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경인칼럼]내 아이가 1등 하는 비법
    칼럼

    [경인칼럼]내 아이가 1등 하는 비법 지면기사

    한정된 자원 '주의력' 마저 스마트폰에 빼앗겨발전하는 기술력에 의존할수록 지적능력 퇴보인류문명 종말 초래 휴대전화 잠시 거둬들이자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한국은 세계 최대의 봉제완구 생산국이었다. 전 세계 교역량의 70% 이상을 한국산이 차지했다. 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 '테디베어'나 '산타베어'같은 곰 인형들이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뉴욕 백화점의 윈도를 점령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어린이를 위해 개최한 백악관 연말파티에 한국산 곰 인형을 안고 나타났다. 미국과 서유럽 어린이들의 로망이 생일이나 연말에 테디베어나 산타베어 선물을 받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곰 인형 한 마리씩은 꼭 있었다. 곰 인형을 끌어안고 공감과 상상의 힘을 키웠다. 그런데 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완구가 아이들의 곁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테디베어나 산타베어가 떠난 아이들의 손에 들려 있는 건 이제 최첨단 디지털완구, 스마트폰이다. 그런데 이렇게 내버려둬도 되는 것일까. 지난 7일자 월스트리트저널 '토요 에세이'에 주목할 만한 글이 실렸다. "스마트폰은 어떻게 마음을 납치하는가(How Smartphones Hijack Our Minds)"라는 제목이다. A4용지 7장 분량의 글은 스마트폰과 인간 지적 능력의 상관관계를 다룬 여러 실험들을 인용한다. 재작년 미국 텍사스대학의 인지심리학자 아드리안 워드 교수와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캠퍼스(UCSD)의 연구진이 UCSD 학부생 520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어떤 일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가용인지능력'과 익숙하지 않은 업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는 '유동성 지능'에 관한 것이었다. 유일한 변수는 스마트폰과 피실험자의 거리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스마트폰을 눈 앞 책상 위에 둔 학생들은 나쁜 점수를 받았다. 스마트폰을 아예 다른 방에 두고 온 학생들의 점수가 높았다. 주머니나 핸드백에 넣은 학생들의 점수는 중간이었다. 지난 4월 한 저널에 발표된 아칸사스 대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 [경인칼럼]블라인드 채용 잘 될까?
    칼럼

    [경인칼럼]블라인드 채용 잘 될까? 지면기사

    민간기업, 정부에 잘 보이기 위한것 아닌지취업희망자들에게 기업선택 자유 보장되듯채용권, 이윤 중요시하는 기업의 고유 영역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으로 잘 알려진 베네치아의 카니발은 이탈리아 최대의 놀이문화이자 브라질의 리우카니발, 프랑스의 니스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베네치아카니발은 매년 1월말과 2월 사이에 시작해 사순절(四旬節) 전날인 참회의 화요일(Mardi Gras)까지 약 10일 동안 진행되는데 이때 이태리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300만 명 이상이 '물의 도시'를 찾아 공동향연을 즐긴다.베네치아카니발은 가면무도회로도 유명한데 축제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준비한 각양각색의 얼굴가리개와 독특한 의상으로 치장하고 베네치아 거리 곳곳을 누비며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이다. 옛날에 이 지방의 서민들이 가면을 쓰고 귀족놀이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귀족들에게까지 널리 퍼졌는데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1년 내내 탈바가지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단다. 조선시대 전국각지에서 성행한 상민(常民)들의 산대놀이가 연상된다. 바야흐로 취업시즌이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국내최대의 청년취업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 간에 금년 하반기 채용관련 최대 이슈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방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청년들이 학벌이나 학력, 지연, 혈연 등의 불평등에서 벗어나 "동일한 출발선에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올해 공공부문 채용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주문했을 뿐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도입을 적극 권유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신분의 귀천을 불문하고 기본적인 자유와 평등, 공정한 기회 제공 등을 보장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정의론에 근거한 발상이다. '모든 인간은 사회적으로 동등한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공리주의의 대전제와도 일맥상통한다. 문재인정부는 시장경제체제의 최대 특징인 효율성 보다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 [경인칼럼]개혁 위한 협치의 리더십 필요
    칼럼

