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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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신 광복군] 광복 70주년 ‘국위선양’ 최일선에 선 사람들 지면기사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민간단체, 해외 문화재 반환을 위해 외롭게 싸우는 시민단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 내민 청년벤처인,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던 한일월드컵 길거리 응원단…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이 극에 달했던 1940년 9월 17일. 중국의 임시 수도 충칭(重慶)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이 창설됐다. 광복군은 1943년 8월부터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인도·미얀마 전선에서 영국군과 합동작전을 벌였고, 비록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미국 전략사무국(Office of Strategic Service·OSS)과 함께 국내 진입작전인 독수리 프로젝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들의 세력과 활약상은 비록 일본 패망에 결정적·직접적 타격을 줄 만큼 강건하지는 못했지만, 그 열정과 투지만큼은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며 연합군의 일원으로 항전한다”는 광복군 선언문에 적힌 창설 목적 그대로였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미 군정 당국 아래 해체되기까지 엄연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였던 것이다. 광복 70년이 된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서 다시금 광복군이 부활하고 있다. 이들에겐 M1 카빈 소총도 암살용 폭탄도 손에 들려 있지 않지만, 대신 세계를 놀라게 할 기술력과 나름의 사명감으로 중무장한 채 대한민국을 이끌고 있다. 각각의 분야에서 국위를 선양하고 애국심을 바탕으로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이들의 행보는 70여년 전 광복군과 너무도 닮아있다. 세계의 높은 벽에 맞서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기업인, 아이디어와 열정 하나로 당당히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청년 벤처인,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는 민간 단체들… 우리는 이들을 ‘신(新) 광복군’이라고 부른다. IMF 국가위기 때 장롱 속 금반지며 금목걸이를 들고 나왔던 국민들도, 한일월드컵 당시 길거리고 쏟아져 나와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치던 응원단도, 해외 문화재 반환을 위해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시민단체들도 모두 당당한 신 광복군의 일원이다.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당당한 선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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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신 광복군] 해외에서… 종횡무진 누비는 기업과 벤처 지면기사
필리핀·스페인 ‘성공신화’ CEO들특유의 꼼꼼함 국가 이미지 높여국내 중소업체 초청 판로확대 지원친환경 가습기·맞춤 교육 콘텐츠등기발한 아이템 개발 국제시장 관심우리는 한국 광복군 악마의 원수 쳐물리자/ 나가 나가 압록강 건너 백두산 넘어가자/ 진주 우리나라 지옥이 되어/ 모두 도탄에서 헤매고 있다/ 동포는 기다린다/ 어서 가자 고향에/ 등잔 밑에 우는 형제가 있다/ 원수한테 밟힌 꽃 포기 있다/ 동포는 기다린다/ 어서 가자 조국에/- 박영만 작사·한유한 작곡 ‘압록강 행진곡’ 中.광복군의 군가로 불렸던 압록강 행진곡이다. 광복군가는 1940년 9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에서 한국 광복군을 창설하면서 만들어졌다. ‘나가’, ‘가자’ 등의 가사가 진취적이면서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려는 광복군의 기개를 잘 나타내고 있다. 신 광복군은 군가도, 총도 없지만 각종 성과와 활동에서 과거 광복군을 연상케하는 진취성 만큼은 닮은 꼴이다.■ 국위선양 기업(인)= 대표적인 신 광복군은 성공한 한상(韓商)들이다. 1997년 필리핀에 설립된 선박 대리점·복합물류 운송업체인 ‘시 파인 시핑(Sea Pine Shipping)’은 연간 1천만 달러(한화 117억6천500만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수입원은 정기선·부정기선 등 선박 관리와 7천t 규모의 벌크선 운항이다. 시 파인 시핑은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이규초(52) 필리핀지회장이 이끌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꼼꼼함에 필리핀 현지 고객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기업의 이미지는 곧 국가 이미지가 된다. 이 지회장은 8년째 필리핀 현지로 부천시 중소기업들을 초청해 상품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고향인 경상북도내 중소기업들과도 교류하고 있다.그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의 로페스센터에서 월드옥타 아세안(ASEAN)통합무역스쿨을 열기도 했다. 통합무역스쿨은 일종의 후배 한상 양성 차원의 교육인데 성공 한상을 꿈꾸는 105명의 아세안지역 한인 청년이 모였다. 스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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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힐링공간으로 진화하는 도심공원] 다양한 기능 갖춘 공원들 지면기사
