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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이 평양된다'? 지면기사

    최근 출간된 두 일본인의 책이 눈길을 끈다. 미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 히타카요시키(日高義樹)의 '미국은 북한을 핵공격한다'와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서울지국장 구로다가쓰히로(黑田勝弘)의 '서울이 평양이 된다'는 것이다. 구로다는 “한국의 좌익과 진보파가 북한 김정일 체제를 사상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비판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된 것이야말로 서울이 평양이 되는 것”이라고 했고 히타카는 북한이 미국의 이라크 다음 목표가 될 것으로 전망,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회유(懷柔)할 뜻이 전혀 없는 데다 북한은 북한대로 강경하기 때문에 미국의 군사 공격은 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북폭(北爆)에다 “서울이 평양이 된다'? 그런데 우선 궁금한 건 구로다의 지적처럼 우리는 북한 체제를 비판할 수 없는 분위기인데다 '설마'하고 태연하기만 한데 왜 일본인들은 그토록 북핵에 민감한가 하는 점이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은 태평양전쟁 말기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에 투하된 핵폭탄의 위력과 그 피해와 후유증이 대를 이어 얼마나 끔찍하고 심각한가를 뼈저리게 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걸 겪지 않은 우리는 그 혹독한 심각성을 모른다는 것이다.히로시마시가 지난 6월16일 북핵 메이커 김정일에게 초청장을 보낸 까닭은 바로 그 점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었다. “오는 8월6일 '원폭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피폭지의 참상과 흔적이 어떠한가를 살펴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그는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왜'였을까. '그깐 ×들 원폭의 날 기념식에 내가 왜…'였을까, 아니면 '굳이 거기까지 가 보지 않더라도 히타카의 예견처럼 미제가 폭격을 해 오면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게 핵전쟁이거늘…' 그런 쪽이었을까. 하긴 2000년 6월 DJ에게 '서울 답방'을 약속하고서도 3년째 오지 않은 그가 아무 데나 '함부로' 갈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는 DJ와의 약속을 지켰어야 했고 하늘이 두 쪽 난다 해도 그 틈서리로 서울에 왔어야 했다.그런데도 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나름대로 계산상의 숫자는 포함됐는지 모르지만

  • 민심은 천심이다 지면기사

    '하늘은 모든 일을 귀밝게 듣고, 눈밝게 본다. 백성의 바람으로 한다. 백성의 소리는 하늘의 소리이고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 하늘에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이것을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중국 오서중의 하나인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이다. 조선왕조 정치철학인 성리학의 민본사상(民本思想)에서도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라고 했다. '백성은 귀하고, 사직(社稷·나라, 토지, 곡식)은 다음이며, 국왕은 가볍다(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는 경중의 순서가 말해지고 있다.요즘 이같은 민심이 흉흉하다. '지역주민을 만나기가 겁날 정도였다. 농사는 흉작에 정치권은 싸움박질만 해 욕할 기운조차 없다. 주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은 것 같더라'. 추석연휴기간중 지역구를 다녀온 국회의원들의 귀향보고서가 이구동성이다. '예로부터 농사가 잘되고 안되고는 나랏님과 신료들이 선정을 베풀었는지, 아닌지에 달렸다고 했어. 지들끼리 찧고 까불고 제 욕심 챙기기에 급급했지, 어디 민심을 읽기나 했겠어?' 시골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흉년이 든 것도 모두 위정자 탓이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추석연휴 막바지에는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 100여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황금들녘은 폐허로 변해 버렸다.민심을 챙겨왔다는 정치권은 또 어떤가. 국민들은 정치에 이미 등을 돌린지 오래지만 이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은 정말 볼썽사납다. 각종 부패·비리 사건이 터졌다 하면 국회의원, 권력실세 이름이 거명되는 것은 다반사요, 정치권의 혼란과 폭력사태는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던 약속은 어디 가고 민심을 대표하겠다고 자처한 국회의원들이 이 수준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서글퍼하고 있는 것이다.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라 할지라도 질질 끌면 시청자나 관객들이 짜증을 낸다. 결과가 뻔한데도, 재미라고는 한 군데도 없고 폭언과 폭력으로 얼룩진 난장판을 방영하면서 6개월이나 지루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시청하는 사람조차 없는 민주당의 이 '신당 드라마'는 지난 87년 대선때도 이혼했고, 3당

