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데스크 칼럼]전환의 순간에 멈춰선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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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전환의 순간에 멈춰선 대한민국 지면기사

    문재인 정부가 청산할것은 보수·진보 적폐'진보 날개'로만 날면 진전없이 선회만할 뿐 보수 제역할 못하니 그들 가치 포용해 주길2016년 12월 9일 국회가 촛불의 힘을 빌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뒤 맞은 2017년 새해는 진공상태였다. 권력의 진공이 빚어낸 거대한 블랙홀 입구에서 대한민국은 새 시대의 도래를 꿈꾸는 동시에 구시대의 소멸을 예감하며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막막함보다는 권력구조의 개편, 사회질서의 재편, 국민의식의 전환을 통해 대한민국의 신생을 소망하는 기운이 훨씬 강했다. 정치권력들 사이의 손익계산과 이로 비롯된 정쟁마저 사소해 보였다. 잘만 하면 블랙홀을 통해 대한민국은 신세계로 순간이동이 가능할 것 같았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하면서 새 세상으로의 시간 이동 스위치를 켰고, 5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선출로 신세계를 향한 엔진이 점화된 줄 알았다.2017년, 격변의 한해를 다 보낸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블랙홀 입구에서 서성이는 형국이다. 시대의 전환은 없었고 구태의 수렁은 깊었다. 잔상에 집착해 현실을 놓치고, 미시(微視)에 갇혀 거시(巨視)를 잃었다.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전 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한 사법처리가 본격화된 지 오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고, 최순실은 얼마 전 법정에서 늙어 죽을 정도의 형량을 구형받았다. 전 국정원장들과 전 청와대 수석들이 줄줄이 형무소와 구치소에 수감됐고, 청와대 권력에 가까웠던 구 여권 실세들은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적폐청산이 인적청산으로 일사불란하게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적폐를 가능케 했던 제도와 규범과 의식의 전환은 미미하다. 적폐청산의 대상과 시기를 보수정권과 보수집권시기로 국한했기 때문이다. 보수 적폐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불구속 수사원칙을 무시하고, 보수정책을 폐기하려 공론화위원회를 앞세워 대의정치의 본산인 국회가 무력해졌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이지만, 여론의 일각에서는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행해지

  • [데스크 칼럼]'안정된 경기도' 원하는 도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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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안정된 경기도' 원하는 도민들 지면기사

    올 한해 가장 듣고 싶었던 뉴스 '안정'이었는데남지사의 '경기도 포기' 이벤트성 해프닝 파장내년엔 '경기 천년' 걸맞게 '안정감' 또 바란다인문학 강의에 청중이 몰리는 건 이제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최근 몇년새 우리사회에 불어온 인문학 열풍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다.문화센터에 인문학 강의가 개설되고, 직장인들을 위한 '퇴근길 인문학 행사'도 심심찮게 열리고 있다. 성별과 나이대를 가리지 않고 인문학에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칠 전 중동신화 관련 인문학 강의에 참석했다. 평소 가졌던 '신화'에 대한 호기심에 일회성 청강을 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강의 목차를 보니 흥미로만 접근하기에는 심히 전문적이고 난이도도 높았다. 강의 주최 측에 물어보니 "이 정도면 석·박사를 대상으로 하는 전공강의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에 다양한 연령대가 자리했고, 특히 50~60대가 눈에 띄었다. 청강생들은 지적 갈증에 목말라서인지 심도깊고 다소 어려운 강의였지만, 강의에 집중하며 내용을 받아적느라 입시생 버금가는 열기를 뿜어냈다. 신화학자 문형선 박사는 "강의를 들으면서 많은 이들이 안정감을 찾는 듯하다. 특히 신화는 주인공이 갖은 역경을 겪지만 결국엔 모든 일이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감에 좋아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결말에 불안해하지 않고 이 같은 인문학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강의를 들은 50대 여성도 "인문학 강의를 듣다 보면 그동안 내가 얼핏 알아왔던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되고, 마음의 위안이 된다"고 얘기했다.올 초 경기연구원이 연례적이지만 의미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연말, 2017년을 앞두고 경기도민들(2016년 12월 기준, 경기도 거주 1천명 대상)에게 '새해소망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의식조사가 이뤄졌다. 먼저 2017년 개인적 소망을 묻는 질문에 도민들은 건강증진(14.2%), 복권당첨(8.8%), 마음의 평온(8.3%) 순으로 답했다. 2017년 경

