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제전망대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인천타운미팅에 주문을 건다

    인천타운미팅에 주문을 건다 지면기사

    [아브라카다브라, 다 이뤄져라]자우림이 '나는가수다'에서 자줏빛 조명아래 주술을 흘려보낼 때 작은 형의 모습이 떠올랐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라 한다."고등학생이던 형이 암송하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아브라카다브라'는 '말 한대로 이루어지이다'라는 뜻을 가진 주문으로, 아브락사스라는 이집트의 마법적 사상을 모태로 하고 있다. 아브락사스를 숭상하는 학파를 그노시즘이라고 하는데 신에 대한 절대적 귀의가 아닌, 인간이 지혜를 가지고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요즘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양을 보노라면 갑갑하다. 온 세상이 경제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이런 형세는 더욱 악화될 듯하다. 희망을 잃어버린 99%가 1%를 탓하며 지구 곳곳에서 들고 일어나고 있는 형세이다. 판을 바꾸자고 한다. 선거를 할 때마다 정권이 바뀌고 있다. 우파 정권에서도 좌파적 공약이 나오고 있다. 버핏세는 이제 정파를 떠나 표를 얻기 위한 필수 품목(must-have)이 되어가고 있다. 선거를 경제적 맥락으로 표현하면 정치인은 돈을 주겠다고 하고, 유권자는 표로 응답하는 선물거래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47공약으로 대표되는 대통령선거와, 뉴타운공약이 판세를 결정했던 총선은 표를 사는 정치인들에게는 대박, 국민들에게는 배신과 빈손뿐인 불평등 거래로 판명되고 있다. 세계경제는 불황이라는 터널의 입구에 막 들어섰을 뿐이다. 세계 경제에 모질게 엮여있는 한국경제도 힘들 수밖에 없다. 이런 판국에 돈과 표를 거래하는 정치시장은 어찌될 것인가? 정치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달라고 할까. 더 이상 돈이 없다는 것은 이제 알만큼 안다. 12월 9일 인천시청에서 타운미팅이 열린다고 한다. 인천시민 300인이 모여 시민의 눈으로 보는 행복한 인천 만들기라는 주제로 머리를 맞대고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당신이 인천광역시장이라면 인천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 원가 줄인 반값만이 진짜 반값이다

    원가 줄인 반값만이 진짜 반값이다 지면기사

    얼마 전 서울시장이 시립대학 등록금을 내년부터 반으로 내리겠다고 했다. 선거공약에서 상대 경쟁후보와 마찬가지로 반값공약을 했으니 이를 지키겠다고 하는 의지의 발로일 것이다. 이미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게 하였다고 한다. 한때 촛불시위가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정부를 향한 적이 있었다. 그 운동을 축으로 하여 각종 언론에서는 우리의 대학등록금이 비싸다는 보도를 해댔다. 나중에는 감사원이 나서서 전국 주요 수많은 대학들의 회계감사를 감행했다. 일부 부실한 대학들의 잘못이 드러났다. 그렇지만 다수의 선량한 사립대학들은 그 감사 때문에 교육 외의 일로 에너지를 낭비해야 했다.한편 지나간 대통령선거때 반값아파트라는 말을 일부 정치인이 하면서 반값아파트공약도 불거졌다. 현 정권은 보금자리주택으로 유사한 효과를 내거나 또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이러한 약속을 조금이나마 이행하려한 모양새를 보였다.특정부문의 반값이야기가 사회로부터 높은 관심을 끈 것은 그만큼 우리의 아파트값이 비싸고 등록금 또한 비싸다고 하는 반증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등록금도 반값으로 내릴 수 있는 길을 찾고, 아파트값도 그러한 길을 찾아 나서는 건 누구에게나 환영받을 일이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말들을 사회 지도층들이 신중하게 고려하지도 않고 남발한다면 그로 인한 파생효과가 반드시 좋게 귀결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반값이나 반의 반값, 반의 반의 반값 등은 우리가 거의 매일 장터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물건 값들이다. 의류, 전자제품, 식품 등에서는 반값, 그 훨씬 이하의 값도 등장한다. 드물게는 가구나 주방용품 등도 이러한 대열에 들기도 한다. 그러나 시장에서 풍부하게 넘치는 반값할인거래가 우리에게 신선함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값싼 제품이란 게 재고 의류, 구형 모델 전자제품,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아니한 식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품들의 잔여량을 계속 반값 이하로 팔 수 있는 까닭은 이들이 생산될 때 이미 신품가격에 그와 같은 떨이손실액이 보전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반값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를 신선하게 자극하거나 감동