  • 한가위의 명(明)과 암(暗) 지면기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 추석이란 신라 3대 유리왕때부터 도읍안의 부녀자를 두패로 갈라 7월 15일부터 8월 한가위날까지 베짜기 내기를 한 뒤 진편에서 음식과 다과를 준비하고 가무를 즐기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때 부르던 노래가 회소곡인데 그 내용중 한 구절이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이다. 봄부터 잘 가꾼 백곡이 무르익고 1년중 가장 밝은 만월과 부녀자들 사이에서 이어지는 놀이 등으로 우리 조상의 넉넉한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는 구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토록 즐거워야 할 올 추석명절이 장장 5일간의 황금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부분인 서민들은 그 어느때보다도 가계부담을 고통스러워 하는 한편 긴 한숨소리가 도처에서 끊이질 않는다.노동부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국의 임금체불액은 1천715억8천400만원으로 2천720개 사업장에서 4만5천870명의 노동자가 당장 먹고 살아야 할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7억1천만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지난 5월 체불임금은 바로 전달인 4월에 비해 550여억원이나 폭증했다. 정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체불임금은 계속 증가할 것 같다”며 “고의적이기 보다는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어쩔 수 없는 사업장이 대부분”이라며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라는 것이다. 체불은 고사하고 잦은 비로 인해 작업 일수가 형편없다는 것이 이유중 하나다.최근 우리 사회는 온통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정계의 보혁, 노·사·정의 갈등, 세대간 이념대립 등으로 한치의 양보나 타협이 존재치 않고 극한적 대치속에 국민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따라서 '엎치락 뒤치락' 이전투구 양상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명절을 맞았으나 결코 가볍게 즐길 추석이 안됨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양로원을 비롯한 불우 시설원의 외로운 이들을 찾는 발길이 갈수록 뜸해져 요즘은 아예 없는듯 하다는 소식이 들린다. 함께 나눌 가족이 없기에 명절이 더욱 쓸쓸한 이들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조그만 관심마저 끊어졌

  • 젊은이가 떠나고 싶은 나라 지면기사

    최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모 카드회사의 광고카피가 젊은이들의 호감을 사면서 유행어처럼 회자됐었다. 이유는 일에 지친 젊은 영혼을 여유롭고 넉넉한 휴가로 달래고 다시돌아와 '삶의 질'을 한단계 더 높이라는 희망의 권고가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우리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광고카피와 달리 희망의 권고가 무색하리 만큼 찌들고 힘들다. 그래서 열심히 살고 쉬기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억눌린 삶의 무게를 버티다 못해 이 나라를 아주 떠나려는 현상도 사회 곳곳에 일고있다. 자살의 증가, 출산의 감소, 이민 희망자의 증가 등 사회로부터의 이탈징후가 바로 그것이다. 젊은이들이 광고카피에 호감을 산 이유도 이러한 속내가 작용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시장경제론자인 허시만(O.A Hirshman)은 시장이나 조직에서 불만이 있을 때 고객이나 조직원들은 묵묵히 참고 견디는 충성(loyalty)의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면 저항(voice)과 이탈(exit)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저항은 불만 해결의 가능성이 높거나 조직의 애착이 클때 선택하는 것이고 반대로 애착이 적고 불만의 해결 가능성이 낮다면 이탈을 선택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허시만의 지적에 비추어 볼때 저항은 어느 정도의 희망을 담고 있으나 이탈은 희망마저 접은 상태를 나타낸다고 말할수 있다. 이탈 징후가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바로 이러한 상태가 아닐는지. 그래서 젊은이 일수록 이러한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이탈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절대적 평가가 될 수는 없지만 한국인이 느끼는 나이별 행복지수(Formula for happiness)만 보더라도 그렇다. 영국의 심리학자 캐럴 로스웰과 전문 상담가 피트 코언이 개발한 이지수계산법은 1천여 명의 조사자에게 80가지의 문항을 주고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들을 골라라’고 주문한뒤 집계한 수치다. 한국인은 10대의 행복지수가 71.43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 통치기반 정리정돈이 급하다 지면기사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났다. 지난 정부 시절을 돌이켜 보면 대통령 취임 6개월은 의미있는 전환의 시점이었다. 취임 초기의 다종다양한 혼란과 오류를 정리하고 이제 제대로 일을 해보겠다는 대통령의 각오가 국민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국민은 이에 호응했다. 국정운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대통령과 이를 지지하는 국민들이 새로운 희망을 향해 통합되는 계기가 취임 6개월을 전후해 마련됐던 것이다. 헌집을 부수고 새집을 짓겠다는 새 대통령의 인기 또한 이맘때 최고조에 달했었다. 문민정부의 김영삼 전대통령은 기득권층의 심장을 겨냥한 공직자 재산공개, 하나회 척결등 각종 개혁조치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국민의정부 김대중 전대통령 또한 단군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해낸 지도력을 바탕으로 향후 국정운영 계획을 자신만만하게 밝혔던게 취임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였다.그런데 노 대통령은 관례라 할 출입기자 간담회도 없이 취임 6개월의 의미를 지나쳐 버렸다. 이는 잘못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총체적 혼란 그 자체다. 이념의 혼란속에 성조기와 인공기가 번갈아 불타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분별없는 반목으로 경제를 흔들고 있다. 집권여당이 벌이는 당권투쟁의 화염 속에 민생이 불타고 있다. 대통령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던 '용돈 연금'이 현실화 되기 직전인데 대통령과 정부는 언론과의 신경전에 힘을 허비하는 형국이다. 청년실업이 심각하고 신용불량자와 개인파산자가 넘쳐나고 있다. 병영문화 개혁에서 부터 새만금 개발, 핵폐기장 선정, 국토균형발전 방향에 이르기 까지 범람하는 이슈로 국민이 서로 등을 지는 위험한 세상이 됐다. 남녀노소와 빈부 상관없이 전 계층에서 자살자가 속출하고 희망 대신 반목과 대립이 극성을 부리는 난세이다.국민들은 지금 간절하게 대통령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이 혼란을 정리하고 확고한 국정수행 청사진을 밝혀야 한다. 공무원들과 온라인 대화나 할 한가한 때가 아니다. 미국식 대통령제 보다 더 급한 것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노 대통령은 새 대통령에 대한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의

