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다시 통일의 씨앗을 심자 지면기사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군사회담을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안했고, 문재인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간 교류 협력 확대가 주요 전략으로 포함돼 있다.특히 서해5도와 강화도를 포함해 한강 하구를 끼고 있는 인천은 지리적 위치상 이런 정부의 대북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5개년 계획에는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개성공단, 평양·남포, 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경협벨트 건설'이 주요한 국정과제로 들어가 있다.경인일보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초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평화의 소 20년,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자'는 제목의 기획보도를 했다. 북한 홍수로 떠내려왔다가 1997년 김포 유도(留島)에서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평화의 소' 사건을 다시 조명하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황소의 핏줄을 지키고 있는 농민들을 찾는 과정을 통해 사그라지던 남북 평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지난 20년간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큰 부침을 겪었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남북 관계는 냉·온탕을 넘나들며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었다.이런 부침 속에서도 20년간 '평화의 소' 핏줄을 키워온 농민들은 하루빨리 남북 관계가 좋아져 자신들이 기른 황소 핏줄을 북으로 보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속에 품고 살았다고 말한다.남북의 평화는 거창한 정치적 구호보다도 평범한 이들의 작은 소망이 더 귀한 '씨앗'이 될 수 있다. 평화의 소 핏줄이 20년을 지나 여태껏 남아 있게 만든 농민들의 그 평범한 소망이 크나큰 결실이 돼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이런 작은 불씨들을 되살릴 기회가 찾아왔다. 남과 북이 긴장과 대치를 끝내고 평화와 화합을 이룰 그 날은 준비 없이 단번에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우리가 먼저 손길을 내미는 가운데 '통일의 씨앗'은 움트기 마련이
-
[오늘의 창]공약 잘 실천하는게 좋은 자치단체장 지면기사
시민에게 좋은 자치단체장은 공약(公約)을 잘 만들고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경기도의 수부도시인 수원시의 염태영 시장은 그런 면에서 좋은 정치인이자 단체장이다.지난 7년동안 '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과 약속했던 생태교통 페스티벌, 수원역환승센터, 레인시티 사업, 지속가능도시재단, 인문학 평생학습도시 등 사업이 대부분 성공작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염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에도 성과를 보인 드문(?)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17만개 지역 일자리 창출 목표를 세운 염 시장은 '미스터 일자리 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무실에는 고용률·실업률·취업자수·일자리 목표 공시제 등 수원 일자리 현황을 한눈에 볼수있는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 일자리 창출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가장 많은 공약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이다. 원스톱 고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복지센터를 설립했고, '일(자리) 복(지) 터진 수원 추진'과 '비정규직 고용 개선' 공약들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대외적으로도 일자리 정책의 우수성도 인정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주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과 '일자리경진대회'에서 최근 2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는 지역 일자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새 정부 들어 지방분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기초단체장의 위상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이 국정 최우선 현안으로 꼽히면서 염 시장의 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염 시장은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출마를 권유하는 정치권 인사도 있다는 게 수원시 내부의 전언이다.염 시장에게 남은 1년은 기회이자 숙제다. 벌려놓은 일들에 대한 성과가 도출돼야 하고, 검증도 필요하다. 도지사 출마설에 대해 "현직에 우선
-
[오늘의 창]이제는 서울대에 할말 하자 지면기사
지난 2016년 5월께 시흥지역에서 벌어졌던 일이 생각난다.서울대 시흥캠퍼스유치사업을 놓고 집권당 반대 세력(정치인 등)이 정권교체를 목적으로 만든 '시민우롱대책위원회'라는 사조직을 만들어 서울대 유치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됐던 일이다.그러나 그 행동의 결과는 참담했다. 일부 참가자가 법의 심판을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현재 상황과는 좀 다르지만, 당시에는 서울대 사업이 쟁점인 사항이었던 것이다. 이런 아픔이 있던 시흥지역에 또 다시 이상한 바람이 불고 있다.지방선거 1년여를 앞둔 요즘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는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8년 개교가 물 건너갔다며,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다른 대학을 유치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대 사범대 교육협력센터의 개교 시점을 2018년초에서 2019년초로 불가피하게 연기되면서부터다.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은 시흥시와 서울대, (주)한라가 사업추진을 위해 지난 2016년 8월 실시협약 체결한 사업이라는 것이다.