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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가 될 것인가, 줄 끊긴 연이 될 것인가? 지면기사
많이 힘듭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돌파구를 찾기조차 힘들 때는 더 힘이 듭니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보면 늘 그랬습니다. 어려움이 지속되다가 잠시 호황을 맞이했고, 그러다가 다시 불황의 늪에 빠져들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누구는 바람개비가 되어 더 힘을 내고, 누구는 줄 끓긴 연이 되어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개인만이 아니라 조직과 국가까지도 같습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요? 바로 '해석'입니다. 주어진 고통을 의미있게 해석해 낸 사람들이 도약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으로 해석한 사람들은 한없이 추락하고 말았습니다.생각의 힘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200년 전까지만 해도 에스키모 사람들은 혹한이 몰아치는 밤, 얼음 위에서 자도 동상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걸립니다. 교육을 통해 동상에 걸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교수는 생각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지를 묻는 제자들을 어두운 방으로 데려갑니다. 학생들이 방을 가로지르고 나서야 비로소 불을 켭니다. 모두 놀랐습니다. 자신들이 걸어온 길은 외나무다리였고, 그 아래엔 독사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던 겁니다. 이제 외나무다리를 건너겠다는 제자들이 없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그곳을 지나왔는데 말입니다.주어진 상황에 대한 생각이 자신이나 사회에 유익함을 줄 수 있는 해석으로 이어질 때 기적 같은 성공이 이루어집니다. 알코올 중독자 아빠로부터 '못생겼다'며 학대받고 자란 가난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빠에게 적대감을 갖는 대신에 다락방에 올라가 그와 반대되는 상황을 상상하며 행복해했습니다. 상상 속의 아빠는 친절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었고, 식탁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복한 장면을 그리며 미소 짓습니다. 훗날 그녀는 말합니다. 자신은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 못생겼기에 '미운 오리 새끼'를 쓸 수 있었다"고 말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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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건강한 삶 위한 5가지 준비 지면기사
인간의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대표인 양현석은 10년 동안 거의 매일같이 부동산 중개업체를 방문하여 지금의 사옥을 얻었다고 했다. 또한 어떤 지인은 전원주택지를 찾기 위해 동일한 장소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사계절의 변화를 카메라에 수백 장 담아 분석하고 위치를 선정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치열한 삶보다는, 인간들의 과학적 방법이 자연을 파괴하고 그로 인하여 삶의 기본을 해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아름답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첫째, 도시를 벗어나 나만의 집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은 돈을 투자하여 화려한 전원주택을 지어 놓고는 실제적으로는 사용기회가 많지 않고, 관리가 곤란하여 애를 먹는 것을 자주 본다. 집에서 가까운 지역에 있는 작은 농가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문중 땅으로 지상권만 사용하는 집들을 찾아보면 값싸게 구매가 가능하다. 집이 너무 낡았으면 창고로 사용하고, 시골에서 허가없이 지을 수 있는 20여㎡ 이하의 아담한 조립식 집을 들여 놓는 것도 좋다. 때에 따라서는 농가를 개조해서 살면 된다. 지역에 따라서는 화장실 설치 등은 정부의 지원이 따른다. 시골의 전원주택은 동떨어진 지역보다는 주민들과 같이 호흡하는 동네 안에 있는 것이 좋다. 마을 사람들과 친해지지 않으면 시골생활은 고달파진다. 둘째, 농촌을 자주 방문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채소, 과일, 쌀 등의 재배 과정을 보면 농약 덩어리이다. 시골 대부분의 가정을 살펴보면, 판매하는 농작물과 자기들이 먹는 제품은 별도로 구분하여 재배한다. 백화점이나 대형 슈퍼에 진열된 무공해 식품은 믿기 어렵다. 우선 무농약 제품은 상품성이 떨어져서 현실적으로 대량생산과 판매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아름답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작은 텃밭을 만들고 먹거리를 직접 길러야 한다. 셋째,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수돗물을 먹었다. 생수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는데, 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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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마라 지면기사
