청사 2층에 위치한 극지종합 상황실에서 남북극 과학기지를 엿볼 수 있었다. 8개의 대형 스크린은 남·북극 과학기지를 비추는 화면과 현지 기상 등 정보를 알려주는 화면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 기지별로 파견 인력이 표시됐고, 각 연구인력이 연구기지에 있는지, 캠핑을 하는지, 타 기지를 방문했는지가 각각 표시된다.종합상황실을 찾은 시각은 오전 11시.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를 비추는 모니터는 오후 3시를 표시하고 있었다. 기온은 4.4℃로 유난히 추웠던 이날 인천 날씨보다 오히려 높았다.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남반구에 있는 남극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여름이라 그나마 영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극의 여름에는 1년 내내 기지에 파견된 연구원 외에도 하계 연구원이 추가로 파견된다”고 설명했다. 장보고기지에는 총 44명의 연구원이 있다. 이 가운데 하계 연구원이 14명으로 이들은 짧으면 2주 길게는 2달 일정으로 과학기지를 방문한다. 이날 장보고 과학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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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장난감, 세대를 잇다] 동심, 同心 지면기사
아이 감성·취향 ‘키덜트’ 등 향수 좇는 소비성향 늘어대여점 늘고 병원 등장… 실버-어린이 징검다리 역할장난감의 사전적 의미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여러 가지 물건’이다. 사전적 의미와 달리 장난감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더 이상은 유효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Kidult)는 장난감 등 과거의 향수를 좇는 소비성향을 보인다. 최근 키덜트족이 증가하면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2002년께 새로운 디지털카메라를 선보인 한국 후지필름은 광고를 통해 ‘디지털카메라 = 나만의 장난감’이라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보여줬다. 기존 제품들이 광고를 통해 기능 전달에 치중할 때 한국 후지필름은 ‘디카족’이라는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새 문화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디지털카메라를 선전한 것이다. 당시 손바닥 만한 크기의 디지털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셔터를 누르는 신세대들에게 디지털카메라는 가장 소중한 장난감이었다. 디지털카메라의 지위는 최근 들어 스마트폰이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스마트폰은 신세대 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최고의 장난감이다.하지만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좋은 장난감이 아니다. 이병용 한국방송 PD는 자신의 저서 ‘장난감을 버려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에서 “집안일을 한다든지 개인 일을 보기 위해 부모가 아이를 좀 떨어뜨려 놓으려고 영상매체를 활용할 경우 아이의 발달 정도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세상을 하나씩 익혀나가는 아이들에게 그 나이에 가지고 놀 장난감이 있는 것이다.유통업계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완구 판매에 돌입했다.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에게 여러모로 좋은 장난감을 사주기 위해 온·오프 매장을 드나들며 분주하다. 싫증을 잘 내고 오래 갖고 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 대여점을 찾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애착이 가는 장난감이지만, 고장이 나서 갖고 놀 수 없는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는 국내 유일의 장난감병원도 있다. 특히 이곳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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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장난감, 세대를 잇다] 실버의료진 이끄는 김종일 이사장 지면기사
외진 위치·부족한 인력등 개선 필요“많은 아이 돕고파” 분원 확대 목표“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병원을 움직이게 합니다.” 키니스 장난감병원 김종일 이사장은 병원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장난감을 갖고 노는 어린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과 그 부모들의 고마움의 표시라고 말한다.인터넷 카페에 올려진 격려의 글과 후원 등을 통한 아낌없는 사랑이, 보수 없이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장난감 박사들에게 소명감을 갖게 하고 자부심도 높이는 자양분이 된다는 것.김 이사장은 수리된 장난감을 받고 웃는 어린이들이 더욱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시설이 개선돼야 한다.“오면서 느끼셨겠지만, 병원 방문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지역에 사는 분들은 택배로 장난감을 보내시지만, 인천 거주민들은 직접 장난감을 가져 오세요. 처음 오시는 분 중 열에 아홉은 병원을 못 찾아서 근처에서 전화를 하고, 제가 마중을 나갑니다. 또한,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와야 하는 2층이다 보니 고장난 장난감을 가져오고, 고쳐진 장난감을 가져가야 하는 부모님들의 고생이 큽니다. 