  • KBS의 조·중·동 때리기 지면기사

    사회병리학자들이 일컫는 '반륜(半輪)사회'라는 게 있다.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고 몰골 사나운 모습은 반쪽으로 쪼개진 바퀴(half wheel)라는 것이다. 이를 사회상에 비유하면 마치 기능과 규범이 반륜밖에 남아 있지 않아 도저히 굴러갈 수 없는 반규(半規)사회를 가리킨다. 난국, 혼란, 무질서, 비리, 부패 따위 어휘에 하나같이 '총체적'이라는 수식어가 달라붙는 요즘의 우리 사회야말로 반륜사회, '반쪽 바퀴 사회'가 아닌가 싶다.우리 사회 어느 구석을 들여다봐도 나라 일을 경륜(經綸)할 만한 경국지사(經國之士)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니 흔한 말로 나라를 경영하고 백성을 구제하는 '경국제세(經國濟世)'가 될 리 없다. 행정과 입법은 죽만 쑤고 사법 또한 특별검사가 아닌 보통검사는 믿을 수 없게 돼버렸다. 도대체 나라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방향타를 놓쳐버린 항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을 가리켜 광복 직후나 미군이 철수한 1949년, 6·25 전 해와 같고 4·19 직후와 같다고들 하지 않는가. 이런 판국에 '제 4부(府)'라는 언론마저, 이 사회의 부패 방지 소금이자 마지막 보루인 언론마저 펜 감각, 손가락 감각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아니, 언론마저 뇌물이나 외압에 오염, '바람 풍'을 '바담 풍' 한다거나 사슴을 가리켜 말(指鹿爲馬)이라 해 가며 “맞습니다. 맞고요”나 연발한다면 어찌 되는가.87년 7월 초 모스크바 공항에 입국하려던 어느 외국인이 세관에 걸렸다. 그가 들고 있던 일본의 경제 잡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세관 직원이 무서운 얼굴로 말했다. “이게 뭐요?” 어안이 벙벙해진 외국인에게 그는 더욱 험악한 얼굴과 거센 톤으로 물었다. “이 얼굴이 어찌 된 것이냔 말요?” 문제의 잡지 표지엔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내외의 웃는 얼굴이 크게 실려 있었다. 당황해하는 외국인에게 세관원은 고르비의 이마를 가리켰다. 바로 그의 이마, 붉은 페인트를 엎지른 듯한 어루러기가 문제였던 것이다. 소련의 신문 잡지에 실린 그의 이마에선 붉은 어루러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그 외국인