  • 저출산대책, 남아있는 시간 많지 않다

    저출산대책, 남아있는 시간 많지 않다 지면기사

    유엔은 지난 10월 31일로 세계 인구가 7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70억번째 인구로 필리핀에서 태어난 아기 사진이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 인구는 20세기 초에 16억 명을 넘어서고 100여년 만에 4배 이상으로 증가한 셈이다. 인구증가는 산업화와 수명연장 등에 따른 긍정적인 면도 많지만 식량난, 식수난 등 걱정도 함께 커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세계 인구는 2050년에는 93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우리나라 인구는 남한만을 볼 때 4천900여만명으로 세계 25위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10년 기준으로 1.15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1984년에는 인구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졌고 외환위기 이후에는 1.3명 이하로 급락한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1980년 2.82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이 2000년에는 1.15명으로 급락한 것이다. 현재 출산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우리나라 인구는 2100년에는 현재 인구의 5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고 2500년에는 33만명이 되어 민족이 소멸되고 언어도 지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은 우리사회가 소득증가에 따른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구 고령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위(median)연령은 현재의 35세에서 2020년에 44세, 2040년에는 53세 내외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고령화는 세계적인 현상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들의 경험에 비해 훨씬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에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를 넘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2025년에는 20%를 상회하는 '초고령 사회'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이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이전하는데 100년 이상이 걸린 것과 비교할 때 우리의 고령화 진행 속도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빠른 것이다.저출산 고령화는 생산 가능인구와 취업자를 감소시키는 등 노동력의 양적 규모를 축소시

  • 사회문제가 되어 버린 청년실업

    사회문제가 되어 버린 청년실업 지면기사

    20~30대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이들이 주도하는 시위가 강렬하다. 미국에서 유럽까지 번졌다. 부의 독점, 특히 금융권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우리 사회도 20~30대가 움직이고 있다.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의사표현을 한다.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수준이다.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이를 확인했다.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다. 선거 승리의 공식은 간단하다. 20~30대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일자리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갈 곳이 없다. 변변한 일자리조차 찾기 어렵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12시간 일하고 5만원도 받지 못한다. 그 돈으로 영어학원에 다녀야 한다. 취직에 필요한 영어점수 때문이다. 토플시험을 보기 위해 10만원이 넘는 돈도 내야 한다.지난 10월 청년실업률(15~29세)은 6.3%이다. 국가 공식통계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주변에 청년 백수가 너무 많다. 국가통계의 허점 때문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취직 준비생은 실업자가 아니다. 청년 백수 중에 취업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대한민국은 일자리 창출능력이 있을까? 적어도 대기업은 아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대기업은 늘 하는 소리가 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의 일자리 창출능력은 2만 명을 넘지 못한다. 올해 19만 명의 대학 졸업자가 쏟아졌다. 이중 1만7천 명이 대기업에 취업했다. 그만큼 일자리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큰 오산이다. 퇴직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채용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2009년 대기업은 2천916개이다. 전년보다 127개 늘었다. 대기업 종사자도 4만4천764명이 늘었다. 그만큼 일자리가 생겼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대기업 규모로 창업하는 기업은 없다. 기업 규모가 늘어나면서 법적으로 대기업이 되는 것이다. 그런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4만4천764명이라는 의미이다. 그만큼 일자리가 생긴 게 아니다. 중소기업도 한계가 있다. 300만 개 중소기업 중 270만 개가 소상공인이다. 대부분 생

