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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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체육회 특수법인화에 거는 기대 지면기사
민선 체육회장시대 어엿한 법인단체 새지평과제는 강력 리더십 통한 '재정확보'가 관건그러기 위해선 예산독립 법안의 조속한 통과기부금 사업·후원금 유치 자율성 확보 병행을'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위해 민선 체육회장 시대를 연 경기도체육회가 특수법인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 경기도의 임의단체에 머물렀던 도체육회가 이제는 어엿한 법인화 단체로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다.도체육회를 비롯 17개 시·도체육회와 228개 시·군·구체육회 등은 지난해 12월8일 공표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지난 9일부터 법정법인화를 시작했다. 시·도체육회는 해당 지자체로부터 법인화 인준을 받은 뒤 법인설립등기 절차를 완료한 상태다. 도체육회도 뒤늦게 특수법인화 작업을 완료했다. 그동안 도체육회는 조직의 안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지자체의 임의단체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법적인 권리와 의무 보장을 바탕으로 일관된 조직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환됐다. 물론 자치단체장이 당연직으로 체육회장을 겸직했던 과거에 비해 민선 체육회장 체제 이후 그 위상은 저하됐다. 실제로 도체육회는 2021년도 예산이 축소되는 등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방체육발전이 오히려 퇴보하기까지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도체육회는 그간 도의 후원 아래 생활체육 저변 확대화 지역 우수선수 발굴·육성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전국동·하계체육대회와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종목별 대회 등 엘리트와 생활체육까지 전국을 호령했던 것이 바로 도체육회였다.이제 도체육회는 법정 법인화 단체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민간과 전문 체육인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이를 위해선 도체육회가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그중 하나가 재정확보다. 충분한 재정 마련은 도체육회의 존립과 사업 확장의 관건이 된다. 국민체육진흥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살펴보면 '체육단체 대상'에 지방체육회를 새롭게 포함하고 지방체육회를 지방자치단체의 운영비 보조대상으로 추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그럼에도 지방체육계는 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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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2음 기법' 100년 지면기사
쇤베르크 창안 20세기 주요 작법 자리매김해당 작품들 주로 불안·긴장·충동 등 표출음악 역할 '아름다운 감정 아님' 강변한 듯후대 모더니즘 음악가들에 의해 한층 강화"오늘 나는 한 가지를 발견했는데, 이것은 앞으로 100년 동안 독일 음악의 우위를 보장할 것이다."100년 전인 1921년 여름,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는 한 제자에게 이 같이 말했다. 쇤베르크가 지칭한 '이것'은 12음 기법이었다. 서양음악사에서 바흐의 '평균율'로 주도권을 쥐었던 독일 음악이 자신의 12음 기법으로 다시 서양음악의 근간이 될 거라는 기대와 확신에 찬 발언이었다. 열두 개 음들이 위계 구조를 갖지 않는 대등한 자격으로 연관 지어지는 작법인 12음 기법은 조성(調聲)과 무관할 수 있으며, 악곡을 통일시키는 선율적 근거도 얻을 수 있었다. 12음에 대해 어렵게 생각할 거 없이, 한 옥타브 안의 피아노 건반을 생각하면 된다. 흰 건반 일곱 개와 검은 건반 다섯 개가 각각 내는 열두 음이 동등한 형태로 구성되는 것이다. 즉 12음 기법은 열두 음이 한 번씩 사용된 기본 음렬과 여기서 파생된 전위, 역행, 역행전위 음렬을 사용해 음악을 만드는 '무조(無調)음악'의 한 작법이다.학교 음악 시간에도 배우고 접할 수 있는 조성은 수 세기 동안 음악 형식의 토대이면서 음악의 표현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조성을 표현의 수단으로 확장한 인물이 베토벤이었다. 베토벤은 회귀하려는 '조성의 힘'을 적극 활용했다. 원 조성에서 관계가 먼 조성에 도달했다가 종국에 이르러 회귀하게끔 작품을 구성한 거였다. 이를 통해 청자는 긴장감의 해소와 거대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 같은 작법은 낭만주의와 후기 낭만주의를 거치며 더욱 발전하며, 조성이 확장될 수 있는 최대치에 이른다. 점차 조성의 틀이 모호해지고, 조성의 구분 또한 무의미해지면서 1900년 이후 '무조음악'이 등장한다. 조성과의 연관성을 털어낸 무조음악의 단점은 비교적 짧은 형식의 작품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거였다. 조성이 담당하던 음악의 틀(준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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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기자다운 기자, 언론다운 언론이 되자 지면기사
