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인칼럼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소비자칼럼]백화점 할인행사 모두 차이가 있다 지면기사

    요즘 경기위축이 표면화되면서 소비구매활동이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 도매와 소매를 취급하는 상점들은 너나없이 속을 태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비교적 고급 상품을 판매해 오던 백화점은 고객을 잡기 위해 더욱 고심하는 모양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날아드는 각종 할인행사 광고지가 백화점의 다급한 심정을 말해 주는 듯하다.백화점에는 상품을 더 팔려고 이름만 달리하는 다양한 할인행사가 많다. 바겐세일, 가격인하, 초특가전, 이월상품전, 기획상품전 등을 비롯하여 각종 할인행사는 정상가보다 물건값이 싸다는 점은 같지만, 실제 내용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여러 가지 할인행사에 대한 속내를 들여다보도록 하자.먼저 바겐세일은 백화점의 대표적 할인행사로서, 매년 1월, 4월, 7월, 10월 네 번 행사가 있다. 1월과 7월 세일에는 백화점 내 입점 업체들의 참여율이 90%에 달하며, 정해진 일정 기간에 한해 물건을 20~30% 싸게 파는 행사이다.가격인하전은 신상품을 정상가의 20~30% 정도 싸게 판다는 점에서 바겐세일과 비슷하지만, 상품이 매장에서 철수할 때까지 할인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특징이다. 바겐세일처럼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구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초특가전은 상품이 나온 지 2년 이상 지난 제품을 정상가의 60~80%에 판매하는 할인행사이다. 초특가전에서는 기본 정장이나 코트처럼 유행과 상관없는 제품을 반값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유행을 타지 않고 정장 종류의 제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초특가전을 노려볼 만하다.균일가전은 1년 이상 지난 재고상품을 종류에 상관없이 일정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이다. 오전에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가면 꽤 괜찮은 제품을 건질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 틈에 끼여 쇼핑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기획상품전은 백화점이 자주 벌이는 할인행사 중의 하나이다. 주로 백화점 통로에 재킷이나 바지 등을 쫙 걸어놓고 싸게 파는 기획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기획상품은 백화점과 생산업체 간에 미리 머리를 맞대고 기획해서 저렴한 제품을 만들

  • 흔들리는 교단 지면기사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충남 삽다리의 한 시골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사건은 교육현장은 물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주었다. 지난 4일 벌어진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의 자살로 인해 참교육을 기치로 내건 전교조는 출범 14년이 지난 지금 교육현장에서 '자기 반성'을 요구받고 있다. 전교조는 이에 맞서 서 교장의 자살원인이 교장의 사과를 막으려는 교감과 지역교장단에 있다며 학내 여교사 차별문제의 개선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학부모와 시민단체 인사들도 성명서까지 내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참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하고 제 목소리를 낮춰 교육현안들을 토론하는 교육공동체의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우리는 여기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차시중'을 둘러싼 문제가 교장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도록 했는가 하는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설사 전교조의 사과압력을 받아 아무리 괴로웠다손 치더라도 서 교장이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을 택했다는 것도 아쉽고 계속적인 대화로 문제 해결을 구하지 않고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사실을 올려 여론을 통한 해결을 하려 했던 기간제교사 진모씨의 경우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진 교사의 생각이 어쩌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일을 크게 벌이고 만 것이다. 그렇잖아도 검증 안된 비리들이 인터넷상에 횡행(橫行)하며 갑론을박(甲論乙駁)하는 세상이기에 더욱 그렇다.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진 교사는 '저 한테 이렇게 무거운 짐을 두고 간 교장선생님이 원망스럽다'며 '문제에 적극 대응하려다 보니 이렇게까지 됐다. 웬만 하면 기간제 교사들이 참고 지냈으면 좋겠다'고까지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어 언론이나 인터넷에서조차 전교조와 자신을 살인마처럼 만들어갔고 선생님의 죽음만 있을뿐 원인규명은 찾을 수 없다고 밝힌 진 교사에게는 인터넷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려고 무심코 던진 돌팔매(?)가 자신과 전교조를 비난하는 돌팔매(?)로 돌아오고만 '무거운 짐'이 됐는지도 모른다.우리의 교단은 지금 백년대계의

