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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낳는 "감사합니다"

    기적을 낳는 "감사합니다" 지면기사

    동사섭이라는 행복마을을 운영하고 계시는 용타스님이 젊었을 때 경상남도 함양의 용추사라는 작은 절에서 주지를 맡고 계실 때 이야기다.그때는 단식에 심취하여 절에 찾아오는 불도들에게 단식을 권하여 병을 고치곤 하였다. 하루는 삼십 후반쯤 되어 보이는 부인이 두 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걸어와 자신의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하였다.비쩍 말라 피골이 상접해 있는데 아무래도 단식으로 고칠 병이 아닌 듯싶었다. 찬찬히 사연을 들어 보니 유복자 아들하고 결혼해서 생긴 병이었다.시어머니는 아들 내외가 오붓한 시간을 갖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등살에 못 이겨 이혼을 각오했는데 이걸 어쩌나 아이가 덜컥 생기고 말았다. 그런데 그 뒤부터가 문제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인의 몸이 말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도무지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어떤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되질 않아 겨우 미음으로 연명할 뿐이었다.용타스님은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부인, 내가 반드시 부인의 병을 낫게 해주는 비책을 일러줄 터인데 어떤 것을 시켜도 그대로 하겠소.""제 병이 낫는다는데 무슨 일인들 못하겠습니까."스님의 처방은 이런 것이었다.매일 아침 일어나 "어머니, 감사합니다"를 세 번 소리내어 말하고, 점심 먹고 나서는 100번을, 그리고 저녁 식사 후 다시 세 번을 반복한다. 달력을 하나 마련하여 감사하기를 마치면 그 날짜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하여 30일은 꼬박 채운다. 하루를 빠지게 되면 3일이 연장된다.이 처방전을 들은 부인은 즉각 반발했다. 전혀 감사하지 않는데 어떻게 "감사합니다"를 외치느냐는 것이었다. 두 시간 물동이 이고 와서 108배하는 것도 하겠는데 이것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두 사람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훌렀다. 그리고는 부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스님, 제가 속으로는 시어머니 욕을 하면서 겉으로만 감사하다고 소리 내어도 됩니까?" 스님의 대답은 예스였다. 집으로 돌아온 부인은 속으로 시어머니 욕을 잔뜩하면서 "감사합니다"를 입 밖으로 내기 시작했다.2주쯤 지났을까. 보따리를 무겁게 들고 한 여인이 절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

  • 혼돈의 시대에 찾는 조정의 리더십

    혼돈의 시대에 찾는 조정의 리더십 지면기사

    연말 대학 동기회 모임에 나갔더니 졸업 후 가장 많은 친구들이 모인 자리가 되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50이라는 나이 숫자 앞에서 당황하는 세대이다. 동양에서는 나이 사십이 불혹(不惑)의 시기이고, 오십이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의미에서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서양의 심리학에서는 거울을 바라보듯 자신을 반추해보고 방향을 재설정한다는 의미에서 경상자아(鏡像自我)가 시작되는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의 판단에 따라 노후 생활에서 여유를 가지고 자유로움을 갖든지 아니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생활양식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386세대라고 하여 우리 사회 발전의 동력을 제공했던 이 세대가 이제는 586세대가 된 것이고, 이들에 대한 새로운 역할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이들은 87년 민주화의 선봉에 서 있었고, 진보적인 우리 사회의 방향타로서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386 세대는 발전의 추진력으로 설명되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97년 외환 위기와 2007년 금융위기에서는 직격탄을 맞고 가장 큰 희생이 된 계층이기도 하다. 국가발전의 수혜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중년에 들어서면서 희생의 세대이기도 한 것이었다.한국 산업화의 끝자락을 지나 정보사회로 진입하는 시대에 민주화의 주역을 담당했던 이들은 지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전이지대에서 갈등의 완충지대를 형성하고 있기도 하다. 신문과 텔레비전을 통해 정보를 얻고 판단하는 기성세대와 포털과 SNS를 통해 소통되는 신세대 사이를 오가면서 균형을 잡아 줄 수 있는 세대이다. 장편 대하소설에도 익숙하지만, 3줄 미만의 트위터 문체에도 익숙한 세대이다. 양쪽을 이해하여 주다보면 양쪽으로부터 소외를 받기도 하지만, 이들의 균형 감각이 우리의 체제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그런 의미에서 2012년의 총선과 대선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에 우리 사회는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의 흐름이 맞부딪치면서 거친 울돌목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 카타스트로피의 무질서에서 중심을 잡아주어야 할 세대가 필요하다. 상행선과 하행선

