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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식량 대란' 남의 나라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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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식량 대란' 남의 나라 얘기일까? 지면기사

    우리나라,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국가 1위위해성 제대로 터지면 끔직한 상황 맞을수도'식량 자급률 높이기' 생존권 문제로 인식해야 한 번 혼이 난 셈이다. 그동안 먹거리 걱정은 별로 안 하고 살다가 생각지도 않던 '살충제 계란 파동'이 터졌으니 말이다. 비록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값이 금값이 되기는 했어도, 계란을 못 먹을 것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안 했으니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특히 안전한 먹거리에 예민한 젊은 부모들은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국내산 먹거리는 그나마 안전하다는 신뢰마저 와르르 무너진 셈이니 이젠 다른 먹거리까지 걱정을 해야 할 상황이다. 국내산 뿐 이랴. 우리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유럽 선진국에서 먼저 터진 일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작년 11월부터 이어진 AI 사태에 이어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까지 지켜보면서 '이제는 정말 먹거리 걱정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먹거리들의 파동이 아니라, 한번은 정말 큰 '식량 대란'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훨씬 더 짙어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정말 구시대의 유물 같은 말이 됐다.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 때만 해도 보릿고개 때 하루 한 끼를 못 먹을 만큼 굶주리고 결국 견디지 못하고 굶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어르신들은 지금도 그때 얘기를 꺼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하신다. 그동안 아무리 농업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생산하는 식량이 갑자기 우리를 배부르게 할 만큼 늘었을 리는 없다. 우리가 단 몇십 년 만에 그 끔찍한 상황에서 벗어나 풍족하게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외국에서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수입 농축산물 덕분이다.관세청의 무역 통계를 돌려보니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곡물의 양만 1천466만6천여t이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옥수수가 979만t, 밀은 443만t을 수입했다. 작년 우리나라 쌀 생산량이 419만7천t 가량이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나마 밀가루나 전분, 과자, 빵과 같이 가공된

  • [데스크 칼럼]'나고야 의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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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나고야 의정서' 지면기사

    의약·화장품 등 원료 수입해 제조 로열티 지불정부·업계 대응책 마련 움직임 뒤늦은감 있어이젠 발효된 상태… 국내산 대체 등 검토 필요지난 17일자로 우리나라는 '나고야의정서' 당사국이 됐다. 그렇지만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나고야의정서'의 파급효과에 대해 모르고 있다.'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수입해 의약품 등을 제조하면 당사국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타격을 받을 품목들은 당장 동·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 전체다. 관련 업계는 원료를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화장품과 식료품, 생명산업계 등이다.관련업계에서는 원료 수출입과정에서 상호 기업 간 마진이 발생하고 관세 등의 비용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나고야의정서' 발효는 기업에게 이중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로열티를 지급하게 되면 제품 가격은 인상될 수밖에 없고 결국 소비자는 기존보다 높은 가격에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나고야의정서'는 특정 국가의 생물·유전자원을 상품화하려면 해당 국가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중 이익의 일부도 나눠야 한다는 국제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월 서명했고 올해 5월 19일 비준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비준서를 낸 날 기준으로 90일째인 지난 17일부터 정식 발효됐다.그럼에도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 6월 국내 바이오업계·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고야의정서 이행과 관련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응답은 8%에 그치는 등 국내 관련 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상태다.다행스럽게도 오는 3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대한화장품협회는 나고야의정서 인식제고를 위한 세미나를 개최키로 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화장품업계를 중심으로 TF를 구성,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지속적인 대응을 추진키로 했다.정부도 환경부와 미래과학창조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등 관련 정부 기관 등을 중심으로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

  • [데스크 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인천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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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뒷모습이 아름다운 인천을 위하여 지면기사