낯뜨겁게 20대는 뉴스를 끊은지 오래라 한다그래서인가 중앙언론은 인터넷이슈 경쟁에'클릭수 기사'를 쏟아낸다 정론보도는 뒷전보도금지 학대영상 단독 공개가 취재력인가낯 뜨거운 일이다. 아니 낯이 뜨거워 뉴스를 볼 수 없다. 20대 청년들은 뉴스를 끊은 지 오래라고 한다.언론인으로서 참 창피한 일이다. 우리가 쓰는 글이 읽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이래서일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중앙언론사를 통해 경쟁하듯 '단독'까지 붙여 보도된다. 중앙언론이 네이버를 통해 벌이고 있는 '작태(作態)'다.지난주 2002 한일 월드컵 영웅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FC 감독이 50세 나이로 별세했다. 그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지난 9일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이 스리랑카를 상대로 '클린 시트'경기로 완승을 거두며 고인을 추모했다.그런데 인터넷상에선 말도 안 되는 비난이 쏟아졌다.한국 축구의 영웅, 수원의 아들 박지성과 그의 아내를 둘러싼 일부 네티즌들의 말도 안 되는 비난이 제기됐고, 언론도 앞다퉈 해당 내용을 특종인양 보도했다. '왜 조문을 오지 않느냐'는 것인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를 '단독'이라 포장까지 하며 보도하는 중앙언론이었다.내용인즉슨, 영국에 거주하는 박지성을 옹호하는 기사가 다수였지만, 말도 안 되는 네티즌들의 지적에 박수를 치듯, 대한민국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중앙언론은 네이버를 앞세워 이슈 경쟁에 나선 것이다.'인터넷 시대 검은 정장을 입고, 영상으로 슬픔과 애도를 대신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하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었다. 실제 '왜 조문을 오지 않느냐'에서 '조문을 인증, 기사화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네티즌들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 경쟁하듯 기사를 쏟아낸 것이다. 언론이 '클릭 수'를 노린 '작태'임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이뿐만이 아니다. 전 국민의 공분을 산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일명 '용인 이모 부부 학대사건'의 재판도 지난주 시작됐다.재판과정에서 10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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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고깃집이 망한 이유 지면기사
대학선배가 퇴사후 경험없이 고깃집을 냈다문제는 신선도 외면 팔기 급급 1년만에 폐업인간은 최악타이밍에 어이없는 실수를 한다잘못된 선택 쪽박… 어디서든 일어날수 있어오래전의 일이다. 어느 날 대학 선배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깃집을 차렸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식을 듣고 찾아간 식당은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선배는 식당을 운영해본 경험은 없었다. 식당에서 만난 선배는 꼼꼼하게 준비했다며 자신감에 차 있었다. 선배의 전 직장 동료들과 학교 선후배, 일가친척들이 한동안 가게를 찾았다. 식당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개업 이후 지인들이 찾다가 점차 줄어든 시기가 있다. 속된 말로 '개업발'이 떨어진다고 표현한다. 선배의 식당도 그렇게 지인들의 발길이 줄면서 준비한 고기가 냉장고에 쌓이기 시작했다. 아무리 냉동이나 냉장으로 보관한다고 해도 갓 들여온 고기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선배는 손님이 올 때마다 신선한 고기보다 먼저 들여온 고기를 팔았다. 손님들의 불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님들의 입맛이 까다롭다는 것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이쯤 되면 예상했겠지만 결국, 선배는 개업한 지 일 년이 채 못 가 식당을 접었다. 폐업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고기 신선도와 맛이 영향을 미쳤다. '맛있는 음식을 내놓겠다'는 생각보다 '비싸게 들여온 고기를 상하기 전에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있는데 식당이 제대로 운영되길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선배는 음식재료를 단순히 '재고'로만 생각했다. 식당 운영은 상점처럼 썩지 않는 물건을 놓고 파는 것과는 다르다. 음식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일정한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식당 운영 경험도 없는 데다 갑자기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신선도를 따질 여유가 있었겠느냐"는 일부 동정론과 격려도 있었지만, 폐업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지인 모임에서 간혹 선배의 고깃집 사연을 꺼내면 "먼저 사놓은 고기를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 조금 손해를 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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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로봇랜드에서 로봇산업클러스터로 지면기사
