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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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임종성 국회의원이 말하는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제' 문제와 해법 지면기사
사업자가 입지 선정… 특정지역 쏠림현상최소한의 '도로인프라' 준비·관리도 부담기업 '경제적 파급효과 허상' 점검해 봐야더불어민주당 임종성(광주을·사진)의원은 지역구인 광주시로 물류단지가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 정부와 함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7일 광주시를 찾은 국토부 및 도 관계자와 함께 실제 현장을 점검하고 기반시설 미비 등의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민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임 의원과 물류단지 실수요 검증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임 의원과 일문일답-물류단지 실수요검증제가 시행되면서 물류단지가 경기도에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물류단지 총량제에서는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으로 물류단지 입지를 유도했지만 실수요 검증제에서는 사업자가 원하는 지역에 물류단지가 입지하게 된다. 급격히 물류단지가 집중되다보니 시군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도로 인프라는 준비해야 하는데 시군 예산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물류단지가 주요 교통 요지를 선점하게 되면서 중소 도시의 체계적인 도시성장을 계획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물류단지를 통행하는 차량으로 기반시설이 훼손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물류단지에서 국도나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이용하는 시도, 면도, 리도 등 시군이 관리하는 도로에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물류단지는 공익사업으로 분류돼 각종 인허가 조건을 완화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상당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정작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담을 주민들에게만 전가시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물류단지 문제는 국토부, 경기도, 해당 시군 등 세 주체가 얽힌 사안이다. 이 사안을 두고 각 주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물류단지 입지는 주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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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물류단지 집중화 '교통지옥' 우려되는 광주시 도로 지면기사
지방도 325호선 지월공단 대형차량 쏟아져2020년까지 허브터미널 등 3곳으로 늘어나통행량 폭증 전망 시민들 피해 커질까 걱정13일 오전 11시 광주시 초월읍 지월공단 앞 지방도 325호선. 서울 방면 편도 1차선에는 레미콘 차량과 5t탑차, 11t윙바디 등 각종 중대형 차량들이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줄지어 서 있다.지방도 325호선은 이천시 마장면과 광주시 퇴촌면을 잇는 지방도로, 이 같은 정체는 출퇴근 시간이 아닌 한낮에도 곧잘 발생한다. 정체는 초월읍 지월공단 인근에서 경안천과 인접한 원당리 일대까지 1.5㎞에 걸쳐 이어졌다.비슷한 시각 325호선 이천 덕평~매곡 구간도 인근 물류단지에서 쏟아져 나온 대형차량들로 붐볐다. 도로 인근에는 유명 대기업의 생산 공장과 물류센터 등이 입점해 있어 상습 정체가 발생한 것이다..325호선 광주 구간 인근에는 내년 6월 아시아 최대 규모 택배터미널인 'CJ대한통운 메가허브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다. 연면적이 축구장 40개 넓이에 달하는 메가허브터미널이 완공되면 10t이상 대형 화물차량을 동시 850대까지 수용할 수 있어 대형차량 통행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광주시는 메가허브터미널이 완공되면 1일 1만2천대 수준인 통행량이 2만5천대 수준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뿐 만이 아니라 325호선 광주 남쪽 구간인 초월읍 학동리에 학동물류단지, 곤지암읍 신대리에는 신대물류단지가 국토교통부의 물류단지 사전 승인 절차인 실수요 검증을 거치고 있다.이들 두 물류단지가 들어서면 왕복 2차로의 좁다란 지방도 325호선을 이용하는 물류단지는 모두 3곳이 된다. 실수요 검증이 통과되면 물류단지 완공까지 통상 3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물류단지가 우후죽순 들어서는 2020년을 전후해 325호선은 최악의 정체구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초월읍 주민 한만복(66)씨는 "평소에도 대형차량이 지나다니며 먼지가 날리고, 도로가 막혀 고생하고 있는데 물류단지가 잇따라 들어온다니 차량 정체나 소음 피해가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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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기업형 중고서점, 지역 상권 진출 '暗' 지면기사