  • [데스크 칼럼]어머니의 손맛과 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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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어머니의 손맛과 MSG 지면기사

    짠맛·단맛·매운맛·신맛에 감칠맛의 'MSG'어머니의 그 나물·국물 손맛 비결이었다니…그렇지만 순수한 맛 떡·식혜·한과가 그립다미원과 미풍의 치열한 싸움이 있었다. 1974년 신선로표 미원과 제일제당 미풍간, 조미료 회사들의 마케팅 전이다.앞서 국내 최초 조미료로 첫 선을 보인 '미원'이 출시됐다. '맛의 기원'이라는 뜻을 가진 미원(味元) 역사의 시작이다.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 '신선로표 미원'이 처음 선보인 미원의 콘셉트다.이후 후발 조미료 미풍이 탄생한다. 이 조미료 전쟁에서 재미있는 것은 삼성과 대상(당시 미원)의 대결이다.당시 삼성그룹 안에 있었던 제일제당은 조미료 시장에 뛰어들어 미풍, 아이미, 3.4 등을 내놓으면서 엄청난 판촉전을 펼쳤지만, 결국 미원을 이기지 못했다. 고 이병철 회장이 "왜 조미료만 1위를 못하느냐"고 다그쳤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제일제당은 '조미료는 미원'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해 천연 성분을 넣은 조미료 '다시다'를 출시했고, 비슷한 개념의 조미료인 대상의 '맛나'를 결국 앞섰다. 한을 푼 셈이다.소비자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고 보고 시장을 아예 바꾼 것이다.이렇게 전쟁을 치른 두 그룹이 한때는 사돈이 되기도 했다.조미료는 그것이 가진 자극작용이 취각·미각을 돋우고 각 소화선의 분비를 촉진하므로 식욕이 증가하고 소화가 잘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인공 조미료 MSG( Monosodium Glutamate)는 단백질을 구성하는 한 성분으로 우리와 같이 국문화가 발달한 일본의 한 학자가 다시마의 감칠맛을 내주는 글루탐산에 착안해 만든 것이 시초가 됐다.MSG는 짠맛, 단맛, 매운맛, 신맛에 이은 제5의 맛이라고 불리는 '감칠맛'을 낸다. 된장, 김치, 고추장같이 발효 음식에도 들어 있는 성분이라고 한다. MSG는 식생활이 고기보다는 야채 위주인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소비되는데 한국도 발효 조미료를 많이 먹는 나라에 속한다고 한다.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발효 조미료는 연간 100만t 정도고 국내 소비량은 연간 4만5천

  • [데스크 칼럼]따뜻한 연말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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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따뜻한 연말이 그립다 지면기사

    살기 바빠서·가정 중요해서… ‘건조해진 만남’가장 큰 이유 ‘내’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 아닐까한국의 큰 힘 중 하나인 ‘우리’가 무너질까 걱정벌써 연말이다. 달력을 한 장 더 넘기면서도 의식하지 못하다가, 엊그제 찾아간 나혜석거리 광장에서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맞닥뜨리고서야 연말임을 실감했다. 그러고 보니 달력에 약속도 촘촘하게 들어차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송년회 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12월은 식당과 술집들이 연중 최고로 꼽는 성수기다. 예약이 넘치고 매상도 쭉쭉 오르는 행복한 달이다. 한 잔 얼큰히 취한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대리기사와 택시기사들까지 한결 바빠지는 시즌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즈음에 술을 한 잔 마시고 대리기사를 부르거나 택시를 타면 슬쩍슬쩍 물어보곤 한다. "요즘은 손님 좀 있죠?" 보통은 돌아오는 대답이 "요즘엔 쪼금 할만합니다"쯤 된다. 택시기사 얼굴에 웃음이 번지면 그다음부터는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집까지 가곤 한다. 택시기사나 손님이나 서로 기분이 좋은 시간이다. 엊그제도 12시가 좀 넘어 택시를 잡았다. 평소 같으면 곧바로 택시가 잡혔겠지만, 좀처럼 택시가 오지 않아 추위와 싸우며 10분이 넘게 기다렸다. 택시에 앉으며 "어휴~ 연말이라 택시가 금방 안잡히네요. 요즘 손님 좀 있죠?"라고 이번에도 슬쩍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다. "뭐, 저녁에 잠깐 반짝하고는 손님 하나도 없습니다."예상했던 대답이 아니라 잠깐 당황했다. "연말인데 한잔 드신 손님들 많지 않나요?" "다들 10시면 집에 돌아가기 바쁘고 11시면 거의 끝납니다. 저기 택시들 기다리는거 안보이세요?" 가리키는 곳을 보니 큰길 가 택시정류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바로 인근이 먹자골목인데 택시정류장 앞은 썰렁했다. 택시 밖에 나와 담배를 피워 문 택시기사도 눈에 들어왔다. "그렇군요, 큰일이네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요즘 밤 풍경이 예전 같지 않다. 밤 10시가 넘으면 서둘러 문을 닫는 식당들이 많아졌고, 야간 손님이 많은 먹자골목도