어렵게 유치불구 10여년간 뚜렷한 성과 못내테마파크 비율 21%로 낮추고 산업용지 신설투자자 난항·코로나… 사업 재설정 잘한 일이번 계획변경으로 정상화 길 접어들길 바라인천이 국책사업인 로봇랜드를 유치한 지 10년이 지났다. 2007년 11월께 로봇랜드 조성사업 예비사업자로 선정됐으니 15년 가까이 된 듯싶다. 당시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인천과 경남 마산을 비롯해 경기 안산 등 10개 지자체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천시가 제시한 부지는 청라국제도시다.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점, 인근 산업단지 입주 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점, IT·BT 연구단지와 국제업무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청라가 최적지라고 강조했다.당시 로봇랜드 개발 콘셉트는 '로봇을 주제로 한 미래형 테마파크'였다. 지자체들은 로봇랜드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생각했다. 로봇랜드 조성·운영과정에서 연간 1만9천명의 고용유발효과와 9조2천859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기대도 나왔다. 로봇랜드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예비사업자 발표를 연기하는 일도 있었다. 각 지역 정치권이 유치전에 가세하면서 국책사업이 정치 논리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지자체 간 갈등이 나타나고 후유증이 우려되자 공모 방식에 대한 회의론까지 제기됐다.인천은 글로벌화 전략, 사업성, 재정 조달 측면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경남 마산과 함께 예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처럼 어렵게 유치한 로봇랜드지만 현재 상황은 실망스럽다. 인천로봇랜드 조성 부지(76만7천여㎡)에는 23층짜리 '로봇산업지원센터'와 5층 규모의 '로봇연구소'만 덩그러니 있다. 로봇산업지원센터와 로봇연구소가 사용 승인을 받은 건 2017년 7월로, 이들 공익시설을 짓는 데만 약 10년 걸린 셈이다. 지식경제부와 인천시 애초 계획대로라면 인천로봇랜드 전체 시설은 2013년에 개장했어야 한다.코로나19로 4차 산업혁명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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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수습' 기자들의 인천 탐방 지면기사
지역 언론에 첫발 내디딘 새 식구가 생겼다원조 짜장면을 먹고 중구 개항장도 둘러보고인천의 어제와 오늘 역사 현장을 순회한다범죄 보도·개선 이끄는 역할도 알아 가며… 새 식구가 생겼다. 지역 언론에 첫발을 내디딘 '수습' 기자들이다. 이 후배들은 '수습' 꼬리표를 뗄 때까지 수개월 간 교육을 받게 된다.과거 수습기자들은 소위 '사스마와리'라는 혹독한 취재 훈련을 견뎌내야 했다. 출퇴근이란 개념이 없었다. 눈만 감았다 하면 그대로 곯아떨어질 만큼 잠이 부족했다. 그렇게 밤낮 가리지 않고 경찰서와 병원 응급실 등을 숨 가쁘게 돌며 사건·사고를 챙기도록 하는 한국 언론의 독특한 교육 방식이었다. 지금은 이런 낡은 관행의 교육만을 고집하는 언론사는 거의 없을 것 같다.최근 경인일보 공채에 최종 합격한 인천본사 막내 수습기자들은 틈틈이 '인천 탐방'을 하고 있다. 처음 찾아간 곳은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였다. 서구 열강의 문물을 처음 받아들인 인천, 더 나아가 한국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곳이다. 중구청을 오래 출입한 '부장' 선배가 '일일교사'로 동행했다.신포국제시장, 인천 최초의 서구식 성당인 답동성당, 이길여산부인과 기념관, 애관극장, 우리나라 첫 개신교회인 인천내리교회, 청일 조계지 경계석, 자유공원(맥아더 동상, 한미수교100주년기념탑), 홍예문, 백범 김구 선생이 투옥됐던 인천감리서 터…. 장장 6시간을 걷고 또 걸었다. 차이나타운에 가서 인천이 원조인 '짜장면'도 먹었다.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인 남동유수지에도 가봤다. 여기에 둥지를 튼 저어새들이 먹이터로 삼는 송도갯벌에는 배곧대교와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 계획 등이 추진 중이다.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반입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현장도 둘러봤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선언하고, 영흥도에 인천 자체 매립지(에코랜드) 조성을 추진하면서 수도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곳이다. 드림파크 골프장(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에서 경치를 만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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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힘 전대, 수도권 길 내는 정당 거듭나길 지면기사
