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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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경기동북부 유일 대학병원 수장' 박태철 의정부성모병원장 지면기사
출입구 '키오스크' 5대 설치동선파악용 CCTV 154대 추가상황실, 접촉자 구분 시스템영리만 추구하지 않아'북부지역 대표' 역할 충실의료·의학발전 선도할 것확진자 발생… 한달 문 닫아2800여명 조사·고강도 방역보름만에 '감염병' 몰아내"위기를 기회로 삼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먼저 대비하는 의정부성모병원이 되겠습니다."지난 4월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은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인 '코로나19'라는 큰 암초를 만났다. 8층 병동 환자를 시작으로 또 다른 환자와 간병인, 병원 직원, 의료진까지 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한 달 동안 병원이 폐쇄되는 위기를 겪었다.공백도 잠시, 의정부성모병원은 빈틈없는 방역체계로 무장하고 다시 문을 열었다. 코로나19란 전례 없는 질병이 몰고 온 혼란에서도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동북부 유일 대학병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태철(65) 원장이 있다. 박 원장으로부터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겪은 소회와 병원이 가진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의정부성모병원이 겪은 집단 감염 사태에 대해 박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대학병원장 간담회 참석으로(함께 참석했던 분당제생병원장이 확진) 자가격리됐다가, 돌아오자마자 병원 사태가 터졌다. 어안이 벙벙하고 정신이 없었다"며 운을 뗐다. 그는 "신속히 후속 조치에 나서면서 관계기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코로나19 사태에 있어 질병관리본부가 대처를 참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과거 메르스 등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방역 대응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것 같다"면서 "경기도와 의정부시 등 지자체가 빠르게 대처에 나서고, 시민들도 잘 협조해 주셔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병원 내 감염자가 발생했을 당시 의정부성모병원은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해 즉시 선제적인 폐쇄를 결정하고 입원환자 보호와 전사적인 고강도 방역활동에 나섰다. 교직원 및 환자, 보호자, 간병인 등 내·외부 관련자 2천800여명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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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K4리그 돌풍' FC남동 초대 사령탑 김정재 지면기사
방출·TV예능 부상 하차·사회복무요원만 11명 훈련 조율도 어려워4승1패 신생팀답지 않은 질주"어려울때 대비" 긴장 끈 놓지않아선수들 영양 보충 특별당부첫패 안긴 포천과 리매치 '축구화 질끈"이제 시작입니다."올해 K4리그에 도전한 신생팀 인천 남동구민축구단(이하 FC남동)이 시즌 초반부터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창단 이후 첫 공식 경기인 지난달 16일 홈 개막전에서 전력이 만만치 않은 파주시민축구단을 상대로 완승(2-0)을 거둔 FC남동은 1주일 뒤인 23일 서울중랑축구단과의 원정경기에서도 '소나기 골'(4-1)을 터뜨리며 시즌 2연승을 달렸다. 이후 충주시민축구단(1-0), 이천시민축구단(3-1)을 차례로 꺾으면서 리그 개막전을 포함해 4전 전승을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K4리그의 '복병'으로 떠오른 FC남동은 지난 20일 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포천시민축구단과 공방전 끝에 시즌 첫 패배(2-4)를 당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FC남동의 개막전 승리 이후 기자는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정재 감독을 몇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그날(개막전) 경황이 없었다"면서 홈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부터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FC남동의 홈 개막전은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그런데도 남동구민을 비롯한 인천의 많은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아와 관중석 밖에서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김 감독은 "놀라웠다. FC남동의 창단 첫 공식 경기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눈으로 확인하니 가슴이 벅찼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승리의 주역인 선수들에게도 "경기 전 약속했던 것을 잘 지켜줬다. 다들 고생하면서 많이 노력했던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며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선수들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개막전 승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승리의 쾌감을 만끽했다. 불타오르는 열정이 느껴졌고, 더욱 단합하려는 모습에 감독으로서 뿌듯하고 '잘만 하면 뭔가 되겠구나'하는 기대감이 생겼다"며 만족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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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소방의 별' 달고 퇴임하는 서은석 고양소방서장 지면기사