    유정복 시장의 '각급 기관장 인사' 최대 고민인천과 타지역 중요하게 연결할 수 있는 인재경험 많고 대인관계 넓은 그런 사람들 왔으면유정복 인천시장의 이번 주 최대 고민은 각급 기관장 인사가 될 듯하다. 인천경제청장도 공석이고 인천발전연구원, 인천관광공사의 대표 자리가 비어 있다. 일부 유관기관의 대표자와 주요 간부 자리도 채워야 한다. 최근에는 누가 이들 자리에 올 것인지가 인천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을 쓰는 문제와 사람을 보내는 일이 난제 중의 난제다. 지금 대표자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기관의 대표자들은 다들 예정된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예정된 임기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모습은 인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인천 주권 정책'을 내세워 왔다. 이는 주변부에 머물던 인천을 중심의 지위에 올려놓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서울의 변두리로만 인식돼 온 인천을 서울과 동등한 중심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거다.무엇이 되었든지, 중심이 된다는 것은 주변을 아우른다는 거다. 인천이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인천 이외의 지역에서 사람이 몰려들어야 한다. 인천의 인재는 인천 이외의 지역과 교류할 줄 아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 문화분야만 놓고 보면, 모든 것의 중심지였던 서울에서 인정하는 문화예술인이 인천에 있을 때 인천의 문화는 크게 번성했다. 인천의 현대 초등교육의 기반을 다진 백파 조석기(1899~1976) 선생은 대표적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나 청록파 시인 박목월 등과 깊이 교유했다. 인천의 향토사학계에 우뚝한 최성연(1914~2000) 선생은 일석 이희승이나 천경자 화백과 가까웠다. 또 우리나라에 '흑인시'라는 낯선 장르를 탄생시킨 배인철(1920~1947)은 박인환, 김기림, 오장환, 김광균, 임호권, 이병철, 정지용, 서정주 같은 당대 최고의 문인들과 어울릴 줄 알았다. 이들이 활동하던 시기 인천의 문화적 수준도 한껏 드높았다.어느 지역이든 배타적이 되어서는 절대로 다른

  • [데스크 칼럼]우리에게 휴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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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우리에게 휴가란 지면기사

    대부분 해외·국내로 여행가야 하는 고정관념쉬지 못하고 틀에 박힌 일정 '또다른 스트레스'쌓인 여독 풀기위해 엄마·아빠는 휴식이 필요직장·학교·군대 등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을 휴가(休暇)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휴가라고 하면 해외든 국내든 어딘가 여행을 가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다. 평상시 일에 쫓겨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부족한 부모(상당수는 아빠들이겠지만)들에게 휴가는 일 년 중 가족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휴가의 절정기가 7월 말부터 8월 둘째 주에 몰리는 것은 날씨가 좋은 때이기도 하지만 방학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휴가만 손꼽아 기다리다 보니 어디로든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다. 휴가 때 해외로 떠나려면 연초부터 여행지를 검색하고 항공권과 숙박시설을 예약해야 하는데 이것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꿈도 꾸지 못한다. 국내 여행도 최소 2~3달 전에는 미리 숙박시설을 찾아야 예약할 수 있다 보니 휴가 전부터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기는 마찬가지다.올여름에도 많은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7월 말과 8월 둘째 주 사이에 휴가를 보냈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후 연일 이용객이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급격히 늘었다. 해외여행의 대부분은 여행사가 구성한 '패키지여행'이다. 여행사의 일정대로 새벽부터 차량을 타고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곳을 둘러보고 나면 면세점이나 관광상품 판매점을 의무적으로 들러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나마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이고 경험을 쌓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여행방식이다. 시간에 쫓겨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의 해외여행에서 남는 것은 "나, 해외 갔다 왔다"뿐이다. 정신없이 휩쓸려 다니다 보면 보고 느낀 것도 없이 며칠간의 일정은 허무하게 지나간다. 해외여행의 추억이라는 게 인증용으로 SNS에 올릴 휴대전화기로 찍은 사진 몇 장이 전부다. 돌아오는 가방 안에는 관광지 이미지가 새겨진 열쇠고리 꾸러미나

  • [데스크 칼럼]남경필 지사 vs 이재명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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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남경필 지사 vs 이재명 시장 지면기사