도깨비 촬영지 '배다리 헌책방 거리'알라딘 부천 출점때부터 '이상 기류'인근 중소규모 서점 "매출 20% 감소"출판업계도 '신간 수요 잠식' 눈초리2019년 '제한' 풀릴땐 새책까지 판매기업형 중고 서점의 대표 주자인 알라딘의 지역 상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2011년 서울 종로에 1호점을 연 뒤 6년 동안 34개 오프라인 중고 서점을 냈다. 강남, 신촌, 잠실, 합정 등 서울의 주요 상권에서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부천점, 수원점, 분당서현점, 일산점 등 7개 오프라인 매장을, 인천에서 계산홈플러스점에 이어 최근 구월점을 개장했다. 전체 매장의 6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기업형 중고 서점의 입점을 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다양한 책을 시중 판매가격보다 싸게, 그리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입점하는 것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이유다. 그러나 기업형 중고 서점 입점에 따른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다. 헌책방, 중소 서점, 출판사들은 매출 감소가 걱정이지만, 뚜렷한 대책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작은 서점과 '인터넷 공룡'과의 싸움이 가시화됐다.# "책이 좋은 사람은 헌책방 떠나지 않겠지만…."배다리 헌책방 거리는 인천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공휴일과 주말마다 관광객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낡은 골목에 사람을 끌어모은 것이 헌책방이었다. 헌책방 거리 곳곳에서 열리는 시낭송회, 사진 전시회 등 문화행사는 다채롭다. 배다리 헌책방의 단골인 회사원 김모(38·연수구) 씨는 "초등학생 딸과 함께 한 달에 2~3번 정도 주말에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책을 구경한다"며 "서가에 꽂힌 낡은 책들을 두루 살피다가, 쉽게 구하기 힘든 '나만의 보물'을 얻는 경험이 즐겁다"고 전했다.이런 배다리 헌책방들도 기업형 중고 서점의 '인천 러시'를 경계의 눈초리로 지켜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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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기업형 중고서점 인천 진출 러시 지면기사
다양한 분야 서적·음반·DVD등 취급상처 하나 없는 책 '정가의 절반 수준'온라인 검색 등 '고객 편의성'도 높아매장찾은 시민들, 책장사이 보물찾기하루 1500권 판매·100권 매입 성장세"도대체 이게 새책이야, 헌책이야?"최근 인천 구월동에 문을 연 알라딘 중고서점의 한 서가에서 책을 뽑아든 직장인 전재용(40·가명)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그가 좋아하는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게이고가 쓴 '용의자 X의 헌신'을 찾아 손에 쥔 그는 몇 번이고 책을 살펴봤다. 새 책이나 다름없이 상처 하나 없는 깔끔한 책 표지를 보고는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책장을 펼쳐도 낙서 하나 없었고 가격은 5천900원으로 정가 1만원보다 40% 이상 저렴했다. 마치 소풍날 보물찾기에서 보물이라도 찾은 듯 그의 얼굴에는 기쁜 표정이 가득했다.그는 최근 이 추리소설 작가의 신간을 접하고 무척 재미있게 읽어 다른 작품도 찾아 읽어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던 터였다. 그는 하지만 굳이 새 책을 살 이유가 없어 온라인 헌책방을 뒤지다 직장 근처에 이 오프라인 중고서점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곧바로 인터넷으로 해당 매장에 사고 싶은 책의 재고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 다음 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매장을 찾은 것이다.그는 내친 김에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이 소설가의 다른 작품도 한 권 더 골라 계산대로 가져갔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그는 신간 1권 가격에도 못 미치는 1만4천900원이라는 가격에 새 책이나 다름없는 소설책 2권을 손에 넣었다는 만족감에 무척 흡족해했다.여러모로 편리하고 쾌적한 탓에 최근 사용자가 늘고 있다는 기업형 중고 서점이 인천에도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5일 오후 2시 알라딘 구월점을 찾았다.알라딘 중고서점 구월점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 한복판 인천의 대표 중심 상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터미널역 2번 출구 인근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정문 육교 맞은편의 유명 커피전문점 건물 2층과 3층을 쓴다.입구를 통해 서점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하얀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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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푸른바다-건설업계' 지킬 수 있는 묘책은 지면기사