하와이를 이루고 있는 섬 중에 카우아이(Kauai)라는 섬이 있다. 군도의 제일 북쪽에 위치한 섬이다. 이 섬은 둘레가 50㎞ 되는 작은 섬이고 인구가 3만명 정도 되었다. 하와이가 미국에 편입되기 전인 1954년(1959년 편입) 미국 학자들이 이 카우아이 섬의 주민들을 연구하기로 했다. 섬 주민들 대부분이 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인생을 마치기 때문에 비교적 통제된 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아과,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등이 대거 참여하여 1955년에 태어난 아이 전부를 조사했다. 833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추적 조사하여 30살이 될 때까지 어떤 삶을 이루고 어떤 성격을 소지하는지 알아본 것이다. 90%에 달하는 698명이 최종까지 남아 준 이 연구는 가히 기념비적이라 할 수 있다. 1971년과 77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그런데 실망스러웠다.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학교나 사회에 적응력이 떨어진다." "부모의 성격에 장애가 있으면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모나 동료들과 인간관계가 나쁘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이런 내용들이었다. 다 맞는 이야기인데 너무 뻔한 사실들인 것이다. "이걸 알려고 그렇게 어려운 연구를 했단 말이야!" 이런 반응이었다.안타까워 한 나머지 에미 워너라는 학자는 자료를 더 들여다보고 새로운 사실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에서 보았듯이 환경이 어려우면 아이의 삶도 어려워진다. 통계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환경이 극도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건전하게 잘 자라 보통 이상의 삶을 영위한 아이들이 있었던 것이다. 고위험 환경에 노출된 201명을 면밀히 조사했다. 그 중 다수는 부적응자나 문제아가 되었다. 그런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72명은 뜻밖에도 그런 나쁜 흔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보통의 아이, 더러는 훌륭한 아이로 성장했던 것이다. 이때 심리학에서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개념이다. '스트레스나 역경에 대한 정신적 면역성' '역경을 성숙한 경험으로 바꾸는 능력'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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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 경쟁력이다 지면기사
지난 3월 27일에 있었던 보령화력발전소 사고는 매우 중대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한 공사를 위해 설치한 비계(飛階)가 잘못되어 사고가 발생한 사건이었다.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으로 산업 현장 사고 재해자는 8만6천45명으로 이중 2천200명이 사망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특히 건설 재해는 더욱 열악하다. 2011년에 건설현장에서 2만2천187명이 부상했고, 577명이 사망하였다.평균적인 개념으로 보면, 국민소득 1천달러 시대에 건물이 무너지면, 1천달러의 손실이 되지만, 2만달러 시대에 건물이 무너지면 2만달러의 손실이 될 것이다. 안전이 담보되지 못하는 성장은 그야말로 모래 위에 성을 짓는 사상누각이다. 이제는 장기적인 국가발전을 위해 우리 사회의 안전 체계를 재설계해야 할 시기이다.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명에 대한 존중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이유 없는 총탄에 명분 없이 죽어간 한국 전쟁의 후유증으로, 사고로 인한 사망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재수가 없었다는 푸념 정도로 용납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에 대한 존중이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 안전공학을 전공하는 교수 몇 분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우리는 공사판에서 일하는 사람을 노가다라고 불렀다. 토목공사 현장에 일하는 인부를 지칭하는 용어이면서 행동이 거친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작업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문직업인들이었다, 첫째, 군인 수준의 제복을 입고 있었고, 안전에 관련하여 안전모, 안전띠, 안전화 착용은 기본이었다. 둘째, 작업장의 안전을 위해 완벽한 시스템 비계가 설치되어 있었다. 셋째 공사 중에 주민에게 불편을 주기 않기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공사장 앞에는 작업 내용, 착공일, 진행 상황, 완공일, 책임자, 정부의 관리부서 등을 자세히 기록하여 두고 있었다, 책임감의 표시라기보다는 자신감의 표시로 느껴졌다. 보수 수준을 물어보고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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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괜찮아요!" 지면기사
