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김민규 아주대학교 교수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김민규 아주대학교 교수 지면기사

    김민규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미래 먹거리인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위해선 ‘오타쿠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게임, 애니메이션 등 국내 문화콘텐츠 시장의 가치는 90조원으로, 이중 열성 팬을 5%로만 가정해도 시장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발, IT기기 등 전 분야로 확장하면 전체 오타쿠 시장 규모는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PC통신, 컬러TV 등을 활용해 대중문화가 퍼지기 시작한 90년대 중반에 청소년기를 겪은 세대가 구매력을 갖추면서 오타쿠 기질을 갖춘 소비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봤다.김 교수는 “우리나라 오타쿠 문화는 일본과 미국 문화의 복합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스토리와 캐릭터가 미국의 개연성·웅장함과 융합돼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캐릭터의 콘셉트를 자유자재로 바꾸는가 하면, 주연, 조연 상관없이 캐릭터별 스토리를 불어넣어 새로운 버전을 만드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이 주목받고 있다”며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 드라마 ‘송곳’의 흥행이 그 예”라고 했다.태동기인 지금부터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김 교수는 “‘표현의 자유’가 우리 사회에서 어디까지 통용될 수 있는지 전 세대가 함께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기준이 완화되고 있지만 선정성과 폭력성을 자유에만 맡기기엔 사회적 책임비용이 막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 사진/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증강현실’ 책 개발한 공룡오타쿠 김진겸 대표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오타쿠 전성시대] ‘증강현실’ 책 개발한 공룡오타쿠 김진겸 대표 지면기사

    5살때 책으로 접한 후 빠져피규어·도서 광적으로 모아취향 확실 ‘진로 고민’ 없어한국판 쥬라기 공원 포부도“아이가 중독증세를 보이면 우선 꾸짖으세요. 그래도 매달리면 도와주셔야 합니다. (정상의 자리까지) 미칠 수 있는 아이니까요.”경기도의 ‘슈퍼맨 창조오디션’에서 우승, 상금 5천만원과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입주 자격을 거머쥔 (주)비타민상상력 대표 김진겸(28)씨는 공룡 오타쿠다.다섯 살 때 부모님께 선물 받은 책 ‘공룡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예림당, 1993)’에서 공룡을 처음 만난 김씨는 이후 25년 간 피규어(플라스틱 모형), 도서 등 공룡에 관한 것들을 광적으로 수집했다. 스무살부터는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값비싼 수집품도 하나씩 사 모았다. 디테일이 부족한 것이 늘 아쉬웠다. 그래픽을 공부해 직접 피규어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그래픽 창업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증강현실(사용자가 눈 또는 카메라로 보는 현실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기법으로 공룡의 디테일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아리 회원들과 같은 해 11월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어 1년 만인 지난 10월 매출 1억원을 돌파했다. 첫 작품은 다섯살 때 처음 만난 공룡책의 2015년도판 ‘어메이징 공룡월드(예림당 스마트베어)였다. 오타쿠가 어린 시절의 공룡을 증강현실 체험북으로 상용화한 것이다.■ 불광불급(不狂不及), 공룡 상품화한 오타쿠 = 김씨의 사무실은 손가락 마디 만한 것부터 성인 장딴지보다 큰 제품까지 피규어로 가득하다. 벽은 공룡 포스터로 도배되다시피 했다.김씨는 자신이 오타쿠임을 스스럼없이 밝힌다. 그것이 오히려 자신과 주변 사람을 편하게 한다는 생각이다. 김씨는 “생일이 되면 부모님, 친구 등 주변 사람이 선물 고를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오타쿠 수준으로 미친 사람이어야 최고의 자리까지 미칠 수 있다”며 “주변의 시선과 상관없이 끝까지 추구하는 오타쿠라면 인생의 나침반을 지닌 행운아”라고 말했다.■ 한국에 쥬라기공원을 구현하겠다 = 김씨의 회사는 증강현실 체험북을 제작한다. 애플리케

  • [금요와이드·커피, 넌 누구니] ‘블랙 퍼포먼스’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커피, 넌 누구니] ‘블랙 퍼포먼스’ 지면기사