  • 담배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지면기사

    보건복지부가 담뱃값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담뱃값 인상 타당성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흡연자는 인상에 대해 반대하고, 비흡연자는 인상에 대해 찬성하거나 무관심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부처간에도 담뱃값 인상에 대해 서로 엇갈리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만큼 담뱃값 인상은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것 이상의 논쟁거리로 비화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 논쟁만큼이나 담배 그 자체에 대한 유익함과 해로움도 이미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여기서는 담배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짚어보기로 한다.담배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긍정적인 면은 비록 담배가 해로운 존재라 할지라도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기호식품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증가해 온 흡연 인구를 보면 사람들의 담배 사랑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담배는 사색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도구인 면도 있으며, 과학적 근거는 약하지만 식사 후에 일종의 소화촉진 역할까지도 한다는 믿음을 흡연자들에게 심어 주었다. 이 뿐인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일종의 멋으로까지 각색하는데 성공(?)하여 남자의 전유물에서 여자의 기호식품으로까지 확대시키는 결과도 가져왔다. 이것은 담배로 인한 남녀차별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남녀평등에 일조했다는,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이런 류(類)의 비화된 추측도 가능케 한다.담배의 부정적인 면은 말할 나위 없을 정도로 주지되어 있다. 먼저 40가지 이상의 암 유발 물질과 4천여가지의 화학성분이 들어 있어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폐암, 관상동맥심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폐암 발생 90% 이상, 각종 암 발생 3분의1 이상이 담배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전 세계적으로 1년 동안 선진국은 200만명 이상, 개발도상국은 100만명 이상이 흡연관련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2020년에는 한해 동안만 1천만명 이상이 흡연으로 인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런 이유로 미국 환경보호청은 직접 흡연은 물론이고 간접흡연조차도 A급 발암물질로 규정할 정도이다. 결국 비흡연자도 암에

  • 자살 도미노와 사회책임 지면기사

    ‘Gloomy Sunday’(우울한 일요일)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우리나라 영화관에서도 2년6개월 전과 지난 봄 두 차례나 상영됐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는 “1935년 작곡되어 수백명을 자살로 이끌었던 노래 ‘Gloomy Sunday’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자막이 나온다. ‘우울한 일요일’은 헝가리의 가난한 젊은 음악가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작곡한 노래다. 영화에서 젊은 음악가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로 이 노래를 연주한 후 권총으로 자살한다. 현실 세계에서도 애절한 멜로디의 ‘우울한 일요일’을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헝가리 경찰은 국내 자살자가 갑자기 20여명으로 늘어나자 이 노래의 연주를 금지시켰다고 한다.‘우울한 일요일’을 듣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같이 자살에도 유행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자살의 유행론’을 뒷받침하듯이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몇 년전부터 인터넷에서 자살 사이트를 접속한 후 자살하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나더니만 요즘 들어서는 생활고를 비관한 사람들에서부터 재벌그룹 회장에 이르기까지 자살이 유행병처럼 도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정몽헌 회장 자살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지만 그 역시 가족들과의 최후의 만찬을 한 '우울한 일요일'을 보낸 뒤 월요일 새벽 집무실에서 뛰어내린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가 없다.지난달 17일 한 어머니가 '죽기 싫다'고 외치는 자녀 3명을 고층아파트에서 내던지고 자신도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근래에 벌어진 자살 사건들은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많다. 자살의 이유나 유형도 생활고를 비관한 한국 최고대학 출신 시간강사의 자살, 구타를 비관한 이등병의 자살, 장군의 자살, 차 시중 논란을 벌이던 현직 교장의 자살, 카드 빚 5천만원을 고민하던 젊은이의 자살, 성형수술 결과에 비관한 20대 여성들의 자살, 성적이 나쁘다고 벌이는 10대들의 자살, 부모의 학대에 따른 어린이 자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이런 자살