  • [이성춘칼럼]권력과 언론 지면기사

    미국의 국부(國父)이자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취임한지 수개월후부터 언론(신문)과 갈등을 빚었다. 그는 신문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고 화를 낸 반면 신문들은 '국가 경영에 관한 능력이 부족하다', '권위를 내세우며 임금(王)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병든 마음을 가진 사기꾼이자 매국노'라고 공격했다. 이에대해 워싱턴은 겉으로는 침묵했지만 각의에서는 “기자들은 국사(國事)를 방해만 하려는 나쁜놈들”이라고 자주 욕설을 퍼부었다.20세기 들어와 미국의 역대 대통령중 언론으로부터 가장 인기가 높았던 인물은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존 F 케네디였다. 대공황을 뉴딜정책으로 극복한 루스벨트는 재임중 무려 990여 차례나 회견을 하는 등 기자들과 수시로 만나 얘기를 나눴다. 그는 국정에 관해 많은 얘기를 해주는 대신 반드시 자기가 표현한 용어와 문장으로 기사를 쓰게 했고 어길경우 대화에서 제외시켰다.케네디가 '뉴 프런티어(New frontier)'라는 기치를 내걸고 취임하자 기자들은 케네디 신드롬에 빠진 오빠부대이자 열광적 팬으로 돌변했다. 참신한 인상에다 화려한 수사(修辭)를 구사하는 그는 오빠부대를 통해 국민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마음껏 전달할 수 있었다.반면에 언론이 가장 싫어하고 미워한 인물은 리처드 닉슨이었다. 상·하원 의원과 부통령 시절도 그렇지만 대통령에 취임하자 거의 모든 언론이 공격을 퍼부었고 닉슨 역시 물러섬이 없이 언론과 전쟁을 벌였다. 언론은 그가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음험하고 비열한 음모꾼이자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고 워터게이트사건이 터진후 은폐기도 사실이 드러나자 공격은 절정에 이르렀으며 결국 권좌에서 물러나고 말았다.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도 언론을 국정추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기고 자기방식대로 다루려는 시도를 했었다. 강압적이었던 유신과 5공때는 물론 노태우·김영삼 정부가 그랬고 김대중 정부는 대대적인 세무사찰이라는 융단폭격을 감행했지만 언론을 장악하는데는 실패했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후 이례적으로 언론(주로 신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눈길을

  • 벚꽃축제, 노파심 일까? 지면기사

    완연한 봄이다. 매섭던 겨울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던 기억이 어제이건만 어느덧 대지는 녹고 산과 들은 하루가 다르게 초록색깔로 덧칠해 가고 있다. 도시 곳곳은 신록의 계절을 자랑하며 물오른 나무들로 여기 저기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려 가고 있다. 특히 벚꽃은 특유의 화려함으로 재빨리 꽃을 피워 한껏 자색을 뽐내는데 그 현란한 아름다움이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때마침 경기도가 '벚꽃 동산 작은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청사를 개방하고 각종 이벤트를 곁들여 시민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한층 높여주는데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 열흘 남짓 주·야간 열리는 행사를 즐기러 나오는 주민들은 흐드러진 벚꽃을 바라보며 탄성과 함께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데 대해 간만의 여유를 만끽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만개한 벚꽃을 바라보며 열광하는 군중들을 바라보노라면 무심코 넘기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왜 이토록 많은 사람이 유난히 벚꽃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말 그대로 봄의 화신쯤으로 여기고 반기는 것일까. 어수선한 상념엔 분명한 원인이 있다. 최근 들어 전국 산야는 물론이고 도심지 곳곳에 군락을 이루며 심어지는 벚나무는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는 추세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들은 가로수와 관상수를 앞다투어 벚나무로 수종갱신을 해가며 각종 축제와 연결해 내고장 알리기에 고군분투 하기도 한다. 이때면 상춘객들도 뒤질세라 벚꽃구경에 한마음이 된다. 인터넷에 올라온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벚꽃축제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서울과 지방을 통틀어 너무 도식적이면서 특색없는 획일적인 행정에 씁쓸함이나 나무람에 앞서 왜 이러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수가 없다. 모두가 무아지경에 빠져있는 듯싶다. 이쯤되면 선조들의 시상에 끊임없이 등장하던 개나리, 진달래, 목련, 유채꽃 등은 풍류에서 사라질 판이다. 물론 제주도의 유채꽃축제를 비롯해 나름대로 또 다른 절경이 있다. 그러나 전국을 들끓게 하는 벚꽃에 비해 관심밖으로 밀려나 갈수록 명성 유지가 어