공원의 이미지가 새롭게 변화하는 만큼 공원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활용법도 독특하다. 공원은 이제 도심 속에서 꼭 필요한 힐링 장소가 됐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공원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다른 시에서 운영되는 다양한 볼거리와 건강 프로그램도 챙겨본다면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족·연인들은 힐링의 공간!집에서 못다한 대화 풀어내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원의 이미지는 ‘힐링’이다. 시끄럽고 복잡한 도심 가운데 나무와 숲, 물길 등이 조성돼 있는 공원은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쉼터다. 가족·연인들은 함께 공원을 찾아 지친 마음을 달랜다. 시끌벅적한 도심을 떠나 조용함이 있는 공원에 오면 여느 휴가 못지 않다는 게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얘기다. 안양에 사는 직장인 민진아(28·여)씨는 “일은 서울에서 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안양의 공원을 자주 찾는 편이다”라면서 “남자 친구와 함께 공원을 걸으며 데이트를 하고 혼자 조용히 나와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또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찾을 때에는 그간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풀어내는 공간이 된다”고 공원 활용법에 대해 설명했다.■스포츠 시설은 기본!게이트볼·농구 등 만능시설공원은 단순히 산책을 할 수 있는 장소 만은 아니다. 각각의 공원마다 농구장, 축구장, 배드민턴장 등 체육 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르신들을 위한 게이트볼 장도 공원 내 설치돼 있어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체육시설로도 활용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있어 공원은 이제 만남의 장소가 됐다. 맘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 대신 이들은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농구, 자전거 타기, 익스트림 스포츠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다. 물론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이 있지만,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공간이 좁을 수밖에 없다. 10대들은 친구들과 함께 공원에 나와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부천 상동호수공원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즐기고 있다는 김도현(14)군은 “스케이트를 배운 지 1년 6개월 정도가 됐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타다 보니 더 재미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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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힐링공간으로 진화하는 도심공원] 경기·인천지역 공원들 ‘매력 업그레이드’ 지면기사
경인지역에 위치한 공원들은 각각 특색있는 모습으로 지역민들을 반긴다. 산책로와 몇 개의 운동시설 만을 볼 수 있었던 예년의 장소가 이제는 복합문화 시설로 탈바꿈했다. 특히 경기도와 인천시 관내 공원들은 각기 다른 모습과 볼거리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공원의 매력에 빠져보자.■ 인천 송도 센트럴공원삼둥이 명소 송도판 베네치아송도 센트럴공원은 이국적인 도심 풍경 속에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인천의 대표적인 공원이다. 길이 1.8㎞, 폭 최대 110m의 물길(면적 6만3천390㎡)을 따라 ‘수상택시’ ‘카누’ ‘카약’ ‘패밀리보트’ 등을 타고 송도 마천루 도심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곳은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송도 주민인 배우 송일국씨와 세쌍둥이의 나들이 모습이 종종 보이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이 곳은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수상 레저스포츠를 즐기러 온 나들이객들로 늘 북적인다. 작은 유람선과 같은 수상택시는 가족들에게 인기다. 배터리로 가는 보트인 패밀리보트는 어린이도 운전할 수 있다. 5명을 기준으로 30분에 3만5천원이다. 또 직접 노를 젓는 무동력 수상 레저스포츠인 패들링(카누·카약 등)을 체험할 수 있다. 2~3명이 타는 카누·카약은 친구나 연인들로부터 반응이 좋다. 3명 기준으로 50분에 2만5천원이다. 보드 위에 선 채로 패들을 저어 나가는 신종 레포츠 SUP(Stand Up Paddle Board)도 눈길을 끈다. 60분에 1만원을 받는다.수상 레저 외에도 공원에는 숨은 볼거리가 많다. 최근 문을 연 한옥호텔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의 앞뜰은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는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변 문화예술 공간인 트라이볼 등을 들러 전시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인천대공원시원한 물썰매장 인기만점인천 남동구에 있는 인천대공원은 습지원·숲속도서관·어린이동물원 등의 테마 공원이 있다. 야외음악당·사계절 썰매장 등의 시설도 설치돼 있다.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은 사계절 썰매장이다. 여름에는 물썰매를, 겨울에는 눈썰매를 탈 수 있다. 오전 10시∼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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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힐링공간으로 진화하는 도심공원] 자연스러운, 도시 지면기사
