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참성단]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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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로동신문 지면기사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18일 취임 100일의 문 정권을 가리켜 '상상 외로 실망이다. 특히 북남 관계는 동정의 여지도 없이 낙제'라고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당선되면 북한부터 가겠다고 했고 사드 반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공언했다. 당선 후에도 '조건만 허락하면 방북하겠다'고 했고 평창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제의하는가 하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대화로 풀자고 누차 강조했다. 그래서 군사실무자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지난달 '베를린 선언'에선 남북정상회담과 평화협정도 제의했다. 게다가 '한국의 허락 없는 대북 군사 제재는 없다'고 못 박아 마치 '북을 때리면 용서치 않겠다'는 소리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또한 'DJ 노무현 노선을 따르겠다'고 선언했다. 얼마나 달가운 소리일까. 그런 문 정권을 마구 헐뜯다니!20일자 로동신문은 또 이번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훈련도 맹비난했다. '조선반도 정세에 기름을 끼얹는 격' '자멸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행태'라고. 하지만 내심 웃을지도 모른다.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명분을 한·미 군사훈련이 제공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방패를 먼저 드니까 창을 겨눈다는 억지다. 그런데 조셉 던퍼드(Dunford) 미 합참의장의 지난 주 방한에 이어 20일엔 해리 해리스(Harris)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텐(Hyten) 전략사령관 등 미군 핵심 지휘관이 줄줄이 내한했다. 로동신문은 또 뭐라고 악담을 퍼부을 것인가. 던퍼드 합참의장은 지난 19일 일본 자위대 최고지휘관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에게 미·일 동맹을 강조, '대북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정권만 사방에서 '패싱' 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청와대 개방과 소통이야 좋다. 그런데 문 정권은 '직접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지지율 80%의 촛불만 밀어주면 된다는 식이다. 그럼 국회부터 해산, '2권 분립' 체제로 가자는 건가. 그는 자신의 별명 '이니'도 맘에 든다고 했다

  • [참성단]푸드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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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푸드 포비아 지면기사

    부정식품 불량식품도 흔하고 먹는 게 겁난다고 해서 '푸드 포비아(food phobia→식품 공포증)'라는 말까지 생긴 지 오래다. 이 달 들어서만도 맥도날드 햄버거의 덜 익은 고기를 먹은 네 살짜리가 신장장애 판정을 받았고 천안시의 한 초등학생은 입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른바 '용가리 과자'를 먹은 후 위장에 5㎝ 구멍이 뚫렸는가 하면 이번엔 또 살충제 달걀로 난리다. 피프로닐(Fipronil), 비펜트린 등 유독성 살충제에 달걀이 오염됐고 그런 살충제만도 27가지나 된다니 놀랍다. 연례행사인 조류인플루엔자로 숱한 닭을 생매장하는 것도 모자라 달걀까지 무수히 깨버리다니. 달걀이 중국에선 '계단(鷄蛋:지딴)'이다. 蛋은 '새알 단'자로 단백질(蛋白質)이라고 할 때의 그 蛋자고 단백질의 왕이 달걀이다. 또한 지상의 모든 알이 egg고 그 대표도 달걀이다. 육신도 알도 깡그리 인간에게 바치는 눈물겹도록 고마운 닭! 인간의 죄가 크다.2008년 미국에선 9명이 죽고 714명이 집단식중독을 일으킨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2015년 9월 21일 조지아 주 올버니(Albany) 연방법원은 그 오염된 땅콩 식품 메이커(PCA)의 전직 CEO인 스튜어트 파넬 피고인에게 무려 금고 28년을 선고했다. 부정식품에 대한 징벌로는 미국사상 가장 엄중했다. 그는 살모넬라균이 혼입(混入)된 사실을 알면서도 오염된 땅콩 제품을 묵인, 판매했다는 죄였다. 2013년 중국에선 1~4월 네 달 동안 무려 3천576명의 부정식품 사범을 구속했다고 그 해 5월 3일자 신경보(新京報)가 보도했다. 병사한 동물을 식육으로 판매했고 심지어 죽은 쥐 고기까지 위장 판매했다는 거다. 그래서 사형까지 징벌을 강화한 게 중국의 부정식품 사범이다. 살충제 달걀을 먹어도 한 달이면 독기가 다 빠진다는 게 대한의사협회의 권위 있는 변설이지만 19일자 중국 인민일보는 한국의 살충제 달걀 파동을 '독계란(毒鷄蛋) 파동'으로 보도했다. '독 달걀'이라는 거다. '독'까지야 좀 그렇지만…. 아무튼 '푸드 포비아'를 유발하는 부정식품