온라인서명 1만4천명 돌파 뜨거운 감자여주에 산처럼 쌓여있는'4대강 준설토'15t 트럭 150만대 분량… 주목받는 대안남쪽까지 운송비 폭등, 단가문제 걸림돌EEZ 내 바닷모래 채취 문제는 건설업계와 수산업계 간의 분쟁을 넘어 온라인을 통한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등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EEZ 바닷모래채취 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은 지난 21일 시작돼 30일 오후 3시 기준 1만4천939명을 넘어섰다.문제해결을 위해서도 여러가지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4대강 준설토 활용'이다. 4대강 준설토는 여주에만 2천300만㎥가 쌓여있다. 15t 덤프트럭 150만대 분량이다. 4대강 공사 당시 준설토를 매각하면 수백억원의 이익이 생긴다며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단가가 안 맞으면서 해마다 수십억원의 관리비용과 민원을 유발함에 따라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때문에 남해 바닷모래 채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준설토를 활용하자는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국회 입법조사처도 지난 27일 'EEZ 내의 골재채취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4대강 사업을 통해 발생한 준설토의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당면한 골재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대강 사업을 통해 마련된 준설골재를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재활용 골재의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병행해 바다 골재의 활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단가문제는 여전히 극복하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기준으로 남해 EEZ 바닷모래의 경우 1만5천원/㎥가량인데 여주 준설토의 경우 7만원/㎥에 이른다. 특히 300㎞ 이상 떨어진 곳에서 덤프트럭을 이용해 운송을 하게 되면 운송비만 6만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솔로몬의 해결책'이 필요한 이유다.이에 건설업계에서는 당장은 여주 준설토를 사용하면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이조차 고갈되면 결국 바닷모래를 다시 사용할 수밖에 없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골재 수급 계획은 1년 단위로 연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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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인터뷰|최영근 대한건설협회 부장 지면기사
"건설업계가 초토화되고 있습니다."대한건설협회 최영근(42·사진) 부장은 "남해 EEZ 골재 채취가 전면 중단됐다가 일부 허가됐지만, 4~5개월 후면 물량이 동날 것으로 보인다"며 "부산·울산·경남 등지에서 모래가격이 폭등하고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건설업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예년만큼의 채취를 허용해주고 산림 골재원 개발 등 중장기적인 골재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가 허가한 모래채취량은 650만㎥로 지난해 1천167만㎥의 55% 수준이다. 더군다나 해양수산부가 이를 국책용에 한정해 사용하는 조건을 달면서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비명'을 지르는 상황인 것이다.최 부장은 특히 "남해 EEZ 골재는 대부분 민간용으로 사용했다. 사용처를 국책용으로 제한하면 골재난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여주 등에 쌓여있는 4대강 준설토는 정부 사업에 따라 생겨난 것이니 국책사업에 사용하고 바닷모래를 민간용으로 개방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지난 2014년부터 증가한 착공 허가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모래 수요는 지난해보다 훨씬 커졌다"며 "그야말로 중소 골재업자들과 건설업계는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겪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실제 안산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급한 대로 서해에서 모래를 조달하고 있다. 그러나 선금을 주거나 사정해서 겨우 소량 구해오는 수준이라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다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그는 "수산업계와 골재업계 양쪽 모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국토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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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인터뷰|조성원 경기남부수협조합장 지면기사
