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방민호 칼럼] 한국식 뉴스
    기명칼럼

    [방민호 칼럼] 한국식 뉴스 지면기사

    여당 대표 선거·여론조사 결과도청문회 이슈·의료사태·美 대선도사실을, 진실을 말하는것 같지않아여전히 시끄럽고, 믿음직하지 못해진실하다고 강변해도 믿기지 않아세대별로 보고 듣는 매체가 달라지는 시대다. 'OTT(Over The Top)'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물어보니, '넷플릭스' 같은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쿠팡 플레이' 같은 것이다.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알겠다. 하지만 개념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찾아보면, 인터넷 영상 전송은 'IPTV'와 같다. 하지만 흔히 보는 셋톱박스를 통하지 않는다. 제한적 판매 대신 다양한 디바이스에 맞춤 제공한다. 데스크톱,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같은 것들 말이다.이 바쁜 흐름을 따라가고는 싶다. 하지만 필자는 이제 겨우 '유튜브' 단계다. '넷플릭스'로 넘어가지 못했다. 뉴스든 뭐든 유튜브에 올라온 것들을 찾아서 보는 수준이다. 그나마 텔레비전 앞에 앉아 방송국 일 방향 송출을 그대로 받아먹은 '수준'은 면했다. 그럼 조금 자유로워진 건가? 하지만 유튜브에도 텔레비전은 깊이 침투했다. 다만, 조각조각 잘라서 제공된다는 차이뿐.유튜브는 온갖 뉴스 공급자들의 난무장이다. 공중파와 라디오 방송국들, 종합편성 채널 뉴스 프로들, 여기에 온갖 정치적 성향의 개인과 집단들이 저마다 자기 목소리를 낸다. 이 각종 뉴스 생산 방송국들이 구독자가 몇백만, 몇만 수준이다. 한 마디로 '난리굿'이다. 설상가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다. 인공지능이 귀신같이 성향을 파악해서 어느 방향으로만 뉴스들을 추천한다. 선택이 무한정 자유로운 것 같아도 기실 한 방향의 정보들만 축적된다. 조회수, 구독자 많은 뉴스 채널일수록 강경 일변도다. 한 방향으로만 굳세게 밀어댄다. 그래야 인기가 높아진다. 자꾸 보고 듣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한쪽 극단에 치우치게 된다.'유튜브'에서, 한국과 일본을 예전과 다르게 보는 방식이 목하 유행 중이다. 한국은 디지털 첨단세상인데 일본은 여전히 아날로그라고 한다. 한국은 활력이 넘치는데, 일본은 가라앉고 있단다. 일본은 '난카이 지진

  • [윤상철 칼럼] 선한 한국인, 이기적인 한국인
    기명칼럼

    [윤상철 칼럼] 선한 한국인, 이기적인 한국인 지면기사

    과학자 설명보다 '핵폐수' 설득돼사실·과학 거부되고 맹목적 믿음홉스, 인간 본성 이기적이라고 봐믿음과 신념만으로는 양보·타협다가갈 '선한 한국인' 될 수 없어오래전부터 지역마다 맨발걷기용 황톳길이 만들어졌다. 이른바 '어싱'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었기 때문이기보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사로 산책로마다 덮여진 친환경 야자매트나 폐타이어 계단, 저수지마다 설치된 둘레길 모두 유행처럼 번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우리 사회의 빠르고 강한 그러나 비과학적인 쏠림현상에 늘 놀랄 뿐이다.지역사회의 작은 사안에서 보이는 심성과 관행은 국가적 의사결정에도 나타난다.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문제는 정부나 과학자 그리고 IAEA 사무총장의 설명보다는 야당대표의 '핵폐수' 선동에 일시적으로 더 설득되었다. 그 결과 방사능 조사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우리 사회는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경도되었다. 그 결과는 한전의 적자와 전기요금 인상, 산과 바다의 황폐화, 원전산업의 쇠망 등을 낳았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결정하고 국민은 동원된다.이른바 환경정치에는 그 문제의 제기와 해결의 근간이 되어야 할 과학이 사라진지 오래다. 이번 원전처리수 논란에 그나마 과거에 비해 과학적 관점과 토론이 중시되었지만, 향후에도 논란은 다시 출현할 수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 세월호 침몰사고, 이태원 압사사고 등 우리의 국가를 송두리째 흔들었던 사건이 발생했을 때마다 비과학적 추론과 종교적 맹신으로 인해 늘 더 큰 국가의 위기를 초래하곤 했다. 그 모든 사건들에 사실과 과학은 오히려 거부되고 맹목적인 믿음과 극단적인 신념만이 자리잡으면서 우리의 국가공동체를 붕괴시키곤 하였다.모든 국가적 의사결정은 어느 일방향으로 결정되기가 어렵다.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그 무언가는 오히려 절제되어야 한다. 한때는 빈곤한 국가가 과대한 부양인구로 고통받았지만, 그 인구가 국가성장의 토대가 되었음은 물론이