  • [참성단]명성황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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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명성황후의 얼굴 지면기사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한 갤러리에서 명성황후(1851∼1895)를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는 초상화를 공개했다. 두건을 쓰고 하얀 옷을 입은 여성이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양식 의자에 앉아 있는 그림인데, 족자 뒷면에는 '부인초상(婦人肖像)'이라는 글자가 세로로 적혀 있다. 해당 갤러리 측은 적외선 촬영 결과 부인이라는 글자 위에 '민씨(閔氏)'라는 글씨가 있었으며, 여성이 착용한 신발이 고급 가죽신인 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독립정신'에 등장하는 명성황후 추정 사진과 용모·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명성황후의 초상화가 맞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한복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거나 "옷차림이나 용모를 보면 왕비의 초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명성황후로 볼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했다.안타깝게도 우리는 명성황후의 제대로 된 얼굴을 알지 못한다. 조선시대에는 공식적으로 왕의 얼굴이 담긴 어진(御眞)만 그렸을 뿐 왕비에 대한 초상화를 남기지 않은 탓이다. 그런데 1890년대부터 조선 왕실 인물들의 사진이 신문과 잡지, 엽서 등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나라를 지키려다 시해 당한 왕비, 혹은 시아버지와 대립하며 국정을 좌지우지한 여걸로 각인된 명성황후의 생전 모습을 상당히 보고 싶어 했다.대중들의 끊임없는 '명성황후 사진' 요구에 그의 사진이라고 유통됐던 것은 총 3점인데, 첫째는 평복 차림의 젊은 여인, 둘째는 원삼(예복)을 입고 어여머리(상류층 부인들이 예장용으로 하던 머리모양)에 떠구지(떠받치는 비녀)를 한 여인, 셋째는 모시옷에 부채를 들고 찌푸린 얼굴로 앉아 있는 여인이다. 이 사진들은 1890~1900년 사이 여러 외국의 잡지와 저서, 사진첩들에 서로 다른 제목들이 붙여진 채 유포됐다. 하지만 이 사진들 모두 명성황후의 실제 모습으로 공인되지 못했다. 학자들은 흥선대원군 추종 세력에 의해 명성황후의 친척들이 암살당하면서 그의 대인기피증, 암살 공포증이 매우 심했다고 한다. 따라서 일부러 초상화를 남기거나 사진을 찍지 않았

  • [참성단]'단발머리'와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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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단발머리'와 '택시운전사' 지면기사

    1980년, 고2 때 일이다.반(斑) 친구가 시도 때도 없이 '엄마야, 엄마야'라고 해 웃음을 샀다. 그가 내지르는 '엄마야'는 경박한 고음이어서 더 거슬렸다. 1979년 하반기 출시된 조용필의 새 히트곡 '고추잠자리'의 후렴구라는 걸 얼마 뒤 알았다.'가왕(歌王)'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수록된 음반에는 '단발머리'란 곡도 있다. 경쾌하고 빠른 리듬에 특유의 가성이 더해져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로 시작되는 대중가요에 이 땅의 청춘들은 열광했다.이후로도 세기를 넘어 사랑을 받아온 '단발머리'가 영화 '택시 운전사' 초반부에 등장한다. 택시 운전사로 분한 배우 송강호는 경쾌한 리듬에 맞춰 가사를 따라 부른다.영화에서 그가 운동가도 아닌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건 8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가요라는 점에서 적절해 보인다. 앞서 발표된 혜은이의 '제3 한강교'가 종반에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게다. 50대 이상 장년층은 이 장면을 보면서 '서울의 봄'과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상징되는 80년대 초반 격동기를 떠올릴 것이다.고교 시절, 동급생 모두 해바라기가 되는 단발머리 소녀가 있었다. 배우 황신혜(예명) 씨다.그가 다닌 인천학교의 여고생들은 까만색 동복에 리본을 단 흰색 하복을 교복으로 입었는데, 모두가 단발머리를 했다. 그도 같은 교복에 같은 머리였는데, 눈에 확 띄는 미모였다. 날씬하고 늘씬했다. 큰 눈에 시원시원한 서구적 이미지로 남학생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마침 집이 모교 뒤여서 어쩌다 마주칠 기회가 있었다. 그가 오가는 길목에 자리한 분식집은 저녁 무렵에 장사가 더 잘 됐다. 황신혜 프리미엄이다. 20대 초반 TV 브라운관에 데뷔하고 뜰 무렵 들렀다는 인천 신포동의 나이트클럽이 한동안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40년 가까운 풍상(風霜)이 지났다. 여배우는 사춘기 지난 딸을 가진 주부가 됐다. '~못 잊을 그리움 남기고, 그 소녀 데려간 세월이 미워라'. 경쾌한 리듬의 '단발머리'가 왠지 쓸쓸해졌다.