말기환자들을 돌보던 한 간호사의 깨달음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환자들이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후회하는 것들은 놀랍게도 같았습니다. 그 중 하나는 '내 뜻대로 살 걸'입니다. 남들과 사회가 제시한 기준에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일을 포기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후회는 '일 좀 덜 할 걸'입니다. 회사 일 때문에, 승진 때문에, 또는 돈과 명예를 더 얻기 위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의 친밀감을 쌓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다음은 '화 좀 덜 낼 걸'입니다. 화를 낼 당시에는 화낸 이유가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시간이 흐르면 후회하기 십상입니다. 당연히 둘 사이의 관계는 원만하지 않겠지요. 다음은 '친구들을 더 챙길 걸'입니다. 임종 직전에 가서야 비로소 오래된 벗들의 소중함을 깨닫지만, 그들과의 관계는 이미 단절된 상태였습니다. 다음은 '좀 더 웃으며 즐겁게 살 걸'입니다. 즐거움이 곧 행복입니다. 늘 일에 치여서, 또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때문에 순간순간의 행복감을 표현하지 못하고 산 것을 뉘우치고 있었습니다.'현재적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성찰입니다.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말합니다. "엄마, 내일은 언제야?" "자고 나면 내일이지." 다음 날 아이는 또 묻습니다. "엄마, 오늘이 내일이야?" "아니, 자고나야 내일이지." 결국 아이는 내일이 영원히 없다고 여기겠지요. 사실 우리는 현재만을 접하며 삽니다. 그런데도 늘 내일을 걱정하며, 지금 이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하지 못하며 삽니다.'현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해야 할 시간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기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때 감동이 일고 기적이 미소 지으며 다가옵니다.눈코 뜰 새 없던 유명 연예인 지미 듀란테에게 참전용사들을 격려하는 무대에 서 달라는 청이 있었습니다. 시간 내기가 어려웠던 그는 단 몇 분만 참석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무대에 오른 그가 무려 1시간이나 공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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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독점 중단되어야 지면기사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의 광고는 준정부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수십 년간 국무총리령 541조를 기준으로 독점적 광고대행을 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사업계획 및 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2011년 전체수입 약 647억원 중 광고대행수수료가 336억원으로 매출의 51.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보면 언론인기금 146억원, 유통원보조금 약 6억원을 제외하면, 일반회계 451억원의 약 74.5%를 광고대행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운영은 독점적 광고영업을 통한 광고수수료로 운영된다고 할 수도 있다. 언론진흥재단은 2009년에 한국언론연구원, 한국언론회관, 한국언론인금고가 통합하여 설립되었다. 언론진흥재단의 설립목적을 보면,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문 및 인터넷 신문 등의 발전을 도모하고 읽기문화 확산과 언론산업의 진흥에 기여하고자 설립되었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독점에 따른 법적 문제점, 마케팅커뮤니케이션전략 부재 등의 이유로 많은 지적을 받았으나 크게 개선되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정부기관 및 공공법인의 광고를 독점 운영하게 됨에 따라 발생되는 문제점을 지적해보면 첫째, 대형 광고회사의 참여가 어렵다는 것이다. 광고회사 수입원의 핵심인 대행수수료를 언론진흥재단이 독점하게 됨에 따라 광고회사는 제작비에서만 수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군소 광고회사가 제작비만이라도 받기위해 참여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언론진흥재단의 연간 광고매출이 약 3천억원 정도로 이는 작년 광고회사 매출순위 6위권인 TBWA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 TBWA의 경우 약 205명의 광고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소수의 직원이 이를 운영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양질의 광고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셋째, 근본적인 문제점은 정부광고를 담보로 하여 언론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실제적으로 양질의 정부광고를 수행하기 어렵게 되어 결과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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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맥도 스마트하게 관리하라 지면기사
