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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활자에 담은 감성’ 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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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한글, 그 아름다운 유혹] ‘활자에 담은 감성’ 캘리그라피 지면기사

    익숙한 우리글 속 낯선매력배희열 작가 ‘손글씨 예찬’주택 건축·컴퓨터 폰트 등‘한글의 미’ 삶에 스며들어“야, 네가 쓴 글씨는 팔아도 되겠다.”매일 읽고 쓰던 한글이 캘리그라피 작가 배희열(30)씨에게 ‘아름다움’이 된 것은 꼭 10년 전 일이다. 군에 막 입대했을 무렵 그가 쓴 글씨를 본 조교가 던진 이 한 마디 때문이었다.어릴 때부터 글씨를 특이하게 쓴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다. “글씨를 그림처럼 판다고? 한 번 해볼까?” 제대 후 커피 한 잔에, 영화 표 한 장에 그의 글씨가 아름답다는 이들에게 ‘한글’을 선물했다. 캘리그라피가 지금처럼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취미는 머지않아 직업이 됐다.초성과 중성, 종성이 만나 하나의 글자를 이루는 한글은 영어 등 단순히 정해진 글자를 나열하는 다른 문자보다 색다르게 변형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할 여지가 많다는 게 배씨가 글자를 쓰고 또 쓰며 느낀 한글의 매력이다. ‘달’이라는 글자를 쓸 때 ㄷ은 더 작게, ㅏ와 ㄹ은 더 크게 쓰는 등 크기와 획의 굵기, 길이, 글자 사이의 간격, 기울이는 정도에 따라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한글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쓰는 이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새겨 넣기도 한결 쉬운 문자라고도 했다. 예를 들면 ‘길’이라는 글자를 쓸 때 ㄱ과 ㅣ는 아주 작게 쓰는 대신 받침 ㄹ을 길게 흘려 쓰는 것으로 먼 길을 표현하는 것이다.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데서 오는 아름다움도, 배씨가 생각하는 ‘우리 글’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눈과 손에 자연스럽게 배어 들어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읽고 쓰는 한글이,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때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매일 쓰는 글씨를 새롭게 바꾸는 것은 곧 일상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미처 몰랐던 면을 찾는 작업이 되기도 한다. 배씨는 “캘리그라피를 처음 배우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는 자신의 이름과 옆 사람의 이름을 차례로 써보라고 한 후 이를 서로 바꿔서 보라고 한다. 남의 글씨로 쓰인 내 이름을 볼 때 느껴지는 신선한 충격이 있다”며 “천편일

  •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이 아이를 품어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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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이 아이를 품어줄 수 있나요 지면기사

    지난 9월 2일 터키 해변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세 살 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이 전 세계를 눈물 짓게 했다. 빨간 티셔츠와 파란 반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엎드려 있던 아일란의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가 곤히 자고 있는 것처럼 보여 더욱 가슴을 울렸다. 외신들은 아일란이 시리아 난민 아버지와 함께 그리스로 가는 배를 탔다가 전복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내전을 피해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던 쿠르디 가족은 이민을 거부당하자 난민선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이 아기는 파도 속에서 아버지의 손을 놓치고 어린 생을 마감했다. 이 사진이 보도되면서 유럽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난민의 비참한 현실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난민의 유입을 막으려는 각국의 이기적인 행태를 비난하며 난민 문제를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일었다. 우리나라도 아일란의 죽음을 계기로 난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과연 난민은 어떤 사람이고, 우리나라의 난민 수용 현실은 어떠한가. 전쟁, 천재지변, 사상적 원인으로 자신의 나라를 떠나 유엔난민기구의 보호를 받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2천100만 명에 달한다. 나라 밖으로 탈출하지는 못했지만 유엔 난민 기구에 보호를 요청한 사람들도 전 세계 인구의 약 1%인 7천7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난민신청의 절차적 권리 보장과 난민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골자로 한 난민법을 시행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에는 난민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난민지원센터(출입국 외국인 지원센터)가 설립됐다. 2015년 5월 기준 우리나라가 받아들인 난민은 모두 496명. 그러나 난민 전문가들은 제도적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난민을 바라보는 편견의 시각은 바뀌지 않았고, 난민법이 생기면서 오히려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난민들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노벨평화상 수상

  •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편견·제도와 싸우는 난민
    기획·연재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편견·제도와 싸우는 난민 지면기사