  • [참성단]북핵 평화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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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북핵 평화적 해법 지면기사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일부터 부정한다. 14일 독립유공자와 유족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2년 뒤인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했다. 국가 성립엔 네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는 국민이다. 그렇다면 1919년 상하이에 우리 국민이 몇이나 있었나. 둘째 요건은 영토다. 1919년 당시 상하이가 우리 영토였나? 셋째는 정부, 넷째 요건이 주권이라면 그 또한 아니다. 정부는 '임시'정부였고 일제에 의한 망국으로 주권이라는 것도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그 네 가지 국가 성립 조건을 갖췄던 게 1948년 8·15 건국이었다. 그런데도 작년 8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건국 68주년을 맞이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했다는 거다. 착각도 미망(迷妄)도 이만저만 아니다.문 대통령은 어제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북한 핵의 평화적 해결을 제의했고 대화를 강조했다. 그 제의, 그 강조에 동의하지 않을 국민은 없을 게다. 국제사회도 다를 바 없겠지만 문제는 어떻게 무슨 방책으로 평화적 해결이 가능한가 그 점이다. 북한은 '핵은 국보, 생명 줄'이라며 수도 없이 절규했다. 그렇다면 반복하는 유엔의 북핵 폐기 결의와는 반대로 그대로 인정하자는 건가. 문 대통령은 지난달 독일 G20 정상회의 때 평화협정 체결을 북한에 공식 제의했다. 그건 북한의 고소원(固所願)이다. 하지만 북한이 바라는 평화협정 상대국은 미국이다. 그래야 주한미군이 더 이상 주둔할 명분이 없어지고 남북연방제→사회주의체제 통일이 가능하다는 셈법이다. 중국도 그리 되기를 바라고…. 평화협정이란 깨기 위해 존재한다. 헨리 키신저가 주도,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1973년 베트남 평화협정만 해도 유엔안보리 이사국(영국 프랑스 소련 중국)까지 보장 서명을 했지만 결과는 공산화, 패망이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The Sane Society(건전한 사회)'에서 '기원전~19세기 약 8천 건의 평

  • [참성단]8·15 광복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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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8·15 광복절 지면기사

    일제 36년 압제(壓制)로부터 해방, 광명을 되찾은 1945년 8월 15일 그 날의 기쁨이 어떠했는지는 노래가 증명한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는 광복절 노래부터 그 환희의 무게를 증명했고 이어 쏟아진 노래들도 그 흔희작약(欣喜雀躍)의 부피를 말해줬다. '사대문을 열어라 인경을 쳐라/ 삼천리 곳곳마다 물결치는 이 기쁨…(사대문을 열어라)' '얼마나 그렸던가 무궁화 꽃을/ 얼마나 외쳤던가 태극 깃발을/ 갈매기야 웃어라 파도야 춤춰라…(귀국선)' '은 마차 금 마차에 태극기를 날리며/ 울어라 은방울아 세종로가 여기다…(울어라 은방울)' 등. 그러나 3천리 곳곳마다 물결치던 기쁨은 이내 두 토막으로 잘려버렸다. 그 또한 일제 탓이다. 한반도가 일제 식민지가 아니었다면 2차대전 종전 후 연합군의 한반도 처리 과정에서 '분단'으로 결정할 이유가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초의 제의일지 모르지만 '광복절'→'복광절(復光節)'로 바꿔야 한다. 복교(復校) 복학(復學) 복습(復習) 복간(復刊) 복권(復權) 복고(復古) 복귀(復歸) 복구(復舊)…처럼 復자가 먼저기 때문이다. 언어 구조의 순리가, 합리가 그렇다는 거다. 일본어엔 '光復'이라는 말도 없다. 우리 8·15 광복절이 그들에겐 패전기념일이다. 미국이 사상 최초로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에 원폭을 투하, 2차대전 종지부를 찍은 그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엔 평화 기념공원이 세워졌지만 사실상 '패전 기념공원'이다. 그런데 그 히로시마 5만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일본 정당 대표가 지난 6일 처음으로 헌화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가 소속 의원 20여명과 함께 꽃을 바쳤다는 건 엄청난 변화다. 한·일은 동맹국 아닌가.문제는 북한이고 우리 내부다.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인정하지 않는 무리다.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4월 13일이 건국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들은 대한민국 건국과 부흥, 전 세계가 찬탄한 한강의 기적도 부정한다. 깡