    [경인칼럼]개혁 위한 협치의 리더십 필요 지면기사

    지금은 개혁을 혁명처럼 추진할 엄중한 시점정권이 분발해 여야협치 위한 정책연대 형성연정수준의 관행으로 제도화 시켜 나갈 필요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여전히 높다. 임기 초 감성적 소통행보와 이전 정권에서 보지 못했던 탈권위적 행보는 정권이 내세운 개혁 어젠다 등과 맞물려 역대 최고 수준의 지지로 이어졌다. 청와대와 내각 인사도 시민단체와 개혁적 인물들의 발탁으로 참신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초보적 수준에서도 걸러낼 수 있는 인사검증의 실패, 외교·안보 라인의 엇박자와 북핵 등 안보 위기 국면은 이명박 정권 등 지난 정권의 적폐청산 작업에도 불구하고 개혁 동력 확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국회 인준 이후에도 여권으로서는 예산은 물론 각종 입법에서 야당과 사안마다 힘겨운 협상을 해야 할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정권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 중 안보위기는 상황변수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 대내적으로 이명박·박근혜 정권 국정원의 정치와 선거개입, 방송 장악 시도 등 적폐 청산은 시민적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동력을 받을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을 돌파하려면 시민적 지지를 국회에 투영시킴으로써 야당이 협조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하는 야당이 여권의 정책과 입법에 반대로 일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소야대는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1987년 절차적 민주주의의 확립 이후 여소야대는 오히려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여소야대의 분점정부는 여러 형태로 여대야소로 바뀌곤 했다. 1990년의 3당합당이 대표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정당구도가 재편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오히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통합론으로 이어질 확률이 보다 높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정책연대나 통합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당 내부의 안철수 세력과 호남 중진과의 결별의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으나 이를 추동할 결정적 계기를 찾기 어렵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시민적 지지가 여소야대 국회에서의 주도권 확보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개혁은 물 건너간다. 정치이론적으로

  • [경인칼럼]사교육 망상
    칼럼

    [경인칼럼]사교육 망상 지면기사

    십중 여덟 3수 해서라도 대학 가는 '이상한 나라'청소년들 다양한 진로 탐색·준비 환경 조성돼야금수저 독식·흙수저 대물림 극복 교육부가 할일#A(57)는 마흔 가까이 늦둥이 딸을 얻었다. 6살 때 유치원과 예능학원에 보냈다. 바이올린 선생님은 딸이 소질 있다고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사교육은 끊고 바이올린만 가르쳤다. 멘델스존을 연주하는 딸이 대견하고 기뻤다. 자라면서 걱정이 커졌다. 레슨비가 만만치 않았다. 아내가 피자 가게를 열었다. 둘이 벌어도 늘 버거웠다. 그렇게 12년이 지났다. 예술고 3학년 딸은 국내 유명대학에 가지 못하면 유학을 가겠다고 했다. 날벼락이다. 딸과 같은 생각이라는 아내와 크게 다퉜다. A는 "딸 키우느라 생활이 쪼들리고 삶이 오그라들었다"며 "더는 해 줄 마음도 능력도 없다"고 했다. 정년을 앞둔 경찰 얘기다.#영업직 회사원 B(57)는 중학생 딸과 아들을 미국으로 보냈다. 둘 다 유학을 졸랐다. 국내에서 사교육을 시켜야 한다면 유학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밤낮으로 일했지만 대학에 가면서 경제적 압박이 더 심해졌다. 한계선을 넘었다. 두 자녀는 휴학계를 내고 귀국했다. 딸은 알바를 했고, 아들은 군에 갔다. 딸은 복학해 학위를 받았다. 국내로 왔지만 취업하지 못했다. 아들은 복학을 포기하고 국내에 남았다. 대학 중퇴 학력으로 전공과는 무관한 일을 한다. B는 "후회는 없다. 그래도 앞날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회사원 C(48)는 딸(고2)을 실업계에 보냈다. 사교육비가 부담이었고, 대학을 안 가도 되는 세상이라 믿었다. 어느 날 딸이 대학에 가고 싶다며 인문계로 전학하고 싶다고 했다. 편입하면 내신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정시를 준비하려면 낯선 과목에 매달려야 한다. 딸은 정보고에 다니면서 대입을 준비하고 있다. C는 "실업계 학생은 대학이 더 절실해진다"면서 "딸도 주위 환경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교육부가 '2021 수능개편안'을 1년 미뤘다. 김상곤 장관은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를 통해 합리적