밤샘 진화현장 노점상의 절규 '사명감에 불씨'… 한국형 소방호스 전개기 개발현장 대응 강조 지휘관 양성 제도적 장치 필요… 전술 교범 '소방내전' 출간도"젊음 믿고 산 과거와 전혀 다른 길 설렘반 걱정반" 묵혀둔 색소폰 이제 꺼낼 때"소방업무는 지휘관이 되면 혼자서 결정해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이 옵니다. 이때 믿음이 있다면 흔들리지 않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결과든 종교적 소명의식이든 반드시 필요합니다."오는 30일 고양소방서 근무를 마지막으로 소방공직을 떠나는 서은석 고양소방서장(소방준감)을 최근 만났다. 소방의 별을 달고 현장에서 명예롭게 퇴임하는 서 서장에게는 소방공무원으로서 최고의 명예로운 선물인 셈이다.그는 소방의 길을 걸으며 늘 다산 정약용 선생의 "공직자가 임지를 떠날 때는 양손에 들 수 있는 보따리 두 개면 족하다"란 말씀을 되새겼다. 서 서장은 "이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결실을 맺고, 언제라도 떠날 준비를 하라는 의미로 이해하며 일해왔다.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 왔다는 것에 후회가 없는지 되돌아보고 있다"고 회상한다.서 서장은 1987년 1월1일 부천소방서 관창수 보조로 소방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로 요즘도 취업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하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취업 여건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인문계 분야 출신으로 시험공부를 하듯이 소방법을 공부해 보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듯했다.하지만 그는 "1988년 1월 말 부천 자유시장에서 발생한 야간 화재현장에서 밤샘 진화작업 후 노점 좌판 피해자들이 안타깝게 울부짖는 모습을 보고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소방'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 이후 진짜 소방관이 됐다"고 말한다.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 서장은 효율적인 전술을 위해 '한국형 소방호스 전개기'를 개발해 협소한 장소에서 1초라도 빠르게 화재를 진압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이후 난항을 겪었던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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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부드러운 카리스마' 취임 100일… 박해심 아주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지면기사
첨단의학연구원 산하조직들 '한우물' 게이츠재단 지원받아 빅데이터 플랫폼 연구 환자 비용부담 줄이고 국가 경쟁력 강화 '소신' 고령화시대 협업모델 '신경' 알레르기 원인중 하나 세계 첫 규명 '본업 충실' "임상 진료 접목 의료의 질 향상""꾸준한 연구만이 강한 병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지난 2월 학교법인 대우학원은 제14대 아주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에 박해심(62) 교수를 선임했다. '천식 분야 세계적 의학자'로 명성을 떨친 박해심 원장은 알레르기 관련 국제 학술 잡지에 400여편 이상 주저자로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한국 의료계의 선두 주자로 꼽힌다. 이런 박 원장이 지난 8일 원장 취임 100일을 맞았다.지난 4일 아주대의료원장실에서 만난 박 원장은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쳐났다. 그의 얼굴에는 당당함이 묻어났고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 속에 의연함이 엿보였다. 의료원장에 임명된 뒤 지난 3개월간 그는 의료원 안팎을 돌아보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주위에선 아주대의료원 최초의 여성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라고 밝혔지만, 박 원장은 손사래를 치며 "그저 평범한 원장으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박 원장은 3월 부임하자마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내 어려움이 많았지만 신념을 갖고 헤쳐나갔다. 그는 "코로나19로 삶이 팍팍해지고 행동반경도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희생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에도 잘 버텨온 것 같다"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가야 할 길은 멀다.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아주대의료원은 개원 이후 연구분야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994년 개원 당시 국내 대부분의 병원이 '연구'보다 '환자 진료'에 주력했지만 아주대의료원은 남달랐다. 박 원장은 "당시 미국 등 선진국에선 연구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진단법과 치료법, 신약 등을 개발해 고수익을 창출하는 성공적인 사례를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아주대의료원은 199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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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오랜 경험과 첨단 의술로 성장' 40년 맞은 이춘택병원 윤성환 원장 지면기사
초정밀수술 1만4천회 '세계 최다' 업그레이드된 로봇 상용화 '허가' 앞둬모든 입원실에 보호자 없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 '코로나 원천 봉쇄'20년 연구 내공 바탕 국내외 학회 논문활동… 무료시술 지원 사회공헌도"건강한 관절을 책임지는 가족같은 병원이 되겠습니다."수원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정형외과 전문 병원인 이춘택병원. 1981년 개원 이래 국내 최초로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하는 등 도민의 관절 건강을 4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다. 이런 이춘택병원이 40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윤성환 병원장이 있다.지난 1일 이춘택병원 진료실에서 만난 윤 병원장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울한 도민들에게 건강과 희망, 용기를 주기 위해 늘 미소를 달고 산다. 그는 "1981년 7월 개원 이래 이춘택병원이 경기도민과 수원시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면서 "가족 같은 마음과 친절한 의료 서비스로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이춘택병원은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수술 건수를 자랑한다. 2005년 의료 업계 최초로 '로봇관절연구소'를 설립해 국산화 초정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기반을 다졌다. 윤 병원장은 "로봇 기술은 첨단 산업과 의술의 접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한 3차원 입체영상을 컴퓨터에 제공한 뒤 환자의 뼈 모양과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절골위치, 교정각 등을 찾아 수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플란트 크기와 위치각도 방향에 맞도록 로봇팔이 오차 없이 정확하게 뼈를 깎은 후 인공 관절을 삽입하게 된다"고 덧붙였다.이춘택병원은 현재 업그레이드된 초정밀 로봇의 상용화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앞두고 있다. 임상 시험을 통해 이미 입증된 로봇 기술을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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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후회 없는, 행복한 정치인" 은퇴 선언한 문희상 국회의장 지면기사
