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오늘의 창] 을들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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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을들의 전쟁 지면기사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간당 9천620원으로 정해졌다. 어쨌든 결정은 됐는데 노동자도, 사용자도 불만이다. 당장 최저임금위원회에서마저 노동자위원도, 사용자위원도 모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민주노총은 지난 주말 최저임금 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고, 편의점 가맹점주들도 실력행사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노동자는 물가가 이렇게 치솟은 와중에 이 정도 올리는 것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반응이고, 사용자는 안 그래도 원자재가 상승에 각종 부담이 커졌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한다. 이렇게 결정된 게 누구의 잘못도 아니건만 상대를 겨냥하며 갈등의 골만 깊어진다.최저임금이 시간당 9천160원인 지금도 시급 2천원은 더 줘야 아르바이트생 채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물가가 너무 올라, 아르바이트생들도 적어도 1만원 이상은 받아야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해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예 아르바이트생 채용을 포기한 채 업주 홀로 가게나 회사를 지키거나 키오스크 등을 설치해 무인화로 전환하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 수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저임금 상승을 바라면서도 막상 인상 소식에 노동자들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편의점 업주도, 그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 힘든 요즘이다. 감히 어느 쪽의 사정이 더 낫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은 늘 '을과 을의 전쟁'이라고 하지만, 올해는 유독 이런 모습이 심해 보인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더해지며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에 신음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라는 최악을 넘어, 전쟁이라는 최최악의 사태 끝에 과연 희망이 있을까. 내후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는 을들이 다투지 않길 바란다. /강기정 경제산업부 차장 kanggj@kyeongin.com강기정 경제산업부 차장

  • [오늘의 창] 모든 인연은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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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모든 인연은 보물 지면기사

    '한 번 만난 인연은 보물이다 생각하고 살면 되는 거야'.최근 선배 기자에게서 들은 말이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장 당선인들의 주변 인물들에 관한 이런저런 말들을 주워 섬기던 참에 들은 말이라 죽비소리처럼 마음을 파고들었다.민선 8기 시장 취임 즈음이 되니 누가 어느 자리로 갈 것인가에 대한 풍문이 많아졌다. 선거운동기간 중 캠프에서 혹은 인수위에서 일한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어떤 사람은 취재원으로 계속 만나게 될 것이고, 어떤 사람은 더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가름하는 나의 속내를 선배는 간파한 것 같았다.세상에 얼마나 많은 명언이, 경구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 명언은 아무리 많아도 모든 명언이 마음을 울리지 않는다. 너무 많아서 대부분을 그냥 흘려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 중 어떤 것은 마음에 깊이 새겨지기도 한다. 귀에 꽂히는 때가 있다. 적재적소에 놓인 말, 의중을 꿰뚫는 말이 그렇다.인사로 한동안 공직사회가 술렁일 것이다. 내가 사는 오산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게다가 12년 만에 시장이 바뀌었다. 그러니 변화의 폭이 클 것이고 변화에 대한 체감은 더욱 클 것이다. 인사가 단행되면 각 자리와 인물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선8기 과제가 하나씩 수행될 것이다. 그리고 4년마다 이러한 과정은 되풀이된다. 변화가 크든, 작든 항상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도 인연은 돌고 돈다.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날지 알 수 없다. 누구나 들어서 아는 말이지만, 그래서 흘려듣기도 쉬운 말이다.명함지갑에 명함을 가득 채워넣었다. 당분간 새로 인사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음에 선배의 말을 새기려고 이 글을 쓴다. 모든 인연은 보물이다. 이렇게 또 하나를 배웠다. /민정주 지역자치부(오산·화성)차장 zuk@kyeongin.com민정주 지역자치부(오산·화성)차장

  • [오늘의 창] "밥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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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밥 먹었어?" 지면기사

