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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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언성 히어로 지면기사
경험이 쌓여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들이 있다. 나와 다른 상대를 ‘잘’ 대하는 것들이 그렇다. 2년 전 겨울 사무실로 한 중년 여성이 찾아왔다. 표정이 어두웠다. 십중팔구 억울한 사연이 있는 사람일 터. 동료 대부분은 외근 중이거나 업무에 정신이 없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가 그를 맞았다. 다른 사무실 공간으로 그를 데려가 이야기를 나눴다. 중년 여성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늘어놨다. 자신이 왕족이고 누군가 자신을 공격하고 감시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화 도중 풍기는 낯선 냄새는 계속 코를 찔렀다. 가만히 하소연을 듣다 말이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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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우리에겐 장애가 없습니다 지면기사
‘장애는 몸이 조금 불편할 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비장애인이나 장애인 모두 스포츠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이런 말을 자주 듣곤 한다. 이들의 말처럼 장애는 단지 몸이 불편할 뿐이지, 그들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게다. 그만큼 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비장애인들에게 던져주는 교훈은 ‘바로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그런 사람들에게 장애인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지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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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만평] 대법 ‘콘클라베’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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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 문화자치, 창의적인 지역 발전의 열쇠 지면기사
오늘날 우리 사회는 획일적인 중앙 중심의 문화정책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담은 ‘지역 문화자치’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지역 문화자치는 획일적인 틀 안에서 억눌렸던 각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이 빚어낸 다채로운 문화적 색깔을 존중하고, 그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는 여정이다. 이는 단순히 지역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것을 넘어, 주민들이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문화적 권리를 실현하는 민주적인 과정이다. 지역 문화자치의 이상은 지방 정부가 스스로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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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장미대선과 대통령의 리더십 지면기사
장미대선이 현실로 다가왔다. 연말 이후 정치 혼란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깊어졌다. 경기는 침체일로이고, 경제성장 전망치마저 악화일로인 데다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관세율 인상 정책과 방위비 증액 압력이 거세다. 대미 협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해야 할 상황이다. 극단의 대결 정치에 신물 난 국민은 오매불망 새 리더십(leadership)을 고대하고 있다. 장미대선 이후 대한민국호의 안정과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세 가지 사례를 참고해 보려 한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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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국선 변호사 지면기사
천국과 지옥이 법정에서 만나면 지옥이 100% 승소하는데, 천국엔 변호사가 없기 때문이란다. 악덕 변호사를 풍자하는 서양 유머 한 토막이다. 사람이 구성한 사회와 조직이라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있기 마련이다.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나쁜 변호사를 만나면 법적 피해가 치명적이다. 서양의 고약한 변호사 유머는 오랜 세월 나쁜, 이상한 변호사들의 악덕에 시달린 경험칙 탓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당한 윤성여 씨는 모진 고문 끝에 거짓 자백했지만, 국선변호인에게만은 자신의 무죄를 읍소했다. 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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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달팽이(이공명) 지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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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난민 문제 이주노동 정책 개혁으로 해결해야 지면기사
지난 23일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최근 법무부가 보호소에 장기 구금 중이던 나이지리아인 난민 신청자를 강제 송환하려다 항공사에 의해 무산된 사건에 대해 이주인권단체들이 반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난민 신청자 강제송환 반대를 외치며 법무부 호송버스 운행을 가로막았고,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난민 문제 해법을 두고 법과 인권이 충돌하고 있다. 2013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시행된 난민법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견해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보호받기를 원하지 않는 자를 난민으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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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층의 선택은? 지면기사
6·3 대선을 향한 양당 경선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어대명을 넘어 구대명’으로 당내경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90% 득표 중으로 사실상 요식절차만 남았다. 그는 본선을 겨냥하며 ‘전략적 침묵 중’이다. 논쟁이나 논란 대신 ‘포용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게 초점이다. 갤럽 기준으로 최근 이 후보 지지율은 연이어 최고치를 경신하며 30% 박스권을 탈출하는 모습이다. 전국지표조사(NBS)의 가상 3자 대결에서 그는 국민의힘 3강 후보 중 누구와 붙어도 45%를 득표한다. 12월 계엄 이후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67개를 종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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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정복 시장, 인천 어젠다에 집중하라 지면기사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 무대에서 1차 컷오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유 시장은 다양한 행정과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는 대통령’ 슬로건을 내세우고 완성도 높은 ‘분권형 개헌안’까지 던지면서, 대안 주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수도 이전 계획, 출생 정책 등을 준비하였으나 취약한 당내 지지 기반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우리 국민들이 아직까지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한 적이 없는 걸 보면, 지방정치와 중앙정치의 간극이 상당한 모양이다. 이제 유 시장은 경선 참여로 생긴 후유증을 신속히 해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