    전세계 하루 소비량 25억잔·1년에 700만t생산경기 침체속에서도 인기 ‘수입량 사상 최대’세계를 움직이는 3대 검은 액체가 있다. 석유, 콜라, 그리고 커피다. 세계 무역량 1위 품목인 석유는 세계 경제를 굴러가게 한다. 그러나 전쟁의 빌미가 되기도 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콜라는 한 때 젊음의 상징이었고 세계화의 기수였다. 그러나 콜라보다 콜라병 몸매가 더 환영받게 되면서 10년째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다. 세 가지 중 커피는 단연 흥하고 있다. 석유는 감시당하고 콜라는 외면당할 때 커피는 꾸준히 그들의 아성을 따라잡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기호식품이 됐다. 전세계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커피는 25억잔, 1년에 생산되는 커피의 양은 700만t 이다. 가장 많은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는 브라질이고, 가장 많은 커피를 소비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우리나라는 커피소비량이 가장 빨리 증가하는 나라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에는 국가별 커피 소비량이 10위권 밖이었지만 지난해에는 미국, 브라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됐다. 경기 침체가 끝도 없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커피의 성장세는 지속돼, 지난해 커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커피 판매량은 242억잔이다. 1인당 연평균 484잔을 마신 셈이다.이런 수치들은 조금만 번화한 거리에 나가보면 즉시 피부로 와닿는다. 수원의 나혜석 거리를 중심으로 인근 커피숍만 100개다. 판매되고 있는 커피의 최저가는 1천500원, 최고가는 1만2천원이다. 이들 커피숍은 유형도 다양하고 영업 전략도 다양하다. 전세계에 수천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커피전문점은 1만원이 넘는 커피를 선보이는가 하면 한국인의 취향을 저격하는 요소들을 갖춘 국내 브랜드도 있고, 커피맛 좀 아는 마니아들을 위해 매장에서 생두를 직접 볶으며 깊은 맛과 향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곳도 있다. 알면 알수록 커피의 세계는 깊어진다. 커피에 죽고사는 사람들에게 커피에 대한 이

  • [금요와이드·커피, 넌 누구니] 제 3세계 빈곤국 돕는 ‘공정무역’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커피, 넌 누구니] 제 3세계 빈곤국 돕는 ‘공정무역’ 지면기사

    값싼 원료·노동력 이용 폭리 만연커피 한 잔당 생산자 손엔 ‘20원’뿐유통과정 없앤 직거래로 해답 제시“저는 여러분 지역의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즐기는 음료가 우리에게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땀 흘려 생산한 커피의 대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 우간다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한 농민이 남긴 말이다. 세계 경제는 위기를 거듭하면서도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흔히 제 3세계로 분류되는 아시아·아프리카·중동·라틴아메리카 등지의 일부 빈곤한 국가들은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27억 명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다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분석은 더 이상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공정무역(Fair Trade)’이다. 공정무역은 원료를 만들고 생산하는 쪽보다 이를 사들여 상품으로 만들고 유통하는 쪽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는 무역 구조가 불평등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다국적 기업 혹은 선진국의 경우 더 높은 수익을 얻고자 값싼 원료와 노동력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정보가 부족한 빈곤국가의 생산자들에 대한 노동력 착취는 계속되고 있다. 1980년에서 1999년 사이 세계 무역량이 3배가 넘게 성장한 데 비해 가난한 나라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발표는 무역의 불균형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공정무역이다.한 경제연구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 커피 소비량 6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84잔에 달한다. 국민 전체가 1년 내내 매일같이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거래량이 많고 이윤이 높은 무역 상품 중 하나로, 지구 상에서 석유 다음으로 높은 거래량을 보인다. 이 때문에 커피를 ‘검은 황금’으로 부르기도 한다.세계 10대 커피 생산국으로 브라질·베트남·콜롬비아·인도네시

  • [금요와이드·커피, 넌 누구니] 카페 주인 홍순채씨가 말하는 커피의 매력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커피, 넌 누구니] 카페 주인 홍순채씨가 말하는 커피의 매력 지면기사