  • [경인칼럼]'욜로' 스타일을 돌아본다
    칼럼

    [경인칼럼]'욜로' 스타일을 돌아본다 지면기사

    미래나 남이 아닌 '현재 자신의 행복' 위한 삶 과소비로 생활비 충당위해 노예노동에 '허덕''하나뿐인 내인생' 찰나주의로 즐기는건 곤란2017년의 대한민국은 욜로 열풍으로 뜨겁다. 욜로 라이프는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핵심 키워드로 선정될 정도이다. 욜로(YOLO)라는 말은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미래 또는 남이 아니라 '현재와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욜로족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지상과제였던 내 집 마련, 자녀교육, 노후 준비가 아니라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쓴다. 극단적 현세주의의 뿌리를 한국 문화의 특성에서 찾을 수도 있겠으나, 그 직접적 토양은 '헬조선'으로 풍자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지표들이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의 증가로 불완전 고용률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저금리로 무의미해진 저축, 너무 올라 '내집마련'의 꿈조차 어려워진 주택가격, OECD 회원국 중 최고의 청소년 자살률과 같은 지표들은 청년세대들이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현재의 만족을 추구하는 삶의 양식으로 기울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열풍의 지속성은 미지수이다. 새로운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기도 전에 여가산업의 사냥터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욜로 마케팅의 심리전략 : 인생은 한번 뿐이니 마음껏 지르세요! '욜로의 이름으로' 개인을 호명하고 욕망을 선동하면 욜로의 '지름신'들은 '감읍하며' 응답한다. 마케터들은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에서 1인용 식음료에 이르기까지 고급화 전략으로 '욜로들'의 소비심리를 충동하고 있다. 소비지향적 욜로 스타일은 부작용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과소비로 인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더 많이 일해야 한다면 '한번 뿐인 인생'은 여가비용을 위한 노예노동으로 허덕이게 될 것이다. 욜로족의 삶은 본인의 희망과는 무관하게 관광산업이 조장하는 욕망의 포로가 되고, 일상은 자본의 새

  • [경인칼럼]홋카이도 아이스크림
    칼럼

    [경인칼럼]홋카이도 아이스크림 지면기사

    먹거리 식재료 마다 '홋카이도 산(産)' 강조포도빙수 등 인천대표 8미(味)라는게 아리송강화 순무·연평도 꽃게 등 재료 쓴 음식 봤는지"한평생 열심히 살아온 요코의 마음속에도 빙점이 있었다." 결혼과 함께 책장에 합쳐진 아내의 애장도서에 포함돼 있던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빙점(氷點)'에서 처음 홋카이도를 만났다. "세계 - 이 말은 언제나 나에게 코끼리와 거북이가 필사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원반을 생각나게 했다. 코끼리는 거북이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고 거북이는 코끼리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20대의 혼란스러웠던 정신세계와 결별을 선언한 첫 장편소설 '양을 쫓는 모험'에서 주인공이 사진 속 양을 찾아간 곳이 홋카이도였다. 우리에겐 '북해도(北海道)'란 이름이 더 익숙한 일본 열도 북단의 땅. 수많은 일본 소설과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우리 소설에선 조정래의 '아리랑'에 등장한다. 차득보가 징용에 투입됐던 곳, 그리고 공사장에서 탈출해 아이누족의 마을로 숨어들었던 곳, 그곳이 바로 홋카이도다. 계절상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이와이ㅤ슌지 감독의 영화 '러브레터'(1995)와 다카쿠라 겐이 왜 일본 국민배우인 지를 보여준 영화 '철도원'(1999)에서 홋카이도의 설경은 몽환적이었다. 이번 여름 휴가지로 택했던 것도 그런 작품들의 영향이 컸다. 작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빌렸다. 그리고 소설의 공간, 작가와 감독의 시선이 닿았던 곳들을 찾아다녔다. 이미 라벤더 꽃잎이 져서 보랏빛 잔영만 희미한 후라노에서 동남쪽 작은 도시 오비히로로 향하는 세 시간 거리의 시골길은 장관이었다. 달리는 내내 좌우 차창으로 초록과 연두, 그리고 황금색의 천 조각들을 이어붙인 커다란 조각보 같은 구릉지대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밀, 콩, 옥수수, 해바라기, 메밀, 감자, 양파 등 다양한 작물들이 저마다 다른 농담(濃淡)의 색을 발하며 만들어내는 파노라마였다. 그런데 여행 내내 그런 풍광만이 나를 흥분시킨 건 아니다. 가슴을 뻥 뚫리게 했던 정경보다 더

