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뉴스테이는 만병통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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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뉴스테이는 만병통치약(?) 지면기사

    며칠 전 연중기획(실향민 이야기-꿈엔들 잊힐리야) 취재를 위해 아흔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1929년 평안북도 용천군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왔다. 거제도와 부산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1953년 6월 '반공포로 석방'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한 지 사흘 정도 지나니까 설사가 나더라고. 포로수용소에서 먹던 음식과 사회 음식이 다르니까니. 어머니에게 '배가 좋지 않다'고 하니까 사이다 2병을 줘. 별 그려져 있는 거 알지? 반병을 먹어도 배부른데, 한 병 다 먹으래. 어머니가 그러더라고 '설사는 사이다가 직효(즉효의 북한어)다'. 감기고 뭐고 사이다가 만병통치래."어머니는 사이다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긴 것이다. 인터넷에서 설사와 사이다의 연관성을 검색해봤다. 사이다와 콜라 등 탄산음료는 설사를 멈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글이 많았다.요즘 인천 구도심에선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것이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 바로 '뉴스테이'(New Stay)다. 뉴스테이는 임대료 상승률이 연 5% 이하로 제한된 상태에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중산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주거혁신정책이다. 인천의 경우, 주거환경개선·주택재개발 등의 도시정비사업과 뉴스테이 공급을 연계하는 방식이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장기간 중단된 도시정비사업을 뉴스테이로 돌파하겠다는 게 인천시 전략이다. 최근 인천시는 사업성 부족 탓에 10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사업'도 뉴스테이와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스테이 사업 성공으로 인천의 구도심이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데 십정2, 십정5, 부평4, 송림, 송림1·2동, 송림 현대상가, 금송,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구역 등 뉴스테이 공급 물량이 너무 많다.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뉴스테이의 사업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점도 있다. 뉴스테이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크다는 점에서 사업 무산이 또 다른 상처로 남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 [오늘의 창]공감(共感)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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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공감(共感) 세상 지면기사

    요즘 '혼술'(혼자 마시는 술) '혼밥'(혼자 먹는 밥) 등 '1인 소비'가 대세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주로 1인용 식품과 소량의 생필품 위주로 판매하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대비 14%가량 늘었고 슈퍼마켓 매출도 2.0% 늘었다. 이런 소비문화는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경제가 어려워지고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힘든 현실에 부딪힌 젊은이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결혼을 늦추거나 기피하는 독신자들이 늘고 어떤 이유인지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가 전 연령층으로 확산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어찌보면 혼자의 시간과 여유를 즐기는 것이 우아하고 고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녹록지 않은 사회생활에서 외롭고 슬픈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그런데 최근 도내 한 지자체에서 흥미로운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책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군포시에서 책을 매개로 공동체 문화의 결속을 다지는 문화활동이 진행 중이다.많은 시민이 책 읽기를 즐기며 소통할 수 있는 '100일 책 읽기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100일 동안 하루에 최소한 15쪽씩 책을 읽어 최소 5권은 완독하기를 장려하는 독서문화 활동이다.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누구나 시에서 개설한 온라인 카페에 실명으로 가입하면 되고 활동에 참여한 시민을 대상으로 포상도 이뤄진다.책 읽기 프로젝트는 공동체 생활에서 벗어나 살 수 없는 우리의 삶에 대해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공감함으로써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될 거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독서라는 것이 어찌보면 혼술, 혼밥보다 원조격으로 혼자의 시간을 갖는 문화였는데 오히려 그것이 공동체를 이해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니 놀라움마저 느끼게 된다.어지러운 시국에 고된 현실에 내몰린 많은 사람이 각자의 벽을 쌓고 고립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세상,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책이 됐든 대화가 됐든 작은 행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이성철 지역사회부(군포) 차장이성철 지역

  • [오늘의 창]책임지는 리더십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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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책임지는 리더십을 고대한다 지면기사