    영종초 금산분교 입학 앞둔 11명 “한국 학생과 정서적 충돌” 보류 본교로 발길 돌리니 학부모 반발 다문화 대안학교에 힘겹게 취학 다른 나라보다 긴 신청 기간 악용 2~3년씩 시간 끌며 돈만벌고 떠나 건수는 느는데 심사인력 태부족 색안경 대신 인도적 포용력 필요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7월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만들었다. 난민법은 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으로 법이 만들어지기 이전에는 출입국관리법 규약에 의해 난민을 받았다. 난민법에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난민은 심사 과정에서 변호사 조력을 받고, 통역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인천 영종도에는 ‘출입국외국인 지원센터’가 세워졌고, 입국 6개월 안에는 생계비와 주거시설도 제공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찾는 난민들은 아직도 사람들의 편견과 불합리한 제도 속에 고통받고 있다. ■ 편견과 차별에 힘겨워하는 난민들 지난봄 인천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 거주하는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가 된 11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당초 이들 학생은 학군에 따라 난민센터 인근 영종초등학교 금산분교에 입학할 예정이었지만 인천시 교육청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 학생이 40여 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입학을 보류했다. 기존 한국인 학생과 정서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학생 수가 많은 영종초교 본교에 입학시킬 방침이었지만 해당 학교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학부모들은 난민신청자가 입학하면 등교 거부 등 단체 행동을 하겠다는 의견을 밝히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역 사회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지난 4월 남동구에 있는 다문화 대안학교인 한누리 학교에 취학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영종도 아이들이 대표적인 난민 차별 사례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난민에 대한 차별은 아이들만 겪는 것이 아니다. 난민들은 일반적인 외국인 노동자들보다 더한 차별을 받는다. 난민 신청자가 되면 G-1 비자를 받는데 이 비자로는 단순한 일밖에 할 수 없다. 게다가 난민을 고용한 사업주가 2주마다

  •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영종 난민센터의 생활
    기획·연재

    [금요와이드·희망찾아 대한민국 땅 밟는 난민] 영종 난민센터의 생활 지면기사

    대학교 기숙사 같은 시설에 입소 6~9개월 거주 심사절차·취업훈련 언어·문화·법 등 한국 간접 체험 임신부·미성년 시급성 따져 선발 정원 반도 못미쳐 ‘높은 문턱’ 실감 지역 주민과 잇단 마찰 고민거리 “딸이래요, 딸! 하루 빨리 난민으로 인정돼 한국에서 잘 기르고 싶어요.” 며칠 전 출입국 외국인 지원센터(영종 난민센터)에 기쁜 소식이 들려 왔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난민신청자 리라(가명)씨가 딸을 출산한 것. 리라씨는 고국에서 부족 간 다툼과 차별로 괴로움에 시달렸다. 자식 만큼은 인종차별이 없는 곳에서 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그녀는 굳은 결심으로 낯선 땅에서 딸을 기르기로 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국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리라씨는 한 달 전부터 이곳 난민센터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센터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5개월 뿐. 그녀는 하루빨리 대한민국 땅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기도하고 있다. 종교 탄압이 없는 나라, 반정부적이란 이유로 옥살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인종 차별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지극히 평범하고도 이상적인 꿈을 꾸는 곳, 이곳은 바로 ‘난민센터’다. 인천 중구 영종도 한적한 동네 한 가운데 서 있는 3층 건물. 얼핏 작은 대학 캠퍼스처럼 보이는 이곳의 면적은 3만1천143㎡로, 생활관(기숙사), 교실, 휴게실, 체육실, 보육실, 아이 놀이방 등 각종 시설이 있다. 입소자는 주로 생활관에 머무는데, 각 방은 1인실, 2인실, 가족실 등 모두 34개 실로 구성돼 있다. 개별 방은 모두 크진 않지만 하얀 벽지에 침대와 화장대, 화장실을 갖춘 일반 대학 기숙사와 같은 모습이다. 오전과 오후에는 한국어 교육이나 한국사회, 문화, 법에 관한 교육을 듣는다. 한국 문화 특강 시간에는 국악에서부터 한국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영상을 보며 센터 안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한국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엄마 아빠가 특강을 듣는 동안 아이들은 놀이방에서 또래 아이들과 놀기도 한다. 센터 관계자는 “한국어는 물론 한국 사회의 이해, 법질서 교