  • [경인칼럼]을(乙)의 을(乙)들은 어쩌나?
    칼럼

    [경인칼럼]을(乙)의 을(乙)들은 어쩌나? 지면기사

    새정부 노동개혁은 임시직·중소기업등사회적 약자 대상이어서 소홀할 수 없다비정규직 범위·세부실천 방안 정교해야저임금과 만성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던 임시직 혹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기대가 한껏 부풀었다. '신들도 부러워한다'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들이 더 신명이 났다. 중앙정부, 자치단체, 지방공기업 등 852곳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기간제 근로자와 파견, 용역 근로자 31만 명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길이 열린 것이다.'임기 내 비정규직 제로'를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취임 첫 업무로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위원장직까지 겸한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가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주문했다. 11조2천억원 규모의 실탄(일자리 추경예산)은 11만개 이상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고용확대에 앞장선 기업들에 대한 세제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연내에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고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급 1만원으로 끌어올리기로 했으며 2022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민간부문 50만개 창출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역대정권의 일자리정책에 비해 상당 부분 진일보했다는 평이다.민간부문에서도 정규직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7일 시티은행이 가장 먼저 일반 사무직 및 텔러 등 전담직원 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SK브로드밴드 5천189명, CJ그룹 3천8명, 현대백화점그룹 2천300명 등 총 1만2천389명의 비정규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7월 24일 두산그룹이 파견직 4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공언했으며 8월 1일에는 한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와 삼성, 현대차 등 여타 대기업들이 저울질 중이어서 금년 내로 민간 대기업들의 정규직 전환 3만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새 정부의 국정중심인 소득주도 성장이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개혁독선이란 우려와 함께 각종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공기관 3분의 2가량이 적자인 실정은 차치

  • [경인칼럼]적폐가 청산되려면
    칼럼

    [경인칼럼]적폐가 청산되려면 지면기사

    '제도화 위한 입법 관철' 부단한 野 설득 필요 구조화 된 기득권 지배연합 혁파하기 위해선 시민 지지, 의회 정치과정에 제대로 투입돼야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은 성공적이다. 지지율 80%의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문 대통령이 보여 준 소통 행보가 지난 정권에 대한 기저효과와 맞물려 높은 지지로 나타나고 있는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높은 지지율의 원인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기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다. 국정과제에 적폐청산이 일차적 과제로 제시되어 있지만 국정원 댓글 부대 운영과 같은 선거 개입, 국가권력을 농단하고 사유화한 정치세력에 대한 처벌이 의미를 가지려면 개발독재 때부터 구조화된 기득권 연합에 대한 해체가 수반되어야 한다. 촛불 민주주의로 상징되던 시민의 참여가 일상적으로 정치를 좌우하긴 어렵다. 그러나 대의제가 더 이상 현대정치의 본질일 수만은 없다. 특히 우리는 지난해 가을부터 미증유의 국정농단에 대해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절차에 입각하여 불의한 권력을 심판했다. 물론 국회에서의 탄핵안 의결은 대의제 민주주의에 의한 절차를 따랐지만 이를 추동한 원동력은 시민권력이었다. 주권자에 의한 정치참여가 아니었으면 당시의 정황상 국회에서의 탄핵의결도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시민의 힘에 의한 정치적 의사 결정에 대해 새로운 각도로 조망할 필요가 있다. 보수적 시각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강조한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대의제 민주주의를 우회할 가능성을 염려한다. 그러나 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정치적 합의이다. 국회를 거치지 않고 무슨 수로 입법을 한단 말인가. 시민의 정치참여가 대선·총선·지방선거 등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으로 충족될 수는 없다. 시민의 힘이 조직화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대의 민주주의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노출될 가능성이 많다. 단순히 정기적이고 주기적인 선거만이 있는 절차적 민주주의와 시민의 감시와 견제가 없는 의회민주주의는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 특히