    "밥 먹었어?"한국인들에게 주로 이른 오후에 오가는 인사다. 점심나절에 별일 없는지 묻는 정도이지 진짜 밥을 먹었을지 궁금해서 건네는 말은 아니다. 그래도 이 인사가 가식적이지는 않다. '나는 당신이 무탈하길 원한다'는 친근함이 전제돼야 이런 말도 오간다.비슷한 관습적 표현으로 "언제 밥 한번 해야지"가 있다. 이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일정을 잡으려 들면 상대방이 당황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호의 표시를 그냥 무시할 수는 없기에, 스마트폰 소통이 활발한 요즘은 "날짜 몇 개 주세요"정도가 모범답안처럼 사용된다.밥을 소재로 한 이 같은 대화에서 한국인 대부분은 쌀밥을 연상한다. 한국인들에게 쌀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었다. 한때 부의 직접적인 척도였고, 본격적인 시장 개방을 앞둔 1980년대에는 국가 주권이었으며, 국민 개개인에게는 수천 년 전부터 정서적으로 깊이 작용해 왔다. 우리 일상의 수많은 갈등도 따져보면 밥그릇에서 시작된다.없어서도 안 되고 빼앗겨서도 안 될 것으로 여겨지던 쌀밥이 풍족해도 너무 풍족해졌다. 쌀이 남아도는데 소비는 늘지 않는다. 식당가에서는 쌀밥이 메인요리의 사이드로 밀려난 광경이 적잖이 목격된다. 소비자들은 빵과 면 요리의 고급화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쌀 요리의 고급화는 어색해 한다.한 손으로 들기 어려운 묵직한 쌀 한 포대가 지금 라면값보다 형편없다. 농협 저장고마다 재고가 쌓이기 훨씬 전부터 쌀값은 쌌다. 고품질 쌀을 생산하고 싶어도 소비자가격에서 재배비용을 건지기 어려운 악순환 구조다. 쌀값 추락사태가 장기화하면 농사를 포기하는 농업인이 속출할 수밖에 없고, 우리 쌀을 못 먹는 날이 오지 말란 법 없다.급격한 도시화와 가족구성의 변화, 대체 식품의 개발 등 쌀 소비 위축요인은 해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쌀값은 당연히 싸야 한다는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우선 절실하다. /김우성 지역자치부(김포) 차장 wskim@kyeongin.com김우성 지역자치부(김포) 차장

  • [오늘의 창] 민선 8기 의왕시의회 의정 '공부' 필요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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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민선 8기 의왕시의회 의정 '공부' 필요할때 지면기사

    지난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의왕시의회는 재선의원 2명과 초선의원 5명 등 총 7명의 의왕시의원이 선출됐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이들은 현재 당선인 신분으로 의왕시의회에서 한 차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이들을 만난 공무원에게 기자가 "당선인들 괜찮아요?"라고 질문하자 모두 즉답을 하지 않았다. 김학기·서창수 당선인의 경우 이미 의정 경험이 있다지만, 나머지는 대학생부터 체육인까지 직·간접적으로 시의회 운영에 많은 경험이 없다는 의미의 무응답인 것으로 여겨졌다.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당선인들 역시 시의회 운영과 관련한 부분에 대한 이해, 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민선 8기 임시회가 열리기 전까지 의왕시 집행부에서 통과돼 시의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각종 규정 또는 조례 제·개정안의 리스트를 확인한 뒤 각 현안들의 의미를 빠르게 분석해야 한다. 7명의 의원이 상임위원회 구분도 없이 정치·사회·경제·환경·교육·문화·체육 등의 분야를 한꺼번에 다뤄야 하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부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특히 민선 8기 첫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정책보좌관 도입'을 골자로 한 조례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 의회 내에 정책보좌관을 둠으로써 의회의 핵심기능인 예·결산안 심의 등 활동을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게다가 김성제 의왕시장 당선인에 대한 견제도 필수적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그에 대해 '도시개발 전문가'라는 호칭이 붙을 정도인데, 시 집행부가 4년 동안 진행하려는 현안 사업을 놓고 의회는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환경은 보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세번째 지휘봉을 잡는 김성제표 시정을 의회가 따라가는 것조차 못한다면 민선 9기 공천은 다른 후배들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다. /송수은 지역자치부(의왕) 차장 sueun2@kyeongin.com송수은 지역자치부(의왕) 차장