  • 한 사람의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

    한 사람의 사랑이 세상을 바꾼다 지면기사

    어느 영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천국에 들어가려면 두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단다. 하나는 '네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네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이다."사랑을 주고받을 때 느끼는 감정이 '기쁨'입니다. 기뻐하고 있을 때 관대해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내 손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꺼이 손을 내밀어줍니다. 이것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합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삶을 이타적인 삶이라고 합니다. 즉 자신의 이익과 이웃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삶이지요.결국 사랑하는 삶이 천국으로 들어가는 열쇠인 셈입니다. 진정한 사랑의 실천은 '계기'가 있게 마련입니다. 배우인 부모 탓에 어릴 때부터 할리우드에서 성장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성인이 된 그녀는 자제력이 없고, 약물 남용과 돌출행동을 하여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아주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겼습니다. 이럴수록 더 자학을 하게 되고 방탕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머나먼 사람'이란 영화 대본을 읽었습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걱정 없이 살던 주인공이 난민들과 고아들의 참상을 알게 되면서부터 삶이 바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도 대본 속의 주인공처럼 '나도 소외된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제연합 자원봉사자들과 여행을 하고, 세계 오지를 방문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참혹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수입의 3분의 1을 자선사업에 쓰기 시작합니다. 그녀가 바로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입니다.신문에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어느 목사님의 얘기가 실렸습니다. 그분도 여느 목사님들처럼 평범한 목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 밤, 영등포 역사에서 젊은 여자 노숙자가 얇은 옷만 입고 떨고 있는 것을 보고 결심합니다. 그들을 위해 살겠다고 말입니다. 지금도 목사님이 준비한 밥과 국으로 많은 노숙자들이 배고픔을 해결하고, 그분의 사랑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 위기의 OBS 경인TV 어디로 가고 있나?

    위기의 OBS 경인TV 어디로 가고 있나? 지면기사

    2007년 12월 28일 OBS경인TV(경인TV)는 영안모자를 대주주로 하여 자본금 1천400억원 규모로 첫 방송을 시작하였다. 경인TV는 인천과 경기도 지역을 방송권으로 하는 지역방송사이며, 전송방법으로는 전파를 이용하여 송출하는 지상파 방송사이다. 운영 특성상 광고 수익을 주재원으로 하는 민영방송사이다. 또한 경영과 편성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며, 100% 자체 편성을 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독립방송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이러한 경인TV가 경영 악화로 금년 내로 자본금이 바닥 날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구성원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으며, 심각한 내분 현상으로 최악의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경인TV의 구조적인 문제로는 독립방송사로서 네트워크시스템이 형성되지 못해서 인건비와 제작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방송권역이 제한되고 SBS와의 중첩된 사업영역으로 인한 정책적 견제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경인방송의 최대 희망사항이었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통한 서울지역 21개 SO를 통한 역외재송신이 때늦게 금년 8월에 확정되기는 하였으나 당초 생각과는 달리 매체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기대 이하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초기 지상파 방송사만 만들면 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지속적으로 상당 금액의 광고를 팔아줄 것이라는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경영분석과 선택과 집중보다는 무능한 경영진에 의한 600억원이 넘는 시설투자, 그리고 아직까지 상당수의 전문가들도 OBS경인방송, OBS, OBS 경인TV, 경인방송, 인천방송, 심지어는 아직까지 iTV라고 하는 브랜드 인지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기본적인 마케팅 능력의 부재가 이러한 문제를 부채질했다고 판단된다.민영방송의 주 수입원인 광고비를 보면 경인TV는 2008년 89억 원, 2009년 160억 원, 2010년 253억 원으로 평균 167억 원의 광고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방송광고비 평균의 약 0.8%를 차지하고 있다. 2004년 iTV 매출의 약 37%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최근 지상파방송 광고의 지속적 감소와 더