  • [경인칼럼]관급공사의 '기울어진 운동장'
    칼럼

    [경인칼럼]관급공사의 '기울어진 운동장' 지면기사

    새 정부와 여당 '적폐 청산' 입에 달고 다니는데수주현장의 불공정 유발인자 안 보이는것 같다'뻔한 적폐' 못 보는건지 안 보는건지 왜 놔둘까 2009년 말 경기 북부 지자체 입찰담당 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그는 건설업체로부터 3차례 8천만원을 받고 평가위원 명단을 알려줬다. 신도시 복합커뮤니티센터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키 맨(Key Man)'인 그를 돈으로 유혹했다. 금품과 명단이 교환됐다. 건설사는 새벽부터 평가위원 집 앞을 지키다 돈다발을 건넸다. 평가위원인 대학 교수가 1천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고 자폭하면서 탈이 났다. 건설사 간부와 직원, 평가위원, 공무원 등 17명이 처벌을 받았다.다른 업체가 평가위원 후보자 25명에게 2~3년간 향응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관리한 비리도 드러났다. 29명이 무더기 사법 처리됐다. 건설업체와 교수, 공기업 직원, 공무원, 현역 군인이 연루된 '먹이 사슬'이 공개됐다.경기도 건설기술심의위원회는 토목·건축·도로·교통 등 23개 분야 전문가 200여 명으로 운영된다. 기술사 등 일정 자격을 갖춘 공무원, 대학교수,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다. 2년 임기에 공모를 받아 선발된다. 경기도와 산하기관이 발주하는 대형 사업의 기술심사를 한다. 발주처는 심의위가 산정하는 기술점수 60점에 가격점수 40점을 더해 수주 업체를 정한다.심의위가 구성되면 건설사는 학연·혈연·지연을 통해 탐색에 나선다. 직원 한 명이 2~5명씩 전담 마크를 한다. 치밀하고도 집요한 접근전이 전개된다. 이들은 '노출된 만남'을 극히 꺼린다. 꾸준하고 은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게 업계의 불문율이다. 자격증을 가진 공무원과는 10년이 넘도록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무관, 서기관이 되면 밥값을 하게 된다.300억원이 넘는 관급공사는 대기업과 지역 업체가 컨소시엄을 해야 한다. 도 조례로 정했다. 지역 업체 지분은 최대 49%다. 삼성 현대 등 국가대표가 종종 3부리그 선수와 어깨동무를 하는 이유다.합체한 '식구(食口)'는 역할을 분담한다. 기술심사 평가는 대기업이 전담

  • [경인칼럼]'갑질문화' 청산해야
    칼럼

    [경인칼럼]'갑질문화' 청산해야 지면기사

    박찬주 대장 부부 공관병 노예처럼 부려사회 모든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악행''역지사지' 정신으로 제도·의식 변화 필요박찬주 육군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사건이 보도되면서, 군 내부는 물론 사회 전반으로 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군 인권센터에 의하면 박찬주 대장 부부는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채운 채, 호출벨로 호출하여 요리와 청소 세탁 등의 가사일을 시켜왔다는 것이다. 공관병에게 모욕적인 언사와 물건을 집어던지기는 다반사이고, 처벌로 밤샘일을 시키거나 전방전출 위협도 일삼았다는 것이다. 군 최고 지휘관이 나라를 지키려고 입대한 국민의 아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것도 모자라 가혹행위까지 일삼았다 하니 국민의 공분이 클 수밖에 없다.'갑질'이란 권력자가 약자나 아랫사람에게 행하는 부당한 행위를 가리키는 신조어이다. '갑질'이라는 말은 최근 폭로된 사건들을 가리키는 말로는 가벼워 보인다. 공관병은 사령관 부부로부터 일상적으로 폭언과 모욕, 협박과 폭력에 시달렸고, 호출벨을 착용하고 호출에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동물처럼 취급받았다. 국토와 국민을 수호하고 있는 군인들과 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범죄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스스로 명예롭지 않다고 병사가 어떻게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군대의 갑질은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실상의 이적 죄에 해당한다는 관점에서 철저히 개혁해야 한다. 적폐의 표본이 되고 있는 공관병 제도를 우선 바꾸어야 한다. 군인은 가장 엄격한 지휘명령 체계로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전투명령이 아니라면,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권을 훼손하는 부당한 명령에 대한 불복종의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문제는 군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갑질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에 만연한 갑질문화는 적폐 청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학교나 회사, 공직 사회 등을 비롯하여 인권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조직의 경우 자체 인권감시제도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프랜차이즈 회사에도 갑질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맹본부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