  • 내가 사회적 다단계를 시작한 건

    내가 사회적 다단계를 시작한 건 지면기사

    [발신 메시지: 자동차가 빨리 달리려면 브레이크가 좋아야 합니다.]바빠서 눈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떠나보낸 B의 뒷모습이 눈에 밟혀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번 인생여행의 화두로 삼으시게나.'30대에 막 접어든 B는 곧 계약기간이 끝나면 실업자가 될 터입니다. 이른바 스펙으로 보면 빠질 것 없습니다. 인생과 일에 대한 열정은 최고입니다. 하지만 아예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해외 유학까지 하면서 들인 정성과 노력이 낙엽마냥 나뒹굴고 있는 판입니다. 지금 한국에는 B로 넘쳐납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발표한 최근 보고서를 보면 취업을 원하지만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을 포함하면 실업률은 20%가 넘는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실업률 통계로는 담아내지 못하던 상식과 체감이 입증된 셈이지요. 내년에 B도 국가의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열외자원'이 될 듯합니다.B를 볼 때마다 마음이 싸해집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문제를 짚어내서 가열차게 비판하는 것만으로 사회적 책임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40줄이 넘고 보니 내책임이다라는 생각이 앞섭니다. 40대는 집, 직장, 사회에서도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지요. 통계를 보면 40대의 소득이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행복도는 가장 밑바닥이지요. 구조적으로 40대는 남을 위하여 가장 많이 희생을 해야 하는 일벌의 운명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있지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판을 결정지은 것은 40대이더군요. 지난 대선 때도 그랬지요. 좋게 표현하면 정치적 성향을 초월하여 세상을 살고자 하는 억척스러움이고, 나쁘게 말하면 경제적 기회주의라고 할 수 있겠지요. 돈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신하는 처세술은 자칫 역이용당할 수 있다는 각성이 앞서야 할 듯합니다. 요즈음 국제사회를 보면 머지않아 세상이 많이 바뀔 듯합니다. 경쟁과 효율을 앞세우던 시장자유주의가 한계에 달한 듯하지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체제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겠죠.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 시작되어 유럽, 일본, 대한민국에서도 1%만을 위한 세상질서를 바꾸자고 야단입니다. 시장논리에 맡기면 알아서 경제도 살리고 사람들

  •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청년실업 해소

    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청년실업 해소 지면기사

    지난 9월 17일 뉴욕 주코트 공원에서의 청년시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세를 불리며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많은 국가로 번져갔다. 지난 10월 15일에는 전 세계적으로 집회가 개최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기관이 밀집한 여의도 등에서 일부 시위가 있었다.처음 이 시위의 촉발은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유발하여 붕괴위기에 빠졌던 골드만 삭스 등 대형 금융회사들이 공적자금을 받아 겨우 소생이 된 후, 막대한 보너스파티를 벌인 데에 대한 항의에서 출발되었다. 손실은 공유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대형 금융회사들의 모럴해저드와 더욱 심각해지는 빈부격차 등에 대한 불만이 밖으로 표출된 것인데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시위가 더욱 확산된 이면에는, 계속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에 따르는 실업문제에 있으며 특히 20%에 달하는 청년실업에 당사자인 미국 젊은이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미국 등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도 청년실업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대학 졸업자가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정부의 청년실업통계 발표와 체감 실업률은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 지식기반 사회로의 급속한 이전 등으로 성장과 고용간의 연계가 약화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성장이 되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4만개 기업이 도산한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가 급증하면서 일자리의 질도 취약해졌다. 매년 6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제조업 부문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오늘날의 자동화, 기계화, 성력화를 위한 제조업 투자가 결국 인력을 줄이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신규인력을 위해서는 매년 50만개 정도의 새로운 일자리가 필요하다. 그동안 제조업에서 없어진 일자리를 서비스부문에서 채워오고 있다. 우리나라 서비스부문은 음식료, 숙박업 등이 큰 비중이라 우리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Decent Jobs)와는 거리가