  • [금요와이드·추석 그리고 가족] 애끓는 ‘혈육의 정’
    설날·한가위특집

    [금요와이드·추석 그리고 가족] 애끓는 ‘혈육의 정’ 지면기사

    추석, 가족과 고향의 의미가 누구보다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많다. 러시아 사할린에서 영주 귀국한 동포와 북에 고향을 둔 실향민들은 가족과 고향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사할린 영주귀국자 윤정내씨 탄광 노동자 징용 아버지 찾아 러시아행 부모님 대신 60여년 만에 꿈만같은 귀향 ‘아들과 작별’ 고향 찾은 가슴 아픈 대가 ■ 만날 수 없는 가족 “아들 녀석하고 함께 살았으면 원이 없겠어요.” 지난 23일 인천 남동구에 있는 남동사할린센터 경로당에서 만난 사할린 영주귀국자 윤정내(74·사진·여)씨는 물론 평소에도 항상 보고 싶은 가족이지만 이맘 때면 함께 한국에 들어오지 못한 자식들이 더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윤씨의 아버지는 일제에 의해 1942년 러시아 사할린의 탄광 노동자로 강제 징용됐다. 갑자기 가장을 빼앗긴 윤씨의 가족은 이듬해인 1943년 가장을 찾아 사할린으로 이주했다. 그렇게 60여년을 러시아에서 살아온 그는 지난 2007년 한·일 양국 적십자사가 진행한 영주귀국 사업 대상자에 선정됐다.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에서 그와 같은 사할린 한인 남편과 함께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고국 땅을 그렇게나 밟아보고 싶어 했던 그의 부모님들은 불행하게도 결국 모두 세상을 떠나고 난 뒤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30여년이 지나서야 윤씨가 부모 대신 고향을 찾게 된 것이다. 고향을 얻은 대가로 사할린의 자녀와는 작별을 해야 했다. 영주귀국의 기회는 1세대에만 주어지고 사할린 한인 2세나 3세에게는 정착을 도울만한 아무런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없기 때문이다. 너무 어릴 적 러시아로 건너간 윤 할머니는 한국의 추석에 대한 기억은 없다. 하지만 사할린에서의 추석에 대한 기억은 따뜻하게 남아있다고 했다. “사할린에서는 음력이 아닌 양력 8월 15일에 추석을 보내요. 온 가족이 모여 먹고 떠들고….” 사할린에서 돌아가신 그의 부모는 죽어서라도 고국에 가고 싶다며 화장을 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나를 절대로 차디찬 땅에 묻어두지 말아 달라고 하셨

  • 3포세대 '귀양같은 귀향'… 가장 싫은 명절 잔소리 '직장 구했니? 결혼은?'
    설날·한가위특집

    3포세대 '귀양같은 귀향'… 가장 싫은 명절 잔소리 '직장 구했니? 결혼은?' 지면기사

     낯선 어른들 막연한 관심 부담 대학생 69% “스트레스 받는다” ‘탈농경사회’ 추석 의미 빛바래 친척간 교류 줄어 서로 잘몰라 훈수보다 알아가는 대화가져야 추석이나 설 명절의 의미가 퇴색된 원인은 무엇일까.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를 통해 현 세태의 배경을 짚어봤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 아닌 ‘도시’ 노 교수는 명절의 의미가 퇴색된 가장 큰 원인으로 ‘탈농경사회’를 제시했다. 그는 “설과 추석은 모두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명절이다.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일 년 농사를 준비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것이 설의 유래라면, 추석은 그동안의 농작물을 수확하며 기쁨을 나누는 시기다. 하지만 1960~70년대에 급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고, 명절이 지닌 본래의 의미는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도시화 과정서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세대만 해도 명절 때마다 고향을 찾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농촌에 아무런 추억이 없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세대가 바라보는 시선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도시생활에 익숙한 세대, 더욱이 모든 걸 쉽게 사 먹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세대가 과연 추석이 지닌 수확과 추수 감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레 명절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국제화에 따른 글로벌 시대가 도래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았다. 노 교수는 “일이나 학업 등의 이유로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가족이 상당히 많아진 부분도, 함께 모일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라고 했다. ■“직장 구했니? 결혼은?” 명절이 부담스러운 이들 최근 구인 구직 포털사이트 알바몬에서 대학생 7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0%가량이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 ‘취업부터 학점까지 쏟아지는 친척들의 관심에 대한 부담(31.1%)’이 가장 많았다. ‘덕담