  • 현재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찾아라

    현재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찾아라 지면기사

    중3인 봉수는 말썽꾸러기였다. 지각을 밥 먹듯이 했으며, 숙제는 거의 해온 적이 없었고 애들을 집적거려 공부를 방해했고, 심지어는 복도에서 소리를 질러댔다. 선생님들이 타일러 보는 것도 이제는 지쳤고, 교감실, 교장실에 불려가는 것도 이골이 났다. 그렇다고 보모나 친척을 불러 조치를 취할 수도 없었다. 봉수네집은 엄마는 안 계시고 아빠 혼자였으며 사회복지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런 봉수가 상담선생 앞에 앉았다. 봉수는 언제나처럼 퉁명스럽게 대했다. 하지만 상담선생은 이를 무시한 채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상담교사: "봉수야, 너 그래도 좋아하는 선생님이 한 사람은 있지."봉수: "…이순애 선생님이요."상담교사: "이순애 선생님은 왜 좋은데?"대화를 나눠보니, 이순애 선생은 다른 선생과 조금 달랐던 것이다. 우선 교실에 들어오면 이 선생은 봉수에게 눈을 맞추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봉수가 대답할 수 있는 쉬운 질문을 했고, 다른 주제로 넘어갈 때는 봉수가 내용을 이해하고 새로운 것을 해도 좋은지 확인을 했다. 바로 여기에 봉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열쇠가 있었던 것이다.상담선생은 이제 교사들을 설득하여 이순애 선생이 보였던 '밝은 면'을 전파시켰다. 3개월이 지나지 않아 봉수는 달라졌다. 모범생이라 할 수는 없지만, 분명 더 이상 문제아는 아니었다. 1976년 쥐약회사로 출발한 세스코(Cesco)는 90년대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3D업종으로 그저 그런 회사였다. 그런데 창업자 전순표 박사의 아들인 전찬혁(현재 대표이사)씨가 92년 대학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그는 사장의 아들이지만, 신분을 속이고 4년이나 평사원으로 해충잡는 최일선에서 현장근무를 한다. 자신이 직접 근무한 아버지 회사는 생각했던 그런 회사가 아니었다. 현장직원들은 하루 종일 독한 소독제를 마셔야했고, 고객사들에게 천대를 받아야 했으며 그러다 보니 직원들끼리도 대화는 욕설이 반이었다. 신입사원들은 3개월 이내에 거의 100% 퇴사하고 말았다. 전찬혁씨는 4년의 현장근무를 마치고 신분을 밝히며 기획실을 만

  • 예산낭비 방지를 위한 국제시민연대

    예산낭비 방지를 위한 국제시민연대 지면기사

    11월 18, 19일에 걸쳐 예산감시 운동을 하는 60개국의 120여명 NGO 활동가들이 탄자니아에 모였다. 개별 국가에서 예산감시 운동을 하던 활동가들이 모여 '재정 투명성을 위한 글로벌 연대(GIFT;Global Initiative for Financial Transparency)'를 결성하기로 하고 첫 총회를 하는 모임이었다. 한국에서 처음 예산감시 운동을 출발시켰던 경실련이 초대되었고, 나는 한국 대표의 회원 자격으로 참여를 하였다. 이번 총회에서는 새로운 재정 규범으로 '투명과 참여 그리고 책임'이라는 개념을 합의 도출하였다. 그리고 '예산을 지금 공개(make budget public now)하라'는 구호로 진행된 총회에서 조정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향후 세계적 연대 활동을 하기 위한 조직을 구축하였다. 무엇보다 유럽의 재정 위기를 경험하면서 재정 감시의 중요성이 환기되고 있어 의미가 있었다. 민주화가 진행되었던 아프리카나 지금 막 진행 중인 아랍 국가의 활동가들의 예산감시 운동은 향후 지속가능한 민주주의를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 모두가 공감하였다. 민주주의 이후에 시민 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우리가 낸 세금을 감시하는 시민운동은 시민의 귄리를 확인하는 동시에 정부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향후 구체적 활동을 진행하기 위한 실무위원회의 분과를 반부패, 환경, 보건, 교육, 자원 활용, 인권, 후진국 지원 사업 등 7개로 나누고 효율적 운영을 위한 제안 및 감시운동을 전개하고 나아가 실천을 통한 변화의 연대 운동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한국은 후진국 지원 사업의 지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동 사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실무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하였다. 후진국의 입장에서 보면 선진국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후진국 지원 사업을 하지만, 지원 사업이 너무 많아 투명성이 약하고, 특히 후진국의 부패를 유발하는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11월에 부산에서 후진국 지원사업의 개선을 촉구하는 국제회의에 맞추어 의미 있는 활동이 기대된다.흥