  • 기부문화와 사회 공동체 지면기사

    오클랜드의 남쪽 지역에 있는 보타닉 가든(Auckland Regional Botanic Gardens)에는 공원의 곳곳에 오래된 나무 벤치들이 놓여 있다. 백여개가 넘는 나무 벤치들은 한결같이 등받이마다 기부자 명판(名板)을 달고 있는데, 그곳을 찾는 모든 사람은 무심코 쉬어가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 기부자 명판에는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과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마른 이끼가 잔뜩 낀 나무 벤치의 가치야 돈으로 따지자면 몇 푼 되겠냐마는 벤치에 머물다 갈 여러 사람들의 휴식을 위하여 기꺼이 내놓은 기부자의 따뜻함은 돈의 가치로 판단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이곳에서는 자선 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슈퍼마켓 앞이나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거리에서 모금활동을 하는 모습을 일년 내내 흔히 볼 수 있다. 때로는 집집마다 방문하거나 우편을 통해서 기부금을 청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외국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학교는 당사자인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모금 활동을 벌여 모자라는 경비를 충당한다. 이러한 다양한 모금 활동이 연중 가능한 것은 각종 기부금에 대해 사람들이 인색하지 않으며 오히려 가치 있는 일로 생각하고 작은 보탬에 큰 기쁨을 느끼기 때문일 터이다. 뉴질랜드에서 기부는 일상 이루어지는 실천이며 생활 속에서 살아 숨쉬는 문화다.이와는 달리 한국에서의 기부는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돈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잘아는 수재의연금을 거둘 때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할 때도 월급쟁이들은 자발적이기 보다는 일괄적으로 공제하곤 해서 정작 중요한 기부자의 마음은 담을 길이 없다. 몇백원에서 몇천원씩을 모아 전달되는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 정성이 사진과 함께 실린 굵고 큰 활자체의 고액 액수에 눌려 신문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경쟁이나 하듯 벌이는 모금 현황은 오히려 기부의 진정한 의미를 퇴색시키고 오로지 기부금의 액수에만 신경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1980년대 말 소년소녀가장에 대한 후원사업으로 시작한 시민들의 기부활동은 ARS 등을 통해 활성화 되고 있는 반면 이전에는 없었던 다양한 형태의

  • 경기도지사의 大權도전꿈 지면기사

    1963년 8월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노예해방 100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열린 평화행진에서 “나는 꿈이 있습니다. 어느날 조지아주에서 미시시피주와 앨라배마주에 이르기 까지 옛날 노예의 아들들이 옛노예주인의 아들들과 현재처럼 살게 되는 꿈입니다. 나는 꿈이 있습니다. 어느 백인어린이가 흑인어린이와 형제자매처럼 손을 잡는 꿈입니다”라는 내용의 연설을 했다.오늘날 까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구절로 유명한 이같은 연설은 흑인은 물론 백인들까지 울린 명연설로 기록되고 있으며 미국인들에게 인종차별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구든 꿈이 있다. 그리고 종류도 세상사는 일만큼이나 많으며 크고 작음이 없다. 나이가 들면서 가졌던 꿈도 소박해지거나 없어지기도 하지만. 대체로 꿈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아름답고 좋은 꿈이 실현되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겠지만 설령 그렇지 못해도 꿈을 향해 노력했다는데서 마음의 행복을 찾는 것이 인간이다.공무원의 꿈은 장관, 샐러리맨의 꿈은 사장이라고 단순화 한다면 정치인의 꿈은 무엇일까. 아마 대통령일 것이다. 물론 정치인이라고 해서 모두 대통령을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가져봤던 꿈일게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더욱 커져가는 것이기도 하고. 최근 그 꿈에 대한 포부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정식으로 언급했다고 해서 중앙과 지방정가의 관심을 샀다. 2007년 12월 대선(大選)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야당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공개 피력한 것이어서 관심의 폭도 컸다. 어떤이는 '성급함'을, 어떤이는 '솔직함과 당연함'을 자질과 비교해 평가하기도 했지만 요즘같은 어지러운 정국속에서 손 지사가 던진 출사표(出師表)는 작은 파문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촉(蜀)나라의 재상 제갈량이 위(魏)나라 토벌을 위해 출진하기 전 황제에게 바친 글로서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제갈량의 진정(眞情)이 담긴 고금동서의 명문 출사표처럼 손 지사가 국민에게 던진 출사표에도 이같은 진정이 담겨있는지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