  • 학교급식, 이대로는 안된다 지면기사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주는 밥을 먹고 병에 걸려 생고생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에서만 벌써 1천명 이상의 학생들이 식중독 세례(?)를 받았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교에서 밥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이 모양인가. 교육부의 대책은 더 한심하다. 학교 조리실에 조리담당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게시해 사고를 예방한다고 하니, 앞으로 사고가 나면 포스터나 현수막을 내걸겠다는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전문가들과 시민단체에서는 현재의 학교급식 제도가 구조적으로 사고 위험을 안고 있으며, 급식사고는 졸속행정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강조한다. 현재 전국 1만363개 학교 중 9천989개 학교가 학교급식을 실시중이다. 이 가운데 1천874개 학교가 급식업체에 학교급식을 위탁하고 있다. 급식 업체에 시장을 제공한 것이다. 업체들로서는 급식의 질과 안전 보다는 수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당연히 돈드는 양질의 음식재료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 철저한 위생관리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저렴한 급식 단가에 맞춰 이익을 추구하려니 더욱 그렇다. 최근 발생한 식중독 사고가 대부분 위탁급식 학교에서, 직영급식이 정착된 초등학교 보다는 위탁급식 의존도가 높은 고등학교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수도권에서도 직영의지가 강했던 경기도에 비해 위탁 의존도가 높은 서울에서 대형 급식사고가 빈발하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런 실정에서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정부의 학교급식 정책을 거부하고 제도개선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다. 50여개 시민단체와 학교운영위원회 참여 학부모들이 지난해 말 '학교급식 전국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학교급식법 개정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즉 안전한 우리농산물 사용, 위탁에서 직영으로 운영원칙 변경, 정규직 영양사 배치, 국가및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체제 확립, 지자체 급식조례 제정을 학교급식법에 명시함으로써 학교급식 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전남도의회와 전주시가 우리 농산물 사용을 위한 학교급식 조례제정 운동을 벌이고

  • 삼손 콤플렉스와 후세인 지면기사

    2001년 지구촌 지구도시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사람은 9·11 미국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이었고 2003년 지구 행성에서 가장 고명한 사람은 단연 사담 후세인이다. 역사상 가장 몸값 비싼 사람 역시 그들이다. 2001년 10월7일 아프간 전쟁 개시와 함께 빈 라덴 체포에 내건 현상금은 2천500만달러(약 300억원)였고 지난 1일 체포된 그들 테러 조직의 제3인자 모하메드 검거 제보자에게 주는 보상금만도 2천700만달러(약 325억원)다. 그러니 제1인자 빈 라덴 체포에 제보를 했더라면 650억원쯤은 받을 것이다. 아니, 그를 잡기 위해 벌인 아프간 전쟁 비용 600억달러(약 72조원) 전부가 빈 라덴의 몸값이 아니고 무엇인가.후세인의 몸값은 더욱 드높다. 91년 걸프전에 이은 이번 전쟁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 91년 개전 첫날 5억달러(약 6천억원)의 전비(戰費)를 들이부었듯이 이번 전쟁 첫날인 지난 20일 역시 5억달러를 중동 사막 거친 바람 속에 쏟아 부었다. 지난달 15일 뉴욕타임스가 예상한 이번 전쟁 비용은 물경 6천800억달러(약 820조원)다. 그러니까 두 차례에 걸친 그 어마어마한 전비가 모두 후세인 한 사람을 잡기 위한 돈, 바꿔 말해 그의 몸값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한데 이런 저질적인 놀라움을 뚫고 솟구치는 두 갈래 궁금증이 있다. 먼저 미국 쪽이다. 그들은 과연 '악독한 독재자 후세인 제거,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대량 살상무기 제거' 등 겉으로 내세우는 다섯 가지 명분과 오직 그 대의(大義)만을 위해 그렇게 엄청난 돈을 낭비하고 '자유의 방패 작전'이니 '충격과 공포'니 해 가며 저토록 생때같은 수많은 청춘들을 저승으로 보낼 수가 있는가 하는 점이고 '오일을 위한 전쟁은 안된다'는 저 숱한 전 세계 반전 외침처럼 꿍꿍이 실리를 취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치더라도 저토록 어마어마한 전쟁비용을 결산하고도 떼돈이 남을 만큼 반대급부를 챙길 수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후세인 쪽은 어떤가. “당신 한 사람만 이라크를 떠나 주면 전쟁은 없다”는 미국의 제의는 물론 사우디, 바레인 등