# 선거·사법개혁 마찰… 21대의 길은시대정신은 못 거슬러 승복하는게 맞아삼권분립 확립·입법 중점 '국회가 할일'# 지역 연고 약한 인사들 득세지역 대표성 고려 비중 50%이상 돼야정당 '낙점' 선거운동 필요 없어질 수도# 고개 숙인 보수 향한 조언극단으로 치달으면 국민 지지 받지못해한땐 자유 수호 왕보수… 평등과 조화를"이제 제가 나고 자라서 뼈를 묻을 고향, 의정부로 돌아갈 시간입니다."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문희상 국회의장이 29일을 끝으로 국회를 떠난다. 2년 전 '민생을 꽃피우는 국회의 계절'을 강조하며 의장직에 올랐던 그가 정치를 떠나 고향으로 향하려 한다. 문 의장은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단했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이라며 "텃밭 10평과 꽃밭 10평이 꾸려진 40평짜리 단층집, 햇볕 드는 집에서 노후를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평생을 '정치'라는 길 위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문 의장. 새로운 인생의 출발은 언제나 그랬듯, 의정부에서 시작한다.고향 '의정부'는 그가 실의에 빠져있을 때마다 따스한 손을 내밀어 준 곳이다. 6선의 국회의원에 오르기까지 두 번의 낙선과 수많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시민들의 변함없는 사랑의 손길은 그를 잡아 일으켜 세웠다. 이는 제1~2대 국회의장을 지낸 신익희(1948~1954) 의장 이후 무려 70여년만에 경기도 출신 민주진영 국회의장을 배출한 원동력이 됐다.그가 스스로의 정치 인생을 '후회 없는, 행복한 정치인'이었다고 단언하는 이유다.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과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한 문 의장을 만나 경기도 정치와 언론이 나아갈 방향 등을 들어봤다.-국회는 지난해 선거제도·사법개혁을 놓고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20대 국회에 대한 평가와 21대 국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시대정신이라는 건 도도하게 흘러서 아무도 거스를 수 없다. 결국은 다 승복하게 돼 있다. 이미 겪은 파도는 이유가 있어서 오지 쓸데 없이 오지 않는다. 그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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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고졸데뷔 2연속 선발승' 계보 잇는 kt 소형준 지면기사
명투수 따라하며 '폼 완성'… 황금사자기·청룡기·한일전 '승리 주역'선배 김민 첫 등판경기 긴장감 풀어줘… 타자들 약점 투심으로 공략"매회가 결승전" 18세 배짱投… 조심스럽게 신인왕 욕심 드러내기도'KBO리그에 대형 투수가 등장했다. 요즘 프로야구에 이런 투수가 있었다니'.최근 프로야구 KBO리그 중계를 본 팬들의 반응이다.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가 코로나19로 뒤늦게 개막했다.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리그보다 먼저 개막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그래도 각 팀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은 제 역할을 해내며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수원 kt wiz의 새내기 투수 소형준이다.그는 2001년 9월 16일생으로 현재 만 18세에 불과하다. 그런 그가 쟁쟁한 실력을 갖춘 프로 세계에서 시즌 초반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두 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벌써 소형준의 기록이 한국 야구사에 기념비적으로 남고 있다.소형준은 지난 8일 생애 첫 선발 등판한 프로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것도 명문구단 두산 베어스 타자들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당시 소형준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최고 시속 151㎞의 직구와 140㎞대 투심패스트볼, 120㎞대까지 구속을 낮춘 커브 등이 절묘하게 섞이면서 KBO리그 최정상급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게다가 개막 3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모두 패했던 kt에게 시즌 첫 승을 안기기도 했다.소형준의 활약은 KBO리그에도 의미 있는 기록을 만들었다. 소형준은 김태형(롯데·1991년), 김진우(KIA 타이거즈·2002년), 류현진(한화 이글스·2006년), 임지섭(LG 트윈스·2014년), 하영민(넥센 히어로즈·2014년), 양창섭(삼성 라이온즈·2018년), 김민(kt·2018년)에 이어 8번째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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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이순신을 찾아서' 펴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 지면기사