    대선서 밀려 재도약 징검다리 삼겠다는 것지방선거 10개월 앞두고 여권 지지도 강세與, 現구도 '연장'할지·野 '견제'할지 궁금가을의 길목에 접어들면서 내년 6월 실시 예정인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도내 정치권의 관심도 자연스레 경기도지사 선거에 몰입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경기도지사 자리에 대해 '대선주자의 무덤'이라는 비아냥(?) 소리도 들린다. 역대로 전·현직 도지사들이 대선판에선 힘 한번 못써보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인제 손학규 김문수 전 지사 등은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그런 자리인데도 여야의 중진 정치인들은 체급(?) 향상을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고 견제구를 날리며 출마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정치권 시계는 벌써 10개월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특히 내년 도지사 선거는 대선주자간 대결로 역대급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도민의 관심은 물론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내년 지사 선거에서 당선되면 곧바로 확실한 대선주자급으로 대우를 받으며 차기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수 있다. 이 때문에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잠룡들의 대결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정치권 인사들은 캠프 구성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대고 있다.먼저 현직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바른정당의 공천을 받아 재도전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지난 대선에서 당내 경선에 나섰지만 본선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이번 재도전을 계기로 다시한번 대선을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당내 경쟁그룹이 존재하지 않아 경선없이 단독후보로 추대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에선 지난 대선 후보경선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도지사 출마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도지사 후보적합도 조사에서 50%대를 근접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남경필 지사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으면서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한층 높여놨다. 이 시장은 "남 지사는 장점이 많은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치켜 세웠다.민주당에선 전해철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김만수

  • [데스크 칼럼]아스투리아스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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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아스투리아스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천공원 지면기사

    자매결연 러시아 도시에 조성될 공원한국전통 양식 아닌 일본식으로 계획 '부조화의 결정판' 결단코 막아야 한다 클래식기타 연주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치는 곡 중 하나가 '아스투리아스(Asturias)'라는 곡이다. 주제부의 절묘한 리듬과 선율이 인상적인 이 곡은 스페인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이삭 알베니즈(Isacc Albeniz)'가 작곡했다. 클래식 기타계의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밀로쉬 카라다글리치'는 어린 시절 록 기타리스트를 꿈꾸다 이 곡을 듣고는 바로 클래식 기타로 전향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이건음악회의 연주자로 초청된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건강에 이상이 생겨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환상적인 만돌린의 세계로 안내한 '아비 아비탈'의 멋진 연주로 위안을 삼았던 기억이 새롭다. 아스투리아스는 스페인 북부 지역의 지명이다. 알베니즈는 스페인의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으로 옮겨 각 지방의 이름을 제목으로 붙인 8곡의 '스페인 조곡'을 완성했는데 아스투리아스는 그중 다섯 번째 곡이다. 기자 또한 학창시절 이 곡에 매료돼 스페인에 갈 기회가 생기면 꼭 아스투리아스를 방문하겠다는 마음을 품은 적이 있다.흥미로운 것은 이 곡이 원래 피아노곡으로 작곡됐다는 점이다. 일반인에게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곡은 기타곡으로 편곡된 후 오히려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타 음악의 최고 정점에 놓여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작곡자인 알베니즈도 예상하지 못한 일일 터이다. 물론 아스투리아스는 피아노로 연주해도 멋지고 아름다운 곡이다. 그런데 기타곡으로 들을 때, 더욱 더 전율을 느낀다. '전설'이라는 부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생판 들어본 적 없는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전설이 저절로 떠오르는 듯하다.왜 그럴까? 기자는 지역과 악기의 궁합이 제대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잘 알려지다시피 기타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악기다. 지역의 정서를 담은 악기로 지역의 색채를 노래했으니 그야말로 찰떡궁합이 아니겠는가.최근

  • [데스크 칼럼]북한 핵무장에 맞서는 우리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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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북한 핵무장에 맞서는 우리의 선택 지면기사