  • [김영호칼럼]폭발위험 안은 가계부채 지면기사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개시했다. 사태진전에 따라 국제유가가 폭등하면 국제경제를 침체의 심연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북핵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이 터져 국가신인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잠복해 있는 내채위기(內債危機)가 시한폭탄처럼 위태로운 형국을 하고 있다. 새 정부의 급선무는 가계의 집단파산을 어떻게 막느냐 하는 일이다.1997년 외환위기는 예견된 일이었다. 은행과 종금사들이 해외에서 돈놀이한다며 국제시장에서 돈을 빌려 이자차익을 따먹고 있었다. 동남아에서 외환위기가 돌림병처럼 번지자 현지에서 대출회수가 불가능해졌다. 일본계 은행들이 만기연장을 거부하면서 외환위기가 발단했다. 도화선에 불이 붙었으나 경제부총리는 경제체질이 튼튼하다는 소리나 되뇌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가경제가 파탄나고 경제주권을 상실하는 참혹한 사태가 일어났다.6년 전의 상황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해야 한다. 최근 외환보유고가 23개월만에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3월15일 현재 1천235억달러로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외환위기와 같은 극한상황을 상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채위기를 우려할만큼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첩한 불안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의외의 사태로 발전할 수 있는 국면이다. 이라크 전쟁의 장기화로 외국인 투자가 빠져 나간다면 금리와 환율을 자극한다. 이 경우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면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작년말 현재 가계부채는 439조원으로 1년새 30% 가까이 증가했다. 1999년 12월말의 214조2천억원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늘어난 규모이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금년말에는 500조원을 넘을 듯하다. 가계부채의 급증세를 타고 신용불량자가 양산됐다. 지난 2월말 현재 284만명으로 사상 최대의 규모이다. 여기에다 규모를 알 수 없는 엄청난 사채가 도사리고 있다. 전세금도 따지고 보면 집주인이 갚아야 할 빚인데 그 규모도 1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값이 떨

  • 참여정부의 '받아쓰기(?)' 언론관 지면기사

    '신문없는 정부와 정부없는 신문중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정부없는 신문을 택하겠다'. 신문의 순기능을 얘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미국 3대 대통령 제퍼슨의 경구다. 그러나 임기말에 들어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한 신문기자 지망생에게 보낸 편지에서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정보에 더 잘 접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게 차라리 잘 못 하는 것보다 진실에 가깝다'는 신문불신론을 폈다. 요즘 말이 많은 참여정부의 언론관을 보노라니 시사해주는 바가 큰 대목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언론의 비판기능이 살아있는 한 집권자들은 언론에 불만을 갖게 마련이다.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도 노(老)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한 참모들이 아예 국내 신문을 멀리 하도록 했다. 신문비판에 대한 불만은 없어졌지만 그만큼 세상물정에서 점점 소외됐음은 물론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고급 정보를 보고받으면서도 신문을 꼼꼼히 챙겼고 비판적인 기사에 대해서는 장관들을 야단쳤다. 자연스럽게 권력기관에서는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기사를 틀어막는데 큰 비중을 두어 '남산'에 끌려가 곤욕을 치르는 언론인이 많았던 시절이다. 전두환 정권때는 언론통폐합과 언론인 숙정을 통한 언론통제의 체계화 시대로 이른바 '땡전 뉴스'가 정형화됐던 암울한 시대라 할 수 있다. 그러던 것이 언론자율화를 이룬 노태우 대통령에 이르러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되살아나는 등 그야말로 언론의 자유를 구가하는 시대까지 이르게 된다. 김영삼·김대중 정부에 이르러서도 아픈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잘 참아낸 편으로 평가된다.노무현 대통령은 취임전 '정권과 언론의 유착관계를 완전히 끊겠다'하고 취임후에는 또다시 '악의적 오보에는 차별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달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옛날에는 정권에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그 보도를 ‘좀 빼달라' '고쳐달라'해왔고 앞으로 우호적인 기사를 써줄 것을 기대해서 자주 만나 소주파티를 하고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로비 방법으로 대응해 왔으나