    '진실(眞實)'은 거짓이 아닌, 왜곡이나 은폐나 착오를 모두 배제했을 때 밝혀지는 사실을 말한다. 상식적인 사람들은 보통 특정한 사건 등에 대한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파악, 이해하고자 한다. 우린 종종 개인 간 이해관계를 넘어선, 사회적 맥락이나 국제 정치·경제적 논리 속에 숨겨 있는 진실이 뭔지 알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진실을 알긴 쉽지 않다. 최근 '진실'을 숨기려는 자와 이를 규명하려는 자 간의 보이지 않는 암투가 한창이다. 진실에 책임져야 하는 자는 '거짓'으로 일관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권한을 위임받은 자는 진실을 입증하기 위한 '물증' 확보를 위해 명운을 건 한판 게임을 벌인다.'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표적인 예다.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이 삼성과 현대, SK, CJ 등 재벌로부터 받은 뇌물사건 등 모두 14가지 사건에 대한 진실의 '팩트' 찾기 숨바꼭질이 치열하다. 자칫, 조금이라도 실수하는 어느 한 편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누구도 진실을 고백하거나 자인한 사람은 제대로 없는 듯하다. 특검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특검의 집요한 추궁에도 '부인'하다 마지못해 자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하나도 현재까지 제대로 규명된 진실은 없다.'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에 참석한 증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증인은 '모르쇠'로 일관하다 서로에게 변명과 떠넘기기만을 하다가 청문회가 끝났다. 특검 수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인 자나 국회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거나 나갈 뻔했던 자들은 대한민국을 이끄는 1% 안에 드는 리더로 앞다투어 손꼽히던 분들이다.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이 사회의 리더에게 힘없는(?) 국민들은 국가 미래를 부유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들어 줄 것을 희망하며 권력을 위임한다. 때론 특정 기업의 CEO에게 무한 충성과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노동자들은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행복이라고 판단, 심지어

  • [오늘의 창]불법행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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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불법행위,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진다 지면기사

    지난해 9월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922 일원 6개 필지(대지면적 2만507.3㎡)에서 수만t의 건설폐기물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 부지는 1989년부터 1998년까지 삼성물산의 의류공장으로 사용되다 그해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매각됐다.이후 안양시의 시외버스터미널 예정부지로 지난 2005년 지정됐다 사업성 부족으로 백지화된 뒤 지난 19년간 나대지로 방치되어왔다. 그동안 이 부지에서 행해졌던 불법은 오직 허가받지 않은 주민들의 불법 경작지와 불법 쓰레기 투기가 끝인 줄 알았다.하지만 이 같은 예상은 지난해 9월 완전히 빗나갔다. LH로부터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은 민간 개발업체가 인근 지역보다 1.5m 이상 지표면이 높은 단층을 제거하기 위해 진행한 기반조성공사에서 25t 차량, 1천200대 분량의 어마어마한 건설폐기물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건설폐기물 수집·운반·처리를 하던 현장 관계자도 나대지에서 대량의 건설폐기물이 나온 것은 1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혀를 찰 정도였다. 아직 건설폐기물에 대한 출처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 부지를 매입한 민간개발사, 매도자인 LH 관계자 모두 건설 폐기물 출처를 삼성물산으로 지목하고 있다.단층 정리 과정에서 나온 건설폐기물의 종류가 폐콘크리트와 혼합건설폐기물이었고 폐기물 적토 위치가 삼성물산이 운영했던 의류공장의 지하 1층에 해당하는 건물 내부였다. 1998년 삼성물산이 적법하게 의류공장을 철거했다면 보지 못했을 기둥 등 건물 구조물이 현재까지 지하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을 정도다.그러나 불법 매립에 따른 책임은 엉뚱하게 건설폐기물의 출처로 지목받고 있는 삼성물산이나 지난 19년간 토지를 소유해왔던 LH도 아닌 민간 개발사가 지고 있다.LH는 매매계약서상 지상 폐기물 이외의 적토물은 매수자가 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삼성물산측은 아직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업체측은 LH와 삼성물산을 상대로 폐기물 발생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지난 19년간 아무도 모르게 묻힐 뻔했던 불법행위가 드디어 밝혀지