  • [금요와이드·추석 그리고 가족] “이번에도 못갑니다”  “밥은 꼭 묵으래이…”
    설날·한가위특집

    [금요와이드·추석 그리고 가족] “이번에도 못갑니다” “밥은 꼭 묵으래이…” 지면기사

    “할머니, 이번에도 못 간대요” / “그…그래? 우리 강아지, 밥은 먹었니?” / “네에! 엄마 바꿔줄게요! (엄마, 여기~~)” 추석을 사흘 앞둔 24일, 경기 안성에 거주하는 이모(61·여)씨가 서울에 사는 5살 손녀딸과 나눈 영상통화 내용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멀리 있어도 얼굴을 다 볼 수 있다며 위안을 삼지만, 1분도 채 되기 전에 끝나버린 통화는 못내 아쉽다. 이번 명절에도 아들 내외와 손녀딸을 만날 수 없다는 통보에 가까운 현실은 더욱 아쉽다. 이씨의 스마트폰에는 손녀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배경화면으로 돼 있다. 그게 벌써 2년 전이다. 작년 추석, 지난 설에 이어 이번에도 안 온다니 못내 야속하다. 그 말을 손녀딸에게 떠민 아들과 며느리가 괘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내 ‘바쁘니까 그렇겠지 뭐…’라며 받아들인다. 새내기 직장인 강모(28)씨는 추석 연휴기간 동안 태국 휴양지로 여행을 떠날 생각에 즐겁다. 신입사원 신분으로 휴일은 물론 휴가조차 제대로 보낼 수 없었던 지난 6개월간의 고통(?)을 보상받기로 작심이라도 한 듯, 진작부터 명절 연휴에 맞춰 여행을 준비했다. 강씨에게 이번 추석은 휴식을 통한 힐링과 재충전의 시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명절이 달라졌다. 대가족보다 핵가족이, 그보다는 개인이 더 우선시되는 모양새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명절은 그저 연휴의 연장선에 불과하다. 과거 명절은 흩어진 가족들이 반드시 다 모인다는 전통적이고 정서적인 합의가 실현되는 시간이었다. 명절에 개인 행동?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납득할 만한 이유만 있다면 열외가 가능해졌다. 명절 가족 모임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 버렸고, 이렇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점차 밀려났다. 이젠 더 이상 명절 연휴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구세대와 신세대 간의 명절에 대한 인식과 감성적 거리가 그만큼 멀어진 시대다. 여기에 취업·결혼·출산 등 인륜을 뒷받침하고 구성하는 기본을 포기해야 하는 청년층에게, 명절과 가족의 의미는 예전 같을

  •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특급 설렘, 지금 배송중입니다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특급 설렘, 지금 배송중입니다 지면기사

    하루 25만개 처리… 평소 2배↑ 고객 만족위한 실시간전달 원칙 직원늘려도 물량폭주 ‘고된작업’ 안녕 오늘도 난 눈을 뜨며 두근거려/ 하루종일 널 상상하면 나 설레 미칠것같아/ 난 그날에 너를 발견하고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너는 꼭 가져야겠어/ 한눈에 딱 들어왔어/ 늘 처음인 듯 설레어 오지만/ 빨리 벗겨보고 싶어서/어디쯤 왔을까 언제쯤 만날까/ 모든 벨소리에 너 일까봐 숨이 멎어 조심스레 다뤄주고 싶어/ 열어보기도 아까워 ‘택배 중-컬투’ 인기 개그맨 겸 라디오 DJ인 컬투가 불러 인기를 끌었던 노랫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을 택배를 기다리는 마음과 연결 표현해 발표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택배’는 사랑하는 사람과도 견줄(?) 수 있을 만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요즘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깜짝 선물도 택배로, 그동안의 추억을 담아 이별을 고할 때도 택배로 갈음하기도 한다. 택배는 도시로 나가 눈칫밥을 먹을 자식 걱정에 찬거리와 농산물을 챙겨 보내던 어버이의 마음이기도 하다. 또 쌈짓돈을 모아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한 카메라나 노트북을 전해 받거나, 쇼핑몰에서 산 대형 냉장고까지 받는 등 언제부터 인지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삶 깊숙한 곳에서 사랑과 희망, 새로움을 전하는 메신저로 자리하고 있다. 택배는 민족 대명절인 한가위에 절정에 이른다. 가족·친지는 물론 지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추석 선물이 우체국이나 택배회사 등에 몰리면서 말 그대로 전쟁이 발발한다. 추석을 1주일여 앞둔 지금은 택배전쟁의 중심이다. 수도권 택배 물량의 25% 이상이 거쳐 가는 경인지방우정청 소속 안양물류센터는 지난 7일부터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5만여 개(1일 평균)의 택배를 처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물류센터는 추석전쟁을 치르기 위해 70명의 직원을 두 배 가까운 130명으로 늘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밀려드는 물량에 직원들은 땀 닦을 시간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체국은 택배를 주고