  • [데스크 칼럼]'로봇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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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로봇세' 지면기사

    로봇은 이미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공감대 이끌어내기 위해 '稅도입' 논의 필요다만 정부 발표대로 '인간 중심'은 계속돼야마이크로소프트사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올해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봇세'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노동자'들이 자신의 수입에 소득세, 사회보장세 등을 내고 있는 만큼 '로봇'도 동일한 일을 할 경우에는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은 로봇에게도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보충하는 동시에 사회가 로봇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와 사회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미국과 유럽에서는 '로봇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의회는 올해 2월 로봇에게 '특수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 전자인간'의 지위를 부여하자고 의결했다. 로봇에게 세금을 도입할 법적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반면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지금 세계 각국의 연구소들은 향후 '로봇'과 '자동화' 때문에 많은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미국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46개 국가와 800여 개 일자리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향후 13년간 세계 노동력의 5분의 1인 8억 명이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실직할 것으로 전망했다.하지만 이 연구소는 새로운 일자리도 5억5천500만~8억9천만 개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노동자의 8~9% 가량이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이 연구소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고 로봇의 영향을 받는 만큼 모두 변해야 하고 새롭게 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각국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도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의 61.3%가 AI·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국세청이 최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국세행정 발전 논문 공모전에서

  • [데스크 칼럼]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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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아폴로 하이웨이의 귀환 지면기사

    경인고속도로, 아폴로 11호 달 착륙한 날 '개통'50년 달려온 도로 일반도로로 전환 인천시 관리엄마품 같은 仁川에 돌아왔으니 탈바꿈 시켜야경인고속도로가 일반도로로 전환하는 12월 1일부터 자동차 제한 속도가 100㎞에서 80~60㎞로 낮아진다는 걸 알리는 현수막이 얼마 전부터 인천 시내 곳곳에 나붙었다. 출퇴근 시간마다 교통체증에 시달리면서도 통행료를 꼬박꼬박 물어야 했던 경인고속도로가 이제 인천 시내 도로가 된다는 거다. 개통한 지 벌써 50년이 다 되었다. 1973년에 나온 '인천시사'를 펼쳤다. 1969년 7월 21일(시사에는 20일로 돼 있음) 개통했는데 이날은 마침 미국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 승무원들이 달에 착륙한 날이었다. 그리하여 경인고속도로는 미국인들의 달 착륙을 기념하여 정말 어처구니없게도 '아폴로 하이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해 8월에는 인천항으로 들어온 아폴로 11호 모형이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아폴로 하이웨이'를 거쳐 서울로 가서 퍼레이드를 벌였다는 신문기사도 있다. 대한민국의 경인고속도로가 미국의 도로가 된 듯한 느낌이다.세계 최강을 지향하던 미국은 우주 개발 경쟁에서 소련에 선두를 빼앗긴 뒤 10년여 만에야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으로 만회할 수가 있었다. 미국인들이 기뻐해야 할 사건을, 마치 우리가 미국인이라도 되는 양 최초의 고속도로 이름에 '아폴로'를 붙였다. 건설부가 명명한 그 이름은 '하이웨이 아폴로'라고 쓰기도 했다. 아무튼 '아폴로 하이웨이'가 우리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했는지, 인천시가 그동안 발간해 온 시사(市史)에서는 어느 순간 그 이름이 사라졌다. 1973년에 나온 시사에 처음 등장한 '아폴로 하이웨이'라는 경인고속도로의 새로운 이름은 1982년과 1993년 발간된 시사에는 등장하는데 그 이후 나온 시사에서는 별다른 설명 없이 그냥 빠져버렸다. 경인고속도의 수명이 50여 년 만에 다하는 마당에 이와 관련하여 무척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가 없다.우리나라 고속도로 사업의 시작을 알린 경인고속도로 이전에는 도로의