  • [오늘의 창]학부모 교육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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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학부모 교육도 필요하다 지면기사

    교권 침해의 최근 추세는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증가다. 한국교총이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교권 침해 상담 사례 접수·처리 현황'을 교권 침해의 주체별로 보면 전체 448건 중 227건(51%)이 학부모에 의한 것으로 가장 많았다. 교권보호위원회 접수를 기준으로 한 교육부 통계를 보면 교권 침해는 감소세를 보이고 학부모에 의한 침해 사례도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부 조사 결과는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와 그 학교가 그 사실을 공식화하지 않으려는 학교 분위기를 감안하면 실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교육계의 일반적 평가다.학부모의 교권 침해가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교육 당국의 체계적인 조사는 아직 없었다. 학교 현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학습 지도가 힘든 학생의 경우 부모의 문제로 기인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시각이 있었다. 교권에 대한 개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학부모가 한 학년에 한두 명씩은 꼭 있다는 말도 들었다. 학교에 불쑥 찾아와 수업 시간 교실 문을 열고 자녀에게 말을 거는 '수업 방해 행위'가 이따금 씩 발생한다. 최근 교권 침해로 인한 교사와 학부모 간 법적 다툼 사례 중에는 학부모가 아이에게 녹음기를 주고 교사의 말을 몰래 기록하게 한 경우까지 있었다.교권 침해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학부모가 있어도, 학교는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어 무력하고 소극적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는 '학생 지도', '학교 폭력 처리'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훈육이 필요한 학생의 부모들이 교권 침해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다. 교권 침해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더라도 이들과 교사를 분리할 근거가 현행법에 없다. 학부모의 '자발적 전학' 또는 '변화'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대안 중 하나는 '학부모 교육 의무화'다. 현행 교권보호법상 교권 침해 학생은 학부모 참여 아래 특별 교육 또는 심리 치료를 받게 돼 있지만 강제규정이 아니어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법을 고치기 전 지역 교육 당국의 노력으로도 학부모

  • [오늘의 창]문제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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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문제는 정치! 지면기사

    내수 부진, 중국 경기 둔화 우려, 트럼프 노믹스의 불확실성,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본격화 등으로 새해 경기 전망이 어둡다. 인천 경제계에서도 해법을 찾으려고 고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이런 가운데 인천상공회의소가 최근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인천지역 3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7년 1/4 분기 인천지역 기업경기전망' 보고서였다. 불황의 늪에 빠진 인천 제조업계가 2017년 정유년 새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내심 궁금하던 차였다.이번 조사에서는 1분기에 가장 부담으로 작용하는 무역환경이 무엇이냐는 물음이 있었다. '중국 경기둔화'(27.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환율변동'(26.5%)과 '트럼프 리스크'(25.9%) 등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가 올해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해선 '소비심리 회복'(21.1%), '정치갈등 해소'(18.1%), '금융시장 안정화'(15.7%), '부정부패방지'(11.5%), '규제개선'(8.3%) 등의 순이었다.유독 한 문항이 눈길을 끌었다. 기자의 예상과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와서다. 올해 1분기 기업 경영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대내 리스크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치갈등에 따른 사회혼란'이란 응답이 28.3%로 가장 많았다. 정작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자금조달 어려움'(23.7%), '기업관련 정부규제'(15.2%) 등은 뒷순위로 밀렸다. 경제보다 "정치가 더 걱정"이라는 응답이었다.이 같은 결과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에 의해 촉발된 정치 불신과 혐오, 정국 혼란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첫째로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도 산다는 의미, 다시 말해 '문제는 정치'라는 것이 2017년 정유년 새해를 맞은 인천 제조업계의 민심(民心)이었다./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 [오늘의 창]그래도 '삼성, 삼성' 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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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그래도 '삼성, 삼성' 하는 이유가 있다 지면기사