학내 갈등이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서울대 유치 사업은 사실상 지난해 시작(착공)됐다.이런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또 다시 서울대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까지 한 것이 무엇이냐', '시민을 속였다'는 등의 부정적인 말로 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시민사회에 도움이 안된다. 분명한 것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유치사업은 특정 시민, 특정 지역이 아닌, 시흥시민 전체의 염원이 담긴 사업이라는 것이다.학내 갈등을 겪는다고 해서 사업이 무산될 수 없고, 시민이 반대한다고 해서 할 수 없는 사업이 아니다. '잘했니'. '못했니' 따지는 것보다, 사업이 지연된 원인을 찾아 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지연사유가 학내갈등이라면, 서울대에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왜 서울대에는 한마디도 못하나. 서울대 시흥캠퍼스 사업은 시장의 것도 지역 국회의원의 것도 아닌, 시민의 사업이 아닌가.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y
-
[오늘의 창]인천시 재정난, 철저한 원인 규명부터 지면기사
"복리후생비를 지급할 수 없게 됐다." 꼭 5년 전인 2012년 4월, 인천시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당시 대한민국 제3의 도시를 외쳐대던 인천시가 직원들에게 '정액급식비', '직책급 업무 수당', '직급보조비' '특정업무 경비' 따위의 복리후생비를 주지 못했다. '공무원= 철밥통'이라는 등식이 깨져버린 순간이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인천시 재정난을 전국에 강렬하게 인식시켰다.시민들은 인천종합터미널 같은 알짜배기 시 자산이 '재정 건전화'를 이유로 민간 기업에 팔리는 장면도 지켜봐야 했다. 주민세는 크게 올랐고, 각종 공공요금도 인상돼 서민들의 부담을 높였다. 출산장려금 지급 규모와 범위가 줄어드는 등 시민 지원은 축소됐다. 역시, 재정 건전화에 도움이 된다는 명분이었다. "재정 형편이 좋은 인접 지자체로 집을 옮기고 싶다"는 당시 한 임산부의 얘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2017년,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재정난'에서 드디어 탈출하게 됐다. 지난달 정부의 재정 정상단체 기준인 예산대비 채무비율 25% 아래로 채무비율을 낮췄고, 연말이면 22%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인천시는 보통교부세·국비 지원금 추가확보, 세출 구조 정상화, 재정 관리제도 강화 등 재정난 극복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놓치지 말아야 할 재정난 원인 규명에 인천시가 소홀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전문가들의 반대 속에 1천억 원 가까운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여전히 멈춰있는 월미은하레일, 정부의 문학경기장 증·개축 후 사용 권고가 있었던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하루 이자비용만 2억 원 규모인 루원시티 개발사업 등등.대규모 재정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데에 따른 부담이 컸지만 정책 결정자들에 의해 추진은 결정됐고, 그 부담은 결과적으로 시민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은 재발 방지의 밑거름이다. 사람들이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재정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고, 이러한 재정난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
-
[오늘의 창]지금 만나러 갑니다! 지면기사
장마가 시작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일본 영화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다. 영화 배경이 장마이기도 하고 풋풋한 감성을 돋우는 영화이기 때문이다.일본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 초반 학교 장면에서 학생과 마을 사람들은 비가 많이 오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난간 같은 곳에 인형을 걸어둔다. 그러나 꼬마 주인공만 인형을 거꾸로 걸어둔다. 거꾸로 걸어두면 비가 온다는 속설 때문이다. 남들은 바라지 않지만 이 꼬마는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원했기 때문이다.비의 계절(장마)에 엄마가 자신을 보러온다는 아빠의 말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꼬마의 바람 때문 이었는지 정말 비의 계절이 시작되고 숲에서 쓰러진 엄마를 만난 꼬마 주인공은 엄마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영화 주인공 꼬마가 아니더라도 이번 장마는 많은 이들이 기다려온 시간이다. 특히나 몇 십 년만의 가뭄으로 씨조차 뿌리지 못한 농부들에게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일 것이다. 앞으로의 작황이 평년 수준 또는 풍년은 아닐지라도 어쨌든 시작은 할 수 있으니 말이다.이 장마가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생명이 꺼지지 않게 하는 일이다. 그동안의 가뭄 대책은 기후 변화로 인해 올해 같은 가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다 근본적인 치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사람은 늘 실수를 한다. 하지만 한 번은 실수지만 똑같은 일을 다시 하는 것은 실수가 아닌 잘못이다. 치수 대책이 잘못된 것을 알았다면 지금부터 똑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인생도 마찬가지다.간절히 바라던 비의 계절이 왔고 가뭄으로 잠시 머물러 있었다면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해야 할 때가 됐다.이미 2017년 상반기가 지났고 하반기가 시작했다. 이제 본격 무더위가 시작될 것이고 휴가도 가야 한다. 하지만 연초에 올해는 이것만 해보자고 계획했던 일은 어찌되고 있는지 한 번 되돌아볼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계획했던 일을 잘 진행하고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작심삼일로 끝난 일이 있다면 작심삼일도 계속 계획을 마련해 작심삼일이
-
[오늘의 창]'정상화'보다 중요한 것은 지면기사