  • [참성단]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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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괌 지면기사

    괌(Guam) 섬은 필리핀 동쪽 2천400㎞, 일본 남쪽 2천160㎞의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Mariana Islands) 중 하나다. 괌을 비롯해 사이판 등 15개 섬이 마리아나 제도고 괌은 미국령, 기타 섬은 미국의 신탁통치령이다. 괌 섬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1521년 마젤란이었고 1565년 스페인 영토를 거쳐 1898년 미국 땅이 됐다. 2차대전 중엔 일본군이 점령하기도 했지만 1944년 미군이 탈환했다. 면적은 543㎢니까 제주도의 약 3분의 1이고 수도는 아가냐(Agana)다. 그 작은 섬 괌에 갑자기 전운(戰雲)이 뒤덮였다. 북한이 지난 11일 미 앤더슨공군기지가 있는 괌에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괌이 발칵 뒤집혔고 지사는 곧바로 전시 행동요령을 공표했다. '실명할 위험이 있으니 (요격 시) 미사일 불꽃과 섬광을 쳐다보지 말 것, 즉각 뭐든 지형지물 뒤로 몸을 숨길 것, 방사능 물질의 확산 방지를 위해 옷을 벗을 것, 피난 비상용품을 준비할 것' 등이다.바나나 파파야 멜론 주산지인 천혜의 섬 괌을 '핵 보검으로 까부수겠다'고 위협한 북한은 지금 어떤가. 각 지역 직장별 전시 대비령이 내려졌고 로동신문은 12일 '새로운 유엔제재결의 발표 후 3일 간 전국에서 대학생과 여성을 포함한 347만5천명이 우리 조선인민군 입대를 탄원했다'고 보도했다. 좀 과장된 숫자인 듯싶지만 북한 당국이 그토록 군 입대를 부추기는 속셈은 배급제도가 충실한 평양시 인구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불만분자, 출신성분이 나쁜 시민을 일소하기 위함이라고 12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이 밝혔다. 북·미간의 험악한 전쟁 위협 발언으로 뉴욕 주식시장 주가는 지난 10일의 200달러 폭락에 이어 연일 하락 중이고 유럽 증시도 내리막이다.오노테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방위상도 지난 10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에서 '북조선 미사일이 일본 영공으로 날아오면 격추할 수도 있고 집단자위권 행사 등 존립위기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땅은 태평이다. 사드 배치 '결사반대'엔 일편

  • [참성단]의사, 변호사, 검사… 그리고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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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의사, 변호사, 검사… 그리고 외계인 지면기사

    검찰 내부의 암투와 정관계 연결고리를 생생하게 묘사해 숱한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검찰총장(선우재덕)이 반부패 수사를 맡게 된 특임검사(조승우)에게 "흔히들 검사나 의사나 같은 '사'자를 쓰는 줄 아는데 의사는 '스승 사(師)'자를 쓰고 변호사는 '선비 사(士)'자를 쓰는데 유독 검사만 '일 사(事)'자를 쓴단 말이야. 그래서 검사는 사람이 아닌가 했는데 깃발을 높이든 모양이라고 하더군, 일 사자가. 우린 그래야 돼…."한자 연구가들에 따르면 일 사(事)자는 원래 역사의 뜻을 가진 史 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역사란 사실(事實)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후대에 와서 일과 역사의 의미를 구별하기 위해 史 자의 위·아래에 획을 하나씩 더 그어 事 자를 만든 것으로 본다. 참고로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判事)도 '일 사'자를 쓴다.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당 대표 선거 출마선언을 하면서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의사(醫師) 출신인 안철수 전 대표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義士)에 자신을 빗댔다는 것이다. 의사(醫師)는 죽어가는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고, 의사(義士)는 타인에게 무력(武力)으로 항거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 사람이기에 상반된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안 전 대표가 당을 살리는 의사(醫師), 혹은 의사(義士)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이제 '외계인'으로까지 불린다는 사실이다. 당 대표 출마를 만류했던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이 안 전 대표를 향해 "외계인과 대화한 것 같다", "벽에 대고 얘기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한국말을 써서 소통이 안 된다"며 푸념한 것이다. 사실 이에 앞서 전조(前兆)가 있었다. 지난 5월 대선에 출마해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을 실천한 안 전 대표에게 지지자들이