  • [전호근 칼럼] 위대한 긍정
    기명칼럼

    [전호근 칼럼] 위대한 긍정 지면기사

    인간은 누군가 도울때 더 큰힘 발휘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게 아닌것무더운 여름 날씨에 고장난 에어컨시원하게 해주는 일 즐겁다는 기사그 어떤 더위도 그를 이기지 못할 것성공을 바라는 사람이 가장 자주 듣거나 하게 되는 말 중 하나가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이 되라'는 조언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처럼 '하면 된다'는 식의 긍정 이데올로기를 무척 싫어한다. 알고 보면 소수의 승자들만 차지하는 경쟁의 결과물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일은 일종의 기만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긍정하는 심리 자체에 알 수 없는 힘이 있다는 사실만은 긍정한다. 긍정의 방향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향해 있을 때 더욱 그렇다.문학평론가 도정일 선생은 '위대한 것에 대한 감각'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은 일화를 들려준다.긍정 심리학 분야를 개척한 마틴 셀리그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자신이 펴낸 책 '번성하라'에서 어떤 동료 교수의 소년 시절 추억담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소년이 무슨 일인가로 잔뜩 기분을 상하고 풀이 죽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면 엄마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는 것이다. "얘야, 너 오늘 영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구나. 그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알지? 얼른 나가서 누구든 다른 사람을 좀 도와줘 보렴." 엄마의 그런 기분 전환법을 들으며 자란 소년은 지금 대학에서 의료인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어 있다. 남을 도우면 내가 낫는다는 것을 엄마는 어떻게 알았을까. 그 치유법은 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통하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학문적'으로 풀어보기 위해 그 교수는 엄마가 일러주곤 하던 그 치유법의 효과 유무를 엄밀한 과학적 실험에 붙여 검증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엄마의 방식이 옳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이 일화는 한 어머니의 소박하지만 비범한 지혜가 긍정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데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보여준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인간은 누군가를 도울 때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할 뿐 아니라 누군가를 돕는 일이 실은 자신을 돕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우

  • [현장에서] 큰글씨로 ‘맥주’… 인천 예술가 공간에 달갑지 않은 손님
    정치·지역정가

    [현장에서] 큰글씨로 ‘맥주’… 인천 예술가 공간에 달갑지 않은 손님

    최근 인천아트플랫폼 H동 옛 인천서점 자리에 들어선 맥줏집 이야기를 하는 각계 인사들의 연락으로 지난 주말 사이 전화통에 불이 났다. 대다수는 인천시가 운영하는 상징적 공공 문화예술공간에 술을 판매하는 상업시설이 입점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전했다. 이 글은 특정 업체를 지적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전제한다. 실제로 “지난해 추진하던 스타벅스(2023년 11월8일자 3면 보도)가 아닌 인천 지역 업체가 입점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지역 문화예술계와 인천아트플랫폼 인근 동종 업계 소상공인들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선 인근 소상공인들 걱정이 크다. 중구 신포동에서 20년 넘게 운영된 맥줏집 사장은 “박탈감이 너무 심해 힘들다"며 “공공시설에 맥줏집 하나 더 입점시킨다고 우리 지역을 찾는 사람이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손님이 분산돼 파이 나눠먹기 경쟁만 치열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저명한 화가는 이렇게 되물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이 최고로 선망하던 공간입니다. 이미 가까운 신포동과 주변에 많은 음식점과 술집이 넘쳐나는데도 굳이 인천의 유일한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까지 술집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 인천문화재단 이사도 기자에게 비판적 의견을 전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을 지지하는 문화계 인사조차 “폐쇄적으로 운영된 인천아트플랫폼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했지, 이런 식(맥줏집)으로 가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인천시장이 문화예술인들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은 예고된 일이었다.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전시·행사 중심의 인천아트플랫폼을 활성화하기 위한 '집객' 차원으로 상업시설 입점을 추진했고, 버스킹 등 대중 공연도 강화했다. 인천아트플랫폼 기능 개편의 일환이다. 그런데 지역 문화예술인·소상공인들은 아주 커다란 한글 글씨로 외양을 꾸민 맥줏집의 '압도적 이미지'를 목도하면서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 뒤늦게 뜨거워진 반응들을 접하면

