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정의 ‘문득,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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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야 하니까 지면기사
누군가는 살기 위해 하늘로 향하고 내민 손은 끝내 온기를 만나지 못해 내란성 불면·분노 안고 버틴 3개월 헌재 판결 이후에도 가야할 길 멀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왔으면 요즘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틈만 나면 포털 사이트 뉴스를 새로고침하고 헌법재판소라는 말만 나와도 눈과 귀가 쫑긋해진다. 습관적으로 한숨이 튀어나오고, 불안한 마음이 올라온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대체 언제일까. 촉각을 세우는 것은 나뿐만 아니다. 흔들리는 이 시간을 지나고 있는 모두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불안의 온도는 좀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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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인권의 자리 지면기사
설립 취지 무색한 인권위 행보 내란 세력 옹호·인권위원 막말 ‘인권’이란 말, 참으로 부끄러워 국가 권력 ‘감시·저항’ 목소리로 시민곁이 제자리란걸 빨리 깨닫길 ‘최후의 보루’라는 말처럼, 인권은 힘없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었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부당한 경험을 당한, 차별받고 소외된 이들의 편이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스스로 지킬 힘도 달라지는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 소수자, 국가 폭력 피해자의 곁을 지킨 것도 인권이었다. 인권은 필연적으로 사회적 약자 권리보장을 우선하고, 국가 권력에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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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다시 만난 세계 지면기사
혼란과 혼돈, 경제·사회적 위기에도 책임지거나 제대로 된 사과도 없어 탄핵 광장 가득 메운 보통의 사람들 시민 목소리로 새로운 세계 쓰여져 민주주의 과거로 회귀하지 않을 것 이번 겨울 무릎에 바람이 든다는 감각을 처음 느꼈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한나절 앉아 있으면 온몸이 후들후들 떨린다.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집을 나섰지만 긴 시간 추위를 이길 재간이 없다. 그때쯤 되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왜 겨울마다 이러는거야’. 박근혜가 탄핵 되던 그 겨울의 기억이 다 잊히기 전에 또다시 이러다니. 심지어 이번에는 ‘계엄선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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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슬픈 기념일 지면기사
남과 북, 적대적 갈등관계 치달으며 어느 때보다 전쟁 가까워짐을 느껴 상황 악화시키고 있는 정부의 언행 언제 무력충돌로 이어질까 심히 걱정 세계인권선언 때와 무엇이 달라졌나 닭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닭을 멀리하게 된 건 초등학생 무렵이었다. 그 당시 나는 강화도에 살고 있었다. 북한과 인접한 동네에 사는 초등학생 어린이에게 6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반공 의식 고취를 위해 표어와 포스터를 만들고 전쟁 관련 각종 숙제와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반공영화였다. 이승복 어린이의 집을 쳐들어온 무장공비 이야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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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어떤 노동에 대하여 지면기사
일상적으로 봐왔던 노동들 사라지고 자동화 시스템·기계가 빈자리 대체코로나 이후 물류·배달 산업 급성장노동자 늘었지만 생명·안전 제자리권리보장 위한 변화 목소리 동참해야얼마 전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로봇이 서빙을 하는 낯선 풍경을 보았다. 주문은 키오스크가 대신하고 서빙은 로봇의 몫이었다. 손님이 오면 주문받고 또 음식을 나르던 익숙한 사람의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고 있었다. '참 편리한 시스템이다' 느끼는 한편 사람의 온기가 사라지는 것에 쓸쓸함이 밀려왔다. 어느 사이엔가 일상적으로 보아왔던 노동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 빈 곳은 자동화 시스템과 기계로 채워졌다. 키오스크, 큐알 코드로 주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되었고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수납창구는 하이패스로 대부분 대체 되었다. AI, 기술의 발달, 사람의 편리와 편의가 우선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노동, 직업의 마지막을 마주하고 있다. 작가가 사라지는 직업들을 경험하고 쓴 책 '어떤 동사의 멸종'에서는 '직업이 사라진다는 것은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만이 아니라, 그 노동을 통해 성장하고 완성되어 가던 특정한 종류의 인간 역시 사라지는 것'이라 말했다. 이 중대한 의미를 미처 깨닫기도 전에 노동자는 사라지고 그 빈자리는 이미 다른 것들이 차지하고 있었다.변화하는 시대는 어떤 직업, 노동의 사라짐만을 가져오지 않는다. 어떤 노동은 더 크게 확장되기도 한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급성장한 물류, 배달 산업이 그렇다. 감염병 확산을 멈추기 위해서 제시된 해법은 거리두기라는 서로의 단절이었다. 비대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상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고리가 필수적이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배달, 배송 노동이었다. 클릭 몇 번으로 집 앞에 도착하는 따끈한 음식, 신선식품부터 공산품 심지어 저 멀리 바다 건너에서 오는 직구 물품들까지. 배달과 배송이 열어준 신세계는 무궁무진했다. 산업은 점점 더 커지고 확장되는 추세다. 직접 발품을 팔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 하나면 끝낼 수 있는 편리함이 성장 동력이 되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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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한강과 사라진 책들의 세계 지면기사