    온도·정량등 고른품질 위한 노력불구10번 만들면 서너잔 불만족 그냥버려“개업 1년째지만 아직 배울것 많아”본사에서 원두 받아쓰는 프랜차이즈직접 볶는 가게들보다 신선도 떨어져홍순채씨에게 커피를 한 잔 부탁했다.그는 수원 인계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한다. 오전 11시 30분, 그의 커피숍은 커피 볶는 냄새로 가득 차있다. 로스터기로 커피를 볶은 직후였다. 뜨겁게 달궈진 로스터기 주변으로 커피 껍질이 날렸다. 커피향에서 밀도가 느껴졌다. 묵직하면서도 익숙하고, 따뜻한 커피향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홍씨가 주문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커피 한 잔을 완성하기까지 꽤 복잡한 공정을 거쳤다. 먼저, 커피콩을 그라인더에 넣고 간다. 포터필터에 정량의 커피 가루를 담는다. 평평하게 담고 템핑한다. 템퍼로 포터필터 안의 커피를 꾹 눌러주는 과정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포터필터를 장착하고 추출한다. 처음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한 쪽으로 치우더니 다시 추출한다. 사람 손이 아닌 기계로 커피콩을 볶고, 갈고, 저울로 커피량을 재고, 추출기를 사용하니 누가 해도 똑같은 커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지만, 홍씨는 “같은 사람이 해도 매번 다른 커피가 나온다”고 말했다. “에스프레소를 10번 추출하면 그 중에서 마음에 들게 나오는 건 6~7번 정도고, 정말 맛있다고 느낄만한 건 3번쯤이에요. 서너 잔은 그냥 버리죠. 제 실력이 부족해서 이기도 하겠지만, 커피 맛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아요.” 그는 그날 그날 날씨에 따라 커피 볶는 시간을 결정하고, 분쇄된 정도에 따라 커피량을 조절하고, 실내 온도에도 신경을 쓴다. 커피숍을 개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많다고 한다.홍씨는 도자기를 굽는 아내와 함께 홍차 가게를 운영하다 커피전문점으로 업종을 바꾸었다. 그저 커피를 즐겨 마시던 그가 바리스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정말 맛있는 커피를 한 번 맛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이름난 바리스타를 찾아가 커피를 배웠다. 국내 1세대 바리스타로, 홍씨에게 직화식 로스팅을 가르쳤다. 생두를 볶을 때 불의 열기가 직접 닿

  •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6교시는 자유영역”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6교시는 자유영역” 지면기사

    “기나긴 터널에서 벗어났지만 막막”여행·스포츠… 재충전의 시간 필요“12년 학창생활을 이렇게 평가받다니 허탈하네요.” “기나긴 터널에서 벗어났는데,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12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의 목소리이다. 이 밖에도 “잠을 실컷 자고 싶다”거나 “못 했던 게임을 밤새워 하고 싶다” 등 그 동안 억제했던 부분에 대한 해소 차원의 일탈을 꿈꾸는 일성도 있었다. 우리 입시제도의 정점인 수능만을 향해 달리다가 목적지에 도달한 후에 낸 수험생들의 허탈감 짙은 목소리는 그들을 옥죄었을 극한의 입시 경쟁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수험생(타율적 규범)의 틀에서 뛰쳐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수능 점수의 굴레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수능이 대학을 결정하는 제도로 작용하지만, 곧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도구는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는 때라는 것이다.현대 실존주의 철학의 선구자 키에르케고르(S. Kierkegaard, 1813~1855)는 ‘청년은 희망의 그림자를 가지고, 노인은 회상의 그림자를 가진다’고 했다. 무엇이든 하고 싶은 욕망이 끓어올라 희망의 꽃으로 피어나는 때로서 청년기를 표현했다.교육 현장에서도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에게 수능이 끝이 아님을 인식시키고, 흐트러짐 없는 일상을 영위할 것을 주문하면서 세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모든 일에 극기와 절제심을 갖도록 하자. 둘째, 진취적인 일을 찾아 능동적으로 실천해 보자. 셋째, 부모님·선생님·친구들과 따뜻한 감정을 나누기 위한 이벤트 등을 기획해 보자 등이다. 막막하게 생각된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라고 권해 본다. 전시회와 각종 행사 관람의 청소년 할인은 이 시기에만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청소년 요금으로 이용하는 것도 현재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스포츠·문화 행사장과 공원을 방문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전국을 여행해 보는 건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좋은 경험을 쌓게 해 줄 것이다.더해서 지원할 대학에 관해 알아보는 것도 이 시기에 해야 할 일이다. 임경수 서강대 수