  • [오늘의 창] 한중수교 30년, 적막한 인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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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한중수교 30년, 적막한 인천항 지면기사

    '텅 비어' 있었다. 지난 21일 찾은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은 출렁이는 물결을 형상화한 외관을 갖췄다. 2020년에 문을 열었고, 전체 바닥면적이 6만6천㎡에 달한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 여객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지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이다. 국내 대부분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나고 있다.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외에 일상을 제한하는 방역지침은 해제됐다. 많은 식당들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엔데믹', '포스트 코로나' 등 코로나19 영향이 줄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현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인천공항 여객터미널도 마찬가지다. 여객이 붐빈다. 1년 전만 해도 하루 이용객이 5천명 안팎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10배에 달하는 4만~5만명이 이용한다. 여행을 앞둔 이들의 설렘을 쉽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20~30% 수준에 불과하지만, 확실히 코로나19라는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천항 여객터미널이 다른 곳과 달리 코로나19에 갇혀 있는 것은 중국의 영향이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라는 강력한 방역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한중을 오가는 카페리가 여객 운송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한중카페리는 단순히 운송 수단을 넘어 양국 간 문화·경제 교류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한중 수교가 있었던 1992년보다 2년 앞선 1990년부터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를 오가는 카페리가 운항하는 등 인천항은 중국과의 교류에서 역할이 컸다. 올해는 한중수교 30년이 되는 해다. 올해는 한중 여객들로 북적이는 인천항 여객터미널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이는 한중수교 30주년을 계기로 더욱 다양하고 깊은 교류의 토대가 될 것이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차장 jw33@kyeongin.com정운 인천본사 경제산업부 차장

  • [오늘의 창] 안성시민은 지선서 소통·협치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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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안성시민은 지선서 소통·협치 원했다 지면기사

    민주주의 꽃인 6·1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먼저 선거기간 동안 '지역발전의 일꾼'을 자처하며 선거를 준비한 후보들 중 당선의 기쁨을 만끽한 이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낙선의 아픔을 겪은 이에게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이번 안성지역 선거 결과를 보면 시민들의 절묘한 선택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여·야를 대표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번 선거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진 못했다.안성시장은 민주당이, 경기도의회 의원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1석씩 나눠 가졌고, 안성시의회 의원은 국민의힘이 5석을 가져가 시의회 다수당으로 등극했다.이 같은 결과를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현명한 유권자인 19만 안성시민들이 여·야 정치인들에게 '소통과 협치를 통한 지역발전 수행'을 명령했다고 분석하고 있다.민주당이 가져간 시장직은 지역 발전을 위한 시정·시책을 수립 및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이를 시행하기 위해 수반되는 예산에 대한 심의·의결 권한은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된 시의회에 있기 때문이다. 즉, 거대 양당이 소통과 협치를 하지 않으면 어떤 시정 및 시책도 원활하게 추진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안성시민들은 민선체제가 이뤄진 뒤 촛불정국 이전엔 보수 진영에, 이후엔 진보 진영에 정치권력을 독점적으로 부여했다.하지만 이들 진영 모두 시민들이 바라는 발전상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고 유권자들은 판단한 셈이다.안성시민들은 지역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견제와 균형이 공존하는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어 여·야 모두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 이제 당선된 여·야 정치인들이 답할 차례다. /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muk@kyeongin.com민웅기 지역자치부(안성) 차장

  • [오늘의 창] '우리 지금 만나' 김동연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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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우리 지금 만나' 김동연의 행보 지면기사