직장인 김모씨는 일과를 마친 후 종종 아내와 공원을 찾는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진 공원에서 풍기는 풀 내음은 하룻동안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절로 풀리게 한다. 김씨는 이번 주말에는 공원으로 아이들과 소풍을 갈 생각이다. 먼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요즘 공원은 뜨거운 여름을 피할 수 있도록 분수대가 잘 구비돼 있다. 아이들은 분수대 속에서 즐거워한다. 아이들과 함께 돗자리와 김밥 등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 잔디밭에 누워있으면 여느 피서지 못지 않다.최근 동네 공원이 문화·운동·레저 등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과거 공원은 어르신들이 주로 찾고 산책 정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요즘 공원은 그 모습이 확 달라졌다.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아 축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각각 생활 스포츠를 즐긴다. 또 일부 공원에는 캠핑 시설도 마련돼 있어 캠핑족들을 불러 모은다. 각종 문화·예술 공연도 공원에서 자주 열려 굳이 콘서트 장이나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문화 공연을 맘껏 즐길 수 있다.실제로 수원 광교호수공원에는 호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어반레비, 분수대인 신비한 물너미, 조용한 물 숲, 향긋한 꽃 섬과 같은 인공 식물섬을 비롯해 국제 규격의 인공암벽장, 공연 전문가 혹은 아마추어 동호회가 무료 공연을 열 수 있도록 한 마당극장, 캠핑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양 평촌중앙공원은 매주 토요일 마다 시민들이 자신들이 쓰던 물건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인천 송도 센트럴공원은 이국적인 도심 풍경 속에서 다양한 문화 및 레저 스포츠 체험을 할 수 있다. 또 부천 상동호수공원에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X-게임장이 있다.과거의 ‘따분한’ 이미지에서 탈피한 공원은 이제 지역 시민들의 여가와 복지 증대를 위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문화·스포츠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어떤 공원이 있는 지 주말에 한번 나가보면 어떨까. /신창윤·이원근기자 shincy21@kyeong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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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도시, 영화를 품다] 각계 3인에 물었다 “영화로 나아갈 길은” 지면기사
■지방자치단체 오병권 부천시 부시장… 도시를 발전시키는 힘으로경제·문화 등 마케팅 효과 뛰어나다양한 콘텐츠로 ‘발전 발판’ 마련“영화는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문화상품이며, 도시 발전에 꼭 필요하다.”부천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를 비롯한 각종 영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병권 부천시 부시장은 “영화라는 콘텐츠가 도시의 발전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도시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로 BiFan이 19회째를 맞았는데, 지역의 경제·문화·관광 등 마케팅 효과가 매우 뛰어날 뿐 아니라 도시브랜드를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주민의 정체성과 자긍심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부천시는 현재 상동영상단지 내 영화촬영소 신설을 검토 중이다. 오 부시장은 앞으로도 영화를 통해 도시의 미래 비전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청사진을 그릴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BiFan이라는 국제적인 행사를 비롯해 영화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애니메이션이나 음악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영화와 융합해 문화·관광산업으로 육성하고, 도시 발전의 기틀을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문화행정단체 김영빈 BiFan 집행위원장… 지자체 상생 장기플랜 필요이벤트 행사 줄여 전문인력 양성을‘상업적 수단 활용’ 낡은 틀 벗어야“영화계와 지자체의 협력이 전제돼야 영화와 도시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김영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은 영화와 도시가 더불어 성장하기 위해선 ‘협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BiFan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영화와 도시가 상생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그는 “영화는 도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영화계와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지자체 간 상호 협력이 있어야만 양쪽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 집행위원장은 BiFan에서 진행한 국내·외 영상문화 교육프로그램과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며, 영화를 단순히 돈을 벌려는 수단으로만 활용하려는 낡은 사고에서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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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도시, 영화를 품다] 경기·인천지역 촬영지 명소 지면기사
