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참성단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참성단]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참성단]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 지면기사

    나치 전범들의 자녀들의 삶은 아버지의 ‘역사적 범죄’에서 결코 분리될 수 없었다. 폴란드 총독으로 유대인 학살에 앞장선 한스 프랑크의 아들 니클라스 프랑크는 아버지의 범죄를 낱낱이 파헤친 책 ‘아버지. 복수’를 출판했다. 유대인 생체실험으로 ‘죽음의 천사’라는 악명을 떨친 요제프 멩겔레의 아들은 아버지의 성을 버렸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장 루돌프 회스의 아들은 아버지의 과거를 알고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반면에 하인리히 힘러의 딸 구드룬 힘러는 아버지의 범죄를 부정하고 나치 전범들을 지원하며 살다가 ‘나치의 공주’로 죽었고, 헤

  • [참성단] 양산 42.5도

    [참성단] 양산 42.5도 지면기사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친구들과 놀러간 해변에서 한 아랍인을 총으로 살해한다. 그가 진술한 살해 동기는 ‘눈부신 태양’이었다. 그는 진실을 말했지만, 사회는 인정하지 않는다. 판사는 물론 변호사까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추궁하고 요구한다. ‘이방인’의 태양은 뫼르소의 실존과 질서정연한 세계를 구분하는 상징이다. 지난달 31일 ‘리더스 다이제스트’ 보도가 눈길을 끈다. 극심한 더위, 즉 폭염에 노출된 인체는 체온 유지를 위해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을 다량 분비해 불안감이 커진단다. 또 체온이

  • [참성단] 수원에서 만나는 남북 여자축구팀

    [참성단] 수원에서 만나는 남북 여자축구팀 지면기사

    1971년 일본 나고야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냉전의 벽이 높던 시절, 어색한 장면이 발생했다. 대회 기간 중 미국 선수 글렌 코언이 중국팀 버스에 올라탄 것이다. 그러나 중국 선수 좡쩌둥은 수건 선물을 건네고 사진을 찍었다. 우연한 만남은 1년 뒤 미·중 ‘핑퐁 외교’로 개화했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은 세계 최강 중국을 함께 무너뜨렸다. 우승 메달을 건 현정화와 리분희는 이름이 새겨진 ‘우정반지’를 나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텄고 ‘평화의 아이콘

  • [참성단] 멈춰 선 한국마라톤 기록

    [참성단] 멈춰 선 한국마라톤 기록 지면기사

    “인간에게 한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 기쁘다.” 42.195㎞ 마라톤 풀코스 2시간 ‘마의 벽’을 깬 케냐 사바스티안 사웨의 우승 소감이다. 사웨는 26일(한국시간) 열린 런던 마라톤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사웨는 6주 동안 주당 평균 200㎞를 달렸단다. 1시간 59분 30초, 뛰어난 마라톤 유전자와 도전정신, 스포츠과학과 고강도 훈련이 융합한 결정체다. 한국 마라톤 역사엔 고난과 환희의 서사가 엉켜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시상대 위에 한국인 2명이 나란히 올랐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은

  • [참성단] 친절한 암살자

    [참성단] 친절한 암살자 지면기사

    지금은 무척이나 낯설게 보이지만 이스라엘에도 ‘이제는 대립과 갈등을 끝내야 한다’고 주창한 총리가 있었다. 이츠하크 라빈(1922~1995). 그는 젊을 적 이스라엘의 엘리트 군인이었다. 1967년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을 비롯한 아랍국가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웠다. 그 유명한 6일 전쟁이었다. 전쟁 영웅이 된 그는 주미 이스라엘 대사, 국회의원 등을 거쳐 총리에 올랐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웨스트 뱅크의 이스라엘 점령지역에서 아랍인들의 봉기가 일어난 1987년 그는 강경하게 대응한 적도 있다. 두 차례나 총리를 맡은

  • [참성단]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참성단]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지면기사

    민주당이 발칵 뒤집어졌다.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때문이다.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이 발단이 됐다. 10일 방송에서 한 전직 방송기자가 “정부 고위관계자가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난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취소 해줘라’라는 뜻을 고위검사 다수에게 전달했다”고 밝히며 단호하게 “팩트”라 했다. 고위관계자의 정체를 “누가 봐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목했다. 그 정도 인물이면 대중들도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이 측근을 내세워 중단된 자신의 재판을 없애려 했다는 폭로다. 공소청의 수사지휘권을 놓고 대통령과 민주당 강경