단재는 중세 벗어나 '임금 아닌 국가에 충성' 근대적 영웅상으로 소환조카 이분 이충무공행록이 '최초 위인전기'… 박태원의 역주로 빛 보게 돼신분 아닌 재능·노력으로 일어서… 코로나·남북문제 등 '주체 역할 메시지'역사 속 영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본디 모습은 사라지고 왜곡된 채 위정자들의 통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과 의미가 더해지거나 감해져 시대가 원하는 전혀 다른 인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우리나라 위인의 표본으로 꼽히는 이순신(李舜臣·1545~1598)도 마찬가지다. 해방 이후에는 국민국가 건설의 영웅으로 들어 올려져 박정희 독재 정권의 명분으로, 일제강점기에는 민족 해방의 상징으로 소환되기도 했다.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위인으로 꼽히는 이순신. 과연 우리가 아는 이순신의 모습은 참일까 거짓일까. 국내 근·현대문학 분야의 석학으로 평가받는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최근 '이순신을 찾아서'를 펴냈다. 이 책은 중세의 영웅 이순신을 처음으로 근대로 불러들여 국민적 영웅으로 해석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水軍第一偉人 李舜臣·1908)'과 구보(丘甫) 박태원(朴泰遠·1909~1986)이 번역하고 주를 단 '이충무공행록(李忠武公行錄·1948)'을 중심으로, 이광수에서 김훈까지 이순신을 다룬 작가들의 소설에 관한 짧은 논평을 달았다.지난 11일 미추홀구 학익동에 있는 최원식 교수의 연구실인 '동이서옥(同異書屋)'에서 그를 만났다. 2015년 퇴직 후 개인 연구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동이서옥을 최원식 교수는 자신의 '놀이터'라고 소개했다. 최원식 교수는 조선후기 실학자 안정복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역사·제도·유교경전 등에 관하여 수록한 책인 '잡동산이(雜同散異)'의 동 자와 이 자를 따서 연구실 이름인 동이서옥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실 이름대로 근·현대 문학이 그의 전공 분야지만 최 교수는 그 경계를 넘나들며 왕성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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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이순신을 찾아서' 펴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 지면기사
근·현대 문학평론계 최고 권위자"충무공 본 모습 찬찬히 살펴보길"이순신(李舜臣·1545~1598)이 나라와 백성에 충성한 국민적 영웅으로 숭배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근대 이전의 이순신은 임금에게 충성하는 신하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러한 이순신을 민족의 영웅으로 근대적 시각에서 처음 호출한 이가 바로 단재(丹齋) 신채호(申采浩·1880~1936)다. 한국 근·현대 문학 평론계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단재의 이순신론을 다시 밝혀낸 '이순신을 찾아서'를 펴냈다.인천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 문학 비평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원식 교수가 단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단재의 '조선혁명선언'을 읽은 후부터다. 1974년이다. 50년이 다 되어간다.최원식 교수는 이 책을 읽고 단재에 감전되었다고 표현한다. 그는 또 그때 국문학도로서 단재 연구에 일각의 기여라도 하겠다는 일념을 세웠다. 그가 애국계몽기 단재 저작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수군제일위인 이순신(水軍第一偉人 李舜臣·1908)'을 역주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때다.'이순신을 찾아서'는 중세의 영웅 이순신을 처음으로 근대로 불러들여 국민적 영웅으로 해석한 단재 신채호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과 구보(丘甫) 박태원(朴泰遠·1909~1986)이 번역하고 주를 단 '이충무공행록(李忠武公行錄·1948)'을 중심으로, 이광수에서 김훈까지 이순신을 다룬 작가들의 소설에 관한 짧은 논평을 달았다.이와 함께 최 교수는 단재의 '수군제일위인 이순신' 이후 다른 책들을 검토해 이순신 이야기의 변모를 통시적(通時的)으로 살폈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1928~1939), 환산 이윤재의 '성웅 이순신'(1931), 춘원 이광수의 '이순신'(1931~1932), 노산 이은상의 '성웅 이순신'(1969), 김지하의 '구리 이순신'(1971), 김훈의 '칼의 노래'(2001) 등 9편의 작품을 출간 시기를 기준으로 다뤘다.특히 최원식 교수는 그간 제대로 된 원전 비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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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그알'선 범죄분석, 대학선 취업 조력… 이수정 경기대 교수 지면기사
코로나 '집콕생활' 신고 원천봉쇄… 프랑스는 약국서 도움 요청양형 감경사유 '수학공식 대입'… 파괴된 삶 응보적 목적 달성못해성착취영상 삭제 아낌없는 국가 지원·피해자 신변보호 입법 필요오랜 대학원 운영 '취업 책임감' 일자리센터장·인재개발처장 맡아공중파 시사프로그램에 거의 매주 빠지지 않고 출연해 '그알 교수님'이라는 애칭이 붙은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양학부(범죄심리학) 교수.진지한 표정으로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구조적인 문제를 짚은 이 교수는 최근 그간의 행보와 관련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경기대 인재개발처장에 부임했다.이 교수를 석사학위 지도교수로 모신 경기남부권 경찰관들 사이에선 이미 이 교수가 대학일자리센터장으로서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 일을 해 가정과 지역, 사회의 행복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와 대한민국에 충격을 안긴 텔레그램 성착취 영상물 거래·공유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도 가정의 달인 5월이 왔다. 그알 교수님의 그것이 알고 싶다. 이 교수에게 코로나19 전후의 가정폭력범죄, n번방 사건 전후의 디지털 성범죄와 여성들의 삶, 학생 취업 전선에 뛰어든 사연을 들었다.- 가정의 달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강력·폭력 사건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가정 내에 머무르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가정폭력 신고가 줄었다고 발표하며 좋은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가정폭력이 심화되고 있다.신고를 할 수 있는 경로를 다양하게 열자는 게 전 세계적인 추세다. 외국은 가정폭력이 증가할 것을 대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가정폭력은 반의사불벌죄라서 존속폭행을 당하는 경우에도 부모가 의지가 없으면 사건화가 안 되고 배우자에 의한 폭행도 피해자가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생각이 있으면 사건화가 안 된다. 가정 내에서의 피해자는 보호 받기가 어려운 방식이다.코로나로 인해 가정폭력은 심화됐는데, 집 바깥에 나가지를 못하니까 신고의 절차가 원천봉쇄된다. 극단적인 결말을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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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전국 사찰 코로나 치유 기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지면기사