꽃미남 남파공작원이 헤집고 다니던 달동네그 흔적 보존한채 ‘벽화 마을’로 새롭게 탄생관상쟁이 초가집·카페거리 배우모습 눈가에영화를 통해 현실 공간을 가상 공간으로 바꿨다면, 이제는 가상 공간에 등장했던 곳을 거꾸로 현실 속에서 되짚어보자. 영화의 감동을 다시 느끼는 것은 물론, 해당 장소가 지니고 있는 숨은 매력까지 다시금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인천지역 대표적 촬영 명소를 짚어보고, 이곳의 느낌과 어울리는 음악과 음식도 함께 소개한다.■ 남양주에서 만난 판문점 - 남양주종합촬영소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긴장감을 넘어 삼엄한 분위기가 감도는 장소, 판문점. 당시 남양주촬영소 내에 판문점 세트장이 조성됐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판문점 신’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다수의 영화팬들은 지금도 이곳 세트장을 찾고 있다. 영화가 개봉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곳에는 필름이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다만 영화에서 경필(송강호)과 수혁(이병헌)이 자유롭게 넘나들었던 남북 경계선은 여전히 넘을 수 없는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이야기로 남아 있다.주소 -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로 855번길 138 남양주종합촬영소 / 추천 음악 -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 추천 음식 - 초코xx 과자 (경필과 수혁이 북한군 벙커에서 나눠 먹었던 국민 과자)■ 관상쟁이가 사는 웃음 넘치는 초가삼간 -양평 설매재 고개 (영화 ‘관상’)관상쟁이 내경(송강호)과 처남 팽헌(조정석)이 살았던 곳. 영화 속 내경의 집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산기슭에 위치해 있었지만, 실제 장소는 바다가 아닌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내 유명산 갈대 언덕이었다. 영화 속 장면처럼 바다를 기대할 순 없다. 다만 갈대숲과 탁 트인 산세는 바다 못지 않은 광경을 보여주며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다. 언덕 위에는 영화 속 내경과 팽헌이 살던 초가 두 채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이곳에 간다면 두 남자의 깨알 같은 대화가 귓가에 맴돌지 모른다.주소 -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510 설매재 자연휴양림 / 추천 음악 - 이병우 ‘Armed and 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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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도시, 영화를 품다] 그때, 그곳을 캐스팅하다 지면기사
BiFan·DMZ국제다큐영화제지역 특수성 살려 관광지 변신설매재 고개·열우물길 마을 등무명의 공간에 꽃핀 감성 한 컷바야흐로 문화의 시대다. 소위 먹고살기 바쁜 이들에겐 ‘문화는 곧 사치’라는 공식이 적용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시대는 먹고 사는 기본적인 행위가 전부는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고 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현대인들은 ‘문화’라는 키워드에 주목하고 있다.수많은 문화 콘텐츠 중 대중과 가장 친숙한 분야는 단연 ‘영화’다. 영화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이 아닌 관객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영화는 더 이상 가상 공간의 세계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점차 스크린 밖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화로 인해 도시브랜드가 높아지는가 하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커다란 매개로 작용하기도 한다.이 같은 대표적 사례가 부천시다. 최근 폐막한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20년의 역사를 거쳐 오며 어느덧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영화를 도시와 한데 결합한 성공적 모델을 통해 부천시는 부산·전주와 함께 국내 영화를 대표하는 도시 반열에 올랐다. 수도권 위성도시에 불과했던 일개 도시의 이미지는 크게 향상됐다. 1997년 1회 때 9만 여명에 달했던 관람객은 40만 명(지난해 기준)으로 4배 이상 늘었고, 예산 규모도 최초 당시보다 3배 커졌다.고양·파주시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DMZ국제다큐영화제’ 역시 영화를 지역의 특수성과 결합해 국제적 행사를 만든 좋은 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아 세계 각국의 영화팬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며 명실공히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인천 지역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면서 지역 내 명소로 자리 잡은 곳들도 상당수다. 영화 ‘관상’의 배경이 된 양평 설매재 고개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영화 ‘건축학개론’ 속 구둔역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용인 죽전의 카페거리는 영화가 현실에 자연스레 녹아내린 대표적 장소로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일상 속에서 이곳을 찾고 있으며, 한낱 달동네에 불과했던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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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한여름 얼음이야기] 얼음의 현재-문화·예술 그리고 경제 지면기사