일반적으로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부모가 많으며, 둘째나 셋째를 임신한 엄마들이 많이 찾거든요. 요즘 들어 구청 등이 장난감 대여점을 두고 있는 추세인데, 그 한 편에 병원이 자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또한, 인력의 충원도 필요하다. 평소 병원에서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지만, 현장 봉사도 병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과 장난감 박사들은 올해도 저 멀리 경남 창원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어린이들과 고장난 장난감을 만났다.“올해 메르스로 인해 상당수 취소됐지만, 매달 2회꼴로 찾아가는 병원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출장을 가더라도 병원을 비울 수 없어서 인원을 나눠서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출장 횟수를 제한할 수 밖에 없습니다.”김 이사장의 목표는 전국 곳곳에 병원의 분원을 내는 것이다. “수리 의뢰를 받는 장난감 대다수는 형·누나·오빠·언니가 갖고 놀던 장난감이거나, 아이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들이에요. 때문에 새 것의 가격이 택배비(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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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장난감, 세대를 잇다] 국내 유일 장난감병원 인천 관교동 ‘키니스’ 지면기사
인터넷 카페 예약 통해 무료 수리전국서 1주일에 100~150건씩 몰려지자체 대여점에 1천여점 기부도‘장난감병원을 아세요?’고장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주는 우리나라 유일의 ‘키니스 장난감병원’은 장난감을 매개로 어린이와 노인이 어우러져 ‘세대 간의 공존’을 모색하며 2011년 문을 열었다.Kid(어린이)와 Silver(노인)의 합성어인 키니스(KiniS)로 명칭을 정한 병원은 인천 남구의 지원을 받아 관교동의 주택가(경원대로 658번길 17. 2층)에 자리 잡았다.병원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카폐(http://cafe.naver.com/toyclinic)를 통해 회원 가입 후 게시판에 장난감의 사진과 증상을 올리면 진료 예약이 된다. 예약 후 바로 입원하는 게 아니라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병원 측의 허가 댓글을 확인 후 입원치료 의뢰를 해야한다. 게시판에서 입원치료 의뢰서를 내려받아서 메일(kinis46@naver.com)로 보내고, 입원할 장난감을 택배로 보내는 방식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카페 회원은 2만여명에 달한다. 지난 9일 하루 동안 진료 예약은 24건에 달했다. 1주일이면 100건에서 많게는 150건에 이른다고 한다.키니스 장난감병원의 의료진은 어린이들을 위해 기꺼이 재능을 기부한 6명의 박사들로 구성됐다. 60시간 동안의 실습 과정 등을 이수해야 박사 자격이 주어진다. 김종일 병원 이사장을 중심으로 김기성, 하영선, 김영봉, 김경래(이상 69세)씨와 막내인 박종태(66세)씨이다.모두 공학도 출신으로 김 이사장과 김기성, 하영선, 김영봉씨는 대학 교수로 강단에 섰으며, 김경래씨는 고교 교장을 역임했다. 박종태씨는 전자 회사에서 근무했다.병원의 재원은 10여명으로 구성된 이사진의 회비와 일반 독지가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된다. 한 달 평균 30만원 정도의 후원금이 모이고 있다. 후원금은 병원 박사들의 점심식비와 장난감 수리를 위한 공구와 비품을 사는데 쓰인다. 넉넉지 않은 병원 살림살이지만, 키니스 장난감병원은 오는 17일 인천 남구에서 장난감 1천여점을 기증한다. 기증할 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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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장난감, 세대를 잇다] ‘장난감도서관’ 역사와 현황 지면기사
1963년 스웨덴 ‘레코텍’ 세계 최초우리나라엔 1982년 英 선교사 첫선특수아 전용서 모든 아동 공간으로부모 소모임 꾸려 양육정보 공유도196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의 부모, 교사를 위한 레코텍(Lekotek) 이라는 시설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레코텍은 스웨덴의 ‘놀이(lek)’와 ‘도서관(tek)’이라는 단어를 결합해 만들어졌다. 특수아 자녀를 둔 가족들은 레코텍에서 서로가 가진 장난감을 빌려주고 받는 자발적이고 실용적인 모임을 가졌다. 이것이 영국을 거쳐 유럽과 전 세계로 퍼졌고, 세계 장난감도서관의 효시가 됐다.우리나라에도 1982년 9월 서울 구로구 성베드로학교에 영국의 여성 선교사인 후리다(Dr. Freda) 선교사가 ‘LEKOTEK Korea’의 문을 열며 장난감 도서관의 역사가 시작됐다. 후리다 선교사는 인근 외국인 학교에서 나오는 폐품 중에서 쓸만한 것을 골라 장애 아동을 위한 장난감 도서관의 운영을 시작했다. 초창기 장난감 도서관은 특수아를 위한 시설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모든 아동을 위한 기관으로 발전하고 있다.대표적인 장난감 대여점으로는 도담도담장난감월드를 비롯 신세계이마트희망장난감도서관 등이 있다. 인천 남구 학익동 푸른마을아동복지종합센터에는 지난달 11일 신세계이마트희망장난감도서관 48호점 학익관이 개관했다. 아이들 연령대에 맞춰 장난감 300여 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50여 명의 아이들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박선미(28·여) 씨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주더라도 오래 지나지 않아 새 장난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대여점을 통해 빌리고, 또 다른 것으로 바꾸고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장난감 대여점이 단순히 장난감 대여만 하는 곳은 아니다. 