  • [참성단]한국 육상의 퇴보(退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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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한국 육상의 퇴보(退步) 지면기사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은퇴했다. 그는 지난 6일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3위에 그쳤다. 우승자인 게이틀린(미국)은 무릎을 꿇고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 종목 대한민국의 자존심 김국영은 아깝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준결승에서 10초40의 저조한 기록으로 꼴찌에 그쳤다. 그래도 처음 준결승전에 나선 게 위안이다.한국은 세계 육상의 변방이다. 여러 종목의 기록이 몇십 년째 제자리다. 일부 종목은 뒷걸음질 친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 17명만 출전했다. 마라톤 6명, 경보 6명을 빼면 트랙과 필드는 5명이 전부다. 선수들을 많이 내보내 경험이라도 쌓게 하고 싶지만 이마저 안된다. 대회 규정이 정한 종목별 최저 기록을 넘어서야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대회 성적은 더 초라하다. 남자 마라톤 김효수 선수는 2시간25분08초로 59위다. 여자 마라톤은 임경희(35·구미시청)가 2시간38분38초로 34위에 그쳤다. 남자 마라톤은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퇴보에 횡보다. 김효수 선수의 2시간25분08초는 80년도 넘은 고(故) 손기정 선수의 기록에도 못 미친다. 마라톤 강국이 어느 새 꼴찌를 다투고 있다.다른 종목도 기대할 게 없다. 자신의 최고 기록을 넘어서야 결선 진출이라도 기대할 수 있다. 메달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1980년대 장재근 선수가 세운 200m 20초41과 1990년대 초 이봉주 선수가 세운 하프마라톤 1시간1분4초는 여전히 난공불락이다.전문가들은 한국 육상이 부진한 본질적 이유로 재능 있는 선수들의 부족을 꼽는다. 고등부 야구 선수는 2천795명인데 대한육상연맹에 등록된 남녀 고등부 육상 선수는 1천956명에 불과하다. 육상 선수들은 텅 빈 관람석과 불투명한 앞날에 좌절한다. 우리는 수영의 박태환, 피겨의 김연아가 육상에서도 나타나기를 바라지만 그건 신기루를 꿈꾸는 거다. '한국 육상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연일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는 지구촌 젊은 건각(健

  • [참성단]폭염 아파트 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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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성단]폭염 아파트 정전 지면기사

    '헬 조선'이니 뭐니 멀쩡한 나라를 지옥이라고 매도하는 악질들도 있지만 죽어서 간다는 지옥을 죽기 전에 체험해본 사람도 있을까. 있다. 있어도 다수다. 폭염에 정전이 된 아파트 주민이다. 지난 6일 밤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정전, 1천206가구가 겪어본 게 다름 아닌 이승의 지옥이었다. 그날 사상구는 37.6도였고 승강기 5대도 멈춰버려 17명의 입주민이 1시간 20여분이나 감금당했다는 거다. 그 1시간 20여분 승강기 속이 얼마나 뜨거웠을까. 그런 곳이 불교에서 일컫는 8가지 뜨거운 지옥인 이른바 '팔열지옥(八熱地獄)' 중 한 곳이었을 게다. 선풍기 하나 못 돌리고 고층 층계를 걸어서 오르내리는 심장들이라니! 같은 날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아파트 단지도 장장 3시간 45분 정전이 됐고 일산 서구 주엽동, 청주시 내수읍,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아파트도 전기가 나가버렸다.정전사태는 7일 밤에도 벌어졌다. 다른 곳도 아닌 서울 강남이 뽐내는 도곡동 타워 팰리스 1차 4개동 1천300여 가구가 캄캄한 지옥이 돼버렸다. 탑 궁전인 타워 팰리스가 아니라 '탑 헬'이 돼버린 거다. 같은 날 오피스텔에서도 전기가 끊겼다. 대구 침산동 22층 오피스텔에서 2시간 40분 전기가 외출해버렸다. 그날(입추) 대구는 37.2도로 살인적이었다. 경기도 시흥 오피스텔 수백 가구도 정전이 됐고…. 이름이야 그럴싸한 행정'안전'부지만 그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지난 주말 집계한 전국 정전 가구는 무려 5천여 가구였다. 원인이야 늘 같다. 노후 변압기를 미리, 제 때 교체하지 않은 탓이다. 그렇다면 한전은 뭘 하고 있고 행정안전부는 또? 행정안전부가 아니라 '행정불안전부' 아닌가. 저승도 가기 전에 미리 한겨울 '팔한지옥(八寒地獄)'과 한여름 '팔열지옥'을 체험토록 할 참인가. 땅속 지옥이야 보나마나 전기가 없겠지만 천당이라면 어떨까. 천당(天堂)이라는 글자 뜻은 '하늘 집'이다. 그렇다면 거기도 밤이면 환하게 전기가 켜지는 거 아닐까. 전기 나간 천당은 결코 천당이 못될 게다. 아파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