    북과 대등위한 수단은 비대칭 전력 평준화사드 대가로 전술핵 재배치 요구 국익 합당원치않지만 운명 지키려면 불가피 할 수도북한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한반도 한구석에서 패악질을 부리던 악동에서 국제사회가 무시할 수 없는 신흥 패권국가로 발돋움 중이다. 미국을 사정권에 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시킨 직후의 현상이다. 미국이 북한을 비중있게 다루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백악관이 북한을 향해 대북 경제제재와 무력행사를 경고하는 성명을 매일 쏟아내고 있다. 급기야 무역보복으로 중국을 압박해 지난 주말 대북제재결의안을 UN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북한은 미국에게 현실적인 위협이 됐고, 미국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려 대화든 무력이든 북한을 직접 상대하는 상황에 몰린 형국이다.핵무장 국가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1962년 쿠바위기에서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은 구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자 쿠바해역을 봉쇄했다. 플로리다 해안에서 90마일 떨어진 곳에 소련의 핵미사일 기지가 들어서는 걸 방관하느니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였다. 케네디의 용기를 보여준 역사적 에피소드로 회자된다. 실제로 미국은 본토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전쟁이라는 옵션을 감행하는 나라다. 우리가 쿠바위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또 있다. 소련이 거둔 외교적 성공이다. 쿠바해역 봉쇄 직후 소련이 케네디의 겁박에 질려 미사일 기지를 철수한 것 같지만, 그 이면엔 미국의 양보가 있었다. 미국은 소련이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는 댓가로 쿠바 불침공과 터키의 미사일 기지 철수를 약속했고 지켰다.쿠바위기에서 보듯이 미국은 본토의 안전과 국가이익에 매우 민감하고 안전과 이익이 위협받는 상황이면 전쟁도 마다 않는다. 그러나 핵탄두를 보유한 나라와의 전쟁은 원치 않는다. 단 한발의 핵탄두라도 미 본토에서 폭발하는 걸 용인하지 않는다. 쿠바위기 당시 미국은 소련의 10배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했다. 하지만 비대칭 절대무기 핵폭탄은 10발이 터지나 100발이 터지나 피해의 효력은 거의 동등하다. 결국 소련은 핵무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쿠바위기를

  • [데스크 칼럼]일·가정 양립은 가화만사성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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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일·가정 양립은 가화만사성의 시작 지면기사

    'US오픈 불참 딸 졸업식 선택' 한국선 가능할까일·가정 양립지원제, 근본적 인식변화 못이끌어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돼… 꼭 실현돼야지난 6월 미국의 최정상급 프로골퍼 필 미켈슨은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 참석을 위해 US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미켈슨에게 이번 대회는 큰 의미를 갖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던 터였다. 골프의 '커리어그랜드슬램(Career Grand Slam)'으로 불리는 4대 메이저대회에서 그는 마스터스 대회(3승), PGA챔피언십(1승), 브리티시오픈(1승)의 우승은 거머쥐었지만 US오픈은 번번이 눈앞에서 우승 기회(6번의 준우승)를 놓쳤다. 그래서 그에게 올해 US오픈은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설욕의 기회로 의미가 컸다.하지만 그는 골프보다 가족을 택했다. 가족이 먼저였다. 미켈슨은 불참소식을 전하면서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본다면, 내가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것을 언제나 기뻐하고 소중히 여길 것이다. 부모로서의 기쁨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만약 미켈슨이 한국사회에서 이런 결정을 했다면 어땠을까. 긍정의 시각도 있겠지만 부정적 시선도 무시 못했을 것이다. '지금 제정신이야,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딸 졸업식 때문에 도전 기회를 미루다니. 아직 절실하지 않은가보군'이라고 반응하지 않았을까.일(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제도화된 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지난 2007년 12월 남녀고용평등법의 법제명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면서 제도화됐다. 이후에도 법은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한 규정이 추가되며 확충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법의 취지와는 달리 그다지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을 위해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과 캠페인도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식변화는 정부의 의지 대비 지지부진해 보인다.더욱이 새 정부들어 각종 고용정책이 급변하고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면서 일·가정 양립이 우리사회에서 근본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하는 의문마저

  • [데스크 칼럼]교육의 바람직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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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교육의 바람직한 변화 지면기사