  • [데스크 칼럼]배고픔에 지친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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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배고픔에 지친 아내 지면기사

    옳은 말·잘못 지적 '나쁜 사람'으로 찍혀 쫓겨나권력·부 유지위해 최고권력자에 충성할 수밖에조선시대나 지금이나 부패 권력 행태·결말 같아조선 광해군 시대 이이첨(李爾瞻, 1560~1623)은 권력의 정점에서 국정을 농단하다 인조반정 후 참형된 간신(姦臣)이다. 그에 대한 자료를 보면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광릉에 있는 세조 능의 위패를 지켜 선조의 총애를 받았다. 1608년 문과중시(文科重試)에 장원했다. 시강원(侍講院) 사서(司書)로 있으면서 세자 광해군을 가르치는 교사를 역임하여 신임을 쌓았다. 선조 때 대북의 영수로서 광해군이 적합함을 주장했다. 광해군 즉위 후 조정에서 소북파를 숙청했다. 영창대군을 죽게 하고 김제남을 사사시켰다. 폐모론을 주장, 인목대비를 유폐시켰다. 인조반정 뒤 참형됐다.'고 정리돼있다. 이이첨은 관직에 나선 이후에도 미천한 집안 출신으로 경계를 받았으나 젊었을 때는 기개가 있고 지조를 아는 선비였다고 한다. 그런 이이첨이 간신으로 변한 이유는 '배고픔에 반 실성한 아내' 때문이었다. 그는 살림이 어려워 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책 읽기에만 몰두해 집안을 돌보지 않았다. 어느 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방 벽에 얼굴을 대고 뭔가를 핥고 있었다. 이이첨이 아내의 어깨를 잡아당겨 보니, 얼굴이 먼지와 눈물로 얼룩진 채 반쯤 실성한 상태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벽지에 발라져 있던 풀기를 핥고 있었던 것이다. 이이첨은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고 집을 뛰쳐나가 당대 권력자들을 찾아 나섰다. 그는 권력가들에게 아첨한 끝에 광해군의 총애를 받았고, 원했던 권력과 부를 손에 쥐고 전횡을 일삼다 비참하게 인생을 마쳤다.배고픔을 참지 못해 벽에 발라져 있는 풀을 핥는 아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무리 기개와 지조가 강한 선비라고 해도 정신줄을 놓은 아내를 옆에 두고 책만 읽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이첨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선택한 것이 부패한 권력이었다는 것이다. 이이첨의 개인 사정은 눈물겹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잘못 선택했다. 결국

  • [데스크 칼럼]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찌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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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찌 하오리까 지면기사

    13개 범죄혐의로 '8개월째' 구속 수감중국민들 하수인 처벌보다 朴처리 더 관심현정부 어떤 형벌 내릴지 역사가 지켜봐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위화도 회군을 통해 실권을 장악했다. 고려 창왕을 폐하고 공양왕을 세웠다. 그런 다음 덕이 없고 어리석다는 이유로 공양왕마저 폐위한 뒤 강원도 삼척으로 유배를 보냈다. 후환이 두려웠는지 2년 후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최영 정몽주 등 열거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피를 보고 고려왕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조선왕조가 들어섰다. 이른바 역성혁명이다. 혁명에는 적지 않은 피가 흐른다.조선왕조에서도 반란은 이어졌다. 태종 이방원은 2차례에 걸친 왕자의 난을 일으켜 실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세자인 이복동생과 조선건국의 설계자 정도전을 살해하고 왕권을 움켜쥐었다. 태종의 손자인 세조는 조카인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했다. 계유정난으로 불리는 이 사건으로 김종서, 황보인, 사육신 등 단종 호위무사들이 무참히 살해됐다. 단종은 강원도 영월로 유배를 떠났다가 2년 후 사사됐다.연산군 시절엔 이조참판을 지낸 성희안, 박원종 등이 재위 12년간 폭정에다 국가의 기틀을 흔들어 놓은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을 일으켰다. 조선왕조에서 신하들이 반란을 일으켜 왕을 바꾼 첫 번째 사건이다. 폐위된 연산군은 강화도로 유배됐고 2개월 후 병사했다. 광해군 시절에도 서인(西人) 세력이 정변을 일으켜 광해군을 왕위에서 몰아내고 능양군 이종을 왕으로 옹립한 인조반정을 성공시켰다. 광해군도 폐위돼 강화도에 유배되었다가 제주도로 옮겨졌고 18년 후에 사망했다. 조선왕조 정변과정에서 수많은 신하가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현대사에서도 군사쿠데타와 정권교체로 많은 사람이 역사의 단죄를 받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쿠데타로 18년 장기집권 후 부하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뒤이어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쿠데타로 집권했다. 군사정부 시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많은 시민이 아스팔트에 피를 뿌렸다. 문민정부를 내세운