경기도교육청, 다양한 분야유해도서 선정 문제 재조명 '책 폐기' 작가의 생각·고뇌 담긴사상·철학이 사라진 것청소년들 배움의 권리 침해 당해한강 열풍이다.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온 나라는 그녀의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강이 만들어 낸 세계와 소설에 담긴 정서적 힘에 전 세계가 공명했다는 의미일 것이다.수상 소식이 들려옴과 동시에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0위권은 한강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집필했던 작품 세계와 그를 통해 언급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각종 매체를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강의 작품을 유해 도서로 지목했던 사회적 문제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졌던 경기도 학교 도서관 성평등·성교육 도서 대규모 폐기 사건이 그것이다.지난해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성평등·성교육 관련 책 2천500여 권이 대량으로 폐기되었다. 시작은 '청소년 유해 도서를 분리해달라'는 보수단체의 민원이었다. 민원 접수 이후 경기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협의해 조치하라'는 공문을 여러 차례 일선 학교로 발송했다. 이후에는 성평등·성교육 도서 처리 현황을 보고하라는 공문으로 이어졌다.그러나 문제는 모호한 경기도교육청의 기준이었다. 관리되어야 하는 도서 목록은 명시하지 않은 채,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과 보수단체의 입장이 실린 기사를 참고용으로 첨부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속에서 학교 현장은 보수단체가 임의 선정한 청소년 유해 도서 목록을 경기도교육청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청소년 유해 도서 목록은 성교육·성평등 도서 외에도 한강의 채식주의자 등 문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었다. 교육청에서 지속적으로 내려오는 공문, 처리 현황에 대한 보고 압박에서 자유로운 학교가 있겠는가. 결국 2천500여권의 책이 경기도 학교 도서관에서 사라지게 되었다.책 폐기에 대해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한 일이라 책임을 일선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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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당신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 지면기사
아리셀, 軍 납품 리튬전지 시료바꿔치기 들통 무리한 생산 사고 정부기관 침묵 책임지는곳 없어유가족 답답·피해자들 인권 멈춰많은 시민 그들의 기댈곳 돼주길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뚫고 거리에 선다. 잠시만 서 있어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어제는 경찰청으로, 오늘은 노동청으로, 내일은 국방부로. 아리셀 중대 재해 참사 해결을 위해 곳곳을 찾아간다. 관계 당국이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아 참사가 일어난 것이라 소리치고, 때로는 제발 이 사건 해결할 수 있게 해달라 읍소한다. 23명이 생명을 잃었는데,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 책임지는 곳도 없다. "왜 이런 참사가 일어나게 되었는지 진실을 규명해주세요, 이런 사고 또 일어나지 않게 재발방지대책 마련해주세요."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거리에서 외친다.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 참사가 발생한 지 62일이 지나고 있다.얼마 전 발표된 경찰의 수사 결과는 참담했다. 아리셀은 군에 납품할 리튬전지의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조작하고 그것이 탄로나 전지를 다시 생산하게 되었다. 회사는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생산량을 과도하게 늘릴 수밖에 없었다. 노동자를 급하게 공정에 투입하고 충분한 업무 관련 교육, 안전교육도 하지 않았다.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 역시 알려주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나기 2일 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생산라인은 계속 가동되었다. 품질조작, 노동자 존중 없는 무리한 운영은 결국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1:29:300'. 하인리히 법칙은 1건의 대형 참사가 일어나기 전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일어남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화재 참사가 발생하기 전 현장에서 작은 화재는 흔한 일이었다. 연기가 피어올라도 일을 계속하는 현장 CCTV 영상을 보면 화재가 얼마나 일상적인 일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아리셀은 안전대책 없이 무리하게 생산을 강행했다. 이 외에도 참사를 예견한 징후들은 더 많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징후를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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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그들의 기억이 비극이 되지 않도록 지면기사
아리셀 화재로 노동자 23명 희생안전교육 제대로 했다면 참사 막아유가족, '이주노동자 관리 중요성'정부·사회에 촉구 중요한 시작점더 이상 불행 없도록 변하길 바라생전 연이 닿아본 적 없는 사람들의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영정 사진을 보며 목놓아 우는, 또 그마저도 하지 못해 마른 울음으로 가슴만 치는 유가족들을 만난다. 영정 사진 속 사람들이 잡아줘야 할 손을 내가 잡고, 안아주고, 같이 운다. 그렇게 아리셀 화재참사 유가족 곁을 지키고 있다. 6월24일 리튬전지를 취급하는 아리셀이란 회사에서 일어난 화재 참사로 23명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희생자 중 상당수는 이주노동자였다. 낯선 땅에 이주해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였을까. 희생자 중에 가족, 친척 관계인 사람이 많았다. 부부가, 이종사촌이, 자매가 동시에 세상을 떠났다. 부고를 들은 가족들이 중국에서, 라오스에서 입국했다. 낯선 도시에서 세상을 떠난 가족은 찬란했던 생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희생자들이 일했던 아리셀은 빈번하게 화재가 발생했던 위험한 일터였고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은 부재했다. 