인천시가 '검단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려다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에서 11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검단 스마트시티 때문에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이 10개월 정도 중단됐고, 이로 인해 116억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인천시의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은 지난해 11월 무산됐다. 두바이 측이 5조원을 조달해 검단신도시에 470만㎡ 규모의 복합 자족 도시를 건설하는 게 목표였는데,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탓에 협상이 결렬됐었다.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손익을 따지기 어렵다. 최종 성적표를 봐야겠지만,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인해 사업 여건이 나빠진 것은 분명하다.올 3월에는 인천 '월미도 모노레일' 건설사업이 멈췄다. 앞서 인천교통공사가 추진한 월미은하레일은 2010년 6월 준공됐지만, 안전성 문제로 운행조차 못 했다. 대체 사업으로 월미도 모노레일 건설사업이 추진됐는데, 이 또한 중도 하차한 꼴이 됐다. 이번에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국내 최초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와 연계해 추진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 '십정2구역'은 지난 5월 인천도시공사와 기업형 임대사업자 간 계약이 해지됐다. 기업형 임대사업자가 정해진 시한까지 부동산 펀드(8천500억원 규모)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는 계약을 해지하면서 계약금에 그간 금융비용까지 더해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줬다. 인천도시공사는 새 기업형 임대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으로, 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나마 다행이다.검단신도시, 월미도 모노레일, 십정2구역 뉴스테이. 인천시는 이들 사업이 뜻대로 안 될 때마다 "정상화 하겠다"고 했다. 정상화는 중요하다. 사업 무산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화보다는 애초부터 사업자와 사업 구도를 철저히 검증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도록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정상화가 급하다는 이유로, 정확한 원인 진단 및 책임규명이 뒷전으로 밀려
-
[오늘의 창]지역발전의 힘, 책 지면기사
군포시는 정부가 인증한 '대한민국 제1호 책의 도시'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책나라 군포' 개국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인구 28만명의 한 지자체가 대한민국 독서문화를 선도하는 책의 나라로 성장하겠다는 거대한 포부를 밝혔다.김윤주 군포시장의 책에 대한 애정은 공무원 조직 내에서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삶, 그리고 지역 경제도 바꿀 수 있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다. 바로 책을 통해 얻는 문화적 감성을 넘어서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대박 사업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군포시의 '그림책 박물관 공원-PUMP 조성' 사업이 44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걸고 진행한 '2017 넥스트 경기 창조오디션'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군포시는 우승을 통해 100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지원받게 됐다.'그림책박물관공원-PUMP' 사업은 지난 1993년 가동 중지 이후 24년 동안 방치된 군포배수지를 종합문화독서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유휴시설재생 및 도시발전 사업이다.시는 물을 저장하던 배수지에 '책나라 군포'라는 도시이미지를 살려 그림책을 쌓고, 창작과 체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 그림책이 모인 상상력창고, 그림책 발간을 지원하는 창작실, 그림책을 향유하는 문화 공간 등이 구상되고 있다. 시는 이번 교부금 지원을 시작으로 그림책박물관공원 조성이 본격화되고 운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1천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1천6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책의 도시인 만큼 국제 그림책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군포시의 창조오디션 우승은 책에 대해 무한 애정을 가진 김 시장과 군포시 공무원들의 창의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게다가 퇴근을 앞둔 5시30분이면 어김없이 모든 직원들이 편하게 책을 읽고 하루 일과를 마감하는 군포시의 이색적인 독서 문화가 직원들의 창의력을 더욱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
[오늘의 창]진퇴양난에 빠진 안양시 지면기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행한 안양 귀인동 옛 시외버스터미널 조성 예정 부지 경쟁입찰에서 1천1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써낸 안양의 한 건설사가 지난 22일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이 같은 소식은 다음날 곧바로 안양 관가에 급속도로 전파되며 우려와 기대감이 동시에 표출되고 있다.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은 필지 용도가 자동차 정류장으로 되어 있다 보니 투자 대비 사업성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대감은 안양시의 대표적인 미관저해 지역이 LH의 토지 매각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우려와 기대감 모두 시를 힘들게 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낙찰을 받은 건설사는 토지에 대한 사업성을 높이려면 토지 용도 변경에 따른 용적률 상향을 노려야 하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열쇠(?)는 안양시가 쥐고 있다.