  •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조선시대에도 골치였던 부정행위 지면기사

    수능 시험을 마치고 나면 부정행위와 문제 출제 오류 등의 문제가 항상 불거진다.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에서 사용한 기상천외한 부정행위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기도 한다.또 지난 2014년도, 2015년도 수능 시험은 일부 과목의 문제가 출제 오류로 밝혀지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더 나아가 대학까지도 입시 과정에서 상당한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과거시험을 치르고 급제자 발표를 앞둔 한 선비가 고향에 있는 어머니께 보낸 편지에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조선 숙종 시대 이동표라는 선비는 과거 시험을 본 뒤 고향에 있는 어머니께 편지를 보냈다. 그는 “과거를 이틀 동안 다 무사히 본 후에 선비들이 남을 데리고 든 사람이 있다고 해 (합격자) 방을 내지 않고 그 과거를 파장(罷場)하고 다시 회시(會試)를 보게 해 처음에는 (회시 보는 날을) 8일로 정하였다가 또 16일로 연기했는데 그날이나 반드시 볼지(시험이 치러질지), (이후로) 머물기가 민망하고 민망합니다”라고 자신의 소식을 전한다.이동표는 숙종 3년(1677년) 2월에 과거 회시를 봤고, 장원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급제 발표를 기다리던 중 다른 응시자 10여 명이 차서(借書·다른 사람이 응시자의 답안지 글씨만 대필해 주는 일)와 차술(借述·다른 사람이 응시자의 답안 내용을 작성해 주는 일) 등 부정행위를 한 것이 밝혀지면서 숙종은 과거 시험을 취소한다.이에 고향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이동표는 결국 그 해 다시 실시한 과거 시험에는 응시하지 않는다. 이후 1683년 실시 된 과거 시험에 다시 참여해 회시에서 장원 급제를 한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

  •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과거 급제자들의 엄격했던 관례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과거 급제자들의 엄격했던 관례 지면기사

    고려시대 감독관과 독특한 사제관계조선시대와선 하사배 통해 공음의식축하연회·감사인사·공자사당 예올려어사화 꽂고 허락된 3~5일 거리 행진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 진학을 앞둔 수험생들만의 시험이 아니다.국가는 시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1년여 간 문제 출제를 주관하고, 기업은 수능 시험 당일 출근 시간을 1시간 가량 늦추기도 한다.항공기는 수능 시험 당일 듣기평가 시간대 이·착륙이 금지되고, 수능 시험장 인근은 경적 소리 등을 울리는 행위도 할 수 없다.우리 선조들에게 수능이라는 제도는 없었지만 관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거(科擧)시험을 통과해야 했다.그렇다면 우리 선조들은 시험에 억눌렸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었을까. 시험에서의 해방감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을 터이다.그러나 과거시험은 국가가 나랏일을 하기 위한 인재를 뽑는 절차였던 만큼 시험에 합격한 급제자들도 자유롭게 행동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과거 급제자는 관례에 따라 준비된 일정을 따라야 했다.과거시험은 고려왕조시대 광종 9년(958년)부터 시작해 조선왕조시대까지 이어진다.왕은 과거 급제자(합격자)에게 홍패(붉은 종이에 쓴 합격증)를 하사하고, 연회를 열어 축하했다.고려왕조시대에는 시험의 감독관인 지공거와 과거 급제자 사이에 ‘좌주-문생(座主-門生)’이라는 독특한 사제관계가 맺어졌다.과거 급제자인 문생은 지공거인 좌주나 좌주의 부모를 찾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좌주의 집에서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이들은 중앙의 관료들이 하나의 학벌을 형성해 자신들의 권력과 조직을 활성화하는 폐단을 낳기도 한다.조선시대엔 임금이 과거 급제자들에게 하사배(下賜盃)를 통해 술을 돌려 마시는 공음 의식이 있었다.급제자들은 나이와 생일 순으로 앉아 한 잔의 술을 같이 나눠 마셨다.이 의식은 임금과 신하로서의 결속, 동창 간의 결속 등을 다지는 자리였다.과거 급제자는 근정전에서 방방의 또는 창방의라는 의식을 열고 호명됐다.급제자의 이름을 부르는 방방관은 장원부터 성적 순서로 이름을 부르고, 이름이 불린 사람은 지정된 장소에 앉아 임금이 내린 어사화와 술, 음

  •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만능티켓 수험표 ‘아낌없이 누려라’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수능 해방, 새 출발선에 서다] 만능티켓 수험표 ‘아낌없이 누려라’ 지면기사