  • 한·미 FTA는 中企에게 위협 아닌 기회

    한·미 FTA는 中企에게 위협 아닌 기회 지면기사

    한·미 FTA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첫 협상은 2006년 5월에 열렸다. 유례없는 추가협상까지 거쳤다. 마침내 양국 의회가 비준을 앞두고 있다. 첫 협상 이후 꼬박 5년이 걸렸다.우리도 물건을 살 때 흥정을 한다. 전통시장을 가면 보는 흔한 광경이다. 배추 한 포기를 놓고 흥겨운 실랑이를 한다. 더 받으려는 주인, 덜 주고 사려는 손님. 손익계산이 그리 복잡하지 않다. 적정한 가격에서 타협한다. 고맙다는 인사를 주고받는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FTA 협상도 일종의 거래다. 주고받는 것이다. 받을 것이 있으면, 줄 것이 있어야 한다. 줄 것이 있다면, 뭔가를 받아내야 한다. 다만 미리 철저하게 손익계산을 해야 한다. 줄 것이 무엇인지, 받을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철저한 손익계산이 불가능하다. 경제가 그렇다. 얽히고설켜 있다. 한·EU FTA로 삼겹살 수입이 증가했다. 관세가 철폐되면서 가격이 내려간 덕분이다. 단정하기 어렵다. 쇠고기 가격이 너무 올라 삼겹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소득이 줄어서 비싼 쇠고기 대신 삼겹살을 찾을 수 있다. 꼭 집어 설명하기 어렵다.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다.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품 가격이 내려간다. 더 많은 수출이 가능하다. 그만큼 한국경제에 도움이 된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한국은 수입이 필요한 나라다. 수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을 수입해야 한다. FTA를 통해 수입품의 가격도 내려간다. 결국 수입이 수출에 도움이 된다. FTA가 필요한 이유다.한·미 FTA가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다.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손익계산서를 가지고 뒤늦은 논쟁이다. 협상 전에 꼼꼼히 따져야 할 문제였다. 지금 와서 부산을 떨고 있다. 안타깝다.논쟁의 한가운데 중소기업이 있다. 지난 6월 유통법이 통과됐다.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그러나 한·미 FTA를 통해 무용지물이 되게 생겼다. 중소 제조업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재협상까지 거론된다. 피해지원 대책을 수립하라고 야단이다.알아 두어야 할 것이

  • 구절초 욕망 좇아 미천골을 가다

    구절초 욕망 좇아 미천골을 가다 지면기사

    미천골 구절초의 산들거리는 향내를 드립니다.'하늘 아래 끝동네'라 해도 고개를 끄덕일 만큼 깊은 강원도 양양 응복산 미천골. 설악산~점봉산~조침령을 거쳐 구룡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왼편 자락이지요. 일 년 동안 인연을 맺고픈 꽃차를 마련하기 위하여 주말에 다녀왔습니다. 10㎞가 넘는 계곡을 걷다가 드디어 제 마음을 추스를 자리를 잡았습니다. 빠른 여울이 암반을 쓸고 내려오다 높다란 바위에 부딪혀 소(沼)를 만들고 부드러운 물길이 되어 내려가는 곳. 순간 찌릿하며 머리를 치더군요. 소 가운데 서 있는 바위에서 제가 할 역할을 보았습니다. 유연한 처신. '너희들이 독을 먹여도 난 꿀로 내뱉는다.'황홀하고 벌렁거리는 가슴을 안고 한참을 내다르다 숨을 고른 곳이 선림원지였습니다. 미천골에 오는 제일 목적이 이곳 때문이죠. 각도를 다르게 하여 사진을 찍다보면 피사체 자체의 정체가 확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낯익음이 낯설게 되는 창의적 상이 발현되는 순간입니다. 선림원지 풀밭에 누워 바라보는 조봉. 쏟아질 듯 밀려오는 그 울울창창함은 내장산 벽련암 정자 마루에 뒤통수를 대고 눈을 떴을 때의 경이로움과 비길만하지요.선림원지에 올 때마다 서울 강남이 중첩됩니다. 선림원이 전성기였을 때가 9세기 중반 통일 신라시대입니다. 당시 기득권층이고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승려들이 이 깊은 골짜기에 몰려들었다는 것이죠. 쌀(米) 씻는 물이 계곡을 가득 채웠다고(川) 해서 이름이 미천골. 당시는 장보고가 활약하여 자유무역이 성하던 때였죠. 천 년이 더 지난 지금,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욕망을 좇아 강남으로 몰려갑니다. 강남에 끼어들지 못한 사람들은 강남을 시기하면서도 강남을 선망하는 야누스적 욕망구조를 버리지 못합니다.요즘 부자 나라들 경제가 힘들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옛 생각이 납니다. 제가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때가 1998년이니 대한민국이 외환위기로 끙끙 앓던 때였지요. 인사차 여행을 하다 보니 왜 우리가 위기를 맞았는지 알 수 있더군요. 대한민국은 길이나 골목이나 모두 파헤쳐서 전국이 공사장이요, '가든'이다