안양시가 이른 시일 안에 미관저해 지역을 탈바꿈시키려고 지구단위변경 등 관련 행정절차를 서두를 경우 자칫 특혜성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지구단위변경을 늦추자니 해당 업체가 제기할 소송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시의회 역시 지난 23일 열린 '제231회 안양시의회 제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특위)'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제기했다.예특위원들은 "낙찰받은 건설사가 개발을 하려면 시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필수적인데 무턱대고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면 안 된다"고 요구하며 시의 행보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 토지는 1기 신도시 도심 내 마지막 남은 대규모 토지로 지난 20여년간 나대지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개발행위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발과 보존은 언제나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비록 시가 지금 진퇴양난에 빠졌지만 공공을 앞세운 행정절차를 진행한다면 이 같은 걱정은 모두 기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chani@kyeongin.com김종찬 지역사회부(안양) 차장
-
[오늘의 창]송도 한복판 '비공식 주차장' 방치하면 큰일 지면기사
송도국제업무지구(송도IBD) 한복판이 대형 트럭, 건설장비, 개인 승용차로 뒤범벅인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이 땅은 코스트코 송도점,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 송도아트윈푸르지오 주상복합 아파트,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 호텔, 인천아트센터 사이에 자리잡은 1만7천㎡ 규모의 준주거용지로 송도IBD를 개발하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 소유다. 코스트코는 지난 1월 송도점을 개장하고 2월까지 이 땅을 '공식 주차장'으로 썼다. NSIC와 맺은 토지 사용 계약이 끝난 다음 이 땅은 어느 누구도 신경쓰거나 관리하지 않는 나대지로 방치됐고, 인천 남부와 경기 서부의 공사장을 오가는 트럭과 건설 장비 수십 대가 매일 밤 이용하는 주차장이 돼 버렸다.대형 차량만 이 곳을 이용하는 게 아니다. 코스트코 송도점 고객과 포스코건설 일부 직원들도 이 곳에 개인 승용차를 주차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언제나 있다. 이 곳에 주차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대형 트럭과 건설 중장비의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들 차량이 진출입할 때 안전 운행을 유도하는 인력이 따로 배치돼 있지도 않다. 코스트코 송도점 고객 가운데 가족 단위 방문객이 다수다. 사고가 곧 어린이·노인 등 노약자의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책임 소재도 분명치 않은 이상한 땅이다. 코스트코는 '비공식 주차장' 입구에 '차량 진입 금지' 표지판을 세워두고서 "우리 책임이 미치는 범위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코스트코 이용객의 주차는 계속되고 있다. 단속 권한이 있는 연수구는 "땅 주인이 아무 말 안 하는 데 왜 문제삼냐"며 볼멘소리다. 단속하면 오히려 송도의 다른 도로변에 불법 밤샘 주차가 이뤄지는 풍선효과가 예상되니 그냥 내버려 두는 게 낫다는 식으로 보고 있다. 토지 소유주 NSIC는 불특정 다수가 회사 소유 땅을 공짜로 이용하는 것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이렇게 송도IBD 중심의 넓은 땅이 방치돼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대형 차량이 오간다고 해서 무조건 인명 사고가 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트럭과 건설 장
-
[오늘의 창]최북단 백령도 찾는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 지면기사
서해 최북단 백령도 등 인천 섬마을 아이들이 송도국제도시 G타워 전망대에 올라 탄성을 자아내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지난해 10월 인천시와 대한건축사협회, 인천시건축사회 등이 뜻을 모아 개최한 '2016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에 참가한 섬 아이들이었다. 견학 차 들른 전망대에서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대교 등 말로만 듣던 송도가 한눈에 펼쳐지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아이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건축가 등 멘토 선생님들과 함께 송도 도심을 탐방했다. 저마다 사진도 찍어보고 스케치도 하면서 도시를 꼼꼼히 기록하고 캠프로 돌아와 자신이 보고 느낀 송도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 나서 나무토막과 목공용 풀 등으로 건축물 모형을 하나하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완성한 작품들은 모여서 하나의 도시로 탄생했다.올해는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이 백령도로 찾아간다. 지난해 송도를 구경했던 백령도 아이들이 이번에는 평소 뛰놀던 동네를 탐사하고, 건축이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각자 꿈꾸는 마을을 상상하며 창의력을 키울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오는 9월 1일부터 3일까지 옹진군 백령도에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50여 명이 참가한다. 인천시, 옹진군, 인천시건축사회, 청운대, 2017 인천건축문화제 조직위원회 등이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행사를 기획할 당시부터 조윤길 옹진군수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한다. 최근 소식을 접한 포스코건설과 상지건축, 시원건축, 감성디자인, 건일건축, 보다디자인 등 인천시건축사회 회원들의 후원도 잇따르고 있다.백령도 등 서해 5도는 그저 평온한 섬마을이 아니다. 이 일대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역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끊이지 않는, 그야말로 남북 분단의 상징이자,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의 화약고'가 됐다. 많은 이들이 장차 백령도 등 서해 5도가 갈라진 남과 북을 이어줄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백령도로 찾아가는 어린이 건축 창의교실. 그곳의 아이들이 마음껏 펼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