    예상 밖의 행보다. 당선 직후 경기도정이 빼곡히 적힌 서류철에 파묻혀 묻고 따지는 김동연을 예상했다. 기획재정부 출신 엘리트 관료, 경제부총리, 아주대 총장 등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을 수식하는 화려한 이력들만 떠올리면 당연한(?) 상상이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경쟁상대였던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아가 손을 붙잡고 협치를 간곡히 부탁했고 남경필, 이재명 등 당을 초월해 전임 경기도지사를 만나 그들의 경험을 배웠다. 조금 껄끄러울 수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도 직접 찾아가 "함께 머리를 맞대보자"며 어깨동무를 했다. "당연히 그래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단체장들의 당선 이후 행보와 비교하면 흔한 일은 아니다. 만나서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발품을 팔아 만나고, 불편하고 어색할지라도 필요하다면 먼저 손을 내밀고 읍소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승리의 여운을 만끽하며 고개와 어깨가 뻣뻣해지기 쉬운 게 통상적인 당선 후 행보인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또 하나, 특별한 행보가 눈에 띄었다. 김동연 당선인은 발달 중증장애인 참사 경기도분향소를 찾아 발달장애인 부모들과 '다시' 만났다. 최근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비극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이 방문의 이유기도 하겠지만 그 속에는 그들만이 아는 '애틋함'이 자리한다. 사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유세 현장을 찾아왔다. 김동연을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봐달라는 호소였다. 수원에서 있었던 마지막 유세현장에서도 부모들은 가장 앞쪽에 앉아 간절한 호소가 적힌 피켓을 들고 연설 중인 김동연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당선 이후 부모들을 다시 만난 것은 그런 날들 속에 오갔던 '무언의 약속'이었을 것이다. 누군가는 대권을 향한 광폭행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이것이 '김동연 스타일'이라면 분명 경기도에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기분 좋은 행보인 것만은 틀림없다. /공지영기자 j

  • [오늘의 창] 신포동에서 연극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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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신포동에서 연극봅시다 지면기사

    인천 사람들이 대충 '신포동'으로 뭉뚱그려 부르는 인천의 구도심 개항장 일대에 연극을 볼 수 있는 소극장 한 곳이 더 생겼다.그동안 신포동에는 극단 다락이 2011년 '다락소극장' 문을 연 이후 힘겹게 버티며 극장을 유지해 왔는데, 극단 십년후가 '신포아트홀'을 열고 지난 4일부터 관객을 맞고 있다. 극장 문을 닫는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시기에 지역 극단의 연극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더 늘어나다니. 연극계 전반에 침체된 분위기를 거스르며 나타나고 있는 지금의 변화가 무척 신기하고 반갑게 느껴진다.무엇보다 인천에서 연극하는 이들은 이 같은 변화를 반갑게 여기고 있다. 과거 신포동 일대는 서울 대학로 못지 않은 소극장 전성기를 누렸는데, 그때가 다시 찾아오는 것 아니냐고 기대하는 이들도 여럿이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이 또 들린다. 조만간 차이나타운 '하인천역' 인근에 소극장 한 곳이 또 문을 열 계획이라는 소식도 들린다.가슴이 설렌다. 설렘과 동시에 이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 많은 이들이 함께 지켜보고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런 직함이 없는 시민들은 물론 시장, 구청장, 공무원, 예술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지금 이 변화를 지켜보고 이야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이 이야기하고 이 변화를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지난 주말 인천 신포동 개항장 일대는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가족·친구·연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저마다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각자의 방식으로 신포동을 즐기는 이들 속에서 나는 그날 소극장 한 곳에서 연극을 감상했다. 객석의 관객은 20명 남짓. 아쉬움이 남지만 기대는 여전히 있다.많은 이들이 잘 준비하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 신포동에 생길 거라는 확신이 든다. 일단 다 함께 주말 신포동에서 연극 한 편 감상하는 일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김성호 인천본사 문체레저부 차장 ksh96@kyeongin.com김성호 인천본사 문체레저부 차장

  • [오늘의 창] '531표'의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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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531표'의 무거움 지면기사