    #지난 19일 오산시 대원동에 지역 노인들이 바리스타로 일하는 'Cafe休(휴)'가 문을 열었다. 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고령화 시대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가 카페 운영을 통해 새로운 궁합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 카페는 삼성전자 DS부문이 설비와 기자재 등을 지원했고, 오산시는 행정복지센터 내에 장소를 마련해 줬다. 대원동 카페가 오산지역 첫 점포는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교복지타운점이 문을 열어, 노인 바리스타들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곽상욱 오산시장은 "민 ·관이 협업으로 만들어 낸 아주 의미가 깊은 어르신 일자리 사업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삼성 측에 고마움을 표시했다.#기업들은 사업장 연고지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펼친다. 지역과의 유대감을 키워야 각종 민원(?)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고, 이윤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기업 윤리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좀 별나다. 이 회사는 오산시에 사업장은 물론 아무런 연고도 없다. 회사와 별 상관이 없는 지역임에도 김장 및 연탄나눔은 물론 의료·주거·일상생활 등에 대해 긴급지원, 어린이집 환경개선사업 등을 연중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용인·화성 등 사업장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면서, 굳이 이웃해 있는 오산을 빼놓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회공헌사업에서, 지역 구분은 크게 중요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오산은 인구 21만의 중소도시지만 교통의 요지인 만큼, 기업이 없는 편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롯데·LG·CJ 등이 크고 작은 공장과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서 눈에 띄는 사회공헌은 찾아보기 힘들다. 시의 요청에 의해 오산천 관리를 지원한다든가, 노조 차원의 봉사활동 등이 알려진 소식이다. 지역의 기업이 아니라, 지역 내 외딴 섬처럼 존재한다는 게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눈이다. 일자리 창출을 했고 세금도 잘 내고 있다고 항변한다면, 그 기업의 사회적 가치는 거기까지일 뿐이다. 삼성은 요즘 위기다. 정경유착 및 후원금 문제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 [오늘의 창]지자체장의 책임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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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지자체장의 책임 범위 지면기사

    용인경전철에 대한 1조원대 손해배상소송 1심이 사실상 주민들의 패소로 일단락됐다. 아직 2심과 3심이 남아있지만 1심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전망이다.이번 손배소는 선고 전부터 승소보다는 패소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지만,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다. 왜일까?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수천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고 앞으로도 매년 수백억 원의 혈세가 더 들어가야 하는데도 그 누구도 책임을 질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용인경전철뿐만 아니라 의정부경전철 운영사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고 인천 은하레일도 수년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로 혈세만 먹는 하마로 전락한 상태다. 민자로 개통된 고속도로 등도 마찬가지다.용인경전철 주민소송은 적자투성이의 경전철사업관련 공무원과 관련자들에 대해 지자체가 강제적으로 구상권을 청구토록 한다는데 의미가 담겨 있었다.공무원들은 원칙적으로 고의나 중과실에 의한 경우에만 지자체나 주민들에게 끼친 손해에 대한 구상권 청구 대상이 되도록 법적 보호를 받는다. 다시 말해 경과실에 의한 행정행위로 지자체나 주민들에게 손해를 끼쳤더라도 금액에 상관없이 면책해 준다는 것이다."이번 소송이 지자체의 선심성 사업 추진으로 인한 세금낭비 행태에 제동을 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했는데 너무 아쉽다"는 주민소송단의 말에 개인적으로 공감이 간다.그렇더라도 이번 판결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인정되는 박모 전 정책보좌관의 책임뿐만 아니라 경과실이 인정되는 김학규 전 용인시장에 대해서도 연대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이는 일반 공무원과 선출직인 지자체장의 과실을 분리해서 판단한 것으로, 지자체장에게 일반 공무원보다 더 고도의 주의의무를 요구해 선심성 행정행위에 대한 지자체장의 책임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지금도 일부 지자체는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가 있다. 지자체장과 몇몇 공무원들의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은 수십년 동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문성호

  • [오늘의 창]구 소련과 쇼스타코비치, 현재 대한민국과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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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구 소련과 쇼스타코비치, 현재 대한민국과 블랙리스트 지면기사