  • [데스크 칼럼]승강제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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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승강제가 뭐길래 지면기사

    2부리그 강등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축구에 재미를 더했지만 '피가 마르는' 경쟁다시 살아남은 '생존왕' 인천에 박수를 보낸다2016년 11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가 수원에 1대 0으로 앞선 상태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눈 깜짝할 사이, 구름처럼 몰려나온 팬들로 그라운드가 가득 찼다.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첫 사례로 기록될 진풍경이었다.그리고 꼭 1년이 지난 11월 5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또 하나의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인천과 전남과의 경기였다. 이 경기장에선 인천 서포터스 2명이 그라운드로 내려가 심판에게 항의하던 중 이 장면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는 전남 구단 직원을 팔꿈치로 가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관중 난입이라는 지난해의 원죄(?)에다 전남 직원 폭행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인천은 무관중 경기 징계까지 우려해야 했다.1년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두 경기, 국내 프로축구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진 이들 경기의 타이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축구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 경기장을 지나쳤다면 무슨 결승전이 벌어지는 줄 알았겠지만 정작 두 경기는 '꼴찌'들의 경기라고 해도 무방한 최하위권 팀들의 매치였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 위해 자웅을 겨룬 경기가 아니라 2부리그로 강등되지 않기 위한, 다시 말해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인천의 경우, 전남과의 경기에서 이겼더라면 1부리그 잔류를 확정 지을 수 있었기에 더없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사실 이들 경기는 승강제가 도입되지 않았더라면 밋밋했을 것이다. 경기 내용이 이처럼 치열했을 리 없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그리 많지 않았을 게 뻔하다. 확실히 2013년 국내 프로축구에 도입된 승강제는 하위권 팀들의 생존경쟁에 불을 붙이면서 축구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 승강제가 '잔인한' 스포츠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스테판 지만스키'의 저서 '축구자본주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테판 지만스키'는 자본

  • [데스크 칼럼]위기의 보수정당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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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위기의 보수정당이 가야할 길 지면기사

    '박 전대통령 탄핵' 진정한 사과·대속도 없이문패만 바꿔 갈라져 서로 '적폐'·'배신' 대치한국·바른정당, 기막힌 현실까지 원죄로 수렴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위기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바른정당 통합파의 합류로 의석수를 늘렸지만, 당내는 여전히 반박파와 친박파의 대치가 여전하다. 연말에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은 또 한번 내분의 소용돌이를 감수해야 할 형편이다. 바른정당은 축소된 당세를 국민의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극복해보려 하지만, 두당이 딛고 있는 상이한 정치적 기반이 연약한 정책연대 가능성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리얼미터가 13일 공개한 설문결과에는 보수 제1당인 자유한국당의 지지도(18.6%)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48.2%)에 한참 못미치고, 자칭 개혁보수 바른정당(5.5%)은 정의당(5.8%)에 뒤져있다.보수 유권자들은 2016년 새누리당의 공천 추태에 절망하면서도 국회 의석의 40%(122석)를 채워주었다. 과거 단일 보수정당이 40% 안팎의 지지를 받았던 시절을 생각하면, 현재 20%대의 보수정당 합계 지지율은 그들의 정통성을 흔드는 수치다. 상당수의 보수세력이 보수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거나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보수의 적통을 자임하고, 바른정당은 건전보수의 대표를 자처하지만, 지지율만 보면 전체 보수세력의 대의정당 자격에는 족탈불급이다.보수정당의 지리멸렬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보수이념에 삶의 가치를 뿌리내린 보수세력 전체를 대변할 정당의 부재는 민의의 일각과 일익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보수정당의 갈등과 대립이 보수층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적 입지를 축소하는 현실로 인해 보수층이 간직해 온 합리적 가치가 국정의 중심에서 이탈하면, 그 결과는 보수만의 절망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보정당의 무한질주와 진보층의 가치독점으로 인해 국정의 균형이 무너진다. 견제 없는 권력의 질주는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혁신 보수정당의 정립은 보수층의 대의기능을 원상복구해 국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