    6·1 파주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일 후보가 국민의힘 조병국 후보를 매우 어렵게 이겼다. 개표 초반부터 밀리던 김 후보는 새벽 3시 반을 넘어서면서 뒤집기 시작해 531표(0.29%p) 차이로 신승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정책보좌관은 누가 간다더라", "도시관광공사 사장은 누구로 내정됐다더라", "누구는 국민의힘 후보 측에 줄을 섰다던데…" 등의 말이 세간을 떠다닌다. 2014년 민선6기 지방선거 후 파주 공직사회는 '피바람'이 불었다. 전임 시장 때 주요 보직에 있던 직원들이 모두 좌천되고, 일부는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민선7기 때도 민선6기와 비슷했다. 그리고 '정책보좌관'이라는 특이한 제도가 하나 도입됐다. 시장을 정책적인 부분에서 '보좌'한다는 자리였다. 파주시청에는 정책보좌관을 비롯해 11개 국장급(4급) 보직이 있다. 그러나 공직 내부에서는 정책보좌관을 여타 국장들보다 한 등급 높게 봤다. '시장이 데리고 들어온 사람'이니 '작은 시장'으로 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책보좌관은 출근하자마자 '업무 파악'이라며 시정 전반에 걸쳐 업무보고를 받았다. '점령군 사령관'에게 불려가 보고하면서 직원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정책보좌관은 이후 과·팀장들을 수시로 불러 보고받고, 지시하고, 질타하는 등 업무를 직접 챙겼다. 국장들을 건너뛰는 일명 '패스트트랙(신속처리)'인 것이다. 인사철이 되면 정책보좌관실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정책보좌관이 설치다(?)보니 지역 정가에는 시장을 지칭해 '6급 주사'라는 말까지 흘러다녔다. 그랬던 정책보좌관이 지금은 도시관광공사 사장을 하고 있다. 도시개발과 관광개발을 통해 '돈을 벌어야'하는 즉 '극도의 사업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관을 맡고 있는 것이다. 가히 '팔방미인'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제 막 당선된 민선8기 김경일 파주호(號)에도 이 같은 조짐이 일고 있다. 김 당선인은 '531표의 무거움'을 느끼길 바란다. 시민들은 '공직을 탕평'하고 '시민을 위한 시

  • [오늘의 창] 선거 현수막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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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창] 선거 현수막 어찌하오리까? 지면기사

    6·1 지방선거가 끝나면 거리에 내걸렸던 각 후보의 현수막이 철거된다. 후보 측에서 자진 철거를 하겠지만, 상당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철거하게 되는데 선거 현수막 처리는 골칫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공직선거법엔 선거현수막은 후보마다 동별 1개씩 내걸 수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 사용된 현수막 몇 개가 길거리에 내걸렸는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후보 선거사무실 건물에 부착된 대형현수막은 제작하는데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일부 지자체에선 현수막을 이용해 우산이나 마대,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하기도 하지만 후보 얼굴이 인쇄된 선거현수막은 재활용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선거용 현수막은 대부분 소각 처리된다. 화학약품이 처리된 화학섬유인 현수막을 태우면 당연히 다이옥신, 미세플라스틱 등 1급 발암물질이 이산화탄소와 함께 공기 중에 퍼져 나가 환경오염원으로 손꼽힌다.여기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이 바로 현수막과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녹색연합은 선거현수막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30년산 소나무 2만1천100그루 흡수량에 달한다는 통계를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지방선거에 적용하면 최소 30년산 소나무 몇십만 그루에 해당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된 셈이다.그런데 이번 지방선거도 탄소 중립을 외치던 후보들조차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마치 선거기간 동안 현수막이 옥외광고물법의 예외로 인정받는 것처럼 탄소중립도 선거기간엔 예외를 인정받는 듯하다. AI시대에 고전적인 현수막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많지만, 한 표라도 아쉬운 후보들에겐 이를 대체할 홍보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지금이라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현수막의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문성호 지역자치부(광명) 차장 moon23@kyeongin.com문성호 지역자치부(광명)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