    인디음악·연극 등 문화행사 다채KTX, 동반 1인도 최대 40% 할인백화점, 상품권 제공 앞세워 손짓식품업계도 특별메뉴 대접 ‘분주’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 학업의 해방감은 잠시, 갑자기 찾아온 여유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앞으로 대학 입학 전 3~4개월의 시간은 휴식과 함께 그간 수험생의 신분으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것들을 누려볼 수 있는 짧지만 소중한 시간이다. 수험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할인 이벤트 등이 수험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부분 수험표가 있어야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화공연학업과 입시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난 수험생들이 즐길 수는 다양한 문화 공연들이 인천, 경기 지역에 준비돼 있다.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은 올 연말까지 수험표를 챙겨 온 수험생들에게 인디음악, 클래식, 연극, 판소리 등 4개의 다양한 공연을 5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13일 폭소와 풍자로 친일의 현실을 꼬집은 연극 ‘만주전선’이 무대에 오르며, 20일엔 밴드 ‘솔루션스’가 어쿠스틱의 세련된 음악으로 관객의 귀를 사로잡는다. 다음 달 17일에는 인천시립합창단의 크리스마스 특선음악회가 열리며, 같은 달 18~19일에는 이자람의 판소리 ‘억척가’ 무대가 펼쳐진다.경기도 문화의전당은 오는 20일까지 사전 예약을 신청한 수험생들에게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 마지막 공연(12월 1일)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고양시는 오는 24일 오후 2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제6회 청소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여행코레일은 내년 2월 말까지 수험생에게 KTX를 이용할 경우 동반 1인까지 최대 40%의 운임을 할인해준다. 만 25세 이하만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철도 자유여행패스 ‘내일로’ 티켓은 5일권 구매 시 이용 기간을 2일 연장할 수 있다. 동계 내일로 티켓은 오는 25일부터 예매 가능하며,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이용 가능하다.■ 놀이동산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는 11월 한 달간 수험생에게 자유이용권 등을 최대 60% 할인해 준다. 수험생은

  • [금요와이드·영원한 숙제 ‘육아’] ‘슈퍼맘의 눈물’
    기획·연재

    [금요와이드·영원한 숙제 ‘육아’] ‘슈퍼맘의 눈물’ 지면기사

    “사회가 모성애 강요” 수십년전 나혜석 글 조명 넘쳐나는 박람회… ‘슈퍼 부모’ 요구하는 현실 혼자 감당하기보다 주변·전문가 도움 청해야‘자식이란 모체의 살점을 떼어 가는 악마라 정의한다’ - 나혜석 ‘모(母)된 감상기’ 중.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1896~1948)은 육아의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 잠 없이는 살 수 없는데 잠을 빼앗아가는 자식보다 더한 원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한 말이다. 그는 ‘모(母)된 감상기’에서 주목받던 예술가로서의 삶이 갑작스러운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헝클어져 버린 심리를 묘사했는데, 내면에는 여성에게만 지워진 임신·출산·육아의 짐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하지만 ‘자식=악마’라는 표현 때문에 당시 지식인 남성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는데 나혜석은 모든 어머니가 모성애를 가진 것은 아니며, 사회가 여성에게 모성애를 강요한다고 맞섰다.이후 1926년 1월 3일 일간지에 기고한 ‘내가 어린애 기른 경험’에서는 자신의 육아방법을 담담한 필체로 솔직하게 그렸다. 4시간에 한 번씩 모유를 수유하는 경험부터 아이 운동방법, 언어교육 등을 소개했다.나혜석은 말미에 “부모된 자는 반드시 그 시대 시대를 이해할 만치 공부하기를 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상과 같이 냉정한 태도로 자연에 맡기어 아이를 길러 간다”고 마무리했다.육아 전문가들은 수십년전 써내려간 나혜석의 글에서 현대사회의 부모들이 겪는 육아 스트레스가 그대로 들어 있다고 한다. 과거의 대가족 사회에서 육아는 공동의 몫이었다. 조부모 세대들이 잠깐씩 아이를 봐주는 시간이 여성들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육아 휴식시간에는 다른 가사노동에 내몰리지만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에서는 잠시 해방된다. 핵가족 사회로 변모하면서 육아는 부모 또는 오롯이 아내 또는 남편의 몫으로 변모했다. 아이를 잠시 조부모에게 맡길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점점 ‘슈퍼 육아 부모’를 요구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한 육아 전문가는 “자식이 악마까지는 아니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커다란 존재로 보여 육아 우울증을 호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