감염예방 법회 중단 이어 봉축 행사 한달 연기 '전례없는 결단'의료인·공무원 무료 템플스테이… 문화재 관람료 정부 지원을지도자 덕목은 '중생과 함께 하려는 노력, 다름 인정하고 화합'4월 30일은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지 2천564년이 되는 '부처님 오신날'이다. 불과 1년 전만 뒤돌아보면 부처님의 탄신을 축하하는 연등의 물결이 깊은 산사에서부터 도심에까지 화려하게 수를 놓았다. 각 사찰마다 봉축법요식 준비가 한창인데다 수많은 불자(佛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고자 법회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예년과 달리 봉축행사를 거행할 수 없게 돼버렸다.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조계종을 비롯한 한국불교 30개 주요 종단이 참여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원행 스님) 소속 1만5천여개 사찰은 결국 봉축행사를 5월 30일로 한 달 연기하기로 뜻을 모았다. 1천700년 한국불교 역사상 전례없는 일이다. 부처님오신날부터 한 달 간 전국의 모든 사찰에서는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에 들어간다.전국 9개 주요 지역신문사가 가입된 한국지방신문협회는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대한불교의 최대 종단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대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종교의 이익을 내려놓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린 배경에 대해 원행 스님으로부터 직접 들어봤다.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만난 원행 스님은 "한국 불교계는 다른 종교단체보다도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감염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해 각 사찰의 법회와 기도를 중단했다"며 "특히 부처님오신날 봉축법회 한 달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국가적 위기상황이고, 또 이로 인해 수많은 국민들께서 감당하고 짊어져야 할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종교의 존재 이유라는 생각에서다"면서 "이것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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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안산 단원을 '맨땅에 헤딩'… '이슈 메이커' 김남국 당선자 지면기사
당이 전략공천 선택… 3선 중진 상대 이겨야 한다는 목표 뚜렷'성인 팟캐' 논란 검찰수사 줄악재… 유세중 '붕어빵' 응원 큰 힘검찰개혁·민생문제 해결 장기 과제… 공부 급선무 독서실행 계획코로나19 사태 속 치러진 4·15총선의 막이 내렸다. 소방관, 운동선수 등 다양한 이력을 앞세운 후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너나 할 것 없이 힘겨운 당내 경쟁, 상대 후보와의 진흙탕 싸움 등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다툼을 치열하게 벌였다. 최대 표밭인 경기도에서도 241명이 도전했고 이 중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9명만이 금배지의 주인공이 됐다.이들 중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국회의원 당선자는 선거 첫 도전 만에 안산 단원을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82년생의 젊은 변호사는 선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조국 내전', '팟캐스트 논란' 등 숱한 이슈로 전 국민의 눈길을 끌었다. 이슈 메이커였던 그는 선거 기간 오히려 말을 아꼈고, "솔직히 지역을 잘 모르지만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바치겠다"는 약속처럼 묵묵히 단원구 곳곳을 다녔다. 인터뷰도 어렵사리 성사됐다. "많은 분들이 당선되면 기쁘지 않겠냐고 묻는데 기쁜 건 잠깐이었던 것 같다"는 그는 "민생을 챙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선생님 꿈꾸던 청년 변호사, 여의도로 가기까지김 당선자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학교다. 그의 모교라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찍은 사진을 10년 동안 해놨을 정도로 학교라는 곳을 좋아했다"는 그는 "원래 꿈은 선생님이었다. 정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잠깐 정치에 관심을 가졌기도 했지만, 내가 있을 곳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는 그는 2012년 변호사가 되면서부터 줄곧 각종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참여연대에서 일했고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의 국정농단 진상조사단 등에도 참여했었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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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뚜벅뚜벅 국내 길 개척하는' 조용주 변호사 지면기사