  • 선거철 되니 신중한 국토관리 공약이 그립다

    선거철 되니 신중한 국토관리 공약이 그립다 지면기사

    참 이상한 세상이다. 어떠한 국토개발이나 규제도 한 사람의 뜻대로 밀어붙이면 금방 실행된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나라가 수도이전으로 들썩이고, 지방 곳곳이 혁신도시 기업도시로 파헤쳐진다. 4대강이 순식간에 변하고, 반세기 이상 애지중지 보존해온 공지가 보금자리로 둔갑한다. 역시 정치는 국토개조쯤은 맘먹기 나름인 것처럼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위력을 지녔는가 보다. 우리 국민들 가운데 단 한 뼘의 땅도 자신의 맘대로 개량물을 세울 힘이 없는 서민들이 대다수인데, 정치인들은 그 거대한 국토에 자신의 생각대로 개발이나 규제를 가할 수 있으니 그토록 정치하려고 줄지어 떼지어 사람들이 몰려드나 보다.한 유력한 서울시장후보가 자신이 당선되면 서울시 주택재개발이나 재건축을 강하게 통제하겠다고 했다 한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충분한 공론화나 전문적 검토 없이 개발 관련 규제를 들고 나왔다.가뜩이나 우리의 도시재정비시장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데, 왜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해야 했는지 궁금증을 넘어 우려스럽기까지 하다.현행 도시정비에 관한 대표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관련 특별법이다. 이 법은 애초에 도시의 택지들과 그 위 건축물들의 재활을 유도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제정되었다. 그러나 예전 정부 때 강남을 비롯한 재건축아파트들의 가격이 오르자 이를 억제하려고 다른 나라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규제책들을 하나 둘 법령으로 만들어냈다. 재건축요건의 강화, 후분양제 적용, 조합원자격 양도금지, 재건축 후 증가된 사용용적률의 일정분량을 사회주택으로 짓게 하기, 재건축개발이익 환수제도 등의 규제들을 양산해냈다. 기상천외한 일은 어느 한 이론가가 공중 미디어에 가볍게 아이디어 차원에서 쓴 짧은 논평글이 발표된 이후 이를 본떴다고 의심되는 대책들이 연이어 출현한 점이다. 전혀 신중한 고려 없이 신속하게 새로운 규제제도로 만들어진 것들이 있었는데 사회주택 끼어짓기와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도가 그것이다. 아무런 사전 검토나 충분한 연구 없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여러 가지 규제 장치들을 만들어 멀쩡한 법률에 덧씌움으로

  • 경제정책의 최우선은 물가안정

    경제정책의 최우선은 물가안정 지면기사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3%로 28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내 물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8월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이상 호우로 인한 채소류와 금반지 가격이 오른 것을 들고 있다. 금년 초부터 4%대의 고공 행진을 해오는 물가를 주도하는 품목을 보면 돼지고기, 휘발유, 전세 등 서민생활에 영향이 큰 것 들이다. 돼지고기는 구제역 파동으로 300만 마리를 살처분하면서 6월 16.2% 상승하여 김치찌개 등 외식까지 영향을 미쳤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휘발유 가격은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원유가가 반영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걸린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휘발유도 연말쯤이면 가격하락을 기대해 볼 만하다. 큰 걱정은 전세금이다. 전세는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새로 이루어지는 계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세계약 기간을 고려하면 최소 2년 이상 오름세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이러한 물가상승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6%, 영국은 4.4%에 달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던 일본마저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1%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중국 등 신흥국도 물가에 비상이 걸려 있다.최근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은 단기적인 수급문제만이 아니어서 더 걱정이 된다. 지난 2008년 닥친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문제가 잉태된 것이다. 우리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금리를 5.25%에서 2.0%로 낮추고 2009년 한 해 동안 GDP 대비 3.6%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물가 상승과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정책 선택을 한 것이다. 2008년 경제위기 초에는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고 원화값이 급락하면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함께 급등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수요압력까지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거시정책 결과로 이미 예견된 일이다.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