자신들 때문에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유가족에게 진정 어린 사과 한마디 없다. 23명이 사라졌는데도 사과하지 않는 회사, 문제가 많은 회사를 관리 감독하지 않는 정부. 외국에서 온 유가족들에게 한국이란 나라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매년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주노동자의 수가 늘고 있다. 이주노동자 취업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를 보면, 앞으로도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의 이주화'라는 말처럼 이주노동자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예방대책은 부재한 실정이다. 안전교육 강화는 주요한 예방대책 중 하나다. 특히 이주노동자는 언어가 다르기에 위험 상황 대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일터에서 취급하는 물질이나 작업 과정의 위험성,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에 대한 안전교육이 정주민보다 더 철저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부 사업장에서는 안전교육을 대충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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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책들이 사라졌다 지면기사
먼 옛날 진시황의 분서갱유홍콩 민주화 인사 책 대출 거부시대의 지성·철학 사상 파괴 같아경기도교육청 성평등·성교육책 폐기 사건 중요하게 보는 이유사무실 이사를 준비 중이다. 10년 동안 한 공간에 머물다 보니 묵은 짐이 많다. 그중 하나가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책이다. 노동, 인권 관련 책, 어린이책, 소설책, 활동했던 자료집. 어울리지 않지만 사찰음식 책도 있다. 어린이 관련 책은 다산에 오는 어린이가 많은데 읽을거리가 없다고 기증해준 책이고, 사찰음식 책은 비건 동아리 모임의 교과서였다. 쌍용자동차, 416참사, 용산참사 등 사람과 삶의 이야기가 담긴 백서도 한가득이다. 동일한 장소에 자리잡고 있지만 책 하나하나에 담긴 사연과 이곳 다산인권센터까지 흘러온 역사가 있었다. 그래서 정리가 쉽지 않다. 책장 앞에서 버릴 것과 남길 것을 분류하지 못한 채 서성인 적이 여러 번이다. 책에 담긴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쓰고 엮은이들의 정성, 책을 만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이유들이 내게 말을 건다. '나는 여기 있어야만 해'. 그래서 늘 책장 정리는 실패다. 이런 나와는 다르게 책을 아주 쉽게 사라지게 하는 곳이 있었다. 한 지역의 교육을 담당하는 경기도교육청이 바로 그곳이다.최근 1년간 경기도 내 학교도서관에서 2천500여 권의 성평등·성교육 관련 책이 대량으로 폐기되었다. 사건은 지난해 '청소년 유해 도서를 분리해달라'는 보수단체의 민원에서 시작된다. 민원 접수 이후 경기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부적절한 논란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 협의해 조치하라'는 공문을 2차례 보냈고 올해 3월에는 '(폐기)처리된 도서 집계 목록을 제출하라'는 공문으로 책 폐기 여부를 확인했다. 지속적으로 공문을 받은 학교들은 결국 책을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건이 문제가 되자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한 것이라 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내려온 교육청의 공문에 자유로울 수 있는 학교가 어디 있겠는가.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한 지역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청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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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정의 '문득, 인권'] 학교에 더 많은 인권을 지면기사
모든 사람들 다양한 방식의 삶함께 살아가기위해 필요한 것은타인에 대한 존중·이해·평등관계인권, 사회·사람 연결 중요한 고리더 배우고 널리 퍼트리는게 필요요즘 희극과 비극을 자주 오간다. 중학생 아이와의 관계가 그 이유다. 최근에는 사소한 의견충돌로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잦다. 옷 입는 것, 자는 것, 먹는 것. 일상 하나하나가 갈등의 시작이다. 조심스레 의견을 전하기도 하고, 서로 소리치며 이야기하기도 한다. 때로는 갈등이 잘 봉합되기도 하지만 불씨를 품은 채 종료되는 경우도 많다. '어떻게 이야기했어야 좋았을까. 어떤 마음을 전달해야 할까'. 번뇌에 빠지곤 한다. 매번 생각은 깊어지고, 답은 쉽게 내려지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아이라는 세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다. 내가 다 안다고 여겼던 것은 아닌지, 알려주고, 가르쳐 줘야 하는 존재로 바라본 건 아닌지. 그러다 동등한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임을 깨닫고 후회한다.'동등한 주체로 바라보고 존중한다는 것'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명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린이·청소년은 동등한 주체로서 등장하지 못한 채 보호받아야 하는, 보호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여겨졌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리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대학에 가면'이라는 말로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이 구분되었다. 머리 스타일도, 복장도, 나이에 걸맞게, 학생처럼 해야 한다는 시선 속에서 어린이 청소년은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 인권의 주체로 존중받지 못해왔다. 미성숙하기에 가르쳐주고, 도움을 줘야 하는 존재로서 위치 지어졌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내면 '버르장머리 없다', '뭐가 될래?'라고 되묻는 사회에서 어린이·청소년 인권의 중요성이 제기되었다. 미래의 시민이 아니라 지금의 시민으로 존중받고 함께 살아갈 힘을 키우기 위해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졌다.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다. 학생의 인권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실현되고, 인간으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