강화~고성 420㎞ '통일길' 25㎞씩 나눠 … 지인들과 동행2학년 남해안 '희망길' 계획·3학년엔 산티아고 등 해외로인천고법은 주민에 당연한 권리… 유치 운동 적극 나서'순례(巡禮)'의 사전적 의미는 신앙행위의 일환으로 종교상의 성지(聖地)나 영장(靈場)을 찾아다니면서 참배하는 여행을 뜻한다. 근래엔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방문함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맛집 순례' 등 여행 대신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다. 순례의 의미를 인생에 비유해볼 수도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순례의 길이고 우리는 그 길을 걷는 순례자인 것으로 말이다. 이처럼 순례는 현대인들에게 밀접한 개념이 되었다.조용주(49) 변호사(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는 인천 법조계에서 '판사 출신 변호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판사생활 10년 만에 갑갑한 생활의 연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복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인생을 택했다. 이후 변호사로 14년째 활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관심사를 더했다. 순례길 학교의 교장을 꿈꾸는 조 변호사는 국내 순례길을 개척하고 있다. 구체적 행동으로도 옮긴 것이다. 그 첫 번째가 통일 순례길이다.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부터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420㎞ 구간이다.조 변호사는 지난해 여름 통일 순례길 답사를 시작했다. 순례길 학교의 진척도와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13일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에 있는 '법무법인 안다' 사무실을 찾았다. 근황부터 물었다. 조 변호사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재판이 열리지 않으니, 변호사 일도 없는 상황"이라며 "좀 쉬면서 유튜브와 블로그에 최신 자료들을 올리고 좋아하는 걷기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질문은 걷기로 이어졌다. 조 변호사는 여러 날 걸으면서 장소의 역사성과 의미를 배울 수 있는 순례길 학교를 1년 전께 생각했단다. 올해 안 개교를 위해 준비 중이다."변호사 생활을 10년 이상 하다 보면 반복되는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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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코로나 위기 경제 백신' 재난기본소득 설파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 지면기사
#'전국 첫 실현' 경기도 지원제도 의미지방정부는 화폐발행권 없고 예산상 제약李지사 성남시장 시절 정책 프로젝트 맡아'최소 예산으로 최대 수혜' 지속가능 모델#취약계층·영세 소상공인 선별 집행 비판하위 20%에 500만원 주면 80%가 세금부담소득격차 불과 100만원 '상하역전' 부작용도중산층에 소비여력 나도록 국가가 나서야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재난에 가까운 경제 위기가 닥쳐왔다. 일자리와 소득의 붕괴로 국민들의 생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빠져들자,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경기도는 도민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군에서 추가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면 그것도 함께 받는다. 경기도의 제안을 도내 여러 지자체에서 수용했다. 경기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논의돼 온 '기본소득'이 실현되는 상황을 강남훈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장은 남다른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강 이사장은 일찍이 지난 2009년 기본소득네트워크를 창립, 제도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국내 대표적인 기본소득론자다. 강 이사장이 주장해온 '1인당 30만원'은 일시적이나마 코로나 변수로 실현됐다. 강 이사장은 이 같은 경기도형 재난기본소득 시행에 의미가 깊다고 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가정에 현금을 지원하는 거의 첫 사례이고, 경우에 따라 작은 액수가 될지라도 경기도민 전체가 받는다"며 "작동하는 원리를 도민들이 알게 되면 머지않아 전 국민이 모두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이사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인연이 있다. 성남시 '청년배당'이 시행되기 2년 전에 이 정책의 기본원리 및 실행방향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맡았다. 강 이사장은 "이재명 지사가 먼저 발 벗고 나서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2015년 6월,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 국제학술대회에서 "보편적 복지 확대를 목표로 하는 성남시에서 기본소득이 실제적인 어젠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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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여풍당당' 이경자 대한노인회 연수구지회장 지면기사
결혼 7년만에 다시 생업전선… 양계농장 거쳐 김치공장 대성공정치인 남편 뒷바라지·사업 파산 도미노·암 투병생활 '고난 연속'67세때 방통대 입학·딸 대신 박사학위 도전… "마음 늙어선 안돼"우리나라의 만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81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6%에 달한다. 노후생활의 핵심적인 커뮤니티인 경로당 운영은 대한노인회 산하 전국 244개 시·군·구 지회가 맡는다. 노인들의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경로당은 전국에 6만5천여곳인데, 요즘 경로당을 가보면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그동안 노인회 여성지회장은 전국에서 6명뿐일 정도로 드물다.인천에서는 이경자(77) 대한노인회 연수구지회장이 최초의 여성 노인회장으로 최근 당선돼 4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전국 7번째 여성 노인회장이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경로당 158곳의 살림살이를 살림꾼의 손길로 야무지게 매만진다는 포부다. 여성 노인회장이 가꿀 경로당의 모습은 지금과는 어떻게 다를지 지역사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이경자 회장은 한때 성공한 사업가였고, 현재는 박사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만학도다. 지역사회에서 손꼽히는 여걸(女傑)이다. 그 인생살이도 무척이나 굴곡이 많다. 학창시절 육상선수였던 이경자 회장은 인생을 '110m 허들경기'에 비유하곤 한다. 그는 "110살까지 살기로 작정하고 허들처럼 10개의 장애물 넘기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며 "지금은 장애물 9개쯤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이경자 회장은 1943년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때 동춘동은 송도유원지를 낀 바닷가였다. 이 회장이 태어날 당시는 동네에 10가구밖에 살지 않았고, 아버지는 자신의 땅에서 농사를 지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기간 송도유원지 옆에 있는 교실 4개짜리 송도초등학교에 다녔는데, 동네에서 학교에 입학한 아이는 이경자 회장뿐이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6·25때라서 동네와 주변 고아원 남자아이들이 얼마나 짓궂은지 학교 가는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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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추억의 '불청객 시리즈'… 40년째 창작활동하는 고행석 화백 지면기사