  • [윤인수 칼럼] 오늘만 사는 세대에 갇힌 미래세대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오늘만 사는 세대에 갇힌 미래세대 지면기사

    하나의 광복절 두개의 기념식으로 쪼개졌다진영 편식자들 정권 놓고 겨루는 정치 파국신통방통 세대가 구질구질한 구체제에 갇혀활·총·칼 세대, 쿨하게 무혈혁명 상상해본다 지난 1일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 화염에 휩싸였다.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된 화재로 차량 87대가 불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천지신명이 보우하사 200여명의 입주민은 무사히 대피했다. 입주민 수백명이 졸지에 화재 난민으로 전락했다. 피해자들의 피해는 몇 날 못가 거대한 공포에 묻혔다. 전국 아파트에서 전기차량 지하 주차 여부로 입주민들이 멱살잡이를 했다. 화성의 배터리 제조공장에서 난 불로 23명이 사망했을 때도 잠잠했던 여론이다. 나의 현실로 다가온 공포 앞에 대중은 이성의 끈을 놓는다.발화된 전기차의 제조사는 벤츠다.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보급을 늘리고 지하주차장 충전기를 설치한 건 정부다. 벤츠 특판 전단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벤츠는 현금 45억원을 내놓았다. 정작 중국산 저가 배터리를 장착한 자사 제품 리콜엔 침묵 중이다. 급한대로 대책을 주워섬기던 정부는 12일에야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종합대책의 내용이 무엇이든 전기차 보급과 동시에 실행됐어야 할 대책들일 테다. 정부는 '친환경'과 '탄소제로'에만 꽂혀 배터리를 놓쳤다. 국회는 그 흔한 특별조사위원회조차 언급이 없다. 인천 전기차 화재는 예고된 참사였다. 과학과 기술에 문맹인 정부와 정치 때문에 국민은 지하주차장에서 배터리 전쟁 중이고, 전기차는 곳곳에서 불타오르고 있다.국민연금은 미래의 국가적 재난이다. 연금 기금을 지금처럼 운용하다가는 2041년에 적자가 시작되고, 2055년에 고갈된다. 제도붕괴는 경고가 아니라 수학으로 확정된 미래다. 오늘만 사는 정치가 확정된 재앙을 외면해왔다. 숨가쁘게 찾아오는 지방선거,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에서 표가 안되는 연금개혁을 외면하고 정권을 이어 폭탄을 돌렸다. 지난 국회에서 소득대체율 1% 차이 때문에 여야 합의가 물건너갔다. 국민연금 개혁 때까지 매일 1천억원의 기금 손실이 발생한다.국민의힘은 연금개혁특

  • [이재우 칼럼] 변화의 티핑 포인트
    기명칼럼

    [이재우 칼럼] 변화의 티핑 포인트 지면기사

    정치적 갈등·사회 분열 해법 못찾고경제, 패권국들 틈새서 새우등 터져아열대성 기후로 고유종 생존 위협여러변화 헤쳐나갈 용기·지혜 필요열린 마음으로 대비하는지 성찰해야요즘은 길이 잘 나 있고 자동차가 있어서 높은 고개도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예전에는 걸어서 고개를 넘어가야 했다. 지리산 자락 산골에서 살고 있던 조선 시대의 선비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는 것을 생각해 보자. 선비는 한양까지 가는 길에 크고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선비가 가는 길의 가장 큰 난관은 소백산맥에 버티고 있는 죽령이다. 죽령이란 고비를 넘어야 한양에 도착할 수 있다. 죽령을 넘다가 힘이 들어서 또는 과거에 자신이 없어서 고개 넘는 것을 포기하면 결코 한양에 갈 수 없을 것이다. 높은 고개는 험난한 난관이지만 그 난관을 넘어야 일을 도모할 수 있다. 고개는 일종의 고비점 또는 티핑 포인트이다. 고비를 넘으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티핑 포인트는 급격한 변화의 시점을 의미한다. 2000년에 맬컴 글래드웰은 'The tipping point'란 책을 출판하여 이 용어를 소개했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를 마법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라고 하였다.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에서 변화는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때도 있지만, 어떤 조건에서는 변화가 급격하게 발생한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연속 전이라고 하고, 급격하게 일어나는 변화를 불연속 전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전이가 밀려오고 있다. 기후 위기, 저출산 위기, 고령화 위기 등은 그 변화가 점진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하지만, 어느덧 큰 변동이 우리 문 앞에 서 있다. 반면 전쟁이나 글로벌 금융위기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불연속 전이다.예측하기 어려운 큰 변동의 기점인 티핑 포인트가 우리 앞에 어른거린다! 과연 우리는 변화의 쓰나미에 대비가 되어 있는가?우리 사회는 전이의 순간인 티핑 포인트에 서 있는 듯하다. 사회는 분열과 투쟁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사회의