초선들 재보선 압승후 '탈영남' 불지폈으나영남 중진 '홀대프레임 벌떼반격'으로 방어책임당원 55% 영남 표 의식 안할 순 없지만기득권·지역한계 극복 '노마드 정당' 준비를매일 아침 기자의 카카오톡에는 누군가로부터 음악이 배달돼 온다. 며칠 전 칭기즈칸 후예들의 정신을 다룬 애잔하고 오묘한 음악에 곁들여 그들의 삶 이야기가 꽤 인상적으로 소개됐다. 노마드(nomad)라는 유목민의 얘기였다. 유목민은 낯선 곳, 낯선 것에 대해 두려움이 별로 없다고 한다. 어디서나 쉽게 적응하고, 누구라도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축의 먹이를 구하려 초지를 찾을 때도, 새 삶을 찾아 옮겨 다닐 때도 항상 자리 잡는 곳이 고향이고 거기서 만나는 사람이 이웃이다.요즘 야당가에 '도로 영남당' '도로 한국당' 논쟁이 점입가경이다.서울시장 재보선에 압승한 다음 날 당내 초선 의원들이 '영남당' '꼰대당' 이미지를 벗자고 불을 지피고 나섰다. 외부의 '지적질'도, 누군가의 '훈수'도 아니었고 단지 탄핵 이후 선거 4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나 승리를 자축하며 내년 대선 승리까지 기세를 몰아가자는 충정으로 보였다. 들불처럼 타오를 것 같았던 기세는 하루도 못 넘기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그라들었다. 벌떼처럼 달려든 영남 중진들의 반격 때문이었다.잠잠한 듯하던 논쟁은 6월 11일 열리는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다소 누그러진 모습으로 경선 밥상에 다시 올랐다.처음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영남 때를 벗어야 한다"는 강성 발언을 쏟아내더니 이제 "영남 정당보다 더 큰 정당을 만드는 것이 정권교체의 지름길이다", "영남은 죄가 없다. '도로 한국당'이 문제"라며 슬쩍 꼬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당 대표를 뽑는 유권자 성향이 영남에 치중돼 있다 보니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모양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유권자 구성은 책임당원 70%에 일반 국민(여론조사) 30%로 돼 있다. 이 중 책임당원의 55%가 영남에 치중돼 있고,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당권 주자들은 '동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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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미두(米豆)와 비트코인 지면기사
희망없던 1910년대 투기꾼 미두장으로 몰려2021년 자산시장 '가상화폐'로 옮겨 붙었다투기판 된 부동산시장 끼지 못한 MZ세대들가상자산 보호 안된다고 해도 욕망 못 꺾어개항장 인천은 미두장(米豆場)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투기꾼이 모여드는 욕망의 도시였다. 인천은 1910년대부터 부산, 군산을 제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쌀과 콩을 수출하는 일제 수탈의 거점이었다. 이와 동시에 투기의 일종인 미두(米豆)가 전국에서 가장 성행했다.인천미두취인소(仁川米豆取引所)는 1910년 조선총독부의 공식 허가를 얻은 후 초기에는 실제 쌀을 두고 거래를 했지만 1912년 이후부터는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쌀은 사라지고 '사겠다', '팔겠다'는 주문만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일정한 날짜를 정해 놓고 그 기간 내에 쌀을 사거나 팔아 시세 차익을 얻는 방식인데, 언제나 돈을 잃는 사람만큼 따는 쪽이 생겨 '제로섬 게임'과 같았다. 이런 미두장을 현재의 증권거래소 시초로 보는 연구자들도 있다.미두장이 성행하면서 적은 돈으로 한몫 챙긴 벼락부자가 나오기도 했고, 전 재산을 탕진한 이들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지금으로 치면 '대박났다'는 소문의 주인공은 특별한 부자가 아닌 지방에서 논, 밭을 팔아 올라온 농사꾼 아무개였다. 흔치 않던 이런 '성공 신화'는 입에서 입으로 보태지고 더해져 전국으로 퍼졌고 암울한 시대, 기댈 것 없는 이들에게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을 안겼다. 전국에서 올라온 미두꾼들은 인천 미두장 인근에 방을 잡아 숙식까지 해결해가며 인생을 건 도박을 했다.미두장은 당시 큰 사회적 문제였다. 1939년 11월19일자 동아일보는 미두장을 다룬 기획기사 '흥망의 환무 반세기'를 실으면서 인천을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강보에 싼 인천의 어린아이도 합백(合百)과 투기를 안다'. 인천이 온통 미두와 관련한 투기장이었다는 얘기로, 여기에 나오는 합백은 공인받지 않은 사설 미두 도박장이다.당시 신문을 보면 미두장에서 돈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거나 살인을 했다는 기사도 간간이 나온다. 희망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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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재산비례벌금제'의 핵심은 서로 다른 죄의 무게 지면기사