    외고·자사고 폐지논란 교육계 극명한 대립경기도교육청 교과중점학교 우수사례 참조혁명적 개선보다 적법절차·단계적 변화 필요교육계가 시끄럽다. 외고·자사고 폐지를 놓고 정부·시도교육청·시민단체들이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대학에 보낸 부모들 입장에서는 손자들의 대학입시까지 지켜볼 여유가 생겼지만 당장 고입을 앞둔 부모들은 그렇지 못하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전두환·김영삼 정권 때,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때 평준화의 단점을 보완하고 수월성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들이다.현재 전국에 외국어고 31곳, 자사고 46곳, 국제고 7곳이 있다. 새 정부는 임기 5년동안의 100대 국정과제와 로드맵을 통해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혁신분야'에 경쟁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맞춤형 교육으로 학생의 성장지원을 과제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단계적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한다는게 핵심 요지다.이들 학교가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귀족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학원'으로 변질 됐다는 것이 현 정부의 폐지 변이다. 경기교육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즉 이들 학교의 존치와 폐지를 주장하는 시각이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특권학교 폐지를 위한 촛불 시민행동' 등 교육관련단체모임은 새 정부에 외고와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촛불을 들진 않았지만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를 계승하는 모양새로 비춰 진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학교 간의 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목고의 존치를 주장하는 측의 얘기는 교사 중심의 일방적인 수업 방식보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발표수업, 토론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창의성과 발표력을 기를 수 있는 여건마련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도 인정해야한다.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와 학생을 보유한 경기교육의 입장과 중심은 확고하다.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주장은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혁신해야 할 교육과제로

  • [데스크 칼럼]올 여름에는 시장에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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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올 여름에는 시장에 가보세요 지면기사

    대형마트·동네 슈퍼마켓과는 비교 안되는 푸짐한 양·덤… 밀고 당기는 '흥정맛과 정'옛날 통닭·쑥개떡·인절미가 자꾸 생각난다언제부터였을까. 주말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형마트로 향한다. 주차도 편리하고 한 자리에서 웬만한 음식재료와 공산품을 모두 살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하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데다가, 계산도 한 번에 끝내니 편리한 것으로 따지면 그만한 곳이 없다. 대형마트에서 미처 사지 못한 것은 온라인쇼핑몰을 뒤진다. 집에서 택배로 척척 받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에 뭔가 재미가 사라졌다.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에이~조금만 깎아주세요"나 "많이 사니 덤으로 하나만 더 주세요" 하는 흥정이 사라졌고, 단골 상점 주인과 얼굴을 맞대고 웃음을 주고받는 따뜻함도 찾을 수 없게 됐다. 금방 만들어 김이 무럭무럭 나는 튀김이며 부침개를 구석에서 쪼그리고 먹는 추억 돋는 재미도 기억 뒤편으로 가물가물 자취를 감췄다. 나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시장통에 구멍가게를 운영하신 덕분에 시장통이 꽤 익숙하다. 대학교에 갈때 까지도 부모님의 가게와 집은 시장통 근처를 벗어나지 않았다. 장날이면 시장을 한 번씩 돌아다니며 구경했고, 그 버릇이 남아 지금도 장을 보러 다니는 것이 재미있다. 그래서일까? 언론사 경제부에 있는 동안 전통시장을 살리자는 기사를 꽤 많이 올렸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에는 꼭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라고 당부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 전통시장을 얼마나 이용했는지를 돌아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연말정산 자료에 찍혀 나오는 전통시장 구매액을 볼 때마다 반성을 하는 것도 연례행사가 됐다.그렇게 전통시장을 멀리하는 사이 전통시장에서 문구점을 하던 선배의 가게가 사라졌고, 종종 애용했던 시장 순대집은 주인이 바뀌었다. 전통시장을 지날 때면 여기저기 빈 점포를 보며 한숨을 쉰다. 시장에 익숙한 나도 전통시장을 잘 찾지 않으니, 지금 젊은 사람들이야 오죽하랴.다행히도 요즘 전통시장들이 소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