  • NASA의 청소부와 사마천의 꿈

    NASA의 청소부와 사마천의 꿈 지면기사

    고3 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사건과 국회에서 FTA 비준을 반대하던 가운데 최루탄을 터뜨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두 사건 모두 꿈을 잃은 사람들이 빚어낸 비극입니다. 꿈은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왜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입니다. 마치 에머슨이 말하는 진정한 성공, 즉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과도 같습니다. 에머슨이 말하는 성공은 곧 '사랑'입니다. 진정한 사랑의 나눔은 상대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꿈은 사랑이어야 합니다.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수단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수단은 곧 직업입니다. 꿈을 잃은 사람은 수단을 꿈으로 착각하곤 합니다. 이때 불행이 시작됩니다. 고3 학생의 어머니가 서울대학교 입학을 꿈으로 삼아 아들을 학대한 것이 그 예가 됩니다. 자신들의 존재가 국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의원임을 잊은 채 그곳에 최루탄을 던지는 행위 역시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더 큰 비극은 그런 행위가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반성하고 성찰하지 못하는 의원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왜 아들에게 살해되는지를 모르는 것처럼 말입니다.미국의 존슨 대통령이 NASA를 방문했을 때입니다. 마침 로비를 지날 때 바닥을 닦는 청소부를 봅니다. 그는 즐거운 일이라도 하듯 콧노래를 부르며 행복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말합니다. "당신은 여태껏 내가 본 청소부 중에서 가장 훌륭한 청소부랍니다!" 그러자 청소부는 이렇게 답합니다. "각하, 전 일개 청소부가 아닙니다. 저는 인간을 달에 보내는 일을 돕고 있어요." 참 멋진 꿈을 가진 청소부입니다. 꿈은 사랑이고 수단은 청소하는 일이었던 것이지요.사랑의 눈으로 보면 모든 게 아름다워 보입니다. 어린 소년이 백화점에 들어가더니 매장을 기웃거립니다. 한참 후, 쑥스러운 듯 망설이다가 여자 속옷 매장으로 들어갑니다. "저, 내일이 엄마 생신이라 내의를 선물하려고 하는데요.""엄마 치수가 어떻게 되시니?""잘 모르겠는데요.""그러면 엄마는 키가 크시

  • 혼란속 방송광고 판매제도 관전평

    혼란속 방송광고 판매제도 관전평 지면기사

    방송광고판매회사(미디어렙: Media Representatives)는 방송사의 광고판매 및 조직의 효율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 12월 31일 전두환 군사독재시절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방송광고판매회사인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설립되었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현재까지 지상파 방송광고의 판매를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방송광고공사의 독점적 영업 방식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지난 수년간 국회의원이나 관련 부처에서 수정된 방송광고대행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되었으나 방송국, 야당, 여당, 시민단체의 다양한 의견 표출로 완성되지 못했다.이러한 과정에서 2008년 11월 27일 태평양미디어앤 커뮤니케이션이란 광고회사에서 방송법 73조 5항 및 시행령 59조 3항( 방송광고 판매대행은 한국방송광고공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투자한 회사만 방송광고를 판매할 수 있다)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출하게 되었고 이를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 헌법 불일치 판정을 내리게 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실질적인 경쟁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하면서 방송광고미디어렙은 허가제로 하고 방송국 당사간의 직거래를 제한하며, 중소방송국에 일정량의 방송광고를 제공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법안의 지침을 제시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2009년 12월 31일까지 법안을 개정하도록 강제화했다.국회에서는 한나라당의 한선교 의원, 이정현 의원, 진성호 의원과 민주당의 전병헌 의원, 자유선진당의 김창수 의원, 창조한국당의 이용경 의원 등이 방송광고판매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법안 검토는 여당, 야당과 그리고 국회의원간의 의견 차이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논의는 부족했다. 이러한 논의 중에 종합편성PP가 결정되고, 종편의 방송광고판매를 지상파 방송광고미디어렙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야당과 시민단체의 의견과 이를 반대하는 여당과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이런 와중에 10월 27일 SBS는 지주회사인 SBS 홀딩스를 통해 방송광고판매회사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발족하고 직접 영업을 선언하였다. 또한 MBC도 방송광고 판매를 위한