석기씨는 아침에 출근하면 팀원들하고 차를 마시면서 가볍게 일과를 시작한다. 물론 차를 마시면서 정치이야기도 하고, 스포츠이야기도 하고 다른 팀원들이 들려주는 트렌디한 유머도 전해 듣는다. 그리곤 점심때가 되면,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하면서 아침에 차를 함께 마신 그 팀원들하고 식사를 한다. 식사장소를 바꾸어 보려고 하지만, 1주일에 다섯 번 정도 회사 주변에서 식사를 하려고 하니 그 집이 그 집이다. 퇴근시간이 되었다. 대체로 야근을 하다 보니 저녁도 동료들하고 먹는다. 동료들하고 시간을 보내면 그냥 편하다. 그래서 석기씨는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을 또 만나고, 그게 직장생활이거니 하고 살아가고 있다.성민씨의 생활은 좀 다르다. 아침엔 석기씨처럼 팀원들하고 차를 마신다. 그런데 점심은 대체로 타부서 사람들하고 한다. 저녁엔 특별한 부서 회식이 없으면 외부인들을 만난다. 다른 업종에 종사하는 학교 친구도 만나고, 다른 회사로 옮긴 옛 동료도 만난다. 그러다보면 뜻밖에 사진작가도 만나게 되고 방송계에서 일하는 사람도 보게 된다. 최근에는 리더십연구회에 가입하여 매주 목요일 저녁엔 세미나에 참석한다.사람 사는 사회는 인간관계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고 살아가야 하는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패턴을 보면 크게 석기씨형이 있고 성민씨형이 있다. 전문용어로는 전자를 Bond형(유대형)이라 하고, 후자를 Bridge형(연결형)이라고 한다. 유대형은 한 집단 또는 소수집단과 농도 깊은 만남을 이어나간다. 만난 사람과 또 만나고 또 만난다. 그들 간에는 감정적인 유대가 강하고, 서로 척하면 척이다. 그리고 내 친구의 친구도 나의 친구다. 내 팀원이 아는 사람도 내가 아는 사람이다.그런데 연결형은 다르다. 그들은 한 집단에서 생활하지 않고 여러 집단과 연결을 갖는다. 아침에 만나는 사람들하고 점심에 만나는 사람들하고 저녁에 만나는 사람들이 다르고, 서로가 친구로 연결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가령, 내가 연결형이라면, 내가 아침에 A집단에 소속된 사람들하고 만나고 점심엔 B집단에 소속된 사람을 만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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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사회의 조건 지면기사
요즈음 버스 정거장에 새로운 풍경이 하나 생겼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 버스 중에 M 버스는 좌석에 승객이 다 앉게 되면 정거장을 통과한다. 그래서 기다리는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 기다리는 순서가 곧 좌석 순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스 정거장 바닥에 번호판이 있고, 모두가 여기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줄을 서 있다. 길게 늘어선 줄에서 새치기는 서로가 용납하지 않는다. 이 조그마한 제도 개선 하나가 교통질서를 정립할 뿐만 아니라 시민 의식을 개혁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지금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는 신뢰사회의 화두는 결국 예측가능성에 있다.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그래서 졸업하여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면 집도 사고, 여유로운 삶을 즐길 수 있다는 믿음이 신뢰사회의 출발이다. 그런데 새치기하는 집단이 많아지면 신뢰사회의 기대를 저버리게 한다. 월급쟁이에게는 꼬박꼬박 세금을 받아 가면서도 재벌의 조세 포탈이나 횡령에 대해서는 '3년 징역, 5년 집행유예'의 표준화된 형량이 적용된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 국민들이 잊을 만하면 '국민 경제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여' '사면'의 정형화된 행보를 가지게 된다. 일반 서민에게 추상(秋霜)과 같은 공권력이 '그들'의 구조적 비리에 대해서는 솜방망이가 되는 특권 구조가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서민의 좌절감을 증폭시킨다.그런가 하면 진입 장벽의 벽은 매우 높다. 과거 대학 입시의 수석이나 사법고시의 수석 합격자들이 언론의 초점을 받았다. 가난한 농민의 자녀 또는 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공부하는 것이기에 열심히 공부하여 성공한 흐뭇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공표하지 못한다. 잘사는 사람들의 잔치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경제력 때문에 교육의 기회에 차별이 생기기 시작하면 부의 불평등은 악순환 고리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아예 진입에 대한 희망마저 포기해버리는 '자진탈퇴자'가 양산되기 시작한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뛰어다니다가 어느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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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을 보는 자는 자신이 작아 보인다 지면기사
