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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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당 현수막의 난립, 이대로 괜찮은가? 지면기사
요즘 거리를 나서기가 매우 불편하다. 아니 솔직히 이렇게 왕짜증을 유발할 수 있을까? 규정에 의해 허용된 공간은 물론이고 곳곳에 비집고 들어갈 틈만 생기면 내다 거는 정당 현수막은 그 난립 상황을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려울 정도다. 볼썽사나운 과도한 행태는 차치하고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정치적 홍보나 계도를 가장해 상대 정당을 비난하고 흠집을 잡아 반사이득을 취하려는 저급하고 얄팍한 목적을 누구나 즉시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를 보고 접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오염시키는 부작용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 나라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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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무명(無名)을 위하여 지면기사
19세기 파리에서 주로 활동한 르누아르에게는 같은 도시에서 화상(화商)으로 일하던 볼라르(Ambroise Vollard, 1866~1939)라는 친구가 있었다. 르누아르가 볼라르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고전주의 회화에 반기를 들고 빛의 오묘함을 따뜻한 색채로 표현하는 새로운 화풍을 시도하고 있었지만, 평론가들의 냉대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 인상파 회화를 이해하고 르누아르의 가능성을 믿었던 볼라르는 그의 전기를 펴내고 작품을 사들이는 한편, 전시회를 열어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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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18년만의 연금 개혁, 꼭 알아야 할 점 지면기사
지난 3월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4월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2007년 이후 18년만에 연금 개혁이 이뤄졌다. 이번 개혁의 주요 내용은 첫째, 1998년 이후 27년간 유지된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오는 2026년부터 매년 0.5%p씩 8년간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소득대체율은 오는 2026년부터 43%로 상향 조정되며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소득대체율은 연금액이 가입자의 생애 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며 소득대체율이 43%인 경우 연금액이 가입기간(40년 기준) 평균 소득의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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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talk)!세상] 좋은 리더 되어보기 지면기사
많은 사람들이 좋은 리더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좋은 리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다르고 처한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제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는 사람과 일의 의미나 개인의 성장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가 생각하고 있는 좋은 리더는 다를 수 있다. 한쪽에서는 괜찮다고 여겨지는 리더가 다른 한쪽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조직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의 리더와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합한 리더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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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인 가구와 가정의 달 지면기사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자신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호모사피엔스가 종간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오늘날 인류의 조상이 된 건 사회적 관계가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다. 개개인의 약점을 조직적 협업을 통해 보완하는 사회적 관계망 구축이 인류 생존의 비결이었던 셈이다. 이런 생존전략은 유구한 역사를 거치는 동안 가족이란 혈연 공동체에서 가장 잘 구현되고 보전돼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할수록 가족이 보존되기 어려운 환경으로 흐르며 가족제도가 위기를 맞고 있다. 단적인 예가 가족해체로 인한 1인 가구의 증가다. 1인 가구는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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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폭싹 속았수다’로 보는 정책선거 지면기사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정책과 공약이 부재한 선거의 단면을 희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주인공 애순이 어촌계장 선거 후보자로 출마하자 또 다른 후보자 상길은 애순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을 펼친다. 마을 주민들에게 고기나 국수를 사주면서 애순이 어린 나이에 딸 금명을 출산한 것이나 아들 은명이 사고뭉치인 것을 비방한다. 한 주민이 “선장은 본연의 공약은 없는가”라고 묻지만 상길은 아랑곳하지 않고 애순에 대한 비방에만 몰두한다. 그러던 중 애순은 상길이 외도하는 현장을 덮쳤고 그 사실이 마을에 알려져 결국 그녀가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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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 지방자치 30년, 이제는 혁신이 답이다 지면기사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어느덧 30년. 긴 세월 동안 지방정부는 시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려 노력해 왔고, 그만큼 많은 성과도 쌓아왔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의 지방자치는 낡은 제도와 관행 속에서 진정한 자립과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도 함께 마주하고 있다. 지방자치가 단순히 제도로서 존립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을 바꾸는 힘이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 나는 젊은 시절 기업을 경영했던 사람이다. 지금도 예산 집행안을 접하면 ‘가성비’부터 따져보는 습관이 남아 있다. 혈세는 시민의 땀으로 모인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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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고라] 진정한 성공은 겸손 지면기사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요즘의 어수선한 정국에 불려 나왔다. 주인공의 행로가 누구와 꼭 닮았다는 거다. 맥베스의 줄거리는 이렇다. 스코틀랜드 장군인 주인공은 전쟁에 승리한 이후 마녀들에게 예언을 듣는다. 자신이 왕(王)이 될 운명이라는 거다. 그의 아내도 적극적으로 부추겼다. 결국 왕을 죽이고 왕좌를 차지한다. 더불어 장차 왕이 될 운명이란 예언을 들었던 친구의 가족을 ‘사냥하듯’ 몰살시킨다. 그러나 권력의 정점에 서면 늘 불안하다. 자신도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수 있다. 엄습하는 죄책감에 잠을 설친다. 맥베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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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 문화자치, 창의적인 지역 발전의 열쇠 지면기사
오늘날 우리 사회는 획일적인 중앙 중심의 문화정책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담은 ‘지역 문화자치’의 중요성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 지역 문화자치는 획일적인 틀 안에서 억눌렸던 각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맥락이 빚어낸 다채로운 문화적 색깔을 존중하고, 그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는 여정이다. 이는 단순히 지역의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것을 넘어, 주민들이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문화적 권리를 실현하는 민주적인 과정이다. 지역 문화자치의 이상은 지방 정부가 스스로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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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민의 생명·안전 지키는 경찰의 사명 지면기사
최근 경북·영남권을 휩쓴 대형 산불과 서울 강동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싱크홀 사태는 재난이 결코 먼 일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 속에서 순식간에 번진 산불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했고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는 시민들의 일상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경찰의 역할은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경찰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단순히 범죄를 예방하거나 범인을 검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재난과 사고 등 국민의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