부모들이 아이를 양육하는 방법을 학습할 수 있는 장소로 각광 받고 있으며,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소모임을 꾸려 양육 정보를 공유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김승미 푸른마을아동복지종합센터 과장은 “어린이들의 크고 작은 근육을 발달시키고 창의력을 증진할 수 있는 장난감을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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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장난감, 세대를 잇다] 크리스마스 시즌 앞둔 완구시장 지면기사
폭발적 성장 연 1조~1조5천억원 규모어린이날과 함께 선물용 대목 판촉전장난감 시즌이 돌아왔다. 코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는 어린이날과 함께 장난감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다. 특히 몇 년 사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히트 장난감이 탄생하면서 침체기를 벗어난 국내 완구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해 현재 연 1조~1조5천억원 규모를 이뤘다. 올해도 완구 시장 성장은 이어졌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에 따르면 1~9월 기준 완구 매출이 10~20% 증가했다.최근 4~5년 국내 완구 시장을 보면, 또봇, 뽀로로, 라바 등 국내 제품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된 터닝메카드는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더불어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진 레고와 요괴워치 등도 인기 상품이다. 이들 상품은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등에 평일 대비 3~4배 많이 판매되며 인기를 과시했다. 유통업계는 10일부터 본격적으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완구 판매에 돌입했다. 전국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시즌 전용 완구 판매장이 꾸려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기가 예상되는 완구는 역시 터닝메카드다. 손오공은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신제품인 터닝메카드 메카니멀(변신로봇) 점보 시리즈 3종을 선보인다. 점보 시리즈 요타, 엑스, 네오는 미니카가 아닌 트레일러 자동차 형태다.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크고, 카드는 홀로그램 특수 메카드 2장을 포함해 총 6장이 세트다. 레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레고는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을 앞둔 영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로 고객 지갑 열기에 나선다. 스타워즈 시리즈 중 눈에 띄는 것은 ‘레고 75105 밀레니엄 팔콘’이다. 이 제품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지난 9월 출시된 7가지 신제품 중 하나다. 스타워즈를 상징하는 비행선을 레고로 만들 수 있고, 올해 출시한 레고 제품 중 가장 크다. /박석진기자 psj06@kyeongin.com그래픽/박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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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문화콘텐츠 산업 역군 ‘오타쿠’ 지면기사
단절·고립·부적응 이미지 벗고 영화·만화·게임등 수익창출 동력제작 단계부터 소비패턴 공략… SNS·유튜브등 입소문타고 흥행1980년대 일본에서 유래한 오타쿠(オタク). 사회에서 고립돼 오직 한 분야만 파헤치는 성향의 사람들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유입된 일본만화와 함께 알려지기 시작해 그동안 ‘단절’과 ‘고립’, ‘부적응’, ‘하위문화(sub culture)’의 상징으로 인식돼왔다. 그런 오타쿠가 언제부턴가 문화 콘텐츠 산업의 첨병으로 부각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의 등장 이후 지역 간, 국가 간 경계를 넘어서더니, 아예 ‘오타쿠 문화’를 형성하고 그 영향력을 곳곳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엔 배우 심형탁 등 일부 연예인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을 오타쿠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골방에 숨어있던 오타쿠가 첨단 IT 기술을 기반으로 벽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오타쿠는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방식의 수익을 창출하는 ‘원 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영화, 만화, 드라마, 게임, 음반, 책 등 문화 산업 전반에서 오타쿠를 대상으로 이윤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 IT 클러스터인 판교에 오타쿠 관련 산업이 집중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근의 문화콘텐츠 중에 제작 단계부터 오타쿠를 겨냥한 것도 적지 않다. 