  • [참성단] 망나니와 물귀신

    [참성단] 망나니와 물귀신 지면기사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는 망나니 칼춤 장면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망나니는 회자수(子子手)라고도 했다. ‘장길산’에서는 사형수 중에서 망나니를 고르고 그 망나니는 다른 사람을 죽여 자신의 목숨을 연장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장길산 패에 끼게 되는 우대용이 옥에 갇혀 참수형을 당할 처지에서 망나니를 맡게 된다. 우대용은 물길도 잘 알았는데, 강화 교동 수정산 아래에서 해적질할 배도 만들만큼 다재다능했다. 우대용이 봉산 부엉이라는 죄수와 함께 망나니가 되어 형장으로 나가서는 술을 잔뜩 퍼마시고서 망나니 칼춤을 추었다. 북소리가 이들 망

  • [참성단] 애견카페 소동의 이유

    [참성단] 애견카페 소동의 이유 지면기사

    지난 1일 배우 이상아가 운영하는 경기 광주의 애견카페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안 시행 첫날, 고객은 달라진 규정을 모른 채 방문했고 반려견의 이동이 제한되자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시행규칙 개정으로 업주는 반려동물의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반려동물 유모차나 전용 의자, 음식물 덮개 등을 갖춰야 한다. CCTV 영상을 공개한 이상아는 “충분히 예감했던 일”이라며 SNS를 통해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의 취지는 분명하다. 그동안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음식점 내

  • [참성단] 전쟁통에 생각하는 문해력

    [참성단] 전쟁통에 생각하는 문해력 지면기사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까지 더해지면서 세계가 온통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양상이다.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첨단 방공망으로 요격하는 장면을 영화 보듯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무기 과학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생각하게 된다. 다행히도 우리 기술력은 K-방산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각국에서 인정받고 있다. 과학 기술은 문화 수준과 함께 성장하게 마련이다. K-방산과 K-컬처가 세계 주요 콘텐츠로 떠오른 요즘 우리는 이와 관련한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과학 기술과 문화

  • [참성단] 달빛어린이병원

    [참성단] 달빛어린이병원 지면기사

    대부분의 부모들은 늦은 밤 자녀가 고열에 울음을 터뜨려 마음 졸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황급히 응급실을 찾아가도 장시간 대기 끝에 겨우 진료를 받는다. 밤새 꼬박 아이를 달래다가 소아과 오픈런은 예사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낮이고 밤이고 소아과와 응급실 단골이 되는 게 현실이다.달빛어린이병원(이하 달빛병원)은 1년 365일 평일 밤 11시, 주말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경증 환자가 전문의의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지난 2014년 첫 도입 당시 동네 병·의원들의 수익성 악화 등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전국 35곳이었던 달빛병원은 영역 확장 중이다. 올해 11월 현재 전국 100곳으로, 경기 28곳·인천 7곳·서울 14곳이 지정되어 있다. 병원 수가 늘면서 수혜 지역은 넓어졌지만 특정 지역에 집중된 점은 아쉽다. 경기지역만 봐도 수원·고양·의정부·화성 등 인구밀집 도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응급실을 찾은 소아경증 환자(2021년 기준)는 전체 연령에서 약 15%를 차지한다. 응급실은 아무래도 위중환자가 많다 보니 소아경증 환자는 진료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이것저것 검사할 것이 많아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와중에 달빛병원은 한줄기 빛이다. 특히 맞벌이 부모들은 퇴근 후 아이와 가까운 병원에서 늦은 시간 진료를 받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정부는 달빛병원에 진료 시간에 따라 연간 최소 3천만원에서 최대 4억3천200만원 가량의 운영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부터 상·하반기로 나눠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국비 50%+지방비 50% 매칭이라 지역마다 지급 시기가 제각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환아 수가 적은 일부 병원은 지정만 받아놓고 반쪽 운영을 한다. 기약 없는 보조금 지급에 지정 반납까지 고민하는 곳도 있다. 문을 열수록 적자라는 현장의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한국이 세계 최초로 인구 소멸을 맞이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의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