가난한 사람 과도한 형벌 안된다는 취지중범죄 아닌 경우 경제적 능력따라 처벌감당 가능한 죗값통해 범죄 막자는 논리우리도 이제 충분히 논의 해볼만한 정책'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돈이 있을 경우 무죄로 풀려나지만 돈이 없을 경우 유죄로 처벌받는다는 말이다.있는 자는 죄를 지어도 형벌의 무게가 무겁지 않다. 비싼 돈으로 변호사를 수임하면 죄는 가벼워진다는 유전무죄의 논리. 죄가 있어도 무죄로 빠져나가거나 일부 유죄 판결로 실제 죄의 무게에 비해 작은 형벌을 받는다. 작금의 현실이다.지난해 수원 소재 한 고시원에서 훈제계란 18알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이 40대 남자는 2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다 배고픔에 훈제계란을 훔쳤다. 이른바 '코로나 장발장' 사건이다. 검찰은 이모(48)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이 사건은 언론을 통해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이었다.법원은 이씨에게 양형을 베풀었다. 하지만 과거의 범죄경력 때문에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이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1년의 실형을 살았다. 훈제계란 18알을 훔쳐 먹은 죄로 징역 1년이라는 과도한 형벌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다. 이씨가 짊어진 형벌의 무게에 대해 그 누가 적당한 무게라 말할 수 있을까.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재산비례벌금제'를 제안하고 나섰다. 재산비례벌금제의 핵심은 가난한 사람이 억울하게 과도한 형벌의 무게를 짊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형벌의 실질적 평등 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과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지만, 있는 자들의 책임을 더 높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자는 게 이번 재산비례벌금제의 제안 취지로 이해된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형벌에 있어 그 책임은 각기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벌금형에 준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경제적 능력에 따라 차등 처벌하고 있다. 재산비례벌금제를 도입한 대표적인 나라는 독일이다. 형에 따라 '형기'를 정하면 이에 1인당 소득액을 곱해 결정한다. 경제적 여력이 없어 벌금을 내지 못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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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제물포고 이전 논란과 구도심 인구 감소 지면기사
"학습권 침해" 중·동구 반대 만만치 않아각종 개발사업으로 인천 공간구조 다핵화2·3기신도시·철도망 확충땐 더 복잡할 듯'떠날지… 명성 지킬지' 논의 계속될 전망최근 지인들과 점심을 했다. 그 자리에서 한 명이 "제물포고등학교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는 것이 맞느냐"며 '제물포고 이전'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제물포고가 송도로 이전하려는 것이 몹시 못마땅한 듯했다. 기숙사를 건립하거나 통학 버스를 운행하는 등 학교를 살릴 방법이 있을 텐데, 굳이 학교를 옮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제물포고와 직접적 연관이 없다. 제물포고를 나오지 않았고, 그 학교가 위치한 인천 중구에서 살고 있지도 않다. 그의 푸념은 학생 수가 적다는 이유로 구도심의 학교들이 하나둘 신도시로 떠나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박문여고 등 실제로 구도심에서 신도시로 이전한 학교가 적지 않다.지난달 16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제물포고를 송도국제도시로 옮기고 현 학교 부지에 '인천교육복합단지'(가칭)를 조성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인천교육복합단지에는 진로교육원,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연수원 분원, 도서관, 상상공유캠퍼스, 생태 숲 등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교육복합단지가 제물포고의 빈자리를 메워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인천시교육청은 기대했다. 인천시교육청이 제물포고의 송도 이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동문은 환영했다. 하지만 중구와 인근 동구에선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제물포고 이전은 구도심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학교 부족 탓에 구도심 인구가 더욱 감소할 것이란 주장과 우려가 나왔다.인천시교육청의 제물포고 이전 계획은 교육정책(적정 규모 학교를 육성하기 위한 이전·재배치)과도 맞물린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해 학교 신설을 억제하면서 기존 학교를 이전·재배치하는 것이다. 신도시에는 학교를 지어야 하고, 구도심 학교는 학생이 부족한 게 인천의 현주소. 그렇다 보니 학교 이전에 관한 논란과 갈등이 종종 생긴다.제물포고는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2천명이 넘던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