출시한 뒤 마니아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니아가 출시를 앞당겨 지속 가능한 소비가 가능하도록 ‘생산적 오타쿠’, 프로슈머(prosumer)를 양성한다는 얘기다.한정된 자원으로 최대의 재미를 추구하는 ‘정치적 소비’의 한 중심에도 오타쿠가 있다. 불법다운로드가 일반화됐을 때도 그들은 기꺼이 정품을 구매해 지적 재산권 문제에 가장 민감한 집단이 돼버렸다. ‘묵화마녀 진서연’ 등 게임을 주제로 한 뮤지컬이 등장하는가 하면 ‘사보텐스토어’ 등 오타쿠 캐릭터로 내부를 꾸민 매장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드라마 ‘송곳’, ‘미생’과 영화 ‘내부자들’, ‘은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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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한국의 독창적 오타쿠 시장과 과제 지면기사
캐릭터 숨겨진 이야기 예측작품으로 재탄생 기법 유행IT기기·게임등 한정판 인기셧다운제·법적규제 큰 장벽한국의 오타쿠 문화는 독창적이다. 주로 일본, 미국 등 외국의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문화로 발전시키는 과정은 독특하고 창의적이다. 분야를 넘나들며 미국의 풍성함과 웅장함, 일본의 세밀함과 귀여움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의 부재로 시장의 활성화는 더디다. 각종 규제가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어 진흥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최근 국내 문화 콘텐츠 산업에서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양한 관점과 포맷으로 추적 또는 예측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기법으로, 스타워즈 시리즈를 앞세운 미국 콘텐츠의 특징이었다. 시점을 바꾸는 방법으로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내용을 연속적으로 선보이며 단일 콘텐츠를 시리즈로 발전시킨다.한국의 오타쿠 시장은 여기에 이성과 동성을 불문하고 캐릭터 간 연애 감정을 일으키는 일본의 ‘모에’문화를 결합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즐기는 누리꾼들이 ‘베스트커플’을 지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한국의 오타쿠 문화는 최근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6 엣지 아이언맨 에디션 한정판’ 등 IT기기, 게임, 피규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집단적인 잠재의식에 침투, 오타쿠를 겨냥한 한정판을 쏟아내고 있다. 학계에서는 시장규모를 1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셧다운제 등 법적 규제와 게임, 애니메이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시장 확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픽, 음악, 스토리 등 문화콘텐츠 전반이 융합되는 게임산업의 특징상 시장의 위축은 국내 문화콘텐츠 시장의 위축을 뜻한다.한국콘텐츠 진흥원에서 펴낸 ‘2015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만658개였던 국내 게임업체 수는 지난해 1만4천440개로 50% 가까이 감소했다. 종사자 수도 2012년 5만2천466명에서 지난해 3만9천221명으로 줄었다.게임 등을 마약·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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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판교 칵테일바 사보리 스토어 지면기사
오타쿠들에게 ‘성지’라 불리는 곳은 어떤 모습일까. 판교의 한 칵테일바 ‘사보리 스토어’를 찾았다.사보리는 학원물 액션게임 ‘클로저스’의 여성 캐릭터다. 매장 내부가 캐릭터들로 꾸며졌고, 메뉴도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것과 똑같다.한경철 대표는 “IT회사가 밀집돼있는 판교는 오타쿠 문화에 대해 늘 굶주려 있다”며 “이곳에서 오타쿠는 특이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한 대표는 게임전문지 기자, (주)엔씨소프트 게임기획자, 디지털콘텐츠 복제방지 영업 등 경력을 가지고 있어 문화콘텐츠 산업과 연이 깊다. 어린 시절부터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한 정통 오타쿠이기도 하다.서울 사당동의 ‘사보텐 스토어’와 피규어판매, 구매대행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함께 운영하며 월 평균매출은 4천만원이 넘는다. 온라인 회원수도 2만명이 넘었다.한 대표는 “IT기술의 발달로 디지털콘텐츠가 많아져 하위문화로 불리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이 대중화된 점은 좋지만, 서울 청계천, 부산 남포동 등 오프라인 성지가 사라져 아쉬움에 직접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콘텐츠 산업의 핵심은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오프라인 노출을 통해 일상에서의 익숙함이 형성되지 않으면 외국 콘텐츠에 우리 시장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TV에서 나오는 게임 CF 중 스토리가 있는 것은 모두 외국 콘텐츠라며 아쉬워했다.한 대표는 “초기투자비용이 들어도 오프라인 매장에 오타쿠를 모으는 것이 문화를 정착시키는 첫 단추”라며 “캐릭터 카드를 주는 적은 비용의 이벤트로도 구매를 유도하고 지속가능한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판교 칵테일바 사보리 스토어 매장 모습.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한경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