월세 2천원짜리 단칸방 신혼살림… 가난해서 부자얘기 잘 못 풀어늦은 나이 데뷔… 딸들과 약속했던 '통닭' 작품속 단골소재로 활용전국 대본소 휩쓸었지만… 일본만화 개방 영향 쇠퇴·스토리 고갈도날카로운 눈매 캐릭터로 선회 웹툰 공략… 왕성한 작품활동 이어가80년대 동네 어귀에는 어김없이 만화가게가 있었다. 한 작품에 수십 권씩 하는 만화책이 천장까지 가득 차 있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 그곳은 상상의 놀이터였다. '공부를 언제 하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이걸 언제 다 읽지'에 대한 고민만 있었다. 만화가게와 오락실 다니는 친구와 어울리지 말라는 엄마들의 성화는 아이들의 문화 욕구를 막을 수 없었다.한 달이 멀다 하고 작품을 쏟아내던 대본소 시스템에서 불청객시리즈의 고행석(73) 화백은 '공포의 외인구단' 이현세, '신의 아들' 박봉성(작고) 화백과 함께 3대 작가로 통했다. 이현세의 '오혜성', 박봉성의 '최강타', 고행석의 주인공 '구영탄'은 연예인과 다를 바 없는 인기를 누렸다. 꺼벙한 눈에 왜소한 체구인 영탄이는 볼품없었다. 늘 가난했고 배가 고팠다. 행동거지도 엉뚱해서 어떤 작품은 실수만 연발하다가 끝나기도 했다. 당시 청소년들은 그런 영탄이에게 감정을 이입했다.소년 고행석은 엉뚱했다. 다들 대통령이나 의사, 과학자 등을 장래희망으로 적어내던 여수서초등학교 3학년 때 이미 만화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왜 하필 만화가가 되려느냐고 선생님이 묻자 그는 "돈을 많이 번답니다"라고 답해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꿈을 탐탁지 않아 했다. 목재판매업을 하던 선친은 고등학생이던 그에게 방과 후 목재상 일을 보게 했다. 가업을 자연스럽게 물려받게 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손님이 없을 때가 그림 그리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스물여섯 살에 무작정 최경 선생 문하생으로 들어갔다.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문하생에 입문해 허드렛일을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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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인천시의 對중국 교류 확대… 코로나 사태이후 기회올 것" 지면기사
최근 인천시의 중국 자매우호도시들이 인천에 잇따라 보건용 마스크 등 구호물품을 보내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국적 현상이기도 하다.국내 최대 중국연구기관인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소속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사드 사태' 이후 경색된 한중관계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사드 이전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만난 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중국 정치체계상 중앙에서의 정책 전환이 없다면 지방정부가 대대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치영 원장은 또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코로나19가 확산한 유럽 등 서구 진출이 막히고, 중국의 '소프트 파워'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다시 한국 등 주변 국가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해졌다고 본다"고 진단했다.중국과 가까운 인천이 코로나19 이후 대(對)중국 교류를 대대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조형진 중국학술원 부원장은 "인천시는 한중 FTA 지방협력도시로 지정된 웨이하이시와 가장 교류가 활발한데, 인천 입장에서는 웨이하이가 더 작고 한국 의존도가 높아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한중관계가 개선되는 시기가 온다면 인천시도 지리적 이점을 살려 산둥성, 동북3성(지린성·랴오닝성·헤이룽장성)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계기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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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 '코로나19 後'를 말하다 지면기사
세계경제 '치명타' 美·유럽과 관계 한계 직면 주변국과 해빙 필요중앙정부 '입김' 대대적 방호물품 지원 '한중 사드 경색' 변곡점'해양 실크로드'에 밀접한 인천… '일대일로 프로젝트' 연구 중요'코로나19'(COVID-19)로 명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이르러 전 세계로 확산하는 중이다. 사회시스템이 마비되고 있는 국가가 속출하고 세계 경제는 요동치고 있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과 가까운 대한민국도 8천명이 넘는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모든 국가적 역량을 코로나19 대응으로 집중하는 상황이다.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국제 정세는 완전히 달라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최대 발병지인 중국의 대내외적 변화와 미국·유럽의 확산 추세, 그에 따라 한국이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는 팬데믹이 지속하는 현재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한중관계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중국정치 전문가인 안치영 국립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장에게 '코로나19와 한중관계'에 관해 물었다. 인천대 중국학술원은 박사 학위를 소지한 전임 인력만 11명으로 국내 중국학 관련 연구기관 중 가장 많은 전문가가 있다. 