  • [박석무 칼럼]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
    기명칼럼

    [박석무 칼럼]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 지면기사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논란우리 정부 강제노역 피해자들 무시위대한 독립운동 애국자들의 혼에대못박는 악행 왜 그냥 두고만 보나제발 민족혼 먹칠하는 외교 멈추길을사늑약의 부당함에 분노를 금치 못하던 장지연은 1905년 11월20일 '황성신문'에 올린 글에 '이날에 목놓아 우노라!(是日也放聲大哭)'라는 비통한 마음을 토로했었다. 나라의 국권이 빼앗겨버린 강제 조약이 발표되자 나라를 잃었다고 생각하면서 대성통곡을 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었겠는가. 장지연의 그 통곡은 당시 온 국민의 통곡을 대신해준 글이어서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아직도 그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얼마 전 왜정 때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가 온갖 노동으로 참담한 고통을 당했던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로 한국의 대법원은 일본 정부나 기업체가 배상해야 한다는 확정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일본 정부의 뜻에 따르느라 이른바 '제삼자 변제'라는 참으로 해괴한 이론을 내세워 우리나라에서 배상해주어야 한다고 대법원의 판결을 위반하는 외교를 감행하고 말았다. 일본의 역사연구가 다케우치 야스토가 말했듯 제삼자 변제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정부는 또 다른 굴욕외교를 자행하고 말았다.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제로 여러 논란이 있었다. 마침내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에 끌려가 심한 강제노역을 당한 피해자들을 무시하였다. 일본은 그런 강제노역 문제는 언급도 하지 않고 등재를 주장하였다. 우리 정부는 항의 한마디 하지 못하고 그대로 일본의 뜻에 용인해주고만 외교 참사를 일으키고 말았다. 한겨레신문의 다케우치 야스토 인터뷰 기사에 '윤 정부 안보 정책에 밀려, 강제 동원 피해자 존엄 회복 붕괴'라는 제목부터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제삼자 변제'의 연장선상에서 사도광산의 문제도 제기되고 말았다니 이에 우리 국민들이 통곡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국가는 국가대로, 민족은 민족대로 국혼(國魂)이 있고 민족혼이 있다. 우리 민족은 민족혼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안중근·윤봉길·유관순 등 애국자들이 나와 민족해방을

  • [방민호 칼럼] 공동환상
    기명칼럼

    [방민호 칼럼] 공동환상 지면기사

    좌파·우파 논리 '우리' 라는 환상현대인들은 '정치적 존재'로 압착그 환각적 믿음에 비로소 안도감진리 가까운 빛깔은 오히려 '회색'양 극단 사회 중재의 힘 필요한 법'우리'에 대한 환상이라는 것이 있다. '나'와 '너'를 묶어주는 '우리'라는 관념을 형성하고 나면 이 '우리'에 대한 일종의 '환상' 같은 것이 생겨난다. 필자만의 독특한 생각이라기보다 1960년대의 어느 일본 철학자의 생각을 빌린 것이다.인간은 본래 환상, 환각의 존재다. 인간은 늘 진리를 찾아 헤매지만 '가상'에 휩싸여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존재다. 바로 그런 까닭에 이 가상의 동굴 속의 사람들은 진리의 빛을 '힐끗'이라도 쏘여본 사람들을 오히려 비웃는다. 환상, 환각의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오히려 진리를 가상처럼 느끼는 단계에 다다른 까닭이다.'장주지몽(莊周之夢)'이라는 말도 있다. '장주', 곧 장자의 꿈은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지금 '나'의 꿈을 꾸는 것인가를 묻는다. 요즘 우주론 가운데에는 정말로 현실을 사는 우리가 가상 세계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이론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달리는 현실이라는 것에 그토록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지 모른다.'우리'에 대한 환상은 실로 강력해서 '나'의 가족은 절대적인 '진리'가 된다. 이름하여 가족주의다. 또 이 가족을 묶는 큰 가족, 위대한 가족으로서 민족, 국가는 '나'들의 희생을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게 하는 초월적 존재가 된다. 종교적 믿음으로까지 격상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보다는 단위가 작은데도 그 못지 않게 큰 힘을 발휘하는 환상적인 '우리'의 단위가 있다. 진보파다, 보수파다, 좌파다, 우파다 하는 논리가 그것이다.이 논리는 환상이며 환각이 아닌지 따져 보아야 한다. '나'는 진보인가 보수인가? 인간의 삶은 수없이 많은 차원과 국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의 혼은 순수한 좌 또는 우가 되고 싶겠지만, 인간이란 수많은 차원과 국면의 통합체요, 때문에 그렇게 순수할 수 없다.