'개그콘서트'에서 한때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이 코너는 부부와 아들이 식탁에 앉아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부부만이 앉아 대화를 합니다. "동민이는 해뜨기 전에 기 나가 저녁 먹을 때나 돼서 기 들어오고, 대체 뭐하고 다니노?" "지도 모르겠심더." (이때 동민이가 들어와 앉는다.) "니 오늘 하루 종일 밖에 나가 뭐 했노?" "학교 갔다 왔는데요." "아직 졸업 안 했나?" "지 올해 입학했심더."가족 간에 얼마나 대화가 없었으면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까요? 한 연구에 의하면 살인사건의 34%가 사소한 대화중에 발생하며, 남녀 사이의 불협화음과 충돌의 90%가 소통의 부재 때문에 발생합니다. 어디 소통의 절박함이 가족에게만 국한되겠습니까? 총선이 끝나고 국회 개원을 해야 하는데도 아직도 개원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다투고 있는 국회 역시 소통의 부재가 원인입니다. 대선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저마다 곱게 포장된 아름다운 청사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자신만이 대통령감이며, 그렇기 때문에 경선 규칙을 새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도 야도 경선룰을 합의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입니다. '나만이 대통령감이다'라는 교만이 진정한 소통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늙은 인디언 추장이 후계자를 선택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세 명의 젊은이들에게 로키산맥의 정상에서 본 것을 가져오면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며칠 후 모두 돌아왔습니다. "정상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저는 로키산맥 정상에서만 피는 꽃을 가져왔습니다." "저는 정상에만 있는 붉은 빛이 나는 돌조각을 찾아 가져왔습니다." 세 번째 청년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모두들 수군거렸습니다. 비난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정상에서 봤습니다. 저 산 너머에 비옥한 땅과 넓은 강물, 수많은 버펄로 떼를 보았습니다. 저는 누가 추장이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다만 누가 되든지 우리는 저 산을 넘어야만 합니다. 우리 부족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말입니다." 현명한 추장은 누구를 후계자로 삼았을까요? 청년들의 무엇을 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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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광고, 개인 정치홍보 이용해선 안돼 지면기사
최근 현대중공업 기업광고에 대해 광고의 집행시기와 내용의 숨겨진 진실에 대해 광고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면 상당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 플랜트, 그린에너지 등을 주업으로 하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지난해 약 2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현대중공업이란 회사명을 상기시키면 당연히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새누리당 다선 국회의원, 대통령 출마의사를 밝힌 정몽준 의원이 떠오르게 마련이다.현대중공업은 지난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약 17년 동안 텔레비전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몽준 의원이 울산 동구에서 선거구를 서울시 동작을로 변경한 후인 2008년부터 광고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상하게도 국회의원 선거연도와 맞물리는 2008년과 2012년에 집중적으로 기업광고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2012년의 현대중공업 텔레비전 광고의 경우 2월부터 실시되어 4월까지 3천520회 정도 노출되었으며, 약 52억 원을 사용하였다. 이 기간동안 전체광고비는 75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현대중공업 텔레비전광고 '이런 기업'편을 보면 국민배우 안성기가 모델로 출연하고 있으며, 광고내용은 "우리나라에 이런 기업이 있습니다.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로 이루고, 국내에 공장을 짓고, 많은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기업, 현대중공업이 있기에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라는 광고표현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중공업의 자기자랑 형식의 일방적 광고는 최근 지상파 방송광고에서 보기드문 고전적 광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광고의 크리에이티브전략은 시대적 상황에 부합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독특하게 만들 수는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현대기아차그룹 계열광고회사인 이노션에서 기획하고 제작했다고 하기에는 무엇인가 좀 부족한 점이 보인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고전적 현대중공업 기업광고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현대중공업의 텔레비전 광고가 실시된 2012년 2월 18일부터 선거일인 4월 11일까지는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