안치영 원장은 이달 제3대 원장으로 취임해 중국학술원을 새롭게 꾸려 나가고 있다. 인터뷰는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수가 8천236명을 기록한 지난 16일 오후 2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인천대 중국학술원 원장실에서 진행했다. 조형진 중국학술원 부원장이 동석해 중간중간 부연했다. 인터뷰 내용은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기준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시진핑 체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최근 중국에서 이전과는 다른 정치형태가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지난달 중순께 중국 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에 시진핑 주석이 올해 1월 말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한 발언록이 실렸는데, 이처럼 빠르게 발언록이 나오는 경우가 없었다. 코로나19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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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다 계획이 있는' 박영정 연수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 지면기사
연말 '옥련 문화마을 전략' 區에 제안… 도시형 커뮤니티 강화도코로나19로 가려진 사업계획들… '올해는 워밍업하는 시기' 전망국제기구와 협력 통해 북한 생태프로젝트 '사진전 교류' 아이디어'인천 연수구의 문화예술 발전과 문화도시 구현, 연수구민의 문화적 권리 신장'이라는 미션을 내건 연수문화재단이 지난해 12월 4일(법인등기일) 설립했다. 인천의 기초자치단체 중 부평구와 서구에 이은 세 번째 문화재단이다. 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박영정(59) 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장이 선임됐다.박영정 대표이사와 연수문화재단은 올해 비전을 '생(공생)·동(공동)·감(공감) 넘치는 문화도시 연수'로 정하고 조용한 출범 속에서 업무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출범식을 예정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3월 11일로 연기했으며,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자 연기된 출범식도 생략하기에 이르렀다. 국가의 재난 극복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출범식을 전격 취소하고 지역 예술인과 구민들을 만나는 것도 잠시 미뤄둔 상태이지만, 박 대표이사를 비롯한 22명의 재단 직원들은 올해 추진할 사업들에 내실을 기하며 준비 중이다. 연수구 동춘동의 '연수구 문화의집'에 마련된 재단 사무실에서 박 대표를 만나 재단 출범과 올해 사업 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박 대표이사는 "출범식을 통해 멋지게 출발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지만, 조용한 출범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근황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10일 부임한 박 대표이사는 3개월 정도의 시간을 연수구에서 보냈다. 그는 "인천 부평구와 서구에서 30년 정도 거주했지만, 연수구는 처음으로 송도에 행사 참석차 다녀간 몇 번의 기억뿐"이라면서 "외지인으로서 3개월 동안 연수구 문화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재단의 각종 공연과 생활문화사업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지만, 예술활동지원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 공모를 했으며, 이달에 지원 단체와 예술인을 선정해 4월에는 활동에 들어갈 수 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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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잔뼈 굵은 체육계 맏형'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 지면기사
법정법인화 도내 단체와 '단일대오 형성'… 안정적 예산 확보 '숙제'道와 윈윈하는 협업모델 만들어 도민 1325만명 건강한 삶·행복 추구노조와 상생 '행복한 직장' 경영철학… '코로나 올스톱' 시기적절 판단500만 경기도 체육인을 대표하는 민간 체육회장 시대가 개막했다. 경기도는 전국체육대회는 물론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엘리트(전문)체육과 생활체육에서 압도적인 실력과 다양한 건강 증진 프로그램으로 '체육 웅도'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또 체육 인재 발굴 및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스포츠 대표 지자체로 꼽힌다.전국 최고와 글로벌 스포츠를 자랑하는 경기도에서 민간 체육회장이 탄생했다. 경기체육을 3년간 이끌게 된 이원성(61) 체육회장이 바로 주인공이다. 향후 이 회장이 어떠한 리더십으로 경기체육의 미래를 건설할지 이목이 쏠린다. 이런 이 회장의 청사진을 듣기 위해 지난 2일 만났다.우여곡절 끝에 회장에 당선된 그는 상기된 표정을 보이면서도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체육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임기 내 경기체육의 뿌리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겠다"며 "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나씩 도 체육계에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도 체육인의 화합과 위상 강화 등은 생각만으로 이루기 어렵다. 이 회장은 앞서 경기도생활체육회장을 역임한 뒤 통합 경기도체육회 수석부회장직을 거치며 도 체육의 우수한 잠재력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여기에 더해 자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도민의 화합과 스포츠 위상 강화를 이루겠다는 복안을 제시했다.다만 우수한 인프라 확보와 성장 가능성이 꽃피우려면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은 물론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학교 체육 간 연계 및 시너지 창출 등의 과제가 보완돼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이 회장은 초대 민간인 회장 시대를 연만큼 도 체육의 발전을 위해 ▲도와 시·군체육회의 법정 법인화 추진 준비 ▲'엘리트체육-생활체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