  • [윤상철 칼럼] 사적 국가, 공적 국가
    기명칼럼

    [윤상철 칼럼] 사적 국가, 공적 국가 지면기사

    한국의 민주주의 절대적 정의 추구지도자 자체가 이젠 존재하지 않아저열한 동기·욕구 정치 오염시켰고국민들조차 언급하려하지 않는다적나라한 약탈적 사적국가로 전락집권당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대통령 부인 문자 무시' 의혹에 대해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과 사의 구분이 모호한 상황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민간인인 영부인 문제가 공적 이슈로 등장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공을 지향하는 사적 영역인 정당이 내부의 의사결정에 공적 성격을 부여하는 것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제도적·비제도적인 통로의 문제라면 정당의 사활적 문제를 제도적 논의의 장으로 이끌지 못하거나 무대응한 데 대한 정무감각의 부재 혹은 권위적 판단오류를 성찰해야 했다. 많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공인을 자처하면서 자신의 발언에 과도한 정당성을 부여하지만 문제 이슈들에 사실상 무지한 연예인들이나 체육인들의 문제와 그들에게 과도한 사회적 책임성을 부가하려는 사회적 경향성 만큼이나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문제는 사적 개인들의 영향력이 공적 권력이 되는가를 보여준다.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한 대의 정치체제로서 다수를 대표하는 사람이나 정당이 그만큼의 권력을 위임 받는다. 유권자의 견해를 대표하는 것인지, 유권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어떠한 견해가 정치나 정책으로 구체화되어 그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이익을 실제로 대표하는지는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가영역에도 존재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까지를 고려한다면 정치적 대표성의 디커플링은 항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다수의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익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공익을 대표한다고 받아들여진다. 그럼에도 민주주의는 소수자의 이익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민주주의는 사적 영역에서 사적 방식으로 출발하여 공적 영역에서 공적 방식으로 견해를 모아가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이렇듯 불완전하지만 이상적이고 관념적인 정치적 민

  • [윤인수 칼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방의회 개혁
    기명칼럼

    [윤인수 칼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방의회 개혁 지면기사

    수원시의회 의장 선출과정 환호·탄식 교차웰 메이드 드라마, 시민에겐 최악의 다큐지방의회 '감투싸움' 의정농단 전국적 현상시민권리, 사적 욕망 충돌 소수권력 변질최근 수원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릴레이 삭발을 감행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20, 민주당 16, 진보당 1석으로 출범한 시의회다. 전반기 의장은 순리대로 국민의힘이 맡았다. 전반기 의장이 후반기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일대 소동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의원 2명이 반발해 민주당으로 입당했다. 범야 다수가 되자 양당은 민주당 의장·국민의힘 부의장에 합의했다. 합의는 곧바로 휴지 조각이 됐다. 민주당 의장후보 경선에서 패한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장 선거에 나섰고, 다시 다수당이 된 국민의힘도 의장 선거에 참여한 것이다. 결과가 놀라웠다. 민주당은 탈당한 무소속 의원에게 몰표를 줘 의장에 당선시키고 부의장도 민주당이 차지했다. 8개 상임위·특위 위원장도 민주당과 진보당이 독식했다. 다수당이면서도 적수공권이 된 국민의힘 의원들은 머리를 밀며 눈을 감았다.빌미는 전후반기 의장직을 나누었던 신사협정을 깬 국민의힘의 내분이다. 민주당은 의회권력 독점을 위해 탈당한 해당 행위자를 만장일치로 지지하면서 결정적 장면을 연출했다. 양당의 절묘한 의석 지형을 활용해 의장으로 선출된 신임 의장은 출중한 지략과 결단의 주인공이 됐다. 소수당이 지방의회 권력을 독점하는 과정은 양당의 환호와 탄식이 교차한 웰 메이드 정치 드라마다. 하지만 시민에겐 최악의 다큐멘터리다. 민주당 시장을 선출하고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에 견제를 맡겼다. 지방자치 권력을 구성한 수원시민의 민의가 철저히 짓밟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당론으로 선출한 후보들이 아닌 발군의 정치 감각을 발휘한 사람이 의장직에 올랐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인 정당정치가 무너졌다.민주당 4, 국민의힘 2석인 오산시의회 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민주당에서 반란표가 나왔고, 지목된 의원은 탈당을 결행했다. 평택시의회도 소수당인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반란표에 힘입어 의장에 선출됐다. 광명시의회 의장