지자체 축제마다 관광객 ‘북적일자리 등 지역경제 활성 도움빙수시장 1500억원 규모 급성장커피·호텔·편의점도 패권 경쟁21C 얼음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예술성을 지닌 작품이 되기도 하고, 축하의 의미를 담기도 하며, 돈벌이가 되기도 한다. 쓰임이 다양해진 것은 얼음의 역사가 시작된 100여 년 전보다 얻기 쉬워진 덕이 크다. 대형 얼음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조각 기술이 발전하며 쓰임이 다양해진 것이다. 얼음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힘도 있다. 덕분에 시대 흐름에 영향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대상이 됐다.# 얼음, 문화와 예술이 되다얼음은 국내 여러 지자체 축제를 통해 문화의 한 축이 됐다. 즐길거리, 볼거리, 먹거리를 두루 내놓을 수 있는 얼음이야말로 최상의 축제 아이템이다.얼음은 특성상 겨울과 어울리는데, 우리나라 대표 겨울 도시인 강원도에만 얼음 관련 축제가 7개(6개 시·군)나 있다.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월 초·중순께 시작되는데 그 시기 다녀가는 인원이 15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축제 기간에는 마스코트인 얼곰이(얼음 곰) 성이 세워지는데, ‘얼음과 눈의 도시’라는 화천시의 정체성을 쉽게 전달하고, 축제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데 한몫한다.1997년 시작된 인제빙어축제는 특별한 얼음 축제다. 인위적으로 축제 환경을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이 허락해 준 범위 내에서 치르는 행사다. 인제빙어축제는 소양댐 물이 불어서 인제까지 넘어와 이룬 호수가 얼어 이룬 빙판이 축제 현장이다. 인제의 찬 공기와 물이 만나면 25~30㎝ 두께의 얼음은 거뜬하게 언다는 게 축제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극심한 가뭄으로 축제가 취소됐다. 자연이 허락한 선에서 행사를 열다 보니 생긴 상황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인제빙어축제는 인제 지역에 많은 축복을 줬다. 특히 사람들이 인제를 기억하고,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지난해의 경우 74만2천명이 인제빙어축제를 찾아 약 500억 원을 소비하고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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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와이드·한여름 얼음이야기] 얼음 보관 ‘장빙’의 역사 지면기사
삼국시대부터 국가 주도 작업왕실·귀족층만 사용 특권가져겨울 주민 징발해 빙고에 저장장거리이동·유숙등 고통 심해18C 고기·생선 유통 수요급증민간 사빙고·빙어선 사업 인기일제 장빙업 독점으로 맥 끊겨얼음은 여름철 무더위를 날려주는 소중한 존재다. 오늘날처럼 냉장고가 없었던 시절에는 얼음이 여름철 음식의 부패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왕실에서는 제사를 지낼 때 음식이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얼음쟁반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냉동실과 물만 있으면 여름철에도 쉽게 얼음을 만들 수 있지만, 불과 100여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에 캐서 보관한 얼음을 여름철에 썼다. 그러다 보니 얼음이 귀해 왕실 또는 고위직 관료만 얼음을 쓸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 왕실과 권세가에게만 허락된 얼음한국에서 얼음을 보관한 ‘장빙(藏氷)’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 초기부터 찾아볼 수 있다. 이때부터 국가가 주도해 겨울철에 얼음을 저장해 여름철에 쓰도록 했다. 삼국유사에는 28년(신라 유리왕 5)에 장빙고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에서는 505년(지증왕 6) 11월에 처음으로 소사(所司)에 명해 얼음을 저장하도록 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얼음을 저장하고 이를 관리하는 ‘빙고전(氷庫典)’이라는 기구가 있었다. 고려시대에도 겨울에 얼음을 저장해 입하절에 왕실 관청 귀족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이 때 민간인의 장빙은 금지했지만 최의가 1243년(고종 30)에 백성들을 동원해 빙고에 얼음을 저장한 것으로 보고 권세가일 경우 장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수도 한양(서울)에 동빙고·서빙고를 건설했다. 동빙고는 국가 제사용 얼음을, 서빙고에는 왕실과 고위 관료들이 쓸 얼음을 저장했다. 세종대에는 여름철 어육(魚肉)이 썩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해 궁궐에 내빙고를 만들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서빙고 터는 지금도 남아 있다. 경의·중앙선을 타고 서빙고역 1번 출구로 나오면 터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덩그러니 놓인 표석을 제외하고는 어떤 규모와 형태였는지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곳에는 ‘조선시대 8채의 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