    '어떤 음악을 들을까.' 휴일에 1시간 정도 시간이 생겨서 간만에 음악이나 들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수많은 음악과 음반들 중에서 무얼 선택할지 고민하게 된다.새해가 밝은지 2주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눈길을 끈 작품은 쇼스타코비치(D. Shostakovich·1906~1975)의 '교향곡 12번, 1917년'이었다. 작곡가가 악보 첫 페이지에 쓴 '레닌을 기억하며'라는 부제가 달린 이 작품은 꼭 100년 전 러시아에서 왕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일어난 10월 혁명(볼셰비키 혁명)을 소재로 1961년 작곡돼 그 해 초연됐다.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각 악장에 제목이 붙어있다. 혁명의 페트로그라드, 라즈리프(Razliv·레닌그라드 인근의 호수), 아우로라(Aurora·혁명에 참여했던 군함), 인류의 새벽으로 이어진다. 교향곡 보다는 교향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음악을 듣지 않아도 각 악장의 제목을 통해 작품의 전개가 연상된다.음악을 들으면서 격동의 시대를 산 작곡가를 생각했으며, 현 우리 시국을 떠올렸다.작곡가는 러시아 혁명을 어렸을 때 겪었고, 제2차 세계 대전도 체험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의 경험 또한 자신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교향곡 4번'에 대한 공산당 기관지인 프라우다지의 공격은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를 다른 노선으로 밀어 넣었다. 그동안 전위적인 실험성을 추구해오던 쇼스타코비치는 1937년 작곡된 '교향곡 5번'에서부터 전통과 '사회주의 사실주의'를 버무려낸 중도적 노선으로 접어든 것이다.하지만 체제와 권력이 작곡가의 상상력까지 통제할 순 없었다. 때문에 삶의 긍정에 기반해 현실의 비극성을 적절히 드러낸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0번'과 같은 수작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우리나라 현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또한, 개인의 사상이나 상상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철저한 오산 속에서 만들어졌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몰이해도 더해졌다. 1980년 신군부 주도하에 신문·방송·통신을 통폐합한 언론통폐합과 같은 행태가 재현되는 모습을 보면서 구 소련 체제하의 쇼스타코비치와

  • [오늘의 창]새해의 역설 '갈수록 힘 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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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새해의 역설 '갈수록 힘 나는 사회' 지면기사

    보통 해가 바뀌는 신년이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품게 마련이다. 이는 새해를 설계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새해 풍경은 1년 중 가장 활력이 넘치고 생기 있어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사회 분위기가 이 상식의 틀에서 한참 벗어난 듯하다. 활력과 생기보다는 불안과 침체가 더 어울리는 분위기다. 이러한 부정적 기운은 한 발짝만 나가도 느낄 수 있는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난다.얼마 전 의정부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은 "살 맛이 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 상인은 "갈수록 더 어려워지니 어떻게 살라는 건지…"라며 한숨 섞인 푸념을 했다. 상인의 푸념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 게 더욱 심각하다. 경기 북부지역 경제인과 상인들의 기대심리는 이처럼 바닥이다.굳이 중앙 정치권의 소요를 들먹이지 않아도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김영란법'의 여파와 연말 마치 후속타처럼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은 새해 기대감마저 날려 보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북부지역 주요 행정기관이 밀집한 의정부 식당가는 냉기가 감돌며 위축되다 연말에는 예년에 없던 초 불황을 맞아 전의마저 상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양주와 포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양계농가와 관련 업계를 초토화했다. 지역 기업인들도 아우성이다.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매우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일선 기업인들은 사상 최악의 '자금난'을 겪고 있다. 금융권의 문턱은 중소기업에 여전히 높고 그나마 숨통을 터주던 정책자금도 올해는 부족할 것이란 예측이 나돌며 기업인의 신년회 자리는 '넋두리 자리'로 변했다. 이처럼 지역 경제전망이 어둡자 민심 또한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특히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악화일로에 있다. 예전에 귀로만 전해 듣던 '빈부격차'가 이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실이 되다 보니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 박탈감은 절대적 박탈감으로 바뀌고 부의 대물림은 '금수저', '흙수저'로 당연한 것을 넘어 정당한 것으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