"수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서해안 일대 모래 퇴적층이 사라지는데 걸린 시간은 수년 남짓입니다."조성원(67·사진) 경기남부수협조합장은 30일 "해를 거듭할수록 바닷모래를 끌어 올리는 기술이 좋아져 현재 바다 밑은 모래층이 완전히 사라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만들어졌다"며 "고기들의 집을 없애는데 고기가 있을 수 없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연안에서 꽃게와 광어 등 핵심 어종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조 조합장은 "후손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공유재산인 바다가 아무런 감시 없는 상황에 파괴되고 있다. 어민뿐 아니라 복구비용을 감당해야 할 전 국민이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선진국에서는 환경 피해를 미리부터 예상해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관리 감독이란 게 전무하다시피 하다. 실제 일본의 경우도 2000년 바닷모래 채취로 어족자원이 60% 이상 감소한 사실이 확인되자 즉각 모래 채취를 중단한 바 있다.조 조합장은 "이같이 피해가 자명한데도 정부가 수산업을 철저히 외면한다면 큰 재앙을 맞을 것"이라며 "어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고 바닷모래 채취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저지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그는 "4대강 사업하면서 파낸 양질의 모래가 전국에 쌓여있다. 왜 두 업계가 갈등을 빚어야 하는지,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며 "국회와 국토부, 해양수산부, 연구기관, 수산업계,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어업 피해조사와 함께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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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EEZ 바닷모래 채취 논란' 깊게 파인 갈등의 골 지면기사
정부 "민간공급" 사업기간 연장에 반발어민들 "더 못살겠다" 총궐기·해상시위해수부도 조건 강화·국책용 제한 선그어레미콘등 부족·가격급등 건설사 직격탄주무부처 국토부 골재 파동 현실화 난감민관협의체 조율·국회 법안개정등 시급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풍족한 해양자원을 둘러싼 다툼이 거세지고 있다. EEZ는 영해로부터 200해리(370.4㎞)까지다. 지난 1994년 국제법으로 EEZ 내 모든 자원에 대한 국가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키로 하면서 우리 국적 어선만 조업이 허용된다. 독도로 대표되는 영해권 분쟁,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단속 등 충돌이 잦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엔 EEZ 내 바닷모래 채취를 두고 어업인들과 골재업계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008년 국토교통부는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도 동남쪽 70㎞ 일대 EEZ에서 2010년까지 국책사업용으로 바닷모래 3천520만㎥ 채취를 허가했다. 이후 2015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골재 채취단지 내 바닷모래 채취기한과 채취량을 늘리고 당초 국책사업용에서 민간용으로도 할 수 있게끔 지정변경 승인을 했다. 하지만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어업인들은 '더이상 못살겠다'며 해상과 육상을 가리지 않고 대규모 집단시위를 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어류 산란장인 바닷속 모래밭이 완전히 사라진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정부는 바다 생태계 파괴 대책은 뒷전이라는 것이다.# 수산업계의 해수부 vs 건설업계의 국토부, 끝없는 평행선해양수산부는 지난 20일 EEZ 바닷모래 채취를 국책용으로 한정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정부가 골재난을 해소하고자 올해 3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바닷모래를 추가로 채취할 수 있게 허가하면서 어민들이 강하게 반발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모래 채취 허가가 확정된 곳이 있어 실질적으로 남해 EEZ는 내년 3월부터, 서해 EEZ는 2019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어민들의 반발은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고 있다. '남해EEZ바닷모래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전국 수협은 지난 15일 어선 4만척과 어민 10여만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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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황무지 노렴나루가 소래포구가 되기까지 지면기사