  • [이성춘칼럼]검찰독립과 국민의 검사 지면기사

    “내가 검사가 된 것은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각종 범죄자들이 많지만 가장 사악(邪惡)한 것은 권력과 권한을 악용해 뇌물을 받고 국민의 혈세와 회사의 공금을 횡령해 부정축재한 정치인, 고위 공무원, 기업인 등 거악(巨惡)들이다. 사회와 국가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울리는 정경유착범, 권력형 범죄자들인 거악들을 퇴치하는 게 나의 필생의 목표다.”“검찰은 늘 배가 고파야 한다. 그리고 사회를 감시하는 날카로운 눈을 지녀야 한다. 검찰은 국민과 시대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국민의 관점에서 매와 같은 날카로운 눈으로 정치·사회의 움직임과 경제의 흐름을 지켜보면 반드시 거악들의 모습은 드러나게 마련이다.”1988년 5월15일. 일본 국민들은 60대 노신사의 부음을 전해듣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 마치 국왕이 서거한 듯 애도의 물결이 전국으로 번졌다. 바로 수년전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총리가 선거운동중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도 국민들은 한 정치지도자, 한 정치파벌 보스의 사망 정도로 여겼지만 이번 경우는 전혀 달랐다. 국장을 치르도록 해야한다는 국민적인 애도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언론들은 연일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특집을 보도했다.고인의 이름은 이토 시게키(伊藤榮樹).대학을 나와 사법고시에 합격, 검찰에 발을 디딘후 40여년간 검사로 봉직, 검사총장(검찰총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했다가 몇개월 만에 사망한 것이다. 사실 이토처럼 검사로서의 외길을 걸은 사람들이 많음에도 국민들이 유달리 그를 추모하는 것은 평생을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정경유착 등 권력형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일에만 열중했기 때문이다.신문들은 그에 대해 현역 시절에는 '국민의 검사, 면도칼 이토'라는 별명을 붙였고 사망하자 '국민의 검사 눈을 감다', '진짜 검사 별세', '거악들의 염라대왕 가다' 등의 큰 제목을 붙였다. 앞에 인용한 글은 퇴임후 이토가 신참검사들에게 '검사의 바른 길'이라는 제목으로 행한 특강의 내용으로서 국민을 대신한 법의 수호자, 집행자로서 검사의 자세와 해야할 일들을 의미있게 지적하고 있다.신임 법무

  • 안전 불감증과 불가사의 지면기사

    '불가사의(不可思議)'라는 단어는 항상 사람들의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언제나 예외적인 것을 더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자극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불가사의의 어원은 본래 불교에서 말로 표현하거나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오묘한 이치 또는 가르침을 뜻하는 말이다.세계 7대 불가사의 중에 피사의 사탑이 있다. 정상적이지 못하고 수직에서 10도 정도 기울어져 유명해진 이 탑은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피사에 있어 관광으로만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불가사의는 사물에만 한정된 게 아니다. 안전불감증 또한 불가사의한 문제다. 망각이 심해서일까? 항상 되풀이되는 문제에 대처하지 못한 채 잊기 십상이고, 소를 잃어버리면서 외양간을 버팀목 하나로 지지하는 허술한 수리를 하여 다시 소를 잃는 인간의 습성 또한 불가사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단지 불가사의라고 말하고 미뤄두기엔 너무도 엄청나 방치해둘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이 곳곳에서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1994년 10월21일 서울 성수대교 붕괴로 인한 32명 사망, 1995년 6월29일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으로 502명 사망, 1999년 6월30일 화성 씨랜드 화재로 유치원생 포함 25명 사망, 1999년 10월30일 인천 호프집 화재 참사로 55명 사망 등 후진국형 대형 참사들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아픔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상처로 남아 있다.사실상 매번 사건,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우리는 안전불감증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그에 맞는 대책과 대비 안을 내놓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지며 유사한 비극을 다시 겪는 어리석음을 반복해왔다.2003년 2월18일 대구 지하철 참사는 안전불감증에 무뎌진 우리로 하여 다시금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대구 지하철은 이미 8년 전에 가스폭발로 1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나왔고 그 뒤에도 몇 차례의 사고를 거쳐왔음에도 불구하고 또 발생한 만큼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새로운 정부 출범 불과 1주일을 앞두고 늦은 아침에 들려온 비보는 '그것 봐, 그럴 줄 알았어' '예고된 일이야' 등 자조의 탄식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