  • 고신뢰 사회를 만들려면

    고신뢰 사회를 만들려면 지면기사

    아이들을 거느리고 혼자 사는 여인이 있었다. 막일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데 생활이 너무나 고달프고 힘겨워 하나님에게 구원을 요청하기로 하였다. 구구절절이 신세를 하소연하고 100달러만 보내 주시도록 편지에 적었다. 그런데 그 지방 우체국에서는 '하나님 앞'으로 되어 있는 이 편지를 어찌 할 바 몰라하다가 우체국장이 하는 수 없이 내용을 뜯어보았다. 눈물 겹고 애절한 사연을 읽은 우체국장은 있는 달러를 긁어모았다. 잔돈을 모으다 보니 95달러가 되었다. 우체국장은 답장을 근사하게 써서 용기를 북돋우면서 '하나님으로부터' 라고 봉투에 쓰고 그 여인에게 회신을 보냈다.초조히 답장을 기다리던 그 여인은 드디어 날아온 편지를 받고 가슴 조이면서 내용을 뜯어보았다. 하나님은 결코 그 여인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위로의 말과 함께 부탁한 돈을 보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돈을 세고 또 세어 보아도 5달러가 부족하였다. 그래 하나님에게 다시 편지를 보냈다. 감사의 말을 쓴 후에, 하나님께서는 틀림없이 100달러를 보냈을 터인데 그 놈의 우체국장이 5달러를 착복했을 것이라며 벌을 내려 달라고 한 것이다.동남아시아의 한 나라에서 관리들의 부패를 꼬집기 위해 이야기되고 있는 가슴 아픈 조크이다.며칠 전 한 신문에서 20~40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도가 20%대로 일부 연예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보도했다.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의 신뢰도는 40%대이긴 하지만 여전히 다른 인물들에 비해 뒤졌다. 이 보도의 신뢰도는 어떤지? 이 보도를 한 신문 자체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지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지도자들, 특히 정치인들의 신뢰도는 높지 않는 것 같다.신뢰는 "다른 사람이 바르게 행동할 것이며, 약속을 지킬 것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다. 신뢰는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인프라 중 인프라이고 사회 운영의 기초 메커니즘이다. 부부사이에 신뢰가 없으면 항상 감시하고, 확인하고, 심지어 뒷조사까지 해봐야 한다. 직장에서

  • 박원순 시장 당선이 보여주는 징표

    박원순 시장 당선이 보여주는 징표 지면기사

    1970년대 미국에서 군용 항공기 추락이 잦을 무렵 이유를 밝히기 위해 많은 전문가가 투입되었지만, 결론은 고장은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사고는 불규칙적으로 그리고 우발적으로 발생한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기계학의 발달로 모든 고장이나 사고에는 징표(signal)가 있고, 이를 분석하여 사고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으로 시각이 변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정비하는 시간계획 정비(time based maintenance)가 아니라, 항상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상태감시정비(condition based maintenance)의 기법이 발전하고 있다. 예컨대 혈압이 높은 사람의 경우, 일 년에 한번 정기 점검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내내 혈압을 자동적으로 측정하고, 혈압의 수치 변화를 추적하여 언제 문제가 발생하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체계적인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분석이 이루어져서 대안이 제시되는 것이다. 이런 과학의 발전 수준에 비해 우리의 사회공학은 수준이 낮다. 지금 우리 주변에 엄청난 굉음을 내며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를 설명해줄 데이터가 부족하다. 경기도, 인천시의 경우 분명 재정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행태를 보면 과거의 번영기 환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여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거부하는 정책을 만들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사회 변화의 징표를 보여주고 있다. 박원순 시장 당선은 개인에 대한 인기 못지않게 무엇인가 바꾸어보자는 시민사회의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였다. 그리고 시민사회를 이해하여 줄 것이라는 소박한 희망이 담겨있었다. 조직화된 정당인의 선거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언제든지 모일 수 있는 현대 정보사회에서 이러한 '마음'과 '생각'이 결집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마음이 모여 거대한 정치권력의 구도 개편이 주도되고 있다. 이에 반해 경기도와 인천시는 한 걸음 늦게 움직이고 있다. 생명 과학의 영역에 정치인의 시각으로 도지사가 '세계 최초'에만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