  •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전국 최대 물류망 갖춘 우체국 택배와 쇼핑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전국 최대 물류망 갖춘 우체국 택배와 쇼핑 지면기사

    올 추석, 연휴 직전 25일까지 접수… 26일까지 배달 서비스 우체국 쇼핑, 국내산 농산물 중심 3단계 절차 ‘깐깐한 심사’ 공인기관 품질 보증, 연간 매출 1800억원대로 착실한 성장 우체국 택배서비스는 전국 최고의 네트워크와 물류망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연휴 직전인 오는 25일까지 우체국 창구에서 소포(택배) 접수를 받고 연휴 첫날인 26일까지 추석 선물 배달서비스를 한다. 우체국 택배와 함께 국내산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우체국 쇼핑 또한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고 있다. 우체국쇼핑 상품 선택은 안전하고 편리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우체국은 30여 년 전부터 이러한 시대적 방향을 예견이라도 한듯 국내산 지역 상품만을 특화시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는데 힘써 왔다. 우체국쇼핑의 상품선정 절차는 매우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격년으로 신규 특산물을 선정하는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지실사를 거쳐 3차로 식품업계 전문가와 학계 교수 등이 참여하는 최종 심사를 거쳐야만 우체국쇼핑 상품으로 입점할 수 있다. 2014년도 우체국쇼핑을 통한 농어촌 지역 특산품 거래 건수는 544만 건으로 총 매출액은 1천875억원에 이른다. 거래 품목의 90% 이상이 농수축산물이고 순수 국내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이처럼 우체국쇼핑은 농어촌에서 생산되는 물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데 우체국 배달망을 활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전국 3천600여 개의 우체국 영업망은 방방곡곡 안 닿는 곳이 없을 정도다. 지난 1986년 순창 고추장과 완도 김 등 8개 업체 11개 상품으로 출발한 우체국 쇼핑은 30년이 지난 지금 1천58개 업체 9천864개의 상품으로 성장했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은 “우체국쇼핑의 힘은 무엇보다 공익성에서 나온다.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우리 농수축산물인 데다 공인기관이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믿고 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 구리우체국에서 집배원들이 각 가정으로 배달할 택배물품을 분류작업하

  •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인터뷰|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추석 우체국 택배전쟁] 인터뷰|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 지면기사

    우정 사업, 공익·수익성 동시 고려해야 외딴지역도 같은 요금으로 서비스 제공 집배원들 지역 봉사활동에도 많은 노력 간혹 배달 늦더라도 많은 격려·응원을 우정청은 전국 3천549개의 우체국과 집중국, 물류센터를 통한 모세혈관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편, 예금, 보험 등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주민들과 성장해 가고 있다. 백기훈 경인지방우정청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익기업으로서 국민들에게 행복을 배달하는 것 이외에도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경인지방우정청은 농·어촌, 도서, 산간지역 등 복합적인 지형을 가진 경기·인천지역에서 한국 우편물류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경인지방우정청은 현재 580여 곳의 우체국과 8곳의 우편집중국 및 물류센터를 갖추고 전체 우편물량의 43%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체국은 우정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을 재원으로 운영돼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단순히 경영의 관점에서 본다면 수익성이 낮은 시골이나 도서 지역의 우체국을 폐쇄해 수지를 개선해야 할 테지만, 우편서비스는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누려야 할 보편적 서비스다. 경인지방우정청도 접경지역인 백령도 등을 포함해 외딴 지역에 일부 가구가 살고 있더라도 같은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기관으로서 역할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 우체국 네트워크 덕분에 집배원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우체국에서는 집배원들이 우편물 배달 이외에도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들을 보살피는 봉사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내 소년·소녀 가장 28명에게 매달 700만원씩을 지원하는 등 어려운 청소년들을 돕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지역 우체국마다 365봉사단을 꾸려 매월 정기적으로 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우체국은 전국적인 물류망과 전산망을 활용해 향토기업 제품 및 농수축산물 판촉을 통한 서민경제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추석 특별 배송기간동안 집배원과 고객 모두가 행복한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