1960년대 기존 원주민에 밀려난 '황해도 피란민'연안에서 새우잡이하며 새로운 포구 개척·정착남북대립 등으로 쇠퇴한 시흥 포리 기능 대신해소래포구 화재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랐는데, 이참에 소래포구와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스토리'도 새롭게 관심을 끌 수 있지 않을까. 수도권 유명 관광지인 소래포구는 전통적으로 포구의 역할을 하던 곳이 아니었다. 현재 소래포구가 있는 노렴나루는 1960년대 중반까지는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기 어려운 황무지였는데, 실향민이 하나둘 자리 잡으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인천과 시흥을 연결하는 나룻배가 다녔던 조용한 나루가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수도권 유명 관광지로 성장하는 과정 속에는 무수한 사연이 있다. 최근 발생한 화재로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소래포구 어시장을 바라보는 것은 그래서 더 안타깝다.# 시흥 포리에서 소래포구로소래포구 일대에서는 본래 '포리(현 시흥시 포동)'가 포구의 기능을 했다. 포리는 소래포구에서 하구 안쪽으로 거슬러 올라간 곳에 위치한다.시흥시사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시흥시사'를 보면 포리는 조선시대 고지도에도 포촌리, 포리포 등으로 불리는 큰 어촌이었다. 1909년 인구조사에서 인천부의 면별 어업호구를 보면 영종면, 덕적면에 이어 포리가 속한 신현면이 3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포리의 어업활동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리 마을이 가장 번성한 시기는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였다고 한다. 포리의 1936년 인구는 700~800명에, 호수는 150여 호로 대부분 어민이었는데, 어업이 번창할 때에는 연평도까지 조기를 잡으러 갔다. 이렇게 번성했던 포리가 지금 잊혀진 포구가 된 데에는 소래포구의 부상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포리의 쇠락에는 이유가 많다. 우선 1937년 12월 1일 개통한 수인선의 소래철교가 포리 통행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포리를 다녔던 '중선배'와 같은 큰 선박의 높다란 돛이 소래철교에 걸려 포리 포구로 이동이 어렵게 됐다. 동아일보 1936년 6월21일자에는 '경동철교 가설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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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토리]조그만 어촌마을,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지면기사
1974년 내항 준공 이후 새우·꽃게·젓갈시장 부상해풍 곁들인 싱싱한 해산물… 명물 꼬마열차 전시화마·물난리 고초, 땜질식 처방 아닌 근본책 시급실향민이 정착한 조그만 어촌마을에 불과했던 소래포구는 매년 800만명이 넘게 찾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성장했다. 서울에서 멀리 가지 않고서도 바다의 정취와 함께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고, 옛 수인선 협궤열차가 오가던 소래철교와 열차가 전시돼 있어 옛 추억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게 소래포구의 매력이다. 주변 고층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밀물 시간에 맞춰 200여 척의 어선이 포구에 드나드는 흔치 않은 광경을 선사하는 도심 속 포구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소래포구역이 있는 수원~인천간 복선전철인 수인선 인천 구간이 우선 개통되면서 대중교통 접근성도 더욱 좋아졌다. 가을이면 올해로 17년째를 맞는 소래포구축제가 열려 각종 행사와 함께 김장철 젓갈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소래포구를 찾은 관광객은 845만9천여명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소래포구의 뒤를 이은 용인 에버랜드(666만9천여명), 롯데월드(506만1천773명) 등 수도권 관광지를 한참 앞섰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3년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는 관광지 방문객 규모를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이후 공식적인 소래포구 방문객 통계는 없지만, 수인선 개통 효과 등으로 방문객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소래포구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옛 수인선 협궤열차의 추억이다. 1937년 개통해 남인천역에서 소래철교를 건너 수원역까지 52㎞ 거리를 달린 협궤열차는 레일 사이의 간격이 표준궤(143.5㎝)의 절반(76.2㎝)밖에 되지 않아 '꼬마열차'로도 불렸다. 일제가 소금과 쌀 등을 수탈할 목적으로 놓은 철도였다가 해방 이후 철로변 주민과 학생들이 애용했다. 버스 등 대체 대중교통수단이 늘어나고, 자가용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용객이 점점 줄어들다가 1995년 말 경제적인 이유로 운행을 중단했다. 소래포구는 1981년 개봉한 할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